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영혼 - 로마에서 아시시까지, 강금실의 가슴으로 걷는 성지순례
강금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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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언젠가 꼭 가보려고 마음먹고 있는 나라이지만 몇 년 전에 학회 참석차 밀라노를 잠시 구경한 것이 전부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려 노력을 하고 있지만, 종교 분야는 선뜻 시작하기 어려운 것이 그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에 대하여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이탈리아를 제대로 구경하려면 가톨릭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래된 영혼>은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께서 정치를 그만 둔 다음에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문화탐방프로그램으로 다녀온 이탈리아의 성지를 돌아본 기행을 정리한 것이라 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로마와 바티칸, 수비아코, 피렌체와 시에나, 몬탈치노, 아시시 등지를 돌아보았는데 특히 사제님들이 직접 인솔하셨을 뿐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체류하고 계신 사제님들께서도 합류하여 강론은 물론 성지에 얽힌 이야기까지 곁들였기 때문에 가톨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적었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저자가 쓴 초고의 감수까지 맡아 내용이 충실하도록 했다니 가톨릭을 믿는 분들이 읽으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가톨릭을 믿지 않는 저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생명대학원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황우석교수의 인간배아줄기세포실험의 진위로 나라 안팎으로 떠들썩하였던 것도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데, 가톨릭의 입장에서는 인간이 인간의 생명을 어디까지 다룰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윤리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에서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줄기세포는 인간배아줄기세포 말고도 성체줄기세포와 탯줄줄기세포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꼭 윤리적 문제를 배태하고 있는 인간배아줄기세포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하겠습니다.

 

저자는 성지순례 이외에도 순례기간 중에 듣게 된 김수환추기경님의 선종과 관련한 단상은 물론 동행한 김영춘 민주당 최고위원과의 인연으로 만나게 된 이연학신부님과의 만남 등에 대해서도 적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부활과 영생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풀어내고 있습니다. “무한인 사랑과 용서를 통해서만 죽음은 삶과 만난다. 사랑과 용서 속에서 삶은 죽음을 넘어가고 죽음 후에도 살아 있는 불멸에 이른다. 이 원리가 다시 생애 속으로 돌아와서 우리 삶 전체를 비추는 의미로 작용할 때, 그렇게 내 안에 체화되어 살 수 있게 될 때, 그것이 부활이며 영원한 생명으로 살아 있음이다.(105쪽)”

 

이탈리아는 온 나라가 예술품이라고 할 정도로 예술작품이 넘쳐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성지에서 만나는 건물, 조각은 물론 미술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작품을 사진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뒤에 방문할 기회가 되면 참고가 될 것입니다. 예술작품 뿐 아니라 좋은 경관 역시 사진과 함께 설명을 곁들이고 있습니다. 그 설명이 참 멋있습니다. 나폴리를 지나 베수비오 화산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바다는 묵직한 침묵 속에 서서히 움직이며 누워 있다. 바다에서 불러일으킨 물기 때문인지, 변화무쌍한 날씨 탓인지 축축이 젖어 있는 공기를 숨 쉬면서 아주 오래 전 탄생의 역사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바다에 구애하듯 뻗어 있는 절벽과 해안 사이에 구태여 몸을 도사려가면서 요새처럼 서 있는 집들에는 세월의 때가 켜켜이 내려앉았다. 이 해안도로의 바다와 절벽과 거기에 어우러진 사람의 집들은 낡고 편안한 모습으로 거대한 장관을 이룬다. 헌함 절벽 지형 속으로 파고들어 힘들게 집을 지을지언정, 길을 넓히거나 편편히 펴거나 하지 않는다. 자연 앞에서 사람이 감수해야 하는 불편함의 아름다운 인내를 이 나라 사람들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113쪽)”

 

토스카나 지방의 몬탈치노에서는 이 고장의 자랑인 와인에 대하여 설명과 함께 성경에 나오는 포도주에 관한 구절도 인용하여 해설하기도 합니다. 저도 자주 경험하는 것입니다만, 여행을 다니면서는 금세 글로 정리될 것 같지만 막상 시작하면 생각들이 서로 엉켜들기 시작하기 쉬워서 마무리가 수월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지의 정보와 느낌들을 잘 정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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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수업 (양장) - 글 잘 쓰는 독창적인 작가가 되는 법
도러시아 브랜디 지음, 강미경 옮김 / 공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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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를 좋아하고 읽은 책에 대한 느낌을 꾸준하게 정리하다 보니, 주변에서 그 방법을 물어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대개는 타고난 재주라는 생각을 하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드리는 답변은 꾸준하게 훈련을 하시면 가능한 일이라고 답변을 드립니다. 그런 저이지만 역시 전업작가로 소설을 쓰는 일만큼은 타고 나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도러시아 브랜디의 <작가 수업>은 그와 같은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소설을 써보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가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한 것을 보면, 작가란 글솜씨를 타고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저만의 문제는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작가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은) 첫 강의에서, 책 서두에서, 작가의 강연 첫머리에서 ‘재능은 배운다고 해서 트이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듣는다. 거기서 그의 희망은 사라지고 만다. 본인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그런 부정적인 문장 속에서 그가 찾게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자기 부정이다.(20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글쓰기에 비법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비법은 분명히 있고, 또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저자 스스로 말하는 것처럼 유별난 분인 것 같습니다.

 

글을 쓰면서 부딪치는 네 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글쓰기 자체의 어려움인데,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하여 글이 풀어나가지 않는 상황에 부딪힌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한 책’ 작가인데, 좋은 작품을 하나 발표했지만, 그 이후에 생기는 다양한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운동에서 말하는 2년차 증후군에 해당되겠습니다. 셋째는 가뭄에 콩 나듯 쓰는 작가인데, 앞의 두 가지 어려움이 뒤섞인 결과라고 합니다. 마지막 넷째는 기복이 심한 작가인데, 이는 기술적 측면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즉 이야기는 생동감이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지다 보니 끝까지 매조지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의식과 무의식이 조화를 이루어야 된다고 합니다. 작가의 의식이라 함은 어른스러움, 분별력, 절제와 공평함이라고 하는 요소를 갖춘 장인과 비평가로 발전해가는 훈련과정을 이끌어가는 힘이라고 한다면 무의식은 오랜 경험을 통하여 축적된 기억, 감정, 사건, 장면, 성격과 관계의 의미를 불러내는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작은 의식이 무의식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자료들을 관리하고, 통합하고, 추려낼 수 있도록 훈련을 쌓아야 합니다. 저자는 의식과 무의식이라고 하는 마음의 두 가지 기능을 가능한 멀리 떨어놓는 방법을 터득한다면, 이 둘을 동일한 마음의 두 측면이 아니라 서로 별개인 인격으로 바라보는 법을 터득한다면 일종의 모의 작업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무의식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데, 무언의 공상을 하는 시간을 만들고 그 결과를 쉽게 써내려가기를 권유합니다. 이른바, “무의식의 비옥한 자양분이 주는 혜택을 온전히 누리려면 무의식이 기선을 잡았을 때 힘들이지 않고 쉽게 글쓰는 법을 배워야 한다(79쪽)”라는 것입니다. 첫걸음은 평소보다 30분이나 한시간쯤 일찍 일어나 머릿속에 떠오르는대로 아무 내용이나 글을 쓰기 시작하라고 합니다. 즉 수면상태와 깨어있는 상태의 중간수준에서의 글쓰기가 되는 셈입니다. 물론 전날 써놓은 글은 읽지 말라고 합니다. 이런 습관이 자리를 잡으면 쓰는 분량을 늘려가라고 합니다. 이어서 일정한 시간에 글쓰는 습관을 들이고, 이제는 자신이 써놓은 글을 타인의 시선으로 평가하는 작업을 시작하고 합니다. 작가의 꿈을 꾸는 분이라면 이미 적지 않은 책을 읽어왔을 것입니다만 이제는 작가로서 책을 읽는 법을 알아야 한답니다. 그러다 보면 좋은 글을 모방하는 경향이 생기게 되며, 그러다 보면 순수한 시각을 찾아내게 되고 자신만의 독창성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고 했습니다.

 

<작가 수업>이 발표된 것이 1934년임에도 예비 작가들에게 좋은 참고서가 되고 있는 것은 글쓰기의 기교를 가르치는 교본이 아니라 작가의 기본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옮긴이의 설명대로 글쓰기의 기교는 시대와 작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글쓰기의 목적이나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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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셋, 안녕! 여행을 마치다 - 유쾌발랄 은근심각 정현욱의 유고 여행기
정현욱 글.사진, 김용훈 엮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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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우리 젊은이들을 만나는 일이 그리 드물지 않은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들이 내놓은 여행기도 자주 만나기도 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젊은이들의 여행은 은퇴한 사람들의 여행과는 달라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상을 주유하면서 스스로의 나아갈 길을 찾는 탐사여행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스물세 살과 스물네 살에 유럽과 아시아 여러 나라들을 여행했다고 합니다. 첫 번째 여행은 인도에서 시작해서 8개월에 걸쳐 네팔,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그리고 중국을 거쳐서 귀국하는 아시아 국가들입니다. 두 번째 여행은 중국에서 출발하는 러시아횡단열차를 타고, 몽골, 러시아를 거쳐 스웨덴, 덴마크, 독일,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고 터키까지 10개월에 걸쳐 여행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면 두 차례의 여행의 성격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이들 나라에서 무엇을 보고자 했을까요?

 

주인공이 자기소개서에서 ‘군대를 제대하고 많은 친구들이 어학연수를 떠나던 때에 저는 유라시아 횡단을 준비했습니다.’라고 적은 것을 보면 첫 번째 여행은 군에 입대하기 전에 두 번째 여행은 제대하고서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첫째, 우리가 고개만 돌리면 바로 세상의 시작점이 되는 이 유라시아라는 거대한 대륙에 과연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한번 보고 싶었고, 둘째, 유라시아 대륙을 직접 발로 밟아가며 대체 이 ‘세상’이란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 겪어 보고 싶었다”는 것입니다. 그 오랜 기간을 통하여 여행을 하고 얻은 감정들은 주인공의 삶에 중요한 가치가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람 그리고 사랑’이라고 합니다.

 

편집을 하신 분은 주인공이 여행길에서 마주한 다양한 모습과 여행기간 중에 꼼꼼하게 적은 여행일기를 그대로 옮겼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여행을 하면서 메모를 합니다만, 아무래도 단편적일 수밖에 없어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풍부한 감정들을 모두 기록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여행이 끝난 다음에 메모를 바탕으로 감정을 되살려 글을 써내려가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야기의 주인공은 그런 기록을 남기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가 남긴 메모들은 거칠고 정교하지 못하지만 젊음이 느껴지는 날 것 같은 감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합니다. 그리고 가끔씩 삽입되어 있는 주인공의 메모를 보면 서툴러 보이지 않는 그림도 있습니다. 숙소와, 교통편, 식사 등에 관한 사항들이 가격과 절차 등 세심한 부분까지 기록하고 있어 어쩌면 여행안내서를 만들어보려는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 메모들 사이사이에는 번뜩이는 사유의 단편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디로 갈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방향을 정하는 것은 너무 많으 허용된 자유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선택이란 기회가 별로 달갑지 않은 요즘이다.(33쪽)” “석양과 낙타는 멋졌다. 여행을 하면서 느낀 건, 어디서 머무느냐와 가까이에 누가 있느냐가 분위기를 결정한다는 것이다.(59쪽)” 여행에 달관해가는 모습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여행을 시작한 인도에서는 “공항에서 다가오는 사람들은 전부 사기꾼들이다.(12쪽)”라고 적고 있는 것을 보면 처음에는 지나치게 현지인들을 경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경계하면 아무래도 다가설 수 없기 마련인데, 여행을 계속하면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여는 모습도 읽을 수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느끼는 바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도 실감하게 됩니다. 산을 좋아하는 제 친구는 네팔여행에 엄청 감동을 받았다고 하던데, 이 책의 주인공은 “역시나 별 볼일 없는 포카라. 관광지 냄새가 너무 난다. 바로 옆에 히말라야의 고봉들이 늘어서 있지만, 특별한 감흥은 없다.(91쪽)”라고 했네요.

 

주인공의 여행메모 사이에 편집되어 있는 가족 친지들의 진한 안타까움이 담긴 이야기들은 이들이 주인공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기도 합니다. 작별을 고하는 듯한 심상치 않아 보이는 제목에 끌렸습니다.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기도 합니다만, ‘여행을 마친다’라는 말은 삶을 마무리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책을 열어 서문을 대하니, 정말 그렇군요. 서른셋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하직한 젊은이의 죽음은 가족은 물론 주변사람들에게 커다란 충격이었고, 그의 빈자리를 아쉬워하는 분들이 추모하는 마음을 담은 책이었습니다. 엮은이는 주인공이 처음 인도를 여행하면서 만나 친교를 맺은 분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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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A! 남미여행 100 - 남미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100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0
박명화 지음 / 상상출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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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는 우리 옛말이 있습니다. 이베리아반도를 돌아보면서 역사적으로 이곳과 연결이 되어 있는 남미를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올 겨울은 넘겨야 하기 때문에 시간여유가 조금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번처럼 여행상품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나와 있는 상품은 그리 많지 않지만, 상품마다 특징이 있어서 고민을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여행자의 선호를 고려하여 중남미 국가의 여행지를 넣어서 상품을 구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상품마다의 특징을 잘 비교해서 선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Hola! 남미여행>에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브라질(32), 아르헨티나(18), 칠레 (5), 볼리비아(4), 페루(8), 에콰도르(1), 베네수엘라(3), 콜롬비아(4), 파나마(3), 쿠바(1), 과테말라(5), 멕시코(16) 등, 열두 나라의 98곳의 여행지와 브라질-아르헨티나 국경에 있는 이과수폭포와 볼리비아와 페루국경에 있는 티티카카호수를 포함해서 모두 100곳에 대한 여행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역시 사진작가가 쓴 책이라서 인지 좋은 사진들을 많이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여행지에 대한 시시콜콜한 정보들을 챙기고 있어 종합여행 가이드북으로서 손색이 없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브라질의 모후 지 상 파울루는 마법같은 휴양지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데, 이곳에는 둥그런 반원을 그리는 네 개의 해변이 이어져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해변에서는 신나는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두 번째 해변에서는 브라질 향기가 가득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해변에서는 산호초로 둘러싸여 있어 스노클링같은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네 번째 해면에서는 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연의 볼거리 뿐 아니라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과 같은 문화상품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남미의 역사는 이베리아반도의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포르투갈의 세바스티앙왕이 모로코로 원정을 떠났다가 실종되는 사건이 있었을 때, 스페인이 포르투갈을 흡수하게 되는데, 남미의 포르투갈령이던 아마존 밀림지역을 에스파냐령이었던 브라질 사람들이 남미의 포르투갈령에서 부를 쌓을 기회를 잡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르헨티나의 라 보카에서는 탱고의 발자취를 더듬어보기도 하고, 남미 미술의 결정체라고 할 말바 미술관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남극으로 열리는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에서는 만년설을 볼 수 있고, 페리토 모레노 빙하의 모습도 소개합니다. 그런가 하면 멘도사에서는 와인에 대하여 한 수 가르침을 베풀기도 합니다.

 

칠레의 이스터섬과 아타카마 사막도 빠트리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우유니 사막에 대한 사진과 설명은 기대와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역시 자연경관을 페루인 것 같습니다. 쿠스코, 마추픽추, 나스카라인은 빠트리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작가는 단순한 여행지 소개를 넘어 리마에서는 로맹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언급하고, 갈라파고스군도에서는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인용하기도 합니다. 베네주엘라의 모두 카나이마 국립공원에서는 코난 도일의 소설 <잃어버린 세계>와 이를 영화화한 <쥬라기 공원>이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보니 멕시코의 오아하카(Oaxaca)는 올리버 색스가 고사리를 관찰하기 위하여 방문한 기록을 정리한 <오악사카 저널>의 무대가 되었던 곳입니다.

 

100곳에 여행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마치고 저자는 남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럽의 역사를 유럽인들이 남미를 발견하기 전과 후로 구분하여 요약하여 특별한 장으로 구분하여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기 전에 말미에 있는 특별한 장을 먼저 읽을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요즈음 제가 정리하고 있는 스페인여행기에서도 한 몫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일독을 마쳤으니 중남미 여행상품들을 분류하여 정리한 결과에 대비시켜 최선의 선택을 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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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낚시를 해야 할 때가 온다
폴 퀸네트 지음, 공경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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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30년도 넘은 오래 전에 같이 일하던 분들과 함께 1박2일의 단합대회를 낚시터로 간 적이 있습니다. 낚시터에 도착해서는 선수들은 낚시를 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텐트도 세우고, 족구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녁에는 낚시로 잡은 생선으로 매운탕과 어죽을 끓이고 준비해간 안주로 푸짐하게 차려 모두 흥겹게 놀았습니다. 불편한 잠자리 때문에 새벽녘에 잠을 깼는데,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낚시대 앞에 앉아보았지만 해가 뜰 때까지 지켜보아도 입질조차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이후로는 낚싯대를 손에 잡아 본 것은 15년 정도 지난 다음에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바다낚시를 해 본 것이 전부인데, 그때도 옆자리에서는 꾸준하게 고기를 끌어내고 있는데도 저는 입질조차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제가 낚시질에는 소질이 없다는 것이 증명된 셈입니다.

 

낚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 이 책은 전문 낚시꾼을 위한 참고서처럼 보입니다. 읽어보니 낚시에 관한 전문용어가 난무하고 낚시에 관한 다양한 경험들을 적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와 같이 낚시의 문외한은 읽는데 애로는 있지만, 결국은 인생살이에 관한 이야기를 낚시에 비유한 글이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습니다.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낚시를 할 때가 온다>는 제목을 두고 생각을 해보면 정말 낚싯대를 손에 잡는 때가 온다는 의미보다는 천하를 낚기 위하여 곧은 낚시 바늘을 물에 드리우고 세월을 낚았다는 태공망 처럼 삶을 초연하게 관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읽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 폴 퀸네트는 심리학의 대가이면서도 낚시에도 조예가 깊어서 낚시에 관한 전문적인 칼럼을 쓰고 있답니다. 그래서 저자는 스스로를 ‘두 인생을 사는 사나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임상심리학자, 자살 방지 전문가, 필자, 정신 나간 낚시꾼, 이 모든 것을 하나도 묶어 통합된 목소리를 내려 했다.”라고 고백합니다. <인간은 왜 낚시를 하는가>와 <다윈은 어떻게 프로이트에게 낚시를 가르쳤는가>에 이은 낚시 3부작의 완결편이 되는 셈이라고 하는데, 곁들여 이 책에는 ‘더 철학적인 이야기’를 담았다고 했습니다.

 

“최고의 컷스로트 크리크 낚시는 물속으로 멀리 걸어 들어가 잡았다 놓아주는 낚시다. 깊이 들어갈수록 물은 더 깨끗하고 고기는 더 야생적이고 낚시 또한 거칠어진다.(154쪽)”라는 구절처럼 저자가 전하는 많은 이야기들은 자신의 낚시인생에서의 경험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컷스로트 크리크 낚시는 해본적도 없을 뿐 아니라 어떻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당연히 뒷 구절을 쉽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호루라기 물고기를 잡으려면 그것이 존재한다는 믿음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존재를 믿지 않게 되면 낚시를 중단할 것이고, 낚시를 중단하면 호루라기 물고기를 결코 잡지 못할 테니까(308쪽)”라는 구절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리뷰를 읽는 여러분은 ‘호루라기 물고기’가 어떤 물고기인지 이해하시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 책을 읽으면 금새 이해하실 수 있기도 합니다. 결국은 믿는 만큼 얻을 수 있다는 것인데, 아직도 낚시의 묘미를 모르는 저입니다만, 그동안 접어두었던 희망을 다시 펼쳐서 믿음을 되살리기로 했습니다. 희망하는 일은 이루었을 때보다 희망하고 있을 때 더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지난달에 스페인여행에서 저와 함께 했던 책입니다. 물론 아내도 함께 읽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실시간으로 정리하던 여행기에 적절하게 인용할 만한 대목을 챙겨 메모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속독을 가르친다. 아이들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한나절에 다 읽기를 바란다. 대문호의 작품을 그렇게 읽는 것은 스미소니언박물관에서 조깅을 하는 것이다. 루브르박물관 안을 롤러브레이드를 타고 달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320쪽)”라는 구절을 읽으면서 12일 동안에 스페인-모로코-포르투갈 3개국의 19개 지역을 연결하는 일정에서 과연 무엇을 느끼고 기억할 것인가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낚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세상 살아가는 방법에 조언이 필요하신 분들 모두에게 묵직한 물고기를 망에 넣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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