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롯데시네마 청량리점에 <슈퍼배드>를 보러 갔다왔다. 근처 메가박스에서도 상영하지만 4D를 상영하는 곳이 청량리밖에 없어 할 수 없이 그 곳에. 아무래도 롯데카드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신용 카드는 지갑에 하나면 된다,는 주의였는데, 롯데청량리점이 오픈하면서 뻔질나게 드나들 것 같은 예감이 들고 롯데에서 주는 포인트를 날려버릴 만큼 나는 간이 크지 않다. 벌써 이 달만 5번 갔다온 듯. 영화는 가격이 빡쎄서 아이들만 들여보냈다. 게다가 더빙 영화는 별로.
영화가 끝나고 집에 갈까하다가 뭔가 아쉬워 돈 좀 더 써 보자고 롯데 여기저기를 헤매고 다녔다. 아이들 이불 사고 뭐하고 뭐하다 보니 근 오십만원 정도 썼다. 아깝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이사가면서 너덜너덜해진 이불을 갈아주어야겠다고 작정을 하고 있어서 백화점에서 큰 건 했다. 다음달 카드비 받으면 그 때 놀래야지.
아이들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 벌써 10월이네, 이제 2010년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밥 먹고 후식으로 베스킨 라빈스에 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려는데 10월달 런칭 아이스크림에 벌써부터 할로윈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딸애는 자긴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나는 마녀의 칵테일파티하고 체리 쥬빌레를, 아들애는 마법사의 할로윈에 도전했다. 솔직히 내가 선택한 마녀의 칵테일 파티는 잼이 들어있어서 별로. 아들애꺼는 입안에 톡톡 튀어서 그런대로 먹을 만했다. 할로윈은 아직도 멀리 있는 것 같은데 벌써부터 할로원 기분이라니.
남들은 10월하면 할로원이겠지만, 나는 10월하면 홍옥철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바로 홍옥이라는 새콤하면서 신 사과이다. 사과하면 부사를 떠올리고 우리 애들은 홍옥 무슨 맛으로 먹느냐고 하지만, 어린 시절의 입맛이 어디 가랴. 우리나라가 근거지인 홍옥은 시장성이 떨어져 마트에서도 팔지 않는다고 한다. 할 수 없이 재래시장에 가 홍옥 만원어치를 사 왔다. 하루에 세개 정도 먹기 때문에 만원이라고 해봤자 덤도 에누리도 없이 딱 10개 주신다.
예전엔 제법 컸었는데, 요즘 홍옥은 저렇게 작다. 사진으론 그렇게 빨갛지 않지만 실제로 저 사과의 색은 검붉은 빨간색이다. 약간 뻥을 가미하자면 백설공주가 한 입에 베어먹을 사과 색깔만큼이나 이쁘다. 저렇게 탁자에 올려놓으니 아이들이 못 먹을거면서 건드려 보고 싶어서 안달안달을 해서 먹으라고 했더니만, 몇 입 베어 물고는 못 먹겠다고 손사래를 친다. 그럼 그렇지, 니네들이 저걸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올해 홍옥은 유난히 더 시다.
이제 남은 몇 달은 책 안 사고 오직 읽기만 하겠다는 작심은 알라딘 에디터가 뿌린 천원적립금의 유혹에 넘어가 버렸다.
고양이 관련 그림책을 제법 수집해서, 한번 올려봐야지 하면서도 게으름때문에 그게 잘 안된다. 일일히 사진 찍기도 귀찮고.
이 책을 그린 스즈키 마모루의 그림은 언제봐도 귀엽다. 튀지 않는다. 자신의 도감관련 책 이외에는 주로 다케시타 후미코와 그림책 작업을 같이 하는 듯. 유아용 그림책이 많았는데 이번엔 초등저학년용 그림책이다. 딱 봐도 딸애가 좋아할만한 스타일.

요코야마 히데오와 온다리쿠의 새작품이 나왔다. 개인적으로 히데오의 따스한 글이 좋아서 매번 사 보는 듯하다. 몇 달전에 출간된 <도박눈>이라는 작품에 히데오의 단편을 볼 수 있었는데, 종신 검시관 구기오가 암에 걸렸단다. 오래 못 살 듯, 하지만 병 들었어도 예리한 살인 검증에 대한 감각은 남아 있다. 묘한 감동을 주는 작가이다.
히데오의 작품이 왜 이리 안 나오나 싶었는데 미즈호 여경을 내 세운 신작이 나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드, 것도 여자 경찰이 나왔던 콜드 케이스가 지난 시즌으로 마지막이어서 완전 속상했는데. 여경 미즈호의 등장으로 여경의 활약을 기대해도 되려나. 이건 천원 적립금 주지 않는데도 구입했다. 윽. 여름의 마지막 장미는 이천원 적립금 작품.
이것도 천원 적립금 작품. 내가 글써서 뭐하나 싶어 사실 별로 사고 싶지 않았는데, 천원의 유혹이 좀.....천원의 유혹에 안 당했다면, 만원을 세이브했을텐데. 책 소개에 컨트리 가수 윌리 넬슨의 공기에 멜로디가 가득차 손만 뻗으면 됩니다, 라는 말에 빗대에 공기중에 이야기가 가득 차 있어 손만 뻗으면 된다라는 문구가 사지 않을테야,라는 고집을 팍 꺽었다.
사실 이런 류의 글쓰기 책들은 거기서 거긴데. 글도 재능이어서 무재능의 사람들에게는 글쓰기 작법에 관한 책이라고 해봐야 별 뽀족한 답지는 찾을 수 없더라는.
나는 빅뱅이론의 창시 물리학자 가모브를 탐정 가모브라고 한다. 물론 가모브의 빅뱅은 프리드만과 르메트로신부의 우주는 팽창한다는 초기 논문이 빅뱅이론의 단서 제공 역활를 톡톡히 했지만, 어느 한 점에서 한 순간 대 폭발이 일어나고 가벼운 원자가 생기고 그래서 우리의 항성과 별이 만들어진 과정을 추리해낸 그의 이론 과정이 추리력이라는 바탕에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가모브의 빅백은 호일과 아인슈타인의 정상우주론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가 이젠 과학적 증명(그러니까 우주에 쏘아올린 WMAP 위성이 우주를 찍은 사진들에 의해)에 의해 정상우주론은 확인사살되었다. 가모브가 살았던 시대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자료가 하나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빅뱅을 주장했다는 사실만으로 놀라운 추리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호킹 박사가 물리학을 선택한 이유는 가모브의 책을 읽고 나서라고 한다. 호킹 박사가 위대한 설계라고 칭한 것이 무엇인지, 가모브의 우주대폭발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 책은 오천원 적립금. 하지만 나중에 더 자세히 읽어보니 추첨이당!
또 뭐 질렀더라.
학원가기 싫어하는 아들애를 10월만 가라고 겨우겨우 달래고 있다. 기껏해야 보습학원 1시간이랑 피아노인데 그게 가기 싫다고 학교 끝나면 아프다고 난리다. 더 이상 아들애의 징징거림에 감당하지 못해서 그만 두라고 했다. 10월부터 42만원 가량 세이브다. 그래서 눈여겨 봐두었던, 하지만 가격때문에 눈팅만 했던 365,000원짜리 가죽 자켓을 월급날 사 입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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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옷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