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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북캘린더를 보니 오늘이 권정생선생님 사망 5주년을 맞는 날이다. 선생의 그림책 <강아지똥>은 요즘 흔히 하는 말로 국민그림책이다,라고 말해도 의의가 없을 것이다. 나 또한 아이들에게 이 책을 열심히 읽어주었고 애니로 아이들과 티비를 통해 많이 보았으니.

 

선생의 말년에는 인세가 해마다 1억이 넘게 들어왔다. 다른 작가들은 그 돈으로 땅 좀 사서 시세차익 좀 남기거나 높은 담벼락으로 둘러쌓인 그림같은 집 짓고 사는데(비난조로 읽었다면 전혀 아니다. 누구나 다 그런 욕망은 있지 않나. 돈을 있을 경우 제일하고 싶은 일이라는 상식선에서 썼다. 나도 해마다 그런 돈 들어오면 땅사서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집 짓고 살 것이다) 보탰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 돈을 전부 아이들을 위해 기부했다.

 

그리고 그가 만족해하면 살던 집은,

 

 

 

이런 궁상맞은 방한칸 짜리 집이었다. 어떤 기자는 선생의 기부에 대한 글을 쓰면서 선생의 기부하는 마음이야말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라고 썼다..

 

나는 책욕심이 무지 많은 사람이라 책뿐만 아니라 서재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권정생 선생의 저 서재겸 기거하셨던 한칸짜리 방을 보고 책욕심과 더불어 서재로망을 버리기로 했다. 죽으면 다 싸 가지고 가는 것도 아닌데 멋진 서재와 책만 쌓아놓으면 뭐하나 싶어서......이제 그 로망과 오래되어 낡은 책 다 쓰레기통에다 갖다 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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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르 2012-05-17 15:16   좋아요 0 | URL
기억의 집님이 쓰신 이 글은,
책 욕심이 많은 저에게도 어떤 깨달음을 줍니다.
읽지 않은 책이 수두룩 쌓여 있는데,신간에 기웃거리는 자신이 부끄럽네요.ㅠ
마지막 사진이 너무 강렬하군요.
추천!

기억의집 2012-05-17 15:47   좋아요 0 | URL
휴, 저도 읽지도 않고 수두록 쌓아 놓고
신간 기웃거리며 장바구니에 담고....하루의 반복적인 일상입니다.
이제 책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느 새 손목아지는 마우스를 이리저리 휘두르면서 신간쪽으로...햐아~
죽겠어요.

숲노래 2012-05-17 17:04   좋아요 0 | URL
알라딘중고샵 말고 동네헌책방에 기부하셔요~ ^^

즐겁게 읽고
또는 즐겁게 쌓아 두다가
즐겁게 기부하면 되지요~

기억의집 2012-05-17 17:30   좋아요 0 | URL
된장님 저의 동네는 이제 헌책방이 없어요. 흑흑.
네~ 가지고 있는 책들 중에서 파는 책도 있겠지만 되도록이면 기부하려고요. 동네 도서관 알아보려고 해요.

마녀고양이 2012-05-17 19:55   좋아요 0 | URL
얼마 전에 어느 알라디너의 서재에서 이 문구 봤거든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란 문구요, 저도 작성해보고 싶었는데
기억의집님께서 같은 문구로 하셨네요, 아마 우연이겠지만 신기해서요...

권정생 선생님은 책을 저렇게 쌓아놓으셨군요... 와....
참 이쁜 책이죠, 강아지 똥, 슬프고 이쁘고,

기억의집 2012-05-18 14:07   좋아요 0 | URL
저 말은 뭐 찾다가 읽은 동아일보 기자가 했던 말이에요.

저는 아주 많이 권선생님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아요. 저는 감정이 메마른 편이어서 그림책이나 동화라도 작가의 감정이 은근 깊숙히 들어간 작품은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워낙 권선생님 작품은 국민그림책이라서...미국의 닥터 수스의 작품을 잘 모르면서도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것하고 똑같아요^^
 
가가,,,,,,,울랄라
세상을 바꾸는 힘, 대중성

레이디 가가가 트윗(그녀의 트윗 팔로워는 현재까지 2300만명정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수를 가지고 있다)으로 2012년 월드투어"The Born This Way Ball"를 4월 27일 한국부터 시작한다는 말에 눈이 번쩍, 귀가 쫑긋. 가가의 열혈팬인 나로서는 그녀의 라이브를 한번쯤은 보고 싶다,라는 소망(?)은 가지고 있었던 터라, 가가의 월드투어 티켓 예매일날만을 기다렸다.

 

가가의 인터넷 티켕팅 당일, 까막게 잊고 다음 날 부랴부랴 들어갔더니 예매하려던 스탠딩은 온데간데 없고 D석만 있었다. 라이브를 보기엔 너무 먼 자리여서 예매를 하지 않고 3월1일 예매취소건으로 다시 티켕팅한다길래 그날은 잊지 않고 12시에 들어가 예매를 할 수 있었는데, A석의 스탠딩은 그날도 확보가 안 되서 B석 스탠딩으로 예매를 마쳤다.

 

사실 이 날까지도 가가 라이브 공연의 연령은 12살이상이라고 명시되었다. 그러더니 3월 중순부터 기독교 연합에서 가가가 사탄이라느니, 가가가 우리나라에서 공연을 하면 동성애자가 많이 생기게 된다느니하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면서 공연은 18세 이상으로 수정되었다. 라이브쇼에 종교적인 색채를 입히고 성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종교인들 보면 한숨만~ 나는 우리 나라 유교문화를 폐쇄적이고 보수적이어서 엄청 싫어하는데, 사실 기독교가 우리 나라 제사문화만 배척했지 우리의 과거 유교문화를 그대로 21세기에 답습하는 것 같아 보인다.    

 

 

4월 27일 6시 40분쯤에 도착해서 찍은 사진. 거의 좌석이 차지 않아 불안했었다. 과연 이 많은 좌석이 찰지~

 

 

 7시가 넘으며서 사람들이 서서히 들어오기 시작하고

 

 

8시쯤에서는 그 많던 좌석이 거의 다 찼다.

 

이날 가가의 라이브를 보러 오기 위하여 온 사람이 4만오천명. 마이클 잭슨 이후 가장 많이 모인 관중이라고 했다.  우리 나라에 이렇게 많은 가가팬이 있는 줄 몰랐다. 젊은 여자들이 가장 많았고 놀라운 사실은 50,60대로 보이는 나이 드신 분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는 것. 그분들 보면서, 나도 늙으면 저런 열정이 있을까?하는 의문이. 물론 마돈나가 십년 후에라도 우리나라에 온다면 에이석 스탱딩으로 티켓팅~

 

가가의 공연을 보러 들어가기 전에 엄격하게 연령 체크를 했고, 나보고 주민증 보여 달라길래 제 나이가 18살 밑으로 보이나요?라고 웃으면서 말했더니 통과~

 

사람들이 가가의 공연을 보기 위하여 모여드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채널이 연결이 안 되었을 뿐이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가가를 좋아하는구나하는 생각이. B석 스탠딩에서는 가가의 모습을 패러디한 사람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날씨가 차서 잔뜩 껴입거나 외국인들이 나시에 짧은 바지를 입은 정도. 눈에 확 띄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인터넷 신문보고 그 날 가가를 패러디한 사람들을 보았을 정도.

 

어둠이 내리고 8시 공연은 한참 후에야 시작되었다. 아, 정말 본 공연까지 기다리는데 지루했어. 디제이가 나와 신나는 음악을 틀어주긴 했어도 흥이 나질 않으니. 가가를 보기 위해 좋은 자리를 차지 하기 위하여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지만 사람들로 꽉 차 있어 좋은 자리 확보 실패.

 

 

드뎌 8시 15분이 지나고 가가가 등장했다. 그런데 정말 염병~ 그녀를 보기 위해 스탠딩 티켓을 구매했건만  스탠딩에서도 가가가 안 보인다. 키가 작은 내가 그녀의 공연을 직접 볼 수 있는 확률은 하늘의 별을 따기 보다 어려웠고 손을 치켜올려 한컷이라도 찍으려고 해도 사진에서 나오는 것은 저 미키리본 뿐... 흑 좌절모드. 저 미키 리본을 확 머리에서 낚아채서 던져버리고 싶었다(제발 공연때 저 미키리본 하지 마요. 뒤에 키 작은 저 같은 사람은 리본밖에 안 보여요).

 

 

라이브를 찍긴 찍었는데, 정말 내게 너무 먼 그대~ 였다는. 무대 등장할 때에 말타고 등장했다는데, 안 보였으~ 그 자리에선 무대조명만 보일뿐. 라이브 무대는 보이지 않아 더 이상 찍는 것은 포기하고 그녀의 라이브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대에 듣고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한다쪽으로 생각을 돌렸다. A석 스탠드 티켓 구입하신 분들, 정말 좋겠더라. 다음 공연 때 기필코 A석 좌석으로 예매하리라.

 

라이브 옆에 설치된 TV로 본 공연무대는 장엄했고 퍼포먼스는 파워풀했다. 그녀의 보이스 성량이 꽉 차서 라이브 성량이 스튜디오 성량 못지 않았다. 이번 라이브에서 강조한 것은 퍼포먼스도 퍼포먼스(노래하면서 어찌 그리 춤이 파워풀한지 감탄 또 감탄)지만, 기타 사운드를 강조한 무대였다. 대체로 가가의 음악이 춤곡이다 보니 드럼비트가 강한데, 라이브에선 기타사운드를 강조. 좀 더 무대가 쎄고 활기가 넘쳤다.

 

많이 사람들이 그녀의 노래 맞춰 춤을 추고 환호성을 올리고, 진짜 젊은 여자분들 어찌 그리 잘 놀던지. 순간을 즐기고 일상을 즐겁게 노는, 발랄하고 명랑했던 그녀들을 보면서 문화적 충격~ 아, 날 다시 20대로 돌리도~ 그녀가 무대 위에서 보이든 말든 신경도 안 쓰고 리듬에 맞춰 춤추고 그녀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내 옆에 있는 여자분이 놀랍게도 가가의 노래 가사를 전부 외워서 따라부르더라. 헐~ 난 배드 로맨스 하나 외워 갔는데^^

 

가가의 히트곡이 많아 두시간 공연은 지루하지 않았고, 그녀가  공연 중간에 자신의 부모를 위해 피아노 앞에서 노래 부를 때는 울컥. 그녀의 부모 사랑이 지극함을 보여주었는데, 그녀를 사탄 운운했던 사람들은 그 모습 보면, 자신들의 말이 얼마나 창피하고 쫌팽이같은 언급이었는지 알 것이다.

 

그녀의 사고나 행동이 자유분방하고 파격적이고 급진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녀를 사탄의 후예라고 하는 말들은 좀 우습다. 자신들의 세계관이 26살 그녀의 세계관에 비해 얼마나 작은지 알기나 하고 그런 말을 하는지. 아직 세상은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그녀의 퍼포먼스가 방종으로 느껴지는 것이고 그녀의 동성애자 지지 같은 정치적 발언이 단순히 청소년 유해발언으로 낙인 찍히는 것은 다원주의 세계를 인정하는 않는 태도에서 나오는 것이다.

 

나는 남자들에게 귀여운 척 이쁜 척 사랑받기 위해 애쓰는 걸구룹보다는 당당히 여성주의자로,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동참하고 정치적 소신을 밝히는, 가가가 휠씬 사랑스러워. 그녀의 기괴하고 괴팍한 퍼포먼스가 세상을 전복시킬 수 있다면, 그리고 그녀가 세상의 보수적인 이념에 종속되기보다 뒤집어 놓은 세상이라도 나는 그녀가 뒤집어 놓은 세상에서 사는 것을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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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12-05-16 12:40   좋아요 0 | URL
기억 님 최강 동안이신거 아녜요~ 민증을 보여 달라고 했으면 쩝 ㅋㅋ 자세히 봐야, 나이를 조금이라도 짐작할 수 있다는 맥락으로 느껴졌어용!!

저도 어떤 비디오클립에선가 가가의 아버지가 관객석에 있다가 무대로 등장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전 보면서 이이가 활동하는데,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군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와아..!
아무려나 ㅋㅋㅋ 마돈나 공연 때,, 번개해요!! 기억 님

기억의집 2012-05-16 22:48   좋아요 0 | URL
그 날 들어갈 때 술도 반입 못 하게 하더라구요. 사고 일어날까봐~ 맥주 한두캔 정도는 허용해도 되지 않나 싶었어요. 어차피 18세 이상이었는데.
민증 보여달라분 분이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분이셨는데, 기계적으로 말하는 것 같았어요. 이 날 연령검사 엄격하게 하더라구요.

가가는 부모가 그녀의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했고, 공연이나 인터뷰 읽어보면 부모에 대한 감사한 맘 꼭 이야기하더라구요. 부모가 가가를 믿으니깐 가가도 보답을 하는데, 그런 거 보면 동서양이나 자기를 지지해 준 부모에 대한 보답은 같나봐요.

마돈나, 정말 공연 보고 싶어요. 왜 마언니는 우리나라엔 오지 않는 것인지. 서운해요. 그 때 번개뿐만 아니라 주말 모임을 가져 가사까지 다 외우고 가야죠~

희망으로 2012-05-16 18:08   좋아요 0 | URL
기다렸던 포스팅이예요~~^^
종교도 마찬가지로 종교라는 테두리 갇혀 오히려 시야가 더 좁아지고 이기적인 것 같아요.
가가의 퍼포먼스가 아직은 썩 좋은 건 아니지만 파격적인 시도 자체를 탓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환영.
나이드신 분들이 계셨다는 게 놀라운데요. 그분들의 생각이 어쩜 더 파격일지도.ㅋㅋ

기억의집 2012-05-16 22:51   좋아요 0 | URL
나이 드신 분들이 꽤 있으셨어요. 외국인들이 많았는데, 저의 한국분들도 나이드신 분들이 많이 오셨어요. 머리가 희끗 한 거 보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는 말이 와 닿던데요.

저는 부모님이 무교여서 자식들에게도 무교를 물려주신 것을 고맙게 생각하죠.
가가는 저도 첨엔 미친 x 인줄 알았는데, 알면 알수록 재밌어요. 알렉산더 매퀸하고 작업할 때가 좋았는데^^

scott 2012-05-26 18:04   좋아요 0 | URL
기억의 집님 스트레스가 확 풀리셨을것 같아요.
잘놀고 잘웃고 잘넘기면서 퐉퐉한 일상을 견뎌나가는것!
세대 나이 잊어버리게 만드는 가가!
한국에 또왔으면 좋겠어요.^.^

기억의집 2012-05-29 21:11   좋아요 0 | URL
저도 나중에 춤추고 따라 부르고 그랬어요. 젊은 여성분들 노는 거 보니깐 절로 흥겹던데요. 가가 다음엔 오면 에이석으로 예약할 거에요. 참 그날 노홍철도 왔더라구요. 끝나고 집에 갈려고 하니깐 노홍철 보려고 난리도 아니였다는.
가가, 울랄라~
 

눈독 들이다가 이번에 반값세일하길래 구입했다. 받아보니 인터넷 서점에 올라 온 표지보다 실물책 표지의 나비의 색은 정말 이뻤다. 나비의 색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것을, 화려한 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형형색색의 나비 표지를 보고 있자니, 겉표지가 지저분하면 안 될 것 같아 이 책은 가지고 다니면서 읽지 않고 집에서만 읽었는데, 어느 날 하루는 어디에 두었는지 아무리 찾아도 없는 것이었다. 한 이주일을 샅샅이 이 잡는 듯이 집안 책장을 뒤져도 안 보이길래, 포기하고 도서관에 서 빌려 읽어야지, 어제 콘솔 서랍에서 발견하였다.

 

찾아 낸 책의 표지를 살펴보면서, 문득 나는 나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에서 나비는 탈피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곤충이다. 대체로 성장기에 이쁘지 않거나 아름답지 않아도 나중에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각인시켜 주는 그림책의 흔한 주제인데, 그런 나비 그림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면서 작가의 의도는 참 좋은데 왠지 읽어주면서도 찜찜하고 꺼림직한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다.

 

어제 이 책을 읽다가, 내가 왜 나비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는지 깨달았다. 나는 예나 지금이나 스릴러물, 미스터리물, 형사물을 엄청 좋아하는데, 내가 초등학교 때인가 여하튼 80년대 초반에 형사라는 드라마를 방영한 적이 있었고,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수사물 드라마를 아주 열심히 본방 사수하거나 재방송을 찾아 보았다.

 

그 때 본 형사의 한 에피소드에서 한 여자가 죽은 사건이 일어났다.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죽은 여자의 어깨에서 살점 한 덩어리가 사라지고 없어졌던 것. 사건 해결을 위해 형사들은 분주히 사건 용의자들을 찾아 돌아다니고 우연찮게 살인범은 그 여자와 아무런 연관이 없었던 나비표본수집가였다. 죽은 여자와의 관계에서 그 어떤 대척점도 없었던 그가 왜 그녀을 살해했을까? 그 이유는 그 죽은 여자가 자신의 어깨에 한 문신때문이었다. 그녀의 나비 문신은 나비를 잡기 위해 산에 온 나비표본수집가의 눈에 들어왔고 그 문신의 나비를 갖고 싶었던 수집가가 그녀를 죽이고 어깨의 나비문신를 자신의 컬렉션에 포함시키기 위한 욕망에서 비롯되었던 것이 살인의 동기였다.

 

어린 맘에도 살인의 계기가 어처구니가 없어 잡힌 범인의 어쩔 줄 몰라하는 얼굴(여전히 활동중인데 이름을 모르겠다)의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 드라마에 나왔던 형사들은 단 한명도 기억을 못 하면서. 이런 걸 트라우마라고 하지 않나. 아무래도 트라우마 같다. 그 이후 나는 나비 수집에 대한 약간의 혐오감이 생겼고 곤충를 잡아 표본한다는 것을 꺼림직하게 여겼으니 말이다. 나비를 수집하기 위해 살인을 한 수집가만을 싫어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나비까지 찜찜한 대상을 확대한 것인지. 아마도 나비수집이라는 하찮은 이유로 사람을 죽였다는 것이 충격아닌 충격이었던 것 같다.

 

심지어 내가 나보코프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로 평생 그가 나비를 사랑했고 나비수집표본가였다는 것때문인 것을 보면, 우리 인간 무의식의 세계는 그 땐 대충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더라도, 잊고 싶은 기억이나 사건을 완전히 덮을 수 만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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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12-05-15 14:30   좋아요 0 | URL
글 보기 전에 책표지 보고 나비 도감인가 했어요.(50%할인이라는 말에 또 혹하고. ^^*) 책소개글 보니 읽는 재미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님 말씀처럼 잊고 사는 듯 싶어도 예전의 경험이나 기억은 잠재적으로 남아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 저는 대학 다닐때 (과제로) 나비 표본을 만들어야 했던지라 날아다니는 나비를 볼 때면 미안한 마음이 든답니다.

기억의집 2012-05-15 14:07   좋아요 0 | URL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상당히 재밌어요. 본격적인 과학이론이 아니고 박물관에서 일하면서 겪었던 에세이라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ㅋㅋ 저는 학교 다닐 때 숙제 거의 안 했던 것 같아요. 방학때 신나게 게으름 피운 기억 밖에 없어요. 그 땐 왜 그리 나비표본이나 곤충 표본을 장려했는지 모르겠어요. 학교중앙에 진열도 해 놓고 했지요^^ 요즘 없어져서 좋아요.

노이에자이트 2012-05-15 14:36   좋아요 0 | URL
나비에 대한 기억 때문에 나보코프까지...오호...하긴 나보코프의 나비채집은 유명했죠.

기억의집 2012-05-15 16:20   좋아요 0 | URL
저는 그 양반의 자서전도 읽었는데, 나비에 대한 사랑보다 집착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만한 사람입니다. 어린시절부터 좋아했더라구요. 시간만 나면 나비를 찾아 다녔고 나보코프가 발견한 나비는 나보코프 학명까지 가지고 있을 정도니깐요.

숲노래 2012-05-15 15:46   좋아요 0 | URL
까치 출판사 책이 반값 행사라니!
놀랍군요 @.@

나비는 그냥 나비인데 형사물이나 추리물에서는
으레 나비를 좀 한쪽으로만 보여주곤 해서
안 좋아할 수 있기도 하겠지요~

기억의집 2012-05-15 16:25   좋아요 0 | URL
평소 까치는 50프로 할인 행사 안 하나요?
4월에 산 책인데 아직도 50프로 할인 하던데요^^

아마 저 드라마의 원본이 어디 있을 것 같아요. 저 때가 80년대 초반일 것 같은데, 저런 소재의 드라마를 우리 나라 작가가 쓸 것 같지는 않아서..일본 원작 같기도 해요.

icaru 2012-05-16 12:52   좋아요 0 | URL
님이 말씀하신 드라마와 비슷한(비슷하다기 보다, 나비가 소재였고, 납치 살인이 있었다는 정도지만) 내용을 전, tv 문학관에서 본 것 같아요~ ㅋㅋㅋ
나보코프도 그랬군요. 헤르만 헤세의 단편 중에 나비 라는 작품도 생각나고요. 나비는 어쩐지 훔치고 싶고, 망가뜨리고 싶어하는 소재의 코드로 잘 등장하는 것 같단 생각이 들고요~

기억의집 2012-05-16 22:55   좋아요 0 | URL
헤세의 나비 있는데, 가지고만 있고 읽지는 않았어요. 아 생각해보니 저 중고등학교 시절에 헤세 엄청 좋아했어요. 88년인가 올림픽 때 여의도에서 도서박람회 같은 거 했었는데 그 때 친구랑 같이 가서 헤세의 유리알 유희 사 가지고 왔던 기억이 납니다. 헤세, 한 때 엄청난 인기를 누렸는데^^

그쵸, 저런 비슷한 오리지널이 어디 있을 것 같아요. 그걸 약간씩 변형하고 그런 것 같은데...수십년이 지난 지금 오리지널이 궁금해지네요. 문학관에서 한 것은 뭘까요? 한때 저 티비 문학관 다 봤는데, 엠비씨에서 금요일 저녁에 했던 베스트극장하고요.

scott 2012-05-29 21:11   좋아요 0 | URL
맞아요. 기억의 집님
나보코프에게 나비는 집착이였고 귀족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마지막 자존심이였어요.
원서표지는 핀에 고정된 나비 한마리뿐인데 한국어판 표지는 ㅎㅎ징글
저는 나비를 떠올리면 무시무시한 영화가 떠올라요.
조디 포스터가 나왔던...

기억의집 2012-05-29 21:15   좋아요 0 | URL
아, 그래요. 저는 나비에 대한 반감 비스무리 한 게 있어서 이 책 탐탁치 않았는데,, 받아보고 표지의 나비색 보고 너무 이뻐서 놀랬어요. 정말 이쁘더라구요. 자연의 색이 이런 것이구나 싶은게.

나보코프의 나비에 대한 사랑은 집착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 이유 말고 조디 포스터의 나비도 있었죠. 헐~ 진짜 싫다. 근데 양들의 침묵 재밌긴 했어요. 그땐 그게 참 센세이션널 했는데... 크리미널 마인드 같은 미드보니 이젠 그것도 별거 아닌 것 처럼 느껴져요.
 

지난 주에 병원에 다녀올 일이 있어 병원에 갔다가 웅웅소리가 요란한 MRI실 옆을 지나 가는데, 문앞에 자기장주의라고 붙여져 있는 글을 보았다. 요즘 틈틈히 읽고 있는 책이 <모든 것을 바꾼 사람 맥스웰>이라는, 아인슈타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전자기장을 통합한 사람의 전기를 읽고 있던 차라, 자기장주의라는 글이 한 눈에 들어왔다.

 

아, MRI는 자기장을 이용해 촬영하는구나. 자기장이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사람도 대단하지만 그 자기장을 이용해 의료기계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다니,  정말 세상에는 뛰는 놈위에 나는 놈 있구나, 싶었다. 웅웅거리는 소음을 뒤로 하며 맥스웰의 전기를 읽고 있지 않았다면 아마 자기장주의라는 글자는 무시하고 지나쳤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볼일을 보러 황급히 그 곳을 빠져나왔다.

 

MRI를 처음 발명한 사람은 폴 로터버였다. 

MRI의 기반이 되는 물리 원리는 사실 1940년대에 발견되었다. 원자가 자기장내에 놓으면 원자는 진동을 하기 시작한다. 이를 핵자기공명이라고 부른다. 원자가 진동하는 정도는 그 원자의 종류와 자기장의 힘에 의해 결정된다. 자기장에 충분한 원자들이 놓이면 그것들은 모두 동시에 공명하는데, 우리는 이 진동을 무선 안테나를 통해 잡아낼 수 있다. 1970년대에 폴 로터버가 혁신적인 생각을 해내기 전까지 모든 화학자들은 화학물질을 분석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핵자기공명법을 이용했다. 폴 로버터는 천연 단백질의 NMR스펙트럼 연구를 전문분야로 했던 화학자였다. p54

 

MRI를 발명한 폴 로터버는 2003년에 노벨상을 탔고 그의 발명 덕에 놀라우리만큼 의료기술이 발전되었다는 것 특히나 자가공명영상촬영법이라 불리우는 MRI 덕분에 우리는 인간의 뇌에 대한 대부분의 지식을 습득하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나는 MRI 기계가 현대 의학 발전에 이루낸 업적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과학 서적을 읽다보면 뜻하는 않는 원리나 결과에서 커다란 도약을 이뤄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사물을 다른 방식으로 보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해야 하나, 아니면 원리의 통찰력이 뛰어나다고 해야하나. 원 가치의 능력 그 이상을 용케 찾아내는 사람들이 있고, 세상을 뒤 엎을 원리나 이론을 만들었다고 해도 더 넓은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잠재적인 능력을 알아채지 못하는 이론가들 또한 숱하게 많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방정식E=MC2는 에너지 방정식이지만, 아인슈타인조차도 그 방정식으로 수 많은 사람들을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하나의 원자핵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너무 작은 양이어서 현실적으로 커다란 에너지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 생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사람이 있다. 원자 물리학자 레오 실라르드가 원자폭탄의 구현방법을 아인슈타인의 방정식E=MC2 에서 알아 낸 것이다. 하나의 원자핵이 붕괴되면서 인근의 다른 원자핵을 순차적으로 붕괴시키는 연쇄반응을 이용하면, 우라늄 원자핵 하나가 갖고 있는 에너지를 수조배까지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방정식은 아인슈타인이 만들었지만, 그 방정식에서 원폭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아챈 사람은 아인슈타인이 아니고 그의 동료인 실라르드였고 원폭의 폭발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그들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으리라 생각된다. 시뮬레이션도 없던 시절이라, 그들은 머리속에서 원폭의 파괴력을 추상적으로 시뮬레이션 했을 것이다.

 

그 이상의 가치를 모르고 하나의 틀(그게 원리든 이론이든지 간에)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있고 그 틀에서 뭔가 다른 것을 볼 수 있고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그들로 인해 우리의 문명은 양면성을 가지게 되었다. 편리성과 파괴력. 기술의 발달은 우리에게 생활의 편리와 안락을 가져다 주었지만, 다른 한편으론 환경오염과 같은 파괴력 말이다(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은 원전같이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지만, 우라늄을 쓰고 난 후의 폐기물또한 우리 인간에게 물려주는 것 처럼 말이다).

 

방정식이나 원리 혹은 이론을 만들었던 사람들조차 그 발견이 어떻게 진행되고 사용될 것이라는 미래예측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단지 그 원리에서 더 많은 가치를 만들 수 있는 과학자들이나

그것을 돈벌이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보다 더 긍정적인 가치로 만들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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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16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2-05-16 22:57   좋아요 0 | URL
제가 검진 받은 것이 아니고 볼일이 있어 다녀 온 것이었어요.
이번에 건강검진 하라고 나왔지요. 희망님하고 나랑 동갑이니 나왔을 것 같은데. 저는 6월까지 하라고 하던데... 할까 생각중이에요. 8월에 검사가 잇거든요^^

희망으로 2012-05-19 22:21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런데 원래 그해 12월까지 검진하는거 아니었나요.
전 하지 말까 생각중인데요^^

scott 2012-05-26 18:10   좋아요 0 | URL
숫자,수치, 공식에 둔감해서 이런 법칙,방정식을 고안하고 알아낸 이들을 알게 되면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어요.
원리나 결과에 멈추지 않고 그너머, 한단계 도약하는 이들은 통찰력으로 사물과 원리를 파악해낸것이겠죠.
아마 기초과학,수학의 탄탄함이 빚어낸 산물인것 같아요.^^

기억의집 2012-05-29 21:18   좋아요 0 | URL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딱 스캇님 말이예요. 한단계 도약하는 통찰력~
이런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저 요즘 테드 찾아 보는데, 서구 과학자들은 한단계 이상 넘어가고 있는 것 같더라구요. 휴, 놀라워요.
 

 

 

이 벚꽃이 한국벚꽃이다. 꽃잎이 많이 달려 있어 나무를 흔들면 눈처럼 내린다.

 

지난 주에, 전에 살던 아파트 단지에 작은 애를 데리고 갔다왔다.

삼십년 된 아파트라 나무들이 울창한 곳이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나무의 수령도 얼마 되지 않아 나무가 그늘을 만들지

못할 뿐만 아니라 꽃나무도 목련 몇 그루 밖에 되지 않아,

꽃히는 계절에 맞게 개나리, 흰목련, 자목련, 벚꽃, 철쭉, 라일락, 후박꽃이 순서대로

피는 그 곳이 그리웠다.

 

아이와 함께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니 꽃이 한가득 보인다.

후박나무가 여전히 버티고 서 있고 건물 사이로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차 그늘을 만든다.

나무 그늘 밑을 걸으며 파란 하늘을 쳐다보니

이보다 더 좋을소냐~ 싶다.

 

그런데 이상한 게 아파트 초입부터 후박향기와 라일락 향기가 진동을 한다.

후박과 라일락은 오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 향기를 뿜어되는데.

그러고 보니, 올 봄에는 추었다가 빨리 더워져서 그런지

꽃들이 자기 시기를 못 기다리고 한꺼번에 다 피웠다.

이러면 정말 재미없는 꽃피는 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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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05-11 02:19   좋아요 0 | URL
꽃이 져도 푸른 잎사귀가 싱그러우니
이대로 즐기면 되지요~

기억의집 2012-05-11 13:27   좋아요 0 | URL
네 저는 특히나 오월의 나무잎 색을 좋아해요. 짙은 색이 아닌 연두빛 도는. 햇살을 받으면 어찌나 이쁜지 모르겠어요. 지난 주에 그 나무색깔을 즐기러 나갔다 왔습니다.

icaru 2012-05-11 09:10   좋아요 0 | URL
으아, 첫번째 사진 구름,,, 그린 거 아닌가요?
아이의 시원한 키~가 눈에 먼저 들어와요! ㅎ

기억의집 2012-05-11 11:55   좋아요 0 | URL
이쁘죠. 저 때 하늘을 보니 구름이 저렇게 그려져 있더라구요^^ 정말 이뻤고 다시 찾아가니 저의 집 뒷베란다로 보인 자목련이 정말 그립더라구요.

기억의집 2012-05-12 09:26   좋아요 0 | URL
그리고 울 딸 키 작아요. 정말 작아요. 반에서 2번째고요 몸무게도 정상체중에서 미달이에요. 키때문에 고민입니다. 애아빠는 내년까지 안 크면 키성장 호르몬제라도 맞아야하지 않겠냐고 하는데,,,,,4학년인데 키가 130도 안되요.

scott 2012-05-11 21:07   좋아요 0 | URL
우와 꽃나무들로 우거진곳, 늦은봄에 한꺼번에 꽃을 피워버렸네요.
여름은 요란하게 매미들이 울것같아요. 계절마다 향과 색이 바뀌며 피는 꽃들 그리워서 아이와 함께 찾아가셨네요. 나무그늘만큼 시원하고 아늑한곳 없죠.

기억의집 2012-05-11 22:00   좋아요 0 | URL
저 알라딘 서재 돌아다니다가 스컷님방에도 갔다왔어요^^
맞아요. 저 동네 매미소리에 여름이 오고 가고 느꼈을 정도니깐요.
소음 장난 아니지만,그래도 저는 자동차소리보다는 나았어요. 듣기 좋다고 말할 수 없지만, 한편으론 자연의 소리라고 위안하면서 한여름밤을 보냈지요~

저 요즘은 인근 시골가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합니다. 아파트 계약 기간이 만료인데...이 궁리 저 궁리 해 보세요. 애들 학교가 걸려서 궁리가 궁리로 끝날 것 같지만요. 흐흐.

노이에자이트 2012-05-11 23:12   좋아요 0 | URL
올해는 더위가 일찍 와서 식물은 물론 동물들 번식기도 이상해지고 있다고 하네요.그런데 오늘 내일 갑자기 기온이 뚝!떨어지니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영동 지방 날씨 덜덜덜...

기억의집 2012-05-12 09:27   좋아요 0 | URL
여기도 쌀쌀하네요. 아침에 재활욜버리고 오는데 가을맞이하는 줄 알았어요. 오늘 외출할 일이 있는데 애하고 저랑 긴 옷 다시 끄내서 입고 나가야겠어요. 어제도 쌀쌀하고 ...이러다 서늘한 여름 맞는 게 아닌가 모르겠어요.

책읽는나무 2012-05-12 07:45   좋아요 0 | URL
첫번째 사진..전 외국에서 찍은 사진인줄 알았답니다.
파란하늘이랑 푸른나무들,낮은 아파트가 빌라같이 아담하게 이쁘고,
자전거를 타고 있는 따님모습도 여유로워보여 외국여행중에 찍어올린 기행문같아요.^^
지금 이날씨에 꽃구경하기 힘든데,꽃도 한꺼번에 다 볼수 있고^^
이곳은 영산홍꽃들만 한창이네요.(전 이꽃들이 진달래꽃인줄 알았다는~ㅠ)
그러다 이틀전부터 추워죽는줄 알았슴돠.그래서 지금 목이 또 아파오기 시작한다는~ㅠ

사진을 보면서 나도 예전에 살던 아파트가 가까운 거리에 있어 5층짜리 낮은 그아파트를 한 번씩 찾아가보곤하거든요.옛날 아파트는 꽃이랑 나무가 많다라는 것을 전 이제 깨달았네요.그래서 그게 더 그리워 발걸음을 하게 되나봐요.여기 아파트단지에도 나무가 많은편이긴 한데,층이 높으니 아기자기한 맛이 없다는 느낌이 들곤 하는데 전에 아파트는 아름드리 나무도 많고,아파트도 낮아서 낡았지만 예쁘다라는 느낌이 먼저 들어요.
자연에서 살면 정말 맘은 여유로워지는 것같긴하던데...ㅋㅋ
울아파트는 산밑이라 현관문을 열면 각종새들이 지저귀어 주거든요.한 번씩 콘도에서 자고 나온 듯한 착각이 들곤해요.^^
시골오시고 싶으시면 여기 이곳에 오셔도 될터인데..ㅋㅋ

기억의집 2012-05-12 09:33   좋아요 0 | URL
우왕. 나무님 주말의 아침을 왜 이리 일찍 여셨어요. 저는 재활용만 아니면 더 자고 싶던데. 일요일에는 보통 10시에 일어납니다. 지금 밥하려고 하다가 어제 쓴 글이 있어서 이어서 쓰려고 들어왔거든요.

찾아간 그 날 동네 아주머니들을 만났는데, 꽃구경왔다고 하니깐 농담으로 오늘만 들어오게 해 줄께,라고 말씀 하시더라구요. 아, 내가 이방인구나 싶었어요. 저 아파트 정말 낡았어요. 너무 낡아서 살면서 수리비용 만만치 않았다는. 일일히 주인한테 말하긴 뭐 해서 작은 부품정도는 저희가 다 고치면서 살았어요. 나중에 보일러가 크게 망가져서 그거 하나 고쳐 달라고 했네요. 수도도 어러번 새서 고생하고. 밑의 집에 물새서 난리도 아니고. 낡은 집은 그런 단면이 있더라구요. 그래도 저기서 칠년 살았어요. 저 꽃나무들 때문에~

희망으로 2012-05-12 19:32   좋아요 0 | URL
낮은 아파트의 운치가 이국적이란 느낌 저도 드는데요~
한꺼번에 피고 지는 꽃들이 아쉽긴 해요. 이번 봄엔 중랑천변으로 걸을 일이 많지 않아 벚꽃을 많이 못 봤어요. 눈꽃 날리는 길을 걸으면 진짜로 기분 좋은데...

기억의집 2012-05-14 18:36   좋아요 0 | URL
올해는 중랑천변도 가보질 못했어요. 울 동네는 장미 피었던데..조만간 장미구경이나 하러 가야겠어요.

저 동네는 꽃나무때문에 평판이 좋아요. 가 보면 나무밖에 볼 게 없다는. 사진에는 안 나왔는데 1층은 따로 정원도 있는 곳이에요^^

아영엄마 2012-05-14 17:03   좋아요 0 | URL
올해는 날씨때문에 꽃들이 순차적으로 피지 않고 한 시기에 몰아서 한꺼번에 피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더 화사하고 화려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필 때처럼 한꺼번에 가버려 아쉬운 마음도 큰 듯 합니다.
오늘 비가 와서 날이 좀 선선하네요. 감기 덜 떨어진 막내도 집에 있고 해서 보일러 틀었습니다. ^^* 약 달고 사는 거 좀 그만했으면 싶네요. -.-
한 며칠 봄날씨이다가 확 더워질 것 같은데 조만간 일정 맞춰서 한 번 봐요~. ^^

기억의집 2012-05-14 18:45   좋아요 0 | URL
전 쫌 추웠어요. 그래서 장판 틀고 있었어요.
애들 아침에 긴팔 입혀서 보내길 다행이에요. 안 그랬으면 떨었을텐데.

연우는 감기 달고 살죠. 어린이집 가면 다 그런 것 같아요. 연우는 어린이집 적응 잘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