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만들어진 위험 -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당신에게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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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오면서 종교에 관심을 가져보라는 권유를 여러 번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직은 자신을 믿어야 할 때라면서 자리를 피하곤 했습니다. 권하시는 분들은 나름 진심을 담아서 권하셨을 터이나, 농담처럼 들렸을 것 같아 송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심지어는 가톨릭계통의 대학을 다녔고, 졸업 후에는 산하병원에서 일하면서도 신자되기에 선뜻 나서지 못했습니다. 물론 학교 행사로 미사에 참여하기도 했고, 과행사에서 성가도 부르기도 했습니다. 신을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전제가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성경이나 불경 등 종교의 경전을 열심히 읽어 이해하면 될 것 같은데, 막상 경전을 읽어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 적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종교의 비합리성과 그것이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역설해온 리처드 도킨스의 <, 만들어진 위험>은 저의 의문을 푸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보니 <만들어진 신>을 먼저 읽었어야 하는데 순서가 바뀐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도 구약성경은 유대 사람들의 역사를, 신약성경은 예수의 삶과 그 이후의 일들을 기록한 역사서라는 생각을 해왔습니다만, 이 책을 읽고서는 그 생각도 버려야 하겠습니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이는 <, 만들어진 위험>에서 도킨스는 신으로부터 벗어나기위한 두 개의 자애물을 돌파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1신이여, 안녕히에서는 성서에 담긴 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고 있습니다. 2진화,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에서는 생명의 복잡성을 바탕으로 신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창조론과 그의 변형인 시계공과 같은 설계자론의 허구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당연히 1부에서는 다양한 성서를 비교해가면서 충돌하는 내용, 종교가 일반적으로 추구하는 이념에서 일탈하는 요소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성경에 기록된 내용이 사건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된 다음에 기록되었다는 점, 따라서 구전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왜곡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심지어는 의도적으로 왜곡된 내용을 기록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사회관계망을 통하여 막대한 수입을 내는 요즈음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만, 사실이 아닌 내용을 확인하지 않거나 심지어는 일부러 만들어 퍼트리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도킨스를 이런 세태를 진실이 신발을 신는 동안 거짓말은 지구 반 바퀴를 돌 수 있다라고 했다는 마크 트웨인의 말을 인용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단순히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은 유감스럽게도 사실이고, 인터넷은 그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다. 그리고 소문과 가십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전염병처럼 퍼져나간다. () 악의적 거짓말뿐 아니라, 사실이 아니지만 말하기 즐겁고 재미있는 훌륭한 이야기도 전염성이 강하다.(38)”라고 우려했습니다.


포르투갈의 파티마를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1917년 파티마의 기적이 일어난 곳입니다. 성모발현을 목격한 소녀 루치아는 성모가 약속한 1013일 일어난 기적을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태양이 하늘을 찢고 나와 공포에 질린 군중을 덮칠 것처럼 보였다. 불덩이가 떨어져 그들을 파괴할 것처럼 보일 때 기적이 멈추었고, 태양은 제자리인 하늘로 돌아가 여느 때와 같이 평화롭게 빛났다.(62)” 천체물리학에 대한 기본상식만 가지고 있어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프랑스 수학자 라플라스가 비범한 주장에 필요한 증거의 무게는 그 주장 이상함에 비례해야 한다.(57)”라는 말에 공감하게 됩니다.


2부는 진화론 등 과학적으로 밝혀진 내용을 바탕으로 창조론의 허구를 비판합니다. 옮긴이의 말대로 책을 읽고서, “신을 믿지 않을 이유를 넘어 신이 불필요함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과학이 급속하게 발전해온 유럽사회에서 종교를 가진 사람들 역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으며, 과학의 발전이 더딘 나라에서는 여전히 종교가 막강한 힘을 가지는 것과 비교된다 하겠습니다.


이 책의 원제 “Outgrowing God”성장해서 더 이상 신을 믿지 않게 된다는 뜻이라는 옮긴이의 설명을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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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 정우철의 미술 극장 - 언택트 미술관 여행 EBS CLASS ⓔ
정우철 지음 / EBS BOOKS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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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이 도무지 수그러들지 모르는 것은 바이러스가 변화무쌍하기 때문인지 방역당국의 문제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방역도 원칙을 정하고 지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터이나, 방역수칙도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판이니 국민이 당국을 신뢰할 수가 없습니다. 희망을 이야기하는 순간 곧바로 악몽 같은 상황이 거듭되니 양치기 소년이 따로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희망사항은 국민을 속이는 거짓말인 경우도 적지 않은 판입니다.


우한폐렴 사태를 비관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도무지 원칙 없이 적용되고, 끊임없이 연장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지쳐서 아예 사회적 활동을 접어버린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나름대로의 뜻에 따라 활동하고 있어 바이러스 확산에 기여(?)하기도 합니다. 아무리 불편하더라도 사회적 활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한폐렴 사태에서 피해를 줄이는 길인 듯합니다.


어떻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려다 보니 집밖으로 나가는 일을 줄여야하고, 그러다보니 미술관을 찾는 일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미술관이나 영화관을 찾아 예술작품이나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책이나 TV를 통해서 어느 정도의 만족을 얻는 것이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나을 듯합니다.


<도슨트 정우철의 미술 극장>도 그런 기획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한국교육방송공사가 편성한 교양강좌에서 언택트 미술관 여행이라는 기획으로 개설하였던 것을 책으로 묶어 냈다고 합니다. 한국교육방송공사가 굳이 언택트라거나 도슨트 라는 단어를 내세운 것이 못마땅하다는 생각이 우선 들었습니다. 한국교육방송공사가 교육을 내세워 시청료로 운영이 되는 기관이라면 우리말을 우선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우리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언택트는 비대면으로, 도슨트는 해설사로 했어야 할 것입니다.


프리다 칼로의 미술전을 아내와 함께 갔을 때 도슨트라는 직업을 처음 들었습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관람객을 대상으로 전시 내용을 설명하는 전문지식을 갖춘 안내인입니다. 도슨트(docent)가르치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도케레(docere)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영어사전을 보면 시간강사, 안내원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안내원이라는 우리말로 부르는 것보다는 영어로 직업을 이야기하면 있어 보이기 때문이었을까요? 제 짧은 생각으로 전시품에 관하여 전문적인 내용을 알기 쉽게 관람객에게 설명하는 직업이라면 해설사라고 해도 되지 싶고, 미술관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는 해설사라고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땠거나 기다랗게 적은 심기 불편한 이야기는 이만 접겠습니다.


<도슨트 정우철의 미술 극장>에서는 19세기 중반에 태어나 20세기 중반에 사망한 구스타프 크림트, 툴루즈로트레크, 알폰스 무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그리고 클로드 모네 등 다섯 명의 화가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시간적 제약 때문에 풀어낼 수 없었던 화가들의 더 깊은 이야기를 담았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화가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담긴 일사의 모습, 화가 주변의 사람들, 또 그들의 작품에 대한 저자 나름의 주관적 시선 등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읽은 이가 화가의 삶에 공감하고, 나아가 우리네 삶을 되짚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화가의 인생은 시대를 초월한 감동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금 아쉬운 것은 동 시대에 활동한 화가들이 적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다섯 분을 고른 이유가 설명되지 않은 점입니다. 미술에 대한 앎이 짧은 탓인지 알폰스 무하는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다섯 분의 공통점이 무엇인지도 고민을 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다섯 화가들의 다양한 작품들과 작품에 엮인 이야기들을 곁에서 이야기하듯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느낌으로 쉽게 읽혔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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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과 작가들 - 위대한 작가들의 영혼을 사로잡은 음주열전
그렉 클라크.몬티 보챔프 지음, 이재욱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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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보면 술을 마셔온 것도 벌써 일 갑자를 넘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마셔온 술 양을 보면 태어나면서 제게 부여된 술독은 이미 채우고도 넘치지 싶습니다. 최근에는 평생 마셔온 술에 관한 이야기를 써볼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술꾼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렉 클라크와 몬티 보챔프가 함께 쓴 <알코올과 작가들>이 눈에 띄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렉 클라크는 미국의 삽화가 겸 작가이며, 몬티 보챔프는 그림 도안가이자 미술감독입니다. 들어가는 글의 말미에 보면, “이 책은 그러니까 엄청나게 멍청한 짓을 동반하는 술과 위대한 문학을 둘러싼 역사에 관한 구상은 스튜디오에서 힘든 한 주를 보내고 조명이 어둑한 바에서 활력을 주는 사이드카 몇 잔을 마신 뒤에 생겨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술의 뮤즈는 이 책으로 우리를 축복해주었다. 자, 건배!(10쪽)”이라고 적었습니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와인, 맥주, 위스키, 진, 보드카, 압생트, 메스칼과 데킬라, 럼 등 모두 8종류의 술에 관한 역사적 사실은 물론 그 술을 즐겨 마셨던 작가들이 남긴 이야기들을 뽑았습니다. 저자들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저는 잡주가(雜酒家)가 분명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나오는 술 종류 가운데 압생트만 빼고는 다 마셔보았습니다. 물론 미국 작가이다 보니 유럽과 미주에서 주로 마시는 술을 고른 것 같습니다. 일본의 청주는 물론 우리나라의 소주나 막걸리는 아마도 그런 술이 있는지도 몰랐을 것입니다. 청주나 소주, 막걸리를 주로 마신 문인들도 분명 있을 터인데 아쉽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이 책의 기획에 따라서 우리나라의 술꾼들이 사랑하는 술과 작가들에 관한 책도 나옴직합니다.

 

압생트 같은 경우는 유럽사회에서 제조가 금지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1988년 유럽공동체가 압생트를 합법적인 술로 규정하면서 제조와 판매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누리망을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도 수입하고 있어서 구매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은 기념으로 압생트 맛을 볼 기회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알코올과 작가들>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처럼 술을 즐겨 마시거나 아예 술을 마시지 않은 작가들에 관한 이야기는 물론 그들의 작품 속에서 술마시는 것을 어떻게 표현했는지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작품들 가운데는 일부 읽어본 적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책들도 많아서 찾아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잘 알려진 칵테일 말고도 이들 술을 기본으로 혼합주를 만드는 방법까지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맥주 밀크 세이크라는 술도 나옵니다. 존 스타인벡의 소설 <통조림 공장 거리>에 나온다고 합니다. “우유를 조금 넣고, 맥주 반병을 넣는 겁니다. 나머지 반명은 잔에 따라서 가져다주세요.(52쪽)” 실제로 70년 뒤에는 밀크 세이크가 식당의 메뉴에도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압생트는 60-70도에 달하는 독주인데, 잔에 압생트를 따른 다음 잔 위에 걸쳐 놓은 전용 스픈 위에 각설탕을 놓고, 차가운 물을 천천히 각설탕 위에 떨어트린다고 합니다. 물이 압생트에 떨어지기 시작하면압생트의 짙은 초록빛이 우윳빛으로 변하고, 보는 각도에 따라서도 색이 다르게 보이는 미학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이재욱 님은 술에 관한 글을 쓰는 수필가라고 합니다. 만화경 같은 술의 세계에 빠져 지낸 지가 오래되었다고 하는데, 주종간의 교류가 활발해지는 요즈음이 추이에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하긴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의 소주가 관심을 받으면서 칵테일로 만들어 마신다고 하니 세계의 벽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나라에만 알려졌던 술들이 수입되어 즐길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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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 - 의과학계의 판도를 뒤바꾼 작은 뇌세포에 관하여
도나 잭슨 나카자와 지음, 최가영 옮김 / 브론스테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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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뇌과학을 전공한 까닭에 뇌에 관한 책을 많이 읽는 편입니다.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는 목차에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내용이 있다하여 읽게 되었습니다. 책을 쓴 도나 잭슨 나카자와는 과학전문기자입니다. 특히 길랑바레 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이라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계질환을 앓았다고 합니다. 길랑-바레증후군은 말초신경에 염증이 생겨 신경세포의 축삭을 둘러싸고 있는 수초라는 절연물질이 벗겨져 발생하는 급성 마비성 질환입니다그녀의 주치의는 면역계의 백혈구가 무법자처럼 제멋대로 날뛰는 병이라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작가의 이런 병력은 질환과 면역계와 뇌의 장애를 연결하는 삼각관계를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발전하여 이 책을 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발성경화증, 세균감염과 관련한 우울증, 양극성 장애, 기억력저하, 조현병 등에 대한 자료를 검토하던 작가의 촉에 걸린 연구가 바로 뇌의 미세아교세포(microglia)에 관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뇌조직에는 신경세포 숫자의 열배 정도인 수천억 개의 아교세포가 있습니다. 신경세포의 기능을 지원하는 아교세포는 4종류가 있습니다. 뇌실을 덮고 있는 표피세포가 있고, 신경섬유를 감싸는 희소돌기아교세포, 뇌조직은 지탱하고 뇌혈관에서 영양을 공급받아 신경세포에 전하는 별아교세포가 있습니다. 그리고 미세아교세포가 있습니다. 미세아교세포는 신경조직에 있는 백혈구로 이해되어왔습니다. 뇌에 이상이 생기면 미세아교세포가 대식세포로 변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미세아교세포는 뇌가 만들어지면서 신경줄기세포에서 만들어진다는 설명과 골수에서 만들어진다는 설명이 있었는데, 저의 스승께서는 골수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증명하시기도 했습니다. 남성의 골수를 이식받은 여성의 뇌의 미세아교세포에서 남성에서만 볼 수 있는 Y염색체를 증명하셨던 것입니다.


미세아교세포가 신경세포와 신경세포가 내는 축삭돌기가 신경세포에 접할 때 만들어지는 신경연접을 보호하고 복원하는 기능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반면 신경세포와 신경연접을 공격하여 제거하는 일도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미세아교세포는 우리 몸의 일반 면역세포들과도 소통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합니다.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에는 의학자와 환자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미세아교세포의 정체가 밝혀지는 과정을 뒤쫓았습니다. 흔히 신경과학은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합니다만, 저자는 어려운 내용을 말랑말랑한 이야기로 풀어냈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이해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때로는 너무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담은 것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사실과 다른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내용도 일부 있었습니다.


우울증 치료에 관한 이야기도 인상적입니다만, 아무래도 저는 알츠하이머병에 관심이 많은 까닭에 이 부분에 집중을 하게 됩니다. 뇌는 뇌혈관장벽이라는 독특한 구조로 보호받고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외부의 독성성분의 침투를 막는 방어벽인 셈입니다. 그런데 뇌수막에도 림프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합니다. 뇌수막의 림프관을 통하여 신체의 면역계와 뇌면역계가 서로 소통하는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집니다. 물론 뇌면역계의 핵심은 미세아교세포입니다. 미세아교세포가 면역계의 잘못된 정보를 받아서 신경세포나 신경연접을 공격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염증질환을 앓은 환자에서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이 생기는 기전도 신경연접을 보호해야 할 미세아교세포가 오작동하면서 신경연접을 먹어치우거나, 먹어치워야 하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방치하기 때문에 쌓이는 것이라는 설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비스테로이스성 소염제(NSAID)를 사용하는 염증성질환 환자는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이 크지 않더라는 사실이 주목받은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가 미세아교세포의 폭주를 차단하는 효과로 인한 결과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의 방향이 완전 예방 혹은 치료가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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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 - 무엇이 우리의 노년을 결정하는가
마르타 자라스카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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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람들은 수와마분 차생가원(雖臥馬糞 此生可願)’이라는 속담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대로 해석하면 말똥 속에 눕더라도 이곳에 살기를 원한다라는 뜻이지만, 우리말로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라고 풀이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172일에 발표한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1’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3.3년이라고 합니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건강하게 지내다 죽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하는 풍조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나이 들어 병으로 골골하면서 보내는 시간은 본인도 가족도 원치 않는다는 것입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시대적 소망을 담은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을 읽었습니다. 책을 쓴 마라트 자라스카는 건강, 심리,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적 해답을 탐사하는 기자로 워싱턴 포스트 등 유수한 신문에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 부응한 기사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정작 큰 그림은 놓치고, 그저 먹는 것이나 운동과 같은 단편적인 내용에 머물고 있다고 저자는 보았습니다. 관계, 감정, 마음같이 수명 연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들은 무시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분자생물학, 전염병학, 신경과학, 동물학, 인류학, 심리학, 사이버 심리학부터 아시아 연구, 마케팅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 영역을 꼼꼼히 살펴, 학계에서 검증한 학술 논문을 600편 이상 읽었고, 마음과 건강의 상관성을 연구하는 50명 이상의 과학자들의 의견을 들어 책을 썼다고 합니다. 기획도 대단하지만 꼼꼼하게 실행에 옮긴 것 같습니다.


이 책은 2부로 구성되어있습니다. 1부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늙어가고 마음과 몸이 어떻게 연결되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가 설명합니다. 2부에서는 결혼과 우정, 자원봉사와 성격변화에 이르기까지 수명 연장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심리적, 사회적 요소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생각하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은 아닙니다. 다만 영양제, 건강측정기 등 별로 효과도 없는 방법에 몰입하면서 애정생활, 우정, 인생의 의미와 같이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건강에 대한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보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몸에 좋은 것들의 배신에서는 몸에 좋다는 영양제나 슈퍼푸드, 유기농 식품이 과연 몸에 얼마나 좋은지 따져 물었습니다. 또한 성격에 따라서는 수명을 갉아먹을 수도 있으며, 감정이 뇌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고독한 사람들은 자주 아플 수 있다고 하는데, 몸이 마음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짚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와의 원만한 관계는 수명연장에 기여하며, 공감과 이타적 행동 역시 수명연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결혼을 기피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2015년에 핀란드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결혼반지를 까지 않고 동거하는 사람들은 결혼한 사람들보다 심장마비의 위험도가 69% 높았다고 합니다. 혼자 사는 경우도 8% 높았다고 하는데, 혼자 사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외롭다는 생각에 빠질 때가 있을테니 역시 건강에 문제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결혼이 건강과 수명에 도움이 되는 기전은 믿음과 헌신하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결혼을 기피하는 사람들은 헌신을 왜 해라는 생각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완벽하지 않은 결혼생활을 하는 부부 역시 건강을 유지하는데 이점이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도 있다고 합니다. 장수하려면 헌신적인 반려자, 몇 명의 절친한 친구, 돌봐주는 이웃 등, 든든한 사회적 관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책 쓰는 일은 때로 건강에 상당히 해로울 수도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이 책의 기획방향에 맞추어 힘을 쏟은 것이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수명연장에 기여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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