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레터
이와이 슌지 지음, 문승준 옮김 / 하빌리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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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작품을 내고는 후속작품을 내놓지 못하는 작가가 있습니다. <라스트 레터>는 등단 작품을 내놓고 오랜 침묵 끝에 후속 작품을 내놓게 된 작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등단 작품과 후속 작품 모두 작가 개인의 삶, 특히 연애사와 연관이 있습니다. 그것도 헤어진 연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등단 작품은 청춘시절 사랑을 하고 헤어지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평단의 주목을 받았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헤어진 연인에 대한 미련 때문에 결혼도 못하고, 변변한 작품도 써내지 못하는 인생입니다.


헤어진 연인의 뒷이야기를 듣게 된 것은 오랜만에 열린 동창회에 참석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참석한 동창회에는 그녀의 여동생이 나왔습니다. 그녀의 여동생은 그녀를 쏙 빼닮아서 모든 동창들이 그녀가 온 것으로 착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녀가 아니고 여동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여동생은 끝까지 언니 행세를 했는데, 전화번호를 주고받은 것이 사달이 나고 말았습니다.


사실 여동생은 학창시절부터 선배인 그를 좋아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여동생의 고백을 거절하고 말았습니다. 고향을 떠나 큰 도시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두 사람은 사랑을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녀가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결혼까지도.... 그랬던 그녀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습니다. 그녀의 여동생은 동창회에 언니의 죽음을 알리러 나왔던 것입니다. 어쩌면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언니 행세를 하는 여동생에게 언니에 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해서 여전히 사랑한다는 문자를 보냈던 것을 남편이 보게 되었고, 여동생 부부 사이에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휴대전화를 망가트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편지를 하게 되었던 것이고, 그는 언니의 고향집으로 편지를 보내게 됩니다. 그 편지는 언니의 딸과 여동생의 딸이 같이 개봉하여 보게 됩니다. 세상을 하직한 어머니에게 온 편지라 하더라도 어른들에게 알리지 않고 개봉하는 것은 조금 이해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결국 여동생과 재회하게 된 그는 나중에서야 언니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습니다. 그리고 언니의 삶을 재구성하게 됩니다. 이야기의 큰 흐름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태양은 가득히>를 인용합니다. 주인공 톰 리플 리가 부자 친구 디키 그린리프를 살해하고 그의 행세를 하면서 우아한 생활을 만끽한다는 줄거리입니다. 우리에게는 르네 클레망 감독이 1960년에 영화화한 <태양은 가득히>에서 세기의 미남이라는 평가를 받는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이 톰을 연기했다는 것, 그리고 영화음악입니다.


그는 죽은 전 연인에 관한 뒷이야기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연인을 빼앗아간 남자가 음습한 욕망을 품은 형편없는 인간이었다는 사실과 연인의 결혼생활이 불행했다는 사실을 알고 망연자실하게 됩니다. 그 남자는 톰이었고, 그는 디키였던 것입니다. 다만 그 남자의 목표는 톰과는 달리 그가 아니라 그의 연인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는 형편없는 글 솜씨로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으리라 착각한 것 아니냐는 아픈 약점을 지적합니다.


그는 결국 세상을 떠난 연인에게 바치는 마지막 편지처럼 뒷이야기를 쓰기로 한 것 같습니다. 그 뒷이야기가 바로 <라스트 레터>인 셈입니다. 마지막 편지의 끝은 중학교 졸업식에서 그와 함께 쓰고 그녀가 읽은 졸업생 답사였습니다. 중학생의 글 솜씨다운 내용이라는 생각입니다. 장래의 꿈을 적시하지 않고 물음으로 남겨놓은 점이 남다르다고 할까요? 미래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것이므로 미리 정해서 거기에 매일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녀는 이 답사를 두 아이에게 유언으로 남겼다고 합니다.


헤어진 연인이 연결해준 인연으로 두 번째 작품을 내놓게 되었다는 작가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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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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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린 끝에 모인 회사 내 독서회가 드디어 1년 활동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열명으로 시작한 모임은 하계휴가 기간을 건너뛰고 매달 한권씩 읽고 느낌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마지막 작품은 신예 이미예 작가님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입니다. 독서회가 아니었으면 아마도 읽을 기회가 없었을 그런 작품입니다.


어른들을 위한 치유 환상소설이라고 정의한 이 소설의 성격은 꿈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뭉클하고 따뜻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작가께서는 잠과 꿈에 관심이 많지만, 여전히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도무지 알 수 없는 어제와 오늘 사이의 그 신비로운 틈새를, 기분 좋은 상상으로 채워 넣는 작업을 반복했다. 그리고 점점 상상이 현실과 사랑스럽게 밀착하는 것을 느끼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7)’고 합니다.


이야기는 잠이 들어야만 입장이 가능한 세계입니다. 그 세계에는 잠든 이들을 사로잡는 흥미로운 장소들로 이루어졌는데, 특히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이 백미라고 합니다. 이야기는 꿈속 세계에서 젊은이 들이 선망하는 일터,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에 입사하게 된 페니가 꿈을 사고파는 사업을 파악하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사실 잠이 들어도 꿈을 꾸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대부분 사람들은 잠을 자는 동안 꿈을 꾼다고 합니다. 다만 꿈의 내용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않는 경우에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꿈의 그런 특성을 잘 살려 이야기의 뼈대를 만들어낸 작가의 이야기 구성능력이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작가님에 따르면 꿈은 시간이 신이 자신의 해오던 일을 세 명의 제자에게 물려주는 과정에서 탄생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시간을 다스리는 신이 있다고 하는 대목에서 미카엘 엔데의 <모모>가 생각났습니다. 시간이라는 무형의 존재는 지나간 시간(과거), 지금의 시간(현재), 그리고 다가올 시간(미래)로 나누기는 합니다만, 그 경계는 모호합니다. 현재인가 싶었는데, 바로 과거가 되고, 미래인가 싶었는데 금세 현재가 되는 것이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의 신은 세 명의 제자에게 각각 원하는 바에 따라 미래와 과거, 그리고 현재의 시간을 다스리는 일을 맡기게 됩니다. 그런데 가장 사랑하는 제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현재의 시간을 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자는 현재의 시간을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주도록 요청했고, 다만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시간만큼은 자신이 다스리도록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말입니다.


시간의 신은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동안 그들의 그림자가 대신 깨어 있도록 해주도록 합니다. 그 이유는? “밤새 대신 경험한 모든 것들에 대한 기억은 (과거에 매달려 있는) 연약한 이들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미래의 꿈을 좇는) 경솔한 이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은 이튿날 아침이면 다시 떠올릴 수 있게 도와줄 것(23)”이라고 합니다.


독자들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신입직원 페니와 함께 꿈을 제작하고 파는 과정을 이해하게 됩니다. 물론 꿈이 무형의 것이기는 하지만, 사고파는 것이므로 구매한 꿈에 대한 대금을 어떻게 정산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꿈이라는 환상의 세계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인 만큼 사기꾼도 나옵니다만, 강력범죄 만큼은 등장시키기가 조심스러웠나 봅니다. 하지만 그런 사건을 당한 피해자가 어떻게 정신적 충격을 이겨나갈 수 있는지도 보여주었더라면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상상 속의 세계이지만, 백화점의 이름이나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외국어 일색인 점도 아쉽네요. 게다가 그 이름에는 무슨 사연이 담겨있다는 정도는 귀띔을 해주었더라면 금상첨화였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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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돈의 역사 1
홍춘욱 지음 / 로크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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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읽은 책을 읽어보는 것은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한 탓도 있습니다.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는 작은 아이의 책장에서 발견한 책입니다. 일을 시작했으니 돈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저 역시 어떤 주제거나 그 역사를 정리한 책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는 돈이 어떻게 생겨났고, 발전해왔는지를 살펴본 것은 아닌 듯합니다. 필자가 서문에서 세계 역사를 바꾼 중요한 사건의 배경을 살펴봄으로써,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이해의 폭을 넓혀보자는 것이다.’라고 적은 것을 보면, 세계사의 이면을 들어다보려 한 것 같습니다. 돈의 흐름, 바꿔 말하면 세계의 부가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정리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저자의 요약에 따르면 모두 7부로 정리한 이 책의 얼개를 보면, 1. 나폴레옹 전쟁, 2. 명나라 가정제 무렵의 동양의 역사, 3. 산업혁명의 발생과 확산, 4. 1929년 대공황, 5. 1971년 금본위제의 붕괴, 6. 1985년 플라자 합의, 7. 1950년 토지개혁으로부터 1997년 외환위기에 이르는 우리나라 경제 현황 등입니다.


저자는 경제지표의 추이를 이야기할 때는 수치, , 도표 등을 인용하여 이해하기 쉽도록 합니다. 그리고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사진들을 삽입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자료들은 책읽기에 몰입했던 눈이 쉬어가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경제관련 상황의 변화를 수식으로 설명하는 부분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경제를 전공하시는 분들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나, 앎이 부족한 탓이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보니 세계사적 관점에서 경제의 부침을 개괄하려다보니 서양, 중국,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짚어본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돈의 역사라기보다는 경기의 부침을 정리한 경제사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9세기 초반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서 20세기 말까지의 주요 사건들을 정리한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당장의 문제가 급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 책의 후속편을 내신 것을 보면 저자 역시 같은 생각을 하셨던가 봅니다.


겨울의 초입에 들어서면서 우한폐렴이 다시 꿈틀거리는 모양새입니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코로나감염이 전세계에 퍼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중국과 가까운 우리나라의 경우 초반에 직격탄을 맞아 중국과 거의 실시간으로 확진자가 폭증하고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와 별차이 없이 중국과 교류하던 타이완의 경우는 우한폐렴의 피해가 미미한 편입니다.


우한폐렴의 방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가 하는 문제는 훗날 단단히 챙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대구를 중심으로 번졌던 1차 유행은 여름철 휴가기간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규모가 크지 않은 2차 유행을 보였습니다. 확산이 멈추어서(멈춘 것인지 숨은 것인지는 애매합니다만) 다행이었지만, 이제는 앞날을 내다보기 어려운 3차 유행이 시작되는 순간인 듯합니다.


저자가 전염병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한폐렴이 등락을 거듭하는데는 성공적인 방역을 위해서라면 사회활동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그 결과로 경제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제와 방역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그리고 경제는 전염병을 완전히 차단한 다음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경제를 살기기 위하여 방역을 소홀히 하다보면 참혹한 결과만 남게 되기 때문입니다. 중세 유럽을 휩쓴 흑사병과 20세기 초반 세계를 휩쓴 스페인 독감의 교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역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방역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나라만 유일하게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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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
김성민 지음 / 다반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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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論語)술이(述而)편에 公子曰, 三人行, 則必有我師,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공자왈, 삼인행, 즉필유아사, 택기선자이종지, 기부선자이개지)’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길을 가는 세 사람이 있으면 스승이라 할 사람이 반드시 있다라고 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 중에 선한 사람이 하는 것을 가려 따르고, 선하지 않은 사람이 하는 것은 고쳐 따른다라고 독할 수 있는 다음 대목을 생각해보면 세 사람이 함께 하는 걸 보면 배울 점이 있다라는 정도로 이해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왜 세 사람일까 생각해봅니다. 두 사람은 같은 생각을 할 가능성이 많지만, 세 사람이 모이면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세상의 모든 것은 배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할 것입니다. 지은이의 생각이 담겨 있는 책을 읽는다는 것은 누군가 행한 일을 지켜보는 일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에 세 명이 한 일이 아니라 할지라도 배울 점이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논어의 한 구절을 가져온 것은 김성민님의 <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였던 모양입니다. 필자는 세상에 쓸모없는 책읽기는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아름답다고 해도 쓸모없는 책읽기를 왜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역설적으로 강조했다는 답변이 돌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요즈음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은 비유나 우회적 언사에 담긴 뜻을 제대로 붙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생각을 묵히는 것도 익숙하지 않은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는 쓸모없는 독서라고 하면서도 나름대로 책을 읽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서 <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라는 제목을 달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작가의 생각이 어떻든 간에 저는 그 가운데 쓸모 있어 보이는 것들을 건져 올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쓸모없음의 쓸모라는 프롤로그의 제목을 보면 작가 역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가 요즘 외국어나 외래어 사용에 심한 저항감을 느끼고 있는 중이라서 서문이나 들어가는 글이 훨씬 나아보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책들을 읽고 얻은 생각들을 정리한 결과물이 이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작가는 자신이 읽은 책들은 쓸모없는 책이라고 생각한 것인지, 자신의 책읽기가 쓸모없는 일이었다는 것인지 헷갈리게 됩니다. 전자라면 그 쓸모없는 책을 쓴 저자들이 불편해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후자라면 굳이 쓸모없는 짓을 왜 하셨는지도 궁금해집니다. 그런데 프롤로그(정말 마음에 안듭니다만 작가가 붙여놓은 글이라서 어쩔 수 없이 인용하는 것입니다)를 보면 김민정 시인의 시집 아름답고 쓸모없기를에서 빌려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시는 시인이 경북 울진에서 주워온 돌을 두고 생긴 일을 시에 담으면서 정한 제목입니다. 그러니 책읽기를 돌과 비유하여 쓸모없는 일로 치부하는 것이야 말로 쓸모없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작가의 글을 읽어가면서 제가 금년에 내놓은 독후감 생각이 났습니다. 원고를 정리하는 작업을 도와주던 아내한테서 지청구를 들었던 것입니다. 책읽기를 많이 했다고 자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합니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면서 관련이 있는 다른 책의 내용을 끌어오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은 독후감쓰기입니다만, 자칫 주제가 흩어질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밀리 디킨스의 시, 고독은 잴 수 없는 것의 경우 고독을 주제로 한 시에 관한 생각보다는 시어로 사용한 고독고통으로 헷갈렸다면서 타인의 고통을 주제로 변주하여 영화 생일 의 감상평으로 대신하였습니다. 차라리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을 가져오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삼인행, 즉필유아사라는 점을 새기라는 공자님 말씀대로 <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에서 얻은 바가 있습니다.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해야겠다는 점과 적어도 책을 낼 때는 외래어나 외국어보다는 우리말을 사용하려는 노력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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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쉬는 기술 -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휴식법 10가지
클라우디아 해먼드 지음, 오수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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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작된 것 같은 한해가 벌써 12월입니다. 어쩌면 1월에 시작한 우한폐렴 때문에 정신없이 보냈기 때문인 듯합니다. 남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려 노력을 하다 보니 오히려 정신적인 압박이 심해진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돌아다녀야 하고, 그런 사람들로 인하여 우한폐렴 사태가 증폭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어떻게 하면 잘 쉬는지 모르기 때문에 밖으로 나돌아야 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쉬는 것이 잘 쉬는 것인지 모르는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을 읽었습니다. 작가이자 방송인인 클라우디아 해먼드의 <잘 쉬는 기술>입니다. 이 책은 영국의 더럼대학교 연구진이 중심이 휴식실험의 성과를 정리한 것입니다. 북새통(Hubbub)이라는 이름의 연구진에는 역사가, 시인, 예술가, 심리학자, 뇌과학자, 지리학자, 심지어 작곡가까지도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135개국에서 모두 18천명이 자발적으로 조사에 참여하여 응답했습니다. 저자는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좋은 휴식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상위 10개 활동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를 이 책에 담았습니다.


심리학을 전공한 까닭인지, 최종 1위를 맨 뒤에 공개하는 심사결과공개방식을 택하여 긴박함을 높이려한 것 같습니다. 잘 쉬는 기술을 10위부터 알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0위 명상, 9TV시청, 8위 잡념, 7위 목욕, 6위 산책, 5위 아무 것도 안하기, 4위 음악듣기, 3, 혼자 있기, 2위 자연에 들기, 1위 독서 등입니다. 135개국 사람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문화적 배경이 다양한 탓인지 비슷한 개념 같은데 별도 구분된 것들이 있는 듯합니다. 어떻거나 저 역시 이런 방식으로 쉰다고 생각하는 것들인 것 같습니다. 세상 사람들 생각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휴식이라는 것을 일과는 반대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쉬는 일을 전투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은 것을 보면 휴식이 일처럼 되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반면 일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일 자체가 휴식이 될 수도 있습니다. 휴식을 하지 않으면 마치 큰 일이 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휴식과 관련된 상업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영업 전략에서 나온 것 아닐까 의심해봅니다. 언론이나 영화와 같은 매체도 책임의 일부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잘 쉬는 방법들에 대하여 저자가 취한 설명방법은 일단은 과학적 실험의 결과를 토대로 한 것들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자료들을 인용하여 주제를 설명합니다. 방송과 작가라는 직업적 특성을 잘 살리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저의 관심대상인 산책과 책읽기와 관련한 다양한 자료를 챙겨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잘 쉬는 방법을 어떻게 수행하는지도 배우는 책읽기였습니다. 역시 책을 읽는 다는 것은 공부도 하고 쉬기도 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때는 TV를 바보상자라고 부를 정도로 TV시청이 부정적으로 평가되던 시절이 있습니다. 아마도 라디오에서 TV로 사람들의 관심이 넘어올 때 생긴 편견일 수도 있습니다. 책을 읽거나 라디오에 귀를 기울일 때는 보거나 듣는 사람이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 상상의 세계를 스스로 창조해야 하지만, TV는 모든 일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상상력을 약하게 만들고 잡념에 빠지거나 자기만의 인상을 떠올리는 것을 방해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제 경우는 TV를 통해서 새 소식이나 드라마, 심지어는 운동경기나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도 같이 시청하는 아내나 아들하고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심지어는 휴대폰을 눌러서 검색을 해보기도 합니다. TV를 단순하게 시청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앎을 확장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이는 TV 편성이 다양해진 것이나 방송의 내용도 구성이 달라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TV가 더 이상 바보상자가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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