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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언니가 심심하다고 커피 마시러 오라 했지만, 거절하고(흐흐 언니, 저 이따 엄마네 가야해요~라고 말하고) 비오는 창밖을 내다보며 방금 내린 커피를 마시고 있다. 축축한 공기 속에서 퍼지는 커피 향기.

 

청소을 일찍 끝내놓으니 엄마네 가기 전 두시간 정도 아침에 여유가 생겼다. 이 두시간은 완전히 나만의 시간. 책을 읽거나 알라딘에 후다닥 페이퍼를 쓰거나 책 검색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

 

요즘 읽고 있는 책은 <나의 행복한 물리학 특강>과 <우주를 느끼는 시간>. 한권 진득히 읽으면 좋으려만, 책에 대한 집중이 맘 먹은 것 만큼 안된다. 점점 짧아지는 독서 집중력.

 

월터 르윈 교수가 MIT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기초물리학 강좌를 책으로 낸 <나의 행복한 물리학 특강>은 말 그대로 기초적인 물리 이론들을 설명하고 있다. 현재 4장 들어가고 있는데, 특이한 것은 책 중간중간에 스마트코드가 있어 스마트폰의 바코드앱으로 찍으면 르윈 교수의 실험 동영상이나 자료를 참고할 수 있다는 점. 이런 경험(책 읽으면서 바코드 찍어 추가자료 확인하는 것)은 처음인데, 책 읽으면서 바코드 찍는 재미가 여간 아니다. 이 정도면 책도 진화중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나. 원전도 이런 구성이 있는지 아니면 번역책만 이런 건지 궁금하다.

 

어쩌다 이 책을 번역한 고중숙씨 번역책을 많이 읽고 있는데, 이 분 궁금해서 찾아 보니 한겨레에 칼럼으로 실린 에세이를 책으로 낸 것도 있어 나중에 한번 구입해서 읽고 싶다. 과학책 번역가들 중에서 우주나 물리에 관한 책들은 박병철씨와 고중숙씨(고중숙씨는 괴델책을 두 권이나 번역)나 생물학 분야에는 김명남씨 같은 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듯. 박병철씨나 김명남씨는 전문번역가지만, 고중숙씨 같은 경우는 교수까지 겸임하면서 번역서를 내고 있다. 학문적 열정이 대단하다.

 

위의 월터 르윈 교수나 <우주를 느끼는 시간>의 티모시 페리스 교수 모두 이제 연로한 과학자들(70대)들인데, 아직도 과학에 대한 열정이 책이란 형태 속에 고스란히 녹아 독자인 나에게까지 그 열정과 애정이 전달된다.. 르윈 교수는 60년대 중반에 그리고 페리스 교수는 어린 시절인 50대년부터 천체를 관측하며 과학자로서 첫발을 디뎠는데, 그들의 직업이 일관된 삶으로 이어오고 있다는 것에 경의를~

 

이 책은 자신이 왜 천체에 매료되었는지, 어린 시절부터 현역시절까지의 자신의 이야기와 아마추어로써 천체관측을 하는 유명인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꾸며진 것인데, 나는 먼저 이 페리스교수의 이야기보다 인터뷰한 사람들것부터 읽었다.

 

인터뷰이들에게 우와~ 소리 나지만, 구룹 퀸의 브라이언 메이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음악을 하지 않았다면 천문학자가 되었을 것이라는데....아니 누군 머리도 안 좋아, 그  어떤 것에 재능도 없어.... 그런데, 메이는 음악적 재능에 학자적 재능까지 겸비할 줄이야,,,,,,,,,, 그러고 보면 세상 참 불공평해.

 

물리에 관심 없을 때는 하늘의 별을 쳐다봐도 이쁘네, 정도의 감흥이었는데, 물리에 관한 책을 읽고 나서부터는 밤하늘의 별이 달리 보인다. 수 천만년전 과거에 별이 쏘아올린 빛이 현재 내 눈에 반짝거림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시차 불일치의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이 재밌게 느껴진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아이들과 함께 야영하며 천체 관측을 하고 싶다. 조만간 야영장 찾아 길을 떠나봐야겠다.  

 

우리의 천문학사는 별 볼 일 없다. 수천년 동안 하늘의 별을 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살았다는 것이 놀라울 뿐인데, 며칠 전 울 딸이 나한테 사회를 배우는데, 거기에서 우리 나라의 과학이 뛰어나는 말을 해서, 아니라고 5~16세기 케플러나 갈리레오가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다는 것을 관측하고 천체 망원경을 발명할 때, 17세기 뉴튼이 중력이론과 미적분을 만들어낼 때 우리 선조는 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하늘천 따지를 읆으며, 자신의 신분과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파란 하늘과 밤하늘을 쳐다볼 때 왜라는 의문하나 던지지 않았다라고 말해 주었더니, 울 딸 나에게 아니라고 성질을 팍 내었다. 아니, 이노무 기집애가 틀린 말 한 것도 아닌데 왠 성깔!을 내나 싶었는데, 사실 아닌가.

 

 

 

 

 

 

 

 

 

 

 

 

 

 

역시나 여름은 미스터리 소설의 계절. 

 

여름을 위해 미스터리 소설 몇 권 준비 해야지 하고 있는데, 미야베 미유키 소설이 나왔다. 아, 문제는 책이 두권. 진짜 요즘 집에 돈이 씨가 말랐는데, 한권도 아니고 두권씩이나~ 한권이었다면 금방 질렀을 텐데....두권이다 보니 지금 망설이고 있는 중. 카드 결제일에 맞춰 6월 넘어서 질러야하지 않을까, 계산기 두드리고 있다. 사실 난 미미여사의 에도시리즈는 <외딴집>의 여운때문에 구입해서 읽긴 하는데, 아주 재밌다 정도는 아니다....... 두권씩이나 어휴,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북스피어니깐 사야지, 뭐 어쩌겠나.

 

<미소짓는 사람>는 미리보기 해 봤는데, 왠지 무게감 느껴지는 문장이 좋아 읽어보고 싶다. 내가 스티븐 킹의 젊었을 때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단순히 원한이 있어 누군가를 죽였다라는 단순한 범죄 유형의 도식에서 범죄적 캐릭터의 범위를 넓혀났기 때문. 킹과 마찬가지로 일본 미스터리 소설가 또한 이상 성격의 캐릭터의 유형을 조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끌린다.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매력은 바로 이상 성격의 범죄적 캐릭터. 일본 미스터리 소설을 읽다보면, 설마 이런 인물들이 현실에 있을려고, 작가가 꾸며낸 환경적 상황이고 캐릭터일뿐이야, 라고 단정하면서도, 신문의 사건사고난에 저런 이상 성격의 인물들의 실제 사건들을 만나면, 소설적 캐릭터와 현실의 범죄적 캐릭터의 흡사함에 놀라곤 한다.

 

최근에 일어난 사건 중에서 목사인 남편의 폭력에 견디가 못해 이혼소송을 낸 아내가 남편한테 목졸려 죽은 사건이 있었는데, 난 그 기사 보면서 미야베 미유키의 <크로스 파이어>의 한 장면을 떠 올렸다. 이 작품에서 준코를 쫒는(?)  전직 형사가 나오는데, 그 형사의 딸이 저런 유형의 남자를 만나 결국에는 칼에 맞아 죽는 사건이 나온다.

 

그 때 그 장면 읽으면서 실제 우리가 폭력 성향이 있는 상대방의 일시적 유약한 겉모습에 얼마나 현혹되는지, 단호할 때는 단호해져야한다는 경각심의 빨간불이 켜졌었다. 일반적으로 폭력적인 사람들의 성향은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이 들어 힘이 없어 누그러질 뿐. 그래서 남친이 혹은 남편이 폭력을 처음 행사할 때 가차없이 헤어지거나 이혼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선택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살다 보면 좋아지겠지. 애 낳으면 좋아지겠지. 둘째 낳으면 좋아지겠지, 혹은 내가 그의 폭력적 성향을 바꿀 수 있어라는 생각은 하지 말라고, 온갖 말도 안되는 이유를 갖다 부치며 폭력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폭력에 희생된 피해자는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상황에서 이혼을 선택하게 되는데, 목사 남편에게 교살당한 여자의 경우, 남편이 집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로 아내를 집으로 유인해서 살해한 케이스.  남편이 그녀에게 보여준 유약함이 이중적인 가면이라는 것을 알아챘더라면, 누군가 가해자의 이상 성격이 <크로스 파이어>의 그 젊은 남편처럼 살인으로 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예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녀에게  절대 둘이 만나면 안된다고 경고를 해 주었더라면,,,, 지금도 아이들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텐데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유사한 사건은 소설 속 사건이 아닌 우리 현실의 일부분이다. 오늘 자 한겨레 신문에서http://media.daum.net/society/woman/newsview?newsid=20130529151013619&RIGHT_COMM=R12, 목숨 건 이혼소송, 판사도 남편 편이었다라는 가정 폭력에 사례의 기사를 읽었는데, 이 케이스도 목사 남편의 아내 살인 케이스와 비슷했다(이 기사 읽으면서 갑자기 생각났는데, 목사 남편 아내 살인 사건의 최고 추천 베플이 "판사가 죽였네"였다. 워낙 글이 짧아도 핵심을 찌른 베플이어서 기억하고 있는데, 분명 판사가 그녀를 위험에 빠트렸고, 그녀의 죽음에 책임이 있지만, 그보다 더 본인이나 주변에서 이혼소송중인 부부가 만났다는 것은 피해자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점을 인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소설 속 사건이든 현실적 사건이든(실제 주변에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의 유형은 없지만), 이러한  성향이 편집광적인 집착으로 살인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은, 여러 유형의 사람을 접해보는 것은 간접의 경험치다. 어쩜 미스터리 소설의 다양한 사건은 우리에게 단순한 범인 잡기가 아닌 인생의 다른 유형을 읽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누쿠이 도쿠로(이름 배우기가 어려움)의 <미소짓는 사람>도 결국 밖에서 호인인 척 하는 사람이지만, 들여다보면 추악한 내면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것이니, 과연 어떤 유형의 캐릭터를 만나게 될지 기대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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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으로 2013-05-29 15:36   좋아요 0 | URL
미미 여사의 신간이 나왔군요. 빠르기도 하셔라~
전 요즘 집에 있는 책 읽고 정리하는 중이라 절대 구입 안해요. 앞으로도. 그냥 도서관에서 빌려 읽을 생각이예요.
북트레일러 같은 건 몇몇 출판사들이 하고 있다는 건 알았는데 스마트코드가 있는 책도 있다니 놀라운걸요. 이 책이 첨 시도한 건지....
메이저급인 김영사나 되니 가능했겠죠.

기억의집 2013-05-29 18:41   좋아요 0 | URL
미미여사는 꾸준히 나오는 것 같아요, 그쵸? 아까 알라딘에서 문자 온 거 보니 솔로몬의 ~ 이란 책도 신간으로 나온다고 하는 것 같던데요. 어휴 돈도 없는데, 정말 왜 이리 나오는지..... 도서관에 신청이나 할까봐요. 일주일전에도 도서관에 신청 잔뜩 했는데, 될지 모르겠어요.

스마트폰앱을 안 깔았는데, 이 책때문에 깔았어요. ㅎㅎ 되게 신기하데요. 바코드 찍히면 저 책이 화면에 나오고 브라우저 오픈하겠다고 누르면 동영상 뜨는데,,,,
와, 나는 어디 출판사인지도 모르고 읽고 있는데, 대단하다. 희망님~

아영엄마 2013-05-29 16:56   좋아요 0 | URL
미미여사 신간 나온 거 문자로 받았는데 5월에도 책값 많이 쓴 탓에 애써 구입을 다음달로 미루고 있는 중입니다. <우행록> 읽은 뒤로 누쿠이 도쿠로 작품도 요즘 주목하고 있는 중~. 사고 싶은 책은 늘 차고 넘치네요. ㅜㅜ

기억의집 2013-05-29 18:42   좋아요 0 | URL
저도 일단 6월 8일 정도쯤 긁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결제일이 20일이라~ 이번에 은근 읽고 싶은 책이 많이 나오네요. 일본 미스터리 소설 쏟아져 나오는데, 휴, 로또나 사 볼까요?

dada 2013-05-30 11:00   좋아요 0 | URL
<우주를 느끼는 시간> 책 참 좋죠. ^^ 문장도 아름답고. 생소한 천문학에 대해 훔쳐보는 느낌이었어요.

기억의집 2013-05-30 12:35   좋아요 0 | URL
네~ 지금 두 권 번갈아 읽고 있는데, 따스하니 좋네요. 예전에 제가 에드워드 윌슨이라는 과학자의 자서전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느낌이 들어서 더 좋아요. 윌슨의 자서전 읽을 때 느낌이 정말 좋았거든요. 사회생물학분야에 한 획을 그은, 학문적 업적이 뛰어난 사람이지만 뭐랄까, 학문적 오만함보다는 담담하게 자신이 걸어온 학문적 길을 서술하는데, 그 여정의 길을 독자인 저도 같이 걷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 때의 기시감을 느낄 수 있어서 더 애착이 가네요.

노이에자이트 2013-05-30 17:05   좋아요 0 | URL
한국과학사를 쓴 박성래 씨 책이 어린이 청소년용으로도 나왔는데 아마 따님에게도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한번 검토해 보시길...

아시아에서도 기술이야 발달했지만 근대과학으로 승화되진 못했죠.그 원인만 가지고도 엄청나게 골치 아픈 논쟁거리가 될 겁니다.

기억의집 2013-05-31 19:07   좋아요 0 | URL
지금 검색해 보니 어린이용으로 친절한 과학사란 이름으로 나왔군요.이 작가 책을 검토해보니 홍대용에 대한 글도 작년 12월에 발간되었네요. 홍대용에 대한 책은 구해서 읽어보고 싶네요.

근대과학으로 승화되지 못한 가장 큰 요인으로 게 유교사상의 지배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예전에 고산에 대해 알아보는데, 고산의 업적이 대단하다는 점에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정확한 사실, 그 혼자서 우리 나라 지도를 작성한 것이 아니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만들었던 그 지역 지도를 수집해서 통합지도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마저도 고산의 업적을 깍아내려, 그가 어디서 언제 태어났는지 기록이 하나도 남아 있는 않는 것을 읽었는데, 씁쓸하더군요. 일단 자기 언어를 가졌지만 기록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고, 장영실같은 과학자가 나와도 계승, 발전하지 못한 결과를 낳았기에 반성해야하는 부분이 많이 않나 싶어요.
노이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scott 2013-05-30 22:02   좋아요 0 | URL
따님 넘 귀여워요. ㅎㅎ
기억의 집님이 읽고 계신 책들 저도 군침이 꿀꺽
난중에 윌슨 자서전 책도 소개해주세요.

한국 천문학은 딱 세종까지였을것 같은데 ㅎㅎ

일본 미스테리류속 사건들 일본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것 같죠.
기억의 집님 말씀데로 소설속이야기가 아니라 인생의 다른유형 간접 경험하는것 같아요.
요즘 들어 부쩍 과학책 그림책 미스테리류이외는 그닥 끌리는 책들이 없어요.

기억의집 2013-05-31 19:13   좋아요 0 | URL
윌슨 자서전은 리뷰 쓴 게 있어요. 하도 오래되서 2008년인가 9년에 써서 제목을 책장에서 찾아봐야해요. 스캇님 읽어보세요. 정말 윌슨의 학문적 여정이 머리속에 다 그려져요. 어린 시절이 불행해서 그가 왜 생물학에 빠져들었는지 알게 되요. 부모님의 이혼과 새엄마와의,,,, 그렇고 그런... 맘 둘데가 없어보니 숲에 들어가 관찰하기 시작한 게 그를 사회생물학의 창시자로 만든 계기가 되었더라구요. 그가 어린 시절 서술할 때 대게 맘 아파요. 어느 정도 짐작이 되서.

아, 한국천문학은 딱 세종까지~ 이 대목에서 뿜었어요~ 과학은 예전에 제가 쓴 것 같은데, 한명의 뛰어난 인물이 나오는 것보다 세대를 연결하며 계승발전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더라구요.

음. 저도요. 전 이제 과학책, 미스터리, 그림책 이외에는 그닥~ 끌리지 않아요, 간간히 사회서적 정도구요~

스캇님, 좋은 주말 되세요. 거기 방학이죠~

icaru 2013-07-10 14:23   좋아요 0 | URL
우리의 천문학사는 별 볼 일 없다... 으아~~ 기억님 ㅋㅋㅋㅋㅋㅋㅋㅋ
씁쓸하지만 또 엄청난 통찰이십니더!!
저는 또 우리 예은이의 맘에 감정이입 다소 되지만서도 ㅋ

기억의집 2013-07-11 20:01   좋아요 0 | URL
ㅋㅋ 너무 심하게 깠죠. 사실 과학책 읽으면서 절실히 느끼는 게 과학이란 어느 한명이 잘나서 되는 게 절대 아니더라구요. 과학은 패러다임이 기존의 패러다임과 단절되던 끊기던지 간에 계승 발전이 아니면 의미가 없어요. 제 아무리 천재가 나타나도 그걸 이어놓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고 우리나라처럼 과학이 단절되는 것이더라구요. 우린 유교 문화가 모든 것을 망친 경우에요. 진짜로~
 

요 며칠 인터넷 뉴스를 달구고 있는 윤창중 기사 읽다가, 어제 다음 메인에 뜬 안젤리나 졸리의 유방제거 및 복원수술 기사 읽고 멍 때렸다. 기사에는 졸리의 모친이 젊은 나이로 유방암으로 사망했고 자신 또한 유방암을 막기 위해 절제 수술을 했다는 기사였는데, 실제는 그녀가 뉴욕타임즈의 오피니언에 기고한 글을 바탕으로 짧게 내보낸 것이었다.

http://www.nytimes.com/2013/05/14/opinion/my-medical-choice.html

한순간 멍 때린 게 모친이 유방암으로 사망했고 혹시나 그 유방암을 일으킬 지 모를 확률 때문에 자신의 가슴을 절제한다는 게 말이 돼? 란 생각이었다. 뉴욕타임즈에 실린 졸리의 기고문을 읽어보면, 이런 말을 한다. Only a fraction of breast cancers result from inherited gene mutation. Those with s defect in Breca1 have a 65percent risk of getting it, on average. 유방암의 일부는 유전된 돌연변이 유전자의 결과이다. 브리카(Breast와 Cancer의 첫자를 딴 합성어)1를 가진 사람들은 보통 65%의 유방암 위험을 안고 있으며 자신이 유전자 테스트 결과 브리카1의 인자를 가지고 있고 유방암 발병 확률이 높다고 말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인지하고 가슴절제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유방암에 대한 공포 때문에 그리고 자신의 엄마가 첫 손주를 만나지도, 안아보지도 못했다고, 자신은 엄마처럼 되고 싶지 않다고, 발생되지도 않는 유방암 때문에 가슴을 절제한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유전자가 뉴스에서 다뤄지는 것은 대개 질병과 관계있을 때다. 신문 기사가 '알츠하이머 유전자',' 유방암 유전자', 심지어 ' 비만 유전자'의 발견을 선언하는 제목들 달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런 까닭에 우리는 많은 유전자의 주된 기능이 병을 일으키는 것이라는 가정을 받아 들이기 쉽다. 하지만 과학 저술가 매트 리들리가 지적했듯이 이런 생각은 심장병으로 심장을, 아니면 당뇨병으로 이자를 정의하는 것만큼이나 잘못된 일이다. 헌팅턴 무도병의 유전자는 그 파멸적인 신경계 질환에 걸린 사람들만 갖고 있는 게 아니다. 우리 모두 그것을 갖고 있다. 차이점이라면 헌팅턴 무도병 환자들은 파괴적인 돌연변이가 일어난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들은 병원 유전자를 갖고 있다.

이런 병, 저런 병의 유전자로 표현되는 많은 유전자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예컨데, BTICA1과 BRICA2 유전자는 유방암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어 이름까지 병명을 따라 지었다. 돌연변이 유전자를 지닌 여성들은 생전에 유방암에 걸릴 위험성이 80%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다. 하지만 말뜻 그대로 적어도 20% 보인자는 유방암에 걸리지 않는다. 이런 유전자들은 불완전하게 침투한다. 질병에 영향을 주지만 반드시 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p 124~126

졸리가 브리카1의 위험인자의 발병 공포때문에, 너무 앞서가는 것은 아닌지 싶다. 나이가 있다보니, 주변 사람들이 암이 많이 걸린다. 이 책의 저자는 암은 유전자 병이고 많은 사람들이 암에 걸릴 정도로 오래 산다는 말을 한다(이 책에 대한 리뷰는 http://blog.aladin.co.kr/760031175/6332949).

특히나 유방암이 여성 질환이라 주변에 유방암에 발병한 지인들이 제법 된다. 초기 유방암 발견으로 가슴을 절제하고 십년 이상 아무탈 없이 사시는 분들도 있고 유방암 발병 이년만에 돌아가신 분도 있고 지금 유방암 발병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지인도 있다. 그녀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이 왜 유방암에 걸렸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한다. 유방암 예방법에서 제시하는 여러 가지 수칙, 예를 들어 모유 수유하고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을 했는데도 왜? 자신에게 유방암이 발병되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한다.

 

저 책의 저자 마크 핸더슨이 썻듯이, 암은 누구에게나 걸린다. 단지 암의 발병 스위치가 언제 작동할지 그 시기를 모를 뿐. 주변 예를 들어보면, 엄마의 친구분이 작년에 유방암으로 돌아가셨다. 이년 투병 생활을 하셨는데, 유방암이 발병한 나이가 70대 초반이셨다. 그 분의 딸 또한 40대에 유방암 초기 진단을 받고 절제하고 지금은 완치 통보를 받으셨다.

 

돌이켜 생각해보건데, 그 분의 따님은 모친에게서 유방암 발병인자는 브리카1,2를 물려 받았을 것이다. 두 사람의 차이라면 브리카1,2가 언제 발병되었는가일 뿐이다. 딸은 40대에, 모친은 70대에 유방암 발병 스위치가 켜졌다. 어떤 환경적인, 내적인 원인이 그녀들의 시기를 갈라 놓았는지 모르겠지만, 암의 스위치가 언제 작동되고 꺼져 있을 지, 인생의 확률에 맡겨져 있는 것이다.

우리는 대체로 브리카1,2에 대한 유전인자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르고 티비에 나오는 건강상식 정보만을 접하고 그 정보만으로 암의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판단하곤 하는데, 졸리의 기고문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유방암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었으면 하지만,

졸리의 의학적 선택이 잘한 것인지는 판단보류이다. 암에 대한 공포는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 졸리도 암에 대한 공포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가슴 제거와 함께 그녀는 공포도 제거되었다. 기고문에 "유방절제술을 받은 후 내가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87%에서 5%로 감소했다. 이제는 내 아이들에게 '더이상 유방암으로 엄마를 잃을 걱정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 수 있다. 라고. 많은 권위있는 의사들과 상담을 하고 자신도 브리카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찾아 보고 내린 용기 있고 결단있는 의학적 선택이었겠지만...... 앞서 말한 대로 너무 성급한 결정이 아니었는가, 싶다.

유방암을 제거했더라도 그녀은 다른 암에 대비해, 무 자르듯 자신의 다른 장기 또한 제거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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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3-05-16 09:01   좋아요 0 | URL
저도 기사를 읽고 갸웃거렸던 내용이에요. 잠재적 인자만으로도 절제를 해야 하는 건지. 종양이 생기면 이미 늦는 건지...

기억의집 2013-05-16 09:57   좋아요 0 | URL
음, 그러게요. 아무리 생각해도 조기검진만 제대로 하면 충분한데, 절제 수술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저 책의 저자말대로 브리카1,2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어도 발병확률은 미지수일 수 있는데, 갸우뚱 해요. 제 주변에 유방암 초기, 게다가 요즘은 초기는 절제 안하고 레이저로 수술 한다 하더군요. 초기 수술 받고 건강관리 잘하면서 사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2013-05-26 23:42   좋아요 0 | URL
헉.. 졸리양이 그런 선택을 했군요.
그녀는 공포를 절제했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기억의집 2013-05-27 11:20   좋아요 0 | URL
난소도 절제한다는데, 잘 모르겠어요. 저 사람이야말로 유명한 의사랑 상의하고 결정한 거라. 근데 내 몸에 브리카 1,2가 있는지 알아보려면 한 4,5백 든다고 하더군요. 이래나 저래나 돈 있는 사람이니깐 가능한 일이겠죠~ 저는 유전자책에 대해 읽으면 읽으수록 내몸의 유전자가 내 인생을 결정할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이 자꾸 들어요.

꽃핑키 2013-05-31 21:12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도 졸리기사보고 깜놀했었어요. 아무리 그렇다고 유방 절제술을 받을 생각을 다 했을까요? 졸리 정말 독특한거 같아요 ㅋㅋ
 

윤창중의 성추행 사건을 기사 읽고 종합해보건데,

박근혜가 윤의 성추행 사실을 알았던 말던

윤의 강간미수 사건을

시간 좀 끌고 연예인 기사 하나 터트리면

밀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뿔싸,

미국미씨유에스에서 우리 나라 일간지보다 빠름빠름빠름~

한건 터트려주셨네.

인터넷에서 터트려 주지 않았으면

우물 안 개구리들처럼 한국에선 소문으로 떠돌아 다닐 사건을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뒤통수 맞을 줄이야.

국정원 니들도 이젠 나이 먹어 세상이 얼마나 빠른지 모르는구나.

미국 인터넷에서 무슨 기사 뜨면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나저나 윤의 강간미수 케이스는

사건해결 99.9%인 로앤오더SVU에 넘겨라~

 

 

 

덧 : 난 미국 크리미널 드라마의 열혈팬인데, 특히나 로앤오더는 꽤 오랜 시간동안 내가 꾸준히 챙겨보는 미드이다. 14시즌까지 모든 에피소드를 다 보았다면 정말 열혈팬 아닌가. 이 드라마를 보기 전에는 사실 성추행이나 성폭행(근친성폭행도 포함해서) 그리고 미성년자 강간같은 사건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얼마나 성에 대해 무지했는지에 대해, 그리고 피해자의 입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드라마이다. 윤의 강간미수 사건을 기사에서 접하면서, 몇 명의 우익인사들의 언행을 보고 이게 우리 나라 성의 현실이구나 싶었다. 성추행을 떠나 미국이나 우리나라 아니 전세계적으로, 누군가 나의 신체의 일부분에 손을 댄다는 것은 당사자에겐 불쾌한 일이다. 가슴도 아니고 엉덩이를 만졌을뿐, 그게 어떠서?라며 그게 우리 나라와 미국의 문화 차이라는 옹호는 억지며 궤변이다.

 

나에겐 15살의 중학교 아들이 있는데, 올초부터 로앤오더를 보게 하였다. 이 드라마를 권유하기전에 나 또한 어미인지라  한동안 고민했었다. 제목 그대로 성적인 내용이 주이기에 과연 이런 내용을 15살 아이에게 보도록 추천하는게 정당한 일인가하고 말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선정적인 내용도 있지만, 성에 대해 한창 호기심이 부푼 아이에게 선정적인 것 이외의 것들,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의 고통이 얼마나 힘겨운 것인지를 알게 하기 위해서 보도록 결정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한 결정인 것 같다. 적어도 성추행을 문화적 차이라는 시선으로 보지 않는 차원에서는 말이다. 아이와 로앤오더를 보면서 이런 저런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 큰애가 성에 대한 바른 인식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저런 우익꼴통처럼 성의 가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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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3-05-11 15:47   좋아요 0 | URL
역시 속시원하게 말해주시는 기억님^^ 남자들 아닌 척 하면서 은근히 또는 노골적으로 신체접촉 하는 경우 많지요. 흑심인거죠. 위로니 격려니 말도 안 되는 핑계. 우리나라 여성들도 이런 데 관대한 거 같고요ㅠ 손을 잘라야해 ㅠ 주말 잘 보내세요 기억님^^

기억의집 2013-05-11 21:36   좋아요 0 | URL
휴,,,,진짜 뭐 이런 그지같은 새끼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문화적 차이라고 변명하는 기자회견 보니 가관이네요.

저는 그래서 울 딸한테 누가 니 놈에 손대면 지랄하라고 가르쳐요. 진짜 지랄이란 표현을 써요. 아이한테 쓰면 안 되는 말이지만, 그만큼 각인 효과는 있더라구요.우리나라가 생각보다 유교문화가 강해서 어른한테 아랫사람이 거절하거나 뭐라하는 것을 못해요. 그래서 강하게 나가라고 말하는 것보다 지랄하라고 하는 게 나은 것 같더라구요^^

네~햇살이 너무 좋아 너무 좋아서 나갔다 왔어요^^
프님~도 불토요^^

saint236 2013-05-11 16:36   좋아요 0 | URL
데일리 저널을 보고 이게 언론이라니...괜히 김미화가 유아낫 언론이라는 노래를 부른 것이 아니더군요. "젖가슴도 아닌 겨우 엉덩이이다." 황당해서 말도 안나오더군요.

기억의집 2013-05-11 21:40   좋아요 0 | URL
네이버에서 뉴스스탠드 생기기전에 간혹 네이버 들어가 화면 보다 데일리안 기사 보면, 뭐 이런 쌍ㄴ ㅗ ㅁ 의 시끼들이 있지. 멘탈 한번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걔네들이 언론이면 허슬러는 일반남성잡지게요~
네이버는 저 놈의 데일리안 때문에 인식이 더 안 좋아졌어요.

제 말이요. 젖가슴도 아니고 겨우 엉덩이란 말에...기 막혀서, 그런 놈들은 길가다 벼락이나 맞아 죽었으면 좋겠어요.

라로 2013-05-11 19:06   좋아요 0 | URL
빠름빠름빠름~~~ㅎㅎㅎ
정말 잘 터졌지요!!! 또 얼렁뚱땅 넘어갈 뻔 했잖아요!!!ㅠㅠ
저도 요즘 크리미널 드라마와 소설에 빠져들고;;;;ㅎㅎㅎㅎ
아직 아이들하고 보진 못해요,,,아이들이 충격을 받을까봐,,,좀 기다려주려구요,,제 아들도 같은 나이지만;;;
저는 대신 아들녀석하고는 arrow라는 드라마를 보는데 잼나요,,좀 허황하긴 하지만;;;

기억의집 2013-05-11 21:49   좋아요 0 | URL
시아님~ 저 미시유에스 아니였으면 아마 언론통제하고 뜬소문쯤으로 치부해서 눈귀다 막았을 거에요. 아 정말 요즘 애들 말로 빡쳐요. 성범죄에 엄격한 미국 피해 도망치더니 한국에서 권력을 이용해서 기자 회견 자처하고 그 자리에서 아니라고 발뺌하는...한국의 현실이 절망스러워요.

저도 무척이나 고민했어요. 이걸 보라고 할까말까하고요. 결국 보라고 권유한 게 한창 성에 관심을 갖는 것 같아서~ 성이 단순한 쾌락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혹시나 성폭행을 당한 후 평생 고통 받고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보게 했어요. 울 아들은 저처럼 다는 못 보고 나중에 하우스로 옮겨 보더라구요. 울 아들 하우스 광팽이에요~ 애로우 찾아 볼께요^^

아영엄마 2013-05-15 14:41   좋아요 0 | URL
기사 나오는 거 읽다 보면 참 가관이다 싶어요. !
그게 다 우리나라에서 그간 평소에 해먹던 행동 아닌가 싶고...

- 저희집은 요즘 딸내미들이랑 "그림" 보곤 하는데 하우스 못 본지 오래인지라 그것도 보고 싶네요. 남편이랑은 보스턴 리갈이랑 멘탈리스트도 종종 봐요~. ^^ 보스턴 리갈 보면 말빨 좋은, 거물급 변호사 만나면 죄 있는 사람도 무죄되는 거 일도 아니겠단 생각이 들더이다.

기억의집 2013-05-16 08:03   좋아요 0 | URL
아, 쪽팔려서 어떻게 살아요. 그 양반. 저는 이게 개인적인 일로 보지는 않지만, 가족은 안 건드렸으면 좋겠어요. 가족이 어떻게 살겠나 싶은게....윤씬 죽일 놈 맞지만 가족에 대한 기사 나올때마다 좀 그래요. 제발 그 집 앞에서 가서 죽치고 있지 않았으면 해요. 여기에서 했던 버릇이 미국에서도 통할 거라고 생각했겠죠. 미드만 좀 몇편 봤으면 미국이 얼마나 성범죄에 단호한지, 그리고 사법 체계가 권력윗대가리의 청탁으로 무마될 수 없는지 알 수 있었을 텐데. 이래서 우리 나라도 검사윗대가리랑 법원윗대가리 국민이 뽑아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 그림 봤어요. 제 스탈이 아니라서 몇 편 보고 말았는데 너무 성급한 결정이었나요? 그거 몇편부터 재밌어요? 해리스 로, 몇편 봤는데 변호사란 직업이 말빨이 세고 예리해야할 것 같더라구요. 오제이 심슨이 대표적인 예겠죠!

아영엄마 2013-05-21 16:25   좋아요 0 | URL
그림은 수사물이라고는 하나 판타지 계열이라 기억님 스타일 아닐 수도 있어요~. 한 편 한 편 새로운 베즌(괴물) 나오는 형식이라 딱히 새로울 것은 없지만-후반부로 가면 왕족과의 대결구도로 갈 모양입니다.
저희집 세 모녀는 판타지 팬이라 슈퍼내추럴이랑 그림 같은 거 좋아하는 거구요. 남주보다 베즌인 먼로에게 은근 정이 가누만요~. 우 형사도 종종 웃음을 주구요. ^^
 

엄마

 

김종삼

 

아침에 라면을 맛있게도 먹었지

엄만 장사를 잘 할 줄 모르는 행상이란다

 

너희들 오늘도 나와있구나 저물어 가는 산 허리에

 

내일은 꼭 하나님의 은혜로

엄마의 지혜로 먹을 거랑 입을거랑 가지고 오마

 

엄만 죽지 않는 계단

 

작년만 해도 색종이로 카네이션꽃을 만들어 아침에 주더니

오늘은 종이꽃마저 주지 않고 갔다.

어제 편지를 썼네 어쩌네 하더니~

아침에 청소기 돌리다 아, 오늘이 어버이날인데

두 놈 다 카네이션꽃도 안 주고 갔다는 생각이

그 때서야 들었다.

난 상관 없지만 출근하는 애아빠에게는 종이카네이션이라도

달아 주어야 기운이 날텐데~

아침에  서로 정신 없이 먹고 씻고 차려 입고

나가는 바람에 오늘이 어버이날이라는 것을 까먹었나 보다.

 

김종삼 시인은 엄만 죽지 않는 계단이라고 했는데

아이들에게 난 공포의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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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 2013-05-08 13:34   좋아요 0 | URL
저희 집 중딩 아들놈은 지 어미한테만 선물하고 저는 '생까고' 가버렸어요. ㅋ

기억의집 2013-05-08 15:52   좋아요 0 | URL
우째요. 서운하셨겠어요. 우리집 중딩놈은 아침에 늦게 일어나 후다닥 가버려서 오늘이 어버이날이라는 것도 몰랐을 거에요. 작년만 해도 종이카네이션 접어서 가져오더니...초등마인드가 이젠 완전 중딩화 되었나봐요~

저는 이따 두 아이에게 둘이 합해서 저녁 사 달라 할 거에요. 어버이날 선물로~

아영엄마 2013-05-15 14:33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사주는 맛있는 저녁 드셨나요? ^^
저희집은 작은 딸내미가 이 때 수학여행 가고 집에 없어서 문자로 "어버이날 축하드려요~" 날리더이다. 큰 딸내미는 날도 더운데 먼 곳 까지 걸어가서 조각케이크랑 빵 사서는 손수 접은 종이 카네이션도 붙여가지고 주더라구요. 말 표현은 잘 안해서 무정한 타입이다 싶어도 이런 거 보면 속 깊은 녀석이구나 싶긴 해요. ^^

기억의집 2013-05-16 07:57   좋아요 0 | URL
그 날 애아빠가 회식하고 오느냐고 애들하고 집에서 밥 먹었어요...좀 편할려고 했더니. 어제 이 페이퍼 댓글 보고 달아야지 했는데 약속 있어 나갔다가 밤 11시에 들어왔어요. ㅎㅎ 전 스마트폰으론 죽어도 글 못 쓰겠더라구요.

아영이가 속 깊다니깐요. 그러니깐 아영이 스스로 공부하는 거죠. 철 없으면 왜 나는 학원도 안 보내준다고 공부 안 할거요. 아영이 보면 대견해요. 언니, 그러니깐 방학중에 영수 학원 목돈 들더라도 꼭 보내세요. 넷~
 

 

 

 

큰 애 학원 데려다 주고 중계동 롯데마트 가는 길에 만난 느티나무 가로수길~ 중계동은 큰 애 학원 때문에 계속 왔다갔다했지만, 대형마트는 중계동까지 갈 일이 없어 한번도 가지 않았는데, 토요일 아침에 이런 멋진 색와 느낌을 선사해 줄 줄이야. 5월말이면 더 진한 나뭇잎으로 울창해져 아마 하늘의 파란색도 보이지 않을 같은, 녹음의 그늘이 기다려진다.

 

아이들이 크던말던 상관없이 맘에 드는 그림책이 나오면 사다 보는데, 이 책은 지난 삼월인가 구입했을 것이다. <선인장 호텔>과 비슷한 내용인데, <선인장 호텔>보다 감동은 덜 하지만, 나무의 효용 이런 거 다 떠나서 나무의 녹색이 주는 즐거움만으로도 충분한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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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3-05-06 13:10   좋아요 0 | URL
우와! 멋진 길이네요. 감탄사가 막 나와요. 실제로 그 아래를 걸어가며 더더 그러셨겠죠. 초록은 심신을 살려주는 색 같아요. 책에 스맛폰에 찌든 눈이 환해지구요. ㅎㅎ 오월말, 유월초면 신록이 절정이겠죠. 싱그러운 나날 ~~ 기억님^^

기억의집 2013-05-06 23:35   좋아요 0 | URL
실물이 휠씬 멋진데...아 프레이야님을 위해 제가 소환마법을 못 쓰게 한이여요~
저는 올해 첨 중계동이란 곳을 가봤는데요, 생각보다 저런 울창한 가로수 길이 많더라구요. 오홋, 멋져서... 다음엔 울 딸 보여주고 싶더라구요~

그나저나 프레이야님 부러워요. 두 따님이 공부 잘하고 열심히 해서,,,, 엄마맘도 잘 알아주는 딸이 있어 부러워요^^

icaru 2013-05-07 13:59   좋아요 0 | URL
아,, 이 거리에서 곧 들릴 매미소리가 잡히네요~ ㅋㅋ
마치 아는 길 마냥~ ㅗㅗ

기억의집 2013-05-07 17:52   좋아요 0 | URL
생각해보니 여름에 매미소리 장난 아니겠네요. 예전에 제가 살던 곳이 매미소리 장난 아니였는데.... 나무가 25년된 곳이니 얼마나 울창했겠어요. 애들이 여름이면 매미나 잠자리 잡고 놀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