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헐, 나는 일년 열두달중에서 11월달이 가장 싫따~.

4계절중에서 겨울을 가장 좋아하지만(따스하고 안락한 집에 틀어박혀 있을 수 있어서),

겨울이 시작되는 11월이 제일 싫은 이유는 바로 김장때문.

10월말부터 친정엄마한테 엄마, 11월 몇일에 김장할거야? 몇 포기 할건데? 를 연차 물으며

이번에 그냥 겨울에만 먹을 거 하면 안돼? 한 이십포기기 정도! 라고 읍소하며 닥쳐오는 김장철인 11월을 무거운 맘으로 맞이한다.

 

우리집 김장은 몇년 전부터 엄마와 나 단둘이 하는데( 언니가 일 다니기 전에는 셋이 했음),

언니마저 일 다니고부터는 엄마와 나뿐~

어렸을 땐 겨울에 배추김치뿐만 아니라

겨울에 차가운 동치미무 아삭 씹어 먹는 게 그렇게 좋을 수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 어린 시절 동네 아줌마들 모여서 품앗이 김장하는 기간 동안

아줌마들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지금은 배추김치 한 종류만 담글뿐인데....

예전에 비하면 지금 김장은 이틀만 고생하면 되는데..... 나오는 것은 한숨뿐. 휴!

 

우리집 같은 경우는 고모가 배추 농사를 짓기에

밭에서 배추를 뽑고(물론 무나 갓같은 기타 김장재료도), 그걸 차에 실어

엄마네 집에 나르고(흑흑, 이층이라 엘리베이터도 안됨. 40,50포기를 계단으로 날라야함)

다듬고, 씻고, 절이고, 무채 썰어 속 만들고, 버무리고,

물론 나는 엄마의 보조지만, 김장을 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

참고로 우리집은 올케 안 시킴. 딸들이 알아서 다 함.

 

올해도 여지 없이 11월 김장철이 다가왔고,

친정엄마 왈 11월 중순 넘어서 김장 한다고 하길래,

싫은 내색 안 하고 김장 하고 엄마, 술이나 한잔 하자고 

말하고 며칠날 고모네 배추 뽑으러 가자고 약속 했더니

이번에 고모네 배추 농사가 안 되서 배추 사서 김장 하라고 했단다.  

 

더 놀라운 것은 매번 돈 안들고 김장한 탓에

막상 배추 40,50포기를 사려니 돈이 아까워서 그런지

친정엄마가 왠일로 이번에 겨울에만 먹을 김치 15포기만

하자고 하신다.

봄부턴 니네들이 알아서 담궈 먹으라고.

풉, 이쯤되면 이건 김장이라고 할 것도 없음.

그래서 오늘 엄마랑 동네에서 배추 15포기 사들고 차에 싣고 왔다.

큭~ 15포기 계단으로 나르는데, 이건 뭐 배추 나르는 것 같지도 않더라, 하핫.

 

낼 다듬고 절이기만 하고 토요일에 김장 기분 내며 버무리기로 했다.

이래나 저래나

올 김장은 가뿐한 마음으로~

 

수년 동안 김장을 하면서도,

아이들이 있으면 김장 방해만 됐다고 김장때 할머니집에 얼씬도 못했던,

우리 아이들은 김장 때만 되면 읽어주던 김장 관련 그림책 덕에

김장 판타지를 가지고 있는데,

올해 친정모가 왠일로 애들 데리고 와서 김치도 버무리고 보쌈도 먹자고 하신다.

올해는 판타지가 현실체험이 될 듯.

 

김장에 요구되는 강도 높은 노동력을 모르는 아이들은 그 그림책에 묘사된,

온 가족이 모여 싱글벙글 웃으며 김치 담그는 모습이 진짜 김장인 줄 알겠지만,

추억의 절반은 맛이라고(아무리 생각해도 이 책제목 너무 잘 지었음),

막 버무린 배추와 보쌈 한 입의 맛을 추억으로 간직했으면.....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2-11-26 15:00   좋아요 0 | URL
언제나 노동은 엄마들의 몫, 추억은 아이들의 몫이죠. 그래도 늘 아이가 엄마가 되는 것의 반복이니, 누구든 억울할 건 없겠죠?^^

기억의집 2012-11-26 20:20   좋아요 0 | URL
섬님, 저는 딸애한테나 며느리한테 김장 안 물려줄건데. 흐흐.
김장뿐만 아니라 명절도 저는 안 할거에요. 언니랑도 김장하는 날 다 끝나고 이야기 했는데, 김장도 이제 우리세대가 마지막이라네요. 그러니깐 40대요.
아, 정말 김장 지겨워요. 엄마 돌아가시면 전 안 할 거에요. 너무 힘들어요. 김장 정말 말도 들어도...흑흑.
섬님은 김장 해 보셨어요?

scott 2012-11-27 11:40   좋아요 0 | URL
오! 보쌈은 햇김치 겉절이랑먹어야 제맛!
올케들은 친정집 김장일 돕겠죠. 두분이서 이많은 포기를 어찌..
어머님 기억의 집님 같은 딸 두신것 고마워하셔야할것 같아요.
이런딸 요즘세상에 드물어요.
이글 읽을수록 가슴이 져립니다.

전 김장하시는 엄마 옆에서 필요한 재료들이나 옮겨주고 익은 홍시에만 눈독을 들이는데...

기억의집 2012-11-30 21:12   좋아요 0 | URL
스컷님 댓글이 늦었죠. 휴, 제 손에 언제나 스맛폰이 있어도 미즈넷하고 네이트의 판 열심히 읽느냐고, 특히나 댓글들 읽느냐고 여기 올 시간이 없어요. 큭큭. 댓글이 너무 재밌어서.... 거기 은근 중독성 있는 거 있죠. 아침에 일어나면 젤 먼저 미즈넷하고 판에 무슨 글 올라왔나 궁금해서 거기부터 검색한다는. 완전 중독된 것 같아요.==;; 다시 여기로 돌아와야하는데. 이를 어쩔꼬 싶습니다.

아, 올해는 같이 했어요. 올케가 김장 때 꼭 불러 달라고 했는데, 저희가 올케 안 불렀어요. 올해는 애들도 다 부르고 해서 보쌈도 먹고 재밌었어요. 포기가 얼마 안되서, 흐흐 인증샷 올릴께요. 기분 좋게 했어요. 정말~

울 엄마는 딸들한테 고마워 하셔야하는데....저같이 매일같이 가 있는 딸이 몇이나 되겠어요. 흐흐 자화자찬 분위기.


책읽는나무 2012-11-28 13:41   좋아요 0 | URL
요즘 너무 뜸하게 알라딘을 들어와서 님의 댓글 읽고 부리나케 달려왔습니다.^^
아~
저도 이번주말 친정에 김장 도우러 갑니다.
우린 올해 백 포기만 하신다네요.ㅠ
몇 년 전엔 200포긴가? 한 적 있었는데 올케랑 허리 끊어지는줄 알았죠.ㅋ
그래도 전 가서 치대는 것(양념 버무리는 것?)만 돕는데..직접 다듬고,절이는 것이 더 힘든 일이긴 하지만...김장은 매년마다 참 여자들에게 힘든 일인 것같아요.
돈도 너무 많이 들구요.ㅠ
덕분에 김치는 원없이 마구 먹을 수 있긴 한데..에휴~

2012-11-28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2-11-30 21:18   좋아요 0 | URL
이번 주 주말이면 낼 이네요. 어이구, 꽈당 백포기요.
나무님 고생하셔야겠어요.
200포기, 숫자만 들어도 저.....기절할 것 같아요. 저랑 친한 지인이 이번에 160포기 했는데, 다음날 회사 가는데,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더래요. 그 말 듣고 맘이 편치 않더라구요. 그 엄마 사정을 제가 너무 잘 알아서.맞벌이인데, 며느리가 둘이고 고모가 있는데도 시모랑 같이 산다는 이유로 그 지인만 붙들고 일 시키거든요. 제가 맨날 세뇌를 시켜서 그나마 요즘은 시모한테 생까게 만들었는데.... 올해도 김장때 그렇게 그 지인만 죽도록 부려먹더라구요. 휴~
김장이 여럿이 모여 해야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는데, 가만 보면 하는 사람만 해서 열 받는 것 같아요.
그나나 애들이 커서 좀 괜찮지요. 어렸을 땐 애챙기면서 김장 하면 더 힘들던데.

2012-11-30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으로 2012-11-28 20:51   좋아요 0 | URL
벌써 11월도 다 가네요~
전 이번주에 김장이예요. 힘든일이긴 하지만 엄마가 담궈주신 김치를 1년내내 먹을 수 있으니 감사하지요. 혼자라면 엄두가 안 날 일이라서....
쬐금이라면 담가먹겠지만 전 김치를 무지무지 좋아하거든요.
애들 좋아해요.
저희 애들은 외가에 가는 좋은 이유가 바로 할머니의 맛인것 같아요. 그래서 맨날 비교하잖아요. 엄마는....이러면서.^^ 나중에 할머니를 떠올릴때 이런 맛도 한 몫하겠지요.

기억의집 2012-11-30 21:30   좋아요 0 | URL
어휴, 울 엄마는 외손주들한테 차갑다니깐요~ 옛날 노인네라서... 어떨 때 제가 그렇게 엄마네 집에 죽치고 있어도 어휴, 울 엄마지만 너무 한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우리 둘짼 거의 외할머니네 집에 들락날락하는데도 외할머니한테 정 없어요. 멀뚱멀뚱해요. 애한테 다정다감한 말 한마디 안 하니. 그냥 저 혼자 위안하죠. 워낙 애들 안 이뻐하시는 분이고, 그냥 울 엄마니깐 그런가 보다 하죠. 그나마 할머니네 집에 가서 사촌형이나 동생 보러 가자고 하면 군말 없이 따라와 놀다 가요. 잘 놀고.
희망님 이번엔 몇 포기 해요? 세 집 나눌려면 한 60포기는 하겠네. 휴, 힘들겠당~ 낼 주말에 하죠. 수고하삼~



노이에자이트 2012-12-01 11:28   좋아요 0 | URL
올해 배추 무가 이상해요.배추는 포기가 여물지 못하고 무우도 조그마하고...우리 시골 밭도 그래요.그래도 맛은 좋더군요.무는 지난주 캤고 배추는 12월 초순에 뽑아야겠어요.
40대 후반 여성 한 분이 모임에서 그러더군요.40대 초반 여자들 중 김치 못하는 여자들이 꽤 있다고...다소 분노하시면서 열변을 토하시더라고요.

기억의집 2012-12-02 18:11   좋아요 0 | URL
저는 배추무가 이상한 게 다행이지요. 흐흐. 안 그랬으면 가서 뽑고 실어 날라야했으니깐요. 으으윽, 생각보다 너무 힘들어요. 그런 과정이~

저도 잘 못해요~ 그래서 40넘어 젤 먼저 김치나 담궈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지금은 못해도 제가 담가 먹을려고 하긴 해요. 근데 솔직히 김치, 발효 식품이긴 해도 저는 건강식품이란 생각은 안 들어요. 겨울 반찬 해 먹을 게 없어서 먹지만요. 크~ 제 생각이 좀 모자르고 한심하긴 하죠^^

노이에자이트 2012-12-02 21:52   좋아요 0 | URL
예전 먹을 게 없던 시절에야 김치가 건강식품이겠지만 요즘 같이 먹을 것이 많이 나오면 아니겠죠.

icaru 2012-12-06 10:57   좋아요 0 | URL
김장 환타지 ㅎㅎ
이 페이퍼를 짐 보다니,, 저도 참 어지간히 알라딘 출입을 안 했네요 ㅠㅠ)
보쌈은 맛나셨나요?
저희 시댁은 이번에 50포기 담그셨어요~ 11월 25일 일요일에 했는데,, 뭔 행사가 그리 많은지,, 형님댁은 학원애들 셤 대비기간이라고 힘들다 하고, 저희는 전날 동생 결혼이 있었구요. 이러구러 했는데,,, 누구보다 어머님이 가장 고생스러우시긴 해요~

1년중에 저도 11월이 젤 싫어욧!!! ㅋㅋㅋ
무채색의 스산한 날씨도 글코,, 11월 가까스로 지났는데,,, 12월이래요~ 12월도 싫어욧!!
춥게 있다가 따뜻한 곳에 --대개는 퇴근이겠지만요~ --- 들어가면, 추위피로 때문에 꼼짝도 하기 싫은데, 집에 들어감과 동시에 새로운 일터에 한발짝 들이는 것이 되다 보니,,,
저의 본래 게으름이 겨울이면 극대화되어서 나타나는 것 같아요...
아... 다 싫대 ㅋㅋ

기억의집 2012-12-07 01:07   좋아요 0 | URL
우와 그럼 어머님께서 50포기 혼자 담그셨어요? 설마~ 아니겠지요~ 휴, 김장 진짜 힘든 노동이에요. 절인 배추라도 속 만들어 넣는게 보통이 아니여서. 어머님이 많이 힘드셨겠어요. 흐흐. 이카루님 부군이라도 가셔서 도와주시징~
이카루님, 연말이라 바쁘신가봐요. 도통 못 뵙겠더라구요. 하긴 뭐 저도 아주 드문드문 들어와서 할 말 없지만요.

오늘 엄마들 모임이 있어 저녁에 밥 먹고 오는데 춥네요. 어그 부츠 신고 나갔는데도 약간 발이 시려울정도로요. 추울때 역시 뜨근한 방바닥에 등대고 지져야 겨울엔 제맛이죠. 이카루님도 퇴근해서 그렇게 함 해보세요. 천국이 따로 없어요 ~

icaru 2012-12-07 15:28   좋아요 0 | URL
물론 가서 도왔지요~ 큰도움 되셨겠냐마는요~
그 주는 토결혼일김장 ㅋㅋ 주말이주말이 아니었죠~
아,,, 그래서 겨울엔 뜨듯한 이불 박차고 출근하는 게 고역이죠.
우리나라 온돌문화 정말 좋은거 같아요 ㅋㅋ
 

즐찾 브리핑을 보다가 알라딘에서 스티브 잡스가 남긴 유산이 무엇인가요?라는 이벤트를 한다는 글을 읽고 궁금해서 들어가 보았다. 다른 분들은 그가 우리에게 남긴 유산으로 무엇을 손꼽을까 궁금해서 말이다. 

 

많은분들이 그 이벤트의 댓글에 그가 남긴 유산으로 혁신을 뽑았는데, 나 또한 그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기술의 혁신이라는 생각에 동의 한다.

 

<아이디어맨>이라는 책을 읽어보면, 잡스에 관한 이야기가 한꼭진가 두꼭지 정도 나오는데, 폴 앨렌이 묘사하는 스티브 잡스는 비록 잡스가 과학 기술자는 아니지만, 그의 주변에서 만들어지는 혁신적인 과학 기술(예로 터치하여 화면 확대하는)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기술 혁명에 열정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그의 과학 기술에 대한 통찰력은, 부분적인 과학 기술의 혁신을 통합해서 아이폰이라는 전대미문의 제품으로 승화 시켰다는 것일 것이다.

 

아이폰은 그가 First mover로서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작품이고 그의 아이디어를 모방한 수 많은 업체들이 First follow로 그의 뒤를 경쟁하듯 쫒고 있다. 몇년 후에는 삼성이나 다른 스마트폰 기업들이 어쩌면 그의 first mover의 위상을 전복 시킬 수도 있을 지 모르겠다. 허나 그가 죽은 일년 후에도 그 누구도 삼성이나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에겐 혁신을 이야기 하거나 기대하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모든 언론인들과 IT 기술자들 그리고 블러거들이 애플에게는 혁신을 요구하고 기대한다는 것, 그거야말로 그가 남긴 마지막 유산이 아닐까 싶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2-10-10 09:26   좋아요 0 | URL
저도 아이폰을 쓰면서 스티브 잡스 팬이 됐는데요..
사람들이 아이폰이 뭐가 좋으냐고 물으면, 전 "다 좋다!"고 했거든요. 동생이 내 말 듣더니, "응 아이폰 쓰는 사람들은 다 언니처럼 얘기하더라. '다 좋다!'고.." 이랬어요.
진짜 굉장해요. 잡스. 그리고 잡스가 없어도 애플사에 대해선 이전 기대를 버리지 않지요. 다들.^^

기억의집 2012-10-11 12:55   좋아요 0 | URL
저도 아이패드 쓰는데 정말 혹하는 거 있죠. 사실 작은 컴퓨터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 있었잖아요. 근데 떡하니 제품으로 내 놓으니 완전 놀랬어요. 지금도 생각해 보면 아이폰 3 나왔을 무렵 전 똑똑하다는 삼성에서 나온 연아폰을 했답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어이가 없다는. ㅋ~

며칠 전에 스맛폰 했는데,,,정말 손에서 안 떨어져요/ 지난 번에 친정모가 한소리 하더라구요. 그 때 우리 가족 세식구가 모여 앉아 손에 스맛폰 보고 있었더니 울 언니한테 야야 쟤네 좀 봐라. 다들 스마트 폰 보고 있다~ 헐^^

2012-10-11 2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12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12-10-17 13:25   좋아요 0 | URL
저도 아이폰을 쓰는데, 첨엔 동기화다 뭐다 해서 한참 애먹었었거든요. ㅋ
익숙해지니까 비로소 잘 만들었단 생각들고 ^^
연아폰이요~ 연아팬이시구낭 ㅎㅎㅎ 그땐 그게 미덕이었죵 ^^

라로 2012-10-18 14:02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잘 지내고 계시나요???
토욜 혹 청주에 오실 수 있어요????
아님 일산에서 봐요~~~. 연락주세요~~~.
저 카톡 없앴어요,,,바쁜데 자꾸 카톡메시지 오니까,,,ㅠㅠ
문자든 댓글이든 연락주세요~~~~.^^

책읽는나무 2012-10-24 19:41   좋아요 0 | URL
10월도 벌써 저물어가는 듯해요.
벌써 말일을 달려가는군요.
잘 지내시죠?^^
 

담담하다. 웅장하고 장엄한 어조로 역사를 말하지 않는다. 젊은 나이에 동남아시아로 끌려가 그 곳에서 죽음을 당했거나, 혹은 일본군 전범으로 고초를 당한 후 살아 남은 젊은 영혼을 추적한 역사의 증언기록치고는  감정을 후리치는 감상적인 면모는 보이지 않는다.

 

우쓰미 아이코와 무라이 요시노리 부부는 태평양 전쟁시 한국인 군무원들이 겪었던  역사적 진실을 찾기 위하여 당시 발행된 신문 기록과 통계 그리고 전쟁을 체험한 증언자들의 기억을 수집하고 기록했다.

 

처음 이 책이 발간한 된것은 1980년이었다. 그 후 32년이 지난 2012년 다시 발간되었다. 사람에게도 우연한 만남이 있듯이, 책도 마찬가지다. 오키나와 여행시 태평양 전쟁때 죽은 한국 청년들을 위한 위령탑을 방문한 후, 태평양 전쟁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솔직히 나는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잘 모른다. 태평양 전쟁이 우리의 역사와 매듭이 묶여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태평양 전쟁 당시 적도에서 묻힌 사람이 만명이었다는 사실을, 그 곳에서 가이드에게 처음 들었고 천명도 아닌 만명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더랬다. 젊은 나이에 머나먼 이국땅에서 사라져 간 사람들. 그리고 미래의 후손들에게조차 잊혀진 참혹한 역사와 사람들. 특히나 그 곳에서 죽은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위령비를 보고 난 터라 태평양 전쟁에 관심을 가졌고 우연찮히 프레시안북에서 날아 들어온 기사에서 접한 책이 바로 <적도에 묻히다>라는 이 책이었다.

 

한국의 후손들에게조차 잊혀진 역사를, 그리고 그 잊혀지고 숨겨진 역사적 진실을 찾기 위하여 우쓰이 아이코와 무라이 요시노리라는 일본인 역사학자 부부는 말레이시아와 한국을 오가며 당시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생존자를 찾아 증언을 들으며 당시의 기록과 맞춰가며 그 때의 상황을 한권의 책으로 펴낸 것이다. 그 당시 과거의 사실을 추적하고 증거자료들을 들이대는 글이 너무나 무미건조해서, 글이 재밌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단, 일본인 부부가 썼지만 그들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담담하게 쓴 글 속에서 이들 부부의 노고가, 역사의 진실을 찾아 돌아다니는 여정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어느 정도는 추측해 볼 수 있었다. 분명 이들 부부의 역사관은 일본국적을 가진 그들 나라에서 보면 배반이었을 것이고 배신이었을 것이다. 전범 국가로서 2차 세계대전동안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은폐하고 역사적 사실조차 날조하는, 일본의 현재 역사관과 대척점에서 서 있는 사람들이다. 무엇이 역사적 진실이고 사실인지 구별하고 역사적 판단을 정확하게 내리기 위해서 작가 부부가 끊임없이 역사의 증언가들을 찾아 기록했다. 이들 부부의 역사적 사실과 진실은추구는 일본의 역사에 침을 뱉는 행위였기에, 역사의 길 위에서 진실을 찾아 돌아다니는 동안 그들은 분명 일본 기업이나 단체로부터 경제적 원조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 부부는 인도네시아, 한국에서 역사의 증언가들을 만날때 허름한 여관을 전전하고(물론 70년대 기록이기에 경제 발전이 안 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빠듯한 여비로 인해 풍족하고 여유로운 취재는 아니었던 듯 싶다. 역사적 진실을 찾으려는 사명감과 그들의 이러한 노력을 헛되지 않게 도와주었던 일본편집자나 정보제공자가 없었더라면, 인도네시아에서 우리의 젊은이들이 어떻게 착취당하고 전번으로 잡혀 사형을 당했는지, 혹은 인도네시아 독립을 위해 싸웠는지 그대로 과거의 시간으로 묻혔을 것이다.

 

자신들의 나라의 역사적 업적을 내세우기보다 역사적 진실을 찾기 위하여 역사의 길위에 섰던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론 독재자 아버지를 정당화하고 옹호하는 아버지의 무덤에 침을 뱉어서야 되겠느냐는 우리 나라 대통령 후보자의  발언은 가소롭기 그지 없었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맥거핀 2012-10-09 01:22   좋아요 0 | URL
예전에 역사스페셜에서 가미카제 특공대의 한국인 대원에 대해서 방영한 것을 보고 이 책을 언젠가 봐야지 싶었는데 이런 내용이군요. 참..이분들 역사의 피해자인데,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잊혀지기를 바라는 존재이고 안타깝습니다. 잊기를 바라는 일을 역사에 남겨놓는것이 역사가의 임무인 것을 생각해보면 이분들이야말로 참 역사가군요.

기억의집 2012-10-09 11:11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정확하게 지적하셨네요~ 이들 부부도 이분들을 역사의 피해자라고 하더라구요. 전범으로 사형당하거나 감옥에서 고국에 돌아가지도 못하고 형량을 살았는데,,,,참 그렇더라구요. 이분들 진정한 역사가들입니다. 지금 70대초반이세요. 이 책을 집필할 때가 40대였으니깐.... 한국정부는 박정희 독재 시대라 저기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 인터뷰하는데, 생존자들의 증언 들을 때 편한 상태는 아니데도 구례같은 곳에 찾아가 듣고 기록하고 당시의 기록과 대조하면서 일본이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고발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분들이지, 싶습니다.

2012-10-11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12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2-11-23 15:30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 서점에서 보고 관심가졌다가 잊고 있었는데,
다시 환기시켜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시 잊어버리기 전에 얼른 사서 읽어야겠어요.
 

 

 영화 <매트릭스>는 기계가 인간의 의식을 통제, 양육하며 만들어 내는 가짜 현실에 맞서 대항하는 SF영화이다. 그러니깐 영화에서 의미하는 매트릭스이란 가짜 현실을 실제 현실로 착각하면서 사는 컴퓨터 세계인 것이다. 가짜 현실과 실제하는 현실, 영화의 주인공들은 자신들이 가짜 현실에 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가상현실을 파괴하고 진짜 현실세계를 되 찾으려고 저항하지만 그 그 저항은 결코 쉬워보이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떠 오른 단어가 바로 메트릭스였다. 가상현실세계인 메트릭스. 과연 우리는 자신있게 메트릭스에서 살고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컴퓨터가 만들어 낸 가상현실은 아니지만,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낸 가짜 현실에 갇혀 살고 있지 않는다라고 말할 수 있는가 말이다. 우리는 수 천년 전부터 우리가 만들어 낸 신에 복종하며 의지하였으며, 수백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적인 문화와 관습에 대해 옛날부터 그래왔으니깐 따르는 것을 당연시하고(예를 들어 제사 문화, 제사 안 지내면 조상신이 후손들에게 엄청난 재앙을 내릴 것 같은 두려움에 지내는 것은 아닌지 ), 미신과  영적인 존재들이 있다고 믿는 것이야말로 가상 현실 아닌가. 왜 어떤 근거로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낸 실체 없는 존재에 대해 현실적으로 있다고 믿고 숭배하거나 제를 지내는 것일까.

 

아마도 수 천년 동안 사회적, 관습적으로 의문 없이 세대가 바뀌어도 받아 들이는 순진성과 우리를 둘러싼 물질적인 자연 세계에 대해 이 땅위에  살면서도 아무 의심도 없이 받아 들인 결과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 혹은 자연세계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솔직히 말하자.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해 잘 모른다. 나 또한 수년 전만해도 과학 지식에 무지했다. 과학 지식에 대해 잘 몰라도 사는 데 지장이 없으니깐 과학적 이론들에 대해 잘 알려고 하지 않았다. 지구가 태양을 돌고 우리는 중력법칙에 의해 지구에 서 있을 수 있다는 정도. 그 이상 알려고도 않았고 알 필요도 없었다. 왜냐하면 과학은 저 너머의 일반인들이 넘겨 볼 수 없는 머리 좋은 과학자들만의 세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신 나는 우리가 만들어낸 현실적 세계에 충실했다. 신을 믿었고 윤회설을 믿었으며 이 세상에는 영적인 존재가 있어 살짝 두려움에 떨기도 했으며, 믿음에 대한 배신이 큰 화를 불러 일으킬 지도 모른다고 굳게 믿었었다. 세상이 만들어 낸 메트릭스에서 한치의 의심이나 불신 없이 갇혀 살았던 것이다.

 

그러다 몇 권의 물리학책과 몇 권의 진화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이 변했고 강해졌다. 이럴 때 진보라는 말이 어울린다면 쓰겠다. 진보적으로 변했다. 세상엔 알아야 할 것들이 넘쳐 나고 의심투성이라는 것을.

 

아직도 갈 길은 한참 멀지만, 지금 우리는 물리학의 진정한 핵심과 정수를 찾은 것 같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깨닫고, 모르는 것의 양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다 p-26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과 접근법은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다. 그 방식이 어떤 것이든 내가 믿고 의지하는 실체에 대해서 한번쯤은 의심하고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거대 권력의 메트릭스에서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틈틈히 현실 세계를 가장 정확하게 이해하는 방법으로 과학책을 읽을 것이다. 이 책은 어쩜 물리학史를 알기 쉽게 정리했다고 할 수 있겠다. 시공간속에 살면서 그들의 존재를 까막게 잊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간과 공간에 대한 아인슈타인의 획기적인 발견과 물리학사의 여러 발견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은하계에서 지구가 무한 생명을 가진 불로장생의 행성이 아닌 아닌 50억년 후에는 불가피한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이유와 그리고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여러가지 조건이 잘 갖춰진 우리의 골디락 zone인 지구를 보호해주는 자기장이 약해지고 있다는 흥미로운 글들이 넘쳐 난다. 현재의 메트릭스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가장 손 쉬운 방법은 과학책이 아닐까.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군자란 2012-09-18 09:27   좋아요 0 | URL
님의 생각에 동감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의식도 못믿을 거라는게 두렵습니다. 결국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이기적인 속성이 우리 의식의 본질이기에 기본적으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자기라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조차도 확정된 것이 없기에 유동적인 삶. 유동적인 가치, 유동적인 존재라는 것이지요.

기억의집 2012-09-18 21:10   좋아요 0 | URL
그렇긴 해요. 믿고 싶어하는 것만 믿으려고 하죠. 저도 그러고 보면 신이 없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니 그쪽으로만 읽게 되거든요. 근데 차라리 유동적인 게 더 새로운 틀을, 사회적 가치관을 만드는데 용이하지 않을까 싶기는 해요.

2012-09-18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19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25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27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27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12-09-27 09:11   좋아요 0 | URL
표지가 책의 내용을 상징*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나의 이해도와는 무관하게 잘 만들어진 책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ㅎㅎ
아, 이렇게 해서, 앞으로 읽어야 할 책 목록에 한 권 또 추가요!! ㅎ

기억의집 2012-09-27 12:18   좋아요 0 | URL
이 책은 물리학에 대해 정리가 쉽게 되어 있어요. 재밌기도 하고. 번역도 알아주는 분이 하셔서 매끄럽구요. 이카루님, 카톡으로 나중에 보내겠지만, 명절 잘 보내세요. 전 올해 집에 있어요. 안 내려가고~ 완전 맘 편한 거 있죠.

책읽는나무 2012-09-27 14:29   좋아요 0 | URL
최재천의 '통섭의 식탁'이란 책을 얼마전에 읽었는데요.
그래서인지 님의 페이퍼 내용이 쏙쏙 귀에 들어오게 되네요?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이쪽 계통의 책들을 너무 멀리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문득 했었습니다.바로 가까이 두고 챙겨 읽어야할 책이지 싶어요.
헌데,'물리학'이라고 하니..좀 긴장되긴 합니다만..ㅋ

아~ 나도 스맛폰 구입해야하나? 싶네요.내주변 모든이들이 스마트폰으로 카톡 주고 받고 있으니 흑~ 진짜 이젠 나만 골동품 핸드폰 가지고 있더라구요.ㅠ
약속 정할때도 카톡으로 자기들끼리 다 정해놓고,전 언제나 통보를 받고 있다죠?ㅋ
지금 대화 화제꺼리는 그 애니팡인가? 뭣인가? 귀찮아 죽겠다고 하던데..쩝~
전 그게 뭔 소린지??? 덕분에 전 귀찮지 않아 좋은건지? 그것마저도 부러운건지?ㅎㅎ
갑자기 '카톡'이란 문구를 보니 '애니팡'이 떠올라서요.

기억의집 2012-10-09 11:14   좋아요 0 | URL
ㅋㅋ 나무님, 답글이 너무 늦었죠. 하루하루가 총알처럼 갑니다. 스맛폰 재밌어요. 생각보다 재밌어서 하루종일 손에 끼고 살고 있다는. 저는 애니팡은 안 해요. 게임은 예나 지금이나 좋아하지 않아서 깔지도 않았어요. 울 아들은 한번 해 보라고 카톡으로 연신 뭐 날리던데...걍 생까요.

통섭의 식탁 전자책으로 사서 읽었는데,,,,솔직히 별로였어요. 그나마 반값으로 사서 다행이지...가볍게 읽긴 했지만, 글에 성의가 별로 없으신 듯 했어요.

2012-09-27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09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 아이들 방학 동안 인터넷을 거의 안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잘 몰랐어요. 전업주부라도 한가하게 집에만 있는 게 아니라 집에 있으면 애들 챙겨야하고, 혼자 사시는 친정엄마네도 수시로 들락날락 거려야해서 하루가 어찌나 빨리 가는지 자고 나면 아침이고 여기 저기 들쑤시고 다니면 저녁이고 그러네요. 그래서 이 조그만 땅덩어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무엇이 어떤 흐름을 타고 있는지, 어떤 책이 입에 오르내리는지도 모르고 살고 있었어요.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책은 읽었지만, 인터넷 할 시간은 녹록치 않더라구요. 그러던 차에, 지인께서 프랑스 원화전 가자고 전화가 와서, 사실 프랑스 원화전 열리는지도 몰랐어요, 지난 금요일 약속 잡고 갔다 왔네요.

 

 

프랑스 원화전 입구에요.  입구 앞에는 이번 전시회에 전시된 작가들의 캐릭터 상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저는 이런 그림책 캐릭터 상품에 전적으로 찬성해요. 사실 책만으로 작가들의 생계수단을 책임 질 수가 없기에 이런 캐릭터 개발이 작가의 생계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어서 우리나라 그림책 작가들도 이렇게 자신의 그림책 캐릭터가 상품화 되었으면 좋겠어요.

 

 

 

 

캐릭터 상품이 진열된 전체적인 모습^^ 지인의 모습이 보이네요~

 

 

 

 

 

 

 

 

크리스티앙 볼츠의 그림책 재료는 금속이나 천같은 것이었어요. 이런 작품들은 재료때문이라도  배경은 배제되고 캐릭터가 주입니다. 단순하고 차갑다는 단점은 있지만 아이가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은 있는 것 같아요.

 

 

다음은 나탈리 레떼의 작품들이에요.

 

 

 

 

이 작가는 색이 무척이나 화려했어요. 대담하게도 분홍도 집어 넣어 색이 화려하면서도 강렬하다고 해야하나 그런 작가였던 것 같아요. 마지막은 펠트로 스티치한 에펠탑을 주제로 한 펠트 작품이에요. 이건 실물이 휠씬 이쁜 것 같네요. 제가 사진을 잘 못 찍어서 그렇지, 색감각이 무진장 뛰어난 작가였어요.

 

 

 

플라비아 루오톨로라는 작가인데, 처음 접한 그림책 작가였어요. 특이한 것은 그림책에 이런 추상화를 시도했다는 점일 거에요. 이 작품은 은물이라고 해야하나요, 그런 스탈이에요. 자석으로 저런 도형같은 도구를 만들어 아이들이 자신만의 추상화 그림을 만들 수 있었어요.

 

저는 아무래도 아이가 있어서 그림책에 흥미가 많고 좋아합니다. 그런데 저런 추상화 기법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언제나 궁금했어요. 실제로 저런 추상화 기법은 연속적인 이야기가 중점이 아니여서 도형화된 이야기를 네버엔딩 스토리처럼 아이가 만들 수 있거든요. 정형화성을 탈피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던 작가였어요.

 

다음은 제라르 로 모나코의 작품이에요. 팝업스탈인데, 작품 구성이 연결되어 있어서 아주 재밌어요. 서커스를 주제로한 그림 팝업북입니다. 여기에는 안 올렸는데, 이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전시 되어 있었어요. 색 하나에도 엄청 신경 쓰더군요.

 

 

 

 

 

 

 

 

 

 

 

 

 

 

 

 

다음은 필립 켈렝의 작품입니다.

 

 

 

 

 

 

<신사의 품격>에서 김하늘이 본 작품이었나 보더라구요. 우리나라 발간된 책의 띠지보니 그렇게 나왔더라구요. 이 사진에서 나온 화면은 전자책인데, 전자책에서 화면이 움직이니깐 신기하대요.

 

 

안느 크로자의 작품이에요. 전체적으로 대상의 면이 넓어서 시원스런 느낌이 든 작품이었어요.

 

 

 

 

 

 

 

 

 

 

 

 

 

 

 

 

우리나라에 프랑스 작가치고는 꽤 많이 발간된 그림책 작가입니다. 마르크 부타방. 그림이나 캐릭터는 귀엽고 예쁜데 거기에서 그림책을 들춰보았더니 글이 깨알처럼 많더군요. 읽은 주는 엄마나 아빠가 적잖이 힘깨나 들 것 같았어요. 아, 저는 지금도 11살인 작은애한테 하루에 한권씩 꼭 책을 읽어주는데, 이 책만은 노땡큐라고 외치고 싶어요. 캐릭터가 앙증 맞고 귀여워서 엽서가 있길래 엽서 사서 액자에 장식해 놨어요. 

 

 

플로리 생발 작품입니다. 이 작가는 캐릭터 상품에 주력하는 작가인 것 같더라구요. 그림이 정갈해요, 군더더기 없이.

 

 

생각보다 프랑스 그림책 작가들이 뛰어난 이야기꾼들은 아니었어요. 제 생각엔 연속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보다 상당히 단편적이었어요. 이야기의 기승전결이라는 완결성은 부족했습니다. 이야기가 뚝뚝 끊어진다고 표현해야 하나요. 일본 그림책 작가들처럼(아, 이런 비교는 좀 그런가요. 저는 일본그림책 작가들이 이야기가 뛰어나다고 평소 생각해서~) 일상적인 혹은 상상력이 풍부한 주제나 소재로 한편의 연속성을 가진 완결된 이야기로 만들어 내기 보다 보다 그림 자체에 정성을 들인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그림책의 다른 범위를 넘어서 여러 기법을 실험하고 시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더라구요. 저는 평소 이야기(구체성)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아이들이 이런 추상적인 창작 기법을 과연 잘 받아 들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들은 과감히 이런 추상적인 기법을 도입하고 아이들에게 다르게 보여주는 법을 알려주고 좀 더 높은 차원으로 사고를 끌어 올리는 것 같았어요.

 

어떻게 보면 어른의 시각에서 보면 별거 아니겠지만, 아이의 눈높이에서 보면 그림책의 여러 실험적인 시도가 파괴적인 것 일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런 추상적인 세계를 받아들이는 아이들은 나중에 어떤 사고를 하고 어떻게 세계를 바라볼까요? 충격 좀 받았네요. 아, 그림책이 이렇게 진화하는구나 싶어서요. 일상성이나 구체성에서 과감하게 탈피하는 것도 다른 차원의 세계를 볼 수 있는 한 방법 아닌가 싶어서요. 확실히 유럽식 시각은 우리와는 좀 다른 것 같아요.

 

 

 

 

 

 

 

 

프랑스 원화전 둘러보고 근처의 교보 문고로 와  책 좀 둘러보고, 그 때 이번에 문동에 나온 하루키의 에세이집 조금 읽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일본 그림책 작가 안자이 미즈마루의 일러스트가 있어서 그런가, 소장하고 싶어지더라구요. 그래서 그런데, 문동은 하루키의 이번 에세이 전자책으로 안 내나요?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이에자이트 2012-09-13 22:56   좋아요 0 | URL
그림 구경 찬찬히 했습니다.동물그림이 특히 귀엽네요.

기억의집 2012-09-14 09:24   좋아요 0 | URL
제가 사진을 잘 못 찍어 정확하게 안 나왔는데요, 실제는 더 괜찮아요~

icaru 2012-09-16 14:46   좋아요 0 | URL
하루가 어찌나 빨리 가는지에 한표요 ㅎㅎ

기억의집 2012-09-16 23:0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애아빠 오니 하루가 해 올랐다 금방 떨어지네요~ 오늘 파김치 담갔어요. 장보고 후다닥 파김치 담그니 저녁 금방이네요. 와이셔츠 다려야하는데 이러고 있어요~ 이 글만 쓰고 와이셔츠 다리러 엉덩이 떠야겠어요.

2012-09-16 14: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16 2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18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16 14: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16 2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18 1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으로 2012-09-17 11:17   좋아요 0 | URL
추상적인 그림도 그렇지만 프랑스 책은 어릴적부터 철학적 사고를 유도하기 위한 책들도 많은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이 우리와는 좀 다르죠. 아무래도 유연한 사고에는 도움이 될 테구요.
멀리서 잡힌 지인이 아가씬줄 알겠어요^^

기억의집 2012-09-17 12:21   좋아요 0 | URL
큭 그러게요~ 저도 지금 열심히 살 빼는 중~
유럽은 확실히 우리랑 교육이 틀린 것 같아요. 좀 어렵기도 하고,아이에게 추상성이 얼마나 득이 될까? 의문은 들어요. 득이라기 보다..뭐랄까, 아이가 자라면서 사물을 볼 때 과연 추상적인 사고가 도움이 될까? 싶기는 해요.

scott 2012-09-17 11:23   좋아요 0 | URL
예전에 씨제이 그림책 축제 때 일본 동화,그림책들이 기억의 집님 말씀처럼 일상의 상상력을 이야기로 잘풀어내는것 같았어요. 기억의 집님이 올려주신 사진과 글을 읽고나니 실제로 본것 같아요.
하루키 에세이는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에 나노는 글들이 기존 짜집기 책에서 읽어보적 없는것들이 많아요.^.^

기억의집 2012-09-17 12:25   좋아요 0 | URL
규모는 작았어요. 몇 작가 빼고는 대도록 사진을 전체적으로 잡아 올린 거에요. 큐레이터를 잘 했더라구요. 아이들이 좋아할 정도로. 그 때 원화전 보러가니 아이들 손님 많이 왔었어요. 저는 아이들 보면서 아, 나는 이제 저 힘겨운 시절이 지나갔구나, 하는 안도와 허심의 미소가~

일본 그림책은 추상적인 거 거의 못 봤어요. 언제나 구체적인지.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를 정말 재밌고 감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은 거 같아요. 제가 그래서 일본 그림책을 못 버리잖아요. 아이와 공유했던 따스한 감정의 기억이 많아서 . 하루키 저 에엣이 전자책으로 나오면 당장 지를 거에요. 근데 일본도 무말랭이 먹는군요.

아영엄마 2012-09-17 13:31   좋아요 0 | URL
전시회 내용과 관람평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올리셨네요~. 저는 이제 이런 것도 힘들어서 페이퍼로 안 남기게 되더라구요. (갈수록 귀차니즘...-.-;)
댓글도 죽 읽어내려가다가 희망님 댓글 보고, '어?? 어디~ 어디~' 하며 다시 사진들 살펴봤네요. ㅎㅎ

기억의집 2012-09-17 14:05   좋아요 0 | URL
큭큭 사진 작게 해서 올렸어요^^ 자유부인이라니깐요~ 시간 남아 돌았는데 주말 남편오고 그냥 바쁘네요. 이번주에 엄마오면 더 바쁘겠죠~

책읽는나무 2012-09-25 16:38   좋아요 0 | URL
저도 아가씬줄 알았는데 희망님이셨던거에요?
추석이 성큼 다가오니 마음이 바쁘네요.
지난번에 이페이퍼 읽고 오늘 다시 또 읽고 이제사 글 남기네요.ㅋ
저도 프랑스 그림책은 많이 안읽어줬나봐요.
최근에 본 <빨간 자동차의 하루>책 밖에 모르겠네요.ㅠ

기억의집 2012-09-26 17:16   좋아요 0 | URL
흐흐 아영엄마님이에요. 원래 희망님하고 아영엄마님하고 한달에 한번 모이거든요. 만나 밥 먹고 낮술 마시면서 수다 떨어요. 나무님 나중에 서울 올라오시면 나무님 스케줄에 맞춰 한번 봐요. 엄마들 모임이라 재밌어요~

저도 유럽그림책은 그닥 정서적으로 멀어서 잘 안 읽어줘요. 잘 안 사고요. 나무님은 빨간 자동차의 하루는 아시네요. 전 저 때 가서 알았어요~

책읽는나무 2012-09-27 14:17   좋아요 0 | URL
아~ 아영맘님이셨구나!
예전에 한 번 사진으로 뵌적이 있었는데요.
얼굴모습이 지금은 가물가물한데,분명 미인이셨단 기억은 또렷하게 남아 있어요.^^
헌데 현재 보이는 사진 실루엣은 진짜 아가씨 같네요?ㅋ
(무슨약을 드시고 계시기에 더 젊어지는걸까요???)
제가 자주 만나는 지인중 한 분을 많이 닮았아요.분위기나 이미지나~~^^
그언니는 맨날 책방에서 공상과학 비슷한 책 빌려다 읽고 있는데..ㅋ
님들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벌써 얼굴이 빨개지면서 어색하고 떨리네요.ㅎ

<빨간 자동차의 하루>는 그때 보림 신간평가단에서 책을 받아보아서 알게 되었어요.
그림이 완전 원색이라 첨엔 낯설었는데..플랩을 넘겨보면서 어린 아이들에게 참 유익하겠단 생각이 들던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