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불편한 진실 - 성공이라는 이름에 감추어진
이충현 지음 / 이담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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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덕목에 관한 리뷰를 쓰려다 보니 다양한 스타일의 리더십들이 소개되는구나 싶습니다. 우선 생각나는 분들로는 박칼린, 히딩크, 이순신 등등. 어쩌면 안철수교수의 리더십도 조만간 다시 등장할지 모르겠습니다.

제왕적 리더십의 경우는 그 장점이 논의된 적은 없었지만, 그 문제점이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자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충현님은 <리더의 불편한 진실>을 통하여 제왕적 리더십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올바른 리더상은 그 시대와 상황에 따라 알맞게 조금씩 변하기 마련이라고 합니다. 18세기로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는 ‘불의 시대’로, 창조적이고 우수한 관리보다는 일률적이고 생산적인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제왕적 리더가 시대적 요구였다는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19세기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국가형태가 왕정이었으니 그 영향이 이어지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20세기 후반부터는 ‘물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변의 모든 것을 태우는 성질을 가진 불과는 달리 흐르는 성질을 가진 물은 항상 빈곳을 채우기 마련입니다. 불의 시대와는 달리 물의 시대에는 고성장보다는 우수한 관리가 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직 리더가 아닌 자리에 있을 때 느끼는 리더의 모습과 리더십에 대하여 솔직하게 묘사해보고 싶었다.”는 저자의 솔직한 고백에 한편으로는 “당신이 리더의 고민을 알아?”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한 편으로는 “준비된 자 만이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처럼 자신만의 리더십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어야 리더가 되었을 때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에서 공부를 하는 동안에 전공분야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한편 나름대로는 소속된 조직을 맡아 운영을 하게 된다면 새롭게 도입하면 좋겠다싶은 것들을 챙겨보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그런 위치에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생각에 머물고 있습니다.

저자는 아직까지도 우리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제왕적 리더십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통렬한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비판이 비판으로만 끝난다면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리더의 불편한 진실>이 돋보이는 점은 바로 제왕적 리더십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1장 우리들의 일그러진 리더’에서는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는 제왕적 리더들이 모르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2장 창의성이 사라진 조직’에서는 제왕적 리더가 이끄는 조직의 경직된 조직문화 그리고 그 한계를 분석하고 있고 말미에 붙인 ‘창의적인 조직문화 만들기“를 통하여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3장

비효율적인 조직‘에서도 이어서 문제점을 분석하고 말미에 붙인 ’효율적인 조직 경영 가이드‘를 통해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4장 21세기 리더의 조건‘에서는 제왕적 리더를 대체할 새로운 형태의 리더의 덕목으로 공감과 동행, 본보기 보이기, 나누기, 웃기, 소통하기, 책임지기, 인재 아끼기 등의 7가지를 논하고 있습니다. 서두에서 인용하고 있는 제왕의 8가지 특징과 대비하여 읽어보시면 공감하게 될 것 같습니다. 첫째,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도 하기 싫다는 것을 모른다. 둘째 “I” 신드롬에 빠져 있다. 셋째 양명에 집착한다. 넷째 권위와 권력을 남용한다. 다섯째 지나치게 부분적이고 세밀하다. 여섯째 사람을 학력과 배경으로 판단한다. 일곱째 내부의 조언보다 외부의 촌평에 더 귀를 기울인다. 여덟째 마마보이에게 매력을 느낀다.

저자는 평소에도 한줄의 신문기사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매체의 기사를 인용하여 우리 시대의 리더들이 실패사례, 성공사례 등의 핵심을 짚고 있습니다. 최근 타계한 스티브 잡스의 철학을 읽을 수 있는 말도 있습니다. “디자인은 인간이 만든 창조물의 중심에 있는 영혼이다.(106쪽)”

제왕적 리더십의 문제점 ‘의사소통의 부재’를 논하면서 2008년 촛불시위사태 당시 강력한 CEO 스타일의 리더심과 소통의 부재가 촛불시위의 원인이었다고 논한 부분에 대하여 일부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시각에 근본적 차이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8년 촛불시위는 근본적으로 새로 들어선 정부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세력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재개와 관련하여 과학적 사실을 왜곡하여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공포심을 대중들에게 확산시킨 것이며, 사태가 확산되는데 역시 사실을 왜곡한 방송이 붙기 시작한 불에 기름을 끼얹는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물론 제대로 된 과학적 사실들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널리 알리려는 노력을 정부에서 소홀히 했다는 점은 분명 지적해야 할 것입니다.

저자는 서두부분에서 제왕, 소왕, 그리고 다람쥐라는 표현으로 리더, 중간관리자, 조직구성원을 빗대면서 다람쥐들은 언제까지나 쳇바퀴나 돌리는 신세라고 자조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만, 조직구성원은 그의 노력에 따라서 중간관리자가 되고 언젠가는 리더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스스로를 갈고 닦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 노력에는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학습도 필요하겠지요. <리더의 불편한 진실>을 읽어볼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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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눈물 - 서경식의 독서 편력과 영혼의 성장기
서경식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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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릴 적에 눈물이 많은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한테 야단을 맞을라치면 금새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흐르기 일쑤이고, 책을 읽다가, 혹은 영화를 보다가 감동이 이는 장면에 이르면 마음이 절로 눈물이 흐르곤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읽게 된 서경식교수님의 <소년의 눈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린아이의 눈물’이라는 제목을 단 글들에서는 어린 시절 저자가 눈물을 흘리게 되는 사연이 특별히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조금은 실망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 나오는 집에 오는 아저씨의 아들을 하지 않겠냐면서 놀리는 아저씨와 슬그머니 동조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울상이 되곤 했다는 서교수님의 말씀대로 저 역시 다리 밑에서 주워왔는데, 그 다리에 다시 데려다 주어야 하겠다는 어르신들 말씀을 들으면 눈물바람을 하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에리히 케스트너의 <하늘을 나는 교실>의 서문에 나오는 “어째서 어른들은 자기가 어렸을 때의 일들을 그렇게도 새까맣게 잊어버릴 수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아이들도 때로는 지극히 애처로운, 가엾고 불행한 존재라는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변해버리는 것일까요> (…) 아이들의 눈물은 결코 어른들의 눈물보다 가볍지 않으며, 오히려 그보다 무거울 수도 있다는 말은 새삼스럽지 않습니다.”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어른의 눈물을 아는 자가 아이의 눈물을 안다. 아이의 눈물을 이해하는 자가 어른의 눈물까지 이해하는 것이다.(85쪽)”라고 설명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사실 서교수님께서 인용하신 에리히 케스트너는 저 역시 처음 세상에 내보낸 책 <치매 바로 알면 잡는다>에서 케스트너의 시 “마지막 플랫폼”을 인용한 적이 있어 반가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사람의 생애란 길게 보여도 조금 전에 시작했는데 이미 종착역입니다.”라는 싯귀를 읽으면서 마음이 먹먹해졌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하지만 서경식교수님은 정말 대단한 소년이었구나 싶습니다. 저도 책읽기를 꽤나 좋아했던 축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읽을거리만 있으면 사람들 눈에서 사라지곤 했고, 학기 초에 새로 교과서를 받기라고 하면 그날 모두 읽어치우고 말았던 기억도 있습니다. 선친께서 교편을 잡고 계실 때는 학교 도서실에서 책을 빌려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동화책이나 위인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초등학교시절의 서경식교수님의 독서편력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욱 대단한 것은 그 어린 시절에 읽었던 책에 대한 기억에서부터 책을 읽고 가졌던 생각을 어른이 되어 되살려 글로 옮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편으로는 막연하게 생각해온 재일 동포들이 일본사회에서 받아온 편견이 얼마나 심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영어수업 시간에 “아이 아무 아 쟈빠니-즈”라고 따라 읽을 수 없었던 서교수님에게 조선인이 Korean이라는 단어를 가르쳐주지도 않으면서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다고 불쾌해하던 선생님을 보면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세워나가셨다는 말씀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또한 한국에 유학하던 두 형님이 1971년 유학생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오랫동안 옥고를 치루었다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소개하고 있어 그 내막이 어땠는가보다는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는 해도 당국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어 놀랐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시를 읽고 암송하기 시작했다는 서교수님의 회고에 또 한번 놀라게 됩니다. 이시카와 다쿠보쿠가 시 ‘코코아 한 숟갈’에 표현한 “나는 알겠네, 테러리스트의 슬프고도 애처로운 그 마음을”에서 인용한 테러리스트가 안중근의사였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놀라웠습니다. 20세기 초반에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동아시아 제국을 침략하면서 일본이 이들 국가에 저질렀던 비윤리적 만행에 대한 일본인들의 생각이 다양하다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최근에는 극우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를 우려하는 일본사람들의 양심 또한 목소리가 커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 겪었던 혹은 생각했던 일들을 그저 추억에 묻어두고 살아가는 편인 듯합니다만, 서교수님은 “좋건 싫건 어린 시절 각인되어버린 그 무엇을 짊어진 채, 사람들은 수많은 괴로움과 얼마 되지 않는 잔다란 기쁨으로 수놓인, 인생이라는 긴긴 시간을 인내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그 인생을 인내할 수 있게 하는 힘의 원천은 어린 시절 몸과 마음에 깊숙이 아로새겨진 그 무엇이다.(236쪽)”라고 하시면서 지난날의 향수만을 되살려기 위하여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에 스스로에게 각인된 무엇 때문에 여전히 변하지 않고 걸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사실 저도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의 세월을 제가 기억하는 시점부터 정리를 해보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나름대로 행적을 요약하게 정리해두고 있기는 합니다. 언젠가 글로 옮길 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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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에 의한 뉴 비즈니스 세상 - 기초편
정한민 지음 / 이담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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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젊었을 적에는 새로 나온 전기제품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만, 컴퓨터가 처음 등장할 무렵에는 학원에 다니면서 컴퓨터언어를 배우기도 했지만, 쉽게 따라가지 못했던 것이 이제 와서 발목을 잡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에 새로나오는 전자제품은 기본적인 사용법을 익히는 것마저도 숨이 찰 지경인데 새로운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다보니 대충을 포기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꼭 필요한 것은 젊은이들에게 부탁해서 챙겨보거나, 아니면 옛날 방식으로 어떻게 꾸리다 보니 마땅하게 물어볼 사람을 찾지 못하면 대충 넘어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예 새로 나오는 용어마저도 낮설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출판사의 추천으로 읽게 된 <IT에 의한 뉴비즈니스 세상-기초편>은 IT분야에서 새로 소개되는 개념을 이해하고 싶어하는 분들을 위한 좋은 참고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계신 정한민박사님이 이 계통의 전문가라는 점에 더하여 반인에게 어려울 수밖에 없는 관련분야의 정보를 참 이해하기 쉽게 풀어썼고, 자료사진을 풍부하게 싣고 있어 이해를 돕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고 하겠습니다.  

 

출판사 추천이라고는 하지만 홍보성 멘트가 지나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책을 읽고난 느낌을 줄여 쓸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읽는 흐름이 좋고 이해가 쉬운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스토리, 혹은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고 있는 IT관련 자료를 통하여 접근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그동안 하이퍼링크(하이퍼텍스트문서 안에서 직접 모든 형싱의 자료를 가리킬 수 있는 참고고리를 말하는데, 하이퍼텍스트문서 안에서 밑줄이 쳐있거나 혹은 다른 색으로 표시된 요소, 예를 들면, IT에 의한 뉴비즈니스 세상(기초편)을 클릭하면 이 문장과 관련이 있는 다른 문서로 연결하는 기법입니다)를 어떻게 만드는지 배워서 저도 구현해보고 싶었습니다만, 알려줄만한 분을 만나지 못해 끙끙 알아왔습니다만, 이 책 38쪽에 실린 설명을 듣고서 조금 이해가 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제가 그동안 메일서비를 받아오던 포털사이트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혹은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클라우드에 대하여 제가 알고 싶은 것도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을 뿐 만 아니라, 역시 제가 걱정하는 대로 “클라우드 컴퓨팅이 가져올 새로운 확장성과 유연성 그리고 비용 절감 측면에서는 상당히 호의적이지만 보안, 지연, 서비스 수준, 가용성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가 있다.(203쪽)”고 적고 있어 이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조금 더 기다려볼 생각입니다.  

 

전자책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어렸을 적에 누워서 책읽는 버릇이 생각났습니다. 누워서 책을 읽으려면 손을 위로 뻗쳐야 하기 때문에 힘이 많이 들고 책장을 넘기는 것이 불편했기 때문에 누가 책을 붙잡고서 책장을 넘겨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 말입니다. 전자책이 개발되면 적어도 안정적으로 붙들 수 있을 것 같고 책장 넘기기도 편할 것 같습니다만, 아직도 디지털 책을 읽는 것보다는 아날로그책을 읽는 것이 편한 축이라서 쉽지 않을 것 같기는 합니다. 조금 오래 되었습니다만, 모 출판사 대표와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어린이들은 디지털 책에 대한 수용성이 참 좋기 때문에 출판사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어린이들이 전자책을 쉽게 읽을 수 있을까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검색을 많이 하는 편인 저로서는 시맨틱 검색기술이 지금보다 더 업그레이드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조만간 원하는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전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정한민박사님은 “IT지식의 전달이 특정 정보기술을 중심으로한 단편적 전달 방식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으로, 지식전달 수준을 조금이나마 끌어 올리고, 통찰력을 얻기 위한 단초를 제공해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썼다고 하셨습니다. 책의 구성은 출판사에서 요약한 내용을 인용합니다.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IT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파트별로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정보 서비스, 상황 인지, 모바일 기기, 인터페이스, 서비스, 콘텐츠, 기술의 발전이 그 축으로, 각각의 장을 따라가다 보면 IT의 흐름과 특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적어도 제 경우는 IT분야의 정보에 대한 기본개념에 대한 이해의 폭을 조금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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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맨과 레비스트로스 - 최협 교수의 인류학 산책
최협 지음 / 풀빛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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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학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읽은 책들을 꽂아두고 있는 작은 아이의 서가를 둘러보다가 분야의 다양성 때문에 깜짝 놀라곤 합니다.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의 책읽기에 몰입하고 있다가 가끔은 그야말로 낯선 분야의 책을 읽어 기분전환을 하고 싶을 때면 살펴보곤 합니다. 아마 인류학이란 분야에 눈을 뜨게 된 것도 작은 아이 책장에 꽃혀 있던 <낯선 곳에서 나를 만나다; http://blog.joinsmsn.com/yang412/10226622>를 만난 것이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인류학을 전공하시는 최협교수님의 <부시맨과 레비스트로스>를 만나게 된 것도 같은 경로를 통해서입니다.

아프리카 원주민인 부시맨과 구조주의학자로 알고 있는 레비스트로스가 무슨 관계가 있을까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인류학이 구조주의를 만나게 되는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레비스트로스는 예스24 덕분에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http://blog.joinsmsn.com/yang412/11967086>를 통해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최협교수님은 인류학을 “큰 바다”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인류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야만과 문명을 가리지 않고 지구상에 존재했던 그리고 존재한 모든 인간이 연구대상이 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는 깊고 공간적으로는 넓은 연구분야를 가지는 학문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면 우리네 삶 자체가 인류학의 대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인류학을 연구하는 것은 또한 다른 문화를 통하여 우리의 문화를 비추어 볼 수 있는 거울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머리말에 녹여낸 교수님은 20개의 글들을 다섯 개의 묶음으로 나누어 인류학의 개념, 인간문명의 지금이 있게 된 동력, 문화마다 비슷한 점 속은 차이를 보이게 되는 수수께끼, 그리고 마지막에는 인류학의 이론과 실제를 정리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인류학에 대한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다른 문화를 우리식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자가 예로 들고 있는 아마존 밀림에 사는 야노마뫼족이 태어난 여자 아이를 살해하는 관습은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야만적이라 볼 것입니다만, 그들이 살고 있는 자연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해석과 함께 집안의 대를 이어야 한다는 유교적 관습 때문에 인공중절을 불사해온 우리사회의 선택을 그들의 관습과 비교했을 때 나을 것도 없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결혼과 관련하여 일부 계층에서 일어나고 있는 왜곡된 사회현상에 대하여도, 아프리카사회의 신랑이 신부측에 제공하는 ‘신부대’와 신부측이 신랑측에 제공하는 ‘지참금’에 대한 해석에서 다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신부대’가 혼인을 매개로 하여 사회적으로 환류되는 공공재의 성격을 갖는 데 반해, ‘지참금’제도는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134쪽)”고 우려하고 있는데, 그 이유를 신부대로 제공되는 재물의 양이 사회적으로 일정량 정해진 반면, ‘지참금’은 신랑의 능력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고, 신부대는 여성의 가족 중 남성의 결혼을 통하여 또 다른 가족으로 흘러들어간다는 점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의 제목과 연관된 것입니다만, 구조주의가 인류학에 기여하게 되는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회현상의 총체성을 강조하는 특성을 가지는 구조주의는 복잡한 사회현상을 몇 개의 근본적인 요소로 환원시켜 단순화 혹은 모델화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는데, 레비스트로스는 이러한 구조주의를 인류학 연구에 접목함으로써 인류문화와 사회현상의 표면을 뚫고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근본구조를 찾아내는 것이 ‘인류학의 목표’에 접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고 합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하여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제5부에서 환경오염문제, 식량문제 등의 본질을 분석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마지막 글 ‘인류학자가 내다보는 21세기’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즉, 복잡하게 얽혀있는 국제관계 속에서 우리나라가 중심국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문화가 강한 나라로 우뚝 서야 하겠다는 점으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근대화 이후 쏟아져 들어온 외래문화에 휘둘려 내팽개친 전통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대륙의 끝자락에서 위치하면서 해양으로 흐르는 대륙문화를 집적하여 새로운 형태로 업그레이드해왔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즉, 외래문화를 막연하게 수용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의 틀 안에서 녹여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왔다는 점을 본다면 전통문화를 되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문화사조를 창조해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최근 동아시아의 벽을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는 한류열풍은 우리 민족의 문화적 저력이 드디어 물을 만난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류를 따라서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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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 선서 - 2500년 만에 다시 만나는 의학의 근본 정신 메디컬 사이언스 6
반덕진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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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 창간하는 보건의료전문매체인 ‘라포르시안’으로부터 도서리뷰를 부탁받았는데, 일이 커져서 <양기화의 북소리>라는 이름의 고정코너가 되고 말았습니다. 도서리뷰라고는 하나 독후감 수준의 글을 써온 터라 부담은 크지만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는 기회다 싶어 시작합니다. 저의 부족한 리뷰를 채워주실 좋은 말씀을 댓글로 달아주신 한 분을 선정하여 리뷰로 올린 책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라포르시안>의 부탁을 받고서 고심 끝에 사이언스북스에서 나온 반덕진 교수님의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골랐습니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습니다만, ‘라포르시안’ 출범의 의미를 새기고, 작금의 의료계의 이슈를 짚어보기로 한다면, 의사들이 의술을 펼치기 시작할 때 누구나 한번쯤은 마음에 새겼을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담긴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의과대학의 졸업식 행사에서 빠지지 않는 히포크라테스선서의 내용이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 학파에서 사용하던 <선서>의 원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흔히 알고 있는 <선서>는 1948년 세계의사협회가 2500년전 그리스시대의 원본을 당시의 감각에 맞게 손질한 수정본으로 <제네바 선언>이라는 것입니다. 원본에 담긴 기본적인 정신은 어느 정도 살아 있지만, 내용이나 표현은 원문과 다르고 후세의 학자에 따라서 원본의 의미에 대한 해석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원본의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서홍관박사님이 번역하여 아침이슬에서 출판한 자크 주아나교수의 평전, <히포크라테스: http://blog.joinsmsn.com/yang412/3957616>를 통하여 처음 소개를 받은 바 있습니다만, 내용에 있어 반덕진교수님의 번역과도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한 장도 되지 않는 짧은 문헌이지만, 의학의 이상과 원리가 촘촘하게 수놓아진 아름다운 문서이다. 그동안 망각 속에 묻혀 있던 서양 의학의 원형을 새롭게 발견한 이 책을 통해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압축되어 있는 불멸 의학의 정신을 만난다.”고 적은 사이언스북스의 책소개는 짧지만 명료합니다. 히포크라테스를 의성(醫聖)이라 칭하며 서양의학의 시조(始祖)로 삼게 된 것은 당시에 이르기까지 동양의학보다 나을 것도 없는 미신적 주술의학과 신전에 의탁하여 신병을 고쳐보려는 고대의학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합리주의, 자연주의, 인본주의 정신을 불어넣어 과학과 철학으로 발전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반덕진교수님은 한 장 정도 분량의 <선서>를 뒤집어도 보고 쪼개도 보면서 한권이나 되는 분량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1부에서는 <선서>가 탄생한 시대적 배경을 선서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포함하여 고대 그리스시대의 참고자료까지 섭렵하여 살펴보고 있습니다. 2부에서 4부까지는 선서의 순서에 따라 시작기도, 계약의 내용, 선서의 내용, 의사의 이상 등에 대하여 상세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선서에는 의학(醫學)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즉, 치료에 관한 학문 혹은 지식으로서의 의학(醫學)과 기술 혹은 행위로서의 의술(醫術) 그리고 덕목이나 윤리로서의 의덕(醫德)입니다. 이론적 측면으로서 의학과 실천적 측면의 의술 그리고 도덕적 측면의 의덕이 삼위일체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반덕진교수님은 선서를 모두 9개의 단락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첫 번째와 마지막 단락은 신들에 대한 기원을 담고 있으며, 2단락에는 의사로서의 계약에 관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3-8단락에는 선서의 중심사상이 담겨있는데, 3단락에는 의사의 정신 혹은 원칙을 이루는 의학의 주체, 의학의 목적, 치료의 방법 등이 압축되어 있습니다. 4단락과 6단락에는 의술에 대한 내용으로 의사로서 피해야 할 사례를 적시하고 있습니다. 5단락은 의사윤리의 대원칙을 7단락과 8단락에는 의사가 지켜야할 윤리적 사례로 환자와의 성관계금지와 환자의 비밀준수에 관한 내용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최근 진료과정에서 여성 환자를 성추행한 의사에 관한 뉴스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진료과정에서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는 여성 환자에게 의료행위를 넘어선 성적 일탈행동을 한 의료인은 분명 지켜야 할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 하겠습니다. 제네바선언에는 담겨지지 않았습니다만 의료인으로서 당연히 지켜야 할 도리라 하겠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원본에는 관련 조항이 명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번역자에 따라 다소 뉴앙스에 차이가 있습니다. 서홍관교수님의 번역본에는  “특히 자의거나 강제적이거나 여자나 남자의 신체를 모욕하는 일을 삼갈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반덕진교수님은 “특히 노예든 자유민이든 여자들이나 남자들과 성적 접촉을 삼가겠습니다.”라고 번역하였습니다. 이런 조항이 선서에 포함된 것은 요즈음의 의료환경에서는 쉽지 않은 왕진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던 당시의 시대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의료인의 성적일탈이 사회적 경계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으면서 이들의 면허를 박탈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의사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상대적 약자인 환자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을 법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다만 아동성범죄자에 대한 정보를 사회적으로 공유하자는 제도에 대해서 당사자의 인권도 보호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하고 있는 점을 비춰본다는 지나치게 앞서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또한 관련법을 실제 적용하는 과정에서 거꾸로 의료인이 사회적 약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병원에서 진료를 처음 시작할 무렵, 여자 환자를 진료할 때는 반드시 제3자를 동반하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유는 뜻하지 않게 볼 수도 있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는 것이었습니다.

성범죄와 관련된 선배의사들의 일탈된 행동을 엄격하게 규제하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최근 동급생에게 성추행을 한 의과대학생들이 몰아치는 여론의 압박으로 사법적인 판단이 내려지기도 전에 출교를 당하는 사태로 이르게 하였습니다. 그 학생들의 행동을 옹호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젊은 그들이 받을 충격이 안타깝다는 생각을 말씀드리려는 것입니다. 소설가 민태원님은 수필 <청춘예찬>을 통하여 “청춘(靑春)!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라고 젊은이의 역동성을 찬미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학생들은 민태원님의 바람대로 ‘청춘의 끓는 피를, 빛나고 귀중한 이상’으로 향하지 못하고 일탈의 길에 빠져 그들을 아끼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생각해본다면 잠시 마비된 이성 때문에 벌린 일 때문에, 큰 뜻을 세우고 정진해오고 이제 의사로서 자리매김할 마지막 단계에서 좌절하게 된다면 그들이 또 다른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 http://blog.joinsmsn.com/yang412/10300825>를 기억합니다. 학업에서 중도탈락한 젊은이의 안타까운 삶을 기록한 성장소설입니다. 주변의 기대를 채우지 못한 자신이 마치 수레바퀴 아래에 깔린 달팽이와 같다고 생각한 주인공 한스가 자신을 죽음의 길로 이끌고 만 것에 주변사람들의 책임은 없을까요? 저들 젊은이들이 순간의 일탈로부터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바로잡아주는 일도 우리의 몫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반덕진교수님께서 의료계의 속사정까지 속속들이 아실 수는 없었기 때문에 감기 항생제 사용문제,  2000년 의약분업사태 등을 바라보시는 시각이라던가, 히포크라테스학파가 중시했던 섭생에 대한 의료계의 무관심을 지적하시는 점들은 기회가 되면 다시 짚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언젠가부터 몸과 마음을 구분해서 생각하게 된 오늘날의 의학과는 달리 신체적 질병이 정신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히포크라테스 시대의 의사들의 철학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교수님의 주장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의학은 몸의 철학이고, 철학은 영혼의 의학이다.”라고 하신 반덕진교수님의 말씀처럼 의학을 인간중심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길을 모색하기 위하여 <양기화의 북소리>를 의학과 인문학이 만나는 공간으로 가꾸어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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