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의 르네상스 아트 라이브러리 6
패트리샤 포르티니 브라운 지음, 김미정 옮김 / 예경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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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에 다녀온 발칸반도 여행을 베네치아에서 마무리하였습니다.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19세기 발칸반도를 두고 오스만투르크와 격돌했던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하는 것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아드리아해안에 흩어져 있는 유적들 가운데 베네치아와 관련이 있는 곳이 많았기 때문에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래 전에 이탈리아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했을 때 냈던 하루의 짬을 우리는 밀라노로 갔습니다만, 이번에 다녀와보니 자유투어로 베네치아의 속살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그때는 밀라노로 가기를 잘 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 프루스트나 오르한 파묵 등의 작품을 통하여 베네치아의 모습을 조금씩 맛보다가 존 러스킨의 <베네치아의 돌>을 읽으면서 베네치아에 조금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던 것인데, 이번에 베네치아 방문을 통하여 실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한 나절 머문 것으로 베네치아를 모두 느낄 수 있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사실은 베네치아의 뒷골목 광장에서 그들이 사는 모습을 잠시 보았고, 곤돌라를 타고 베네치아 사람들이 사는 골목(?)을 돌아보았으며, 모터보트를 타고 수로를 달리면서 수로변에 들어서 있는 오래된 집들을 보았습니다. 일정 때문에 산마르코성당이나 두칼레궁전은 바깥에서 휘~ 돌아본 것이 전부였던 터라 베네치아가 가지고 있는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아쉬웠던 터입니다.

 

패트리샤 포르티니 브라운의 <베네치아의 르네상스>는 그런 아쉬움을 채워주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르네상스를 말하면서 베네치아를 따로 떼어낸 것은 베네치아 사람들은 피렌체와는 다른 그들만의 가치와 의도에 따라 고대를 재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베네치아 사람들은 피렌체가 일구어낸 것들까지도 고대문명으로 이해했다는 것입니다.

 

철학자이자 시인인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1304~1374)는 베네치아를 ‘세상의 다른 곳(Mundus alter, 문두스 알테르)’라고 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세상의 다른 곳 베네치아가 성립되어 발전한 과정을 요약하고, 베네치아의 예술이 발전해온 배경, 그리고 그들이 남긴 건축과 미술품에 대하여 설명하고, 예술이 꽃피우는데 기여한 종교와 사회의 모습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건축과 회화 그리고 조각작품의 도판을 곁들여서 르네상스 시기의 베네치아의 예술사조는 물론 당시 베네치아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까지도 유추해내고 있습니다.

 

베네치아 이야기를 적게 되면 1480년 베네치아를 방문했다는 독일의 성직자 펠리스 파버의 말을 꼭 인용할 것입니다. 그는 “바다 한가운데에 경이로운 자태로 높다란 성들과 멋진 교회들, 그리고 화려한 저택과 궁전을 맘껏 뽐내며 떠있는, 저 유명하고 위대하며 부유하고 성스러운 도시, 지중해의 여인 베네치아(10쪽)”라고 찬탄해마지 않았다고 합니다. 성 마르코성당을 찾아갔을 때, 콘스탄티누폴리스에서 강탈해왔다는 청동으로 된 네 마리의 말을 정문 파사드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이번 여행을 베네치아에서 마무리하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는 점이기도 합니다.

 

버스를 타고 베네치아의 초입에 도착한 다음에 배로 갈아타고서 산마르코광장 부근으로 이동하면서 느꼈던 모호한 감정의 정체가 다음 구절을 읽으면서 파악되는 것 같습니다. “배를 타고 베네치아에 도착할 때의 광경은, 교외를 지나 성문을 통과하고 길을 따라 점점 도심에 접근해가는 여느 도시 입성과는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방문객들은 처음부터 베네치아를 한 눈에 펼쳐진 일대장관으로 경험한다. 그런 다음 발길이 닿지 않은 물길을 따라 마치 카메라 렌즈의 초점을 맞추듯, 곧바로 도시의 심장부에 다다른다. 베네치아에서는 사물들이 시시각각 달라 보인다. 관광객들이 여기저기 시선을 돌려 빛과 대기가 뒤섞인 흐릿한 수평선으로 녹아 들어가는 아른거리는 수면을 볼 때, 그 동안 전해들은 얘기와 실제가 그렇게 확연히 달라 보이는 것은 베네치아의 실제 지형적인 위치 때문일 것이다.(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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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4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우석균 옮김 / 민음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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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를 공부하다면서 눈에 띈 작품입니다. 노벨상 수상작가로 유명한 파블로 네루다의 이름을 제목으로 가져온 것을 보면 네루다에게 헌정하는 작품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작가는 삼류 신문사의 문화담당 기자로 일하면서 이 작품의 무대가 되고 있는 이슬라 네그라에 머물고 있는 네루다를 기습 방문하여 인터뷰를 하고, 가십난에나 어울릴 야리꾸리한 기사를 써보려 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 기사는 쓰지 못했고, 대신 오랫동안 마음속에 묻어두었던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취재과정에서 시인의 집을 기웃거렸고, 그 집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을 엿보면서 이야기의 줄거리를 가다듬어 갔던 모양입니다. 그때 만난 사람이 이 책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마리오의 부인 베아트리스 곤잘레스였나 봅니다. 실종된 남편의 이야기를 써달라는 부탁을 했던....

 

작가는 이 작품의 큰 줄거리를 “열광적으로 시작해서 침울한 나락으로 떨어지며 끝을 맺는다”라고 간략하게 요약하고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요약한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때는 1970년대 초반. 칠레의 작은 어촌 마을에서 우편배달부로 일하는 마리오는 마을의 가장 고명한 주민인 파블로 네루다에게 우편물을 전달하는 것이 유일한 업무이다. 아름다운 소녀 베아트리스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 마리오는 네루다에게 소녀를 위한 시를 써달라고 조른다. 네루다는 우체부에게 메타포를 가르쳐주어 베아트리스에게 사랑을 고백하게 하고, 베아트리스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리오와 베아트리스는 결혼을 하게 된다. 이후 네루다가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어 마을을 떠나 있을 때나 주프랑스 대사로 임명되어 파리에 있는 동안에도 둘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을 이어간다. 피노체트가 일으킨 쿠데타로 살바도르 아옌데가 목숨을 잃고 네루다 역시 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에도 마리오는 목숨을 걸고 네루다를 찾아와 그의 곁을 지킨다.”

 

시간적으로 이야기는 크게 세 개의 구간으로 나누어지는 것 같습니다. 우연히 우편배달부가 된 마리오가 네루다와 인연을 맺게 되고, 그의 도움을 받아 베아트리스와 결혼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도입부가 될 것 같습니다. 네루다가 지지자들에 이끌려 대통령선거에 나섰다가 살바도르 아옌데 후보로 단일화가 이루어지면서 아옌데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네루다가 프랑스 대사로 떠나게 되고, 그 사이 마리오는 네루다로부터 전수받은 메타포를 이해하여 시작(詩作) 공부에 나서는데, 사실은 일상에서 시상(詩想)을 가다듬어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일상에는 개혁적인 성향의 아옌데 대통령에 대한 보수파의 조직적인 저항을 우회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아옌데 정부에서 네루다는 프랑스 대사로 임명되는데 파리에서도 이슬라 네그라의 풍광이 삼삼하여 향수병에 빠졌던 모양입니다.

 

그 사이에 네루다는 내심 기대하던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되고, 마리오는 동네 잔치를 열어 문학적 스승에 대한 경의를 표시합니다. 정말 좋은 제자인 것 같습니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노벨상 수상 이후에 네루다는 병이 들어 이슬라 네그라로 돌아오고, 마리오는 드디어 첫 번째 시로 공모전에 나섭니다. 네루다로부터 전수받은 메타포를 찾는 작업이 결실을 맺게 된 셈인가요?

 

처음 만남에서 네루다가 마리오에게 해준 “칠레에서는 모두가 시인이야(28쪽)”라는 말이 사실이었던 셈입니다. 아니면 마리오가 시인의 자질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요? 네루다가 자작시를 들려주는 동안 마리오는 자신이 이상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고백합니다. 네루다가 낭송해주는 단어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바다와 같았다거나, 그런 모습을 보는 동안 멀미를 느꼈는데, 마치 자신이 낭송하는 말 들 사이로 넘실거리는 배와 같았다고 합니다. 정말 특별한 마리오인 것 같습니다.

 

네루다가 투병을 하는 사이에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 아옌데 대통령은 숨지고 네루다 역시 연금상태에 있다가 병이 중해지면서 병원으로 옮겼지만 죽음을 맞게 됩니다. 그리고 마리오는 찾아온 누군가에 의하여 어디론가 끌려가고....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하여 네루다의 서민적인 풍모를 부각시키고, 칠레 민주화과정이 좌초한 것을 애닲아하는 마음이 진하게 묻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아옌데 정부를 무너뜨린 군사쿠데타를 주도한 피노체트는 1974년부터 1988년까지 철권을 휘두르면서 반대세력을 탄압하였습니다. 마리오의 실종은 그와 같은 앞날을 예고하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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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보물창고 - 열정과 젊음의 도시 브라질의 뒷골목 탐험
허다연 지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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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유여행을 하면 좋겠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단체여행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중남미는 최근에서야 우리나라 사람들의 발길이 많아지고 있기는 합니다만, 멀기 때문인지 알려진 것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브라질 보물창고>라는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되었습니다만, 일단은 자유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브라질의 속살을 내보일 정도로 그곳 사람들의 일상에 밀착되어있는 것들을 소개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아마도 작가가 브라질에 가까운 파라과이에서 성장하면서 자주 브라질을 다녀보았기에 가능했던 것 아닐까 싶습니다.

‘가까이서 보아야 더 예쁘다’라는 제목의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그 무엇도 영원하진 않다. 커피도 식고, 연기도 흩어지고, 시간은 흘러가고, 사람은 변한다. 쉽게 사라지고 변하는 것들을 잠시 멈추고 싶을 때, 내가 종종 찾았던 곳이 브라질이다.”라고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브라질은 별로 변화가 없는 그런 곳이라는 이야기일까요? 분명하지는 않지만 흥이 넘치는 브라질이 삶의 독을 풀어주는 장소라 해서 좋아했던 아버지와의 추억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자주 찾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작가는 브라질로 가는 방법과 브라질의 진정한 모습이 무엇인지, 그리고 브라질을 여행할 때 조심해야 할 것들을 먼저 소개합니다. 어쩌면 축구, 삼바 등으로 대표되는 브라질에 대하여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을 정리하는 셈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브라질여행을 통하여 얻은 것들을 소개합니다. 이 부분은 개인적인 경험이라고 넘어가도 좋을 것들도 포함됩니다. 역시 먹는 것이 중요한가 봅니다. 하기는 요즘 젊은이들은 여행에서 경치나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먹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브라질이 저자에게 준 느낌은 푸르름이었던가봅니다. “브라질에 가는 것은 큰 정원에 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울창한 숲 때문인지 높게 뻗은 나무들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마어마한 정원에서 생각도 하고, 음악도 듣고, 좋은 사람과 차도 마시는 느낌을 받았다.(48쪽)” 결국 브라질은 힐링이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브라질은 위험한 곳이라는 점을 곳곳에서 강조하기도 합니다.

지역적으로도 차별화되는 특색이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브라질 속의 특별한 브라질이라는 제목으로 리우 데 자네이루, 상파울루, 그리고 이과수, 보니토, 살바도르 등을 별도로 구분하여 설명합니다. 그 나머지 지역은 특별한 것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아직도 개발되지 않고 숨어있는 곳이라는 의미로 읽힙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찾지 않는 그런 곳이 넘쳐나기 때문에...

이과수 폭포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 걸쳐 있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폭포의 80&는 아르헨티나에 있지만, 폭포의 웅장한 모습은 브라질에서 더 실감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적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니 나이아가라폭포 역시 폭포에 접근하는 것은 미국 쪽이 더 쉽지만, 전체적으로 조망하기는 캐나다 쪽에서 가능한 것과 같은가 봅니다.

브라질에 가야 하는 이유로 주저 없이 해변이라고 꼽은 저자입니다. 아마도 바다가 없는 파라과이에서 성장한 탓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해변에서 찍은 사진들을 엄청나게 올려놓았습니다. 저자가 해변을 꼽은 이유는 브라질에는 크고 작은 해변이 2천개가 넘게 있다고 합니다. 바다를 접하고 있으면 기본으로 해변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 이야기하는 해변이란 모래사장이 깔려 있는 장소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브라질의 대표적인 해변하면 리우의 코파카바나를 떠올립니다만, 이파네마, 레브론 해변 등 특징이 다른 해변들도 있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니 해변에 가본 적이 언제였던가 싶습니다. 오늘은 해변에 나가봐야 하겠습니다.

작가가 마지막으로 적은 특별하지만 위험하다는 잔소리는 꼭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브라질은 만만하게 생각할 곳은 절대 아닌 것 같기 때문에 특별하게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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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페루 - 신이 숨겨둔 마지막 여행지
이승호 지음 / 리스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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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잉카문명이 꽃을 피웠던 페루는 아즈텍문명의 중심지였던 멕시코와 함께 남미여행에서 빠트려서는 안될 곳입니다. 일반적으로 여행사 상품을 이용할 계획이기 때문에 여행사에서 안내하는 데로 따라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몇 가지 이유에서 어느 정도는 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여행사의 상품마다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곳을 중점적으로 볼 것인가를 고민한 다음에 여행사 상품을 골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행지에서는 물론 가이드가 안내도 하고 설명도 합니다만, 가이다마다 차이가 있어서 설명을 대충하고 건너 뛰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미리 공부를 하고 가면 놓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거나, 다녀와서도 보충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호승 작가의 <언젠가는, 페루>는 참 좋은 페루 여행 안내서입니다. 페루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요약하고, 페루에서 빠트리면 섭섭할 볼거리들을 리마, 이카, 쿠스코, 맞추픽추, 푸노 등으로 구분하여 정리하고 있습니다. 교통편과 숙소, 먹거리 등을 구하는데 있어서 주의할 사항도 빠트리지 않고 있습니다. 여행지에 관한 역사적 배경도 간략하게 요약하였고, 특히 페루 사람들의 특성도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 페루에 관한 전반적인 것들을 요약하고 있기 때문에 자유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단체로 여행하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사항들도 잘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풍부한 사진도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단체여행을 하게 되면 교통평과 숙소는 크게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먹는 것은 어느 정도는 알고 가는 것이 좋겠지요. 볼거리에 관한 정보는 아주 중요하죠. 사진이 많으면 금상첨화가 되겠구요.

 

최근에 남미를 다녀오신 분이 계신데, 다녀오셔서 하는 말씀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린 기억밖에 남는 것이 없었다고 합니다. 물론 돌아보는 지역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대부분 비행기로 이동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어쩌면 사전에 남미에 대하여 충분하게 공부를 하지 않고 떠났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언젠가는, 페루>의 기획 가운데 눈에 띄는 점은 모두 아홉 꼭지나 준비한 ‘페루, 한뼘 더 들어가기’입니다. 페루의 정치, 사회적 고질병인 부의 불평등, 경제, 나스카 라인, 가톨릭, 기후, 잉카제국이 멸망한 이유, 알파카, 그리고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등을 주제로 조금 깊이 요약하고 있습니다. 앎의 깊이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는 늘 고민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만, 적절한 선에서 참을 수 있는 것은 대단한 내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자가 소개한 노벨문학상 수상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를 읽어보려고 준비하였습니다. 방문하는 나라의 문학작품을 골라 읽는 것은 여행준비과정에서 빠트릴 수 없는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특히 오랫동안 한일관계의 쟁점이 되어온 위안부문제와 유사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저자가 페루를 꼽은 이유는 단순하게 잉카문명의 유적에 더하여 스페인제국의 식민지배를 받는 동안 겪은 온갖 어려움, 해방 이후에도 사회적 불안이 지속되는 등 사회적 여건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잃지 않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 페루사람들의 특유의 민족성 등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프롤로그를 이렇게 마무리한 것 같습니다. “리마, 이카, 쿠스코, 맞추픽추, 푸노가 당신을 기다린다. 멀다고 망설이지 말자. 문화가 생소하다고 겁먹을 것도 없다. 세계에서 가장 생기 넘치는 사람들과 경이로운 자연, 그리고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는 곳. 페루를 여행하고 난 뒤에 당신의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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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차이나 - 오늘의 중국을 읽는 키워드 33
길호동 지음 / 이담북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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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굴기(崛起)라는 단어가 익숙해졌습니다. 특히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듣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영역에서 굴기하는 모습을 보이는 중국을 조망하는 <굴기의 시대; http://blog.joins.com/yang412/13278563>도 나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글만리; http://blog.joins.com/yang412/13651448>가 대중의 관심을 끌었던 것도 중국의 눈부신 성장 뒤에 숨어 있는 모습을 담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변하는 것처럼 중국인들도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중국이 달라지는 속도만큼 빠르게 달라지고 있는가 봅니다. <리얼 차이나>는 과거와는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는 중국인들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베이징에서 박사를 마치고 우리나라 대기업의 현지법인에서 근무한 20년이 넘는 세월을 통하여 몸으로 겪은 중국인들의 변화과정을 상세하게 정리해냈습니다. 저자는 중국인들이 우리와의 차이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하게 관찰해왔던 바를 토대로 하여, 중국이 어떻게 해왔고, 한국과 많이 달랐던 점들이 지금은 얼마나 가까워졌으며, 차이가 여전한 점은 무엇인지를 짚고 있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과 수교하기 이전의 40여년에 걸친 단절의 시기가 있었지만, 오랜 역사를 통하여 서로에게 영향을 미쳐왔던 것처럼, 현재의 중국과 한국, 그리고 중국인과 한국인은 더 깊고 넓게 얽혀 살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서로에 대하여 더 넓고 깊으며, 올바른 이해가 절실한 시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잘 살아보세’를 내세우며 피땀을 흘리던 시절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었던 것처럼 중국 역시 1978년 출범한 개혁개방이 1992년 덩샤오핑의 독려로 추진력을 얻은 변화가 오늘의 중국이 있게 한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새로운 중국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 황금의 매력에 다시 눈을 뜬 중국의 모습, 중국 사회를 견인해나갈 새로운 이념의 부재가 가져오는 사상적 혼란, 새롭게 떠오르는 문화코드 등 급변하고 있는 중국에서 주목할 것들을 골라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과 한국과의 관계는 물론 세계로 향하는 중국의 현주소에 대하여도 짚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공자로 대표되는 유교에 관한 내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중국에서 전해진 유교의 전통이 오늘날까지도 우리 사회의 저변에 깔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중국 역시 유교적 전통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서구문명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유교의 존재감이 퇴색하기 시작하여 심지어는 문화혁명 기간 동안에는 철저하게 파괴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겪은 중국 사회는 아직까지도 유교를 대신할 새로운 도덕 체계가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혹자는 최근의 중국사회는 역사상 가장 극심하게 도덕이 붕괴되었고 염치를 잃어버린 사회라고 잘라 말하기도 한답니다. 경제는 발전해가고 있지만, 그럴수록 사회는 삭막해지고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풍토는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붕괴시키고 있지만, 정작 이를 치유할 수 있는 이념이나 종교는 아직 세워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공자를 부활시키려는 노력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역사를 통하여 중국은 우리나라를 일컬어 소중화(小中華)라고 했습니다. 규모는 작으나 문화적으로는 상대할만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단절의 시기가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여전히 괄목상대할 무엇을 가지고 있는 셈이기도 합니다. 전환기에 외세의 침략을 받아 시련(試鍊)을 같이 겪은 동병상련의 감정도 있을 터이며, 빈곤의 늪에서 털고 일어난 자립의 경험을 나눌 수도 있을 터입니다. 세상은 늘 변하는 것이니 한 때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해서 얕잡아보았다가는 큰 코를 다칠 수 있습니다. 중국은 땅의 크기로 보나 인구수로 보나 여전히 막강한 힘을 가진 나라이기에 조심스럽게 다가갈 필요가 있습니다.

 

<리얼 차이나>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는 변하고 있는 중국 사회현상을 기본으로 새로운 중국과 중국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면 신중국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얻을 수 있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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