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번 산 고양이>의 작가 사노 요코의 에세이집이 나왔다. 요즘 그렇게 그림책을 많이 사는 편은 아니지만, 알라딘 유아 코너에서 책구경하며 놀다가 옆기둥에 표지가 이쁜 책이 있어 눌렀더니 사노 요코의 에세이집. 순간 가슴이 그렇게 뛸 수가 없었다. 쿵쾅쿵쾅.  

개인적으로 사노 요코의 매니아는 절대 아니다. <100만번 산 고양이>를 아이들에게 수 없이 소리 내어 읽어주고 남들이 좋다길래 속으로 여러번 읽었지만 나는 저 책이 그렇게 좋은 줄은 모르겠다. 솔직하게 말하면 읽어줄 때마다 불쾌함이 찐덕찐덕 남아서 아이가 읽어달라고 가져오면 읽어주지 절대로 내가 선택해서 읽어주는 책이 아니다. 

 아이들 그림책은 언젠가 이야기 했지만 소리내어 읽어줄 때와 속으로 혼자 읽을 때가 다른 느낌이 나는 책들이 있다. 읽어줄 때 신나는 그림책이 속으로 읽으면 별로인 책이 있고, 속에서 혼자 읽으면 괜찮은 책이 발화되면 재미없는 책이 있는데, <100만 번 산 고양이> 그림책은 내용이 좋고 싫고를 떠나 정말 읽어줄 때마다 소름이 끼치는 책. 아이가 들고 올 때마마다 읽어주기 싫어 죽겠는데....안 읽어줄 수도 없고... 난감 ㅠㅠ. 

그녀의 에세이 <하나님도 부처님도 없다>에 이어 <나의 엄마 시즈코상>이 두번째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것 같은데, 그림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안 읽고는 못 배기지 않나 싶다. <하나님도 부처님도 없다>도 그림책 작가의 이야기이길래 읽었었다. 지금까지 남은 저 책의 인상은 요코여사 절대 보통노인네가 아니라는 것. 성깔 깐깐하고 직설적인 이미지가 남아 있다.  이번에 나온 <나의 엄마 시즈코상>의 책 소개도 잠깐 보면 냉정한 모녀 사이의 모습이 나온다. 요코 여사의 어머니가 살갑고 따스한 어머니는 아니였던 듯 싶다.  

몇 년 전에 광화문 교보갔다가 일본그림책 뭐 있나 싶어 그 쪽을 어슬렁 거리다가 일본인 모녀가 마침 그림책을 고르고 있었는데, 그 때 여자 아이가 엄마한테 맘이라고 하지 않고 자꾸 이름에다 상을 붙이더라는. 우리는 엄마,엄마하는 이름을 부르는데 그 쪽 모녀는 아이가 엄마한테 상을 붙이는 모습을 보고 아연실색. 문화가 확연히 다르긴 다르구나 싶었다. 다정은 해 보이긴 하지만 호칭에서 선을 긋는 듯한 관계가 느껴졌다. 요코여사의 그림책 중 그나마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들.  

우와~~~~ 사토 아키코여사의 신간이 나왔다. 아니 내가 왜 더 좋아하지. 진짜 진짜 매력적인 그림책 작가. 그림은 뭐 별 딱히 호감은 가지 않지만 이야기만은 아이들의 혼을 쏘옥 빼 놓을 정도로 재밌게 진행시켜 나간다. 

몇년전에 후코오카 갔을 때 하카다역 근처의 대형서점 그림책 코너에 갔더니 역시 그림책왕국 답게 자국의 그림책으로 매대에 쫘악 깔려 있었다. 그 중에서 사토 와키코의 그림책은 메인쪽에 배치되어 있었던 기억이 남는다.

몇 달 전에<군고구마 잔치>가 나왔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책은 달맞이 그림책으로 가지고 있어 그녀의 그림책이 신간으로 나왔어도 시큰둥, 그녀의 최근 신간을 검색하지 않았더니 벌써 3월에 나온 책. 사토 와키코의 그림은 아름답거나 매력적이지는 않다. 받아보고 어쩌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장담할 수 있다. 아이에게 그녀의 그림책을 읽어주는 순간 아이가 이야기의 주문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는 것. 신나고 경쾌하며 낙천적인 이야기는 아이의 입가에 끊임없이 웃음을 만들어 내는 마력을 가진 그림책 작가라고 말이다.  

아마 이 책만큼 너덜너덜해진 책도 없을 것이다. 아, 까만 크레파스 빼고. 이 두 권의 그림책은 정말 많이 읽어주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책마냥. 그래서 새로 다시 주문해야할 정도로 아이 둘이 다 좋아했던 책이다. 아이들이 다 크는 마당에 이상하게 다시 그림책이 댕긴다. 왜 그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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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으로 2010-06-04 13:38   좋아요 0 | URL
나의 엄마 시즈코상은 계속 카트에 머무르고 있는 중이예요^^
저랑 같은 증상이네요. 애들은 이제 그림책 쳐다 보지도 않는데 그렇다고 살 수도 없고.흑~

기억의집 2010-06-07 09:57   좋아요 0 | URL
관심이 가죠. 저는 그림책 작가들에 대한 책이 우리 나라에 많이 발간되지 않아 일단 사야지 싶어요. 조만간 제가 사서 빌려 드릴께요^^

아영엄마 2010-06-04 15:58   좋아요 0 | URL
이상할 거 뭐 있어요~. 어른도 좋아하는 작가 책 사모으듯이 그림책 좋아해서 사모을 수 있는 거죠. ^^ 희망님 저는 (셋째가 아니더라도) 관심 가는 그림책 종종 사는 걸요~. 그림책들 보면 밥 안 먹어도 배부르잖여요~
님 글 덕분에 신간 소식도 접하고 갑니당! 그림책 이야기 많이 많이 해주셔요~~

기억의집 2010-06-07 10:00   좋아요 0 | URL
그래서 여전히 사서 모으고 있는데 이번에 이사갈 때 적잖이 고민이되요. 아이패드나 빨리 나와주었으면 좋겠어요. 제 남동생이란 지난 번에 아이패드 이야기했는데 잡지보는데 책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네요. 이제 실물책이 아니어도 상관 없을 것 같아요.
저도 요즘 그림책 신간에 관심 없다가 다시 좀 생기는 것 같아요.^^

scott 2010-06-04 20:27   좋아요 0 | URL
기억의 집님이 골라주신 그림책들 꼬옥 사볼께예요. 그림책은 꼭 아이들만 보라는 법 없죠^^

기억의집 2010-06-07 10:02   좋아요 0 | URL
저기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랑 까만 크레파스는 나중에 애들한테 꼭 읽어주세요. 재밌어요. 애들도 좋아하고. 어른들만 읽은 책이 아니긴 한데..요즘 돈도 돈이라서..^^

akardo 2010-06-06 14:55   좋아요 0 | URL
100만번 산 고양이 그림책 읽어본 적 없지만 사노 요코 씨의 나의 엄마 시즈코상은 상당히 흥미가 갑니다. 우리나라에선 어머니와 아이의 관계가 꽤 끈끈한 편인데 일본은 다르다니 궁금하달까요. 가족 내 관계도 나라마다, 지역마다 다른 것 같아요. 그나저나 동화책 작가하면 뭔가 수더분하고 푸근한 인상인데 이 분은 깐깐하고 직설적인 노인네;;이미지라니 동화책도 궁금해지네요. 특이한 사람 같아서;

기억의집 2010-06-07 10:11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림책 작가들은 푸근할 것이라는 이미지를 확 깨는 분이세요. 고미 타로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일본그림책 작가들의 에세이라면 될 수 있는 대로 다 사서 읽는데 제가 읽은 것도 별로 없지만 세이조 빼고 두 양반의 에세이는 상당히 차갑습니다. 고미 타로같은 경우 지금은 절판되었지만 어른들이.은.의 문제야 같은 에세이는 작가의 직설적인 성격라인이 그대로 보입니다. 여하튼 이러한 작품들은 작가들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서 구해서 읽어야겠죠.

2010-06-07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7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꽃핑키 2010-06-07 12:36   좋아요 0 | URL
100만번 산 고양이 얼핏 본 적이 있는것 같기도한데; 갑자기 내용이 전혀 생각안나요 ㅎㅎ 어떤 거길래.. 저도 읽어보면 찐덕찐덕ㅋㅋ 해질까? 호기심이 생겨요 ㅎㅎㅎㅎ
으악! 또, 한주가 시작되었어요 ㄷㄷㄷ;; ㅋㅋ
기억님은 아주아주 행복한 한 주 보내시기를 ^_^ㅋ

기억의집 2010-06-07 12:48   좋아요 0 | URL
좀 뭐랄까, 이게 애들 그림책이라고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읽으면 읽을수록 섬뜩해요. 결국 사랑이야기인데..여하튼 오묘해요.
그러게요. 오늘 주말에 하지 못한 컴 하느냐도 오전내내 이러고있네요. 헤헤.
이제 애들 학원 보내고 햇살 좀 받아야겠어요. 참 저 운전면허신청했어요. 아마 바쁜 달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하핫, 운전하고 싶어서 신청했어요.
 

2008년 미국의 대선 후보중에는 녹색당의 랠프 네이더가 있었다. 그는 1996년 이후 2008년까지 네번 대통령 후보로 나왔고, 네번 다 고배를 마셨다.  심지어 2004년 부시와 고어의 투표 전쟁(얼마 안 되는 차이로 부시에게 대통령 자리를 빼앗긴)때 그의 지지율 3%가 고어에게서 갔더라면 미국정치는 더 이상 네오콘에 휘둘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나라 똘기자들은 2008년 미대선후보들을 소개하는 자리에 랠프 네이더가 또 나왔다며 그를 비웃으며 까는 기사를 쓰기도 했는데, 사실 그 찌라시 기자들이 그의 이력을 위키피디아에서 잠시만이라도 살펴봤다면, 그의 대선 참가가 어떤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랠프 네이더는 낯선 인물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가 미대선에 4번이나 나왔다는 사실조차 모를 것이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낯선 그러니깐 듣보잡한 그가 미국 대통령 후보에 4번이나 나왔을까? 호기일까 아니면 신념일까? 한번 떨어졌으면 될껄? 뭘 번번히 도전하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의 이력을 잠시 살펴보면 1934년 레바논에서 온 이민자 아랍계 부모밑에서 태어났으며 타고난 머리로 1955년 프린스톤 대학을,1965년에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그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똑똑한 머리를 타고 났지만, 그 좋은 머리를 사악하게 쓰지 않았다. 그러니깐 내 말은 변호사나 뭐 그런 좋은 직업을 가지고 약자를 등쳐 먹지 않았다는 말.  

그를 돈 잘 버는 변호사가 아닌 활동가로 만든 것은 Automobile safety activism 이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그는 hardvard law school지에 소비자의 안정성에 대한 첫 기사를 쓰면서부터인데, 1959년 Nation지에 당신이 살 수 없는 안전한 차(The safe car you can't buy)라는 자동차 안전에 관한 비판하는 기사를 쓰게 된다. 그리고 그 후 그는 (실제 사람들이 자동차가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것과는 달리) 수 많은 미국자동차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밝혀내는 연구를 해서 그 어떤 속도에서도 안전하지 않다(Unsafe at any speed)라는 글을 쓰게 된다. 이 글은 GM motor의 컨베어 자동차의 사고에 대해 소비자 잘못이 아닌 차 부품 문제로 인한 속력조절이 문제였다는 것을 제기해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다. 수 많은 사람들이 그의 글을 읽고 고무되어 GM를 상대로 법정으로 그 문제를 끌고 가게 되었다.

 이 글을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시민활동가로 활동하게 된 그는 마침내 National Traffic and Motor Vehicle Safety Act 을 제정하는데 큰 공헌을 하게 된다. 그는 그 이후로도 생태에 관심을 갖게 되어 화학물질로 오염된 미국의 강이나 호수의 정화운동에 많은 심혈을 기울린다. 그의 이러한 사회적 활동은 수 많은 단체를 양산해 내고 감시의 기능을 넓혀 나가는데 초석이 되었다. 미국의 시민활동역사에서 랠프 네이더의 영향력은 엄청나며 그의 영향력과 지지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실제 그의 활동으로 만들어진 단체들을 보시길.http://en.wikipedia.org/wiki/Ralph_nader 

자, 그렇다면 시민운동가로서 존경받는 그가 왜 대통령 선거에 네번씩이나 나온 것일까? 시민운동가로서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받쳤다면 그는 더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을텐데. 이건 내 생각이지만, 그의 이러한 행동은 미국 양당제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하고 싶다. 제3의 외국인의 눈으로 볼 때, 미국의 양당제가 우리보다 세련돼 보이고 격식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뿌리깊은 지엽적인 양당제 선호는 우리와 다를바 없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경상도와 전라도로 나눠졌다면 그들 또한 남부와 북부로, 백인과 유색인종으로 당이 갈라져 있다.  지들끼리 똘똘 뭉치며 이익집단화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마 우리의 정치 지형이 지역감정으로 몰아가 권력화 되듯이, 미국의 정치 지형 또한 마찬가지란 말.  

유권자라면 누구나 다 정치적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 나의 신념이나 원칙이 현재 지배하고 있는 다수당과 맞지 않을 수 있으며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네이더의 이력으로 보면 그는 사사로운 이익을 통해 자신의 욕망이나 이득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이다. 자신이 아랍계 이민자의 아들로서 소수의 차별과 불이익이 그 어떤 정치적 루트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어쩌면 소수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대통령 후보에 뛰어든 것인지 모른다. 무지개처럼 여러 빛깔의 색이 함께 존재하고 같이 어울려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 말이다.   

물론 네이더의 표심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가 아무리 시민운동가로서 존경받은 인물이라고 할지라도 존경과 표몰이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내 지지율 3%. 하지만 나는 미국 민주당에서 특히나 고어가 몇 표 차이로 부시에게 떨어졌을 때 고어의 표를 뺏어갔다는 비난의 글을,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민주당은(안으로는 비난의 목소리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가 내고 있는 소수의 색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 그러한 행동이야말로  민주주의의 한 단면이 아닐까. 

노회찬은 우리 사회의 랠프 네이더이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의 정치철학과 신념대로 걸어왔으며 소신껏 일하고 있는 우리 나라에서 몇 안 되는 정치인다운 정치인이다. 그도 시장 후보에 떨어질 것이라는 것은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도전이 무모하기는 것이긴해도 소수당의 용기라고 말하고 싶다. 야권 통합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정치적 블록을 쓰려뜨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오세훈이 정 싫다면 그리고 강남에 돌을 던지고 싶다면, 차라리 그에게 후원금을 던져달라. 정치적 후원금이야말로 소수 정당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이 되고 그 기반은, 독단적인 파시즘은 막을 수 있는 강력한 지지대가 되어줄 것이다. 선후원금 후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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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쪽 팔리는 페이퍼를 어찌할끼여!
    from ............ 2010-06-07 12:36 
    1. 지난 목요일에 노회찬을 위한 변명이라는 글을 급조해서 올리는 탓에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 몇 분의 지적이 있어 그 페이퍼를 고쳐야지 하던 찰나에 외숙모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와서 부랴부랴 장례식장을 찾아 갔다. 친정모랑 남동생 부부하고 같이 갔는데 엉덩이가 무거워 늦은 저녁에서야 일어났다. 우리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다가 밥 시켜 먹고 자고 있더라는. 방치도 그런 방치가 없다. 그래도 지들끼리 잘
 
 
무해한모리군 2010-06-03 16:19   좋아요 0 | URL
저도 한명숙이 아예 격차가 벌어진다고 해서 투표장 안에 들어가서 잠깐 망설였습니다. 그렇다면 노를 찍을까 하고.. 으흠.

기억의집 2010-06-04 08:47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누구? 저는 죽이되든 밥이 되든 이번에는 민주당을 뽑아주자,였어요. 내 생애 처음으로 투표일 며칠 전부터 전화로 자발적으로 선거운동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그만큼 이 정권하에서는 투표로 말하고 싶더라구요. 어제는 기분 좋아 아이들하고 시장 다녀오고 밥도 먹었는데 하늘을 떠 다니는 구름 같은 기분이었어요^^

blanca 2010-06-03 16:27   좋아요 0 | URL
그럼요. 그럼요. 지금 그를 비난하고 욕설을 퍼붓고 그러는 마음이 그 어떤 아쉬움과 울분이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그러지 말았으면 해요. 이번 선거에서 제일 마음아픈 대목이에요.

기억의집 2010-06-04 08:51   좋아요 0 | URL
어제 진보신당 게시판 갔다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급조해서 올려봤어요. 사실 통합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았긴 했지요. 저도 내심 바랬거든요. 저는 참여당 당원인데 참여당하고 민주당은 구역마다 서로 통합해서 후보를 냈어요. 결과가 너무 좋았지요. 오세훈이 시장으로 당선되도 밑은 거의 다 민주당이여서 시장독재 시대는 다 간 거 같아요. 서울광장이나 열었으면 좋겠어요.

네꼬 2010-06-03 16:33   좋아요 0 | URL
선후원금 후욕설2

기억의집 2010-06-04 08:54   좋아요 0 | URL
앗, 네꼬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 정부 들어서 여기저기 내는 성금이 가랑비에요. 후원금 내지 않았을 때는 몰랐는데 제가 정치적 후원금을 내니깐 이게 단돈 만원이라도 모이면 그 단체에는 기둥이겠구나 싶어서... 어제 노회찬씨 너무 두들겨 맞아서 진보신당에도 후원금 낼까 고민중이었거든요. ^^

군자란 2010-06-03 17:46   좋아요 0 | URL
이번 선거의 가장큰 수확은 김두관이 아닐까 싶습니다. 노회찬 심상정을 이야기 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 그들을 받아들이기에는 아직은 조금 더 먼여정을 더 가야할 듯 싶고요. 정말 저는 기대 됩니다. 김두관이란 인물이 어떻게 우리 한국사회에 희망을 줄지...물론 사람 하나 바뀐다고 뭔가 이루어 지지 않겠지만 그래도 노무현이란 인물이 우리 사회에 던진 화두는 아직 진행형입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저의 고향이 광주이고 5.18을 중학교시절에 지켜보았고 지금도 전라도에 살지만 민주당은 이곳 전라도에서 또하나의 기득권세력입니다. 정말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이 이 상황에 적용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곳 전라도에도 민주당의 대안세력이 나왔으면....집행부와 지방의회가 한통속으로, 언제까지 계속 그 역겨운 냄새를 맡아야 할지....언제까지 피해자인양 악어의 눈물로 전라도을 담보로 인질정치를 두고봐야 하는지 정말 마음이 아픔니다.김두관을 찍은 경남의 깨어있는 분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제 전라도도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부산에서 민주당간판을 하고 김정길후보가 45퍼센트 득표를 했다는 사실을 깊이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최소한 집행부에 대한 견제장치인 의회만이라도 다른당에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것이 민주당을 위해서도, 전라도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현실정치의 한계를 이해 못하는것은 아니지만, 이번 지방선거의 희망의 싹이 쉽게 시들지 않게 최소한 이러한 인식들이 전라도에도 공감대를 이루어 강을 이루어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억의집 2010-06-04 09:03   좋아요 0 | URL
어제 김두관 지사 당선 확정되는 거 보는데 갑자기 그 양반 노통이 행안부장관자리 주었을 때 고졸이라고 말 많았던것이 기억나데요. 정치라는 게 김두관지사처럼 지역에서 부딪히면서 활동해야지 명문대 나와서 국회에서 보좌관이네 뭐네 하면서 놀다가 지역 배정 받아서 운 좋게 당선되는 그 구조가 문제인게 아닌가 싶어요. 김두관 지사 어제 그 서러움 다 날아간 것 같아 제가 더 기분 좋더라구요.
전라도도 민노당쪽은 자리가 잡힌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니였나봐요. 민주당의 대안으로 민노당인 줄 알았는데... 이번 지방 선거에서 보았듯이 민노당의 약진이 기대됩니다.

루체오페르 2010-06-03 17:13   좋아요 0 | URL
저도 몰랐던 분입니다.^^;
여러가지로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억의집 2010-06-04 10:18   좋아요 0 | URL
루체님, 근데요. 저도 방금 우겔겔님의 사실을 바로 잡는 글 읽고 검색했더니 비난은 있었더라구요. 그 점은 우겔겔님의 덧글에 참고해 주세요^^

우겔겔 2010-06-03 22:58   좋아요 0 | URL
글쎄요. 랄프 네이더는 2004년 대선이 끝난 직후에 민주당 측으로 부터 상당한 비난을 받았습니다. liberal한 언론과 지식인들의 비난 여론도 상당했죠. 노회찬이 단일화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지지하지만, 사실 관계는 바로 잡아야 할 거 같아요.

라로 2010-06-04 09:11   좋아요 0 | URL
저도 그말을 하고 싶었어요,,,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실망을 했었어요. 네이더에게 비난도 많이 하고,,,안타까와 하는 사람들도 많았죠,,,그를 싫어하거나 해서가 아니라,,,하지만 비난의 수준이 다른것 같아요. 우리가 하는 비난과 그들이 하는 비난,,,암튼 저도 노회찬이 단일화 하지 않은것은 지지합니다. 정치인으로서의 그를 다시 한번 보게 되었으니까요. 그래도 이 글 넘 좋아요~.^^추천!

기억의집 2010-06-04 09:08   좋아요 0 | URL
앗, 그렇군요. 어제 노회찬씨 너무 두들겨 맞아 욱해서 급조해서 썼더니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았네요. 어느 정도 3%의 논란이 있었다는것은 알고 있었지만 고어가 부시한테 깨끗하게 승복하고 나서 이 문제는 더 이상 거론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좀 전에 우겔겔님 덧글 읽고 다음가서 검색했더니 뚱아저씨 마이클 무어와 우리의 촘스키옹께서 대통령후보로 사퇴하라고 난리쳤다는 기사 읽고 나서 수정할께요. 그래도 어제 진보신당 게시판처럼 마녀사냥은 하지 않았잖아요. 그쵸?

기억의집 2010-06-04 09:37   좋아요 0 | URL
나비님,그 동안 잘 지내고 계셨어요. 이제 돌아오셨네요.^^
네 저는 어제 진보신당 갔다가 노회찬씨 너무 안타까워서... 제가 알고 있던 지식으로 올렸네요. 칼 세이건의 훌륭한 주장은 훌륭한 증명이 있어야한다, 라는 글을 언제나 품고 있었는데, 확인도 안 해보고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진보신당 게시판에 가 보시면 알겠지만 이건 네이더에게 가한 비난과 노회찬에게 가한 비난은 성격이 너무 달라요. 어제 한 사람을 이렇게까지 굴욕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싶더라구요. 이건 정당한 비난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는 성격상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 사람인데 제가 다 그를 옹호해주고 싶더라구요. 휴~~~~ 수절할 부분은 수정해야겠지요. ㅎㅎ

알케 2010-06-04 00:18   좋아요 0 | URL
진보신당 당원으로서 감사드립니다.

기억의집 2010-06-04 09:13   좋아요 0 | URL
알케님, 진보신당이셨어요. 후원금 두둑히 내시죠? 저는 참여당 당원인지라 그 쪽에 내고 있지만 이번 기최에 정치적 후원금이 중요하다는것을 알았어요. 이번 투표보니깐 희망이 보이네요.

2010-06-04 1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7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parazzi 2010-06-04 17:45   좋아요 0 | URL
ㅎㅎㅎ 민주당과 통합하면 좋았겠지요. 하지만 민주당은 결국 자유주의자요 한나라당과 불가근 불가원한 보수입니다. 이제는 국민들도 민주당에 속지 않습니다. 그래서 노회찬의 출마가 더욱 의미있었고요. 만약 민주당과 연합하여 후보를 냈더라면 노회찬씨가 얼굴이나 내밀 수 있었을까요? 절대로 아니죠. 한명숙같이 이상한 사람들이나 나오죠. 어쨌든 그래서 한명숙이 시장이 되었더라면? 결국엔 한나라당보다 덜 극우적인 시정을 펼치겠지요. 실제로 이번에 민주당출신들이 압도적인 표차로 뽑힌 구역이 전라도 빼고 드뭅니다. 그 얘기는 민주당도 한나라당도 서로 그다지 다를바 없는데 다만 지금 대통령이 너무 심하게 하니까 견제하자는 뜻에서 민주당을 뽑는게 그래도 차선이라는 것이지요. 사정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노회찬씨가 의외로 득표율이 낮아 같은 동포인 국민들에 대해 무척 실망했습니다. 오세훈과 이명박을 시원하게 두들겨줄 사람이었는데..... 앞으로 세력을 좀 더 키우셨으면 합니다.

기억의집 2010-06-07 11:0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파파라치님, 갑자기 닉넴 읽으니 가가의 파파라치라는 곡이 떠오르네요. 제가 가가의 <파파라치>라는 곡 좋아하거든요.

제가 보기에 민주당과 한나라당 그놈이 그놈인 것은 사실인데 민주당이 극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덜 극우적인 시정, 이라는 말에서 민주당도 날당과 같은 극우라고 생각하지는 듯 해서요). 민주당 정권 시절, 저는 지금과 같은 언론장악, 친기업주의, 부자정책, 사법장악등을 겪지 못했어요. 민주당이 우라고 적어도 지금의 한날당의 모습이 있어야하는데 그렇지 않았거든요. 아마 역설적이게도

기억의집 2010-06-07 11:03   좋아요 0 | URL
짜리시가 가장 반대의 목소리를 내던 시절이 민주당 정권시절이 아니였다 싶습니다. 제제가 없었거든요. 흔이 저의 형제들이 하는 말이 있어요. 노무현때 조중동 세무조사 했어야한다고. 물론 말이 있었지만 유야무야해졌거든요. 그런 민주당이 과연 극우일까 싶습니다.
노회찬씨의 길은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선거가 뭐 맘 내키면 고고 아니면 스톱하는 고스톱도 아니고 노회찬의 색을 드러내기에 이번 선거만큼 중요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아, 국회의원만 안 떨어졌어도 진짜 진보신당의 저력을 알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2010-06-04 1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7 1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앞으로딛는자 2010-06-04 22:42   좋아요 0 | URL
흠... 저도 노회찬씨가 나온 지역은 아니지만 그래도 노회찬씨가 인간적으로 참 멋있어 보이기도 하구 그가 추진하는 정책이 저와 좀 맞아서 그를 존경하고있습니다.
하지만 어제 진보신당 게시판에서.. 좀 충격을 많이 먹었습니다. 왜 자신의 신념을 지킨사람이 그런식으로 마녀사냥을 당해야 하는지 단지 단일화를 하지 않아서? ... 좀 마음이 많이 아프더라구요 앞으로 노회찬씨 이미지도 걱정되고 ㅠㅠ 아우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인데 잘 털고 일어나셨으면 좋겠네요...

기억의집 2010-06-07 11:09   좋아요 0 | URL
만약에 지자체도 민주당이 되지 않았더라면 그에 대한 비난은 말도 못했겠지요. 그나마 다행이다 싶습니다. 이상하게 우리나라는 진보포비아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주문을 깨라,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현재의 지역주의나 진보에 대한 부정적인 주문을 깼으면 좋겠어요.
없는 사람들을 위하는 정책이 뭐 그리 대단히 잘 못 된 일인지 저는 참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저는 다른 당 지지자지만 노회찬씨 지지합니다.
 

아직 투표 뚜껑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국민참여당 당원인 저는 민주당 후보 한명숙을 지지합니다.  

아이들에게 더 이상 파시즘의 시대를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부탁드립니다.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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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0-05-28 11:16   좋아요 0 | URL
그럼요. 결과가 나올 때까지 희망을 가져볼랍니다.! 기억의 집님께 땡쓰 투 하고 나무 책도 샀답니다.^^;;

기억의집 2010-05-28 19:21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고맙~~~~ ^^ 아직까지는 희망은 남아 있다고 봐요. 지난 번 보궐선거도 여당승리 점쳤다가 아니였잖아요. 표가 분산이 안 되었으면 좋겠어요^^

다락방 2010-05-28 11:31   좋아요 0 | URL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기억의집 2010-05-28 19:22   좋아요 0 | URL
락방님, 우리 포기하지 말자고요. 저는 방금 컴 켜고 검찰이 신상철의원 허위사실 유포죄로 기소했다는 말에 기겁을 했어요. 이제 말도 함부로 못 하는 세상이 되었다는 게...너무 끔찍해요.

희망으로 2010-05-29 08:52   좋아요 0 | URL
민주당이든 국민참여당이든 한나라당만 아니면 돼! 하는 심정인데 방송을 통해 듣는 여론조사 결과에는 정말 경악하게 만들더군요.
희망...가져도 되겠죠~

기억의집 2010-06-03 14:51   좋아요 0 | URL
희망님, 희망이 보이긴 하죠. 아, 한명숙까지 당선되었으면 더 바랄 것이 없었는데...^^

akardo 2010-05-31 21:39   좋아요 0 | URL
어제 결국 참석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뒤늦게 유부만두님이 남겨주신 댓글을 오늘 아침 휴대전화로 읽었어요. 게을러서 휴대전화 충전을 종종 잊다보니 그만......
음. 정말 저도 한나라당만 아니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신념은 잠시 접어두고 이번엔 몰아주기로 했습니다. 대신 비례대표 당 뽑는 게 있으니까.....;;

기억의집 2010-06-03 14:53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전 휴대전화 어디 쳐 박아 두고 찾지 않을 때가 더 많아요. 그래서 유부만두님한테 메세지 답글 너무 늦게 보낸다는 말도 들었어요. 하핫.
다음에 또 만나자고 하니깐 그 때 뵈요. 전 애들때문에 빨리 일어놨는데 아쉽더라구요. 비례대표는 저는 참여당인데 진보신당 찍었어요.^^
 

환율이 오른다길래 지금까지 늑장 부리며 주문하지 않았던 원서그림책 몇권을 주문했다. 그 중 한권이 바로 나무 작가 토마스 로커의 <하늘나무>. 

계절에 따라 변하는 나무의 모습을 너무나 멋지게 그려내고 있다. 정중앙에 서 있는 나무가 계절에 따라 변하는 모습 그리고 나무 뒤로 구름이 시간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포착해 화면에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설정(즉 나무 한 그루를 중앙에 배치해 변화는 모습)의 그림책은 어린이 그림책에서도 보기 드문 경우인데, 이런 독특한 소재의 나무 그림을 그린 토마스 로커는 1932년 뉴욕에서 태어났으며, 1944년에 국립동물원에 (지금도 여전히) 서 있는 커다란 나무(giant tree)를 그려 헤럴드 타임즈의 예술분야, 유아 부문에서 생애 첫 상을 탄 이후 줄곧 나무만 그리고 있는 화가이자 그림책 작가이다. 그림책 작가 데뷔는 1984년 그의 나이 52살에 <where the river began>으로 시작하였으며 그 후 꾸준히 어린이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하늘 나무의 서문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내 인생 대부분을 변화하는 하늘과 함께 나무들을 그렸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경이로움을 가지고 나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과학선생인 Candace Christiansen(이 책의 저자)과 공동작업을 하면서 자연을 접근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으로 접근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과학적인 사실들을 알면 알수록 나는 나의 자연에 대한 경이감이 더 깊어진다는 것을 알았죠. 이러한 깨달음은 하늘나무라는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하였습니다.

 










왼쪽페이지에는 나무 뒤의 변화하는 하늘의 모습(구름의 모습을 담고 오른쪽페이지에는 정중앙에 나무를 배치하고 나무가 변화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나무 외에도 구름의 모습을 어찌나 멋지게 그려내는지.   

이세 히데코의 신간그림책이 나왔다. <커다란 나무 같은 사람> 부제가 식물을 사랑하는 소녀와 식물학자의 이야기인 이 그림책은 말썽꾸러기 소녀와 식물원의 식물학자와의 어린 우정이야기이다. 사에라(작가후기에서 작가가 말하길 소녀 이름 사에라는 프랑스어 Ca et la와 발음이 똑같은데 그 뜻은 이곳저곳이라는 뜻이라고)는 식물원에 들어와 이곳 저곳을 망가뜨린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는 식물원에 일하는 식물학자와 친해지고 다른 식물원에서 일하는 식구들과 친해지면서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움, 100년이 아카시아 나무의 웅장함과 푸르름을 알게 되었다. 사에라가 식물원의 나무들과 꽃에 대해 알아가고 그림을 그리면서 그 곳 식구들하고도 친해지게 된다. 그러나  사에라는 일본에 돌아가야하고 식물원장은 사에라의 그림을 식물원 여기저기에 걸어 두며 한 소녀를 추억한다는 이야기이다.  

토마스 로커가 겹겹의 무거운 유화터치로 나무의 변화하는 모습을 그렸다면 이세 히데코는 가벼운 터치의 수채화를 이용하여 후박나무 향기처럼 싱그럽고 푸르른 나무를 그렸다.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넘실대는 푸르름의 아름다움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어린 시절부터 나무만 그렸다는 토마스 로커의 모습으로 겹쳐지지 않는지요?!
















 

갸벼운 수채화 터치로 이렇게 웅장한 나무를 그릴 수 있는지(어제 이 그림책 주문해서 받아보고 반해서 급흥분모드), 위의 그림은 그냥 맛보기로 몇 장면 찍어 올린 것이다. 이 그림책에는 400년 아카시아 나무 그림뿐만 아니라 두 페이지에 걸쳐 그린 플라타너스 나무 그림이 있다. 작가 히데코가 어찌나 형형색색 화려하게 그렸는지 내 찍사 실력으론 이 그림책에 그려진 나무 그림의 진가를 망쳐버릴 것 같아 찍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 자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나는 우리 빌라의 28년된 후박나무가 뿜어내는 싱그러운 향기에 도취되어, 나무 밑을 걷곤 한다. 5월이 지나면 향기는 사리지기 때문이다. 매년 맡는 향기지만 그 어떤 향수보다도 나를 유혹한다. 매혹적이다,라는 말은 나무에도 적용될 수 있다.   

두 노작가의 나무 그림에 무한 매혹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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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천년의 삼나무와 전자책
    from ^^ 2012-05-24 13:49 
    이 책의 가장 만화스러운 장면은 아마 나이 천년의 삼나무를 베고 그 벤 나무를 타고 내려오는 의식일 것이다. 나무를 타고 내려오는 장면을 읽다보면 행동감이 느껴지고 익사팅한 속도감이 그대로 전달된다. 이건 작가의 글재주다. 독자인 나는 머리속으로, 지금까지 보아왔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 주인공들중 적절한 인물들을 골라 나무를 베고 잔가지를 쳐 만든 통나무를 타고 마을까지 타고 내려오는 장면을 한컷한컷 만들어낸다(사실 읽다보면 글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무해한모리군 2010-05-27 17:15   좋아요 0 | URL
아 정말 따스한 그림이네요.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저렇게 오래 응시해본게 언제일까요?
아기일때 엄마?

기억의집 2010-05-28 09:47   좋아요 0 | URL
하늘나무 그림책 환상적이죠. 저는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길 때마다 나무의 변화에 전율이 느껴져요. 뭔가에 변함없는 애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힘든데... 그래서 우리는 자꾸 곁눈질 하잖아요. 저도 나이가 들면서 뭔가를 오래동안 응시해 본 적은 없던 거 같아요. 작가의 끝없는 나무에 대한 응시와 애정이 부럽죠!

scott 2010-05-27 18:30   좋아요 0 | URL
와~꼭 붓으로 그린것 같이 색감이 넘 따스하네요.계절별로 나무가 성장하고 바뀌는 내용인가봐요. 이런 책 사랑하는 기억의 집님 안목 탁월합니다^^

기억의집 2010-05-28 09:53   좋아요 0 | URL
계절별로 그리고 시간별로 나무가 변하는 모습을 그렸는데 사진 찍을 때 자꾸 플래쉬가 생겨... 전 잘 못 찎어서 저런 모습으로 나왔는데 사실 실제 보면 너무 잘 그리고 멋져요.

scott 2010-05-27 18:31   좋아요 0 | URL
아! 반성해야 겠어요. 이분은 인생의 대부분을 나무그리는데 열중해서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는데 ...

기억의집 2010-05-28 09:55   좋아요 0 | URL
맨날 하루를 허송 세월하는 저는..... 어찌하오리까? 나이 들면 시간이 빨리 간다는 말이 맞더라구요. 스컷님은 잘 하시고 있는 듯한데요. 나이 들어 열심히 사는 사람이 많던데..저는 왜 자꾸 나이 들수록 게으른지 모르겠어요. ^^

아영엄마 2010-05-27 22:43   좋아요 0 | URL
(<하늘 나무>를 원서로 구입하셨군요. 원서랑 번역판이 표지가 다르네요.
이세 히데코의 작품이 새로 나온 것도 님 글 덕분에 알고 갑니다. 책 소개글도 그림 속의 나무들만큼이라 매혹적이구먼요. ^^

기억의집 2010-05-28 09:58   좋아요 0 | URL
어제부터 게이고의 악의 시작해서 지금 들어왔어요. <하늘나무>는 번역서 살까하다가 원서가 더 싸고 알라딘에서 7천 800원 정도에 팔고 있더라구요. 다른 곳(웬디북)에선 더 싸게 팔았는데 배송비 붙으면 그게 그거여서, 얼간이 구입하면서 그냥 여기서 원서 샀어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작품을 직접 대해보니 절말 그림 멋지더라구요. 나무의 모습 한장면 한장면 볼 때마다 전율이... 아영엄마님, 우리 6월에도 한번 모이죠!

다락방 2010-05-27 23:17   좋아요 0 | URL
와 저 이페이퍼 엄청 좋아요. 지금 별찜했어요. 저 위에 나무그림에서 특히 마지막 나무에 완전 마음을 빼앗겼어요. 엄청 아름다워요. 환상적이기도 하고! 근사해요!

밑의 그림책도 무척 마음에 들어요. 너무나 아름다운 페이퍼에요! 특히 아이가 꽃을 내미는 모습의 그림은 정말이지!!

기억의집 2010-05-28 10:00   좋아요 0 | URL
락방님 저 그림책 사세요^^ 진짜 눈이 환해지고 싱그러워져요.어찌나 장면장면이 이쁜지 저 그림책 받아보고 제가 이렇게 금세 올렸겠어요. 지난 번에 나온 히데코의 백조는 그저 그랬는데 이 작품은 수채화풍이라서 그런지 사람의 맘을 확 풀어제끼네요. 이런 책 많이 팔렸으면 좋겠어요. 요즘 그림책이 잘 안 팔리나 봐요. ^^
저 모습 뿐만 아니라 400년된 아카시아 나무의 그림이나 플라타너스 나무 장면은 거의 넘어갑니다.^^

blanca 2010-05-28 00:02   좋아요 0 | URL
<하늘나무> 눈물 날 것 같아요.

기억의집 2010-05-28 10:03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나무에 관한 저 두 권의 그림책 감동 말도 못해요. 실제로 보면 온 몸의 전율과 소름이 쫘악 돋는답니다. 저런 그림책 받아보면 밥 안 먹어도 배 부르다는.

blanca 2010-05-28 11:08   좋아요 0 | URL
기억의 집님 저도 저거 살래요. 안사고는 못살겠어요 ㅋㅋ

기억의집 2010-05-28 19:22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살랑 살랑 유혹에 넘어오셨군요^^

희망으로 2010-05-29 08:55   좋아요 0 | URL
아웅~ 더이상 그림책 사면 안된단 말예요^^
두 권 중에 한 권을 구입한다면 이세 히데코의 맑은 수채화풍 그림책을 선택할 것 같아요.
딴건 몰라도 책은 원없이 사고싶다~~~

기억의집 2010-06-03 14:55   좋아요 0 | URL
지난 번에 희망님 방에서 본 사토와키코 신간 사고 싶어요. 그 그림책 너무 귀여울 거 같아서 탐나요. 이세 히데코 진짜 대박이었어요. 저도 책은 원없이 사고 싶은데...읽는 속도가 사는 속도를 못 따라가요. 흑흑.
 
테이킹 우드스탁
엘리엇 타이버.톰 몬테 지음, 성문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클래식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르지만 팝음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0대 시절 라디오팝(80년대는 라디오에서 거의 24시간 팝음악만 틀어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을 듣고 자란 나는  LP,Tape 그리고 유일한 팝송전문잡지인 월간팝송까지 사 들이면서 팝음악에 대해 파고 들었고 70,80년대 팝 컨텐츠에 대해서는 음악전문가 못지 않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장담할 수 있다. 세월이 흘러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팝음악이 낯설어지긴 했지만, 나이 40이 넘어도 어린 시절의 속성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했다.   

그래서 팝음악에 관련된 책이 신간으로 올라올 때면 눈여겨 보는 편인데, 이번에 생각지도 않게 의외의 대어 신간을 낚었다. 테이킹 우드스탁, 우드스탁을 유치하며, 라고 해석할 수 있는 이 책은 69년에 있었던 전설적인 록페스티벌 테이킹 우드스탁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팝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하는 필독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우드스탁에 대한 책이 한번도 출간된 적이 없는지라(왜냐하면 팝이 그렇게 대중적으로 어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의 출간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솔직히 이안 감독이 영화로 만들지 않았다면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빛을 봤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우드스탁 페스티벌 개최에 대해 약간이라도 엿 볼 수 있는, 유일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우드스탁을 개최한 주요 멤버인 마이클 랭의 책이 출간되지 않는 한 말이다.

개인적으로 손꼽는 전설적인 음악 페스티벌이 지금까지 세번 있었다. 1969년 Woodstock festival, 85년 Live Aid 그리고 92년 웰블던에서 열린 머큐리 Tribute. 우리 시대에 내 놓라하는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가한 이 드림 콘서트는 무목적성의 단순한 콘서트가 아니다. 우드스탁페스티벌은 권위주의에 대한 저항이었으며 라이브 에이드는 에이즈로 죽어가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돕기 위한 콘서트였으며 머큐리 트리뷰트는 에이즈로 죽은 머큐리에 대한 헌사 콘서트가 아닌 게이와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조금이라도 불식시키고자 노력한 콘서트였다.   

미국의 60년대는 역동하고 있었다. 그 역사의 변화에 우드스탁 페스티벌은 결정적인 주역이었으며 마지막 변화하는 60년대의 대미를 장식하는 축제의 장이었다. 페스티벌은 경직되고 보수화된 사회속에서좀 더 많은 자유와 다양성을 평화롭게 부르짖었다. 우드스탁 페스티벌은 미국 사회와 문화가 안고 있는 현안들, 흑백의 인종차별과 동성애의 억압, 베트남 전쟁에 대한 평화 시위등 

축제 기간 동안 아니 한달 미리 와 있었던 히피들과 사람들은 마약을 하고 난잡한 섹스(동성애든 이성애든지 간에)를 하고 몽롱한 정신 상태 속에서 충돌이 있었던 것들은 피상적인 것인 우드스탁의 모습일 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페스티벌속에 내재된 다른 모습을 보아야 할 것이다.  

원래 우드스탁은 윌킬이라는 곳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 만명의 사람들과 특히나 히피들이 모여 들 것을 걱정한 윌킬지방의원회에서 콘서트를 취소하면서 우드스탁 개최는 시작부터 난항을 겪게 되었다. 페티스벌 장소를 잡지 못해 취소 위기에 처한 그 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것이 엘리엇 타이버였다. 엘리엇은 몰락해 가는 부모님의 모텔의 경영을 어떻해서든지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모텔터에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열기로 작정한다. 그는 우드스탁의 프로듀서 마이클 랭과 통화하면서 그의 인생은, 아니 세상은 다시 만들어졌다(150p). 우열곡절끝에 우드스탁 페스티벌은 베델의 페스티벌 반대파의 공세에도 엄청난 인파의 사람들이 자그만한 마을 베델로 몰려와 성대하게 치루게 된다.   

엘리엇 타이버는 우드스탁 개최만 언급한 것은 아니다. 그의 게이적인 성향과 SM 섹스등 온갖 이야기를 다 담고 있다. 읽으면서 민망하거나 싫어할 수 있는 동성애가 이야기가 많다는 것에 놀랄 수도 있겠다. 특히나 테네시 윌리엄스와 트루먼 카포티의 동성애 이야기가 나오고 록 허드슨의 이야기도 나온다. 게이였던 유명인사들의 이야기가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는다. 작가 자신의 게이 성향에 대한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것처럼 그들 또한 게이라는 것 때문에 겪었던 불운한 사생활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살짝 들어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재미있는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좀 더 우드스탁에 대한 직접적인 글이 읽어보고 싶어진다. 엘리엇 타이버는 아무래도 스탭진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우스스탁의 좀 더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에 대해서는 머뭇하다. 다음엔 마이클 랭이나 지금은 유명감독이 마틴 스콜세지의 우드스탁에 대한 작품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미헨드릭스
우드스탁 페티스벌에서 마이클 랭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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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핑키 2010-05-26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에도 가끔 올려주시는 뽀너스 같은 음악들로.. 짐작은 하고있었지만..
역시.. 팝음악에 조예가 깊으시군요~ 멋져요..
저는 음악은 영 꽝이라;; ㅋㅋ이런 책 끝까지 읽으려면 한달은 넘게 걸리지 않을까?싶어요 ㅠ

기억의집 2010-05-27 09:19   좋아요 0 | URL
아니네요. 글이 진짜 재밌어서 저는 하루만에 다 읽었어요. 심각하게 글을 쓴 게 아니고 자신의 어린시절부터 동성애이야기 게다가 양념처럼 등장하는 유명인사들의 동성애, 이런 호기심 많은 글들이 넘쳐 흘러 페이지 그냥 막 넘어가요. 자신의 성정체성때문에 고민하는 부분도 많이 공감가요. 이런 작가들이 아니였다면 게이에 대한 어떤 편견(난잡한 성관계)이 그대로 남아있었을 거에요^^

2010-05-29 0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3 14: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1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3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