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끝을 보여주지 않아 - 노래하는 여자의 여행 에세이
그네 지음 / 이담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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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기를 또 읽었습니다. 가보고 싶지만, 아직은 많은 이유로 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읽은 인도여행기에는 치유를 목적으로 한 여행이었구나 하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이 복잡해서 정리하려고, 혹은 마음에 남은 커다른 상처를 달래기 위해서 인도로 떠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아직 인도를 여행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셈인가요? 하긴 인도를 다녀온 모든 사람들이 그런 이유로 인도로 떠나는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다만 인도를 다녀와서 마음에 켜켜이 쌓인 무엇을 풀어내는 분들 가운데 그런 분들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멋대로의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네와 끛’이라는 삼인조그룹의 보컬을 맡고 있는 박근혜씨의 인도 여행기 <길은 끝을 보여주지 않아>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읽은 책 가운데 프롤로그가 가장 짧은 책 같습니다. “친구 딸 연화에게 물었다. ‘연화는 어디에서 왔어?’ ‘바다에서’.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아! 작가는 인도를 여행할 준비가 되어 있었구나!’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목차. 한 걸음, 용서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인도. 두 걸음, 가식이었을지도 몰라요, 미안해요. 세 걸음, 길 위의 사람들, 감사해요. 다시 한 걸음, 별이 반짝입니다, 그대처럼. 프롤로그에 이어 선문답이 심화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왜 ‘네 걸음’이 아니라 ‘다시 한 걸음’이 되었을까? 에필로그까지 읽어도 답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역시 저는 인도에 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방콕에서 인도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며 만난 한국 여자애들은 분명 인도를 처음 가는 것 맞은데, 초행길이라고 하는 작가는 인도를 빠삭하게 아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델리공항 도착해서는 가이드를 자청하면서 따라붙는 인도 남자를 따돌리는 행동하며, 혼자서 기차역에 나가 밤샘을 하면서 기차를 기다리기까지... 인도에서 기차타기는 엄청난 내공이 필요하다는 소문이던데 말입니다. 릭샤 요금을 두고 능숙하게 펼치는 밀당신공까지....

 

여행 일정을 일기 쓰듯 꼼꼼히 적는 것도 그렇지만, 특별한 장소에서의 특별한 느낌을 압축한 글은 작가의 글솜씨가 만만치 않음을 나타냅니다. 갠지스강변에서의 느낌 가운데 한 대목입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 아침. 시간이 힘을 잃어버린 듯 몸은 물속의 풀처럼 가벼이 흐느적거리고 마음이란 놈은 무언가를 버릴 준비 중이다. 무엇을 버릴 수 있을까. 대답없는 질문들이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 잔잔한 아침 바람에 실려.(43쪽)” 그리고 보니 그네들이 부른 ‘잃어버린 꿈을 만나다’의 노랫말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읽어가다 보면 그녀가 무엇을 버리려 하는지 느낌은 오는데, 정작 그녀가 무엇을 버렸는지는 분명치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바라나시까지 만나러 간 사랑하는 하비는 왜 혼자 하비에 떨어져서 살고 있는 것인가요? 그녀는 바라나시에만 머물지 않고 리시케시, 하리드와리, 암리차르, 푸쉬카르, 자이살메르 등등 끊임없이 이동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그의 친구들, 그리고 인도사람들은 물론 외국인들까지도 망라하여 다양한 사람들과도 서스름없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열린 마음을 가늠해보기도 합니다.

 

저자가 자이살메르에서 낙타를 타고 간 2박3일의 사막 사파리는 저도 꼭 해보고 싶은 여행 아이템입니다. “태어나 처음 맞는 밤. 모래를 침대 삼아, 별빛을 천장 삼아, 확대경으로 하늘을 눈앞에 당겨 놓은 듯, 별이 환하게 쏟아진다. 할 말을 잃고 그저 목이 멘 내 볼에, 또르르 눈물이 흐른다. 아니 별이 볼을 따라 미끄럼을 탄다. 별을 덮고 잠이 든다. 너무도 환상적인 미지의 세계에서.(165쪽)”

 

그리고 ‘다시 한 걸음’은 그녀가 마음에 둔 짐을 인도에 남겨두고 떠난다는 이야기가 맞겠지요? 선문답 같았던 프롤로그에 비하면 에필로그는 엄청난 분량의 단어들을 쏟아놓고 있는데, 오히려 저는 생각이 분산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요? ‘길은 끝도 답도 보여주지 않지만 나는 걸어갈 것이다.’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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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그릇 -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
이즈미 마사토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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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하는 일은 의지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돈을 버는 일은 의지만으로 되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천운이 따라야 되는 일이라는 것인데, 그래서인지 돈되는 일에는 적극적이지 못해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즈미 마사토의 <부자의 그릇>을 읽으면서 돈을 버는 일도 나름대로는 의지가 작용하는구나 싶었습니다.

 

<부자의 그릇>을 어떤 분야의 책으로 구분해야 할 것인지 헷갈리는 느낌입니다. “일생을 ‘돈의 교양과 본질’을 전파하는 데 바쳐온 일본 최고의 경제금융교육 전문가의 교양 소설!”이라는 출판사의 카피를 보더라도, 문학작품, 자기계발, 혹은 인문교양 등에 걸쳐 있다는 느낌입니다. 소설형식이라는 점에서는 분명 문학작품이 맞겠고, 돈의 본질을 깨우친다는 점에서 보면 인문교양서가 맞겠으나, ‘돈을 키우는 능력을 키우는 법’이라는 부제를 보면 자기계발서로 분류해도 무난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듯 헷갈릴 때는 느낌이 가는대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분수를 알아야 한다’는 우리 옛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그릇에 맞게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탈이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인데, 바로 그 말이 꼭 들어맞는 이야기입니다. 은행원으로 자족하면서 살았더라면 아내와 병든 딸을 잘 돌보면서 평탄한 삶을 살았을 남자가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사업을 시작하면서 초반 승승장구하지만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면서 몰락의 길로 접어들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면 주인공은 몇 차례에 걸친 갈림길에서 욕심을 내는 선택을 한 것이 끝내는 스스로를 곤경에 빠뜨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특히 사업이 잘 나갈 때는 하향세에 들어섰을 때를 대비하여 새로운 아이템 발굴에도 투자를 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벤처회사가 창업 아이템이 먹힐 때는 승승장구하다가 그 아이템이 한계에 부딪혔을 때 새로운 아이템을 내놓지 못하면 몰락의 길을 밟게 된다는 일반적인 원칙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니 주인공이 사업을 창업할 때 만들었던 크림주먹밥이 잠시 떴지만 지속가능한 경쟁력이 없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사람들의 기호는 움직아는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결국은 사업을 접고 아내와 이혼까지 한 주인공이 좌절에 빠져 있을 때, 자신을 조커라고 소개한 노인이 등장하게 됩니다. 조커는 주인공의 실패사례를 사겠다는 제안을 합니다. 우리는 흔히 타인의 성공사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 하기 쉽기 때문인데, 성공사례를 따라하다가 한계에 부딪히게 되면 해결방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사례를 만나게 되면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해결방안을 같이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실패한 사례 역시 소중한 자산이 된다는 것이지요. 하다못해 실패한 경험을 책으로 쓸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조커는 설명하기도 합니다.

 

소설의 형식이지만, 곳곳에 돈의 본질에 관한 금과옥조 같은 명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끄는 기본 원칙은 “‘무엇을 하느냐’보다 ‘누구와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89쪽)”, “사람들은 회사가 문을 맏거나 개인이 파산하는 원인이 ‘빚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수중에 ‘돈이 없어지기 때문’이다(96쪽)”, “돈에 소유자는 존재하지 않는다(105쪽)” 등입니다.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말은 “사람에게는 각자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가 있다.(220쪽)”였던 것 같습니다. 자신의 분수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제가 여전히 월급쟁이로 남아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돈이란 부족한 듯하지만 쓸 만큼만 있으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 역시 돈의 지배를 받는 삶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하려 한 것 같습니다.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고 돈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가족애나 우정이 깨지는 두려움, 돈을 얼마나 소유하는지에 따라 인생이 결정되고 그릇된 방향으로 향할 수 있다는 무서움, 돈보다 중요한 것은 전혀 보이지 않게 되는 공포 등’을, ‘돈의 지배’를 받는 삶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돈으로부터 지배를 받는 삶보다는 돈을 지배하는 삶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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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은 답을 알고 있다 - 길을 잃었을 때,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때
석정훈 지음 / 알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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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만취한 다음날 집에 어떻게 돌아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를 경험하곤 했습니다. 이미 익숙하기 때문에 몸이 절로 따라 움직인 것일까요? 무의식이 안내한 것일까요? 그런데 집에 잘 돌아오던 단계를 넘어서더니 이제는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낮선 곳에서 헤맨 경우가 늘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는 무의식이 안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일까요? <무의식은 답을 알고 있다>는 “우리가 길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우리의 무의식이 우리가 가야할 곳으로 스스로 찾아가게 만든다(6쪽)”라는 명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지나치게 의식적으로 통제하려 들면 일이 꼬일 수 있기 때문에 무의식에 맞겨두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는 주장인 듯합니다.

 

저자는 지금 우리사회가 길을 잃은 것처럼 방황하고 있는 사람들로 넘쳐나가 있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지나친 경쟁에 내몰려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삶은 내가 가야할 길에서 벗어난 것이며, 원래의 길을 찾아내야 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유수의 기업에서 활동하다가, 삶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기회가 되어 과감하게 전혀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즉 최면을 바탕으로 심리상담을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얻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이 책을 저술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자가 프롤로그에 요약한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장에서는 우리가 왜 무의식의 영역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다룹니다. 2장과 3장에서는 무의식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어쩌다 잘못 작동하게 되는지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4장과 5장에서는 무의식을 어떻게 활용해야 우리가 원하는 답을 찾고 진정 바라는 삶을 살 수 있는지, 그 방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9쪽)”

 

저자는 무의식이 자동반사적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합니다. 우리의 무의식은 주변의 중요한 사물을 빠르게 알아채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심리학에서의 유명한 <보이지 않는 고릴라; http://blog.joins.com/yang412/13009658>의 저자 크리스토퍼 차브리스는 “우리는 누구나 자신 앞에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과거에 있었던 주요 사건들을 정확히 기억할 수 있으며, 지식의 한계를 잘 이해하고, 인과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런 직관적인 믿음은 틀릴 때가 많고, 우리의 인지능력이 명백한 한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감추기도 한다.”라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직관이라는 개념은 아마도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무의식과 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저자는 자유의지에 관한 논란과 관련하여 의지가 행동을 결정하기 전에 무의식은 이미 행동으로 옮기고 있더라는 실험을 인용하기도 합니다. 샘 해리스박사가 <자유의지는 없다; http://blog.joins.com/yang412/13064786>에서 설명한 바와 흡사한 논리 같습니다. 자유의지의 유무를 뇌신경생리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명하는 것을 읽으면서, 저는 ‘자유 의지는 없다’는 결론이 다소 성급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그것은 뇌과학이 풀어내지 못하고 있는 영역이 아직도 무한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셔머가 <과학의 변경지대; http://blog.joins.com/yang412/12502415>에서 최면은 과학과 비과학의 경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최면이론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려드는 것은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의식의 잘못된 인도로 삶을 방황하고 있는 것이므로 무의식을 깨워 답을 찾도록 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무의식이 의식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길을 찾아간다는 것에는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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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궁금한 모바일 이야기
김성규 지음 / 이담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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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핸드폰 약정기간이 끝났습니다. 통화품질도 그렇고, 카메라의 기능도 조금 업그레이드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핸드폰을 바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좋은 방법을 찾고 있지만 워낙이 핸드폰의 종류도 많고, 관련된 통신사의 가격이나 서비스 내용도 천차만별이라서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전번에 무료로 업그레이드를 시켜준다는 말에 현혹되어 손해를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욱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SK텔레콤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성규님이 쓴 <당신이 궁금한 모바일 이야기>입니다. 보통 책을 쓸 때는 누가 주로 책을 읽을까를 고려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아주 다양한 사람들을 염두에 두셨던 모양입니다. 저와 같이 핸드폰에 관심이 있는 사람, 핸드폰 판매점이나 대리점 운영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내용을 두루 담았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정리한 이 책의 얼개는 이렇습니다. 첫 번째 장에서는 핸드폰의 시장 가격이 형성되는 기전과 통신 시장이 운영되는 방식을 설명하고, 두 번째 장에서는 핸드폰을 구매할 때, 특히 요금제를 포함하여 똑똑한 선택을 하기 위하여 알아두어야 할 사항을 설명합니다. 세 번째 장에서는 핸드폰 대리점의 속사정과 잘되는 매장의 비결, 넷째 장에서는 대리점을 종합관리하는 통신사 마케터의 일상, 다섯째 장에서는 통신시장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역시 개인적으로는 핸드폰의 구매에 관한 장이 가장 절실하게 파악하고 싶은 부분이었는데,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사항들을 꼼꼼하게 짚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정적인 한 방을 찾지 못한 것은 아무래도 저의 책읽기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지난 번에 제가 속칭 호갱님이었던 것 같은데, 좀 아는 고객 티를 내려면 “S 모델 할부원금 얼마까지 가능해요?”라고 물어야 한다는데, 무슨 의미인지 확 와닿지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젊은 독자들이라면 쉽게 이해되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맥락으로 보아서 핸드폰을 일시불 현금으로 구매하는 것이 정답인 것 같으면서도 뭔가 빠트린 무엇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니 말입니다. 아무래도 조만간 시장조사에 나서야 할 모양입니다. 특판, 대리점, 인터넷 등 다양한 판매처와 개통조건을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역시 문제는 대리점이 싼지, 판매점이 싼지에 대하여 코미디의 유행어를 따다가 ‘그때그때 달라요’라고 답한 것을 보면 갑자기 허공을 움켜 쥔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저자에 대한 배신감 같은 것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중간에 ‘독서경영’이라는 작은 제목을 만나게 됩니다. 핸드폰을 어떻게 사고파는가를 설명하다 말고 생뚱맞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저자는 매장 직원들에게 독서를 권하고 있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독서를 통하여 상상력을 높이고 문제해결 능력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 이것이 보이지 않지만 성공으로 가는 매장과 그렇지 못한 매장을 가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보면 곳곳에서 저자의 책읽기 내공을 엿볼 수 있기도 합니다. ‘독서 경영’을 설명하면서 헨리 데이빗 소로의 <월든>에서 ‘한권의 책을 읽음으로써 자신의 삶에서 새 시대를 열어본 사람이 너무나 많다(130쪽)’는 구절을 인용하고 있는 것처럼 곳곳에서 저자의 독서신공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길재라는 분을 모신 자리에서 “제가 강의를 할 때나 컨설팅을 할 때뿐만 아니라, 저에게 미래와 성공을 위한 방향과 지표를 알려주는 것은 항상 독서였습니다. 앞으로 아무리 바빠지더라도 저는 지금보다 더 많은 책을 읽고 싶습니다.(131쪽)”라는 말씀을 새겨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핸드폰의 앞날이 어떨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빠르게 향상되어 가는 핸드폰의 기능을 뒤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아 그저 전화를 걸고, 간단한 자료검색과 카메라 기능 정도를 쓰는 것도 숨이 찰 지경입니다. 하지만 조금씩 배우고 익히면 안될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적어도 가지고 있습니다. 빠트릴 뻔 했습니다. 핸드폰 관련 사업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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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범죄를 공부하는가 - 최고의 프로파일러 표창원 박사의 두려움 없는 공부
표창원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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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그렇지 않지만 아무래도 학문의 현장을 떠나면 공부가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표창원박사님의 <왜 나는 범죄를 공부하는가>는 과거형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 아닐까 싶습니다. 범죄의 현장을 파고들어간다는 점에서는 한때 제가 했던 법의부검과 일맥상통하는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께서 국내 최초의 프로파일러라는 호칭을 가지고 계시다고 해서 그렇다면 프로파일러를 프로파일링하는 기분을 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완독을 마친 다음에 든 첫 번째 느낌은, ‘저자께서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뒤돌아보셨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즉 자신이 걸어온 삶을 거짓 없이 솔직하게 적어 내려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서전을 쓰게 되는 이유도 다양하겠습니다만, 보통은 하던 일에서 은퇴하신 분들이 걸어온 길을 회고하기 위해서 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언젠가 모든 일에서 물러나가 되면 한번 해보고 싶은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특히 정치에 뜻을 두신 분들이 많이 하시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대개는 선거를 앞두고 붐을 이루기도 합니다. 출판기념회를 겸해서 자신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출판기념회에도 제약을 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자가 살아온 삶의 전체를 요약해보면 참 부지런하고 도전적으로 살아오셨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앞을 가로막는 장애를 뚫기 위하여 자신을 내버리기도 하는 도전정신으로 충만해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저와 통하는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제 경우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예기가 많이 꺾여가더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켜야 할 선이 눈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단 꽂히면 결과를 면밀하게 고려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충분히 설명이 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저자는 최초이자 최고의 프로파일러하고 합니다. 경찰대학의 졸업하시고 4년쯤 뒤에 영국 엑시터대학에서 석사와 박사를 받으셨다고 하는데, 책에서 설명하시는 내용으로 보아서는 학위논문이 프로파일링과 얼마나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분명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프로파일링에 관한 과목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신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영국으로 떠나기 전에는 범죄수사와 관련된 보직을 얼마나 하셨는지도 분명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국에서 돌아오셔서는 바로 경찰대학에 교수로 근무를 시작하셨으니 범죄현장을 지킨 현장경험보다는 교육과 연구분야에서 주로 활동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범죄자의 심리 역시 사회의 변화에 따라서 진화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현장경험이 아주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주 전경대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하면서 중대장과 갈등을 빚는 과정을 보면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성격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책임을 지겠다는 의식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파장이 번져갈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충분히 다양하게 검토하지는 않으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일종의 항명사건이라고 하겠습니다만, 당시에도 결국은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고 가지 않은 것은 중대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용기와 순수함을 좋지만, 너무 경솔하고 무분별한 태도는 고치라(229쪽)”는 충고와 함께 ‘당신이 미워서가 아니라, 부하이자 경찰후배로서 아끼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니 이해하라’는 말로 화해를 청했주셨다고 했는데, 저자께서 먼저 용서를 구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 당시 내가 했던 모든 말과 행동들이 전적으로 옳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했으니 말입니다. 잘못을 혼자서 반성하고 후회하는 것은 결코 잘하는 일은 아닙니다. 나의 잘못으로 인하여 피해를 본 분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비는 일을 반드시 해야 다음번에도 실수를 하지 않는 법이니까요.

 

경계와 불신의 대상이었던 정치와 엮이는 행보를 선택한 것이 과연 적절했는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박사과정은 자비로 하셨다고 했지만, 역시 휴직조치를 받으셨고, 석사과장은 국비로 마쳤을 뿐 아니라 범죄수사에서 뜨고 있는 프로파일링 분야의 최고 권위자께서 정치적 소신 때문에 맡고 있고, 앞으로도 이어가셔야 할 후배양성의 길을 버린 것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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