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역사 - 책과 독서, 인류의 끝없는 갈망과 독서 편력의 서사시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정명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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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가진 분야에 대한 책을 고를 때, 일단 역사를 다룬 책을 우선적으로 고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누군가 정리해놓은 역사를 읽어보면 해당 분야에 대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의 역사>를 냉큼 고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장으로 재직 중인 저자는 작가, 번역가, 편집자 등 책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책의 수호자’, ‘우리 시대의 몽테뉴’, 등으로 불리며 세계 최고 수준의 독서가이자 장서가로도 평가된다고 합니다.


목차를 보면 책읽기에 관하여 이렇게 다양한 주제를 끄집어 낼 수 있다는 것에 놀라게 됩니다.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잘 이해되지 않는 마지막 페이지라는 첫 번째 글은 저자 자신의 독서의 역사를 정리하다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설명합니다. 나아가 이 책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독서가로서의 개인의 역사에서 나아가 독서 행위의 역사를 정리해보려 하는데, 그 또한 여러 개인의 역사를 정리하는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보르헤스가 1930년대 중반에 출간된 수학사에 관한 서평에서 수학의 역사는 불구라는 큰 결함을 가지고 있다라고 전제하였는데 책에 담긴 사건의 연대기적 순서가 논리적이고도 자연스런 순서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고 합니다.


전체주의 정권은 인민이 책 읽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합니다. 국민들에게 사고하지 말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책을 금지시키고, 위협하고, 검열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네 역사에서도 그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런데 그 다음이 중요합니다. ‘어느 면에서 보면 인민 통치 집단이든 전체주의 집단이든 국민 모두가 어리석은 존재로 남을 것을, 그리고 국민들이 자신의 퇴행을 순순히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알맹이와 가치가 없는 것들을 소비하도록 부추긴다.(40)’ 충분히 공감되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자는 독서의 역사를 정리해보기로 했다고 합니다.


저자가 생각하는 두 가지 책 읽는 방식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방식은 세부사항을 속속들이 파악하려고 가슴을 죄며 사건과 인물들을 추적하는 방법입니다. 이 경우에는 독서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어서까지 이야기가 확대된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 방식은 신중하게 탐험하는 방법입니다. 복잡하게 뒤얽힌 텍스트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텍스트를 샅샅이 조사하다보면 단순히 단어의 발음에서 즐거움을 얻기도 하고, 아니면 그 단어들이 결코 드러내려 하지 않는 어떤 단서에서, 그것도 아니면 스토리 자체에 깊숙이 숨어있다고 의심은 가지만 지나치게 가혹하거나 경이로워서 결코 직시할 수 없었던 그 어떤 것에서 즐거움을 방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독서라고 하는 행위의 본질에 대한 성찰의 역사로 정리해놓았는데, 꽤나 장황하기 때문에 요약하는 것이 쉽지가 않을 듯합니다. 초등학생 때는 책을 소리내어 읽기가 권장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시절에도 그랬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크립타 마네트, 베르바 볼라트(scripta manet, verba volat)’라는 표현이 만들어졌던가 봅니다. 당시에는 책장에 쓰여진 단어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죽어있는데 반해, ‘큰 소리로 외쳐지는 단어는 날개까지 달고 훨훨 날아갈 수 있다는 점을 찬양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이 표현은 글자로 쓰여진 것은 영원히 남고, 말로 표현된 것은 공기 속으로 사라진다라는 새로운 의미를 얻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최고의 독서가답게 오래된 자료를 섭렵하여 얻은 책읽기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정리해냈습니다. 암시 읽기, 눈으로만 읽는 독서, 글읽기 배우기, 그림 읽기, 누군가에게 대신 책을 읽게 하기, 혼자만의 은밀한 독서, 책읽기의 은유, 책읽기와 미래예언, 상징적인 독서가, 갇힌 공간에서 책읽기, 금지된 책읽기, 얼간이 같은 책벌레 이미지, 등 글제목만 해도 정말 재미있어 보이는 주제들입니다. 물론 책읽기 말고도 책의 형태, 책분류의 역사, 책 훔치기 등과 같이 약간은 동떨어진 듯한 주제도 없지 않습니다만, 이런 주제들도 결국은 책읽기와 연관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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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역사 - 악마의 잔치, 혹은 죽은 자들의 세계로의 여행에 관하여 우리 시대의 고전 25
카를로 긴즈부르그 지음, 김정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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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잔치, 혹은 죽은 자들의 세계로의 여행에 관하여라는 부제에 끌려 읽게 된 책입니다. 여행에 관한 책이라면 어떤 종류도 마다하지 않는데, 악마 혹은 죽은 자들의 세계라고 하니 얼마나 유혹적입니까? 특히, “마녀와 주술사들은 밤 시간을 이용해 주로 외진 곳이나 들녘 또는 산에서 모임을 가졌다. 때로는 몸에 기름을 바르고 지팡이나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 모임에 참가했다.(11)”라고 시작되는 서론의 머리에서 헤리 포터 연작을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아주 지난한 책읽기였다는 고백을 드립니다. 이 책이 연구의 결과물이었다는 감사의 말을 새겼어야 했습니다.


서론에 나오는 이 책의 얼개를 읽었을 때, 책읽기를 멈추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 무언가를 얻은 것이 있었기에 위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를 남겨놓기 위하여 저자가 서론에서 요약한 내용을 옮겨두겠습니다.


나는 이 책의 차례를 연구 대상의 이질적인 특성들에 근거해 정했다. 이 책은 서론과 세 개의 부와 견론으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악마의 잔치에 대한 종교재판의 이미지가 어떻게 출현했는지 재구성했고, 2부에서는 심화와 의식의 심오한 층위와 이로부터 악마의 잔치에 활력을 불어넣은 민간신앙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기술했다. 3부에서는 신화와 의식들이 어떻게 확산되었는지를 설명하려고 노력했으며, 결론에서는 지배계층 문화에서 기원하는 요인들과 민속 문화에서 기원하는 요인들 간의 타협에 통해 악마의 잔치라는 확고한 전형이 성립되었음을 밝혔다.(31)”


14세기 프랑스에서는 나병환자, 유대인, 무슬림 들이 우물에 독을 풀어 기독교인들을 몰살시키려는 음모가 있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저 화형에 처해지거나 추방되었다고 합니다. 이들의 죄상을 밝혀낸 사람은 교회의 이단심문관이었습니다. 심문기록이 남아있고 피의자들의 혐의가 진술을 통하여 입증되었다고는 하지만, 요즈음처럼 피의자의 권리를 지켜가며 심문이 이루어졌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받고 있는 혐의와 심문관이 정해놓은 절차에 따라 고문이 이루어졌고, 피의자가 진술했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 같습니다. 사건의 배경에는 13479월 경 콘스탄티노플을 떠난 제노바의 범선이 이탈리아 남부 메시나 항구에 정박했을 때, 배에서 상륙한 쥐들이 옮겨온 페스트균이 있었습니다. 페스트균이 유럽대륙을 휩쓰는 동안, 살아남은 사람들이 갑작스러운 재앙을 가져온 자들 지목하여 희생양을 삼고자 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한 종교재판은 마녀사냥으로 발전했습니다. 이미 유럽을 지배하고 있던 기독교가 일을 벌린 것입니다. 마녀들은 비밀리에 모여서 동물로 변신하거나, 인육을 먹거나, 빗자루나 동물을 타고 날아다니는 것을 목격한 누군가의 고발에 따라서 종교재판을 받고 유죄로 판정이 나면 화형에 처해졌습니다. 사실 암암리에 포교를 하던 기독교가 공인되기 전부터 우상숭배의 금지 등을 이유로 이교를 배척했다는 것을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공인 전까지는 이교에 반대하다가 순교를 당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때까지는 다신교나 민간 신앙이 주류 종교였고 기독교가 이교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던 것이 상황이 바뀌었던 것입니다.


마술사나 마녀의 활동은 민간 신앙 혹은 당시 만해도 중요했던 농업 생산을 축원하기 위한 대중적인 행사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자들은 이런 풍습이 동쪽에서 전해진 것으로 파악합니다. 그 뿌리를 중앙아시아를 넘어 시베리아까지 찾아 나서기도 합니다. 마술사나 마녀가 동물로 변신할 수 있다는 허황한 믿음도 민간의 풍습이나 신앙에서 행하는 행사를 위하여 변장한 것을 오해하였을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서지학적, 민속지학적인 연구의 결과입니다. 결론 부분에 이르면 저자가 다룬 악마의 잔치라는 이미지는 이단 심문관이나 세속 재판관들이 만들어낸 것(적대적인 사회집단이나 무리가 꾸민 음모)과 이미 민속 문화로 오랫동안 전해오던 샤머니즘 문화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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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오류들 - 고장 난 뇌가 인간 본성에 관해 말해주는 것들
에릭 R. 캔델 지음, 이한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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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붙들고 있는 화두 가운데는 기억도 있습니다. 제가 관심을 쏟고 있는 치매의 주요 증상이 기억력감퇴인 까닭일 것입니다. 기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연구한 공로로 2000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에릭 캔델의 <기억을 찾아서; http://blog.yes24.com/document/2256546>를 읽고 나서도 기억에 대한 의문을 속 시원하게 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외부로부터 받아들인 모든 정보를 기억에 저장하고, 그렇게 저장한 기억을 필요할 때 끄집어내는 회상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기억을 찾아서>를 쓴 에릭 캔델의 최근작 <마음의 오류들>을 읽게 된 것은 아마도 전작의 기억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기억을 찾아서>가 정보를 저장하는 기전에 관한 책이었다면, <마음의 오류들>은 뇌가 마음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혼란에 빠지는 이유를 비롯하여 자폐증, 우울증, 양극성 장애, 조현병, 알츠하이머병, 파킨슨 병,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등과 같이 사람들의 정신이 황폐해지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뇌의 정상적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기전을 연구하는 것은 장애로 인하여 생기는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서는 새로운 인문주의의 지경으로 발전해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도 합니다.


저자는 먼저 신경과학이 발전해온 역사적 과정을 요약합니다. 인체해부학이 태동하기 시작한 1800년 무렵에는 부검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당시만 해도 현미경이 없던 시절이라서 눈으로만 검사가 가능했습니다.) 변화, 즉 정상과 다른 병적 소견이 뇌에서 발견된 경우에만 의학적 장애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감정의 장애나 약물중독과 같은 장애는 육안적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도덕적 결합으로 치부되었다는 것입니다.


정신의학을 최초로 성립된 것은 1790년 프랑스의 의사 필리프 피넬에 의해서입니다. 신경과학의 배아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19세기들어오면서 도덕적 결함으로 여겼던 감정 장애나 중독까지도 정신의학의 범주에 포함되었다가, 뇌의 형태적 변화의 유무에 따라서 정신의학과 신경과학이 나뉘었습니다. 뇌의 미세구조에 대한 이해가 분자수준에 이르게 된 현대에 들어서는 정신의학과 신경과학의 경계가 다시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2장부터는 자폐증, 우울증과 양극성 장애, 조현병, 치매, 뇌질환과 예술과의 연관, 파킨슨병과 헌팅턴병, 불안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중독, 젠더 정체성에 이르기까지의 질환에서는 뇌에 어떤 형태적, 기능적 변화가 생기는가를 살펴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아직 근처에가 가보지 못하고 있는 의식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모든 주제가 관심을 끌만합니다만, 아무래도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치매편을 더 꼼꼼하게 읽었습니다. 가장 주목했던 부분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기는 노화성 기억감퇴와 치매환자가 보이는 기억력상실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요즈음 노화성 기억감퇴를 치매의 조기증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노와성 기억감퇴는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보이는 기억력 장애는 뚜렷하게 구별이 되는 장애라고 하였습니다. 나이들면서 기억이 가물거리기 시작하는 저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점 말고는 치매환자에서의 기억력 장애에 관한 깊은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뇌질환자에서의 예술적 창의성을 논하는 부분에서는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그림을 그려서 가족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에 눈길이 끌렸습니다. 이 부분을 조금 더 새겨보아야 하겠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설명할 대상을 많이 잡을 까닭인지 깊이가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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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부자 수업 : 트렌드 편
백상경제연구원 외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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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경제연구원에서 퇴근길에 인문학을 공부하는 기획, <퇴근길 인문학 수업>을 바탕으로 이제는 부자가 되는 길을 가르쳐주는 <출근길 부자 수업>을 개설했다고 합니다. 트렌드편-경제기사 읽기편-재테크 기본편-재테크 실전편까지 모두 4 차례의 수업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의 강사진은 다양한 분야의 고수들로 구성되었던 것과는 달리, <출근길 부자 수업-트렌드편>에 나선 강사진 대부분은 서울경제신문의 기자님들로 구성되었습니다. 강사진이 같은 기관에 근무한다는 점이 조금 걸리는 부분입니다. 물론 개인차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같은 기관에 근무하다보면 그런 차이가 좁혀지면서, 같은 방향을 보게 되는 경향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입니다. 다양한 목소리를 듣다보면 강의 내용을 서로 비교하면서 차이를 발견하고 합일점을 찾아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혼란스러워질 수 있는 위험도 있기는 합니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에 참여한 강사진은 맡은 주제를 다섯으로 세분화하여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된 것처럼 <출근길 부자 수업>도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다만 8분이 강사진이 참여한 12개의 강좌를 어느 분이 맡았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출근길 부자 수업-트렌드편>의 열두 개 강좌는 라이프 스타일, 경제구조, 세계경제 그리고 한국경제로 구성되었습니다. 네 가지의 주제에서 트렌드의 변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즉 트렌드의 변화를 읽어야 돈이 보인다는 생각인 듯합니다.


라이프 스타일에서는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야기된 언택트 사회, 자율주행 차에 관한 이야기, 인공지능이 가져올 가상의 세계, 그리고 공유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그리고 경제구조에서는 지난 총선 정국의 화두였던 기본소득을 중심으로 한 보편복지와 역시 인공지능이 촉발할 새로운 산업지형을 설명합니다. 비트코인 이야기도 빠트리지 않았습니다. 세계경제에서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와 에너지 시장의 변화와 미래, 세계경제의 움직임에 핵심요소가 되는 미중관계의 전망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국 경제에서는 한국경제가 길을 잃고 비틀거리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특히 코로나사태 이후에 살아남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였습니다.


기자분들이 강사진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인지 <출근길 부자 수업-트렌드편>은 아주 잘 읽히고 쉽게 이해되는 편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화두가 되었던 탓인지 기본소득과 공유경제 문제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최근 세계적인 추이가 공유경제의 개념을 바탕으로 한 사업형태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기왕의 체계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은 부문에서는 기득권의 강한 반발로 공유경제의 개념을 접목한 사업들이 좌초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공유경제 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권익보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가면서 발전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기본소득의 경우는 정책이 가지는 정치적 파급력이 큰 탓인지 여야가 모두 관심을 두고는 있습니다만, 재원을 고려한다면 적절한 수준에서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윤희숙 의원님은 <정책의 배신: https://blog.naver.com/neuro412/222169008185>에서 관련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무엇을 고민해야 했는지를 잘 설명했던 것 같습니다. 복지사회를 강력하게 추진해오던 서구에서도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경우 국민투표에서 기본소득의 도입이 부결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기본소득제도로 복지제도를 대체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있겠습니다.

저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대한민국 경제의 현주소는 선대가 쌓아놓은 과실들을 먹어치우면서 다음 세대가 향유해야 할 먹거리를 발굴하지 못하고 있는 위기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문제는 떨어지는 부스러기에 감지덕지하면서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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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파내려가기
김남규 지음 / 고요아침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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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글쓰기는 초등학생 때 과제로 국군장병 아저씨께 보냈던 편지로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학생 때 시작한 일기, 고등학생 때 친구들과 주고받던 편지와 독후감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일상의 글쓰기는 학부에서부터는 논문쓰기로 발전하였고, 전공을 살린 대중서를 써내기에 이르렀습니다. 말만 대중서였지 전문적인 내용과 딱딱한 문체로 쓰인 초고는 편집자의 손을 거치면서 새로 쓰다시피 했습니다.


첫 번째 책은 너무 어렵다는 평을 들었습니다만, 새로운 책을 낼 때마다 점점 쉬워진다는 소리를 듣게 되면서 글쓰기의 맛을 진하게 느껴가고 있습니다. 주변에 책읽기와 글쓰기를 권하곤 합니다. 글쓰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럴 경우에는 책을 읽고 얻은 느낌을 한 줄이라도 좋으니 써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양한 사회관계망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사회관계망이 아니더라도 간단하게 문자를 보내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글쓰기가 생활 속으로 깊이 들어와 있다고 하겠습니다. ‘하던 짓도 멍석을 깔아주면 안한다던가요? 아니면 못한다던가요. 의식적으로 글을 써야한다는 생각이 들면 자판을 날아다니던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고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 글쓰기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김남규 시인이 쓴 <글쓰기 파내러가기>를 읽은 것도 그런 이유였습니다. 시인은 출판사에서 일을 하다가 지금은 대학의 강단에 서게 되었다고 합니다. 학생들을 대하면서 함께 글을 써나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물이 이 책이라고 했습니다.


이 책은 글쓰기에 관하여 모두 14개의 주제로 구성되었습니다. 그 첫 번째는 갑자기 글쓰기입니다. 글쓰기를 갑자기 할 처지가 무엇이 있을까싶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독후감을 수행평가로 내는 것을 끝으로 글쓰기와 담을 쌓게 되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라고 합니다. 그러다가 대학에 들어가면 보고서라는 것을 내야하는 급박한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필자 역시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보고서를 써내야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평소 글쓰기에 대한 심적 부담이 없던 터라 별로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책장을 넘겨가다 보면 글쓰기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글쓰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 글쓰기의 존재론을 거쳐 맞춤법과 써놓은 글을 퇴고하는 법을 거쳐 학술적 글쓰기까지는 글쓰기에 필요한 내용이라는 생각으로 읽었습니다. 하지만 글 내용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속어와 외래어가 난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젊은이들이 주로 이 책을 읽을 것으로 상정한 까닭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요즈음 외래어를 최소화하는 글쓰기에 매몰되어 있습니다. 이미 굳어져서 우리말이 오히려 생소한 느낌을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글쓰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아지면 굳어진 외래어가 우리말로 바뀌게 되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책읽기가 후반으로 넘어가면서는 살짝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미지, 시공간, 예술 등의 단어가 글쓰기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등장하는 시와 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고급편 글쓰기를 담았구나 싶었습니다그리고 마지막 주제 애무의 글쓰기에서는 다시 헷갈리고 말았습니다. 글쓰기를 애무하듯 한다는 것인가 싶었습니다. 의문은 이 글을 쓰면서 풀렸습니다. 서문에 해답이 있었던 것입니다. 저자가 대학 강단에서 처음 맡은 강의가 문학과 사랑이었다고 했습니다. 바로 그 강의의 내용으로 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책의 마지막 부분, ‘글쓰기도 사랑과 같다는 부분이 이해되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해서 애무하는 것처럼 글쓰기 역시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애무하는 일이다.‘라고 정리한 대목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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