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보면서 ‘악은 왜 항상 선보다 강할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그리고 ‘에밀 시오랑‘의 [독설의 팡세]를 보며 깨달았죠. 시오랑이 단테의 3부작 (지옥. 연옥. 천국)을 언급하며 지옥에 대해 보고서 만큼이나 정확하다고 표현하거든요

악은 욕망이 아주 강해서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든 현실로 옮깁니다

반면 선은 추상적이고 모호하죠. 그래서 유약합니다. 결국 선 역시 아무리 미미해도 구체적으로 발현되어야 힘을 얻는다고 생각해요

- 박주영 판사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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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6-29 1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국에 가서는 악한 욕망이
선해지고자 하는 욕망을 이
긴다는 말일까요...

씁쓸해지네요.

나와같다면 2022-06-30 18:49   좋아요 1 | URL
그래서 박주영 판사는 피고인을 볼 때마다 그들의 보잘 것 없음과 악성에 놀라면서도 그들 내면에 숨겨진 추상적이고 모호한 선의 흔적을 발견하려고 애썼던 것 같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헤드윅이 개봉한지도 2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2002년의 한국과 2022년의 한국은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각종 미디어에서는 성소수자와 관련된 콘텐츠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고, 자신의 소수자성을 당당히 드러내는 인플루언스도 적지 않습니다. 트랜스젠더와 젠더퀴어의 가시화라는 측면에서도 분명 진일보했습니다

하지만 2007년 입법 예고되었던 차별금지법안은 15년간 국회에서 계류중입니다. 뿐만 아니라 트렌스젠더와 젠더퀴어 당사자들은 그 존재가 가시화된 만큼 더욱 혹독한 차별과 혐오를 겪어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는 ‘동쪽과 서쪽, 속박과 자유, 남성과 여성, 정상과 밑바닥의 중간‘에 서 있는 헤드윅처럼 어떠한 경계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 소리치고 바로잡으면 더 나은 곳으로 향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퇴보할 일만 남아 있는 그런 경계 말이지요 - 편집자의 말



헤드윅이 경험한 사랑은 플라톤의 [향연]에서 아리스토파네스가 말한 ‘사랑의 기원‘에 바탕을 두고 있다. 헤드윅은 여기에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여 ‘The Origin of Love‘라는 곡을 완성시킨다. 아리스토파네스의 이야기와 헤드윅의 곡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온전한 모습을 서로 등을 붙이고 있는 두 사람의 형태였고, 이들이 둘로 나뉘면서 나머지 반쪽을 잦아 헤매는 것이 사랑의 기원이라는 대전제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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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7.8 국회 임시회 제13대 국회의원 첫 대정부 질문]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그리고 국무위원 여러분, 부산 동구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이 된 노무현입니다
국무위원 여러분,
저는 별로 성실한 답변을 요구 안 합니다. 성실한 답변을 요구해도 비슷하니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 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 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만일 이런 세상이 좀 지나친 욕심이라면 적어도 살기가 힘이 들어서, 아니면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좀 없는 세상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03. 2.25 제 16대 대통령 취임사]

항상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모든 것을 국가와 민족 여러분 앞에 바칠 것을 굳게 맹세합니다


[2004.12.7 프랑스 소르본느 대학 초청 연설]

역사는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웠으며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는가?
지금 여러분의 생각과 실천이 바로 내일의 역사가 될 것 입니다


[2006. 4.25 한일 관계 특별담화 발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 그냥 우리 땅이 아니라 40년 통한의 역사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는 역사의 땅입니다

우리 국민에게 독도는 안전한 주권 회복의 상징입니다
미래의 한일 관계와 동아시아의 평화와 대한 일본의 의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입니다


[2007.6.16 제8회 노사모 총회 축하 메시지]

민주주의에 완성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끊임없이 진보합니다. 우리 민주주의도 선진국 수준으로 가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야 합니자.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대화와 타협, 관용, 통합을 이루어 내야 합니다. 미래를 내다보고 민주주의의 완전한 이상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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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인생은 아름다운 거야. 강아.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네가 그걸 알았으면 좋겠어. 인생은 아름다운 거다. 난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그걸 영영 알지 못할까봐, 그게 가장 큰 걱정인 것 처럼 그렇게 반복하셨다

잊지 않을 것이다 (2013)


수록작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

단편소설 회복하는 인간. 파란돌

시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새벽에 들은 노래. 심장이라는 사물. 마크 로스코와 나-2월의 죽음. 해부극장2

산문 종이피아노. 저녁 여섯시. 검고 기 바늘. 아버지가 지금, 책상 앞에 앉아 계신다. 기억의 바깥. 아름다운 것에 대하여. 여름의 소년들에게. 백 년 동안의 기도. 출간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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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한 세대‘?

90년대생이 ‘공정‘에 민감한 이유는, 그들이 느끼는 불안속에서 유일하게 예측 가능성을 제공해주는 국가시스템, 즉 정서적 안정의 최소한의 기반이 흔들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다른 가치를 고려할 만한 정서적 여유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시스템의 예측 불가능성을 늘리는 모든 행위는 그들의 불안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여기에 고도의 심리적 압박이 만들어낸 90년대생 전체에 걸린 피해의식이 더해지면, 2010년대 후반을 수놓았던 여러 공정 논란의 성격은 더욱 명확해진다

- 혁명을 꿈꾸던 청년에서 노멘클라트라로

386 본인들부터가 대학 문을 나오자마자 국민 대다수에게 풍요를 보장해주는, 충분히 성숙하고 번영하는 한국 경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이들 대학 교육을 받은 35%가량의 60년대생 엘리트 그룹은, 혁명을 꿈꾸던 과거를 뒤로하고 이후 한국 사회의 각종 영역의 핵심 중추로 부상하게 되었다. 그들이 80년대 정권에 반대하는 막강한 힘을 구성할 수 있던 것은 그들이 고등교육의 수혜를 입은 한 사회 최초의 대규모 인간 집단 이었다는 데 있었다. 혁명론을 버리고 고도성장의 절정에 있던 한국 사회 각지에 참여한 순간부터, 그들이 사회 전반에 걸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확보하게 될 것은 예정되어 있던 것이었다

동질적 경험을 공유하는 특정 세대의 특정 계층으로서 넘볼 수 없는 지배력을 구축한 세력으로서 그들은 자신들의 지배력을 특권으로 활용하여 자신들의 욕망 중 하나였던 계층 세습을 실현하고자 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회자본, 문화자본을 이용하여 자녀들에게 가장 좋은 교육과 촉망받는 커리어를 물려주려고 노력했고, 자녀들은 그런 특혜를 거부하지 않았다. 때에 따라서는 편법이 동원되기도 하였다

-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자: 386의 이중사고와 이중생활

˝네가 이같이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니, 내가 입에서 너를 토하여 버리리라.˝ 요한계시록

나는 586들에게 진심으로 물어보고 싶다. 당신들이 청년시절에 그토록 우려하던 불균등발전이 지금에야 이 땅에 도래했으며, 당신들이 그 대표적인 수혜자가 아니냐고, 만약 당신이 ‘사회주의자‘로서 젊은 날의 뜨거운 심장에 충실하다면, 이 이중경제체제하에서 진짜 약자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당신이 ‘자유주의자‘로서 이 사회에서 책임 의식을 지닌 어른이라면, 공동체를 위해 진정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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