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오버 - 국가, 기업에 이어 AI는 우리를 어떻게 지배하는가
데이비드 런시먼 지음, 조용빈 옮김 / 와이즈베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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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가장 주목할 트렌드 키워드는 인공지능, AI다. 현대과학의 기술적 결과로 여겨졌던 AI가 사실은 300년 전부터 우리와 함께 했다는 흥미로운 사실이다. 국가, 기업의 지배가 로봇과도 유사해 그 관계의 재구성을 통해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책 [핸드오버]는 지금 이 순간도 삶의 곳곳에서 AI가 지배하는 삶의 담론을 담고 있다.

국가와 기업이 유기체와도 같다는 것은 많이 들어 알고 있었으나 AI와 같은 속성을 가졌다는 것은 새로운 발상으로 다가왔다. 국가와 기업은 긴 생명력으로 복제성과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책임과 부담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것은 AI와도 비슷한 특성이다. 기업과 국가가 작동하는 것이 AI 알고리즘으로 설명할 수 있기에 AI가 지배할 세상 역시 내다보며 예측할 수 있다. 국가와 기업, 생각할 수 있는 AI 사이의 관계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기에 우리는 AI 간의 상호관계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검색 엔진은 우리의 공동 관심사를 통합하고 반영해 우리가 검색하는 것에 관한 답을 보여준다. 우리가 공통적으로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마치 진실인 양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국가는 단순히 기계적인 허구가 아니며 우리 자신의 기계화된 버전이라고 말하는 이 책에서는 국가는 행동의 패턴을 형성하고, 이것으로 미래에 어떤 행동을 할지 결정한다고 하며 기업은 국가와 달리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능력은 없지만 주어진 의사결정권 안에서 버틸 수는 있다고 강조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인류의 종말을 피하기 위한 내용이 등장한다. 핵무기, 기후 변화, 생물학적 재앙, 킬러 로봇으로 정리한 멸종의 원인이 새삼 무섭게 다가왔다. AI인 킬러 로봇은 지능형 기계가 인류보다 더 똑똑해지고 스스로를 향상시키고 복제할 결정을 내리게 되어 인류가 세계 질서의 중심적 위치를 잃게 될 것을 말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인류는 다른 생물처럼 취약해질 것이다. AI는 무자비하고 수가 많아지며 초점 없는 눈에 전원 차단 스위치만 없으면 인류를 멸종시킬 수 있다. 우리는 인공 인격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며 선택을 해야만 한다. 그 선택이 올바르지 않다면 인류에게 AI는 괴물이 될 것이다.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 국가와 기업 그리고 인류가 촘촘한 기준과 세세한 가이드 라인으로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켜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

'국가와 기업이 지배하는 세계에
로봇이 진입하고 있다
이런 단체와 기관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로봇과 훨씬 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때는
과거의 교훈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도서제공 #핸드오버 #데이비드런시먼 #와이즈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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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세요, 미래를 바꿔주는 택시입니다
기타가와 야스시 지음, 김윤희 옮김 / 북폴리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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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대하는 태도, 성공을 향한 자세 등을 다루는 자기계발서는 매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작정하고 선택한 책 속에는 온갖 좋은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런데 정작 읽고 나서는 읽을 때만큼의 충만했던 의지가 사라져 버리니 당황스럽기 짝이 없다. 그런데 소설에서 삶에 대한 투철한 의지와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고 하면 어떨까? 재미있지만 황당무개한 이야기가 펼쳐질줄만 알았던 소설 [타세요, 미래를 바꿔주는 택시입니다]는 책을 손에 들고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나와 비슷한 주인공인 오카다 슈이치, 그는 사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군상이다.
생명보험 영업직으로 공포와 두려움이 스며드는 나날을 살고 있는 오카다 슈이치에게 운이 정말 없던 어느 날이었다. 딸 아이 학교 선생님과의 면담을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아 탔다. 이미 약속 시간은 한참 지났지만 얼굴이라도 비출 요량으로 탄 택시의 운전사는 이미 목적지뿐 아니라 오카다 슈이치의 이름까지 알고 있으니,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사실 여기까지 읽을 때만 해도 이 소설의 진가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을 때다. '운을 바꾸는 자, 운전자'라고 소개하는 택시 운전사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장소로 손님을 모시고 가는 일을 하고 있었다.

"운이 극적으로 바뀌는 순간, 인생에는 그때가 분명히 있거든요. 우리 모두에게는 그 타이밍을 포착할 수 있는 안테나가 있어요. 안테나의 감도는 기분이 좋은 때 가장 정확해집니다. 반대로 기분이 나쁘면 안테나는 작동하지 않아요. 사소한 일로 기분을 망치는 바람에 대운을 놓친다면 얼마나 원통하겠습니까"

오카다 슈이치는 그저 우리와 비슷한 이로, 별로 적성에 맞지 않지만 가족을 위해 애쓰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궁지에 몰렸을 때 나는 운도 없고 빽도 없고 돈도 없는 초라한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런데 그 생각만으로는 도저히 현실을 개선할 수 없으니 무언가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그런데 우리 모두는 다른 제대로 된 방법을 잘 모른다.

"어쨌든 최선을 다했는데도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그 노력은 사라지지 않고 운으로 쌓입니다" 소설 속 운전자는 운이라는 것이 좋고 나쁜 것이 아닌 사용하거나 적립하는 것으로 접근했다. 적립된 운을 바로 사용하는 가 하면 모아두었다가 목돈처럼 사용하는 것이 운이라는 데 듣고 보니 말이 된다. 운이 좋은 사람은 정말 하늘에서 운이 뚝 떨어진 것이 아닌 미리 적립해놓은 운 포인트를 지금 사용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

소설은 앞, 뒤, 과거와 현재가 잘 짜여진 플롯으로 독자로 하여금 읽는 내내 깨달음과 희열을 느끼게 해준다. 뒤로 갈수록 소설이 더욱 탄탄하고 재미있게 다가오니 한 번 든 책을 중간에 놓을 수 없게 만드니 독서를 시작하기 전 바쁜 일은 미리 처리하라는 팁을 전하고 싶다. 인생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고되고 힘들고 어렵고 지난하다. 운이 없다고 생각하면 비참하기까지 한데 적립되는 것이라고 접근하니 그 비참함이 잘못된 감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올 해 이 책을 통해 마지막을 잘 정리한 기분이다. 되는 일 없다고 불만 불평이 있었던 당신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분명 운에 대한 통찰력이 새로 생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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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카페 멋집 - 머물고 싶은 공간 훔치고 싶은 디테일
공상찻집 도라노코쿠 지음, 김슬기 옮김 / 북폴리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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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환율이 좋아서 일본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우리집 그도 그 대열에 합류해 일본의 매력에 푹 빠졌더랬는데 유독 올 해 나에겐 그런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일상의 분주함은 여행도 마음대로 갈 수 없게 만드니 야속하기만 한데 그런데로 책으로나마 여행을 떠날 수 있어 다행이다. 최근 여행에세이나 가이드북을 여행이 떠나고 싶을 때마다 손에 쥐곤 한다. 아름다운 그 곳의 사진과 정경에 눈을 맞추다 보면 어느새 조금은 뾰족해졌던 마음이 둥글둥글해진다. 연말이다 보니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마음도 책으로 달래는 중이다. 


이번에 소개하고 싶은 책은 도쿄의 머물고 싶은 공간들 중에서 카페 75곳을 소개한 [도쿄 카페 멋집]이다. 일단 75개나 소개해주니 든든하다. 다음 여행에서 꼭 가볼 멋집을 리스트업하며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카페 전문 인플루언서 공상찻집 도라노코쿠가 전해주는 도쿄의 이색적이면서도 꼭 가보고 싶은 카페들은 참 예쁘고 아늑하고 포근했다. 도쿄로 여행을 간다 해도 하루에 2~3개 정도 방문할 수 있는 카페이기에 책 속 75개 중에서 10개를 꼽는 것도 어려운 숙제가 된다. 일본이라는 감성이 꾹꾹 눌러 담긴 듯한 카페 공간을 찬찬히 둘러 보니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책은 친절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위치, 전화번호, 오픈 시간, 홈페이지, 시그니처 메뉴 등 따로 알아보지 않아도 되니 더 마음에 든다. 로컬이 사랑한 인생 카페들 속에서 나의 취향이 맞는 곳을 곳감 빼먹듯 추려 가는 시간이 즐겁다. 바라는 점은 내가 도쿄로 미식여행을 떠나는 그 날까지 이 책 속에서 찜콩한 카페들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기를! 그렇게 도쿄 그 카페의 테이블에 내가 앉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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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화는 밤새도록 끝이 없지 - 두 젊은 창작가의 삶과 예술적 영감에 관하여
허휘수.서솔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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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친이자 동료 창작가 둘의 밤새도록 마르지 않는 이야기로 가득 찬 책 [우리 대화는 밤새도록 끝이 없지]는 허휘수와 서솔의 대화 기록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두 창작가들을 잘 몰랐던 것도 사실이다.

예술에 대한 이 둘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예술이기도 하고 수단이기도 하며 원동력이 되어 준다. 서솔의 이브닝 노트와 휘수의 모닝페이지는 이 두 사람에 대해 좀 더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통로였다. 두 사람은 수요일마다 모여 회의하고 글 쓰는 작업을 했다. 그렇게 탄탄하고 쓸데 있는 대화들이 모여 문장을 이루고 문단을 만들어 책이 되었다. 두 젊은이의 생각과 삶이 통통 튀었다. 휘수는 휘수에게 이렇게 당부한다. '너무 어른스럽지 마세요. 나이가 들었다고 겸연쩍어하지도 말고요. ...당신을 가장 어리고 순수하게 만드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세요'
서솔은 '삶에 대단한 목표가 있거나 죽기 전에 반드시 이루어야만 하는 과업이 있지는 않지만, 삶의 경계가 확장되고 변화하면서 늘 한 자리에 고여 있지는 않았습니다'라고 고백한다.

이 둘의 이야기만 읽고 싶지 않다면 아니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싶다면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써볼 차례다. 책의 말미에는 부록이 있다. '우리도 함께 대화해요'라는 제목으로 20개의 질문이 들어 있다.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어느새 내가 정리되는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불안하도 고민이 많지만 일상에서 답을 찾고 서로를 의지하고 세워주는 이 두 창작가를 보며 나도 나와 참 잘 맞는 동료 창작가를 찾고 싶어졌다. 함께 쓰고 그리고 채워나갈 그 누군가를 말이다.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상상출판 #허휘수 #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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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지금의 안부 - 당신의 한 주를 보듬는 친필 시화 달력
나태주 지음 / 북폴리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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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캘린더를 고르고 다이어리를 사는 연말 루틴은 언제나 설레이는 순간이기도 하다. "내년을 잘 부탁해!" 내가 나에게 전하는 당부이자 진심이다. 나태주 시인이 쓰고 그린 친필 시화 달력은 여느 캘린더와는 다른 감수성을 가졌다. 시인은 어릴 적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형편이 어려워 이루지 못했던 그림의 꿈은 50살이 넘어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예상대로 그림은 그에게 기쁨을 주었다. 덕분에 독자는 따뜻한 그림과 안부를 전하는 시를 선물로 받게 되었다.

[나태주, 지금의 안부]는 만년 달력이다. 날짜가 없는 대신 주가 표시되어 있다. 주마다 한 편의 시를 감상하고 그림을 느끼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형식은 그림과 시지만 전하는 것은 포근한 안부 한 편이다. 스프링으로 제본된 주간달력이기에 책상 위, 테이블 위에서 멋진 오브제 역할도 해준다.

52주의 안부가 차곡차곡 쌓여 있는데 각 주마다 시인의 시화 작품과 그래픽 시화가 쌍을 이뤄 일주일의 절반씩 돌려 가며 감상할 수 있다. 친필 시화 달력을 제작하기 위해 시인은 병상에서 그린 그림, 미공개 신작까지 정성껏 담았다. 달력이 담겨 있는 박스 안에는 선물이 많았다. 나의 안부노트, 7장의 각기 다른 그림엽서, 스티커가 함께 들어 있어 더 없이 풍성함을 느낄 수 있다. 연말 연시 선물이 고민이라면 그 고민을 덜어줄 것이다.

초판 한정으로 제공되는 한 장의 달력 포스터를 보니 2024년이 한 장으로 요약되는 듯 하다. 따스함이 느껴지는 달력 포스터는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놔야겠다. 안부노트에는 시를 감상하다 마음에 와닿는 싯구를 적어보면 좋겠다. 우표 모양 스티커는 다이어리에 예쁘게 꾸며 보기 딱이다. 달력 종이가 두껍다 보니 액자로도 만들기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좋은 시를 골라 액자에 넣어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 시는 현실을 잊게 해준다. 아름다운 시와 함께 할 내년을 생각하니 기대가 피어오른다. 매 주 시와 함께라니, 비현실적인 현실이 나를 기다린다.

초판 한정으로 제공되는 한 장의 달력 포스터를 보니 2024년이 한 장으로 요약되는 듯 하다. 따스함이 느껴지는 달력 포스터는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놔야겠다. 안부노트에는 시를 감상하다 마음에 와닿는 싯구를 적어보면 좋겠다. 우표 모양 스티커는 다이어리에 예쁘게 꾸며 보기 딱이다. 달력 종이가 두껍다 보니 액자로도 만들기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좋은 시를 골라 액자에 넣어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 시는 현실을 잊게 해준다. 아름다운 시와 함께 할 내년을 생각하니 기대가 피어오른다. 매 주 시와 함께라니, 비현실적인 현실이 나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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