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프레데리크 그로 지음, 이재형 옮김 / 책세상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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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부산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일을 마치면 바람처럼 서울로 돌아오던 평소와는 달리, 국제시장 좁은 골목길에 있는 어묵집에서 유부전골을 먹고 광복동으로 가서 씨앗호떡을 먹고 작은 카페에서 꿀자몽을 먹는 등, 여유를 가지기로 하였습니다. 세밑이 가까워진 탓인지 국제시장이나 광복동거리에도 오가는 사람들로 넘쳐났습니다. 처음 가보는 국제시장에서는 다양한 생활용품이나 구제품을 정말 싼 가격으로 팔고 있었고, 광복동 거리는 휘황찬란한 전등으로 장식되어 있어 벌써 연말분위기가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흔히 걷는다고 하면 복잡한 도시의 거리를 떠나 한적한 시골길을 떠올리기 쉽습니다만, ‘소요자’라는 별명을 얻은 발터 벤야민은 한가로이 거리를 걷는 것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소요(逍遙)는 공원과 같이 자연 속을 걷는 산책(散策)과는 달리 도시의 거리를 걷는 것을 말합니다. 이날 우리는 빛과 연말분위기로 넘쳐나는 광복동 거리를 ‘소요(逍遙)’했습니다. <걷기예찬; http://blog.joins.com/yang412/12935107>에서 “도시 안에서 한가롭게 거니는 사람은 혹시 뭔가 유별한 것이 눈에 띄지 않나 싶어 주위를 휘휘 둘러보며 숲속을 지나가듯이 길을 걷는다.(192쪽)”라고 적었던 다비드 르 브르통처럼 가게에서 파는 물건이나 빛의 장식은 물론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까지 두루 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었습니다.

 

거리의 구경거리 앞에 붙들리는 단순한 구경꾼과는 달리 발터 벤야민은 파리의 거리를 걸으면서 도시와 군중 그리고 자본주의라는 요소들을 서로 중첩시켜가면서 생각하였고, 종국에는 그 가치를 전복시키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도시의 거리를 즐겨 소요한 벤야민처럼 많은 철학자들이 걸으면서 사유하기를 즐겼기에 ‘걷기’를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이라는 생각에 이른 것 같습니다. 걸으면서 어떤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지, 또 걷기를 즐겨한 사람들의 발자취를 더듬어본 프레데리크 그로의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이 걷기의 의미를 새롭게 하는 기회가 될 것 같아 소개하려고 합니다. 프랑스 철학자 프레데리크 그로는 파리12대학과 파리정치연구소의 정치철학 담당 교수로 재직하면서 미셸 푸코를 연구해왔다고 합니다.

 

‘걷는 것은 스포츠가 아니다’라는 첫 글부터가 충격적이었습니다. 저자는 ‘걷는 사람은 자기가 무슨 길을 걸어왔는지, 어느 산책길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지, 어떤 곶(岬)에서 내려다본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얘기한다.’라고 하면서 ‘느리게 가는 데 걷는 것만큼 좋은 건 일찍이 없었다(10쪽)’라고 설파하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산책을 마치고는 ‘오늘은 시간이 얼마나 걸렸나’하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체중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걷기를 시작하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집근처 산책길을 벗어나 산 좋고 물 좋은 곳을 걸을 때에는 주변을 살펴보는 여유를 가지기도 합니다만, 아직은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자 그러면 책을 살펴볼까요? 모두 스물일곱 꼭지의 글을 담았습니다. 그 가운데 열하나는 비트 제너레이션, 프리드리히 니체, 아르튀르 랭보, 장 자크 루소 등 걷기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들을 정리하는 글입니다. 앞서 잠깐 언급했던 ‘도시의 소요자’ 발터 벤야민은 대도시 파리의 아케이드를 소재로 자본주의와 모더니티의 근원에 대하여 탐구한 미완의 대작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남길 정도로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도시를 천착하였습니다. 벤야민이 고독과 속도, 투기욕 그리고 소비 등 자본주의가 도시에 남긴 문제점을 짚어냈다면, 저자는 도시를 소요하면서 스스로를 객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군중들은 서로의 무관심 속에서 고독이 깊어지는데, 소요하는 사람은 도시의 군중 속으로 숨어들면서 관찰자의 위치에 설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자신을 익명의 대중으로부터 분리해서 자기 자신을 볼 수 있게 된다고 말합니다. 또한 오직 빨리 가기만을 원하는 군중들이 정신줄을 놓고 있는 것과는 달리 소요하는 사람은 자기 몸의 속도를 늦춤으로서 정신이 보다 많을 것을 생각하도록 만든다는 것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마르셀 프루스트를 통해서 저자는 산책의 의미를 정리합니다. “산책을 떠난다는 것은 자기 일과 작별하는 것이다. 책과 서류를 그냥 놓아두고 나가는 것이다. 일단 밖으로 나가면 걷는 사람의 몸은 자신의 리듬에 맞추어가고, 정신은 스스로 자유롭다고, 즉 한가하다고 느낀다.(237쪽)”라고 정의합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스완네 집 쪽으로 1; http://blog.joins.com/yang412/12948920>에서 프루스트는 메제글리즈쪽과 게르망트쪽 두 개의 산책길을 소개합니다. 사실 그 책을 두 번 읽었지만 ‘두 개의 산책길이 마르셀에게는 다른 느낌을 남겼구나’ 정도로 별다른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프레데리크 그로는 두 개의 산책길이 어린 마르셀에게는 두 개의 완벽하게 다른 세계였다고 해석하는 것입니다. “어린아이에게 산책은 하나의 완전한 정체성이자 얼굴이며 인격이기 때문이다. (…) 오솔길의 영역에서 살아가는 어린아이는 조약돌의 모양과 나무들의 윤곽, 꽃향기 등 모든 것이 다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234쪽)”라는 사실에 근거한 것입니다. 그로는 어린아이들의 몽상적인 성향, 상상력이 풍부한 성향을 어른들의 현실적 객관성과 대립시켜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하지만 마르셀이 홍차에 찍어먹는 마들렌과자의 촉감으로부터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라서, 프루스트 역시 어른의 시각으로 어린 시절을 돌아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남습니다. 그래도 프루스트가 어린 마르셀의 눈에 비치는 메제글리즈쪽과 게르망트쪽의 산책길에 어떤 의미를 부여했는지 다시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걷기에 대한 그로의 생각 가운데 ‘느림’의 의미를 새겨보기로 합니다. 밀란 쿤데라는 소설 <느림;  http://blog.joins.com/yang412/12858261>에서 “속도는 기술혁명이 인간에게 선사한 엑스터시의 형태”라고 하면서 느림의 즐거움이 사라진 것을 한탄하였습니다. ‘걷기’야 말로 느림의 미학이 잘 드러나는 활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피에르 쌍소는 “한가로이 거니는 것. 그것은 시간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게 쫓겨 몰리는 법 없이 오히려 시간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피에르 쌍소 지음,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41쪽, 동문선, 2000년; http://blog.joins.com/yang412/12264918) 그런데 다비드 르 브르통은 “걷기는 시간을 충분히 차지하되 느릿느릿 차지하는 일이며, 삶의 의욕을 꺾는 현대의 그 절대적인 필요성들에 대한 일종의 저항이다.”라고 해서 쿤데라와 쌍소를 절묘하게 배합한 느낌을 받습니다. 다비드 르 브르통 지음, 느리게 걷는 즐거움 62쪽, 북라이프, 2014년; http://blog.joins.com/yang412/13499319).

그러면 느리게 걷는 비법이 따로 있을까요? ‘한쪽 발을 다른 쪽 발 앞에 놓기’라는 단순해 보이는 걷는 법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걷는 사람에게 있어 느림이란 빠름과 정확하게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그로는 “잘 걷지 못하는 사람은 이따금 속도를 내어 빨리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곧 걸음을 늦춘다. 그의 움직임은 단속적(斷續的)이며, 두 다리는 파각(破角)을 만들어낸다.(58쪽)” 그리하여 ‘느림은 무엇보다도 조급함의 반대’라고 정의하면서 느리게 걷는 비결은 우선 발걸음이 보여주는 극도의 규칙성이자 일률성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잘 걷는 사람이 이 정도로 걸으면 미끄러져 간다고 말해도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마이클 잭슨이 <스릴러>의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준 문워크처럼 보인다는 것이겠지요? 저자는 천천히 걷는다는 것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천천히 걸어야 할 날들은 무척 길다. 이런 날들은 걷는 사람을 더 오래 살게 만든다. 매 시간을, 매분을, 매초를 억지로 서로 잇고 가득 채우는 대신에 그것들이 숨을 내쉬도록, 더욱 심오해지도록 내버려두었기 때문이다.(59쪽)” 느리게 걷기, 즉 느리게 산다는 것은 장수하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니체에게 걷기는 활동의 조건이다’라고 적은 것을 보면, 니체의 걷기에 관한 저자의 생각은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우리는 책 사이에서, 책에 자극을 받아 비로소 사상으로 더듬어 가는 그런 인간이 아니다. 문밖에서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습관이다-걸으면서, 뛰면서, 오르면서, 춤추면서, 우리는 즐겨 적막한 산이나 바닷가의 길을 사색하며 걷는다.(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비극의 탄생/즐거운 지식 409쪽, 366. 어떤 한문적인 책을 앞에 놓고, 동서문화사, 2009년; http://blog.joins.com/yang412/13023753)”라는 구절을 인용한 저자는 “너무나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들이 쓴 책을 읽고 그것만을 토대로 하여 자기 책을 썼으며, 너무나 많은 책들이 도서관의 곰팡내를 풍긴다.(33쪽)”라고 잘라 말하였습니다. 즉 남의 생각을 베낀 책은 독자들이 외면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른 책을 가지고 써낸 책들을 인용문으로 포식하고 주석을 과식해서 ‘뚱뚱한 거위’처럼 무겁고 뚱뚱해서 느리고 권태롭게 읽힌다고 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북소리]의 독자 여러분께서도 크게 공감하실 것 같다는 생각에 갑자기 키보드 치는 손길을 머뭇거리게 됩니다.

 

1879년 9월에 쓴 편지에서 니체는 “겨우 몇 줄만 빼놓고 전부가 다 길을 걷는 도중에 생각났으며, 여섯 권의 공책에 연필로 휘갈겨 썼다네”라고 적었다고 합니다. 저자가 니체의 걷기를 인용한 뜻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니체는 유럽 남부의 도시들에서 겨울을 보냈는데, 그곳에서 그는 야외를 걸으며 생각을 가다듬어 책을 구상하였던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뚱뚱한 거위 같은 책을 쓰는 저자들과는 달리 ‘걸으면서 구상하는 사람은 얽매인 데가 없어 자유롭고, 다른 책의 노예가 되지도 않고 확인 때문에 둔해지지도 않으며, 다른 사람의 사유에 의해 무거워지지 않는다.(35쪽)’라고 걷기의 장점을 설파하였습니다. 곧 시작할 스페인 여행기에서 지나친 인용보다는 여행을 통하여 제가 느낀 것을 중점적으로 소개하는 쪽으로 방향을 새롭게 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보면 인용문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글머리를 열어 자신이 생각하는 길로 읽는 이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꼭 옳은 것이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저 또한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거나 새로운 글 꼭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경험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써야 할 글이 있을 때 자연스럽게 산책에 나서는 습관이 생긴 것은 딱히 칸트나 니체의 영향 때문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스페인 여행길에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에 눈뜨게 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눈 아래 보이는 것들을 뚫어지게 응시하다 보면 그것들은 우리의 소유가 된다. 낑낑대며 암벽 위로 기어 올라가 거기 앉아보라. 드넓은 전망이, 광활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때 느껴지는 도취감을 느껴보아야 한다.(87쪽)” 그런데 낑낑대며 암벽 위로 올라가는 수고조차 아끼는 여행자들도 적지 않으며, 암벽 위로 올라간 다음에 바로 인증샷을 찍고 뒤돌아서는 여행자들도 많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와 사진을 볼 때서야 그곳에서의 무엇을 느꼈던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작은 사진에 압축된 광활한 풍경을 재대로 풀어낼 수 있도록 꼼꼼히 뜯어보는 시간을 가졌어야 하는 것입니다. 특히 인증샷에 자신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행자에게 전망은 아예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인증샷으로 찍은 사진을 보더라도 아무런 감흥이 일지 않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럴 것이면 잘 찍은 그곳의 사진을 인터넷에서 찾아 자신의 모습을 포토샵으로 집어넣으면 될 일입니다.

 

뚱뚱한 거위 같은 책쓰기를 비판하면서도 저자는 걷기에 관하여 다양한 인용문을 챙기고 있어 걷기에 대한 사유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걷기에 관심이 없으신 분들이라면 책읽기를 마치면 바로 걷기에 나설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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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특별한 음악태교 - 피아니스트 엄마의
이노경 지음 / 이담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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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소아청소년과 개원의사회에서는 3․3․3운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나도 3자녀를 낳고, 자녀도 3자녀를 낳고, 손자도 3자녀를 낳아서, 3배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자”하는 내용입니다.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노인인구가 많아지는 현상이 지나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고용불안과 육아비용이 가파르게 늘고 있어 결혼적령기에 있는 젊은이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심지어는 기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키우기 어렵다 해서 아이를 적게 낳으면 그 아이들은 자신이 낳을 아이들 뿐 아니라 늙은 부모들을 부양해야 하는 이중 부담이 지금보다 몇 배나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이들을 많이 낳아야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이 기르는 일이 고통보다는 즐거움이 크다는 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겠다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임신과 육아에서 삶의 보람과 즐거움을 느꼈다는 이야기들이 보다 많이 있었으면 싶습니다. 재즈피아니스트 이노경님의 <조금 특별한 음악태교>는 그래서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음악에서 원하는 경지에 이르기 위하여 매진하느라 결혼이 늦어진 이노경님은 그래도 마흔 전에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희망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다행히 좋은 인연을 만나 결혼을 하고 마흔 전인 서른아홉에 아이를 출산하게 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전공인 음악을 태교에 활용하였는데, 그 경험을 예비 엄마들과 나누고 싶어 이 책을 내셨다고 합니다.

 

제가 산부인과를 전공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의사의 시각으로 본다면 더 젊어서 아이를 가지는 것이 엄마와 아기를 위하여 좋은 일입니다. 그래서 늦게 결혼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적은 없었는지, 만얀 그런 마음이 있었더라면 보다 솔직하게 적어주셨더라면 금상첨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어서 그런 생각을 열심히 찾아보았습니다. 있었습니다. “어느 것이 최선이라고 말할 순 없다. 오롯이 자기 선택일 뿐이다. 다만, 나의 경우는 어느 순간부터인가 홀로 전투하듯 성공의 금자탑을 쌓은 솔로 여성보다는 멋있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이 알고 봤더니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고 가정도 있는 유부녀더라는 찬사가 더 훌륭해보였다.(104쪽)” 그렇죠. 남 보기에 훌륭해 보이는 것도 좋지만, 현실적으로 나이 들어 친구들이 하나둘 곁을 떠나고, 병들어 누웠을 때, 침상 곁을 지켜줄 사람은 사랑하는 배우자와 자녀들 밖에 없다는 것을 왜 미리 알지 못하는 것일까요? 당장 키우기는 힘들어도, 물론 노후에 아이들에게 기대지 않겠다고 단단하게 결심을 하더라도 가족들이 제일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전공을 바탕으로 임신 사실을 알면서부터 매주 단위로 어떤 음악이 아이와 엄마에게 좋은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태교에 적당한 음악을 신중하게 고르고 그 음악을 고르게 된 배경까지도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편집하신 분은 주로 아이를 가진 분들이 이 책을 많이 읽으실 것을 고려한 때문인지 꽃과 음악을 주제로 하여 책을 엄청 예쁘게 꾸몄네요. 페이지마다 음악과 꽃향기가 흘러나오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끝에는 그 주일에 들으면 좋을 음악들을 골라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임신 4주째에는 제이슨 므라즈의 <I'm Yours>와 웨스트 라이프의 <You Raise Me Up>이 눈에 띄는군요. 꼭 서양음악만 고른 것도 아닙니다. 입덧이 시작하는 임신6주째에는 심신을 평안하게 하는 음악이 필요한데, 특히 우리의 전통음악 가운데 궁중음악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느린 템포에 감정을 절제하고 명상을 우선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라고 합니다. <영산회상>, <여민락>, <보허자> 등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전공하는 저자이지만 음악을 업으로 하지 않는 보통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자신이 희생되는 심각하고 어려운 음악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듣고 있지만 듣지 못하며, (…) 여전히 내일에 집중해도 방해받지 않는 음악(52쪽)”이 태교음악으로 좋다는 것입니다. 분명 음악을 듣되 무의식에서 듣고 있는 것이지만 태중의 아이는 분명 그 음악을 듣고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출산의 아픔이 있었지만, 39주 동안 품고 있던 아가를 드디어 만났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마무리를 했군요. “가보지 않아 두렵기도 하지만, 기.대.된다~!!!(212쪽)” 이렇게 마무리한 것을 보니 일년쯤 뒤에는 음악을 활용한 육아일기를 선보이지 않을까 기대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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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건축 - 꽤 인간적인 그래서 예술적인 건축 이야기
최준석 지음 / 바다출판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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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은 탄생과 더불어 소멸에 이르기까지 사람과 함께 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그 과정은 하나의 삶이고, 역사가 될 것입니다. 장삼이사가 사는 집도 나름대로의 역사가 있는데, 특별한 건물에는 특별한 이야기 거리가 많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특별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스페인 여행에서 만났던 유적에 담긴 이야기들을 챙기다 만난 <어떤 건축>은 집을 짓는 분이 설명하는 집에 대한 이야기모음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밟아온 삶의 이력입니다. 스무 살 무렵 시작한 집짓는 일 이외에도 문학을 가슴에 품고 습작을 하고, 영화시나리오나 드라마 각본을 쓰기도 했다고 합니다. 건축을 하다 보니 거리나 건축물을 돌아보기를 좋아하는데, 우연한 기회에 만난 건축물을 보면서 가슴이 설레는 것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모든 건축은 제각각 사연과 이야깃거리를 담은 즐거운 주말드라마였고 인간극장이었다. 가끔 소설도 되고 시도 되었다. 때로는 그림이나 조각처럼 느껴지기도 했다.(6쪽)”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 책은 건축이라는 근엄한 성곽 부변에 흩어진 소소한 이야기들을 주워 담은 것”라고 했지만, 건축이 말하려고 하는 것을 이끌어내기 위하여 그림과 조작, 소설과 시,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들을 끌어오고 있습니다. 건축이라는 하나의 길만 외곬으로 파지 않고 문학과 예술이라는 엉뚱해 보이는 동네를 주유한 경험을 잘 살려내고 있다고 보겠습니다. 하긴 건축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저자의 인문학적 소양이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모두 스물아홉 개의 건축물에 대한 저자의 느낌들을 ‘건축, 사이를 채우다’, ‘건축, 욕망을 분출하다’, ‘건축, 과거로 회귀하다’, ‘건축, 동시대를 비추다’ 등 네 가지 주제로 나누었습니다.

 

특별한 기획의도를 가지고 건축물을 찾아 다녔다기 보다는 이러저런 기회에 만나는 국내외의 건축물을 볼 기회에 느꼈던 점들을 블로그를 통해서 소개한 것들을 정리한 것 같습니다. 을지로2가에 있는 SK건물을 소개하면서 알랭 드 보통의 <동물원에 가기>의 다음 구절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관관계가 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92쪽)” 리뷰를 쓰는 지금도 ‘왜 그랬을까?’하는 의문에 답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시 종로2가 화신백화점 자리에 세워진 종로타워의 사진을 보면서 70년대 초반 종로2가 뒷길에 있던 학교를 다닐 때와는 상전벽해가 된 느낌이 들 정도로 달라졌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눈앞에 보이는 것과 생각하는 것과의 괴리가 생긴다는 의미일까 싶기도 합니다.

 

이 책을 읽게 만든 구엘공원에 관한 글에서는 엉뚱하다 싶게도 구스타프 클림트의 에로틱한 그림 <키스>를 인용하면서 클림트가 평생 갈구하던 관능과 욕망, 육체적 탐미를 이야기한 끝에 클림트가 가우디와 동시대 사람이라는 사실과 함께 두 사람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일반인이라면 쉽게 이끌어내기 어려운 점입니다. “가우디의 건축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자유분방한 타일 조각들은 클림트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비단티움풍의 색채 파편들과 비슷하다. 정교한 금은 세공을 막 거친 듯한 비잔티움의 세밀한 조각들ㅇ이 만들어 낸 한 폭의 모자이크 작품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둘 사이를 이어 주는 공통점은 유려한 관능미다.(37쪽)” 구엘공원에서 가우디가 타일을 깨트려서 붙였다는 주영은 가이드의 설명에 ‘설마?’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점에 대하여 저자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구엘공원의 공간들을 보면 깨진 타일을 왜 저렇게 조각조각 붙여 놓았는지 궁금하다. 일설에 의하면 이탈리아산 최고급 타일을 주문한 후, 바로 깨트려서 그 조각들을 하나씩 모아 붙였다고 한다.(38쪽)” 하긴 깨어진 타일 조각들을 재활용하기 위해서 붙인 것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가우디는 깨진 타일 조각을 붙일 때도 마음에 꼭 드는 모양이 나올 때까지 붙이고 떼어내기를 반복했다는 것을 보면 일부러 깨트렸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건축물들에 대한 저자의 재미있는 해석을 읽다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됩니다. 스물아홉 개나 되는 건축물에 대한 저자의 생각들을 리뷰에 모두 담을 수 없음은 제 탓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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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한국을 뒤흔들 12가지 트렌드 - 안티 카페에서 맨플루언서 마케팅까지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지음 / 알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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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KOTRA가 내놓는 세계의 동향에 관한 <2015 한국을 뒤흔들 12가지 트렌드>를 받아들었습니다. 제목과 기획도 진화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012년에 나온 <2012 한국을 뒤집을 14가지 트랜드; http://blog.joins.com/yang412/12475620>에서는 급변하는 세계의 트렌드를 국내에 소개하기 위하여 전 세계 76개국 111개 도시에 주재한 해외무역관을 총동원해서 2년간에 걸쳐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를 담아냈고, 2013년 <2013 세계, 기회와 도전; http://blog.joins.com/yang412/13012239>에서는 서브프라임사태에 이은 유로존의 경제 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한치 앞도 보기 어려운 위기상황을 어떻게 타고 넘을 것인가에 포커스를 둔 기획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014년 <2014 한국을 사로잡을 12가지 트렌드; http://blog.joins.com/yang412/13323870>에서는 새로운 사업아이템이 될 만한 글로벌 트렌드에 주목하는 기획이었던 것 같습니다.

 

2015년에는 사로잡는 정도를 뛰어넘어 한국을 뒤흔들만한 아이템들을 발굴하겠다는 의욕으로 세계 구석구석을 이잡듯 뒤진 결과를 정리하였다는 자부심 같은 것이 읽히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아마도 방대하게 수집된 자료들 가운데 고르고 고른 51개 아이템을 음식, 주거, 패션, 신인류, 관광, 전쟁 그리고 재난, 정보·금융전쟁, 모바일·인터넷, 신기술, 소외계층, 마음의 힐링, 몸 치유 등 열두 가지 화두로 분류하고 이들을 다시 일상, 위기와 변화 그리고 상처와 치유라는 큰 주제 아래 배치시키고 있습니다. 2013년에는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글로벌 경제가 위기상황에 몰리고 있었지만, 그 가운데서 활로를 찾아나서는 시기였다고 하면, 위기를 지나면서 일어나는 변화의 흐름을 탈 수 있는 아이템을 찾고 있을 뿐 아니라, 위기 과정에서 얻은 상처들을 치유하는 새로운 전략을 찾기에 이른 것 같습니다.

 

요즘 제가 관심을 두고 있는 여행에 관한 아이템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도에서 하고 있는 차별화된 의료관광사업은 제가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도 관심이 많습니다. <스페인을 여행하는 세 가지 방법; http://blog.joins.com/yang412/13465682>의 저자 김별씨가 이용하고서 소개한 새로운 숙박시스템 애어비앤비에 대한 정보도 좋았고, 내년에 가보았으면 하는 남미 브라질에 대한 정보도 반가웠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평범하지 않은 식사에 관한 아이템에서는 발상의 전환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이런 사업들이 정말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와 같은 접근이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란 소극적인 생각으로 현실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는 제 스타일로 보아서는 뭔가를 당장 저지를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글러벌 트렌드를 꾸준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언젠가 삶의 방향을 바꾸어야 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담겨 있는 열두 가지의 화두 가운데 몸치유에 관한 아이템들을 제일 꼼꼼하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요즈음 대세처럼 저 역시 건강에 관심이 많은 까닭입니다. 미국에서 요즈음 떠오르고 있다는 팔레오 다이어트가 눈길을 끕니다. 구석기 시대 사람들의 식단을 유지하면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만성질환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구석기 인류의 건강에 대한 기초자료가 없는데 무엇을 바탕으로 세워진 다이어트 이론인지 모르겠습니다. 찻잔 속의 태풍이 아닐까 의심도 해봅니다. 저자 역시 찬성론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더하여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도 인용하여 책읽는 이가 나름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요즘 각광받기 시작했다는 이집트의 병아리콩을 얼마 전에 맛볼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네 입맛과는 겉도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잘 어울리는 조리법이 개발된다면 주목받을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나하나의 아이템들은 각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현지 주재관들이 정보를 모으고 정리한 것인데 모두들 글솜씨가 참 좋아서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다는 점도 빠트리면 안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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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디자인의 역사
박연실 지음 / 이담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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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만드는 재주는 없지만 예쁘고 잘 만든 것에 눈이 끌리는 것을 보면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보면 튼튼하면 되지 예쁠 필요가 있겠나 하는 생각을 하던 시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비하면 격세지감이 들 정도로 요즈음은 깜끽할 정도로 예쁜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물건들을 쉽게 만나게 됩니다. 그만큼 디자인을 중요하게 인식하게 되었고, 실제로 디자인을 전공하시는 분들도 많이 배출되었기 때문에 가능해진 일이 아닐까 합니다.

 

아무래도 디자인은 순수예술보다는 응용예술의 영역에 든다고 하겠습니다. 박연실교수님의 <현대 디자인의 역사>는 빠르게 발전해온 현대 디자인의 역사를 정리하고 있어 현대 디자인의 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디자인 공부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분이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대 디자인은 산업혁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1760년에 시작된 산업혁명으로 공산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1850년부터 미술공예운동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대량생산에 따라 사라져가는 미적인 것에 대한 반동이 작용한 셈입니다. 숙련된 노동자라고 할지라도 제품생산에만 관심을 두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산품들은 대량생산과정을 통하여 가격이 저렴하여 초기에는 일단 대중의 호기심을 채울 수는 있었을지 몰라도 채워지지 않은 무엇이 있었을 것입니다.

 

기계로 생산된 공산품의 미적 수준이 급속도로 저하되는 현상이 ‘취미의 섬세함’을 지닌 예술가들이 묵과하기에는 우려할 수준에 달하면서 나온 움직임이 미술공예운동이라는 것입니다. 저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존 러스킨과 윌리엄 모리스가 주도한 미술공예운동이 현대 디자인의 시발점이었고, 특히 1851년 런던에서 열린 대박랍회가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저자는 우리나라에 현대디자인의 역사를 제대로 정리한 책자가 없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많지 않은 외서들을 일관되게 정리하여 보겠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목차를 보면 현대 디자인의 흐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이슈와 현대 디자인의 발전에 기여한 나라 등, 모두 16개의 주제로 나누어 현대 디자인이 발전해온 과정을 정리하였습니다. 앞부분에는 현대 디자인이 시발한 산업혁명에 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런던 대박람회, 미술공예운동, 아르누보, 세세션, 산업화와 기계미학 등을 다루었고, 후반 부에는 독일공작연맹, 데 스틸, 바우하우스 등 초기 현대 디자인을 발전시킨 핵심요소들을 별도로 정리한 다음, 미국, 스칸디나비아,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 개별 국가에서의 디자인 발전사를, 그리고 최근의 경향인 팝디자인과 포스트모던 디자인에 대한 설명으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머리말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저작권 시비와 관련하여 도판 사용에 관한 부담 때문에 출간을 고심하였던 것처럼 풍부한 사진자료를 곁들이고 있어 눈이 즐거울 뿐 아니라 기술하고 있는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은 가끔씩 설명 없이 넘어가는 그림도 있다는 것입니다. 도판자료에는 미술과 조각과 같은 예술작품에서부터 생활용품과 같은 소품으로부터 실내장식을 넘어 건축물과 같은 대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초반에 만나는 예술적 감각에 대한 러스킨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아름다운 예술이란 아름다운 것을 주변에 지니고 있으면서 그것을 바라볼 여유를 가진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진다.(33쪽)”

 

러스킨이 주도한 미술공예운동의 정신은 꾸준하게 이어져 2차 세계대전 이후 발전하게 되는 산업디자인에 녹아있는데, 초기 산업디자인의 개념을 이끌었던 영국의 디자이너 고든 러셀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기획이나 제조과정의 마지막 단계에서 제품에 추가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디자이너들은 주어진 문제에대해서 철저히 사전정보의 검토를 실시해야 한다. 디자인은 기본적인 것이기 때문이다.(3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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