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최도성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유럽하면 지정학적 개념보다는 정치적 개념으로 따져서 과거 소련의 영향권에 있던 동독, 헝가리, 유고슬라비아, 체코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알바니아, 폴란드 등 8개국을 떠올립니다. 소련이 무너지고 동구권 공산국가들이 민주화되면서 개념에 변화가 생기게 된 것 같습니다. 여행업계의 구분으로는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알바니아, 마케도니아 등 7개국을 발칸국가로 구분하고, 체코, 폴란드, 헝가리,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등 5개국을 동유럽국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스페인에서 시작한 유럽여행이 터키를 거쳐 발칸에 이르렀고, 이제는 동유럽으로 이어가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여행을 준비하기 위한 책읽기가 동유럽에 쏠리고 있는 셈입니다. 영문학자 최도성 교수님의 <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도 같은 맥락의 책읽기입니다. 다만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 3개국만 다루고 있는 것이 아쉬운 점입니다. 뿐만 아니라 슬로바키아는 사전에 준비했던 여행지가 아니었던지 소략하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대신 체코에 대해서는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면 특징이 될 것 같습니다.


예술, 문학, 음악,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여행지와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어서 여행을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이야기를 전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가 나름대로의 해설을 덧붙이고 있는 점이 특징인데, 때로는 지나치게 확대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의 여행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유여행의 참 멋을 잘 살리는 여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지에서 현지인이건 같은 여행자건 간에 쉽게 사귀로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입니다. 천성적으로 붙임성이 아주 좋으신 모양입니다. 그런 인연들이 다음 여행지에까지 이어지는 것도 부지런히 인맥을 만드는 노력을 쌓다보면 덤으로 생기는 행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때로는 모호한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유대인에 관한 내용을 지나치게 단편적으로 소개한 것 같습니다. 유대인들은 성서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후예라고 믿고 있지 아브라함을 유일신이라는 믿음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기독교의 등장으로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터전에서 쫓겨난 것이 아니라 로마제국에 맞섰던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사울을 초대왕으로 하는 히브리왕국은 북쪽의 이스라엘왕국과 남쪽의 유다왕국으로 갈라졌다가 아시리아와 바빌로니아에게 멸망하고 말았는데, 알렉산더대왕의 동방원정 이후에 들어선 셀레우코스왕조 때 다시 유대인 왕국을 세웠던 것입니다. 기원전 63년 로마제국의 지배아래 들어가게 된 유대인들은 로마제국의 탄압과 수탈이 자심해지자 봉기하여 로마에 대항하였다가 패하면서 유대인들을 살던 곳에서 떠나도록 했던 것입니다.


특히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공인하게 되면서 예수를 처형한 책임을 피하기 위하여 유대인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면서 유럽 기독교인들이 유대인들을 미워하게 만들었던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이유에 더하여 이민족의 오랜 지배를 받으면서 살아남기 위하여 근면과 학습을 몸에 익힌 유대인들은 어디에 가더라고 사회의 핵심을 이루었던 것인데, 특히 학계와 상업을 장악하면서 부를 축적하는 모습을 시샘하는 사람들이 더욱 유대인들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픈 판인데, 평소 미워하던 사람들이 명예와 부를 쌓아가니 더욱 배가 아팠을 것입니다.


간혹 가다 지나치게 수사적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역에서 내려 주변을 걸었다. 들에는 노란 유채꽃이 녹색의 풀들과 어우러져 한바탕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고요히 떠 있었다. 나는 그 아래 펼쳐진 보헤미아 들판을 바라보며 천연의 공기를 마음껏 호흡했다. 시냇물 소리, 이끼 낀 돌길, 바스락거리며 팔랑이는 진녹색 이파리, 어느 것 하나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167쪽)” 여행기가 담백하면 좋겠다는 개인적 취향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 더, 유럽에서 보고 느낀 것을 굳이 같은 시기의 우리역사와 비교해서 지나치게 추켜올리는 듯한 분위기도 공연히 떨떠름해지는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행의 책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에 관한 글을 쓰고 있는 터라서 제목에 ‘여행’이라는 단어만 들어가도 눈길이 가곤합니다. 더구나 한 때 몰입하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이라고 해서 집어 들었습니다. 여행의 책이라고 하는데 제목에서 보면 공기, 흙, 불 그리고 물의 세계라는 소제목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물질의 본질에 관한 고대 그리스의 4원소설이 먼저 생각나면서 여행과 어떻게 연관을 지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제목대로 ‘여행의 책’이 읽는 사람을 여행으로 초대한다는 이야기로 운을 떼고 있습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저는 가장 가뿐하고 은근하고 간편한 여행으로 당신을 안내할 수 있다’고 하네요. 여행하면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많은데 간편한 여행을 할 수 있다니, 점점 흥미를 돋구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책을 읽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모시게 된다고 합니다. ‘좋은 책이란 그대 자신을 다시 만나게 해주는 거울’이라고 슬며시 자신을 추켜세우기도 하면서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여행의 책’은 공간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수천의 다른 사람들 곁으로 읽는 이를 안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행의 책과 함께 여행을 떠나려면 우선 속박에서 벗어나야한다고 했습니다. 살갗을 누르는 모든 것을 벗고 풀고 빼낸다는 것인데, 상상해보면 조금은 편할 듯 불편할 것 같습니다. 환경이 쾌적해야 함은 물론이고 전화기도 내려놓고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라고 합니다. 이렇듯 요란을 떤다면 결코 간편하게 떠나는 여행이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떻든 준비가 끝나면 유체이탈을 하듯 비상하여 지붕을 뚫고 하늘로 날아오르라고 합니다. 가능할까?


그리하여 하늘을 날아 공기의 세계부터 여행을 시작합니다. 딱히 어디라고 할 것도 없는 화산이나 항구를 구경하기도 하는데, 사실을 어떤 경로를 통해서라도 경험해보지 않은 곳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여행의 책’의 어떠한 도움이 있더라도 가볼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기의 세계를 돌아본 다음에는 흙의 세계로 가는데, 흙의 세계는 땅 밑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자신이 꿈꾸던 장소에 집을 짓고 유유자적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불의 세계는 싸움터가 됩니다. 고대 트로이 전쟁으로부터 크림전쟁, 태평천국의 난, 남아프리카의 보어전쟁, 미국의 남북전쟁, 러시아혁명, 제2차 세계대전, 심지어는 한국전쟁까지도 빠트리지 않았습니다. 싸움터로 나아가는 것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딪치게 되는 두려움을 이기기 위한 싸움이라고 합니다. 체제나 조직, 질병, 불운 그리고 죽음에 맞서 용감하게 싸우는 법을 익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물의 세계는 휴식의 세계이면서도 현실로 돌아오는 여정입니다. 불의 세계에서는 갑옷을 입고 무장을 하고는 다양한 적들과 싸우느라 많은 고통을 겪어야 했다면 이곳 물의 세계에서는 편안하고 아늑할 것이라고 합니다. 역시 모두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리스 철학의 4원소설에 대한 언급이 나오네요... ‘그대가 4원소의 세계를 여행하면서 다가갔던 더욱 영적인 단계에 도달하는 것이다.(152쪽)’ 그러니까 독서는 무한한 세계를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정신의 여행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독서를 통하여 정신을 완성해갈 수 있다는 점을 일깨우고 있는 것입니다. “이 여행을 한 뒤로 그대의 몸은 안팎으로 완벽하게 평형을 이루고 있다.(153쪽)‘


155쪽에 불과한 얄팍한 책이 읽는 이로 하여금 무한한 세계를 여행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안내하였는데, 이제는 ‘여행의 책’이 안내를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몸을 일으켜 원하는 어디라도 가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작이 어려울 뿐이지 한번 해본 일을 두 번째 할 때는 일단 쉬운 법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크 트웨인의 유쾌하게 사는 법
마크 트웨인 지음, 린 살라모 외 엮음, 유슬기 옮김 / 막내집게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20년도 넘은 옛날 일입니다. 미국에서 공부를 시작할 무렵에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미시시피강변에 위치하고 있어 수로와 철도가 만나는 교통의 중심지입니다. 강변에 서 있는 게이트웨이에 올라가 시가지를 한 눈에 내려다보았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만, 미시시피강에서 유람선을 탔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증기선을 탔을 때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미시시피 강의 추억>등 미시시피 3부작에서 등장하는 미시시피강 주변풍경을 떠올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행을 즐겨했던 마크 트웨인은 러일전쟁 무렵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미국현대문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그는 물질문명과 종교, 그리고 전쟁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파헤치고, 불의와 제국주의의 횡포를 신랄하게 고발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생활에서의 마크 트웨인은 아주 유머러스한 면이 많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작품이나 편지 등 다양한 글로 남겼는데, <아크 트웨인의 유쾌하게 사는 법>은 그가 남긴 글 가운데 재미있는 대목을 골라 엮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려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안이 어려워지면서 인쇄소 견습공, 미시시피강의 수로안내인 등을 전전하다가 형을 따라 서부로 가게 되었는데, 일확천금을 노리다 실패하면서 글을 쓰게 되었다는데, 이 무렵 그는 ‘신의 피조물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진지하게 끄적거리는 일’에 집중하기로 서약했다는 것입니다. 처녀 단편집 <켈리베리스군의 명물 뛰어오르는 개구리>를 출판하면서 주목받는 작가로 발돋움한 그는 야성적이고 대범한 유머로 명성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편역자들이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의 뱅크로프트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마크트웨인의 자료 가운데서 골라 뽑은 마크 트웨인이 관련된 일화, 기발한 제안, 격언, 훈계 등을 담았습니다. 대체적으로 보면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 동시에 일깨우는 내용들입니다. 작은 제목들을 보면 어느 정도 내용이 그려질 법도 합니다. 1. 일상적인 예의범절, 2. 온당한 제안과 분별있는 불평들, 3. 미국의 식탁, 4. 여행 예절들, 5. 건강과 식이요법, 6. 교육과 도덕적인 어린이, 7. 옷, 패션, 스타일, 8. 위급상황에서 등인데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가족들에게 모범적인 가장으로서 자상함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들을 읽다보면 웃음이 절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대중이 겪을 수 있는 불편함에 관심이 없는 관리들을 과감하게 고발하는 적극적인 생활인의 자세도 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거친 언어도 불사할 정도입니다. 예를 들면 예고 없이 가스공급을 중단한 회사에 대하여, ‘당신의 빌어먹을 지역주민들에게 아무 예고 없이 빌어먹을 가스의 공급을 중단하는 당신들의 몰지각한 빌어먹을 짓들 때문에 나는 조만간 짜증이 광기로 화할 겁니다.(56쪽)’


20세기 초, 러일 전쟁 무렵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것을 보면 마크 트웨인은 정말 대단한 여행가였던 모양입니다. 그는 열일곱에 미국을 횡단했고, 대서양을 스물 아홉번 건넜다고 합니다. 다섯 대륙을 방문했고, 순회강연을 위하여 지구를 한 바퀴 돌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냥 여행을 즐긴 것만이 아니라 여행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꼼꼼하게 관찰하여 여행기로 남겼다고 합니다. 그의 <철부지의 해외여행기>를 구해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이 책에는 여행의 예절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어 관심을 끌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이기도 합니다. 세 꼭지의 글만 실려 있어 아쉬웠습니다. 밀라노에서는 말이 통하지 않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역마차에 동승하게 된 여성과 눈치보기, 호텔방에 출현한 쥐와 씨름하기 등 재미있는 이야기를 적고 있습니다. 스타일리스트로서의 마크 트웨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아주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유럽 문화도시 기행 - 깊이 있는 동유럽 여행을 위한 지식 가이드
정태남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지난 해 발칸여행 길에 스치듯 지나친 동유럽에 가보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일정을 맞추는 일도 중요하지만 어디를 어떻게 돌아볼 것인가도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미리 공부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동유럽 문화도시 기행>은 그런 이유로 골라 읽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스만제국의 본거지 터키에서 시작해서 발칸에 이르렀으니 이번에는 오스만제국에 맞서 유럽을 지켜냈던 합스부르크왕가가 지배했던 지역을 돌아보는 순서가 되는 셈입니다. <동유럽 문화도시 기행>에서는


체코,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의 수도인, 프라하-비엔나-브라티슬라바-부다페스트에서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건축물과 관광명소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의 전공인 건축은 물론 음악 등 다양한 영역까지도 잘 아울러내고 있어 동유럽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유럽에서는 오래된 건축물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마련이고, 그런 건축물마다 역사적 사연들이 담겨 있기 때문인데, 이런 점들을 잘 살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동유럽국가하면 폴란드, 루마니아, 유고슬라비아, 불가리아 등 2차 세계대전 이후 공산화되었던 지역을 말하지만 발칸반도에 있는 나라들을 따라 떼어내고 나면 폴란드가 남게 되는 셈인데, 동유럽 여행상품에 폴란드가 포함되는 것도 있는 듯합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4개국은 앞서 말씀드린 합스부르크왕가가 지배한 지역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기에 수월하다는 점이 고려된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슬로바키아는 아직 가본 적이 없습니다만, 지난 해 발칸여행길에 프라하에서 오스트리아를 거쳐 버스로 이동하면서 풍광을 내다보면서 제대로 구경할 기회를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오래 전에 학회에 참석하느라 방문해서 중요한 장소들을 구경한 적이 있어 아내에게 설명을 해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정을 프라하에서 시작하는 이유는 분명치 않습니다만, 체코항공이 프라하의 바츨라프 하벨공항에 도착하면 스메타나의 교향곡 <나의 조국>의 두 번째 곡 <블타바>가 나오는 것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의 발칸여행도 체코항공을 이용했던 까닭입니다. 그때는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쳤는데, 체코항공의 자랑 같은 것이었구나 싶습니다. 우리의 국적기들은 인천공항에 도착할 때 자사를 홍보하는 광고성 음악을 내보내는 것과는 분명 차별되는 것 같습니다. 세계인들에게 내세울만한 음악이 없어서일까요?


책을 읽어가면서 눈에 띄는 점은 오래된 건물과 동상을 아주 잘 찍은 사진들이 풍부하게 배치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사진들에는 설명이 붙어있는 점이 일반여행기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점이기도 합니다. 역사적 배경이 짤막하지만 핵심이 잘 정리되어 있는 점도 돋보이고, 당연히 건축은 물론 음악가 등에 대해서도 상당한 조예를 보일 뿐만 아니라 지역의 명칭을 다양한 언어로 소개하는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건조한 듯한 문체이지만 오랜 역사가 숨 쉬는 장소를 안내하면서 저자가 느낀 점을 늘어놓는 것보다는 저의 취향에 잘 맞는 책읽기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4개의 도시에서 만나는 유적들을 소개하려면 한권의 분량으로는 어림도 없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빠트리면 섭섭할 것들만 추려내는 일도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계획하고 있는 동유럽여행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도시들을 꼭 포함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떠날 때 이 책을 꼭 가지고 가야 하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이유 - 생텍쥐페리 잠언집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송혜연 옮김 / 생각속의집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소중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할 때 흔히 ‘사막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이곳 어딘가에 우물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야…’라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의 한 대목을 인용하곤 합니다. 생텍쥐페리의 글이 아름다우면서도 깊이까지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그가 비행사라는 직업을 택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많은 사유의 시간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캄캄한 밤하늘을 그것도 홀로 비행해서 가다보면 생텍쥐페리가 아니더라도 별별 생각이 다 들었을 것입니다. 그런 시간들을 시답지 않은 생각으로 낭비하지 않고 삶에 대하여 깊이 성찰한 결과를 아름다운 이야기로 남겨놓은 그에게 감사를 드려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다양한 글을 통하여 풀어놓은 그의 사유의 결과물을 ‘관계’라는 주제로 모아놓은 책입니다. 관계의 ‘발견’, ‘비밀’, ‘요건’, ‘행복’, ‘기적’ 등입니다. 순서의 의미는 생각에 따라서 잘 된 것 같기도 하고, 순서를 바꾸면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책들이 다 그렇겠습니다만, 처음부터 읽어도 좋겠고, 오늘의 운세를 점치는 기분으로 눈감고 펼친 쪽을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짧으면 한 쪽 길어도 세 쪽을 넘지 않는 분량이니 씹어가며(?) 읽어도 좋겠죠?


지금 막 눈을 감고 책을 펼쳤습니다. ‘함께 일하는 즐거움’이 나왔군요. 일의 의미와 그 일은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의미를 같이 생각하게 해주는군요. 일이란 일 자체에 의미를 두어야지 물질의 충족만을 위해서 하는 경우에는 불행해질 수 있다는 점을 짚고 있습니다. ‘우리가 물질의 충족만을 위해 일한다면 그것은 감옥을 만들어 스스로 독방 안에 자신을 가두는 것과 같다. 인생을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주지 못하는 쓰레기 같은 돈과 함께 그 안에 외롭게 갇히는 것이다(76쪽)’라고 합니다. 그저 돈을 벌기 귀한 목적으로만 일을 시작한다면 더 나은 돈벌이를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때문에 그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돈벌이보다는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인가 하는 것이 일을 찾는데 있어 중요한 점인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마다 좋아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려 노력해왔던 것 같고,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같이 일한다는 것의 중요성에 대하여, ‘오랜 시간을 동고동락한 친구의 우정은 아무리 돈을 많이 주어도 살 수 없는 것’이라고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참 좋을 일입니다. 저자는 사람을 한데로 모아준다는 점에서 직업이 위대하다고 찬양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직업이 다르더라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같은 직업을 가지면 서로의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직업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그 사이에서 자신과 잘 맞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결혼할 무렵에도 멀리서 짝을 찾을 이유가 어디 있느냐는 말을 듣곤 했습니다만, 그때는 하루 24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보내는 것이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아서인지 사내 커플이 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장거리를 혼자서 비행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저자의 시대만 해도 우편배달과 같이 소규모의 화물을 나르는 화물기는 혼자서 몰고 다녔던 모양입니다. 물로 낮시간에도 비행을 하겠지만, 야간에도 비행기를 띄웠던 모양인데, 캄캄한 밤에 나침반과 지상의 구조물들에 의존하여 날다보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다가 조난을 당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행사는 고독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고독을 안다. 사하라 노선을 비행하는 조종하로 사막에서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것을 뼈저리게 맛보았다.(135쪽)” 고독한 사람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그 결과를 남기려는 욕구가 생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주옥같은 글들을 남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