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편집된 진실을 말하다
이상훈 지음 / 지식갤러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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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자 편집된 진실을 말하다>는 서울경제신문의 이상훈기자님이 기자로 활동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주변에 널려 있는 정보로부터 진실에 접근하는 법을 안내하기 위하여 쓴 책입니다. 즉, 신문기자로서 정보 그 자체가 아니라, 정보가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과정에 천착해서 나온 성과물이라는 것입니다. 

‘진실 추적의 길목에서 만나는 복병들’이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저자는 2010년 9월 배추값 파동을 취재하여 기사화한 경험을 토대로 하여 우리가 어떤 사안을 다양한 각도에서 입체적으로 접근, 진실을 추적해 간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고 설파하고 있습니다. “진실의 속살을 보려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가, 그것도 아주 양질의 수준을 가진 전문가들을 선별해 그들의 견해를 들어야 하고, 언론의 실태 왜곡 가능성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11쪽)”는 것입니다. 하지만 진실을 구하는 과정에서 진실을 흐리게 만드는 요소들이 곳곳에 잠복해 있다는 점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이 책을 기획했다고 합니다. 

모두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다섯 개 장은 유형별로 진실을 흐리게 만드는 요인으로서 인간의 본성, 정보제공자, 전문가, 광고 등의 요인들을 설명하고 제5장에서는 서로 다른 주장이 대립하고 있을 때 어느 쪽의 주장이 진실에 가까운지를 판단하는 법을 설명하고, 마지막 장에서 진실을 구하는 자세 23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논지는 시쳇말로 거침이 없습니다. 어떤 때는 진보측 상황을, 또 어떤 때는 보수측 상황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하는 논조의 수준에 차이를 두지 않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하여 촛불시위가 일어났던 사건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2008년 미 쇠고기 국내 수입에 격렬히 반대한 민심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유인즉 전문가들의 위험에 대한 접근법이 일반인들과 다르다는 데서 기인했다. (정부측) 전문가들은 위험의 정도를 확률로 판단한다. 예컨대 미국산 쇠고기의 문제를 놓고 전문가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죽을 확률을 ‘골프를 치다가 홀인원을 하고 그날 벼락 맞아 죽을 확률과 같다’라며 위험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문제는 일반인들은 위험을 이런 식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140쪽)” 그런 반면에 “예전에 모 방송국에서 광우병과 관련한 보도를 하면서 소가 비틀거리며 넘어지는 영상을 보여주며 광우병에 걸린 소로 설명하자, 민심은 난리가 났다. ‘저런 소를 어떻게 먹느냐’라고.(물론 동영상 속의 소는 후일 미국의 시민단체가 동물 학대를 고발하기 위해 찍은 영상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광우병과 전혀 상관이 없는). 이 때 사람들이 촛불을 켜고 광장으로 모였던 것은, 바로 ‘미국 쇠고기는 안전하지 않다’라는 무의식 수준에 가까운 판단이 ‘광우병에 걸린 소’인냥 잘못소개된 동영상으로 인해 강화됐기 때문이다.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이전의 판단과도 일치하는 영상이라면 판단의 재료로서는 더 없이 좋다.(171쪽)”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전문가라고 하는 특정집단이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조언을 해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문가를 믿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도 틀릴 수 있으며, 일반인과 같이 무리근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이해관계자가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우리는 전문가들이라는 사람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문가에 대한 지독한 환상에 빠진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바로 2005년말 터진 황우석교수 사건입니다. 황우석교수가 2004년 세계 최초로 복제된 인간배야로부터 줄기세포를 추출했다고 발표하여 온국민을 들뜨게 만들었지만, 일년 뒤에는 MBC PD수첩과 브릭의 젊은 과학도들에 의하여 그가 만들었다는 줄기세포가 없었다는 것이 밝혀진 사건입니다. 이 사건에 대하여 저자는 황우석교수를 가차없이 사기꾼, 홍보꾼, 정치꾼으로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특히 황우석교수가 과학계의 총아로 등극하면서 정부로부터 받은 658억원을 포함하여 민간기업으로부터 받은 연구지원비 1000억원을 독식함으로써 전도유망한 과학자들의 연구를 제대로 뒷받침할 연구비가 턱없이 부족하게 만든 결과를 가져왔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의료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의료서비스 가격에 관한 논평이 눈에 들어옵니다. “정부가 의료 서비스 가격을 통제하게 되면 의사를 지망하는 사람의 수는 물론이거니와 우수한 자질을 가진 의사 수도 줄어들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다른 나라에서 의사를 수혈해야 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 아마 그 나라는 상대적으로 낮은 교육을 받고 자격정을 취득하기도 수월한 곳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환자들은 낮은 가격에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는 있지만, 질이 낮은 치료에 만족해야 하는 불상사를 감수해야 한다. 또 의료서비스 비용이 공짜거나 낮을 경우 워낙 많은 사람이 자주 병원을 찾는 바람에 정작 치료가 화급한 환자들이 뒤로 밀리는 부작용이 예상된다. 가격 통제를 정의구현으로 가기 위한 직행티켓으로 여기는 사고는 이처럼 위험하다.(164쪽)” 

 저는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라는 제목의 5장에서 지구온난화와 화석연료의 미래에 대한 경고에 대한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를 간단하게 정리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지구온난화는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고 연평균기온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고 있지만, 2007년에 유엔의 기후변화위원회에서 지구온난화에 대한 과학적 논의를 집대성한 3000쪽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지구온난화 문제를 더 심각하게 보이도록 의도적으로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기후게이트가 2009년에 터졌다는 뉴스를 전하고 있습니다. 사실 단 기간에 결론이 나지 않는 사실을 두고 과학자들 간에 이견이 대립할 때는 언론의 입장이 애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언론의 입장이 애매해지면 일반대중은 헷갈리게 되는 것입니다.  

정리해보면, 저자는 진실에 이르는 길은 탄탄대로로 열려 있는 도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구할 수 있는 정보를 주의깊고 성찰적 자세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23가지의 새겨둘 점을 정리하여 요약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중요한 점을 들어보면,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자신의 주장과 믿음에 겸손하며,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에 주의하고, 전문가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는 것이 될 것 같습니다. 

다양한 사례들을 적절하게 인용하여 이해를 돕고 있으며, 글흐름이 좋아 단숨에 읽을 수 있어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저자의 희망대로 진실의 가림막이 되는 것을 하나하나 짚어보면서 우리의 판단에 허술한 구석이 없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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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뇌로 돌아가는 두뇌훈련 30 - 나이는 들어도 뇌는 젊어질 수 있다!
요네야마 기미히로 지음, 황소연 옮김 / 전나무숲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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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일본 번역서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요네야마 기미히로선생의 <젊은 뇌로 돌아가는 두뇌훈련 30>도 처음 책을 펴들었을 때는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기억력을 다루는 책이니 주로 뇌신경계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가끔은 애매하다 싶은 설명도 눈에 띄면서 너무 가볍게 가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일반 독자를 위하여 자기의 전공분야를 어떻게 설명해서 이해하게 만들 수 있는가 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꿔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싶습니다. 전문분야를 일반인에게 소개하는 글을 써야 할 때 흔히 “초등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써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건강에 관한 책으로 베스트셀러는 이종수박사의 <간 다스리는 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부러운 것은 일본에서는 이런 류의 서적들을 적지 않은 독자들이 읽고 있다는 것입니다.

요즈음 많지 않은 나이임에도 기억력이 떨어져 걱정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생활패턴이 바뀌고 있음에서 오는 기억력 감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쉽게 말하면 기억을 보조하는 다양한 장비들을 쉽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인데, 예를 들면 휴대폰에는 엄청난 숫자의 전화번호를 비롯하여 일정, 메모해야 할 것들을 저장시킬 수 있으니, 따로 기억하느라 애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바로 “뇌의 놀라운 능력 가운데 무엇보다도 가장 감탄할 점은 갈면 갈수록 예리해지는 칼처럼 뇌도 ‘쓰면 쓸수록 좋아진다’는 사실이다.(19쪽)”라고 한 저자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젊은 뇌로 돌아가는 두뇌훈련 30>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부 다양한 자극과 활동이 ‘젊은 뇌’를 만든다”에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젊은 뇌만들기가 가능한 이론적 배경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뇌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을 받아서 판단을 하고 대응하는 과정은 신경세포들이 축삭과 측삭돌기라고 하는 가지를 내어 다른 신경세포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이 네트워크는 왕성한 정신활동을 통하여 확장되어간다는 것입니다. 즉, 훈련을 통하여 신경세포의 네트워크를 복잡하게 구성된다는 것입니다. 네트워크가 복잡할수록 다양한 정보의 처리가 가능해져 머리가 좋다는 결과를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제2부 ‘젊은 뇌를 위한 유쾌한 두뇌훈련”에서는 젊은 뇌를 만드는 방법 30가지를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제1장에서는 오감자극으로 제2장에서는 습관변화로, 제3장에서는 음식으로, 제4장에서는 운동으로, 그리고 제5장에서는 작은 성공으로 젊은 뇌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방법까지 소개하기는 그렇습니다만, 실생활에서 써먹기에 그리 힘들지 않는 방법들이라서 오히려 정말 효과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앞서도 잠깐 소개드렸습니다만, 뇌는 일상이 패턴화되면 쉽게 늙어가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즉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사람은 늙어갈 틈이 없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시골에 있는 병원에서 치매환자를 진료할 적에 느낀 점은 시골에 계신 어르신들의 일상이라는 것이 변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날짜가 어떻게 가는지 매일 만나는 사람도 그 사람이 그 사람, 그러다보니 주변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고... 그러면서 슬그머니 치매가 오게 되는 것입니다.꽤나 전문적인 내용을 쉽게 설명하려다 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도 적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뇌신경세포의 네트워크를 그림으로 표시하는 그림(21쪽)에서도 축삭과 측삭돌기가 직접 연결되는 것으로 표시한 것이라든가, 축삭말단에서 신경전달물질이 구멍을 통해서 빠져나가는 것으로 묘사한 것(43쪽) 등입니다.

그리고 신경세포가 대뇌표면에 있다(31쪽)는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표면이라기 보다는 껍질, 즉 표면에서 1cm 이내의 껍질에 해당하는 회색질에 주로 위치하고 대뇌의 깊은 곳에 있는 핵이라고 하는 부위에도 집중되어 있습니다. 뇌종양은 뇌신경세포가 아니라 신경교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질병(29쪽)는 설명도 정확한 것이 아닙니다. 뇌종양은 교세포 뿐이 아니라 뇌에 존재하는 모든 세포, 신경세포, 혈관세포, 수막세포 심지어는 뇌밖에 있는 조직에서 생긴 암도 뇌로 전이해 들어올 수 있는 것입니다. 뇌세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최근의 학설을 소개하는 부분도 뇌의 전반적인 부위에서 신경세포가 새로 생겨난다는 것보다는 기억과 관련이 있는 해마에서 신경세포가 계속해서 새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는 것입니다.

신경세포가 줄어드는 것이 문제가 되는 알츠하이머병에서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뇌 신경세포가 줄어든다는 것은 오히려 필요없는 세포를 정리하기 때문에 오히려 효율적일 수 있다는 관점을 소개해서 신선했습니다. 사실 치매증상이 없는 정상인 사람도 일정한 연령에 도달하면 신경세포가 죽기 시작하는 현상이 진행되는데, 알츠하이머병은 이런 현상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라고 소개된 아리세프트는 일본식 표기방식이고 우리나라에는 아리셒트라는 상품명으로 소개되었다는 점을 밝힙니다. 뇌를 젊게 만드는 방법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일독이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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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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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모든 것이 밝혀졌다(2002)>로 주목을 받으며 데뷔한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2009)>를 소개합니다. 이 책을 고른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지난 주에 소개한 바 있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주석한 반덕진교수님께서 ‘현대의학이 섭생의 중요성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하셨던 점이 마음에 걸린 것도 있고, 포어가 비판하고 있는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 가운데, 대량의 항생제사용에 따른 항생제내성균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눈길을 끌었기 때문입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보면 신에 대한 맹세와 학습에 대한 계약에 관한 조항 다음에 “나는 나의 능력과 판단에 따라 환자를 돌보기 위해 섭생법을 처방할 것이며, 환자들을 위해나 비행으로부터 보호하겠습니다.”라면서 환자치료와 관련하여 섭생을 가장 먼저 거론하고 있습니다.  반덕진교수에 따르면 히포크라테스 학파의 의사들은 배설, 절개, 소작과 같은 침습적 치료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오던 전통의학의 접근방식에서 탈피하여 환자의 몸상태를 살핀 후 환자의 몸을 정상화사키기 위해 먼저 일정기간 동안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등을 처방하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식이요업-약물요법-수술요업 등의 순서에 따라서 접근하는 식으로 미리 정해진 틀에 따른 치료방식보다는 질병의 성격에 따라서 우선 적용하는 치료법을 달리하는 것이 옳겠습니다. 즉, 요즈음에 빠르게 늘고 있는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은 생활습관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히포크라테스 의학에서는 치료과정에서 환자가 생활하는 기후와 환경까지도 고려하였다는 점도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포어는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에서 고기를 멀리하는 채식이 최선의 섭생법이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서양 식문화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고기중심의 식탁을 풍성하게 하기 위하여 축산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왔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들이 드러났는지, 그리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었는지를 체험적으로 살펴보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산업혁명이후 모든 분야에서는 투입된 자본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집중되어 왔습니다. 축산분야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먼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품종개량이 가장 먼저 이루어진 분야가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양털을 많이 얻을 수 있는 품종을 개량해 낸 스페인의 메리노품종이나 양고기를 좋아하는 영국 사람들을 위한 서포크품종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는 우수품종을 혈통 내에서 반복해서 교배시키는 방식을 적용하였는데, 그 부작용으로 스크래피가 발생하여 유럽의 목양사업이 몰락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사료의 혁명의 예를 하나 더 들어보면, 젖소가 우유를 많이 생산하도록 식물성단백질사료를 늘려가다 한계에 부딪히면서 도축장 폐기물이나 목장에서 폐기되는 동물사체로부터 추출한 단백질을 사료에 투입하게 됩니다. 이로써 우유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었지만, 종국에는 광우병이라는 치명적인 인수공통질병이 대대적으로 확산되는 비극을 초래한 바 있습니다.

포어가 지적하는 공장식 축산업의 경우는 사료 이외에도 가축의 생활환경을 인공적으로 통제하여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그야말로 동물의 입장에서 본다면 비도덕적이랄 수 있는 밀집사육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공장식 축산을 통하여 인간이 얻게 된 이익은 ‘단지 고기를 최대한 싸게 많이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일 뿐입니다. 의사입장에서 본다면 단백질과 지방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영양상태가 열악해져서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던 환자를 안타깝게 생각하던 것이 불과 몇 세대 전이었는데, 공장식 축산을 통하여 고기의 공급을 늘림으로써 이런 안타까움이 해결된 것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님이 고기 맛을 알게 되면 절간에 빈대가 남아나지 않는다.’는 우리네 속된 말처럼 육식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고기욕심은 쉽게 누를 수 없게 되는 모양입니다. 결국은 과잉섭취된 지방과 단백질이 체내에 쌓여 지방간이 생기고 죽상경화증으로 동맥이 탄력을 잃게 되며 그 후유증으로 생기는 급성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창졸간에 목숨을 잃게 되었으니, 좋은 게 꼭 좋은 것은 아닌 듯 합니다.

포어의 심층취재를 따라가다 보면 의료인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점도 있습니다. 즉, 축산단지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에서 나오는 동물의 배설물을 포함하여 성장과정에서 도태되는 동물사체와 같은 축산폐기물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환경관련질환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공장식 축산업에서는 동물들을 단위면적 당 허용되는 한도에 이르는 숫자를 입식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동물들이 받는 스트레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면역력저하로 인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과 성장을 촉진하기 위하여 엄청난 양의 항생제가 투입되는데, 항생제는 축산분야 뿐 아니라 양식장에서도 운동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물고기들이 서로 부딪혀 입는 상처부위의 감염을 막기 위해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포어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사람이 사용하는 항생제의 양이 연간 1300톤 수준인데 반하여 축산분야에서 사용하는 항생제의 양은 8000톤에 이른다고 합니다. 인간이나 동물이 사용하는 항생제는 체내에서 모두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환경으로 흘러들어 자연에 존재하는 각종 세균들에서 항생제에 대항하는 내성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돌이켜보면 2000년 의약분업제도를 도입하는 명분이 보건의료분야에서 항생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한 결과 항생제내성세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농축수산 분야에서 엄청난 양의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포어의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제목으로부터 목차에 있는 작은 제목들 - 이야기하기, 단어/의미, 숨기/찾기.... -을 보면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감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2차 대전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으신 할머니께서 차려주시던 식탁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어렸을 적 채식주의자 보모로부터 받았던 영향에 대한 이야기 등으로 차분하게 시작한 이야기가 어느 덧 한밤중에 가축공장에 잠입하여 불쌍하게 쓰러져 있는 칠면조 새끼를 안락사 시키는 대담한 조사과정 등에 대한 이야기를 거쳐 공장식 축산업을 대신할 대안에 이르기까지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리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 게일 A 아이스니츠의 <도살장> 등과 같이 공장식 축산업의 끔찍한 실상과 이로 인하여 앞으로 겪을 수도 있는 불행한 일을 예측하는 책들도 소개되었습니다만, 포어는  소설가다운 글솜씨로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이해하게 합니다.

최근 들어 기능성식품이나 영양학 분야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의사들도 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현대의학의 주관심 대상이었던 약물치료나 수술 등과 같은 중재적 치료 뿐 아니라 식이요법과 같은 대체보완요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공장식 축산이 환경과 인간의 보건에 주는 피해의 정도에 대한 경각심을 얻게 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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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2011-10-10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포르시안에서 댓글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좋은 댓글 달아주신 한 분께 이 책을 드립니다.
http://www.rapportian.com/n_news/news/view.html?page_code=&area_code=&no=1915&code=netfu_44711_17340&s_code=20110711224559_6626&ds_code=20110711224814_3072
 
리더의 불편한 진실 - 성공이라는 이름에 감추어진
이충현 지음 / 이담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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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덕목에 관한 리뷰를 쓰려다 보니 다양한 스타일의 리더십들이 소개되는구나 싶습니다. 우선 생각나는 분들로는 박칼린, 히딩크, 이순신 등등. 어쩌면 안철수교수의 리더십도 조만간 다시 등장할지 모르겠습니다.

제왕적 리더십의 경우는 그 장점이 논의된 적은 없었지만, 그 문제점이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자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충현님은 <리더의 불편한 진실>을 통하여 제왕적 리더십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올바른 리더상은 그 시대와 상황에 따라 알맞게 조금씩 변하기 마련이라고 합니다. 18세기로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는 ‘불의 시대’로, 창조적이고 우수한 관리보다는 일률적이고 생산적인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제왕적 리더가 시대적 요구였다는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19세기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국가형태가 왕정이었으니 그 영향이 이어지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20세기 후반부터는 ‘물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변의 모든 것을 태우는 성질을 가진 불과는 달리 흐르는 성질을 가진 물은 항상 빈곳을 채우기 마련입니다. 불의 시대와는 달리 물의 시대에는 고성장보다는 우수한 관리가 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직 리더가 아닌 자리에 있을 때 느끼는 리더의 모습과 리더십에 대하여 솔직하게 묘사해보고 싶었다.”는 저자의 솔직한 고백에 한편으로는 “당신이 리더의 고민을 알아?”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한 편으로는 “준비된 자 만이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처럼 자신만의 리더십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어야 리더가 되었을 때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에서 공부를 하는 동안에 전공분야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한편 나름대로는 소속된 조직을 맡아 운영을 하게 된다면 새롭게 도입하면 좋겠다싶은 것들을 챙겨보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그런 위치에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생각에 머물고 있습니다.

저자는 아직까지도 우리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제왕적 리더십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통렬한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비판이 비판으로만 끝난다면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리더의 불편한 진실>이 돋보이는 점은 바로 제왕적 리더십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1장 우리들의 일그러진 리더’에서는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는 제왕적 리더들이 모르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2장 창의성이 사라진 조직’에서는 제왕적 리더가 이끄는 조직의 경직된 조직문화 그리고 그 한계를 분석하고 있고 말미에 붙인 ‘창의적인 조직문화 만들기“를 통하여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3장

비효율적인 조직‘에서도 이어서 문제점을 분석하고 말미에 붙인 ’효율적인 조직 경영 가이드‘를 통해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4장 21세기 리더의 조건‘에서는 제왕적 리더를 대체할 새로운 형태의 리더의 덕목으로 공감과 동행, 본보기 보이기, 나누기, 웃기, 소통하기, 책임지기, 인재 아끼기 등의 7가지를 논하고 있습니다. 서두에서 인용하고 있는 제왕의 8가지 특징과 대비하여 읽어보시면 공감하게 될 것 같습니다. 첫째,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도 하기 싫다는 것을 모른다. 둘째 “I” 신드롬에 빠져 있다. 셋째 양명에 집착한다. 넷째 권위와 권력을 남용한다. 다섯째 지나치게 부분적이고 세밀하다. 여섯째 사람을 학력과 배경으로 판단한다. 일곱째 내부의 조언보다 외부의 촌평에 더 귀를 기울인다. 여덟째 마마보이에게 매력을 느낀다.

저자는 평소에도 한줄의 신문기사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매체의 기사를 인용하여 우리 시대의 리더들이 실패사례, 성공사례 등의 핵심을 짚고 있습니다. 최근 타계한 스티브 잡스의 철학을 읽을 수 있는 말도 있습니다. “디자인은 인간이 만든 창조물의 중심에 있는 영혼이다.(106쪽)”

제왕적 리더십의 문제점 ‘의사소통의 부재’를 논하면서 2008년 촛불시위사태 당시 강력한 CEO 스타일의 리더심과 소통의 부재가 촛불시위의 원인이었다고 논한 부분에 대하여 일부 공감하는 부분도 있지만시각에 근본적 차이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8년 촛불시위는 근본적으로 새로 들어선 정부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세력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재개와 관련하여 과학적 사실을 왜곡하여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공포심을 대중들에게 확산시킨 것이며, 사태가 확산되는데 역시 사실을 왜곡한 방송이 붙기 시작한 불에 기름을 끼얹는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물론 제대로 된 과학적 사실들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널리 알리려는 노력을 정부에서 소홀히 했다는 점은 분명 지적해야 할 것입니다.

저자는 서두부분에서 제왕, 소왕, 그리고 다람쥐라는 표현으로 리더, 중간관리자, 조직구성원을 빗대면서 다람쥐들은 언제까지나 쳇바퀴나 돌리는 신세라고 자조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만, 조직구성원은 그의 노력에 따라서 중간관리자가 되고 언젠가는 리더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스스로를 갈고 닦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 노력에는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학습도 필요하겠지요. <리더의 불편한 진실>을 읽어볼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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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눈물 - 서경식의 독서 편력과 영혼의 성장기
서경식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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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릴 적에 눈물이 많은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한테 야단을 맞을라치면 금새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흐르기 일쑤이고, 책을 읽다가, 혹은 영화를 보다가 감동이 이는 장면에 이르면 마음이 절로 눈물이 흐르곤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읽게 된 서경식교수님의 <소년의 눈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린아이의 눈물’이라는 제목을 단 글들에서는 어린 시절 저자가 눈물을 흘리게 되는 사연이 특별히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조금은 실망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 나오는 집에 오는 아저씨의 아들을 하지 않겠냐면서 놀리는 아저씨와 슬그머니 동조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울상이 되곤 했다는 서교수님의 말씀대로 저 역시 다리 밑에서 주워왔는데, 그 다리에 다시 데려다 주어야 하겠다는 어르신들 말씀을 들으면 눈물바람을 하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에리히 케스트너의 <하늘을 나는 교실>의 서문에 나오는 “어째서 어른들은 자기가 어렸을 때의 일들을 그렇게도 새까맣게 잊어버릴 수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아이들도 때로는 지극히 애처로운, 가엾고 불행한 존재라는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변해버리는 것일까요> (…) 아이들의 눈물은 결코 어른들의 눈물보다 가볍지 않으며, 오히려 그보다 무거울 수도 있다는 말은 새삼스럽지 않습니다.”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어른의 눈물을 아는 자가 아이의 눈물을 안다. 아이의 눈물을 이해하는 자가 어른의 눈물까지 이해하는 것이다.(85쪽)”라고 설명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사실 서교수님께서 인용하신 에리히 케스트너는 저 역시 처음 세상에 내보낸 책 <치매 바로 알면 잡는다>에서 케스트너의 시 “마지막 플랫폼”을 인용한 적이 있어 반가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사람의 생애란 길게 보여도 조금 전에 시작했는데 이미 종착역입니다.”라는 싯귀를 읽으면서 마음이 먹먹해졌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하지만 서경식교수님은 정말 대단한 소년이었구나 싶습니다. 저도 책읽기를 꽤나 좋아했던 축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읽을거리만 있으면 사람들 눈에서 사라지곤 했고, 학기 초에 새로 교과서를 받기라고 하면 그날 모두 읽어치우고 말았던 기억도 있습니다. 선친께서 교편을 잡고 계실 때는 학교 도서실에서 책을 빌려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동화책이나 위인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초등학교시절의 서경식교수님의 독서편력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욱 대단한 것은 그 어린 시절에 읽었던 책에 대한 기억에서부터 책을 읽고 가졌던 생각을 어른이 되어 되살려 글로 옮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편으로는 막연하게 생각해온 재일 동포들이 일본사회에서 받아온 편견이 얼마나 심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영어수업 시간에 “아이 아무 아 쟈빠니-즈”라고 따라 읽을 수 없었던 서교수님에게 조선인이 Korean이라는 단어를 가르쳐주지도 않으면서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다고 불쾌해하던 선생님을 보면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세워나가셨다는 말씀이 감동적이었습니다.

또한 한국에 유학하던 두 형님이 1971년 유학생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오랫동안 옥고를 치루었다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소개하고 있어 그 내막이 어땠는가보다는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는 해도 당국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어 놀랐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시를 읽고 암송하기 시작했다는 서교수님의 회고에 또 한번 놀라게 됩니다. 이시카와 다쿠보쿠가 시 ‘코코아 한 숟갈’에 표현한 “나는 알겠네, 테러리스트의 슬프고도 애처로운 그 마음을”에서 인용한 테러리스트가 안중근의사였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놀라웠습니다. 20세기 초반에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동아시아 제국을 침략하면서 일본이 이들 국가에 저질렀던 비윤리적 만행에 대한 일본인들의 생각이 다양하다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최근에는 극우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를 우려하는 일본사람들의 양심 또한 목소리가 커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 겪었던 혹은 생각했던 일들을 그저 추억에 묻어두고 살아가는 편인 듯합니다만, 서교수님은 “좋건 싫건 어린 시절 각인되어버린 그 무엇을 짊어진 채, 사람들은 수많은 괴로움과 얼마 되지 않는 잔다란 기쁨으로 수놓인, 인생이라는 긴긴 시간을 인내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그 인생을 인내할 수 있게 하는 힘의 원천은 어린 시절 몸과 마음에 깊숙이 아로새겨진 그 무엇이다.(236쪽)”라고 하시면서 지난날의 향수만을 되살려기 위하여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에 스스로에게 각인된 무엇 때문에 여전히 변하지 않고 걸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사실 저도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의 세월을 제가 기억하는 시점부터 정리를 해보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나름대로 행적을 요약하게 정리해두고 있기는 합니다. 언젠가 글로 옮길 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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