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열린책들 세계문학 54
볼테르 지음, 이봉지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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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5년 11월 1일 리스본을 강타한 대지진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정리한 니콜라스 시라디의 <운명의 날; http://blog.joins.com/yang412/13586205>을 읽다보면 18세기 프랑스의 계몽철학자 볼테르가 쓴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에서 리스본 재난을 그리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진즉에 읽어보려던 것이 늦어졌습니다.


볼테르(Voltaire)를 필명으로 쓴 프랑수아 마리 아루에(François Marie Arouet; 1694년 11월 21일 ~ 1778년 5월 30일)는 잘 알려진 작가이기도 합니다. 파리의 공증인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귀족에게 결투를 신청하였다고 해서 바스티유감옥에 투옥되었다가 영국으로 추방되었습니다. 영국에서 로크와 뉴턴의 영향을 받고 귀국한 그는 계몽주의 철학자로서, 작가로서,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평생 왕성한 활동을 벌였으며, 특히 당시 광신주의에 사로잡혀있던 로마 가톨릭교회에 대하여 꾸준하게 비판을 하였습니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는 그의 철학이 잘 녹아있는 대표작 가운데 하나입니다. 독일 베스트팔렌 지역의 툰더베르크 남작의 성에서 살던 캉디드라는 순박한 청년이 남작의 딸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쫓겨나, 불가리아군에 끌려갔다가 아바르족과의 전투에서 탈출하여 네덜란드를 거쳐 리스본에 도착하는 순간 대지진이 일어납니다. 그래도 운명은 캉디드의 편이었는지 폐허 속에서 이인을 만나고, 죽은 줄만 알았던 남작의 딸 퀴네공드양과 재회하게 됩니다.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구명하여 리스본으로 팔려온 그녀는 종교재판소장과 유대인 상인의 정부가 되어있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을 살해한 캉디드는 퀴네공드양과 함께 스페인의 카디스를 거쳐 아르헨티나로 건너가게 됩니다. 그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해서 만난 총독은 퀴네공드양에게 눈독을 들이고, 포르투갈에서 뒤쫓아온 체포조를 피하여 파라과이로 도망갑니다. 그곳에서 역시 죽은 것으로 알았던 퀴네공드양의 오빠를 만나지만, 그녀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오빠를 찔러 죽이고 다시 달아나게 됩니다. 캉디드는 전설의 땅 엘도라도에 들어가게 되지만, 안락한 곳에 안주할 팔자는 아니었던지 엘도라도를 떠나 유럽으로 돌아갈 길을 모색합니다. 수리남에 도착하여 퀴네공드양이 있는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는 배를 구하려다가 선장에게 엘도라도에서 가져온 보물을 몽땅 빼앗기고, 결국은 보르도행 배를 타게 됩니다. 카캄보와 약속한 베네치아까지 가게 된 캉디드는 콘스탄티노플에서 종으로 일하고 있다는 퀴네공드양을 만나로 갑니다. 콘스탄티노플로 가는 배에서 다시 죽은 줄만 알았던 팡글로스선생과 퀴네공드양의 오빠와도 재회합니다. 엘도라도를 떠날 때는 엄청난 부를 쥐었지만, 결곡 유대인들에게 속아서 빈털터리가 되었고, 겨우 마련한 작은 땅을 같이 일구면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캉디드는 세상은 ‘최선最善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어왔지만, 온 유럽과 라틴아메리카를 주유하여 발칸에 정착하게 되면서 “태초에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태어난 것은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199쪽)”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공리공론을 집어치우고 일에 매달리는 것이 삶을 견뎌내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사실에 모두들 공감하게 됩니다. 긍정주의 철학자 팡글로스도, 염세주의 철학자 마르틴도, 그리고 캉디드도 말입니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에서 작가는 당시 유행하던 라이프니츠의 낙관주의, 즉 현 세계가 최선의 세계라는 주장이 공허하다는 것을 입증학자 했던 것입니다. 읽다보면 주요 등장인물이 신출귀몰하게도 죽음을 피하는 초능력 혹은 행운을 다반사로 만나고, 또 이런 사람들이 다시 만나는 우연의 연속이라는 점이 신선함을 떨어뜨립니다만, 그래도 당시 대중들에게는 천하를 주유하는 주인공을 따라서 이국풍경을 그려볼 수 있는 신선함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모두 30개의 에피소드에는 주인공 캉디드가 겪은 일 외에도 주요 등장인물들의 이국적인 경험도 곁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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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사회와 그 적들 - 그들이 말하지 않는 복지 국가에 대한 오해와 진실
가오롄쿠이 지음, 김태성 외 옮김 / 부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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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그동안 유보되어 있던 복지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분출하고 있습니다. 물론 필수적인 복지는 그동안에도 조금씩 개선해왔지만, 이제는 보편적 복지로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복지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재원이 필요하고, 재원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복지사회 구현을 위한 합의에 이르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분야에 대한 앎이 선행되고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번 주 [북소리]에서 <복지사회와 그 적들>을 선정한 이유입니다.


<복지사회와 그 적들>은 홍콩 루이쿠(睿庫)연구원의 가오롄쿠이(高蓮奎)부원장이 쓴 책입니다. 저자는 평형 경제학 원리, 신복지사회 이론 등을 발표한 경제학자로 중국 런민대 충양금융연구원과도 인연이 있습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세계는 위기에 처해있다고 진단하고 그 해법으로 ‘저생존원가형 사회’모델을 제시하였습니다. 현재 선진 각국이 추구해온 복지사회 모형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복지사회는 인류의 생로병사와 교육 등 큰 문제들을 해결하지만 저생존원가형 사회는 인류의 의식주 등 세부적인 문제들을 해결을 것(11쪽)”이라고 주장합니다. 책의 내용을 읽다보면 저자가 제시하는 보완된 복지사회의 모형은 중국이 추구할 복지사회의 형식이 되어야 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모두 7개의 장으로 구분된 <복지사회와 그 적들>에서 저자는 먼저 우리가 알고 있는 ‘복지사회’에 대한 개념 가운데 오해하고 있는 점을 짚었습니다. 복지국가가 효율이 낮다는 주장을 비롯하여 그리스 부채위기가 무리한 복지지출이라는 설명이 틀렸다는 것 등을 담고 있습니다.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그리고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5개국의 복지사회 모형을 인용하여 이들이 고효율적인 복지사회를 운용하고 있음을 지적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2008년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파고에 휩쓸리면서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도 했습니다. 금융산업을 육성하면서 몰려든 외국자본의 덕으로 복지국가체계를 구축하였던 것이 거꾸로 발목을 잡은 셈입니다. 아이슬란드의 위기대처방안도 독특해서 은행들은 망하게 두고, 국민들의 가계부채 탕감과 실업수당 지급 확충 등을 통하여 구제금융을 졸업할 수 있었다고 해서 복지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례로 인용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자는 고효율의 복지사회를 구현하고 있는 북유럽 5개국과 다른 나라들이 많은 차이가 있다는 점을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구규모가 다르고, 자원 보유현황도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정책을 적용할 수 없는 원천적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지목되던 한국과 대만, 홍콩과 싱가포르 가운데 사회보장을 건국의 기초로 한 싱가포르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사회복지를 경시하는 편이었다는 지적도 마찬가지 관점에서 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싱가포르의 정책기조는 ‘네 마리의 용 가운데 유일하게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룬 선진국이다.(129쪽)’라고 잘라 말합니다. 1인당 GDP를 단순비교한 결과라고 보이지만, 이면의 정치나 사회구조 등에 눈을 돌리면 과연 그럴까 싶습니다.


저자는 복지사회 구현에 반대하는 논리들 가운데 다음과 같은 7 가지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합니다. “1. 복지사회는 부자 나라에서만 가능하다, 2. 복지사회는 저효율을 야기한다, 3. 복지국가는 실패했다, 4. 복지사회는 시민적 자유를 훼손한다, 5. 복지사회는 국가부채를 늘린다, 6. 복지는 사람들을 나타하게 만든다, 7. 부자의 자선으로 사회복지를 대신할 수 있다.(67-76쪽)” 물론 저자의 주장이 타당합니다만, 견강부회한 점도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복지사회는 부자나라가 아니더라도 가능하다는 주장은 결국 모든 나라가 복지사회를 지향한다는 것인데, 모든 나라가 추구하는 복지사회의 수준이 동일해야 되는가도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결국 복지라는 개념도 사회구성원들이 전반적으로 받아들 수 있는 수준이라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문제는 복지사회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눈높이와 그 사회가 부담할 수 있는 능력 사이의 격차를 해소하는 방법에 따라 정책이 결정될 것 같습니다.


제2장과 제3장은 복지사회가 발전되어 온 과정을 독일, 영국, 북유럽 각국 그리고 미국 등이 시행해온 복지정책들을 살펴가며 설명합니다. 특히 제3장에서는 미국과 영국의 복지정책이 후퇴하게 된 배경을 별도로 다루었습니다. 두 나라가 복지정책의 기조를 바꾸게 된 원인은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파동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걷잡을 수 없이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하여 대처가 선택한 방법은 화폐발행과 공공지출을 줄이고 은행금리를 높였으며, 공기업민영화, 소득세 감면, 노조 권한 축소 등이었습니다. 저자는 이를 전후 노동당이 세운 복지사회를 일거에 무너뜨렸다고 몰아붙였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레이건대통령이 감세를 주축으로 경제회복을 꾀한 정책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감세정책을 통하여 기업활동을 활성화시킴으로서 경기회복을 도모한 것은 그렇다 치고, 감세정책은 결과적으로 중산층의 해체를 가져왔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대처와 레이건대통령이 선택한 경제정책은 중산층의 몰락을 가져오고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입니다.


저자는 감세를 통한 민간기업 활동 지원이 결코 국민들을 부유하게 만들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민간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는 정책인데, 저자는 오히려 민간기업보다는 공영기업이 일자리를 만드는데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공기업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좋은데, 생산효율성의 문제는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공기업을 방만하게 운영하다 결국은 국민의 세금으로 적자를 메웠던 사례들을 알고 있습니다. 공기업 민영화는 민간기업이 가지고 있는 조직관리기법으로 생산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인데, 공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민영화되었을 때 필연적으로 부딪혀야 하는 경쟁을 감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민영화에 반대하는 것 아닐까 생각해볼 일입니다.


저자는 복지사회가 경제의 증진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 나라가 선진국대열에 진입하려면 세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첫 번째 단계는 산업화와 도시화이고, 두 번째 단계는 자주적 혁신과 산업의 자립, 그리고 세 번째 단계는 사회복지와 사회보장제도의 수립이라고 합니다. 첫 번째 단계를 거치면 1인당GDP가 1만 달러에 이르고, 두 번째 단계를 거치면 2만 달러, 세 번째 단계를 거치면 4만 달러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수요적 측면에서 설명한다면, “산업화와 도시화는 농촌의 소비잠재력을 발굴해 냄으로써 경제 성장을 실현할 수 있게 하고, 자주적 혁신과 산업의 자립은 산업사슬의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경제성장의 실현을 도와주며, 복지사회건설을 중․저소득층과 노인층의 소비를 높임으로써 경제 성장을 가속화한다(184쪽)”라는 것입니다. 한국과 대만이 일인당 GDP가 2만 달러에 머물고 있는 이유는 적절한 시기에 세 번째 단계로 진입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밖에도 국제경제를 휘청거리게 한 몇 개의 사건으로 인하여 성장의 탄력을 이어가지 못한 것이 더 큰 이유가 아니었을까요?


복지사회구현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에 관한 저자의 관심은 중국으로 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산업화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중국이 어떠한 복지정책을 채택하는 것이 옳은가에 관한 내용입니다. 사실 중국사회는 과거 공산주의를 기반으로 한 복지가 시행되어왔는데, 이를 대체할 새로운 복지제도를 수립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현재 중국의 경제학계의 동향을 케인스주의나 신자유주의가 아닌 포퓰리즘 경제학이라고 진단한 저자는 삼류경제학자들이 중국의 경제체계를 좌지우지하고 있어 걱정이라고 합니다. 마르크스경제학이 퇴조한 이후 중국 경제학계는 하이에크를 추종하는 경제학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하이에크의 삶은 물론 그가 세운 이론들을 모두 부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하이에크는 시장중심의 자유지상주의를 주장했는데,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지만, 정부와 시장사이의 경계에 대한 구체적 제안은 없었다고 합니다. 또한 노조의 권리를 반대하고 인권을 반대했으며, 민주주의에도 반대했다고 주장합니다. ‘필사적으로 민주주의의 위해성을 과장함으로써 국민이 경제적 자유에 만족하면서 정치적 자유는 지나치게 추구하지 않도록 유도하고자 했다.(247쪽)’라는 것입니다. 저자가 일방적으로 하이에크를 몰아세우고 있어, 아무래도 하이에크의 주장을 따로 읽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하이에크는 경제에서 정부의 역할이 커지면 반드시 전체주의가 된다고 한 적은 없으며, 다만 정부역할이 커졌을 때 드는 비용에 대하여 경고한 바는 있다고 합니다.


제5장 세계 주요 국가들의 복지현황에서 다루고 있는 세계 주요 국가의 4가지 의료보장형태도 참고할만합니다. 영국을 비롯한 캐나다와 호주 등 영연방국가 및 스웨덴 등 북유럽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국가의료보험모형이 있고, 독일, 일본, 우리나라 등의 사회보험 모형, 미국이 대표적인 개인 의료보험모형, 그리고 프랑스와 같은 혼합형이 있습니다. 영국이 시행하는 국가의료보험모형에서는 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의료기관의 접근성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재정부담이 폭증할 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어느 정도는 서비스 제공의 제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소비자의 불만이 커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민영의료보험은 납부하는 보험료의 수준에 따라서 차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동일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평등성이 유독 의료서비스 분야에서만 요구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적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부자들이 민영의료보험으로 이탈하게 되면 사회보험의 재정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 역시 민영의료보험의 도입을 어렵게 하는 것 같습니다. 독일이 공공의료보험에 민영 의료보험을 더하여 운용함으로써 서로 보완하는 방식을 참고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가 <복지사회와 그 적들>에 담아내고 싶었던 것은 중국의 발전전략으로 보입니다. 이미 G2의 위치에 올라선 중국이지만 국가전체를 놓고 보면 개발도상국 수준에 겨우 올라선 중국이 중진국 함정을 피해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려면 앞서 제시한 세 가지 단계의 마지막 사회복지와 사회보장제도의 수립에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2015년 기준 13억 7천만 명에 달하는 국민을 보유한 중국이 복지사회로 진입이 성공하기 위하여 지금까지의 공산주의 체제는 물론 서구의 발전모형인 자본주의체제가 아닌 새로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저생존원가형 사회’를 제시합니다. 현대 자본주의는 인류 모두를 복지사회로 이끌기에는 결함이 있다는 것입니다. 복지국가의 복지프로그램은 다양하면서도 원가가 높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높은 복지수준을 달성하려면 세수를 늘린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공산주의의 철학에 따라 모두가 더 많이 누릴 수 있는 복지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고복지 고세수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생존원가가 낮은 복지사회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생존원가를 낮추면서도 품질을 높게 유지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북유럽 모형의 복지정책을 당장 시행하는 것은 어려우니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제시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와 같은 모형의 복지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도 중국은 상당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 마지막 장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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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광고인 - 광고인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스토리 가이드북 직업공감 시리즈 3
이구익 지음 / 이담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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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담북스가 기획한 청소년들이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주는 ‘스토리 가이드북 시리즈’로 나온 책입니다. 지난 해 나온 윤은숙님의 <승무원, 언니처럼; http://blog.joins.com/yang412/13742514>은 스튜어디스를 꿈꾸는 소녀들을 위한 기획이었고, 이샘물기자님의 <기자로 말할 것; http://blog.joins.com/yang412/13815634>은 기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을 위한 기획이었습니다. 그리고 보면 요즈음 젊은이들이 꿈꾸는 직업이 아닌가 싶습니다. 반면에 그 분야에서 하게 될 일이나 그 분야에 들어가는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자료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읽어본 두 책 모두 청소년들 취향에 맞추어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졌습니다.


디지털 전문 종합광고회사 크리에이티브마스를 창업한 광고인 이구익님이 쓴 <벌거벗은 광고인>은 광고인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참고할만한 가이드북이 될 것 같습니다. 앞선 책들의 저자가 여성들인 것과 달리 이주익님은 남성적이라는 느낌이 강한 기획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저자가 광고인으로 사는 모습을 삽화로 잘 표현하고 있고, 책을 읽는 젊은이들이 궁금해 할 것으로 예상되는 질문들에 안성맞춤한 답변을 내놓고 있습니다.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누어, 광고인에 대해 알고 싶은 것들, 광고인이 되기 위한 모든 것, 광고회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 광고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하여 설명하고, 예상질문을 뽑아 답변을 짧게 정리하였습니다. 사실은 질문이 엄청나게 많을 것으로 예상하셨는지, 설명은 두어 장으로 요약하고 질의응답에 주안점을 둔 것 같이,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았는데, 아마도 기획단계에서 광고분야에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에게 질문을 미리 받았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치밀한 기획 끝에 탄생한 책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사실 저도 광고라는 영역에 대하여 아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 역시 광고를 의뢰하는 일이 별로 없는 탓에 문외한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광고에 관한 지식은 <광고천재 이태백>을 시청하면서 얻어들은 것 밖에 없습니다. 광고인은 창조적인 일을 하기 때문에 남들과는 뇌구조 자체가 다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창조적인 무엇을 만들어내는 천재는 몇 안 된다고 믿고 있고, 다들 누군가 해놓은 일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얹어가는 것으로 충분하며, 요즈음에는 집단지성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향이 있다는 정도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는 아직 광고를 공부할 수 있는 과정은 아직 없다고 합니다. 광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동아리, 광고인들이 진행하는 광고캠프나 광고세미나 등이 전부라고 하니 여건이 참 열악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창조적인 무엇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영역에 대한 앎이 선행한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책, 영화, 미술, 음악 등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경험을 쌓는 일이 선행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광고를 배울 수 있는 배움의 터전도 없고, 그렇다고 광고일을 먼저 시작한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하여 남겨둔 비급(秘笈)도 없는 열악한 여건에 이구익님이 지은 <벌거벗은 광고인>은 분명 좋은 가이드북이 될 것 같습니다. 광고라는 영역에서 닥칠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황을 담으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광고회사에 입사할 때, 혹은 회사를 옮길 때 부딪혀야 하는 면접을 치러야 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저 역시 이 책을 통하여 광고일을 하시는 분들의 애로사항을 알게 되었으니 혹시 광고일을 하시는 분을 만날 기회가 있을 때 오해를 살 일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책읽기는 결코 손해보는 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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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책 읽기 - 엄마와 아이가 함께 자라는
정종민 지음, 이수경 사진 / 이담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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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에 관심은 많지만 막상 책을 읽는 일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습니다. 책읽기도 습관이 되면 가능하기 때문에 먼저 책을 드는 습관을 들이라고 권하곤 합니다.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라는 우리네 속담은 습관이 무섭다는 것과 나쁜 습관이 들지 않도록 하라는 경구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지만, 좋은 습관은 일찍 몸에 배도록 하라는 뜻도 들어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려서부터 책 읽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책읽기를 좋아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겠습니다만, 그렇지 않다면 어른들이 책읽기에 동참하여 책읽기에 대한 흥미를 돋우어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리 집 책읽기>는 자녀의 책읽기를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가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자녀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한 자녀를 둔 부모, 특히 자녀의 책읽기에 관심이 많은 부모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것 같습니다.


저자는 아이의 학교생활과 일상에 맞추어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사계절로 구분하여 계절에 맞는 책을 골라 책의 내용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그 책을 읽으면서 할 수 있는 활동을 각각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생각하기, 글로 정리하기, 말로 표현하기 등, 책을 읽은 결과를 체화하는 과정은 어떻게 하는가를 안내하는 것입니다. 다만 저자도 우려하는 것처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읽기에 빠져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과정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평양감사도 제 하기 싫으면 안한다는 속담처럼 강압적으로 해야 하는 일에 반발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생각으로 아이에게 책읽기를 권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인데, 책과 함께 자란 아이는 강인하고 현명하며, 세상의 가벼운 즐거움에 깊이 빠지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자가 권한 첫 번째 책은 채인선 작가의 <나는 나의 주인>입니다. ‘너 자신을 알라’라고 한 소크라테스의 말이 오랜 세월을 전해오는 것은 자신을 아는 것이 그만큼 중요한 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책을 가까이 해오고 있기 때문인지 저자의 아이는 ‘친구의 씨앗을 심어서 꽃을 피우다’라는 깜찍한 표현을 했다고 합니다. 처음 만난 친구와 사귀는 과정을 이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독서록을 쓰는 습관을 들이는데 도움이 되는 책으로는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책 먹는 여우>를 소개합니다. 책읽기는 좋아하지만 따로 요약하지 않던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독후감을 쓰기 시작한 것은 참 잘한 것 같습니다. 독후감을 통하여 어떻게 읽었는지, 참고하면 좋을 구절을 모아 남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책의 말미에 있는 ‘책지도 만들기’라는 개념은 저도 미처 생각하지 못하던 것인데 참 좋은 생각 같습니다. 저 역시 최근에는 나름대로 정한 방향에 따라서 책을 읽고는 있습니다만, 성장하는 어린이 같은 경우는 각자의 성향이나 관심사를 고려하여 체계적인 책읽기를 위한 설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이 가진 특징을 들었으니, 저 나름대로 보완되었으면 하는 점을 적어본다면, 먼저 간혹 눈에 띄는 외국어가 밟히더라는 말씀을 남깁니다. 얼마 전부터 글 쓸 때마다 외국어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물론 대체할만한 우리말이 없어 굳어진 외국어도 많습니다만, 그런 경우도 가급적이면 우리말로 표현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북클럽에서 각자 읽은 책을 발표하는 방식이 효과적일까 싶은 점이 있습니다. 같이 읽고 각자의 느낌을 서로 말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이 정도만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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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책
폴 서루 지음, 이용현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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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남미여행을 떠나면서 가지고 갔던 책입니다. 이 책에 담긴 여행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여행가 폴 서루의 <여행자의 책>은 한 마디로 ‘여행에 관한 백화점’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행이란 무엇인가?’하는 의문으로부터 여행의 지혜, 규칙, 동반자, 여행방법, 여행기쓰기, 여행장소의 의미, 심지어는 상상여행까지도 저자의 관심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 주제가 되는 ‘여행이란 무엇인가?’를 두고 다양한 소주제로 구분하고, 앞선 여행자들이 남긴 좋은 말들을 모아 나열한데 그치고 있습니다. 물론 작가 자신이 다른 책에 쓴 글들도 많이 인용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또한 인용에 불과한 것이며, 이번 책에서 ‘여행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별도로 이야기할 것이 없다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무언가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은 여행이 선사하는 행복하고 건전한 망상 중 하나이다(21쪽)’라는 견해는 ‘망상’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걸릴 뿐 공감할 수 있겠는데, ‘여행을 하는 커다란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곳을 그대로 구현한 장소를 발견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이상화된 고향, 다시 말해 완벽한 기억을 찾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20쪽)’라는 생각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건성으로 지나치던 여행에 관한 짧은 구절의 끝에서 발견한 “여행의 가장 큰 보상 중 하나는 가족, 오랜 친구들, 친숙한 장소들, 집의 안락한 편의시설, 자신의 침대 등을 재확인하는 고향으로의 귀한이다.(55쪽)”라는 구절은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마다 가졌던 느낌을 정확하게 나타내는 말입니다.


한편으로는 무언가 잘못을 들킨 것처럼 뜨끔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바른 정신을 가진 사람이 6주 안에 다섯 나라를 보기를 원할까?(91쪽)”라는 구절인데, 최근에 제가 다녀온 대부분의 여행은 2주 동안 3~6개국, 심지어는 3주에 8개국을 날아다닌(?) 적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 정신이 아니었던 셈인데,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이렇게 여행을 다니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가하면 마음에 새겨두어야 하겠다고 생각한 조언도 있습니다. “따분한 여행은 일행을 서로 화나게 하기 쉽다. 그러나 여행가는 힘든 상황에서도 그의 의무에 최선을 다한다. 그는 두 배로 친절하게 대하고, 모욕적인 말을 점잖게 받아들이며, 응수하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하는 것을 의무하고 여긴다.(202쪽)” 여러 사람과 같이 여행을 하다보면 심기가 불편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여행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라는 의미로 새겼습니다.


데이비드 리빙스턴은 ‘여행에 대해 쓰는 것보다 여행하는 것이 훨씬 쉽다(101쪽)’라고 했다는데, 무엇을 쓰는가 하는 문제일 것 같습니다. 제가 여행지에 대한 정보들을 모아 정리하고,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짧은 생각들을 정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같이 여행하는 아내에 대한 애프터서비스라는 생각도 들어 있습니다.


작가는 한국에도 다녀갔던 모양입니다. ‘한국에는 개고기 이외에도 특별한 요리들이 가득한데, 닭똥집은 기름을 많이 넣어 튀긴 닭의 모래주머니이다. 그리고 횟집에서 먹을 수 있는 산 낙지는 간단히 준비된다. 우선 살아있는 작은 낙지를 칼로 자른다. 그런 뒤 여전히 꿈틀거리는 다리들을 잘게 자르고, 특별한 소스와 함께 생으로 먹는다(329쪽)’ 저자가 세계 각국의 음식문화에 대하여 별도의 논평 없이 기술하고 있는 점이 돋보였습니다. 여행을 통하여 이미 세계인이 되었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개고기를 먹는 문화만은 따로 언급을 했는데, 개고기를 먹는 나라들과 개고기를 먹게 된 배경을 상세하게 설명하 있습니다. 음식에 대하여 문화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점도 돋보입니다.

여행에 대하여 생각해볼 거리가 아주 풍부한 책읽기였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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