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자전거 날쌘돌이
다바타 세이이치 글 그림, 엄혜숙 옮김 / 우리교육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아들애가 그림책 제목을 보고는 나에게 장난스럽게 던진 한마디, 피~ 고물인데 어떻게 날쌔다는 거야!   

사실 제목의 반어법을 의식하지 못했다. 무조건 받자마자 어떤 그림책인지 궁금해 이것저것 따질 겨를도 없이 책을 읽었고 아이들하고 늦은 저녁에 같이 읽었을 때, 놓쳐버린 제목의 의미를 아이가 캐치해 나에게 던진 것이다. 윽!꽈당!

책을 받기 전에는 대충 고물자전거에 대한 아이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긴 그림책이겠거니하고 추측했는데, 막상 받고 읽어보니 버려진 자전거를 수거해 고친 후, 운송시설이 발달하지 못해 먼길도 걸어다녀야하는 제 3 세계국가의 사람들에게 재생 자전거를 보내 유용하게 쓰인다는 그림책이다.  

공터 한켠에 버려진 자전거 날쌘돌이를 유키짱이라는 소녀가 발견하고 자전거를 잘 고치는 겐지라는 할아버지에게 데려간다. 겐지할아버지에 의해 다시 쌩쌩 달릴 수 있는 날쌘돌이는 아프리카로 보내지고, 아프리카에서 비록 낡았지만 제 기능을 다 하는 날쌘돌이를 반갑게 맞이하는 산파 아주머니를 만나 희망의 자전거로 변신한다는 이야기 그림책인데, 아이들에게 또 다른 리사이클의 형태를 알려주고, 재활용의 순환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그린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을 읽기 전에는 제 3국에 나눔이라는 이름으로 처치곤란한 물품들을 보내는 것을 그렇게 달가워하지 않았다. 얼마전에 학교에서 집에 못 쓰는 핸드폰을 가져오라는 공문이 왔었는데, 그 공문이 내용이 핸드폰을 학교에서 수거해 다른 나라로 보내겠다는 것이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 집에도 핸드폰 한 두개는 서랍 속에 굴러다니고 있을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주변에는 모든 상품들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고물될 때까지 쓰는 경우는 거의 없고 고쳐 쓰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 큰애는 몇 달 되지도 않은 핸드폰을 없애고 빅뱅의 대성이 선전하는 롤리팝으로 바꾸고 싶다고 안달안달한다. 물론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하고는 무시했지만, 아무리 모든 것들이 넘쳐나고 소비되어야 경제가 잘 돌아가는 사회라고 해도 이건 정도를 지나쳤다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우리가  새로운 제품에 계속하는 댓가로 버려지는 물건을 버리기 아까우니깐 못 사는 나라의 사람들에게나 주자는 그런 발상 자체가 싫었다. 이 무슨 씨다바리 심뽀냐! 싶었던 것이라.  

비판의 눈이랍시고 그러한 나눔의 형태에 눈을 흘리기 있는 동안, 이 그림책의 작가 다바타 세이이치는 노구의 몸을 이끌고 직접 제 3 세계국가를 돌아다니며 고국에서 버려진 자전거가 타향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지 그리고 그 별 거 아닌 자원이 그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소중하고 애정어린 존재인지를 몸소 체험하고 돌아와 이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그림책의 제작 의도가 감동적으로 느껴졌다. 타국의 말도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단지 자전거라는 매개체만으로 서로의 기쁨을 나누는 장면이 상상되고 그 상상 속에서 노작가의 환한 웃음이 떠올려지니, 이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재활용 순환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거창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선진국가의 위상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는가에 대해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좀 더 심도있는 주제로 이야기할 만 했다.  자, 알겠지! 왜 고물이라도 날쌘돌이인지 말이야! 하고 말이다. 

우리에게는 <벽장속의 모험>으로 알려진 다바타 세이이치가  <벽장 속의 모험>에서는 연필 라인이 아이들의 모험을 박진감있게 그렸다면 이 <고물자전거 날쌘돌이>에서도 약간 거칠면서도 흑백의 톤과 부분부분 채색으로 생동감 있게 그렸다. 작가가 우리 나라에서는 두 작품만 소개되어 있어서 어떤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고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일본 그림책 작가들의 폭 넓은 소재와 주제 그리고 관심거리는 눈 여겨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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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fe of Yousuf Karsh (Paperback) - Portrait in Light and Shadow
Maria Tippett / House of Anansi Pr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5월 5일 어린이날, 날씨 화창. 문방구앞 오락실에서 놀겠다는 큰 애를 억지로 윽박질러 데리고 간 곳이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이었다. 이 날 예술의 전당에서는 그림책 원화 전시회부터 클림트까지 다양한 크고 작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아이들하고 가 보려고 작정했던 전시회는 유제프 카쉬전. 5월 8일이 마지막이어서 서둘러 가지 않으면 놓치겠다 싶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이 날은 작정하고 집을 나섰다.


예술의 전당 전면에 요제프 카쉬가 찍은 오드리 헵번을 프린트 해 걸어 놓고 있었다.  




애니타 애크베리라는 미국여배우와 훼밍웨이



사람들 징그럽게 많았다. 5월8일이 전시회 마지막 날이어서 파장 분위기일 것이라 지레짐작한 것은 나의 착각. 전시회장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린 시간이 1시간 40분 정도.    

이 독창적인 지성앞에서 경외감에 사로잡혀 카쉬는 인간의 불멸성에 대한 아인슈타인의 의견을 물었다. "두가지 불명성이 있는데 하나는 인간의 상상 속에 존재하며 그것을 환상이라고 불립니다. 인간의 기억속에서 수세대동안 전해질 수도 있습니다만 그것은 상대적인 불멸성입니다. 진정한 불멸성은 우주적 차원에서 하나밖에 없는데 그것은 바로 우주 그 자체의 불멸성입니다." 카쉬는 다른 질문을 던졌다. "음악과 수학사이에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예술 속엔 그리고 높은 수준의 과학 속엔 조화의 느낌이 있습니다. 조화의 감각이 없인 예술이든 과학이든 진정한 위대함이란 없습니다. 조화감각이 결핍된 사람에겐 어떤 분야이든지 뛰어난 기능인 이상이 될 수 없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인류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만약 인류가 조화를 이루는 해결책을 찾는데 실패했다면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차원의 파멸이 닥칠 것입니다. 그럼 우린 인류는 이 인류 전체 미래의 희망을 위해 어디에다 기대야하는지 물었다. "우리 스스로에게 "아인슈타인은 슬프게 그러나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마치 우주속을 들여다 보는 것 같았다. 카쉬의 카메라는 이 순간 그를 찍었다. 이 사진은 희망이나 절망 같은 것의 차원을 너머 여행했던 사람의 인물 사진이다  카쉬는 이 사진을 프린스턴 고등 연구소에서 찍었다. 카쉬의 인물 사진에선 손이 특히 중요한 역활을 한다. 위치에 따라 얼굴과의 거리에 따라 의미가 모두 다르다.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면 기도하는 듯한 그의ㅣ손은 얼굴만큼 비중있게 처리되었다.. 만약 세상에 원자 폭탄이 또 다시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카쉬의 물음에 그는 "아아, 그렇게 된다면 아마 우리는 더이상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을 수 없게 될 겁니다."라고 대답했다. 

  

소피아 로렌처럼 지성과 프로근성, 그리고 아름다움을 고루 가준 여배우를 촬영한다는 것은 매우 즐거운 작업이었다라고 카쉬는 회상했다. 이 사진은 파리에 있는 그녀의 아파트에서 이른 오후에 찍은 것이다. 그녀는 여느 엄마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두 아들을 끔찍히 사랑했다. 작업이 끝나갈 무렵 학교에서 아이들이 돌아왔고 그들 사이의 넘쳐나는 사랑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다고 한다.

 

카쉬는 세계적인 첼로연주자를 만나기 위해 먼지 나는 시골길을 운전해가면서 마치 순례자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프라드에 위치한 쿡사 수도원에서 카쉬는 이 첼로의 악성과 유쾌한 몇 시간을 함께 보냈다. 이윽고 촬영을 위해 조용하고 어두운 방으로 갔다. 아무런 연출도 필요 없었다. 일단 카잘스가 바흐으이 곡을 연주하자, 카쉬는 감동한 나머지 잠시 동안 사진을 찍는 것도 잊었다. 자칫하면 마법 같은 분위기가 깨질까 아무런 말도 꺼낼 수 없었다. 카쉬는 이렇게 회상했다. "불현듯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제껏 그리고 이 이후로도, 나는 단 한번도 나를 등지고 있는 사람을 찍은 적이 없었지만, 이번만큼은 왠지 이게 맞을 것 같았다." 위에 보이는 창문과 빈 방의 구조가 마치 감옥처럼 보였고 늙은 예술가의 음악이 창문을 넘어 감옥을 벗어나 전세계로 울려퍼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Yoursuf Karsh(1908~2002)

유섭 카쉬는 흑해 연안, 아르메니아 공화국 말딘에서 태어났다. 터키인의 박해를 피해서 시리아로 옮겼다가 1924년 그의 나이 열여섯 되던 해 캐나앋에서 사진관을 경영하고 있는 숙부를 찾아 이주했다. 1933년 캐나다에서 초상사진 사진관을 경영하면서 총독 부처를 비롯하여 고관과 그의 가족들을 찍기 시작했다. 1941년 카쉬의 후원자였던 캐나다의 수상 맥캔지 킹의 주선으로 캐나다를 방문한 영국수상 처칠을 찍었으며 이 사진이 후에 LIFE지의 표지로 발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이후 1943년에 캐나다 정부의 요청으로 영국으로 건너가 조지 6세를 비롯 정치가,과학자,군인,예술가,성직자등 42명의 초상을 찍었으며 1945년에는 LIFE지의 위촉으로 세계 명사들의 초상사진을 찍었다. 그 뒤로는 1950년대 산업 혁명 시기의 캐나다 경제성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으며 2002년 작고할 때까지 수 많은 세계 명사들으 모습을 남겼다.  

카쉬는 자신이 사진에 대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루려면 모든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자신의 마음이 가는대로 하기로 결심하였다. 그 대상이 되었던 것은 인간의 얼굴이었다. 그에게 있어 얼굴은 풍경과도 갔았고, 그는 이를 읽는데 뛰어난 재능을 지녔다. 생애를 통들어,그는 15,312명의 사진을 찍었고 150,000 장의 필림을 현상하였으면 20세기를 이룩한 많은 위인들의 예술적이고 역사적인 모습을 잊혀지지 않게 남겨 놓았다. 카쉬은 인물 사지은 그 대상이 된 사람들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확한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카쉬는 인간의 장점, 열정, 용기, 부드러움등과 같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모습만을 보고, 또 찾고자 했던 사람이었다. 그는 진실을 추구하였고, 이를 자신의 대앗에게서 이끌어 내어 우리와 함께 공유하고자 하였다.  

이번 전시회에서 발간된  KARSh 100 도록에서 발췌 

전시회장 안은 사람들로 혼잡해서 제대로 작품을 감상할 수 조차 없었다. 작품 감상이라기보다는 사람구경하러 왔나 싶을 정도로. 하지만 인터넷에서 떠도는, 혹은 책 겉표지에서 늘 보아오던 인물 사진들이 단 한 사람, 요제프 카쉬의 작품이었다는 사실은 묘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카쉬의 초상 작품에 대한 이끌림은 내가 그 어떤 세기보다도 20세기가 가장 매력적인 시대라고 생각한데서 연유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과학과 기술의 진보로 인한 가치에 대한 혼란과 반항, 영상의 발전, 미술에 있어서의 추상개념의 등장, 탈정치와, 기존권력의 대한 저항과 재편성, 두 차례의 세계전쟁, 이념 전쟁, 양심과 폭 넓은 인권에 대한 권리주장, 여성의 시대등등. 정말 이 멋지고 불편했던  세기는 그 어떤 세기도 겪지 않았던 쉴 틈 없는 혼란과 진통의 연속이었다.  카쉬가 그런 멋진 혼란의 세기에 살았던, 20세기의 대표적인 수 많은 인물들을 찍었다는 것자체가 놀라운 일 아니겠는가.아마 화가였다면 불가능한 작업을 사진기라는 매체를 통해 그는 20세기의 얼굴들을 보여 주었다. 한마디로 어떤 광고에 나오는 문구처럼 nothing is impossible!! 사진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의 도록에 쓰인 글에 의하면 그가 찍은 프레임 속의 인물들은 그의 독특한 45도 광(사광)으로 알려진 테크닉속에서 각각의 개성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카쉬전을 보면서 궁금한 것은 그가 찍은 무수한 인물들의 초상 사진속의 인물들을 단 한번 짦은 시간에 만났을 것인데, 어떻게 그는 사진 속의 인물들의 인간적인 혹은 내면화한 모습을 적절하게 포착할 수 있었을까하는 것이었다. 평소 인물들에 대한 이해가 깊었기 때문에....카쉬의 본능적인 재능이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려나. 도록에 실린 글에서는 그가 인물의 개성을 표출하기 위한 표정의 이해에 탁월하기 때문이라고 써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단 몇 분만에 인물들의 캐릭터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불가사의해 보였다. 전시회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본 인물은 고뇌에 찬 슈바이처와 날카롭고 까칠해 보이는 버나드 쇼였는데, 흑백의 프레임 속에  지난 20세기가 다 들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볼 만한 전시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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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Mary Engelbreit를 무척이나 좋아해 그녀의 작품 몇 권 가지고 있는데, 소장하고 있을수록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탐나는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그림책 작가는 아니지만, 기프트쪽에서는 아주 유명한 도안 작가더라구요. 한 10년 전에 그녀의 러그를 우연히 사게 되어 알게 된 일러스트 작가인데, 그녀의 The night before Christmas는 거의 미국에서는 고전책이나 다름 없을 정도로 그녀의 일러스트는 상업적으로 인정 받고 있고, 그녀가 구사하는 색채는 화려하면서도 안정되어 있어 그림책 작가지망생이라면 색채 측면에서 꼭 한번 참고할 만한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이야기가 있는 그림책은 아니지만(그녀는 뛰어난 이야기작가는 아니예요. 그래서 그녀의 유명한 마더 구즈가 있긴 한데 매력을 못 느끼겠더라구요), 일러스트를 한번 보면 그녀의 마력을 알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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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ight Before Christmas (Hardcover, BOX, PCK, HA)
Engelbreit, Mary / HarperFestival / 2007년 10월
42,810원 → 35,100원(18%할인) / 마일리지 1,76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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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소장가치 100%예요. 집에 오는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정도의 크리스마스 그림책~~~~
101 Ways to Love a Book (Paperback)
Engelbreit, Mary / Teacher Created Resources / 2005년 3월
23,950원 → 19,630원(18%할인) / 마일리지 990원(5% 적립)
2009년 05월 11일에 저장
품절
<책을 사랑하는 101가지 방법>이란 이 책은 소장하고 있는 책입니다만, 다른 분들께 선물하고 싶은 책이기도 해요. 무척이나 러블리한 책이예요.
Queen of Christmas (Hardcover)
Mary Engelbreit 지음 / Harper Collins / 2003년 10월
19,000원 → 17,100원(10%할인) / 마일리지 860원(5% 적립)
2009년 05월 11일에 저장
절판
퀸 시리즈인데, 지금 환율이 많이 내려가서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다. 좀 더 내려가면 사야하나.......
Queen of the Class (Paperback, Reprint)
Engelbreit, Mary / Harper Trophy / 2007년 7월
11,970원 → 9,810원(18%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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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깟 영어, 영어학원 가서 배우면 얼마나 배우고 오겠냐며 차라리 학원비 25만원 아껴 다른 책 사자는 엄마의 신념에 할 수 없이 엄마와 함께 하루 30~40분, 영어그림책으로 영어공부하는 아들을 위한 영어그림책입니다. 처음엔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고 알파벳의 a도 모르는 애라서 영어그림책 한권 하는데 한달 넘게 걸린 적도 있지만, 그래도 영어그림책의 힘을 믿어볼랍니다. 아이와 함께 해서 반응이 좋았고 재밌던 영어그림책입니다. 문장이 무척이나 짧아 영어 처음 배우는 아이들에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리스트 작성하고 나니 품절이 많긴 한데, 조만간 다시 발매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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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habet Ice Cream (Paperback + CD 1장 + Mother Tip)
닉 샤랫 (그림), 슈 히입 (글) / 문진미디어(외서) / 2007년 5월
13,500원 → 12,150원(10%할인) / 마일리지 670원(5% 적립)
2009년 05월 11일에 저장
품절
닉 샤렛의 원색적인 강렬함과 동시에 다른 알파벳 북하고는 다르게 알파벳이 그림의 짝을 이룬다. 예를 들어 q is for queen 이면 r은 rose starts with r 이라고 표현하면서 그림은 여왕에게 장미꽃을 주는 식이다. 글도 짧고 그림도 재미가 있어 아이들이 더할 나위없이 좋아할 책
노부영 On Market Street (Paperback + CD)- 노래부르는 영어동화
아놀드 로벨 지음, 애니타 로벨 그림 / JYbooks(제이와이북스) / 2001년 1월
13,000원 → 10,400원(20%할인) / 마일리지 5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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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신나고 경쾌한 음악을 따라 부르다보면 어느새 A~Z까지 단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 속에 쏘옥 입력되는 알파벳 그림책. 일단 음악이 흥겨워서 진지하게 영어공부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From Head to Toe (Boardbook + Audio CD 1장 + Tape 1개)- 문진영어동화 Best Combo (Board Book Set)
에릭 칼 지음 / 문진미디어(외서) / 2006년 10월
13,500원 → 12,150원(10%할인) / 마일리지 670원(5% 적립)
2009년 05월 11일에 저장
품절
can의 용법을 알 수 있고 무엇보다도 아이들하고 그림책에 그려져 있는 인물들의 행동을 따라하는 재미도 솔솔하다.
Baby Bear, Baby Bear, What Do You See? (Paperback + CD 1장 + Mother Tip)
빌 마틴 주니어, 에릭 칼 지음 / 문진미디어(외서) / 2008년 3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2009년 05월 11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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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칼의 이 작품으로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글귀와 운율이 아이들에게 낯선 언어에 대한 거부감 대신 재미를 조금(아주 조금이지만) 느끼게 해준다. 일단 동물들의 명칭과 색깔을 확실하게 인지시켜준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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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게 사는 법
고미 타로 지음, 강방화 옮김 / 한림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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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 친척 결혼식이 있어 작은 애를 데리고 결혼식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작은 애의 성격이 남들앞에서 활달하거나 발랄한 성격이 아니라서,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에게 애교있게 인사를 하는 성격이 못된다(그러면서도 악착같이 결혼식에는 따로 오고 싶어한다는).  애교는 커녕 예의조차 없는 그런 딸이 목석 인형처럼 가만히 무표정하게 내 옆에 착 달라붙어 있기만 한 채 친척 어른들께 인사를 하라고 해도 못 들은 척 가만히 고개 숙이고 있는 모습에 무척이나 민망했는데, 작은 애의 인사를 기다리던 작은 아버지 한분이 눈도 마주치지 않을려고 하는 딸애에게 "괜찮아, 지금 인사 하지 않아도 나중에 잘한다. 걱정하지 말아라"라는 말을 웃으시면서 하고는 자리를 뜨셨다 (지금까지 애낳고 키우면서 이런 반응을 보이신 분은 이 분이 처음이었다).

사실 나는 아이들에게 인사를 잘 해야한다고 강요하지 않는다. 물론 인사는 반갑게 잘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작은 애가 건방져서 또는 남을 우습게 알아서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남들 앞에서 씩씩하게 인사를 하는 것을 무척이나 어려워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애한테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엄마인 나도 다른 아이에게서 인사를 받으면 보기도 좋고 받는 입장에서 기분도 좋다. 어쩜 저렇게 씩씩하고 넉살도 좋을까! 솔직히 우리 애하고 다른 성격의 아이의 인사성이 한량없이 부럽기만 하다. 하지만 작은 애의 성격이 밋밋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남들처럼 씩씩하게 인사하는 것을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억지고 등 떠밀면서 인사 시키지 싶지 않고 그 강요로 인해 아이와의 간극을 넓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지딴에도 다른 아이들처럼 밝게 인사하고 싶은 맘 왜 굴뚝같지 않을까나). 간혹 이 글을 읽고 아무리 아이와 사이가 멀어진다기로서니, 사람의 도리를 예의를 내팽겨치는 엄마가 잘못된 교육을, 방임의 교육을 한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정말 나는 아이에게 그릇된 교육을 시키는 것일까? 주관적인 관점일 수 밖에 없는데, 나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라면 나의 교육관 또한 그렇게 그릇된 것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믿는다. 작은 아버지의 말씀대로 언젠가는 인사하게 된다라는 넉넉한 마음과 다양성을 인정한다면, 아이가 수줍어서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 뭐 그리 대수란 말인가. 오히려 획일적으로 인사는 꼭 해야 한다라는 그런 반응이 오히려 더 답답하고 갑갑하게 느껴질 뿐이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그 아이를 비난하는 거야 말로 권위적이고 획일적인 사회 구성원로서 쇄뇌당한 것은 아닌가.  간혹 이런 아이도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과 다양성이 존재하는 사회를 인정하고 보듬어 안는 것이야말로 건강하고 보다 더 가치있는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고미 타로의 에세이집 <어른들은,의,이 문제야>라는 글을 만나기 전에는 나 또한 어른이나 동네 아줌마들에게 인사하지 못하는 아이에게 짜증나고 화 내기도 했었다. 인사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핀잔도 주고 혼내기도 많이 했는데, 그럴수록 나는 아이에 대한 감정이 미움도 제법 쌓여갔다. 아이의 마음보다 창피한 맘이 앞선던 것이다. 그러다가 별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러지 말자,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자라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바로 고미타로의 글을 통해서이다.  

그는 1945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64세의 노인이다. 전후세대 사람이라 경직된 사고와 권위적인 행동이 자연스레 몸에 밴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사람의 그림책들과 에세이집에서 통해 그가 상당히 자유롭고 유연한 사고의 그림책 작가라는 점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한마디로 전후시대 권위주의와 군국주의의 잔재가 남아있던 일본 사회에서 볼 때 이단이라고 할만하다. 그런 이단적인 그의 사고가 지금 현재는 당연한 것이라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그는 분명 앞선 사람이다. 그가 관계 맺는 사람들, 그가 바라보는 사물들은 모두 동일하지 않다. 이 책 <똑똑하게 사는 법>의 표지에 나오는 사랑스런 아이들처럼 우리 모두는 사고, 생김새, 행동, 성격등 모든 것이 다른다. 그는 이 책에서 그는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하는 것보다 사람들 저마다 다양성이 존재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한 예로 그는 젓가락을 제대로 하는 법에서 한 가지 방법의 젓가락 잡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는 우리의 손과 손가락은 가지각색이라서 젓가락질 하는 방법도 가지각색 인게 당연해요(p7)라고 말한다. 우리 어른들이라면 젓가락질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한바탕 소동 벌일 일을 그는 당연히 젓가락질은 각양각색이라고 말한다.(당연히 그의 말에 설득당할 수 밖에!)  

이 책은 요즘 유행하는 단순한 처세술의 책이 아니다. 만약 그런 류의 책이라면 난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것이다.  고미 타로가 바로 보는 세상, 그리고 그가 이 세상을 똑똑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제시하는 것은 타인의 다양성을, 사물의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인정하자는 것이다. 획일화되고 규율적인 누구나 다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ONE의 세계가 아니라 불규칙하고 울퉁불퉁하고 비쭉비쭉하고 우둘두둘한 다양한 세계를 만들어 나가자는, 고미 타로만의 이단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그림책이다.  

덧 : 리본 묶는 법에서의 고미 타로 의견에 반대. 난 머리에 상처 난 것처럼 묶는 것도 이쁘더라. 

또덧 : 고미타로같은 유연한 사고의 그림책 작가 한명쯤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이들의 인사성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우리 나라의 그림책은 너무 규율적이다. 인사를 꼭 해야한다는 것과 인사를 제대도 하는 법을 가르치는 그림책도 좋지만 우리 아이처럼 남들 앞에서 수줍어 인사 못하는 아이들을 집단적으로 받아들이는 그런 그림책 한권 정도는 나올 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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