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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저자 월터 르윈옹에 따르면, 무지개 원리만 잘 알면 우리 스스로 무지개를 만들 수 있다고 해서 딸아이와 함께 만들었어요. 르윈옹은 42년전 그러니깐 72년도에 7살난 딸아이와 추운 겨울에 집앞 호스로 무지개를 만들었는데, 으스스한 추운 경험때문인지, 우리에게는 여름에 만들어보라고 하더군요. 

 

그래 여름을 기다리며, 한창 더운 지난 주일에 딸아이와 함께 만들었습니다. 무지개 만드는 조건은 일단 태양의 반대편에 서서 물뿌리개나 호스로 물을 뿌려주는 것, 우리집 아파트가 서향이라, 다섯시만 돼도 아파트베란다 너머로 해가 넘어가는 게 보입니다. 르윈옹이 제시한 첫번째 조건이 맞아떨어지므로, 아이와 함깨 물뿌리개로 베란다창틀에 기대에 물뿌리개를 뿌려주었더니 무지개가 만들어지네요. 르윈옹은 빛이 물방울벽에  반사되고 45도로 굴절되면 빨강이 만들어면서 무지개가 된다는데, 사실 각도는 염려해두지 않고 이리저리 뿌려보니 딱 저 위치에서 무지개가 만들어지네요. 르윈교수 말대로 물뿌리개와 저 위치가 45도 같기도 하고... 무지개가 만들어졌다는 기쁨에 르윈옹이 장황하게 설명한 무지개 각도는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르윈옹이 딸과 함께 만든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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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7-14 11:11   좋아요 0 | URL
아 저 다음주에 조카 만나러 가는데 이거 해보고 싶네요. 음..그런데 아파트 베란다에서 하기엔 좀 좁을 것 같고.. 흐음..

기억의집 2014-08-06 17:50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조카랑 무지개 만들기 놀이 하셨는지 모르겠네요. 답글이 너무 늦어서..죄송해요!
 

어제 다음 뉴스 흝어보다가 문래동에 사는 김모씨가 무한동력영구기관을 발명했다는 기사가 났는데,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newsview?newsid=20140623105714172  결론적으로 말하면,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모으려고 김모씨와 기자가 작당한 사기기사다. 중력을 이용해 에너지를 무한생산한다는데 정확한 이론적 근거도 없고 무엇보다 열역학 제 1법칙에서 어긋난다는 말에 피식,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럴싸하게 속아넘겨 돈만 챙기려는 사기구나 싶었다.

 

현대의 과학기술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 얻어진 것이 절대 아니다. 수백년동안 눈에 보이는 자연현상의 물리적 이론과 수학적 증명을 통해 점점 미시적으로 진행되어 얻은 결과물이 현대의 테크놀로지이다. 수백년 전 호기심이 강한 과학자들이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자연현상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고 그 현상에서 왜, 무엇을이란 의문을 가졌고 그 의문의 해답을 이론적으로 정립하고 심지어 이론과 자신의 상상력과 결합해 수학적 증명을 통해 만든 결과물이 오늘날의 테크놀로지인 것이다.

 

저 기사처럼 김모씨가 만든 영구기관이 물리학의 제 1법칙을 깨트렸다고 자신있게 호언장담할 정도면 그 이론적 근거와 수학적 증명이 발명품과 함께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야하는 게 맞다.  중력을 이용했다니... 중력을 이용했다는 것은 우리 지구의 중력장을 이용했다는 말인데, 결국 이 말은 지구란 질량의 핵분열을 통해 에너지를 얻어 영구기관을 발명했다는 말 아닌가. 아닌가. 열역학 제 1 법칙에 위배된다는 말은 걸국 지구 질량이 에너지로 전환되지 않은 채, 다른 방식으로 에너지를 얻었다는 말인가. 어떻게 저럴 수 있는지 궁금하다.

 

열역학 제 1 법칙에서 파생된 가장 위대한 방정식이 바로 아인슈타인의 E =mc ² 이다. 이 말은 모든 질량은 에너지화할 수 있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우리가 읽고 있는 한권의 책의 질량으로 에너지화할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 하나의 원자핵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너무 작은 양이어서 현실성이 없어 보이지만, 레오 실라르드가 하나의 원자핵이 붕괴되면서 인근의 다른 원자핵을 순차적으로 붕괴시키는 연쇄반응을 이용하면 우라늄같은 물질의 원자핵 하나가 갖고 있는 에너지를 수조배까지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으므로써, 에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이 이론적 바탕이 되어 나온 결과물이 비극적이지만 바로 원자폭탄과 원자력발전소....).

 

그런데 김발명가는 열역학법칙과 상관없이 에너지를 중력에서 얻었다라고 주장하는데, 그럼 인공중력장이라도 만들었다는 말인가. 며칠 전에 테드창의 <이해>란 단편을 읽었는데, 호르몬k를 주입해서 인간 이상의 초월적인 지능을 가진 주인공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인공 중력장을 만들수 있다고 하더만,  그럼 영구기관과 동시에 인공중력장 또한 발명했다는 말 아닌가 싶다. 인공중력장을 만들었다는 말은  하인리히의 소설 <우주의 개척자>처럼 먼 목성의 위성까진 아니더라도 지구에 가까운 달에 기지를 만들 수 있는 엄청한 발명이다.

 

하지만 세상을 뒤엎을 발명치곤, 그의 발명을 대한 이론과학자들이나 수학자들의 검증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우습다. 심지어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그의 발명이 넌센스가 가깝다는 걸 증명해준다.

 

인공중력장을 발명하지 않는 한, 그는 영구기관을 만들 수 없고, 열역학 제 1 법칙에 기반한 중력을 이용해 영구기관을 만들었다면, 지구의 핵분열을 가져올 재앙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지 않아도 스위스에 설치된 LHC의 활동으로 지구가 블랙홀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낳고 있는 마당에, 중력을 이용한 영구기관이라니. 차라리 테슬라처럼 진공에서 에너지를 얻어 영구기관을 만들었다고 속이지.

 

미치오 가쿠는 자신의 저서 <불가능은 없다>에서 영구기관에 대해 언급했다. 과학의 무한도전에 긍정적인 그조차 영구기관에 대해 회의적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아시작 아이모프의 고전소설 <신들 자신>에 서기 2070에 한 무명의 한 화학자가 우연한 기회에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을 개발한다. 소위 전자 펌프라는 불리는 이 장치는 아무런 비용도 들이지 않고 에너지를 무한정 생산할 수 있다. 이로써 그는 인류 문명을 에너지 위기로부처 구원한 역대최고의 과학자로 추대된다. 아시모프는 이를 두고 "전 세계에 최고의 선물을 안겨준 산타클로스나 알라딘의 요술팸프"라 표현했다.그 화학자가 설립한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으로 등극하고, 석유나 가스 , 석탄, 핵원료등 기존의 에너지원을 공급하던 기업들은 모두 파산한다...........모든 사람들이 위대한 성취를 축하하고 있는데, 한 물리학자만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는 스스로 자문한다. "이 공짜 에너지는 대체 어디서 온 것인가?" 결국 그는 비밀을 알아낸다..

 

에너지 손실없이 영원히 작동하는 영구기관은 유사 이래 모든 발명가와 과학자, 그리고 온갖 사기꾼들의 영원한 성배였다 (p 393~394)

 

 

그러나 이 모든것은 더욱 심오한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애 열역학법칙들은 다른 법칙보다 우선하는가? 이 지룸은 열역학법 제 1 법칙이 발견된 후로 과학자들의 뇌리에 떠나지 않았다.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열역학법칙을 피해 가는 방법을 알 수 있을 것이고, 그 여파는 세상을 뒤흔들고 남을 것이다.

 

나는 대학원 학생시절에 에너지 보존 법칙의 근원을 깨닫고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물리gkr의 기본 원리중에 뇌더의 정리Noether's theorem라는 것이 있는데, 그 내용인즉 물리계가 어떤 대칭성을 갖고 있으면 거기 해당하는 보존량이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었다(이 정리는 1918년에 수학자 에미 뇌더가 증명했다). 우주를 다스리는 법칙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로부터 얻어지는 것이 바로 에너지 보존법칙이다(또한 어떤 방향으로 이동해도 물리하의 법칙이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로부터 운동량보존의법칙이 얻어지며 공간을 회전시켜도 물리법칙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로부터 각 운동량보존법칙이 얻어진다).

 

 이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내가 받았던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 때 문득 내 머릿속에는 수십 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날아온 빛의 스펙트럼이 지구에서 발생한 빛의 스펙트럼과 완전히 똑같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태양이나 지구가 존재하지 않던 수십억년 전에 우주의 끝에서 방출된 빛이 오늘 날 지구에 있는 수소, 헬륨, 탄소, 네온등에서 방출되는 빛과 동일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는 것은 그 기나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물리학의 기본법칙이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p408~409)

 

미치오 가쿠의 말에 의하면, 지난 수백년동안 영구기관을 끈질기게 연구한 끝에 열물리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완성할 수 있었고, 영구기관은 절대 실현될 수 없지만, 그 덕에 증기기관의 기본 원리를 터득하고 산업혁명을 거쳐 오늘날의 기계문명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언젠가 열역학 법칙이 깨질 수 있다. 가쿠도 회의적이긴 하지만, 불가능은 없다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모든 물리학 법칙이 그렇듯,그 단단한 이론을 깨드리려면 이론적 근거와 수학적 증명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야하며 그 법칙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선 한사람의 돈키호테식 도전이 아닌 많은 이론적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의 협력하에 작업해야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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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네이버나 네이트를 잘하지 않는데, 어쩌다 거기 들어가보면, 우리 나라가 우파 사회라는 사실을 온 몸이 찌릿할 정도로 전율을 느끼며 실감하게 된다. 하긴 뭐 여기 알라디너들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뻔히 보이는데도 귀 닫고 눈 감았는지, 글은 그럴싸하게 쓰면서 박근혜 잘한다는 우파도 있다만,

 

여하튼  저 포털 기사 댓글중 정부에 비판하는 댓글 올라오면, 득달같이 좌파의 피해의식이라는 둥 좌좀이라는 둥하는 댓글의 답글이 뜨는 거 보면, 그래 그냥 우파사회에서 잘 살아 남는 법이나 터득하자라는 굳은 결심과 함께 우파 사회에서 좌파로 사는 처세술을 열심히 궁리 하게 된다.

 

그런데, 참 알 수 없는 것 중하나가 좌파에 대한 우파에 개념이 잘 못 되었다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대체로 정부를 비판하기만 하면 좌파니 좌좀이니 난리가 나는데, 우파 이 양반들 좌파에 대한 개념을 정말 알고나 좌좀, 좌좀거리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는 말이다.

 

좌파와 우파의 개념의 출발선은 예나 지금이나 경제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쓰게 된 계기가 누구나 다 알다시피 산업혁명 시기때 노동자들의 노동력 착취와 그 노동에 대한 댓가를 노동자들에게 지불하지 않고 얻은 이익의 대부분을 자본가들의 가지고 간, 불균형과 불평등에서 시작되었다는 그 지점에서 출발했다는 건 누구나 다 알 것이다.

 

그래서 권력과 자본을 가진 자들의 다른 편에 서서, 너희 있는자들만 가지지 말고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복지를 늘려 가난한 사람들을 다 같이 잘 사는 나라로 만들자라는 것이 좌파의 목적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게, 그렇게 왼편에 선 사람들 중 다수가 가진 자와 배운자였다는 것이다. 그러니 좌파의 피해의식란 말은 좀 어폐가 있다. 그들 대부분은 무엇이 옳은 것인지, 국가가, 사회가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알고 자신들이 속해 있는 곳을 마다하고 반대편에 기꺼히 동참하면서 싸워왔기에.

 

소득 불균형의 세계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좌파다라고 해도 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롤모델은 북유럽이고 북유럽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좌파 국가라고 할 수 있겠다. 북유럽 사람들의 삶, 부럽지 않나.

 

롤모델로 삼아 국가 경제가 지향해야하는데, 이상하게 우리 나라에선 월급 백이십, 백오십 받아도 아무런 불만 없이 정부의 정책에 동참하는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 우파들이 너무 많다. 정말 많다. 자신들의 삶이 비정규직으로 하루하루 간신히 버티고 월급 백이십 백오십 받아도, 그걸 정부의 정책과 연관짓지 못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좌좀이라고 비하하면서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왜 그들은 노예의식속에서 자신이 처한 부당한 대우가 정치적인 결과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

 

며칠 전에 미국의 오바마는 최저임금을 만원이라는 정부 정책에 싸인을 했다. 수 많은 우파 경제전문가들이 부자들에게 혜택을 주어야 돈이 시장에 많이 풀려 경제가 살아난다는 조언을 듣고 정책을 수십년 고집하다가 포기하고 노동자들의 임금을 높이는 정책에 싸인을 한 것이다. 좌파 경제전문가들은 말한다. 부자들에게 돈을 움켜쥐고 시장에 돈을 푸는 게 아니고 자신이 벌어들인 돈으로 또 다른 투자처를 찾을 뿐이라고,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면 그들은 당장 사야할 물품에 소비하느냐 경제가 돌아갈 수 있다고. 적은 임금으로 그들이 소비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미국은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을 올리는 정책을 받아 들였다.

 

정부를 싸 잡아 비난하는 것을 무조건 좌좀이라고 비아냥 거리는 사람들에게 난, 좌파의 정의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그리고 좌파란 말의 뿌리는 돈과 관련되어 있다고. 다 같이 잘 살길 바라고 최소 송파동 세모녀같은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사회가 되려면, 소득 불균형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인데, 그걸 주장하는 좌파의 입장이 그렇게 비아냥거릴만큼 잘 못 된 것이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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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5-13 11:08   좋아요 0 | URL
아,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습니다. 저도 대체 왜 가난한 우리 부모님들이 부자들에게 표를 주는지 모르겠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지요. 기억의집의 이 글로 저도 좀 더 명확하게 최저임금을 올려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기억의집님.

기억의집 2014-05-15 10:58   좋아요 0 | URL
저 몰랐다가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일본 50대 이후의 저축율이 5경이래요. 5조도 아니고..일본의 최저 임금이 팔천원에서 만원대인데 돈이 안 도는게 너무 높은 저축율이라 하더군요. 그나마 최저 임금이 경젤 최소한으로 돌아가게 하나봐요. 최저임금은 정말 생각해 볼 만해요. 경영하는 입장에선 당장 불리하지만,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선 어느 정도 올리는 게 맞다고 봐요. 정 못하면 비정규직대신 정규직을 많이 뽑던가. 우리 사회는 너무 경영자들의 입장만 반영되는 것 같아요~

마립간 2014-05-13 12:20   좋아요 0 | URL
우리 나라의 좌파의 여러가지 정의 중에는 ; '친일 독재 정권에 반대하는 무리', '기득권을 유지하는 체제에 대한 반대하는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기억의집 2014-05-15 10:5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사실 돈에서 모든 게 비롯되는데.. 우리 나란 우파가 그것만 쏙 빼 먹고 사용하지요~

노이에자이트 2014-05-31 01:42   좋아요 0 | URL
요즘은 북유럽에도 극우세력들이 힘을 얻고 있더군요.외국에서 온 이들에 대한 반감이 높아가는 것은 전세계적 추세 같습니다.노르웨이에서 총기난사 사건으로 청소년들이 몰살당하기 전에 핀란드에서도 비슷한 일이 몇 번 났는데 모두 가해자가 파시즘에 물들었더군요.
 

 

그젠가 그그저껜가 알라딘 들어와 화제의 서재글 흝어보다 미국에서 입만 가지고 다니는 우리 나라 남자에 대한 분노 페이퍼를 읽었는데, 뭐랄까, 난 이분이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는 분이라 한국 남자들의 비뚤어진 보수성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남녀 평등의 현실을 외국과 비교해서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기혼자가 아닌 미혼자이기에 한국 남자의 가사 경험이 한정되어 있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며칠 전에 우리 나라 근로자들의 50%가 이백만원 이하라는 통계가 기사로 나왔다. 주변을 봐도 소득 이백 이하인 사람들이 많아 어느 정도는 그려려니 했는데, 막상 50%라니 하니 우리 나라 근로현실이 얼마나 열악한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내가 이 통계에 빗대어 말하고 싶은 것은 한 사람의 소득이 적다 보니 사실 주변 대부분의 가정이 맞벌이 가정이고, 한국에서 여성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주변 지인들을 봐도 일 끝나면 시장 봐서 애들 먹을 거 사와 옷 대충 갈아입고 밥 하고 반찬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고 일상의 (고된) 풍경이니 말이다.

 

누군 고된 몸을 이끌고 회사 갔다와서 퍼질러 쉬고 싶지 않겠는가.. 그런데 현실은 먹고 살아야하기 때문에, 낮에 살뜰히 챙겨주지 못하는 미안함에 지친 몸을 이끌고 저녁밥을 지어야하는 현실을 지켜보는 입방에서 서글프기까지 할 때가 있다. 뭐 다 그렇게 사는 거지 싶다가도.. 나의 언니가, 나의 지인이 그렇게 사는 모습을 보는 게 안스러울  정도로 가슴이 막힐 때가 많다. 맞벌이라 남편이 많이 도와준다고 하지만, 사실 두 사람 모두 같이 일 다니고 퇴근해도 남자가 자기 자식 먹일려고 전적으로 가사 노동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보니 오롯히 가사 노동은 엄마의 몫이다. 일단 우리 나라에서 가사노동은 여자의 역활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그렇게 키워졌다는 데 한 몫을 했겠지만.

 

우리 나라 남자들이 가사 노동을 거의 하지 않는 이유중 하나가 음식 하나 만들어 먹을려고 해도 손이 많이 가는 번거로움에 있다. 된장찌개 하나 끓여 먹을려고 해도 감자 깍고 썰고 양파 썰고 등등. 주방에 들어와 음식을 만들지 모른다는 것이 가사 노동을 등한시 하는 주요 원인중 하나인데, 그러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마트에서 사는 인스탄트 음식도 거부하지 않고 그냥 사서 같이 먹는다. 게다가 나는 우리 아들(혹은 딸)에게 언제나 음식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인스탄트 음식도 해서 직접 먹으라고 한다. 렌지에 이분이면 데워 먹을 수 있는 햇반도 사다 놓고 베이컨이나 소시지을 사다 놓거나 어떨 때 마트에서 파는 즉석에서 소스 뿌려 먹을 수 있는 야채도 사다 놓고 해 먹으라고 한다.

 

지금이야 엄마로서 살림하는 입장이기에, 된장찌개나 순두부찌개같은 음식들은 내가 해서 먹지만, 아이들에게 먹고 싶으면 누군가 해 달라고 하는 게 아니고, 마트에서 파는 된장찌개나 순두부 찌개같은, 인스탄트 음식 사서 먹으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인스탄트 음식의 유해성에 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우리 나라 음식이 잔손이 많이 가서 남자가 못 해 먹는다면, 동영상의 영국남자처럼 인스탄트 음식이라도 해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요즘 신혼 부부의 불만중 하나가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자기 아들 아침은 꼭 챙겨주라는 부탁 아닌 부탁을 한다는데, 솔직이 이건 아니다.

 

요즘 세상에 맞벌이 하는 부부가 대세고 서로 바쁜 게 대부분인데, 꼭 누구 한쪽이 한쪽을 챙겨줘야 하나?  아침밥 먹고 다니면 좋은 거지만, 요즘 세상 천지에 널린 게 편의점이고 음식점인데, 편의점에서 김밥 한 줄 사 먹을 수 있고 회사 근처 트럭에서 토스트라도 사서 간단하게 떼울 수 있는, 먹거리가 널린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여자만 가사 노동을 전적으로 해야하는 시대는 지났다. 같이 돈 버는 건 좋고, 살림은 여자가 더 많이 해야한다는 전통적인 사고 방식은 지양되어야 한다.이제 좀 전통적이고 관습적인 생활 습관은 시대에 맞춰 변해갈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우리 나라가 여전히 유교문화권이고 제사 관습이 있다보니, 본인들 제사들 지낼 줄 아들만 위하는 부모들 많은데, 요즘 끽해야 자식 한 둘 낳는 세상이고 딸 하나만으로 만족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 귀하게 자란 딸들이 자기 자식한테 희생하며 살길 바라는 부모 마음은 버려도 된다.

 

다 큰 자식 뭘 해먹던 말던, 본인이 좋아 음식을 정성껏 차리면 더 좋고 아니면 인스탄트 음식이라도 해 먹을 줄 알아야 하는 자식 혹은 아들로 키워야 한다. 아들들. 어디 가서 그게 국내든 해외든 입만 가지고 다니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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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4-05-13 12:33   좋아요 0 | URL
저는 남자가 돈을 벌고, 여자가 가사를 담당하는 것이 효율적인 분업이라고 생각하지만, 맞벌이라면, 가사는 반반씩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가치관에 맞게 행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대원칙에 동의한다면, 그 나머지는 타협의 문제이지요.

저는 중학교 때, (아니면 고등학교 때) 집에 밥이 없어 식사를 못하고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집에 쌀이 없냐, 너는 손이 없냐 네가 밥을 해먹으면 될 것 아니냐"라고 말씀하셨고, 바로 밥짓는 법을 익혔죠. 그 당시 5가족 중 제가 가장 늦게 밥짓는 법을 배웠습니다.

L****님께도 말씀드렸지만, 남녀평등에 있어 저는 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인스탄트 음식을 먹을 것인지 말 것인지는 먹는 사람이 결정할 문제이고요.

기억의집 2014-05-15 10:53   좋아요 0 | URL
다들 맞벌이면 남자도 같이 가사노동 해야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현실은 전혀 아니잖아요. 아무래도 여자들이 가사 노동을 더 많이 해요. 제 주변 엄마들 다들 일 갔다와서 집안일하고 애들 챙겨요. 그런데 대부분의 남자들은 마립간님처럼 그런 건 생각 안 하고 여자들 너희들은 밖에서 육체노동 안 하잖아,,,,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마립간님이 놓친 것 중 하나가 여자들 임금이 그렇게 세지 않아요. 고임금이면 여자가 충분히 가장의 역활을 할 수 있지만 제가 중하층권에 속해서 그런지 제 주변 엄마들이나 지인들 보면 이백 받는 것도 많은 걸요..==;;

남녀 평등에서 여자의 역활만 중요한 게 아니고 남성의 역활 또한 중요해요. 실제 지금 현재의 여성역활도 좌파정권때 위상을 많이 올려준 것이거든요. 여자들이 전문직으로 많이 진출하게 된 것도 그 때부터고.

저의 요지는 인스탄트 음식이라도 해 먹으란 말이예요. 앉아서 누가 해 주길 기다리지 말고요...우리 나란 정말 남자가 떠 받으러지는 사회예요. 저는 여자로서 그걸 얼마나 뼈져리게 느끼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울 아들이 여동생한테 라면 끓이라고 시키면 뭐라해요. 그리고 제 딸한테도 하지 말라하고요. 저의 요지는 직접 알아서 해 먹으라는 게 제 글의 요지였어요^^

마립간 2014-05-15 12:15   좋아요 0 | URL
막상 현실은 아닌 것에 동감하며, 저도 반성하며 노력해 보죠.

대체적인 내용은 이견이 없는 듯하고 해결책의 강조점 차이 정도로 이해하겠습니다. (지적하신 내용은 예전에 가을산님과 나눴던 것들이 포함되어 있네요.) 제 딸은 더 나은 세상에 살기를 기대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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