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석세스 - 폭발적 성장을 위한 50조 사업가의 대성공 원칙
댄 페냐 지음, 황성연.최은아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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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90만원으로 세운 회사를 바탕으로 5천억 원의 자산을 일궈냈다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요.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사업가 중 한 사람이자 세계적인 비즈니스 성공 코치인 댄 페냐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1999년에 그 성공의 비결을 처음 세상에 발표했던 <슈퍼 석세스>를 보완하여 내놓았습니다. 그가 이야기하는 비결, 비약적 도약의 이익(Quantum Leap Advantage, QLA)은 기업인수와 매각을 통하여 이룩한 것입니다.


기업을 인수하는데 있어서 핵심은 인수대상 기업의 자산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해당 기업을 인수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동원하는 일, 그리고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여 매각하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 정도 자세와 목표로는 그저 그런 인생밖에 살 수 없다!”라는 저자의 호통을 들어야 할 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창업을 하고, 남이 일군 기업을 인수하여 매각하는 과정에 생소하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하는 데만 2천만 원이 든다는 그의 기업 세미나는 젊은 사업가들로 붐빈다고 합니다. 기업인이 회사를 세우고 운영하는 목적은 모두 다를 것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기업인들이 저자의 말대로 가늠조차 할 수 없는 부를 노리고 기업을 인수하고 매각하는 일에 나선다면 과연 세상이 제대로 돌아갈까 싶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30의 젊은 세대들은 열광한다고 하니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슈퍼 석세스>는 큰돈을 버는 데 필요한 정신적 강인함과 레이저 광선과 같은 집중력을 기르는 요령을 담았다고 했습니다. ‘1부 폭발적 성공의 비밀에는 QLA의 기본을 설명합니다. ‘2부 슈퍼 석세스 실천 가이드에는 저자가 실행했던 자료 및 구체적인 조언을 담았습니다. 플라톤의 <국가>를 보면 이상적인 국가는 장삼이사로 구성되는 바탕에 중간관리자, 그 위에 최고관리자가 있는 피라미드 구조를 이루게 됩니다. 그런데 장삼이사까지도 큰돈벌이에 나선다면 세상은 어떻게 돌아갈까요?


<슈퍼 석세스>는 큰돈을 벌기 위해서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명제를 잊게 만드는 묘한 마약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치 독일은 새빨간 거짓말이 얼마나 효과적일 수 있는지 보여줬다. 그들은 선전구호를 큰 소리로 외쳤고 이른바 문명인들은 잔인한 진실이 뺨을 내리칠 때까지 그들의 범죄를 묵인했다. 오늘날 여드름투성이의 네오파시스트들은 홀로코스트가 없었다고 외친다. 그들의 청중이 되길 기꺼이 자처하는 사람들도 있다.(25)”라는 저자의 말 속에는 저자가 하는 일의 실체가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돈을 벌어보겠다는 야망을 품은 사람이라면 분명 읽어볼 가치는 있을 것입니다. 다만 기업을 일으키고 남이 세운 기업을 인수하는데 필요한 자금이나 인력을 동원하는 일, 혹은 관련 법령 등이 우리나라의 실정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딱히 비약적 도약이라는 큰돈을 버는 일이 아니더라도 조그만 성공을 일구는데 필요한 요령같은 것도 배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성공의 5가지 원칙 같은 것입니다. 1. 어제의 꿈은 오늘의 현실이다, 2. 지금 바로 꿈꿔라, 3. 시뮬레이션: 나에게 없는 것을 연습하라, 4. 자신의 능력에 한계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라, 5. ‘열정은 그리스어 엔테오스(entheos)’에서 왔다. 이는 내면의 신이라는 뜻이다, 등입니다.


그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줄 멘토를 고르는 기준이라든가,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규칙, 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비결 등은 큰돈벌이가 아니더라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요령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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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없는 불행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5
페터 한트케 지음, 윤용호 옮김 / 민음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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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독서회에서 읽기로 한 <소망 없는 불행>을 미리 읽었습니다. 2019년 노벨상 수상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아직은 고전이라 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작가 페터 한트케는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로 만나 본 적이 있습니다. 독후감에 작가가 독자에게 무엇을 전하려는 것인지 금세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라고 적은 것을 보면 이해되지 않은 대목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작가는 시, 소설, 희곡, 연속극과 영화 대본, 수필 등 다양한 계열의 문학작품을 써냈습니다.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나 연극 <관객모독>은 이제 고전 축에 들 만한데도 아직 감상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소망 없는 불행>소망 없는 불행아이 이야기두 편의 글로 구성되었습니다. ‘소망 없는 불행1971년 어머니가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하고 죽는 일을 겪은 뒤에 쓴 산문입니다. 양친이 천수를 누리고 돌아가셔도 가슴이 먹먹할 일입니다. 게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 남아있는 가족들의 심정을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선친께서 돌아가신지 벌써 20, 어머니 돌아가신 지도 몇 해되었습니다. 돌아가셨을 때는 추모하는 글을 써보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여전히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부곡, 사모곡이 될 터이니 아마도 생전에 속을 끓여드린 일을 사죄하는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소망 없는 불행의 작가는 어머니의 일생을 회고하면서 척박한 사회환경 속에서 여성으로, 자아에 눈떠가는 과정을 기록했습니다. 감정을 배제하고 건조하게 말입니다. 오스트리아 남부지방의 시골에서 5남매의 넷째로 태어난 작가의 어머니는 어렸을 적에 영리하다는 소릴 들었습니다. 하지만 외증조부가 머슴으로 일하던 농가의 딸이 낳은 사생아가 외조부였으니 가정환경은 그리 유복하지 못했고, 사회적으로도 여자는 의무교육이 끝나면 가사를 돌보데 머물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도 저자의 어머니는 가출하여 호텔에서 일을 시작하는 등 자기계발에 적극적이었습니다. 유부남인 독일군 경리장교와 첫사랑에 빠져 저자를 낳았지만, 결혼은 독일군 하사와 했고, 베를린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전후에는 베를린을 탈출하여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시골에서 궁핍한 생활을 하면서도 책을 읽으면서 위안을 삼았던가 봅니다. “모든 책이 자신의 삶을 묘사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읽었고 독서를 하면서 생기를 얻었다. 독서를 함으로써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을 감싼 껍데기로부터 벗어났고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을 배웠다.(57)”라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점차 <사람들> 중 하나가 아니라 <그 여자>가 되어갔다.(61)”고 합니다.


그랬던 그녀가 원인 모를 두통을 앓으면서 시들어갔습니다. 그녀가 변해가는 모습은 마치 조로기 치매 증상으로 보입니다. 감각을 잃어 아무 것도 기억을 못하고, 텔레비전을 시청해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난 이제 인간도 아니다>라고 했는지 모릅니다. 그런 그녀가 51살이 되던 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데, 치매 말기에 접어들면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일은 없는 편이니, 아무래도 초기 상태에서 스스로의 삶에 만족할 수 없어 결정한 일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이 이야기는 연극배우였던 첫째 부인과 결별하면서 여자 아이를 홀로 키우면서 겪을 일들을 적은 역시 산문입니다. 작가는 파리를 비롯하여 유럽의 여러 도시들을 옮겨가며 살았습니다. 아이는 바뀐 환경에 적응하면서 성장하기기 수월치 않았을 것입니다. 폭우가 쏟아지던 날 잠에서 깨어난 작가는 위층에서 자지러지게 울어대는 아이에게 올라가서는 아이의 얼굴을 힘껏 때렸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들을 보면 아이를 키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던 아버지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작가가 아이의 성장과정에 관한 글을 <칸틸레네-사랑과 모든 열정적인 행복이 충만하길>이라는 문장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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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 / 오디세이아 동서문화사 월드북 51
호메로스 지음, 이상훈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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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독서회에서 이달에 토론할 예정인 책을 미리 읽었습니다. 잘 알고 있지만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일리아스><오디세이아>는 그리스에서 수백 년 동안 구전되어 오던 시를 뛰어난 음유시인 호메로스가 문자로 정리해냈다고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판소리와 같이 소리하시는 분들을 통하여 구전으로 전해오던 것은 조선말에 채록하여 기록으로 보존하게 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미케네 문명 시기에서부터 영웅들에 관한 노래와 이야기들이 전해져왔다고 합니다. <일리아스><오디세이아>는 기원전 1200년 무렵에 있었던 트로이 전쟁과 관련된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룬 트로이 시권(詩卷)’에 속합니다. 트로이 서사 시권에는 <퀴프리아>,<일리아스>,<아이티오피스>,<소일리아스>,<일리오스의 함락>,<노트로이(귀국담)>,<오디세이아>,<텔레고니아> 8가지 작품이있는데, 그 가운데 <일리아스><오디세이아>만 정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일리아스>만을 놓고 보면 트로이 전쟁이 9년을 넘어 10년째로 넘어가는 순간을 묘사합니다.


<일리아스><오디세이아>는 각각 24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입니다. 동서문화사에서 합본으로 내놓은 <일리아스/오디세이아>가 무려 925쪽에 달하는 것을 보면 여기담긴 이야기를 구송하는데 만만치 않은 시간이 걸렸을 것 같습니다. 하긴 우리나라의 판소리의 경우도 박동진 명창께서 춘향가를 완창하는데 8시간, 심청가는 6시간, 적벽가는 5시간, 수궁가는 4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엄청난 분량의 가사를 외워서 이야기하는 일은 결코 쉽지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음유시인들 나름대로 외우거나 공연의 비법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대체적으로 큰 틀을 외우고 상세한 내용은 임기응변으로 늘이거나 줄이기도 했던가 봅니다. 청중에 따라서 구송하는 사람에 따라서 내용이 더해지기도 줄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구송되는 서사시를 채록해보면 내용에 차이가 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동서문화사 판의 <일리아스/오디세이아>는 우리말로 옮겨진 것이지만, 서사시 본래의 특성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영화의 경우는 장면이 끊어지지 않고 연결되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만, 등장인물 중심의 삽화가 끝나면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하는 삽화가 이어지듯이 <일리아스/오디세이아>는 각각 24개의 삽화로 구성됩니다. 일리아스편을 보면 트로이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그리스군의 내분이 일어나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가 충돌하면서 아킬레우스가 전선에서 이탈하면서 그리스군이 몰리는 국면으로 전환됩니다.


그리스신화를 보면 신계와 인간계가 구분되어 있는 듯하면서도 뒤섞이는 상황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트로이전쟁도 파리스의 심판이 발단이 되어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 헬레네가 파리스와 눈이 맞아 트로이로 도망치면서 일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제우스를 비롯하여 그리스의 여러 신들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서 그리스군을 돕거나 트로이군을 돕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전장에 직접 개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신들끼리는 직접 대결을 벌이지은 않는 듯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이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여전히 헷갈리고 있습니다.


일리아스의 경우는 전투장면이 이어지면서 몇 사람의 영웅이 상대편 장군들을 죽이는 장면이 지루할 정도로 길게 이어집니다. 나중에는 누가 죽고 누가 살았는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아마도 구송자가 듣는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서 등장인물의 숫자를 늘이기도 줄이기도 했던 것 아닐까 싶습니다.


오디세이아는 오디세우스의 고향 이타카를 중심으로 한 장면이 주로 나오고 오디세우스가 귀국길에 겪는 고초는 짧게 설명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다소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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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항아리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고성미 옮김 / 창해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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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항아리>는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실낙원>의 저자 와타나베 준이치의 단편집으로 2001년에 일본에서 발표되었습니다. <눈물 항아리>에는 표제작 눈물 항아리를 비롯하여 6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마지막에 실려 있는 후유증을 제외하고는 남녀상열지사가 주제입니다.


작가가 정형외과를 전공하고 교수로 근무하다가 작가로 등단한 특이한 이력을 지닌 탓인지 후유증에서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환자가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을 다루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꽉 잡은 손에서도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정형외과의사가 여성의 손을 이식한 남성의 사례를 다루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작가의 본업에서 가져온 주제를 흥미로운 읽을거리로 만든 것을 보면 역시 의사와 작가를 겸직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표제작인 눈물 항아리는 고인의 유골을 담은 항아리를 만든다는 독특한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방암으로 투병하던 아내가 죽음을 앞두고서 남편에게 특별한 부탁을 합니다. 죽으면 화장을 해서 유골로 항아리를 만들어달라고 한 것입니다. 소뼈를 가루 내어 만드는 본차이나에서 영감을 얻었나 봅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지 확인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내가 소망한 것처럼 도기를 굽는 이 한테 특별한 부탁을 해서 항아리를 만들어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40cn높이의 항아리는 형태도 매끈하고 날렵하게 생겼을 뿐 아니라 크림색에 가까운 투명한 흰색우로 우아한 자태가 인상적이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집안에 만든 제단에 두고 생전의 아내를 보듯 항아리를 애지중지하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혼자된 남편이 짝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새로 사귀게 된 여성이 집에 오는 날에는 뭔가 불편한 일이 생기곤 해서 헤어지기를 반복합니다.


도자기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귀신이 되어 찾아와 못살게 굴겠다던 아내의 혼령이 무언가 일을 저지르는 것은 아닐까 하는 괴기스런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일본은 특히 괴담을 잘 지어내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결정적인 사건은 아내의 친정에서도 권하게 되어 재혼을 하게 되었는데, 새로 맞은 아내 역시 항아리가 불편하다는 불만을 제기하면서 항아리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사건이 생깁니다. 그리고 사흘 뒤에 새로 맞은 아내가 교통사고로 숨지는 불상사가 일어나게 됩니다. 결국 남편은 다른 여자 찾기를 포기하고 항아리와 함께 일생을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입니다.


단편소설을 길지 않은 내용에 기승전결을 함축적으로 담아야 하기 때문에 읽을 때도 집중을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 이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다면 분명 <믿거나 말거나>, 혹은 <세상에 이런 일이>와 같은 방송에 한 꼭지로 등장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 작품 후유증에서는 새로운 의료기술에 대한 일본 의료계의 경향이 언급되어 있어 주목했습니다. 새로운 의료기술이 개발되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한 과정을 지나게 됩니다. 동물을 이용한 전임상시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수행하여 안전하고도 유효한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새로 개발된 기술이 일정한 수위로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된다고 해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부작용을 고려한다면 새로운 의료기술을 수용하는데 서로 다른 입장이 대립하게 됩니다. 작은 희생이 있더라도 더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과감하게 새로운 의료기술을 사용하는 의사들이 있는가 하면 기존의 기술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대처하는 의사들로 나뉜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의사들은 대체적으로 후자에 속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작가는 이점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일본의 의사들은 후자가 많은데 그것은 일본 사회에 만연된 무사안일주의와 독창성보다는 모방을 주로 하는 민족의 오랜 습성과도 관련이 있다.(182)”라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의 의사들은 어떤 쪽이 많은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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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아였을 때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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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와의 무역역조를 해소하기 위하여 인도에서 생산된 아편을 중국에 공급하면서 야기된 사회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하여 청나라 정부는 아편 수입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그 결과 아편전쟁(1840, 1856)이 일어났고, 이 전쟁에서 패한 청나라는 홍콩을 영국에 할양하는 등 치욕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아편전쟁 이후 영국은 공공연하게 중국에 아편을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우리가 고아였을 때>는 아편전쟁 이후의 상하이에서 살던 영국인 일가의 이야기를 뒤쫓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뱅크스는 상하이에 있는 영국 기업에서 일하는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열 살이 되던 해 부모가 갑자기 종적을 감추면서 고아아닌 고아가 되어 영국의 부유한 친척에게 맡겨졌습니다.


이야기는 크리스토퍼가 대학을 졸업하고 유명한 탐정이 되어 사교계에서도 주목받는 인물이 되면서 시작됩니다. 크리스토퍼는 실종된 부모를 찾아 어렸을 적에 겪었던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의 전후 사정을 밝혀야겠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연히 마주쳤다고 생각한 세라 헤밍스는 사교계에서 주목받는 그를 연결고리로 하여 신분상승을 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녀의 꿈은 1차 세계대전을 마무리하는데 기여한 세실 경과의 결혼을 통하여 이루어졌습니다. 다시 전쟁의 위험이 고조되면서 세실 경은 전쟁을 막기 위한 막후작업을 위하여 상하이로 향합니다. 세라 헤밍스가 상하이로 간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크리스토퍼 역시 오랫동안 꿈꾸었던 일을 실행하기 위하여 상하이로 향합니다.


이야기의 전반부는 상하이에서 지낼 때의 기억과 세라와의 인연, 그리고 크리스토퍼가 고아소녀 제니퍼를 후원하다가 입양하게 되는 이야기들이 전개됩니다. 후반은 상하이에 도착한 크리스토퍼가 실종된 부모님의 행적을 찾아가는 작업이 전개됩니다. 크리스토퍼가 상하이를 다시 찾은 19379월은 7월 중일전쟁이 개전하고 두어 달이 지난 시점입니다. 전쟁을 막기 위하여 노력했던 세실 경도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하릴없이 세월을 보내면서 폐인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상하이에 도착한 크리스토퍼는 공식적으로는 중국공산당의 이중첩자인 노란 뱀의 정체를 밝히는 일을 시작합니다. 그 와중에 부모님을 찾았다는 소식을 전한 영국대사관은 송환행사를 벌이겠다고 합니다. 그런 와중에 세라는 크리스토퍼에서 마카오로 가서 함께 살자는 제의를 받은 듯합니다. 세라와 함께 마카오로 출발하기 직전에 부모님이 억류된 장소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크리스토퍼는 부모를 구하기 위하여 나섰습니다. 하지만 그 장소는 상하이의 외국인 구역을 벗어난 장소로 중국군과 일본군이 대치하고 있는 전쟁터였습니다.


민간인 신분으로 전선을 넘나든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싶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중국군 장교의 안내로 목적지로 향하던 크리스토퍼는 일본군이 점령한 지역으로 넘어가면서는 혼자 찾아가야 했고, 그 와중에 어렸을 적 이웃집에 살던 일본인 친구 아키라를 만나기도 합니다. 결국은 부모님이 잡혀있다는 집에 도착했지만, 그곳에 부모님은 없었습니다. 일본군에 붙잡힌 크리스토퍼는 영국대사관에 인도되었고, 그곳에서 만난 대사관 직원인 그레이슨 씨는 크리스토퍼에게 노란 뱀을 만나게 해줍니다. 노란 뱀은 놀랍게도 어릴 적 크리스토퍼의 집에서 함께 살던 필립 씨였습니다.


화목하게 지냈다는 크리스토퍼의 기억은 정확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는 중국에 아편을 공급하는 회사에서 근무했고, 어머니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중국에 아편을 공급하는 영국정부의 행태를 비판하는 측이었습니다. 부모님의 관계는 간단하지만은 않았고, 아버지가 먼저 집을 떠난 뒤에 사태를 수습하려는 어머니의 희생으로 크리스토퍼가 영국으로 보내졌던 것입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 다시 만나게 된 어머니는 크리스토퍼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세상사는 진실을 모르는 것이 더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해본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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