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 사랑과 평화의 철학 살림지식총서 469
박문현 지음 / 살림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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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 계획한 동양철학 개념 정리의 마지막 편입니다. 어쩌면 오늘날 꼭 필요한 사상일 것 같기도 합니다. <묵자, 사랑과 평화의 철학>을 쓰신 박문현교수님이 들어가는 글에서 인용하고 있는 『묵자』「겸애중」편의 글 가운데 마지막 구절을 인용합니다. “세상의 재앙과 찬탈과 억울함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서로 사랑해야 한다. 그래서 훌륭한 사람들은 겸애(兼愛)를 찬미한다.(3쪽)” 그리고 보면 춘추전국시대에 백가쟁명이라고 했다던가요? 정말 대단하신 분들의 대단하신 사상들이 쏟아져 나왔던 것을 보면 영재들이 비슷한 시기에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서로 영향을 미쳐 상승작용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분명하지는 않지만 묵자는 기원전 450년부터 390년 사이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묵자는 공자와 맹자 사이에 활약한 사상가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묵자는 공자의 사상을 공부했지만 점차 유가의 학설에 동의할 수 없게 된 다음 스스로의 학설을 세워 체계화하여 묵가를 창시하게 되었는데, 그의 문도들은 대부분 수공업에 종사하는 자들이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묵자의 사상은 사회정치사상, 철학사상, 도덕관념 뿐만 아니라 과학이론과 기술방법 등을 포괄하고 있었기 때문인 듯 하다는 것입니다. 묵자를 사상가이자, 논리학자이면서도 군사전문가였다고 정의하는 것을 보면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때 묵가는 유가와 함께 중국을 이끄는 2대 학파로 활동하였지만, 200여년 간의 번영기를 거쳐서 중국의 사상사에서 자취를 감추는 미스터리한 행적을 보였다고 합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면서 야기되는 빈부격차와 민족갈등과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묵자의 겸애사상을 중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묵가가 유가의 이념을 비판했다고 했는데, 그 가운데 나라를 망칠만한 4가지 정책으로는 첫째, 하늘과 귀신의 존재와 작용을 믿지 않는 것. 둘째, 장례를 후하게 하고, 상기(喪期)를 오래 하는 것. 셋째,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고 춤추면서 음악을 즐기는 것. 넷째, 운명이 있다고 믿는 것 등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가의 문제점이라고 하는 이런 것들이 정도의 문제이지 사람이 살아가면서 전혀 불필요한 일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묵자는 하늘을 공경하고 따르는 곳에 최고의 도덕이 있다고 하였고, 세상의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서 하늘의 뜻(天志)에 따라서 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겸애는 천지에 바탕을 두면서도 인간의 사회적 요청에서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국가와 백성의 뜻에도 맞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묵자의 겸애는 보편적이고 평등한 사랑으로 이(利)를 포함한다고 하였습니다. 겸애의 실천이 어렵다는 주장에 대하여 사회지도층부터 솔선한다면 겸애를 실천하는 일이 어려울 것이 없다고 설득하였다고 합니다. 묵자는 남의 나라를 침략하는 일은 의롭지 못하고 이익이 없는 일이라고 하였으나, 스스로를 방어하는 것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였는데, 구는 국민개병제를 채택하여 노소의 남자와 20세 안팎의 여자들을 병역에 복무하게 하였는데, 여자들도 병역을 부담하게 한 것은 평등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그가 제시한 상현론(尙賢論)은 현인에 의한 정치를 구현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담고 있는데, 이는 현대의 조직관리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묵자의 경제사상 가운데 생산, 교역, 분배, 소비의 네 가지 분야가 고루 다루어지고 있는데, 특히 소비에 있어서 절약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당시 끊이지 않은 전쟁으로 어려운 경제상황 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지도층의 사치와 낭비가 극에 이르러 사회의 조화가 무너질 지경임을 고려하여 나온 것이지, 인간의 욕구를 근본적으로 눌러야 한다는의미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궁극적으로 생산을 증가시켜 부유하게 하는 것과 인구를 늘리는 것, 혼란스러움을 다스려 안정되게 하는 것, 세 가지는 국가와 천하를 이롭게 하는 삼리(三利)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오늘날에 있어서도 국가경영의 목표로 삼아야 할 것들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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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란 무엇인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
장 폴 사르트르 지음, 정명환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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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현실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작가들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르트르의 <문학은 무엇인가>를 읽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이 책을 번역하신 정명환교수께서 작품해설을 통하여, 이 책은 “이른바 문학의 사명이 정치적, 사회적 현실을 변혁하기 위한 <참여>에 있다는 것을 원론적으로 주장하고, 그 이후로 사르트르라는 이름은 <참여문학A>이라는 개념과 불가분의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417쪽)”라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르트르의 자기변명에 불과하다는 독자의 리뷰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의 철학을 내세운 사르트르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서 정치에 참여하는 작가들 가운데 자신의 소신을 밝힌 분은 별로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사르트르는 서문을 통하여 “비평가들이 문학이라는 말을 무슨 뜻으로 쓰는지 전혀 밝히지도 않고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단죄한 이상, 그들에 대한 최상의 대답은 글쓰기의 예술을 편견 없이 검토해 보는 것(10쪽)”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왜 쓰는가? 누구를 위하여 쓰는가?”라는 스스로에게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적어간 본 것이라고 합니다. 이어서 사르트르 시대의 불란서 문학계의 분위기를 정리하고 있는 자신이 글쓰기를 통하여 정치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당시 사회적 분위기를 독자에게 강변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작가는 회화나 조각 그리고 음악과 같은 예술분야와는 달리 문학은 읽는 이의 감정을 이끌어 인도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작가는 오막살이 한 채를 묘사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거기에서 사회적 부정의 상징을 보게 하고 독자의 분노를 자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화가는 말이 없다. 화가는 다만 <하나의> 오막살이를 보여줄 따름이다.(15쪽)” 이점에 대해서는 공감이 가는 것 같습니다. 말로써 생각을 전하는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지만 글이라는 매체는 이런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사르트르의 답변은 이렇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글쓰기란 하나의 기도(企圖)이다. 작가는 죽기에 앞서 살아 있는 인간이다. 우리는 책을 통해서 우리의 정당성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먼 훗날 우리가 과오를 저질렀다는 판정이 내린다 해도 미리부터 과오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48쪽)” 이 점에 대해서는 글쓰기 전에 편향된 사고를 배제하고 자신의 판단이 타당한가를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작가는 저마다의 이유로 예술을 한다고 말합니다. 어떤 사람에게 예술은 도피이며, 다른 사람에게는 정복의 수단인 것처럼 글쓰기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예술적 창조의 주된 동기의 하나는 분명히 세계에 대하여 우리 자신의 존재가 본질적이라고 느끼려는 욕망(59쪽)”이기 때문에 그런 욕망을 해소하기 위하여 창작에 나선 것이고 참여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작가는 독자에게 어떤 느낌을 주려고 글을 쓰는 것인데, 여기에서 사르트르의 독특한 독자관을 읽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책을 읽을 때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일 수도 있습니다. 읽기를 창조적 행위로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읽기를 통하여 나름대로의 해석을 창조해내는 적극적 행위로서의 읽기를 주장한 것입니다. 다만 독자의 창조적 행위를 인정한다면 읽기가 ‘작가와 독자 사이에서 맺어진 고매성의 협약’이라는 전제를 둔 것은 지나치게 작가의 입장에 붙들린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서로가 상대방을 신뢰하고, 상대방에게 기대하고, 자기 자신에게 요구하는 만큼 상대방에게도 요구한다.(80쪽)”라는 작가의 생각은 읽는 이가 작가의 생각에 따라주기를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읽는 이도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서 작가를 비판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번역자 역시 각주를 통하여 창조의 의의와 읽기의 과정을 논하는데 있어 자유의 문제를 넘어 현실적 세계의 변혁과 결부된 자유의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 작가의 생각이 꼬이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결국 ‘무엇을 위한 글쓰기인가?’하는 문제는 ‘누구를 위하여 쓰는가?’라는 질문과 연결되어 있다고 정리하고 있는데, 작가는 이전 시대의 작가들과 독자들의 관계를 살펴보면서 당시 프랑스 문학계가 프롤레타리아 역시 독자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 독자층인 부르주아지들을 대상으로 한 글쓰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비판하면서, 19세기를 과오와 실추의 시대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이 시도한 분석이 매우 편파적이며 이론(異論)의 여지가 있음을 인정한다는 식으로 빠져나갈 장치를 마련해두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현실정치 참여가 어쩔 수밖에 없다는 점을 독자에게 납득시키고자 방대한 지면을 할애하여 1947년의 프랑스 작가들의 상황을 분석하는 글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어떤 독자도 지적했습니다만, 옮긴이의 작품해설은 이 책을 읽는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옮긴이는 사르트르의 현실정치 참여는 부르주아지의 억압적 체제를 거부해야 하는 동시에 스탈린의 노선에 맹종하는 공산당의 교조주의를 규탄하는 양비론적 시각을 깔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사르트르가 문학의 참여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취한 담론적 전술의 실체를 파악하고, 그가 과연 그것에 충실했는지를 다른 텍스트와 비교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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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 한비자, 바른 법치의 시작 큰글자 살림지식총서 87
윤찬원 지음 / 살림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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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법집행의 엄정함이라던가, 혹은 법해석의 편향성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들이 엇갈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법에 빈틈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법을 집행하는데 허점이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성문법이 아니더라도 관습적으로 내려온 규율 같은 것이 잘 지켜지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잦아지면서 이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한 규범을 정하여 서로 지키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중국에서 바른 법치를 세운 분으로 꼽히는 한비자의 삶과 철학을 담은 <한비자, 바른 법치의 시작>을 읽었습니다. 이 책을 쓴 윤찬원교수님은 우리의 역사를 뒤돌아보면 법을 마치 사유물인양 마음대로 만들고 폐기하는 등 농락해온 과거를 반성하고 교훈을 얻기 위하여 한비자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중국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혈연을 기초로 한 종족들 간의 충돌과 투쟁이 반복되던 시기에 종족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종법(宗法)이 주(周)에 이르러 보다 세련된 모습을 갖추게 되었지만, 기원전 771년 서주가 몰락하면서 해마다 흉년이 들어 사회가 불안에 빠지면서 같이 붕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로부터 기원전 221년 진나라 시황제에 의하여 통일이 될 때까지 중국 사회가 원활하게 통제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이 모색되었고, 제자백가들이 수많은 방안을 내놓아 백가쟁명이라는 고사성어가 나오게 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제자백가들의 다양한 방안 가운데 최종적으로 선택된 것이 바로 한비자의 법가사상이었다고 합니다. 법가의 사상가들은 주로 조직론과 방법론, 지도자론, 지도방법에 관한 것들을 논하였는데, 이들의 생각, 특히 한비자의 제안이 시황제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입니다.

 

기원전 3세기 초 한나라의 왕 안(安)의 서공자로 태어난 한비는 순자(荀子)를 사사했는데, 인간을 본질적으로 실리지향적이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이해가 엇갈려 늘 모순․대립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이유로 오는 반목은 사랑과 미움 때문에 오는 것이 아니라 치밀한 계산에 의하여 전개되는 일종의 투쟁이라고 본 것입니다. 따라서 여기에는 시시비비, 즉 ‘선과 악’이라는 도덕덕 가치평가를 일체 배제하고, 오로지 ‘참(眞)이냐 거짓(僞)이냐’의 사실 인식만을 문제로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비는 언변이 없어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설파하지 못하고 한나라에서는 빛을 보지 못하였는데, 정작 한나라를 위협하던 진나라 왕 정(나중에 시황제에 오르는)이 한비의 이론을 채택해 국정에 활용하면서 전국을 통일하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비는 동문 이사의 모함을 받아 진왕에게 죽임을 당하고 말아 자신의 철학이 실현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한비는 “역사는 진화하므로 문제가 발견되면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순응해 새로운 방법으로 처리해야 한다.(40쪽)”라는 발전적 역사철학으로 기왕의 중국의 역사철학과는 전혀 새로운 혁명적인 것이었다고 합니다. 과거에 영화에 집착하다가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도 있어 과거의 일을 전혀 무시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과거의 일을 해결했던 방식이 오늘의 일을 해결하는데 있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한비자가 「오두」편에 적은 ‘夫古今異俗 新古異備 世異則事異(과거와 현재는 습속을 달리하고, 새로운 것과 옛 것은 대비함을 달리하여 시대가 다르면 일도 다르다)’라는 경구처럼 말입니다.

 

저자는 이사의 모함으로 목숨을 잃은 한비의 예를 들어, 정치권력의 냉엄한 속성을 경계하면서 양주와 도가가 사사로운 삶의 상대적인 안전을 추구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고 하였습니다. 법가든 유가든 정치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의 운명일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한비 역시 노자의 해석을 통하여 도와 법의 결합을 추구하였다고 합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도의 실현’이지만, 이를 위해 현실적으로는 법치를 필연적인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노자와 한비는 모든 인간의 행위, 특히 군주의 행위방식을 무위로 표현하였다고 보았습니다. 무위는 도의 무의지적, 비주관적 특성, 즉 자연성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관점은 도, 즉 변화하는 자연 질서에 대한 깊은 통찰로부터 성립된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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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그림들의 인터뷰 - 미술품 도둑과 경찰, 아트 딜러들의 리얼 스토리
조슈아 넬먼 지음, 이정연 옮김 / 시공아트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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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명 배우의 집에 도둑이 들어 고가의 미술품을 훔쳐 갔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해외의 유명 화가의 작품들이 도난당했다는 뉴스를 들으면 도대체 그렇게 훔친 도둑은 과연 팔아서 돈을 만질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미술품을 훔치는 도둑과 이들을 뒤쫓는 수사관, 그리고 훔친 미술품이 유통되는 과정을 추적한 조슈아 넬먼의 <HOT ART>를 읽고서 궁금증을 풀 수 있었습니다.

 

캐나다의 기자이자 출판편집인인 저자는 2003년부터 2011년에 이르는 오랜 기간에 걸쳐 도난 미술품을 둘러싼 사람들을 취재하여 도난 미술품이 유통되는 과정의 많은 부분을 밝혀냈습니다. 그가 만난 사람들은 미술품을 훔치는 사람들, 미술품 도난사건을 뒤쫓는 수사관, 도난 미술품의 유통에 개입하는 미술품 딜러, 도난 미술품을 등재하여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도난 미술품이 정상적인 미술품 유통망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확인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든 사람 등 무려 13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저자가 서두에서 인용하고 있는 미술품 도둑에 관한 영화들 가운데 피어스 브로스넌이 멋쟁이 미술품 도둑으로 나왔던 영화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을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도 납니다. 인터폴 도난 문화재연구소에서 일하는 보니 체글리디는 사람들이 미술품을 훔치고 싶어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고 합니다. “우선은 미술품에 대한 깊은 애정 때문이고, 또 연약하고 손상되기 쉬운 작품을 직접 보호해야겠다는 의무감 때문이며, 또 한편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더 완벽한 자신의 컬렉션을 완성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이다.(41쪽)” 물론 그밖에도 별스러운 이유도 있다고 합니다. 흔히 모조품을 유통시킨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미술이 지구상에서 가장 부패하고 지저분한 산업 가운데 하나라는 충격적인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미술품 도난 사건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전문적 안목을 갖춘 수사인력을 갖추고 있는 나라가 별로 없는 문제하고, 천문학적인 숫자의 미술품이 거래되는 미술품 유통시장에서 도난 미술품을 가려내는 일이 쉽지 않다는 현실, 그리고 미술품 유통에 간여하는 사람들의 윤리의식이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LA 경찰국 형사로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리처드 히리식은 미술품 도난 사건을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를 이렇게 들었습니다. “이 사건들에는 대부분 용의자가 없었다. 경찰서에서는 보통 용의자가 없는 사건들을 조사하고 다니느라 괜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이런 사건들은 미해결로 남기 쉽고, 실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94쪽)” 그런데 이런 사실들을 까발리면 미술품 도둑들이 활개를 치게되지 않을까 하는 공연한 걱정도 잠시 해보았습니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 가운데 영국 브라이튼에서 미술품 도둑질을 시작해서 런던을 무대로 활약한 폴의 행적에 관한 내용이 가장 흥미진진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우리는 항상 필요보다 더 많이 가지고 싶어해요. 사실 지구상에서 이런 탐욕을 부리는 생명체는 오로지 인간뿐이예요.(82쪽)”라고 한 것처럼, 그가 말하는 인간의 위선과 어리석음에 관한 돌직구는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정직한 골동품상이라는 말은 모순덩어리라면서 딜러를 격렬하게 비난하기도 하는데, “똑똑하다 싶은 사람들은 훔친 미술품을 파는 일을 전혀 껄끄럽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들에게 그것은 범죄도 아니죠. 그냥 좀 나쁜 짓을 하는 것 정도라고 생각해요.(84쪽)”라고 한 말은 우아한 모습에 감추어진 미술품 딜러들의 진면목을 엿본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줄리언 래드클리프나 보니 매그네스 가디너와 같은 선구자들이 나서서 도난 미술품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그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도난 미술품이 정상적인 미술품 유통망에 들어오는 시점에서 발견될 수 있도록 체계화하는 작업이 이루어지면서 그나마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예술 인질’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익명의 블로거가 등장하면서 미술품의 부정거래에 관한 비밀이 세상에 많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블로그의 순기능 사례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을 통하여 암시장의 작동원리와 돈세탁에 관한 정보들이 오히려 모방범죄를 유발시키거나 저자가 만난 미술품 도둑 폴이 법의 처벌을 빠져 나간 방법이 범죄자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점들을 저자나 옮긴이 모두 우려하고 있습니다만, 독자 입장에서는 흥미진진하게 읽었다는 답변으로 위로할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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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안 생기는 힐링 영양요법 - 암세포가 생기지 않게 하는 노하우
장석원 지음 / 중앙생활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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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유방암 환자의 투병기(http://blog.joins.com/yang412/13362478)와 투병하는 암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투병일기(http://blog.joins.com/yang412/13369228)일 연달아 읽으면서, 그만큼 암환자가 많아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어 암환자를 도와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일찍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알고 평소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겠고, 나아가서는 효과적인 암 예방법이 있다면, 그대로 시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앞서 두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잘 먹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암치료에 도움이 되는, 더 욕심을 낸다면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식사요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암환자 진료를 하고 있는 내과전문의 장석원선생님이 정리하신 <암 안 생기는 힐링 영양요법>이 암환자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것 같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전체 암의 30%는 우리가 먹는 음식과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먼저 치료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큐어(cure)와 힐링(healing)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큐어는 수술을 해서 환부를 잘라내는 것처럼, 의사의 처치나 치료와 같이 의사의 직접적인 개입으로 문제점을 해결하는 과정인 반면 힐링은 사람이 원래 가지고 있는 질병방어 시스템인 면역체계를 증진시켜줌으로서 우리 몸이 질병과 싸울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과정을 말합니다. 저자는 자연치유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맑은 공기, 물과 햇빛, 그리고 음식물을 꼽고 있습니다.

 

저자는 <암 안 생기는 힐링 영양요법>의 1부에서 먼저 암세포가 생기는 과정을 간략하게 요약하고, 암세포가 생기지 않게 하는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들일 수 있습니다. 1. 소식을 하자, 2. 지방섭취를 줄이자, 3. 현미 잡곡밥을 먹자, 4.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자, 5. 환원력이 높은 알칼리 물을 마시자, 6. 적당한 운동을 하자 등입니다. 이어서 대표적인 항암식품을 들고, 이들 항암식품을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은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운동과 물 그리고 스트레스의 해소가 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암의 정체에 대하여 심도있게 파헤치고 있습니다. 암세포가 탄생하는 과정이라거나, 암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잘 못 알려진 상식들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암이 발전해서 전이한 말기암의 경우에도 적절한 대응방안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론에 들어가서는 한국인에서 발생률이 높은 위암과 최근 들어 빠르게 늘고 있는 대장암의 증상이라거나, 진단하는 방법, 그리고 치료법 등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 특정 식품에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암 환자가 항암식품을 많이 먹으면 암세포가 줄어들까? 결론부터 말하면,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반드시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항암식품만 컴고도 완치될 수 있다고 속단하지 마라. 항암식품만 먹으면서 암을 고치겠다고 하는 것은 무리다(93쪽).”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사람마다의 개인차 때문에 항암식품에 대한 반응도 달리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항암식품을 먹어서 암을 억제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는데, 한 가지 화학성분보다는 여러 가지 성붐이 복합적으로 상승작용을 해야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생존율이 낮은 암이라고 해서 지레 겁먹지 말라고 합니다. “생존율이 낮다고 모든 환자가 죽는 것은 아니다. 생존율은 암의 성질이나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은 통계적인 수치일 뿐이다. 통계 수치를 자신에게 적용하지 말라. 암에도 기적이 존재한다(130쪽)”라고 말입니다.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입력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암치료에 있어 컨디션의 변화에 일희일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지 저자는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하게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힐링을 위해서는 올바른 식생활과 생활습관을 실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은 꾸준히 해야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 암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끈질긴 병이기 때문이다.(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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