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ight Before Christmas (Library, Pop-Up)
로버트 사부다, Clement Clarke Moore 지음 / Little Simon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미국이나 유럽에 살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서구에서 크리스마스는 명절중에서 가장 큰 명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주로 책을 통한 정보이지만, 아이들그림책을 보다보면, 할로원에 대한 그림책도 많이 소개되어 있지만, 크리스마스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는 느낌. 그림책 작가치고 크리스마스 관련하여 안 그린 작가가 없을 것이다. 크리스마스 전날밤의 설레임을 묘사한 글은 어떻고!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이 클레멘트 클라크 무어의 크리스마스 전날 밤.   

크리스마스 전날밤, 온 집안은 고요한데 벽난로 옆 가지런히 걸려 있는 양말들
성 니콜라스 기다리며 아이들이 걸어 놓았지 

포근한 침대 속 아이들 달콤한 사탕과자 떠올리며
긴긴 겨울 밤 자락에 엄마도 나도 깜빡 잠이 들어요

달그락달그락 창 밖에서 들리는 소리 무슨 일일까
이불을 차 내고 번개같이 달려가 창문을 열었어요

온 세상 하얗게 내린 눈 달님은 대낮처럼 세상을 비추고
깜짝 놀란 내 운 앞에 나타난 것은 장난감 같은 썰매와 여덟마리 조그만 순록들

작고 날쌘 할아버지 성 니콜라스가 틀리없어
매보다도 빠른 순록들을 지휘하며 하나씩 하나씩 이름을 외쳐요

"대셔!댄서!프랜서!빅슨!코메트!큐피드!도너!블리젠!
어서 달려가자 현관 끝까지, 지붕 꼭대기까지!"

푹풍이 몰아쳐 마른 잎이 휩쓸리듯 순록들 하늘로 날아올랐지.
성 니콜라스를 태우고 자루 가득 장난감을 싣고서

눈 깜박할 새 들려오는 발굽 소리 껑충껑충 뛰고 구르네.
고개를 돌려 방안을 보니 성 니콜라스가 굴뚝 밑으로 내려 왔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싼 털옷 여기저기 묻어 있는 재와 그을음
등에 진 장난감 자루, 그 자루를 여는 모습 보따리 장수 같아요. 

빛나는 두 눈, 장미처럼 붉그레한 두 볼 체리 같은 코에 유쾌해 보이는 보조개
할처럼 살짝 올라간 입꼬리에 눈처럼 희고 고운 턱수염

입에 문 파이프에서 나오는 연기 화환처럼 머리 위를 감돌고
인자한 얼굴에 작고 동그란 배는 웃을 때면 젤리처럼 출렁출렁

그가 바로 할아버지 꼬마 요정, 보기만 해도 저절로 미소가 번지고
고개 돌려 바라보는 할아버지 윙크 한번에 무서웠던 마음이 스르르 사라져요

한마디 말도 없이 재빠르게 양말 가득 선물을 채우고
무언가 헤아리듯 생각에 잠겼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내 굴뚝 속으로 사라지네요

썰매에 올라타 휘리릭 휘파람 부니 솜털처럼 가볍게 날아오르는 순록들
멀리 사라지는 썰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 알스버그의 그림책 <폴라 익스프레스>에서, 소년이 창밖을 내다보는 장면은 작가인 크리스가  어린 시절에 들었던 이 시의 구절 중 떠 오른 이미지가 아니었을까. 많은 작가들이 이 시에 매혹돼 자신만의 크리스마스 전날 밤 그림책을 만들었다. 성인이 된 작가들이 어린 시절에 들었던 이 시구를 떠 올리며 크리스마스 전날 밤이라는 책을 제작했을 때의 기분은 어떠했을까? 여전히 작가들의 귀에는 은종이 울리는 것이 아닐까?   

사부다를 비롯해 몇 몇 작가의 크리스마스 전날 밤의 그림책을 몇 년동안 수집하고 있다. 12월1일부터 모아놓은 이 책을 한권씩 올려야지 했다가 몸이 시원찮았던 관계로 못 올렸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각기 다른 작가들은 어떻게 표현했는지, 12월 24일까지 올릴테니 참조해보기 바란다.    

종이 자르기의 달인 사부다의 크리스마스 전날 밤(무어의 시 한구절한구절을 읽고 보면 더 재밌다)

 



 





 

알지에프 방법을 사용하려고 했다가 도저히 이해불가능해서 그 방법 써 먹지 못함.







 

아, 여기도 알지에프 써 먹었으면 좋았을 것을.




사부다의 작품중에서 한 중급정도 되려나! 사실 그렇게 멋진 크리스마스 전날 밤은 아니라는. 그래도 맨 마직막 저 장면의 책장을 떠억 펼쳐질 때의 감탄사란,  눈 내린 아침의 마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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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9-12-12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리뷰 당선되셨네요. 축하드려요. (적립금이 팍~ 줄어서 좀 아쉽죠잉~)

기억의집 2009-12-14 11:26   좋아요 0 | URL
네~~~ 좀이 아니고 많이요^^ 아영엄마님, 낼 막걸리 사 갖고 갈께요. 우리 송년회 해요^^
 

매년 11월달이면 어린이그림책 출판사들이 얼마얼마치 사면 어린이 그림책 한컷 한컷이 실린 달력주는 주요 이벤트가 연례행사처럼 되어 왔다. 그리고 나는 그 달력 받겠다고 매년 그 행사에 홀라당 넘어가 버린다. 그런데 올해는 왠일인지 굵직굵직한 출판사들은 달력을 아예 내지 않고  몇몇 소출판사에서만 달력 행사를 하고 있다. 심지어 오픈키드도 매년 달력 행사 하는데,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는. 개인적으로 인터넷 서점에서 주는 달력은 그림이 작고 매력없어 책주문에서 딸려오는 탁상 달력들은 제다 갖다 버린다. 며칠 전에도 알라딘에서 온 탁상달력은 이쁜 그림 하나 없어 재활용 때 내다 버렸다. 이번에 4만원이상 주문이면 달력 혹은 머그컵 주고, 5만원 이상이면 달력하고 머그컵 둘다 주던데, 난 달력 필요없으니깐 5만원 이상 주문할 때 머그컵으로 두개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솔직히 이번 머그컵 너무 너무 탐난다는. 

 

2006년부터 매년 제일 괜찮은 캘린더를 하나 골라 소장하고 있다.  



2010년 한림출판사 달력중 1월 메롱, 작년에는 아키코여사로 채워졌더니 올해는 우리나라 그림책과 같이 아키코여사의 그림책이 실림. 

 



이번에 앤소니 브라운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림판 그렸던데,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이상한 나의 앨리스>는 다양한 그림책 작가의 판본으로 많이 출간 되었다. 아마 제일 그림책 판본을 많이 가지고 있는 그림책중 한권이 아닐까 싶은데, 저 위의 책 읽은 소녀의 그림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림판본중의 하나이다. 개인적으로 책 읽은 소녀의 모습을 담은 그림 중에서 가장 맘에 들어하는 그림인데,  저 그림이 2008년도 베틀북 달력에 실렸었다. 그래서 베틀북 게시판에 가서 저 그림이 누구 그림인지 알고 싶다는 글을 남겼더니,  바로 쿠퍼  

이든스가 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답변을 받아 본 순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난 이 책을 집에 가지고 있고 그 책에서 저 장면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내가 잘 못 보았겠지, 싶어 열심히 한장한장 넘기며 뒤져보았지만, 정말 없었다. 그래서 다시 게시판에 가서 물어보았다. 없다고 진짜 그 책이 맞냐고? 그랬더니 원본에는 있는데, 한국어판으로 낼 때는 저 그림을 뺐다고 한다. 이 망할 놈의 출판사 !같으니라고. 이 책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첫장의 시도 빼먹더니만 저 알토랑 같은 이쁜그림까지 빼 먹은 것이다. 말이 초판본부터 20세기 그림판본까지 다 모아놨다고 했는데 이것저것 다 빼 놓은 다음에야 저런 부제목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 번역자가 문제인 건지, 아니면 편집장이 문제인건지. 오리지널로 사려고 하다가 가격이 만만치 않은데다 같은 그림책을 또 산다는 것에 부담을 느껴 그만두었는데, 여전히 가격때문에 부담된다( 혹 저 그림의 작가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뭐하러 어린이그림책 달력을 모으느냐고? 일단 집에 걸어두면 이쁘고 포근해진다. 그리고 나중에 한장 한장 뜯어내 액자에 넣어두면 예술 작품이 뭐 따로 있나! 저 달력 속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2005년도 시공사 달력일 것이다. 저 때만해도 센닥, 엄청 무시했는데, 저게 64년도 작이니깐 벌써 반세기가 거의 다 되어간다. 저  작품을 기점으로 그의 색채가 풍부해지기 시작한다. 그 전의 그림을 보면, 펜으로 그려 그림이 글의 보조 역활밖에 하지 않는데다 그림이 조막막해 존재감도 없었는데, 저 그림책 이후 그의 그림이 180도 변하게 된다. 물론 이런 생각도 드는 게 저 작품을 만들기 전에 그가 그린 작품이 아마 수 백편도 넘을 것이다. 여기저기 마다하지 않고 유명작가들하고 작업을 했고 그 과정에서 자기 나름 자기만의 그림을 서서히 확립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아이들을 판타지 세계로 데려다준 작품이라고 평하는데, 난 판타지라는 말 대신에 공상이라는 말로 대신하고 싶다. 아이들이 현실의 무거움에서 벗어나 맘껏 뛰놀고 자유로워질 수 있는 공간, 공상 말이다.  

올해는 경기가 안 좋은지 어린이 책 출판사에서도 달력 만들기를 꺼린다. 매년 이 맘때 그 달력 얻자고 열심히 사 들였는데, 점차 어린이그림책 시장이 축소된다는 느낌이 드는 거 나만의 생각일까? 알라딘에서 주는 머그컵이나 열심히 모아야겠다. 따로 세개가 오면 좋은데..머그컵도 선택할 수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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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12-08 12:13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머그컵 선택하실 수 있기를 바라며 추천했어요.

그나저나 그림책 달력을 모으면 나중에 예술 작품이 될 수도 있다니. 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에요. 제 여동생이 아기 낳으면 저도 언젠가 해봐야 겠어요. 아, 그렇지만 그림책을 안사니 그림책 달력이 생기질 않겠군요. 아니지, 조카 생기면 그림책을 사게 될테니 생기겠군요.(혼자 막 이랬다가 저랬다가 ㅎㅎ)

저는 알라딘 머그컵에 따라마시는 커피가 제일 맛있더라구요~~ 히히

기억의집 2009-12-08 13:10   좋아요 0 | URL
아마 조카 생기면 다락방님 당장에 그림책 주문할걸요. 저 이거 내년에 점심 내기 미리 해도 좋아요^^
저도 방금 알라딘 머그컵에다 커피 마시며 글 올렸어요.
예전에 종이컵으로 마셨는데 알라딘에서 컵주고 나서는 종이컵은 일체 사양.
매년 알라딘 머그컵 모으는 것도 은근 재밌어요.

희망으로 2009-12-08 12:15   좋아요 0 | URL
내년 미래 달력 쇼핑백에 넣어두었어요^^ 한림 달력은 정말 탐난다~~
난 왜 그많은 출판사 달력 모아 둘 생각은 안 했는지...
하긴 작년에도 학교 도서관이건 어디건 환경미화한다고 해서 집에 있는 포스터 몽땅 주었지만...
어떤 머그컵이길래...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 머그컵 사려면 책 값이 장난 아닐 것 같고, 차라리 그냥 예쁜 머그컵 사는게 낫지 싶은데. 알라딘 메인 페이지가서 보고 와야지.ㅎㅎ

기억의집 2009-12-08 13:12   좋아요 0 | URL
희망님은 너무 맘씨 좋아서 탈이야.
처음엔 모을 생각 안 했는데 2006년 오픈키드 달력 중에서 신시라 라일런트 작품 중 한권이 실렸는데 그 그림책의 그림이 너무 맘에 들어서 못 버리겠더라구요. 그리고 나서 모으기 시작했어요. 그 전에는 오려 액자 해 놨는데 알스버그의 알둘가사지의 정원도 액자해 놓으니깐 써~억 괜찮더라구요^^
한 12만원 어치 사면 머그컵 3개 얻을 수 있는데, 문제는 그게 랜덤 발송이라서......어쩔가요?

희망으로 2009-12-08 13:34   좋아요 0 | URL
ㅋㅋ예스보다는 확실히 예쁘네요^^ 머그컵 17일부터 선택가능하단 문구가 있는데요^^

유부만두 2009-12-09 09:45   좋아요 0 | URL
아, 이쁘다!! 특히 한림 출판사거! 우리 막내가 달님 안녕, 부터 책읽기를 시작했거든요.

기억의집 2009-12-10 11:56   좋아요 0 | URL
만두님, 저거 모아두면 이쁘답니다. 특히나 저는 주방 벽에 걸어두는데, 밥 할때마다 저 그림들 보곤 해요. 저 달력 보는 게 제 일상의 버릇처럼 되었어요.

아영엄마 2009-12-11 17:46   좋아요 0 | URL
다음 특종 선정되신 거 축하드려용~~
저도 달력이랑 컵 탐나는데 그렇다고 과한 지출할 처지는 안되고..

기억의집 2009-12-14 11:27   좋아요 0 | URL
저...상품권 잘 받으셨죠! 긁으세요^^ 아영엄마님!
 

1. 꿈의 49kg 

지난 수요일부터 장에 탈이 나서 화장실을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들락날락했는지 모른다. 처음엔 장염이라고 생각도 않고 시간 지나면 괜찮겠지 싶어 매실만 물 마시듯 마셨다가 금요일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애들 학교 보내고 병원에 갔더니, 장염이란다. 의 사의 약 처방을 받아 들고 이틀치의 약을 먹어서 그런지 좀 나아진 거 같았다. 그래도 약 먹으면서도 뭐 화장실에 한두번은 드나들었다.  

그래서 솔직히 일요일 저녁에 목욕탕에 가서 몸무게 쟀을 때, 나 기대했었다. 음하하핫, 내가 드뎌 몸무게 50kg대를 벗어나는구나 싶어서. 기대만땅하며 몸무게를 재보니, 50.9kg 아니 이거 뭔가 잘못 되었지, 싶었다. 평소 50.1kg 나가던 나였는데.... 설사를 그렇게 많이 했는데  51kg 에 육박한다 말이야. 오, 노노노! 말도 안돼!라고 생각했다가 

생각해보니, 화장실에 들락날락하면서 무척이나 허기져 저녁 무렵에는 배 터지게 먹는 날이 연속이었다.  배 터지도록 말이다. 아, 난 언제쯤 49kg하는 몸무게를 가져 볼 수 있을까? 굶어보라고. 미쳤냐! 절대로 굶은 다이어트는 하지 않는다. 하루 한끼 안 먹으면 머리가 핑 도는 나인데, 어떻게 굶는단 말이냐. 나는 20대 시절부터 먹는 것은 절대 사양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일단 먹고 보자주의여서 주변에서 굶거나 약으로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 이해 못 하겠다. 인생 얼마나 산다고 굶겠다는 거여! 차라리 먹고 운동을 하는 게 낫지. <---- 이렇게 말해도 요 며칠 걷기운동도 하지 않았다. 걸으면 배가 살살 아파 화장실 가고 싶어서. 여하튼 꿈의 49kg 이구나! 

2. 내가 아줌마 다 되었구나, 하고 절실히 느낄 때 

겨울만 되면 옷을 이것 저것 껴입는 편인데, 요 한 일이년 사이 다리쪽에 추위를 많이 탄다. 그래서 레깅스와 힙워머를 입고 그것도 모자라 기모 바지를 입고 다닌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차려 입어도 다리는 추운거라. 그래 길거리 옷 가게에서 파는 패딩바지를 유심히 보게 되었다. 근데 그 패딩바지라는 게 좀 그렇다. 두툼하니 좋긴 한데 입으면 모양새가 영 뽄대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 물론 내다리가 쭉쭉 빵빵 빠진 롱다리라면 패딩 바지의 두툼함도 어느 정도 커버하겠지만 이건 짜리몽땅해서 입으면 난쟁이 옷 입은 거 같아, 망설이고 또 망설이게 된다.  

그래도 따스한 게 더 좋지 않을까하고, 살까말까 고민하던 중에 친정엄마한테, 엄마, 나 패딩바지 하나 사 입을까? 했더니, 우리 엄마하는 말, 기모 바지 입고 있잖아!  그거 입어도 추워서... 했더니, 날  유심히 쳐다보시면서, 니 나이에 무슨 패딩바지야! 요즘은 할머니들도 패딩바지 잘 안 입고 다녀. 그냥 기모바지 입고 다녀! 아직 너 나이면 기모 바지면 충분해, 하신다. 아, 저럴 수가. 엄마한테 사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아직 젊다고 기모 바지로 만족하라니...서운했다.  

애업고 애달고 다닐 때는 최대한 얇은 옷으로, 간편한 복장으로 추운 겨울 밖에 돌아다녀도 추웠는지 몰랐는데, 애들이 내 곁에서 다 떨어져 나가면서 이상하게 추위를 탄다. 한마리의 곰처럼 디룩디룩 입고 다니는데도 춥다니. 이거 말도 안돼! 늙은 나이가 변명이 되려나. 진짜 아줌마 다 되었구나 싶다. 지하철에 자리나면 예전에는 안 앉았는데 요즘은 자리 나길 기다리니... 슬프다.  

3. 다리와 조선무 

저렇게 추위를 많이 타는 딸년한테 기모바지로 만족하라는 엄마도 생각해보면 딸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는 허벅지는 두꺼운 편이 아닌데, 종아리가 거의 조선무 수준이다 보니 치마를 입거나 반바지를 입으면 무 2개가 서 있는 거 같이 보인다(그래서 주로 사람 만날 때는 긴바지를 입는다는). 그래 언젠가 엄마한테 엄마, 나는 종아리가 가늘었으면 좋겠어. 너무 두꺼워! 했더니 우리 엄마 이러신다. "니, 다리가 어때서! 난 가는 다리로 돌아다니는 사람 보면 저런 야윈 다리로 어떻게 걸어다닐까 싶은데, 오래 걸을 수 있을까 싶은 게. 니처럼 튼튼하면 보기도 좋고 걷는 것도 부담없고 얼마나 좋으냐!.........처음엔 그런가,하고 수긍했다가 나중에 생각해보니, 도대체 위로인지 기 죽이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딸년에게 위로한다고 앞뒤 구분하지 않고 하신 말이다. 받아 들여야지 어쩌겠는가. 조선무 수준의 다리로 튼튼하게 잘 걸아야다니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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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8 1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08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으로 2009-12-08 12:23   좋아요 0 | URL
내 몸무게가 몇인지 모름...50키로 육박할즈음 부터 안 잼.ㅜㅜ
둘째 만삭때도 50인가 51이었고 나이들어도 50 안 넘을줄 알았는데
지금 상태라면 60까지 가면 어떻게 하는 불안함이 엄습...
요즘 방콕 하고 있어 그나마도 중랑천 걷기도 안하거든요.
난 다리보다 상체가 더 춥던데.^^

기억의집 2009-12-08 13:15   좋아요 0 | URL
제가 그랬잖아요. 몸무게 불면 답답하고 갑갑하던데..
장에 탈나서 걷기 운동 안 했더니 금방 티 나네요. 먹고 운동 안 하니깐 살로 가잖아. 아, 괴로워~~ 먹고 싶은 것은 많고 덜 움직이고 이를 어쩌면 좋아요. 네!
 

빠르다. 도킨스의 책이 버~~얼써 번역되어 나오다니, 흐뭇^^  김명남씨의 번역이라 믿을 만하고. 지난 번의 <내안의 물고기>도 사 놓고 읽지도 않고 있는데..아이들 생일이 12월이다 보니 돈 쓸일이 많지만, 일단 이 책은 사 놓고 보자! 한 이년 동안 도킨스의 책을 읽고 있는데, 어려운 단계를 지나 이해의 단계를 접어드니 도킨스의 신랄함과 냉소 뒤에 숨어져 있는 유머와 따스함이 새록새록 와 닿는다. 아. 이 단계까지 오기까지 그 역경이란. 진작에 알았으면 좋았을 걸. 왜 몰랑는가 모르것다. 다른 분들처럼 문장이 착착 와 감기거나 닿지는 않지만 그래도 처음 읽을 때보다 이젠 수월하게 읽힌다. 그래도 몇 몇권의 저술뿐. 아직 확장형같은 책은 손도 못 되겠다.  

  

 

박중서의 번역책은 이제 집에 제법 다 갖춰져 있다. 번역가 후기중에서 박중서만큼 성실한 후기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후기에서조차 책에 대한 애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번역가는 박중서가 처음. 그의 박식함, 꼼꼼한 번역과 주석은 언제나 경탄해 마지 않는다. 박중서 번역이라면 이유 불문하고 무조건 다 구입하는데, 현재 지미 코리건과 이 책 그리고 자연사 박물관은 고민 좀 했다. 가격이 좀 만만해야지. 2009년 넘어가기 전에 꼭 구입하리라. 흐흐흐 원래 켐벨이야기를 더 많이 했어야하는 게 도리 아니었던가.  

 

 

  

 

작가의 블로그에도 들어가 봤는데, 괜찮다. 이상하게 여행서는 제 돈 내고 사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잘 안 사는데, 이 책은 컨셉이 끌린다. 유명목적지나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아닌 한적하고 적막한 작은 마을이라는 점에서. 난 여행을 가도 내 성격답게 유명하다는 곳은 잘 찾아가지 않는다. 사람들에 치이는 것이 귀찮고 책에 쓰인 아우라를 느껴 볼 수 없고 해서. 이런 작은 곳, 사람들이 찾아가지 않는 낯선 곳이 좋다.  

 

 

  

 

언어에 대한 관심은 아마 영어때문인데, 요즘 드는 의문 하나가 과연 이중언어는 가능한가, 라는 것이다. 진화의 과정에서 이중 언어는 어떻게 발전했을까하는. 솔직히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이중언어는 불가능해 보인다. 지금까지 몇몇 사람들을 빼곤  이중언어를 쓸 필요가 없었고  그러다니 진화과정에서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주언어 하나가 아닐까하는. 다중언어를 하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은게 어떤 생각을 할 때 동시에 언어가 떠오르는지? 그걸 물어보고 싶다. 어차피 이중언어를 한다고 해도 하나의 언어만이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이런 저런 언어책을 읽어보았지만, 이중언어가능성에 대한 글은 거의 없다. 이런 언어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영어권이고 그 사람네들은 세계언어가 영어다 보니 이중언어에 대한 의문이 들리가 없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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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09-12-10 00:43   좋아요 0 | URL
1.지상 최대의 쇼 - 리처드 도킨스! 이름만으로도 실망하지 않는 사람중 한명입니다. 저도 기대중입니다.

2.신화와 인생 - 신화의 힘 이래 캠벨에게 반해 신화와 인생 역시 바로 구매했는데 만족합니다.

3.일본의 작은 마을 - 이런 여행기도 좋을듯 하네요.

4.언어본능 - 저도 이중언어 같은 인간의 언어능력에 대해 궁금점이 많습니다. 이글을 보며 생각난건데 예전에 tv프로에서 어떤 사람이 가수 타블로에게 물었습니다. 외국출신이고 영어가 유창한데 그럼 평상시 생각은 어느 언어로 하느냐고요. 타블로의 대답.
'영어' 라고 했습니다. 한국인이고 전혀 그런 기미가 없지만 머릿속에선 지금 우리가 쉴새없이 돌아가는 이 생각이 한국어이듯 그는 영어로 끊임없이 생각하되 워낙 빠르고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할뿐,번역의 과정이 필요한것이죠.
이중언어로 돌아가서 인간은 누구나 생각이란 사고의 과정을 가지고있고 그 사고로 모든것을 하고 이를테면 영혼에 각인된 도구가 바로 언어라고 생각하기에 저는 엄밀히는 없다,불가능하다 생각합니다. 아무리 자연스러워져도 생각의 근원은 결국 하나의 언어,모국어일것이다 라는것이 제 의견입니다.^^;

기억의집 2009-12-10 12:04   좋아요 0 | URL
1. 도킨스는 부지런한 老학자중 한사람인 거 같아요. 68세던데... 미국내에선 굴드보다는 입지가 작은 거 같던데, 그래도 굴드의 이론보다 도킨스의 진화론이 더 맞다고 봅니다.

2. 도킨스의 책과 함께 구매했어요^^ 근데 언제 읽을까 싶습니다.

3. 전 저런 작은 마을이 좋더라구요. 낯선 시선이 맘에 걸리긴 하지만.

4. 진화책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이중언어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을텐데..저도 지금의 영어열풍이 태풍급으로 몰아쳐도 영어권이 아닌 이상 영어권사람들처럼 말하고 듣고 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릴 때부터 듣고 말하고 쓰지 않는 이상, 이중언어를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언어학에 대한 책을 들춰보았더니, 그네들은 저런 걱정 전혀 하지 않더라구요. 영어이외에 배울 필요가 거의 없으니깐. 어차피 사람이란 한 언어를 인지해 진화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도 흥미로운 주제이긴 해요^^

루체오페르 2009-12-17 15:50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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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기억의집님 안녕하세요,어서오세요! ^^ 이 글은 어떻게 알고 찾아오셨어요? 뭔가 신기하네요. 순간 궁금했는데 바로 앗,이 글의 원저자이신! 떠올랐습니다.ㅎ
기억의집님은 양다리 수준을 넘어 완벽한 두집살림이시네요.^^ 저도 커뮤니티는 거의 예스24에서 하고 있습니다. 비슷하게 운영중이네요. 저도 여기서 좋은 분들 많이 사궜는데 또 한분 알게되네요. 친추해놨으니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 알라딘에서는 예스24 트랙백이 불완전하지만 되는듯 하네요? 테스트 보니. 직접링크는 안돼고 주소를 보고 타이핑 해야하네요;ㅋ

기억의집 2009-12-17 16:09   좋아요 0 | URL
알라딘까지 오셨네요. 제가 예스에서 찾아가 뵐 것인데.... 루체님, 완벽한 두집 살림이란 말에 넘어갔습니다. 뉘앙스가 바람남 여인네 같습니다(장난으로 하는 말인거 아시죠!). 저도 자주자주 찾아뵐께요. 반가워요^^

루체오페르 2009-12-18 16:33   좋아요 0 | URL
하핫 안그래도 저도 그렇게 써놓고 보니 이거,표현의 뉘앙스가 좀 오해(?)살수도 있겠는데; 싶었지만 무슨 말인지 잘 아실거같아 그냥 통과 했답니다.^^; 날씨가 춥습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scott 2010-06-07 09:55   좋아요 0 | URL
기억의 집님. 언어의 본능이라는책 ㅡ어떤가요.
기억의 집님이 골라주시는책들 넘넘 읽고 싶어요.
그림책들,일본문학들,도킨스,그리고 이런것들~~

기억의집 2010-06-07 11:24   좋아요 0 | URL
언어 본능, 무지 어려워요. 도대체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더라는. 하지만 틈틈히 읽고 있어요. 사실 이중언어에 대한 관심 때문에 읽고 있지만, 그들은 이중언어에 대해서는 관심 없더라구요. 그래도 도전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세계 1% 미만이 읽고 있는 책인것 같아요.
 

이번에 CJ그림책 작가로 선정된 작가는 크베타 파코브스카라는 아주 어려운 이름의 작가이다(맨날 외워야지 하면서 잘 안된다는. 특히 무슨무슨 스키는 더더욱 외우기가 쉽지 않다). http://www.yes24.com/ChYes/ChYesView.aspx?title=003001&cont=3985 에서 그녀와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오랜만에 그녀의 그림책을 다시 뒤적여 봤다. 그림책 역사에서 그녀의 최고 업적이라면 아마도 추상을 그림책에 도입한 것일 것이다. 그게 뭐 별거인가? 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그림의 형태에서 추상을 도입, 시도를 했다는데 점수를 주고 싶다. 유럽그림책에서 이야기가 추상적인 경우는 많다. 허나 이미지 자체가 추상인 경우는 아마도 크베다 여사가 처음이 아닐런지. 

 내 자의적인 아주 주관적인 해석일테지만, 그림책과 추상은 궁합이 잘 맞는 편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키워보면 알겠지만 아이들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예를 들면, 아이들은 사물을 보고 그림을 그릴 때 아주 그럴싸하게 구체적으로 그릴려고 노력하지, 추상부터 그리지 않는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추상처럼 느껴지는 것은, 단지 테크닉이 따라주지 않을 뿐이다. 아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사물을 구체적으로 사실적으로 그리고 싶어한다. 저 위의 인터뷰를 읽고 어느 정도 짐작하겠지만 아이들은 어느 정도 커야 추상성을 이해하고 납득하기 시작한다. 추상을 이해하는 단계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그 나이에 다달았다고 해서 완전히 추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것도 자의적인 해석이지만, 그림의 역사에서 추상의 등장은 아주 혁명적이다,라고 생각한다. 추상의 등장은 그림 속의 이야기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일단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는 추상화면은 전의 이야기도 다음 이야기도 이끌어 낼 수 없다. 단지 내가 마주보고 있는 추상화면은 우주 공간처럼 무한 확장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냥 그 뿐이다.몬드리안의 그림이나 잭슨 폴락의 추상 화면을 보면서 당신은 다음 장면을 연상할 수 있는가. 사실 나는 다음 장면을 연상하기 보다는 내가 보는 그 추상화면의 무한확장만 머리 속에 그릴 뿐이다.  

이야기가 없는 추상화면을 이야기 그림책에 도입했다는 자체가 아니러니하다고 생각했다. 그림책을 보면 알겠지만, 그녀가 그려내는 추상화면은 이야기를 보충해주는 일러스트가 아닌 단지 독립된 추상화면일 뿐이다. 하나의 이야기와 독립된 추상화면이 그림책 속에 상화연관이나 보완이 아닌 각자의 노선을 가지고 나열되어 있을 뿐인데,이러한 시도가 얼마나 신선하고 새로운 실험인지. 그리고 그 실험이 도전적이었뿐 성공적이지 않다라고 하더라도 난, 그녀의 이런한 접목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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