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는 마침내 마음의 지옥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찾아낸 것 같다

아내가 죽자 장자는 슬퍼하기는 커녕 통을 두드리며 노래한다. 애도는 하지 못할지언정 이건 너무 심하지않은가. 장자는 대꾸한다. 사람이 죽으면 태어나기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법이라고. 태어나기 전이나 죽은 뒤나 모두 삶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고. 태어나기 이전 상태에 대해 슬퍼한 적이 없는데, 왜 죽었다고 새삼 슬퍼하느냐고

이와 같은 장자의 위로에 공감하려면, 인생을 보다 큰 흐름의 일부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죽은뒤의 상태뿐 아니라 태어나기 이전의 상태까지 상상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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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대한 담론이나 이념, 세상을 뒤흔들 커다란 사건이 중요하다 생각하지 않는다

예컨대, 2021년 3.1절 대통령 연설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비내리던 기념식 중간
고 임우철 애국지사의 젖은 담요를 바꾸어 드리라는 대통령의 말과 눈빛은 여전히 또렷이 기억한다

결국 추억이 되고 위로가 되는 것은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다

국민들도 이런 사소한 이야기들로 문재인정부를 기억하고 결국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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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3-01-18 21: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런 섬세한 감수성은 어떤 연출로도 보여줄 수가 없겠죠.

나와같다면 2023-01-18 21:53   좋아요 2 | URL
이 책을 읽고 겉모습만 따라해보겠다고 바둥거리는 흉악한 무리를 보게 되는건 아닌지 걱정해야 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슬픕니다

은하수 2023-01-18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검찰공화국이라니 말이 되냐구요
오늘도 뉴스마다 진땀빼는 외교부 소식이던데 거기도 참 지겹겠어요
입만 열면 사고를 치시니...

나와같다면 2023-01-18 22:21   좋아요 1 | URL
뉴스를 보지 못한지 거의 8개월이 되어가네요 ㅜㅜ 뉴스를 보는게 이렇게 평상심을 깨뜨리고 괴로운 일인줄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단단해져서 외면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singri 2023-01-18 2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탁 책냈군요 ~ ;;;

나와같다면 2023-01-18 22:22   좋아요 2 | URL
기다리던 신간 소식에 기쁜 마음으로 예약 구매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레삭매냐 2023-01-19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사람은 소환에 불응
해도, 언론에서 다루지 않
아 사람들이 모르고 넘어
가구요.

선택적 정의 구현에 그저
웃을 뿐입니다.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그저
수사에 지나지 않죠.

늬들이 말하는 정의가
그런 거니.

나와같다면 2023-01-19 20:56   좋아요 1 | URL
과연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합니까?
만 명만 평등할 뿐입니다 라고 말씀하셨던 고 노회찬의원이 그립습니다

흠찍 놀라는 일은 아직 일년도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 다시 올 수 있기는 한걸까요?

이미 너무 많이 지나치지 않은건 아닌지 두렵습니다
 

허무함을 느낄때 마다 나는 어떻게 했을까?
허무의 근원을 깊이 파고들거나 건너 뛰거나 무시하거나 또는 극복 했을까?

김영민교수는 ‘인생은 허무하다‘고 노골적으로 말한다

허무는 명혼의 피냄새와 같은 것이고
영혼이 있는 한 허무는 아무리 씼어도 지워지지 않는다

이게 피할 수 없는 인간 조건 같은것이라면
잘 응시하는 일이 필요하다

인간은 허무를 느낄 수 밖에 없는 존재인 만큼, 이 진실을 직시하면 여러 세속적 가치나 명예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차가운 직시야말로 허무와 공존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 살아 있는 동안 인간은 삶에서 달콤함을 누릴 자격이 있다

- 달콤함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언젠가 죽을 수 밖에 없다

- 그 죽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세대에 달콤함의 레시피를 남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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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1446호 표지 이미지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동의를 받아, 희생자 62명의 얼굴 사진을 실었습니다. 숫자가 아닌 얼굴로 기억되길, 기억을 통해서 진실이 기록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2022년 12월31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시민분향소에서 한 해의 마지막 밤을 보냈습니다. 유가족들을 괴롭히는 건 소중한 가족을 잃었다는 상실감만이 아닙니다. 참사가 어떤 이유로 일어났고 도와달라는 112와 119 신고는 왜 무시됐는지, 희생자 수습 과정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등을 도무지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이들을 더욱 참담하게 했습니다. <한겨레21>은 1월5일까지 진행된 국정조사에서 새롭게 드러난 사실과 여전히 밝혀야 할 과제를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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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파이 2023-01-14 19: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표지만 보고도 울컥했습니다. 잊지 않아야겠다고 다시 생각해봅니다.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해요.

나와같다면 2023-01-14 19:56   좋아요 4 | URL
숫자가 아니라 얼굴로 기억되길.. 기억을 통해 진실이 기록되길..

이 사진을 보내준 유가족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감히 헤아릴 수도 없네요

scott 2023-01-14 23:55   좋아요 2 | URL
호두파이님 말씀에 동감 합니다

나와 같다면 님 올려주셔서 감사 합니다 ㅠ.ㅠ

페넬로페 2023-01-14 21: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특수본에서의 이태원참사 수사종결로 넘 마음 아팠어요.
자신의 아이들이 저렇게 길 가다가 죽었더라도 그랬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얼굴 하나하나 보면서 기억해야겠어요^^

나와같다면 2023-01-15 14:28   좋아요 3 | URL
꼬리 자르기의 전형을 보여준 수사
부끄러움과 분노..

singri 2023-01-14 23: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아;;; 마음이 참 . 그렇네요.
이건 정말 너무해요.

죽음을 쳐다보지 않는 사회라니;;
책임질일 없다며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아요. ㅠ

나와같다면 2023-01-15 14:30   좋아요 2 | URL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 ㅠㅠ 슬픔니다

잉크냄새 2023-01-15 0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 사회는 세월호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네요.

나와같다면 2023-01-15 14:34   좋아요 2 | URL
그 많은 어린 목숨을 잃었는데도 우리 사회는 과연 반성하고 옳은 방향으로 가려는 의지는 있기는 한건지..

기억의집 2023-01-16 1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11월달에 소주 한병과 과자 안주 올리며 젊은영혼들을 추모하고 왔어요. 유가족분들이 요구하는 게 과한 게 아니고 정당한 것인데.. 욕심 많은 사람으로 치부 되는 게 너무 화납니다. 최근에 같은 모임의 엄마 한명과 십오년의 인연을 끊었어요. 너무 얼토당토한 말을 해서…

나와같다면 2023-01-16 12:17   좋아요 1 | URL
그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기에도 힘이 모자란데, 유가족들은 극우단체 신자유연대 혐오단체와도 싸우고 있죠 ㅠㅠ

타인의 고통에 이제 그만해라! 지겹다라고 말하는것은 폭력이예요

그 인연은 정말 연이 다한거였겠지요.. 사람의 성품은 이럴때 드러나요
 

타인의 고통에 대한 민감성과 그를 외면하지 못하는 결벽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다

타인에게 열려있는 통각이 마비돼 있거나
미 발달된 이들이 하는 정치는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다

그렇다면 타인의 고통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은 어떻게 판별할 수 있을까. 고통의 공감도 일종의 능력인데, 그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자신의 잘 모르는 고통에 공감하지 못한다. 대개의 인간은 자신이 경험하고 느낀 만큼만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고통에 관한 공부가 늘 필요하다

자의든 타의든 타인의 고통 가까이에 있어온 사람, 많은 고통을 함께 느껴본 사람이 언제 어디서고 타인의 고통에 민감 할 것이다

타인의 슬픔에 대해 ‘이제는 지겹다‘ 라고 말하는 것은 참혹한 것이다

앞으로 그와 나에게 오래 슬퍼할 만한 일이 일어난다면 그때 그곳에 우리가 꼭 함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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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1-12 2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커버는 양장판이네요. 근데 표지가 달라서 볼 때마다 낯설어요.
나와같다면님 좋은하루 보내세요.^^

나와같다면 2023-01-12 23:05   좋아요 3 | URL
책에 대한 물욕이 많아서 리커버에 양장판이면 무조건 구입하고 봅니다. 근데 새 표지가 쉽게 익숙해지지는 않을 듯..

서니데이님 따뜻하고 평온한 날들 되세요..

페넬로페 2023-01-12 22: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에서 신형철 작가가 어쩌면 그렇게 글을 잘 쓰는지 감탄했어요.
근데 리커버 표지가 넘 맘에 안들어요**

나와같다면 2023-01-12 23:08   좋아요 4 | URL
감탄하면서 필사하고 있습니다.

양장본 표지에서는
전에 표지가 주는 슬픔을 등에 짊어진 감정.. 이런 느낌은 가질 수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