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본 후에 다스리는 마음
수아지크 미슐로 지음, 이현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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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본 후에 다스리는 마음]은 그림으로 명상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명상이 목적이기에 대중에게 익숙한 그림보다는 사유와 마음챙김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림들이 많았다. 결론적으론 그래서 더 좋았던 책이기도 하다.

저자 수아지크 미슐로는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7년이라는 세월 동안 불교 사찰에서 티베트어 해독과 경전을 공부하며 집중 명상을 경험했다. 20살 초반에 시작한 이러한 모험스러운 경험은 28살이 되던 해에 끝내고 그는 명상을 세상 속에서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림이라는 장르를 통해 우리의 경험 세계를 풍성하게 하고 지속적인 명상을 돕게 했다.

저자는 이 책을 명상 상상 박물관이라 칭하며 예술 작품을 매개로 명상을 생생하고 손에 쥘 수 있게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점은 많았다. 생소한 그림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했고 저자의 명상에 대한 사유는 깊고 단단했다. 명상을 예술로 더 세세하게 접근하며 마음챙김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도 유용했다.

'부유하는 세상'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일본어 '우키요'라는 단어를 새롭게 해준 이 책은 '부단히, 점진적으로 소멸해 가는 느낌. 우주와 내밀하게 결합하는 느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에게 익숙했던 명상을 너머 선 이야기는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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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마음챙김 #명상 #자기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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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위하여 소설, 잇다 4
김말봉.박솔뫼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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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신의 소설 잇다 시리즈로 만난 소설 [기도를 위하여]는 지금까지 읽은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꽤 영향력 있는 삶을 살았던 작가 김말봉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어서 의미 있기도 했다. 김말봉 작가의 소설 중 첫 번째는 [망명녀]다. 순애와 윤숙, 윤정섭이 등장하는데 세 사람의 엇갈리는 운명이 기구하다. 자신 때문에 순애가 비참한 구렁텅이 속에 빠진 듯한 삶을 살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윤숙은 이렇게 말한다. "그래 밤새도록 잠 한잠 못 자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너를 구원하기 전에는 이 큰 죄를 벗어날 길이 없는 것 같더라. 내게 있는 모든 것을 바쳐 너를 구원할 정성이 없으면 내 신앙은 헛 것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한 그의 말은 이 소설이 주는 메시지처럼 다가온다. 순애의 운명은 소설의 처음과 끝이 완전히 다르다.

두 번째 소설 [고백]에서는 미자와 바람을 피는 남편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아내 정희를 속이고 미자와 내통하던 남편의 이야기가 위트 있게 등장하는데 아마도 그 당시 사람들에게 꽤 인기를 끌었을 것으로 짐작이 간다.

마지막 소설 [편지]는 아내 은희와 남편, 인순의 이야기다. 9년을 같이 산 남편은 급성폐렴으로 죽었고 죽은 지 십여 일 만에 인순이 보낸 편지 한 통이 은희의 마음을 휘몰아치게 했다. 이 소설은 세 개의 소설 중 가장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다. 남편과 인순이 사이의 관계를 의심한 아내 은희의 마음이 절절했다. 그런데 인순은 여자가 아닌 남자였으니 이 소설은 요즘 말로 표혀하면 반전 매력이 쩐다.

김말봉 작가에 이어 만나보게 된 박솔뫼 작가의 소설 화두는 산책과 배회이고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공간, 기억, 상상이다. 소설 [기도를 위하여]는 감옥에서 윤과 순애가 결혼을 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소설이라지만 소설 같지 않아 읽는 내내 특이했던 작품이다. [망명녀]의 뒷 이야기로, 죽은 순애의 영혼이 현실에 깃든 내용이 잔잔하게 등장한다. 에세이 [늘 한 번은 지금이 되니까] 는 김말봉에 대한 박솔뫼의 소회와 자신의 일상을 그린 것으로 교토의 그 골목길을 걷고 싶게 만들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소설의 매력에 빠져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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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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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천 가족 2 - 2세의 귀환 유정천 가족 2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작가정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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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천이란 단어는 불교 용어다. 불교에 문외한이니 [유정천 가족]이란 소설을 읽으면서 처음 접하게 되었다. 유정천이란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구천 가운데 맨 위에 있는 하늘로, "유(존재)의 꼭대기에 있는 하늘"을 뜻한다. 일본에서는 이 뜻에서 파생되어 일반적인 의미로 무엇인가에 열중해 자기 스스로를 잊은 상태를 말할 때도 쓴다고 한다. 그 상태는 기쁨이 지배하기에 긍정의 의미다. 그렇다면 소설 [유정천 가족]은 그런 감정과 상태를 가진 가족이란 것이겠다. 1권에 이어 2권의 시작은 꽤 그럴듯한 인생 모토를 밝히고 있다.

'좌우지간 재미있게 살고 볼 일이다. 일단 그렇게 단정해보면 어떨까. 나는 현대 교토에 사는 너구리이지만, 일개 너구리라는 것을 긍지가 허하지 않아 먼발치에서 덴구를 동경하며 인간 흉내를 내는 것도 좋아해 마지 않는다. 이 성가진 습성은 조상 대대로 면면히 전해 내려온 것이 틀림없다. 선친은 그것을 '바보의 피'라고 불렀다.'

아버지 너구리 시모가모 소이치로의 셋째 아들 야사부로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이 소설은 1권과 마찬가지로 재미있는 너구리와 덴구, 인간 사이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들로 꾸며져 있다.

'요컨대 재미있는 것은 좋은 것이다' 이 문장은 어찌보면 [유정천 가족]이라는 장편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다. 심각하지 않게 재밌게 인생을 살라는 작가의 메시지라는 것! 아버지 시모가모 소이치로는 아들에게 당부했다. "우리는 너구리야. 웃으면 안 되는 때란 없다"

아카다마 선생의 아들인 야쿠시보 2세가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2세들간의 좌충우돌 이야기와 여전히 너구리 전골 때문에 골치 아픈 너구리들의 이야기, 거기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로맨스까지 곁들여지니 소설은 오히려 1편보다 더 재밌게 다가왔다. 너무 소설에 몰입해서일까? 왠지 주변에 너구리가 있는 건 아닌가 자꾸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ㅋㅋㅋㅋ). 교토 원더랜드에서 펼쳐지는 믿을 수 없지만 또 믿고도 싶은 이야기가 추워도 너무 추운 겨울날을 따뜻하게 데펴준다. 1편보다 더 재밌는 2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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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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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니면 누가 나를 챙겨줄까 - 인생의 1순위는 언제나 나여야만 한다
홍현태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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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 보면 언제나 나는 남보다 2순위가 되기 일쑤다. 남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신경써야 하기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이나 행동을 선뜻 할 수 없다. 이런 시간들이 누적되다 보면 어느새 나는 고갈되고 소진되어 번아웃이 될 수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또 누구나 쉽게 언제나 1순위로 나일 수 없는 삶, 아마 나도 당신도 그럴 것이다.

SNS에서 꾸준히 대중과 소통하는 홍현태 작가의 신작 [내가 아니면 누가 나를 챙겨줄까]는 여유 가지기 힘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다. 때론 이기적이어도 되고 남보다 나의 감정을 먼저 돌아보라고 하며 기분 나쁘게 하는 사람들은 과감하게 정리하라고 조언한다. 나를 지키는 방법은 언뜻 보면 쉬워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결코 쉽지만은 않다. 그런데 그 중심에 나를 둔다면 과감해질 수 있다는 것! 누구보다 인간관계에서 아픔을 겪었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에게 위로와 힘을 건네는 작가의 메시지는 작은 책 속 꽉 들어차 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사랑과 이별의 상처는 추억과 경험으로 남겨보세요'
'마음에 상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힘든 순간 누군가가 그의 글을 읽으며 따스한 문장이 주는 위로와 힘을 얻기 바라는 작가의 바람처럼 진심 어린 마음이 활력을 되찾게 해주길, 그래서 오늘의 삶이 그럭저럭 괜찮아지길, 그래서 '결국 그 누구보다 행복해질 당신입니다'를 믿길!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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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천 가족 1 유정천 가족 1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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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낯설지만 일본에서는 '교토의 천재작가'라는 칭송을 받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소설 [유정천 가족1]은 흔하지 않은 주인공들로 만들어졌다. 처음엔 그저 비유로 쓰인 것이겠지 했던 너구리, 여우, 덴구 등은 실제하는 인물들이었다. 읽다 보면 지극히 일본스러운 소설임을 알게 된다.

덴구와 너구리, 인간 사이의 주종관계가 정확하게 이해되진 않지만 '덴구는 인간을 잡아가고 인간은 친구 사이였던 너구리를 가차없이 전골로 만들어 먹고 너구리는 덴구를 함정에 빠뜨리는 등 세 부류는 별로 사이가 좋지 않다. 그런데 또 잘 지내기도 하니 도통 그 관계성이 이해되지 않는다. 그런 면이 바로 일본스러운 모습이겠다.

너구리 가족들의 이야기는 셋째이면서 자신을 바보라 여기는 야사부로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애니메이션으로도 인기를 끌었던 이 이야기는 개정판으로 작가정신에서 새롭게 독자에게 선보였다. 소설보다는 오히려 영상으로 보는게 더 재미있을 듯 하다. 너구리나 덴보라는 주인공의 서사가 잘 공감이 안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럼에도 따뜻한 가족애를 주제로 부수적인 에피소드들이 엮여 재미를 증폭시켜 준다. 특별한 판타지를 경험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겐 적당할 것이다. 각자 개성 강한 너구리 4형제의 모습을 통해 인간 군상의 면면을 느껴볼 수 있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너구리를 상상해낸 작가의 엉뚱함이 소설을 읽는 내내 피식 웃게 만들었다.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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