암이래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암 판정을 받으면 당장 해야 할 것들
주정미 지음 / 팬덤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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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부터 연초에 이르기까지 제가 일하고 있는 곳에서 무려 세분이나 유방암치료를 받게 되셨습니다. 그만큼 유방암이 흔해졌다는 생각도 들면서, 수술과 항암,방사선치료 등 치료하는 방법에서도 많은 발전이 있어서 생존율이 아주 높은 대표적인 암질환이 바로 유방암이라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세분처럼 암과 같이 어려운 병으로 진단받게 되면, 제일 먼저 느끼는 곤란한 점이 마땅한 정보가 없다는 점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해당 질환을 진료하시는 전문가들이 진단과 치료방법 등을 쉽게 안내하는 책이나 먼저 앓은 환자분들의 투병기를 담은 책이 좋은 투병의 길잡이가 될 수 있습니다. 유방암 투병기를 담은 책으로 내과를 전공하는 수련의사 선생님이 유방암으로 진단받고 치료받는 과정을 환자의 주치의와 함께 써내려간 <한쪽 가슴으로 사랑하기; http://blog.joins.com/yang412/11699394>를 감동적으로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 캄보디아를 여행길에 또 다른 유방암 투병기를 담은 책을 읽었습니다. 보건복지부 주정미국장님의 <암이래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입니다. 제목이 참 인상적입니다. 누구라도 바쁜 일상에 파묻혀 신체가 보내는 경고음을 일찍 알아채지 못하고 초기를 넘어간 암진단을 받아들게 되면 바로 이 책의 제목과 같은 심정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이 올바른 치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주국장님의 투병기도 유방암을 앓는 환자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 같습니다. “내가 그동안 접한 경험과 정보를 힘들게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다른 환자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12쪽)”을 담아 책을 써내려갔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암 판정을 받았을 때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할 점들을 담았습니다. 어떤 의사에게 치료를 맡길 것인가? 부작용이 심하다는데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해야 하는지,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잘 먹는 것과 그리고 자신의 병에 대하여 상세하게 공부하는 것이라는 점을 자신의 투병과정을 통하여 정리하고 있고, 핵심사항은 별도로 박스로 묶어서 쉽게 눈에 들어오게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암치료에 있어 아주 중요한 점 두 가지를 짚었습니다. “환자 본인이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을 신뢰하면서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31쪽)”라는 것과 “분명한 것은 현재까지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현대의학의 표준화된 치료법과 항암제만큼 검증되고 높은 치료율을 보인 것은 없다.(35쪽)”라는 것입니다.

 

2부에는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암치료를 도와주는 보완요법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몸의 면역력을 높이는 다양한 방법과 림프부종과 같은 합병증을 다스리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조금 아쉽다면 저자가 소개하는 내용 가운데는 조금 미심쩍은 점도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암환자에게 전문적으로 도움을 주는 요양병원’을 이용하셨다는 경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요양병원에서는 특정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한다고 표방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요양병원이 혈액투성 혹은 암치료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겠습니다. 그리고 특히 요양병원에서 많이 추천하고 있다는 해독요법도 의학적 타당성이 증명된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3부는 바로 ‘마음 내려놓기’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자가 “암 환자들은 암 판정을 받았을 때의 충격과 불안, 우울, 자책, 고독과 같은 주체할 수 없는 생각과 감정을 겪으면서 혼란스러워한다.(172쪽)”라고 적은 것처럼 암판정으로 받은 심리적 충격을 일찍 수습하고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이 책이 빛나는 부분은 바로 “암치료는 시작은 있지만 끝이 없다. 병원 치료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끝이 나지만, 그 다음의 치유과정은 본인 혼자서 감당해야 할 몫으로 남는다.(169쪽)”라고 시작하는 ‘마음 다스리기’라는 작은 제목의 글이라고 하겠습니다. 저자가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 치유의 과정을 넘어왔는지를 살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4부는 치료과정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과정은 ‘세상을 향해 마음의 문 열기’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유방암으로 투병하고 계신 환우들이 질환과 마음을 다스리는 나름대로의 길을 찾아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투병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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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적 공간 - 왜 노인들은 그곳에 갇혔는가
오근재 지음 / 민음인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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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의 삶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특히 전공을 살려 봉사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있다면, 저개발국가에서 무급으로라도 봉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퇴직 후에 받는 연금이면 그런 나라에서 생활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물론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기 위한 사전준비도 필요할 것입니다.

 

과거와는 달리 은퇴 후의 삶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비가 충분하지 못한 분들은 여전히 주체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내기 위하기 위하여 방황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태어난 해의 간지를 다시 맞게 되니 아무래도 은퇴 후의 삶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전철을 타고 천안이나 춘천을 다녀오는 분들 이야기에도 귀가 솔깃해지는 저를 보게 됩니다. <퇴적공간>을 읽게 된 것도 어쩌면 그런 이유에서 일 것입니다. 이 책을 쓰신 오근재교수님은 산업디자인을 전공하시고, 홍익대학교 조형대학 교수로 근무하시면서 학장까지 역임하셨고, 전공이신 디자인 분야를 인문학적으로 해석하는 저술활동을 왕성하게 해오셨다고 분이라고 합니다. 은퇴하신 다음에도 전공과 관련된 여러 가지 일을 하셨기 때문인지 일흔이 되던 해에 들어서야 자신이 노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에서 노인의 위치에 생각이 미치게 되었고, 주변에서 만나는 노인들의 모습에서 느낀 점을 모아 엮은 생각들을 <퇴적공간>에 담아내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대학을 퇴임하고서 한동안 탑골공원과 종묘시민공원 일대를 탐사하셨다고 하는데, 마음에 고인 질문을 해석하기 위한 여정이었다고 합니다. 종묘시민공원은 조금 멀지만 탑골공원 일대는 저에게도 아주 친숙한 공간입니다. 1970년 초반에 다녔던 대학이 탑골공원 뒤 경운동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안국동에서 종로3가에 이르기까지 골목의 구석구석까지도 소상하게 꿰고 다녔습니다. 1980년 중반 대학이 고속버스 터미널 남쪽으로 이전하게 되면서는 가볼 기회가 거의 없어서인지 얼마 전에 우연히 찾아본 이 동네는 그야말로 상전벽해란 비유가 딱 들어맞는다 싶었습니다.

 

은퇴 후의 삶에 대하여 오랫동안 관심을 두어오기도 했지만, 머지않은 저의 미래였기 때문인지 <퇴적공간>을 나름대로는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읽게 되었던 모양입니다. 먼저 이 책의 제목부터 시작해보면, ‘퇴적공간’이란 도시의 인위성에 밀리고 속도에 적응하지 못한 인간들이 강 하구의 삼각주에 쌓여 가는 모래섬처럼 몰려드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하여 저자가 만든 조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삼각주는 낙동강이 남해바다로 들어가는 부근에서 볼 수 있었는데, 하구언을 건설하는 바람에 지금은 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나일강 삼각주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데, 아스완댐이 건설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매년 홍수가 끝난 다음에 상류로부터 운반되어 쌓인 비옥한 토양을 바탕으로 농산물을 풍성하게 거둘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나일강의 사례를 보더라도 퇴적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만 이해하고 사용할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하구에 쌓이는 모래가 소금기를 머금은 바다모래 보다도 건축자재로 귀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점도 빠트릴 수 없는 일입니다.

 

퇴적은 그렇다 치고, 종로3가 전철역을 중심으로 탑골공원과 종묘시민공원 등에는 하루 3,000여명의 어르신들이 모여 하루를 보낸다고 합니다. 이들은 가정이라는 집단에서의 1차적 추방과 사회적 변화에 따른 2차적 추방이 교차하면서 흘러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서울시 인구는 1천 44만 명인데, 이중 65세 이상 인구는 110만 명으로 10.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노인인구 110만 명 가운데 0.3% 정도를 차지하는 3천 여 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노인에 관한 사회적 현상을 일반화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싶기도 합니다. 즉, 종로3가역 일대에 모여드는 노인들 말고도 서울에서 살고 있는 더 많은 노인들의 삶이 어떤지도 살펴 비교해보았더라면 좋았겠다 싶습니다. 우선 저자만하더라도 탑골공원이나 종묘공원의 모이는 노인들과 어울렸다고는 하지만, 그들과는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었고, 그런 과정을 통하여 모은 정보를 바탕으로 하여 <퇴적공간>을 집필하여 세상에 내놓게 된 것 아니겠습니까?

 

저자는 ‘노화’란 단순히 생물학적 의미로 유기체의 퇴행과 감퇴만을 의미하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건강한 신체와 지적 능력을 지니고 있더라도 노동시장에서 퇴출되면 사회적인 쓸모를 인정받기 어렵고 상품시장에서의 가치를 잃어버리기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60년대 이전까지는 사회학적 노화를 견뎌낼 수 있는 장치로 토지를 소유할 수 있었지만, 개발독재시대 이후 세계화 시장경제체계가 도입된 이후 경작할 토지를 잃게 되었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경작하던 토지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금액의 토지 보상금이 제공되었고, 이렇게 손에 넣은 보상금은 예금 혹은 다른 형태의 부동산에 투자되어 수익을 얻게 되었을 것입니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한국에서 오신 부모님들을 모시고 명승지를 여행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국립공원을 비롯한 그들의 명승지에서 만나는 미국인들은 대부분 노인들이었습니다. 청년층은 고사하고 장년층도 만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그때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미국인들이 보유한 개인자산의 대부분은 노인층에 몰려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은 명승지를 돌아볼 시간과 돈이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미국의 데이터는 아닙니다만, 일본의 경우는 전체 개인금융자산 중 75%를 60세 이상 노인들이 보유할 정도로 부자 노인이 많다고 합니다. 오래 전부터 연금제도와 저축 등 은퇴를 대비한 준비가 가능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노인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전체 개인금융자산의 20%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노후의 삶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최근에서야 마련된 탓도 있겠고, 여기에 더하여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식이 필요하다면 자신의 은퇴자금까지도 빼줄 정도로 무모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광복 직전 남자 45세, 여자 49세이던 평균수명이 1980년에는 남자 61.8세, 여자 70세, 그리고 2010년에는 남자 80.7세 그리고 여자 84.1세로 나타나, 불과 60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 것을 두고 저자는 ‘죽음을 원치 않는 개개인에게는 축복이겠지만 시장 가치를 상실한 인적자원을 보호하는 무의미한 일에 사회적 자원을 소비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사회 전체로 보면 재앙일 수 있다.’라고 잘라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 진보정권시절 정밀한 시뮬레이션 없이 도입된 복지정책의 단맛에 길들여진 우리 국민들은 개인의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극대화된 복지서비스를 요구하는데 익숙해져있고, 그런 국민적 요구에 정치권이 휘둘려 국정운영의 전반이 혼조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리고 수명연장의 배경에는 바이오테크놀로지 분야의 종사자들은 기술을 개발하고 의사는 기술을 제공하여 환자는 기술의 수혜자가 되었기 때문에 가능하게 된 일이라는 설명도 있습니다. 의료기술의 개발이 마치 특정집단의 이익추구의 방편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남습니다. 보건의료기술개발은 국가 간에 경쟁이 치열한 분야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있어 이 분야를 소홀하게 다룰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조각, 미술 등 예술작품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인용하여 주제를 펼치고 있어 저자의 인문학적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간혹은 논점을 잘 못 이끌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루브르 박물관을 찾았을 때 스치듯 지나치는 바람에 본 기억은 없습니다만, 그곳에 소장되어 있다는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광인들의 배>라는 그림을 인용한 미셀 푸코의 <광기의 역사; http://blog.joins.com/yang412/9772557>는 광인 혹은 광기라는 질환에 대한 역사적인 변천사를 살펴보면서 광인을 수용하는 시설의 변천과정을 짚어나가고 종국에는 수용하고 있는 광인을 병원에서 해방시키는 단계까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저는 읽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푸코가, 광기란 다만 이성 중심의 문화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인간적 인식과 특성의 한 요소일 뿐 결코 병이 아니라고 주장했다.(54쪽)”라고 정리하고 있어 저와는 다소 포인트에 무게를 두신 것 같아 다시 확인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탑골공원이나 종묘시민공원에 모여드는 노인들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간은 아무래도 지나치게 부정적인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지금은 시민공원으로 환골탈태한 모습의 서울 난지도의 옛날 모습이나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을 인용하여 설명하는 아브젝시옹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난지도가 어떤 곳인지는 다들 아실 것이라 생각해서 생략하겠습니다. 미켈란젤로가 다비드상을 조각하기까지의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미켈란젤로가 다비드 상을 조각한 거대한 대리석은 토스카나 지역에서 캐온 카라라 대리석이라고 합니다. 원래 15세기 초반 활동한 조각가 다두치오가 거대한 예언자 조각상을 만들기 위하여 준비한 것이었는데, 이 대리석 덩어리는 다두치오로부터 로셀리노, 도나텔로를 거쳐 미켈란젤로 앞에 놓이기까지 40년간 피렌체 두오모 대성당에 버려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약관 스물여섯의 미켈란젤로는 대가들이 포기한 이 대리석을 가지고 높이 5미터의 소년 다비드상을 조각해냈습니다. 미켈란젤로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미 조각상은 대리석 안에 들어 있었다. 다만 나는 필요 없는 부분을 깍아내어 원래 존재하던 것을 꺼내주었을 뿐이다.”(민혜련 지음, 장인을 생각한다 이탈리아, 138쪽; http://blog.joins.com/yang412/13353365)

 

미켈란젤로가 말한 것처럼 필요 없는 부분을 제거하는 작업을 정신분석가 쥘리아 크리스테바는 ‘아브젝시옹(abjection)’이라고 했다는데, ‘자기 자신으로부터 다른 것으로 판단되는 것을 추방함’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저자는 종로3가 일대의 공간을 ‘디자인 캐피털 시티 서울’의 아브젝트적 집적지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가게 앞 빙판에서 사람이 다치면 가게의 소유주에게 배상책임을 묻기로 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요즘도 한겨울에 빙판길을 조심스럽게 걸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옛날 같으면 연탄재 하나 던져두면 해결될 일이었는데 말입니다. 난지도 역시 당시 풍부하게 쏟아져 나오던 연탄재가 없었더라면 막대한 양의 토사를 따로 퍼다 넣었어야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의 한 구절, “연탄재를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한번이라도 누구에게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대목과 함께, 지금도 여전히 소용되는 점이 있는 대상으로 종로3가에 모여드는 노인들을 이해하고 싶습니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종묘는 조선왕조의 왕과 왕비, 그리고 죽은 후 왕으로 추존된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시는 사당입니다. 즉 죽은 자의 공간인 것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보르헤스의 <알레프; http://blog.joins.com/yang412/12879477>에 실린 단편 ‘죽지 않는 사람’을 인용하여 종묘시민공원을 ‘죽지 않는 사람들’의 공간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보르헤스는 죽을 운명의 모든 존재들에게는 모든 것이 회복할 수 없고 불안한 가치를 지니는 반면, ‘죽지 않는 사람들’에게 각각의 행동(그리고 각각의 생각)은, 언제 시작되었는지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쨌든 과거에 그 행동이나 생각보다 먼저 일어났던 다른 행동이나 생각의 메아리로, 미래에 어지러울 정도로 되풀이될 또 다른 행동이나 사고의 정확한 예언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하였습니다(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알레프, 27쪽, 2012년) 저자는 종묘시민공원에 모여드는 노인들이 대부분 머지않은 죽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그들의 일상이란 것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반복되고 있음을 이야기 하기 위하여 보르헤스를 인용한 것 같습니다.

 

책을 읽어가다 보면 사진과 함께 들어 있는 삽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에 눈이 가게 됩니다.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파란셔츠의 남성인데, 검은 머리때문인지 저자인지 아니면 책에 삽입된 사진을 찍어주셨다는 박성현님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분이 저자라면, 저자는 종로3가를 중심으로 하여 모여드는 노인들을 관찰하는 제3자의 위치에 있었다는 점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생각을 공감했다기보다 그들을 관찰한 주관적 기록을 남긴 것이라는 느낌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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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세계 차 완전정복 중앙 핸디북 13
최성희 지음 / 중앙생활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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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야 봉지커피를 뜯어서 뜨거운 물에 타마시는 간편함에 다시 익숙해지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남원에서 근무할 적에는 차맛과 차향을 챙기고, 간혹은 쌍계사 아래 찻집을 찾아서 주인장으로부터 차를 배운 적도 있었습니다. 우연히 한국 차학회 회장이신 최성희교수님의 <몸에 좋은 세계 차 완전정복>을 읽으면서 옛 생각이 다시 나면서, 한편으로는 찻잎으로 가공되는 차의 종류가 엄청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완전정복’이라는 제목을 보니, 마치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듯 책을 읽어야 하겠다는 강박감(?) 같을 것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목차를 보면, 차의 유래에서부터 세계의 차 종류와 특징, 차의 제조방법, 차의 성분 그리고 차를 다양하게 즐기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학술적 연구성과에서 부터 일반적으로 알려져 온 차에 관한 모든 것을 잘 정리하고 요약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차는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고 건강을 유지해부며 생활의 여유를 가져다주는 것이기에, 가능한 많은 분께 차와의 만남을 주선하여 차 생활을 즐기게 하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이 책을 쓰게 되었다”라고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또한 김명배 한국차학회 명예회장께서도 “저자는 이 책에서 차에 입문하는 초심자도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을 설명하고 있으며, 심혈을 기울여 얻은 연구 성과인 차의 약리적인 효능까지를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초심자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에게도 좋은 지침서가 될 것으로 믿기에 꼭 한 번씩 읽기를 권장하는 바이다.”라고 추천하는 글을 적었습니다.

 

차는 기원전 2737년에 중국의 전설적인 왕 신농씨가 마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기도 합니다만, 역시 기원전 1066년경에 중국황제에게 공물로 바쳤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중국에서 기원된 것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러시아, 아프리카, 남미, 호주에까지 펴졌으며, 차를 생산하는 나라도 40개국이 넘는다고 합니다. 용정차, 벽란춘차, 백호은침차, 무이암차, 철관음차, 우롱차, 기문홍차, 운남 보이차를 중국의 8대 명차라고 한다는 사실과 중국차는 녹차, 황차, 흑차, 백자, 청차(우롱차), 홍차 등 색깔별로 6종류로 나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이런 분류는 발효의 정도에 따라서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차는 처음에 의약이나 보건 음료로 이용되었지만 남북조시대(420~589년)에 이르러서는 기호음료가 되었다고 합니다. 당나라(618~907년) 때에는 귀족이나 승려계층의 전유물이던 차가 일반인들에게까지 널리 퍼져 상인들이 사고파는 중요한 상품이 되었는데, 불교가 전파되면서부터 더 많은 사람이 차를 이용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차가 세계적인 기호음료가 된 이유는, 첫째, 그 맛과 향기가 사람들의 기호에 맞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차의 성분이 건강을 증진시키기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신라 진흥왕(540~576년) 때 화랑들이 차를 마셨다는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흔히 ‘차’하면 차종류도 다양하여 어떤 것을 골라서 마셔야 하는가 하는 선택의 문제로부터 차를 끓이는 다기의 종류, 그리고 차를 끓이는 과정 등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고 불편하다는 느낌이 우선 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티백포장으로 되어 있는 차종류도 많고, 간단하게 드립 혹은 인퓨저를 사용하여 편리하게 끓여내는 방법도 나와 있다고 합니다.

 

차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과학적 방법으로 확인되고 있는데, 특히 우롱차의 경우 이뇨작용과 해독작용이 있다고 합니다. 우롱차의 카테킨류가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히스타민의 방출을 억제하는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차의 효능을 입증하는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오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로 가공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앞으로도 차산업의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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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리는 실내공기 정화식물 50 - 미세먼지.화학물질 제거, 공기정화 탁월, 최신 개정판
B. C. 월버튼 지음, 김광진 옮김 / 중앙생활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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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헬스조선은 꽃샘추위를 맞아 호흡기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소개하였습니다. 호흡기질환을 예방하려면 호흡기를 촉촉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물을 많이 마시고, 40~50%의 실내 습도, 21~23℃의 실내 온도를 유지하여 호흡기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빨래를 실내에 너는 방법을 흔히 생각합니다만, 빨래는 마르고 나면 끝이기 때문에 식물을 이용하는 방법이 좋다는 것입니다. 식물은 잎에 있는 기공을 통하여 순수한 물을 대기로 배출하는 증산작용을 꾸준하게 하기 때문에 실내 습도를 조절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인데, 대나무나 파키라와 같은 식물은 증산작용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실내 습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입니다(http://blog.joins.com/yang412/13356661).

 

증산작용 이외에도 실내의 유해물질을 흡수하여 정화시키는 효과를 가진 공기정화식물도 있습니다. 제가 전공한 병리학은 포르말린에 담아 고정된 조직을 검사하여, 정상이 아닌 부위를 채취하고 알코올, 크실렌 등 화학물질로 처리하여 파라핀에 고정하여 슬라이드를 만들어서 최종적으로 진단을 정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포르말린, 순수 알코올, 크실렌, 아세톤과 같은 화학물질을 많이 다룰 수밖에 없고, 이런 물질이 휘발되어 채우고 있는 실내에서 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여 년 전에 미국에서 공부할 때 게시판에 붙여진 메모에는 ‘스파이더 에그’라는 식물이 공기 중의 포르말린을 흡수하여 정화시키는 효과를 나타낸다는 이야기를 읽고서 사무실에 이 식물을 들여다 키우게 되었습니다.

 

포르말린이나 톨루엔과 같은 화학물질은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에 흔히 섞여드는 화학물질입니다. 특히 새로 지은 집에 입주한 직후에는 냄새를 맡을 수 있을 정도로 높은 농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이런 상황에서 실내공기정화식물을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실내공기정화식물에 대한 정보를 담은 <사람을 살리는 실내공기정화식물 50>이 이런 고민을 가진 분들께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 월버튼 박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미래의 우주 거주지를 위해서 밀폐된 생태학적 생명유지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퇴직 후에는 지구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식물과 미생물을 활용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실내공기의 오염이 위험한 이유, 공기정화식물의 역할 그리고 이런 식물을 기르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대표적인 공기정화식물 50종을 각각의 특별한 역할에 따라 정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식물의 사진을 첨부하여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한 것도 돋보이는 점입니다. 그림을 보니, 이미 잘 아는 식물들도 많고, 이름은 생소해도 이미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들이 많아서 구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면 별 생각 없이 만나던 화분들이 실내공기를 정화하는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큰 수확인 것 같습니다. 우선 눈에 띄는 식물로는 관음죽, 인도고무나무, 아이비, 행운목, 벤자민고무나무 등은 이미 익숙한 이름이며, 스파티필럼, 드라세나 마지나타, 산세비에리아, 아라우카리아, 마란타 레우코네우라, 게발선인장 등도 이름은 생소해도 이미 눈에 익은 식물들입니다.

 

특히 우리가 실생활에서 많이 접하고 사용하고 있는 기기들에서 어떤 종류의 실내공기오염물질이 발생하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는데, 커튼, 직물, 미용티슈, 바닥마감재 등에서는 포르말린이 주로 발생하며, 사진복사기와 세제류에서는 암모니아가, 매니큐어 리무버와 화장품류에서는 아세톤이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유해물질이 발생하는 공간에 맞는 공기정화식물을 배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침실에는 밤에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선인장, 호접란, 다육식물을 키우면 좋다고 하고, 거실에는 포르말린 등 휘발성 물질을 제거하는 아레카야자, 인도고무나무, 보스턴고사리가 좋다고 합니다. 아이들 공부방에는 기억력향상에 도움을 주는 로즈마리를 키우면 좋다고 하며, 화장실에는 암모니아제거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는 관음죽이나 맥문동 화분을 두면 좋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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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 지금 이 순간 - 여행상품기획자가 추천하는 솔직담백 캄보디아 여행
김문환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랫동안 꿈꾸어왔던 앙코로와트 여행을 실행에 옮기려 하고 있습니다. 미주 지역이나 유럽 지역 같으면 자유여행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아무래도 동남아지역은 처음 가보는 곳이라서 여행사의 상품 가운데 고르게 될 것 같습니다.

 

항공과 숙박은 여행사의 상품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로 신경을 쓸 일이 없다는 것이 여행사를 이용할 때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여행일정에 들어있는 자유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일정에 포함되어 있는 방문지에 대한 보다 상세한 정보를 얻어 여행을 알차게 준비하는 일일 것 같습니다. 앙코로와트 여행을 안내하는 책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행사에 근무하면서 여행상품을 기획하는 김문환님의 <앙코로와트, 지금 이 순간>이 우선 눈에 띄었습니다. 독자의 리뷰도 긍정적인 듯하여 일단 읽게 되었습니다. 모두에 캄보디아를 찾는 분들의 목적에 맞춘 투어일정을 예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캄보디아 여행을 준비하면서 궁금해하는 일반적인 사항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를 여행하기에 좋은 시기, 단체관광과 자유관광의 차이점, 입국절차 그리고 캄보디아에서 간단하게 사용하는 현지어 인사말, 혹시 놓쳐서 당혹할 수 있는 힌두신화 등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외국에 갈 때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입국절차는 출입국카드와 세관신고서 등을 사진으로 담고 있어 보면서 따라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캄보디아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앙코로와트 유적일 듯합니다. 여행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관광명소와 아직 관광자원으로 개발되지 않은 곳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흔히 외국에 갔을 때 착안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일출과 일몰 광경이 멋있는 장소와 시간까지 안내하는 자상함이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다만 앙코르와트에 흩어져 있는 건축물들이 지어지던 당시의 이 지역의 역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숙소에 관한 정보 역시 규모가 있는 몇 개의 호텔에 대하여 내부 사진을 포함하여 상세하게 소개하는데 그치고 있어, 다양한 여행자들이 참고하기에 아쉬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 흔히 여행사 상품에 소개되기도 하지만, 예를 들면 시장 등과 같이 그곳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장소에 대한 안내도 포함하고 있어 기본적으로 돌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행사 상품마다 포함되는 민속공연 등에 대한 설명도 빠트리지 않고 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정보제공이라는 가이드북의 틀에서 벗어나, 나만의 현실적인 여행정보와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만족하는 점이나 불만인 점등을 고려하여 솔직한 정보로 구성하고 싶었다고 적었습니다. 결국, 일반 여행가이드북에서 다루고 있는 유적지 하나하나의 이론적인 상세한 내용은 크게 다루지 않고, 대신 상품기획자의 시각에서 본 실속있는 여행을 준비하는 법을 정리함으로써 캄보디아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두툼한 가이드북이 아닌 가볍게 읽고 즐기는 지침서가 될 것이며, 또한 여행의 ‘나침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적었습니다.

 

아직 캄보디아를 다녀오지는 않았지만, 저자의 의도와 제가 필요한 정보요구 수준을 감안하였을 때, 충분히 만족스러운 정보를 담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부족한 점은 다른 가이드북으로 보완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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