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도 우리처럼 -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존재가 있을까
아베 유타카 지음, 정세영 옮김, 아베 아야코 / 한빛비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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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끔 지구와 닮은 행성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이런 소식을 듣게 되면 그런 별에도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나아가서 인간과 같은 지적 생명체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우주에도 우리처럼>이라는 쌩뚱 맞아 보이는 제목에 이어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존재가 있을까’라는 놀랍게도 비유적이면서도 시적인 의문을 가진 분이 계셨더랍니다. 제목에서 부제까지 단숨에 읽으면서, 이 책이 얼마나 흥미진진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책장을 열기 전부터 가슴이 뛰는 듯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우주 안에 ‘지구처럼 생명체가 살고 있는 별이 존재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에 대한 답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 책은 도쿄대학에서 지구물리학을 전공한 아베 유타카교수가 기후학을 전공한 아내 아베 아야코박사와 함께 연구한 거주 가능한 행성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를 정리해냈습니다. 이 책의 성격에 대하여 저자는 “이 책은 지구의 전모를 밝히는 물리학 책도, 생명의 신비를 설명하는 생물학 책도 아닙니다. ‘생명이 탄생하는 별의 조건’이라는 관점에서 최신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지구가 성립한 과정을 새로이 검토하려는 시도입니다.(19쪽)”라고 집필의도를 밝혔습니다.

모두 10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1~4장까지는 물, 움직이는 지면, 대륙, 산소 등, 지구에 생명이 생기기 위한 조건들 가운데 저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들에 대하여 설명하였습니다. 5장부터는 우주로 날아올라, 지구에 생명이 생겨나는 조건을 염두에 두고 우주 어딘가에 있을 ‘생명의 별’이 어떤 별일지를 모색해보고 있습니다.

지구에 생명체가 등장하고 인간과 같은 지적생명체가 나타나게 된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라고 보아 사람들은 흔히 지구를 ‘기적의 별’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저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 이유는 지구가 속한 태양계에서는 지금까지 조사된 바로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지구처럼 다양한 생명체를 가진 행성은 아직 없지만, 태양계를 넘어 은하계 그리고 전체 우주까지 시야를 넓혀보면 지구와 흡사한 행성이 어딘가에 분명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지구만이 유일하게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이라는 생각은 인간 중심의 인식체계에서 굳어진 것이며, 과학의 발전은 인간중심의 인식체계가 조금씩 무너져오는 과정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인간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그저 지구가 탄생하여 소멸되어 가는 과정에 등장한 한 부분일 따름이라는 소박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자가 몸담았던 도쿄대학 대학원의 지구행성과학 전공은 2000년 4월, 지구행성물리학, 지질학, 광물학, 지리학을 통합하여 발족하였다고 합니다. 지구를 포함한 우주의 행성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조건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연구를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학문의 세분화가 대세인 현대과학에서 드디어 통섭이 구체화되는 과정을 우리는 보게 된 셈입니다.

제가 ‘몸담았던’이라고 적은 것은 저자가 3년 이라는 긴 세월을 바쳐 이 책을 완성한 다음에 지구행성시스템과학 교과서를 쓰고 싶다는 유지를 남긴 채 금년 1월 58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2003년 발병한 루게릭병과 싸워가면서 이 책을 완성하기 위하여 심혈을 기울였다고 하는데, 이 책을 완성한 것 자체가 집념의 승리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책은 일본 사람들 특유의 아주 쉽게 쓰였으므로 역시 쉽게 읽히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우주에 대하여 관심이 많은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저자처럼 지구행성시스템과학 분야에 뛰어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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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네간의 경야
제임스 조이스 지음, 김종건 옮김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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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조이스의 작품 가운데 가장 난해하다는 <피네간의 경야>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옮긴이는 서문에서 “이른 바 ‘공동의 독자(일반독자)’는 말할 것도 없고 ‘지식인 독자’에게도 모호하고 이해하기 힘든 것이 많았다.(6쪽)”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해설에 적은 “<경야>의 텍스트를 펼칠 때, 제일 먼저 봉착하는 놀라움은 그 자체가 일견하여 거의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602쪽)”이라는 말이 더 실감났습니다. 어휘가 무려 6만 4천여 자에 해설을 포함하여 629쪽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은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셰이머스 딘은 이 작품이 수용한 65국어의 혼용을 가리켜, 성서의 바벨탑으로 비유한다.(603쪽)’라는 말을 포함하여 신조어는 물론 양의 동서양을 넘나드는 방대한 인용은 내용을 모르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먼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피네간의 경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파악하려고 책읽기에 몰두하였지만, 해설을 읽기까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였습니다. <피네간의 경야>는 <톰 피네간>이라는 아일랜드 민요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벽돌 운반공인 민요의 주인공이 어느날 취해서 사다리에서 떨어져 죽게 되는데, 그의 장례를 치르기 위한 경야(초상집의 밤샘) 동안 문상객 사이에 벌어진 소란 끝에 위스키가 그의 시체에 쏟아지면서 되살아났다는 내용입니다.

<율리시스>가 1904년 6월 16일의 낮동안 일어난 일이라는 점이 분명한 반면, <경야>는 의견이 분분한데 일단 1938년 3월 21일 월요일과 22일 화요일의 이른 아침에 이르는 사이에 벌어진 정황을 그리고 있다고 추정합니다. 또한 ‘조이스는 모든 시간과 공간을 에워싸는 간격 사이에 한 잠자는 인간(HCE 이어워커)의 마음속의 수많은 악몽의 환상들과 잠재 또는 무의식적 꿈의 감정을 총괄하는 밤의 세계를 창조하려 노력한다(567쪽)’라고 합니다.

옮긴이는 <경야>가 “구구절절 넘치는, 서정시오, 유창한 가락들을 찰나의 순간 속에 응축하는 감미로운 음악이니, 가무만사성이라(8쪽)”라고 하였습니다. 실제로 우리말로 옮긴 본문을 읽다보면 우리네 전통의 판소리 대본을 읽는 느낌도 있습니다. 한 대목을 인용하면, “하지만 우리는 심지어 우리들 자신의 야시夜時에, 저 숭어 충만한 유천변流川邊에 잠든, 놈 뇌어雷魚가 사랑했고 암놈 뇌어가 의지依支하는, 윤곽의 뇌룡어형雷龍漁型(피네간-HCE)을 여전히 불 수 있지 않을 것이고, 여기 지사志士나리, 귀여운 자유녀와 잠자도다. 만일 그녀가 깃발 걸친 여인 혹은 비늘 여인, 냄새 누더기 여인 또는 일요녀日曜女라면, 부원富源의 금광 또는 푼돈 중重의  거지라면. 아하, 확실히, 우리 모두 꼬마 애니(ALP)를 사랑하나니, 아니면, 우리는 글쎄다, 사랑 꼬마 아나 애니를, 그녀의 파산波傘 아래, 찰랑찰랑 웅덩이 물소리 사이, 그녀가 매에매에 산양처럼 아장아장 걸어갈 때, 여어! 두덜대는 아기(HCE) 잠자며, 코 골도다.(34쪽)”

역시 판소리처럼 가사의 내용도 육덕지고 걸지게 느껴집니다.

그런가 하면 작가가 만들어낸 신조어의 의미는 옮긴이가 차용한 우리말의 고어투는 물론 한자어의 도움으로 그나마 조금 이해할 수 있을 듯한데, 여기에서는 이상의 그림자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비롯하여 윌리엄 셰익스피어,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등 유명한 사람의 이름도 얼마든지 다양하게 변형하고 있기 때문에 운을 보아 대충 이해하게 되는데, 옮긴이의 노고가 선하게 보이는 듯합니다. <율리시스>도 아일랜드의 문화적 배경이나 서구문학에 대한 이해가 얇아서 이해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경야>의 경우는 아예 읽을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가운데 읽기에 도전한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옮긴이의 말씀대로 ‘그것을 읽는 척하는 사람과 척하려고 그것을 읽는 사람’의 어느 쪽에 해당한다고 이야기하는 자체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 책을 읽으려는 분들에게 먼저 책 앞에 둔 서문에 요약된 각장은 물론 책말미에 붙여둔 해설을 꼼꼼히 읽고 본문읽기에 도전하기를 권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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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 영혼 없는 전문가에 맞서는 사람들
앤디 메리필드 지음, 박준형 옮김 / 한빛비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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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란 프로페셔널의 반대 개념으로, 본디 예술, 스포츠 등을 본업으로 삼지 않고 취미로 즐기는 사람을 일렀습니다. 과거 신분사회에서는 굳이 직업을 가질 필요가 없었던 상류층에는 프로페셔널을 뺨치는 실력을 가진 아마추어들이 많았던 것입니다. 반면 프로페셔널은 상류층의 눈치를 보며 돈벌이를 하는 형편이었습니다. 줄리어스 어빙은 아마추어를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라도 딱히 하기 싫을 때는 그냥 안해도 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19세기 영국의 운동 분야에서 시작된 아마추어리즘에 대응하는 프로페셔널리즘은 현대사회에 들어오면서 전문가집단이라는 개념으로 바뀌면서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네 방송가에서 유행하고 있는 ‘달인’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 존경을 받게 된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보겠습니다. 전문가집단이 가진 특성이 인정받다보니 정책개발 등 국가주도의 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자문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믿어지게 되었고, 심지어 이들이 방송 등 언론을 통하여 여론을 주도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아마추어: 영혼 없는 전문가에 맞서는 사람들>은 전문가 집단의 폐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용감한(?) 책입니다. 도시이론가로서 도시계획과 사회이론에 관한 글을 쓰는 저자, 앤리 메리필드는 특히 도시계획에 관하여 전문가집단에 가진 생각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전문가라고 모두 틀린 답을 내놓는 것은 아니다. 다만 너무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대중은 그들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그럴수록 전문가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 전문가들은 비이성적인 조직 논리로 무장한 채 대중을 유혹하는 동시에 착취하는 새로운 종교이자 범죄조직이다.(10-11쪽)” 요즈음에는 이런 주장을 사이다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만, 신랄하다 못해 소름이 돋을 지경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자가 도시계획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가정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1960년대 영국에서 ‘도시 빈민가 철거 프로젝트’가 도시마다 확산되어갈 때 리버풀 도심에 있는 톡스테스 지역의 홀든 스트리트에 살던 저자의 할머니는 도시 경계 너머에 있는 노슬리로 쫓겨났다고 합니다. 할머니가 살던 동네는 작지만 깔끔하고 이웃과 어울려 사는 행복한 동네였지만, 도시계획 전문가에게는 불결한 동네로 보였던 모양입니다.

새로 이주한 동네는 불량주택의 대표 격으로 완성되기 전부터 벽이 갈라지고 습기가 찼고, 층간 방음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중교통수단은 물론 병원, 가게와 같은 사회 지원시설도 없어 그야말로 황무지에 다를 것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강제로 이주된 주민 2만 명은 공동체가 망가진 새도시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채 스러져갔다고 합니다. 이러한 죽음에 대하여 또 다른 전문가들은 ‘소외감’ 혹은 ‘소외된 삶’으로 인한 것이라고 했다는데, 전문가들의 치밀하지 않는 정책판단으로 인하여 생긴 일이라는 것을 놓치고 있는 셈입니다.

저자는 아마추어리즘으로 무장한 전문가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지 설명합니다. “그들은 규정과 지시대로만 움직이고 모든 문제를 데어터와 숫자로만 바라보는 사람들에 맞서, 남과 다른 사고방식으로 대담하고 용감히 나아갔다. 목소리를 높여 비판하는 동시에 삶에 대한 열정과 미덕을 잃지 않았다.14-15쪽)” 그러니까 저자가 말하는 아마추어리즘이란 개념이 처음 등장할 때처럼 프로페셔널을 뛰어넘을 정도의 실력을 가졌으나,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어 다양한 방면에 대하여 넘칠 정도로 고려하는 순수함을 유지한 사람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필자는 전문가라는 위장막에 몸을 숨기고 자신의 이념을 지키기 위하여 전문적인 앎을 이용하던 전문가집단과 일합을 겨루던 기억이 있어, 마음에 와닿는 점이 많은 책읽기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아마추어는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하여 학습하는 단계의 사람이 아니라 이미 프로페셔널의 경지에 이르렀지만, 그 앎을 본업으로 삼지 않는다는 아마추어리즘의 본질을 말하고 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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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사스! 그리스
박은경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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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꿈꾸어왔던 그리스 여행을 떠나게 될 것 같습니다. 조금씩 그리스에 대한 공부를 해왔습니다만, 이제는 집중적으로 해볼 생각입니다. 혹자는 미리 공부하면 공부한 것만 보이게 되더라고도 합니다만, 어디든지 아는 만큼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야사스! 그리스>는 직장생활을 하는 짬을 내어 그리스 여행을 해온 저자가 그리스의 수많은 섬들 가운데 대표적이라 할 미코노스 섬, 산토리니 섬, 크레타 섬을 여행하면서 섬에 관한 이야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 자신의 삶, 그리고 여행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냈습니다.

제목을 보고 궁금했는데, “야사스(Ashas)!”는 우리말로 ‘안녕하세요’라고 해당하는 인사말이라고 합니다. 물론 아침에 하는 인사말로 “칼리메라(Kali Mera)!”라는 단어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야사스는 영어로 ‘하이(Hi)!’ 정도로 가벼운 인사말이라고 하는군요. 여행을 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스 사람들이 밝고 아는 척을 많이 한다고도 하는군요.

저자는 박물관이나 유적지에는 관심이 없다고 양심선언(?)을 하는 바람에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여행을 통하여 무엇을 얻을 것인가는 전적으로 여행자의 마음에 달린 것이니까요. 작가는 ‘여행을 다니면서 문득 부러움을 느꼈던 적은 빼어난 경치나 훌륭한 문화유산이 있는 여행지를 볼 때가 아니라 나와 같은 여행자가 나와 다른 여유로움을 가진 것을 볼 때였다.(221쪽)’라고 합니다. 사실 그런 여행자를 보려고 그리스 섬까지 갈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여행자가 찾아올테니 말입니다.

읽고나서 생각해보니 작가가 그리스를 여행하면서 동행한 사람들은 그리스 토박이가 아니라 외국에서 그리스로 흘러들어 살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스를 여행하면서 그들의 선조가 남긴 찬란한 문화유적도 관심이 없고, 그리스 사람들에게도 관심이 없는 것이라면 굳이 그곳까지 갈 이유가 있나 싶습니다.

외국을 여행하면서 그곳에 있는 문화유적을 찾아보는 것은 지금을 살고 있는 현지사람들을 만들어낸 문화적 배경을 엿보는데 있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려면 그들의 역사도 알아야 할 것 같고, 그들의 문학, 예술 등을 전반적으로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스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터키에서 쫓겨온 그리스 사람들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들이 터키사람들에 의하여 내쫓겼다고 하는 것은 그리스와 터키 사이의 오래된 갈등구조를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터키가 비잔틴제국을 무너뜨리면서 그리스를 지배하게 되었는데, 당연히 사람들이 서로 오가며 살게 되었던 것입니다. 1차 세계대전에서 터키가 독일과 한편을 먹는 바람에 전쟁에서 진 다음에 그리스가 독립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그 와중에 그리스가 터키반도에 상륙하면서 전투가 일어났고, 그 전투 끝에 양국은 상대국에 거주하는 자국 사람들을 서로 교환하기로 한 로잔협약을 맺게 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리스 사람만 터키에서 쫓겨난 것이 아니라 터키사람도 그리스에서 쫓겨난 셈이죠.

그리스 섬의 분위기는 잘 정리가 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사실 그리스를 둘러싼 에게해나 이오니아해는 그저 ‘파랗다’라고 하는 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섬마다 분위기가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섬마다의 독특한 점을 별로 부각시키지 못한 것 같습니다. 여성 작가 특유의 예쁜 척이 드러나는 글쓰기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런 구절은 마음에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여행은 가끔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된다. 여행이 피곤하고 지치고 짜증날 때 여행은 슬쩍 우리를 시험한다. 어떤 사람은 이기적으로 변하고 어떤 사람은 비판적으로 변하며 어떤 사람은 불평꾼으로 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너무나 괜찮은 사람으로 변한다. 그런 사람은 여행 중에 더 빛을 발하며 자신의 매력을 드러낸다. 그런 사람과 꼭 친구가 되도록!(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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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독일 - Season 4, '18~'19 프렌즈 Friends 12
유상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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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박 9일의 독일 여행을 떠나면서 참고하기 위하여 읽게 되었습니다. 여행사 상품으로 떠나는 여행이지만, 이런 종류의 여행안내서가 충분히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일정 상 그냥 지나치는 곳도 많지만, 적어도 방문하는 지역에서 어떤 것에 관심을 두어야 하는지 정도는 미리 챙겨볼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프렌즈 시리즈는 중앙북스에서 기획한 안내서라고 합니다. 저로서는 처음 읽어보는 것 같습니다. 워낙이 이런 종류의 여행안내서가 봇물을 이루고 있고, 이런 류의 책은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담겨있는 여행정보가 사실과 많이 달라져서 읽는 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해를 입는 경우도 생긴다고 합니다. <프렌즈 독일>의 경우는 매년 새로운 내용을 담아 개정판을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기획의 책은 그 나라, 혹은 그 지역에 관한 많은 내용을 시시콜콜 정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연히 해당 지역을 많이 다녀온 경험이 있고, 또 많은 자료를 찾아 그 지역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기 마련입니다.

<프렌즈 독일>의 저자 역시 독일에서 살아본 적은 없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10년 넘게 독일을 여행하면서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녔기 때문에 이제는 독일이 고향처럼 편한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여전히 보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서 어느 한곳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상황은 아닙니다.

독일의 곳곳에 대한 정보를 풀어놓기에 앞서 독일을 이해할 수 있는 요점들을 먼저 핵심만 요약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역사, 독일에서 꼭 보아야 할 15곳에 대한 소개, 음식, 맥주, 축제, 쇼핑, 휴식에 관하여 잘 요약하였습니다. 아마도 자유 여행하는 분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똑똑하게 독일을 구경하는 전략을 소개하는 코너도 있습니다. 물론 제 경우는 단체여행이기 때문에 인솔자나 가이드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는 편입니다. 당연히 교통, 숙박은 물론 알아두면 약이 되는 독일의 문화 등도 빠트리지 않았습니다.

지역에 대한 정보는 크게 베를린 지역, 프랑크푸르트 지역, 뮌헨지역, 뉘른베르크지역, 슈투트가르트 지역, 뒤셀도르프 지역, 함부르크 지역, 하노버 지역, 라이프치히 지역, 등으로 나누어, 각 지역에 있는 큰 도시는 물론 가볼만한 작은 도시까지도 담아냈습니다. 지역별로 간략한 지도를 붙여서 찾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요즈음에는 구글지도를 이용하면 현장에서 도움이 받을 수 있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은 각 지역에 있는 볼거리에 대한 설명이 지나치게 간략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현장에서 인터넷 정보를 뒤져보면 되겠지만, 로밍을 해가야 하는 부담이 있겠습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에 로밍의 비용이 많이 싸졌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래 전부터 독일여행을 꿈꾸어왔는데, 너무 늦은 감이 있습니다. 그리로 보니 베를린은 출장으로 두 번 다녀왔습니다만, 2~3박을 하는 짧은 기간에 회의에 집중을 해야 했기 때문에 구경은 언감생심이었다는 것입니다. 숙소에서 회의장을 오가는 정도였습니다. 제가 전공하는 치매분야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한 알츠하이머박사나, 병리학의 토대를 세운 비르효교수의 발자취를 따라 가보고 싶었고, 예과시절 읽었던 독일의 의사이자 문학가인 한스 카로사가 걸었던 독일의 시골길도 걸어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물론 이번 여행에서는 그런 호사를 즐길 여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베를린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기차를 타고 가는 여행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기차를 타는 여행을 해본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방영한 꽃보다 할배 리턴즈가 독일을 다녀왔는데, 지하철을 타는 것도 쉽지가 않아 보이는 장면을 보면서, 여행의 기차 타는 부분에 대하여 살짝 걱정했습니다만, 별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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