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 너의 별은 특서 청소년문학 42
하은경 지음 / 특별한서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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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 너의 별은]은 미래 사회에 내재한 다름에 대한 차별, 편견에 맞서 숨은 진실을 쫓는 청소년 SF소설이다. 서로 다른 얼굴과 목소리가 어우러져 사는 세상을 그려내며, 다름의 세상 속에 꼭 필요한 것은 이해와 수용을 넘어 사랑하는 존재를 지키기 위한 굳센 용기라는 것을 전하고 있다.

 

소설은 타르칸 제국의 비위를 거슬리게 했다는 이유로 지구로 망명하게 된 아르파라인 무용수 알마는 집에 침입한 클론을 살해한 혐의로 감금실에 수감되었다. 외계인 범죄관리국 경찰 시오와 친구 윤설은 알마가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다. 서 국장은 시오에게 사건에서 빠지고 30년 전 행방불명된 우주연방 지구친선 외교대사의 딸 홍아라를 찾으라는 것이다.

 

지구에는 500만 명의 외계인들이 정착해 있다. 요근래 살인사건의 피의자들은 클론이 대부분이었는데 누군가가 클론을 사주해 알마를 죽이려고 한 걸까 의문은 깊어갔다. 피해자 사인은 꽃병으로 내리쳐 후두부 타박상이 아니라 다른거였다. 파욜라 증후군이라는 병인데, 심장이 까맣게 굳어서 죽는 병이라고 한다.

 

어릴 적 다녀온 우주여행에서 어른이 되면 지구에 정착한 외계인을 위해 살기로 마음먹었다는 전하린 센터장을 만나러 갔다. 윤설은 스크린에 비친 홀로그램을 보았다. 발크란 행성인들이 잔인한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구에 보낸다. 30년 전, 외교대사는 발크란 행성을 방문하였고 동행한 딸 앞에서 무자비하게 죽임을 당했다. 여자아이는 얼굴이 찢어지는 고통을 당하고 지구로 돌아왔고 성인이 될 때까지 친척집에서 보냈다고 들었다.

 

아르파라 행성에서 소미르는 알마와 단짝이었다. 지구에 온 뒤 소미르는 춤에만 몰두했다. 둘은 타르칸 제국을 증오했다. 그들 때문에 머나먼 행성에서 이방인으로 지내고 있으니 말이다. 시오의 아버지는 경찰이었는데 마약범들을 소탕하다 그들의 총에 맞아 돌아가셨다. 마약상들이 파는 마약은 지구에 없는 물건이었고 미나바르 행성에서 자라는 식물에서 원료를 채취했다.

 

알마는 이번 공연을 꼭 해야 한다. 고향 아르파라 행성에 대한 춤을 출 수 있게 해달라고 한다. 정당방위로 풀려난다고 해도 사람들은 알마를 살인마 취급했다. 외계인을 향한 좋지 않은 평판 때문이었다.

 

지구인들 중에는 너처럼 좋은 사람들이 더 많겠지? 난 그렇게 믿고 싶어 알마가 말했다. 나와 윤설이 같은 친구들이 언제나 너와 같은 외계인들을 응원하고 있을 거야. 일부 시위대들이 눈에 띄어서 그렇지,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너희를 응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정말로 있다. 너희들에게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왜냐하면 우리 지구인들도 언제 외계 난민이 될지 모르니까.

 

시오는 발크란 여행자 명단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아라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 대전의 외숙모집 주소를 알게 된다. 아라가 자기방 벽에 사진을 잔뜩 걸어 놓았는데, 밤하늘을 찍은 사진도 몇 장 있었고, 캄캄한 밤하늘에 달이 두 개 떠 있었다고 했다. 껴안고 자던 강아지 인형에서 홍아라의 DNA가 나왔다. 시오는 전하린과 홍아라가 같은 인물일까 의심하고 있었다.

 

아르파라인들은 모두 초능력을 지니고 태어난다. 알마는 그동안 초능력을 쓰지 않았지만 알마의 그때의 상황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순하고 따듯한 품성을 지닌 그들에게 초능력은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신의 선물이었다. 알마에게 클론을 보내 습격하도록 한 정체를 알 수 없는 배후, 흔적도 없이 잠적해버린 홍아라, 어딘가 수상한 전하린. ‘그들은 왜 알마를 습격했을까? 알마를 둘러싼 사건의 진실을 무엇인가?

 

저자는 청소년을 만나면 이런 말을 자주 한다. 훌륭한 인격을 갖춘 어른으로 성장하고 남을 도와주라고 말한다. 공부만 잘해서,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절대 행복할 수 없다. 행복은 선한 마음과 행동에서 나온다는 걸 어느 순간 번뜩 깨달았다. 나와 다른 사람들, 성실하게 살고 있으나 빈곤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선행을 베푸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야말로 천국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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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희망 수업 -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꿈꿔야 하는 이유
최재천 지음 / 샘터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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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가지 않은 미래, 어떻게 바라보고 준비해야 할까? 미래는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따지고 계산하고 희망은 없다며 지레짐작 포기하지 말고, 절실하게 꿈을 찾아 방황하고 부딪쳐 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 최재천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동물학을 전공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생태학 석사 학위를, 하버드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여러 단체 대표를 맡고 있으면서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을 번역하여 극내외 학계의 스타가 되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를 비롯하여 30여 권의 책을 저술하거나 번역했다.

 

모두가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이 시대에 마냥 인공지능을 거부하는 것이 맞을까? 인공지능이 우리 일자리를 뺐는 걸까? 저자는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이지, 일거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할 일이 없어지면 일을 만드는 게 인간이다. 저자가 통섭이라는 단어와 개념을 우리 사회에 화두로 던진 지 20년이 되었다. 지도 교수였던 에드워드 윌슨 교수가 1998년에 쓴 <Consilience>라는 책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통섭이라는 그릇을 찾아냈다.

 

<최재천의 공부>라는 책을 낸 이유는 한국 학생들은 오랜 시간을 학교와 학원에서 귀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으며, 옛날 사람들보다 10, 100배 열심히 하지만 미래가 없다고 한다. 어떤 학생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하는데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20, 30년 전에 했던 교육을 그대로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교육을 뜯어고치지 않는 한, 교육으로 망한다고 생각한다. 죽자고 하는 공부가 아니라 살자고 하는 공부가 되는 날을 꿈꾼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석사를 하던 시절, 담당 교수님이 소개해 준 <이기적 유전자>를 읽으면서 세상사에 대해 어려서부터 궁금해했던 것들이 가지런히 정리가 되더란다. 그 순간에 사회생물학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기생충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전혀 상관없는 사회생물학 분야를 공부하기로 한 것은 솔제니친의 책이 사회생물학으로 이끌어 주었다.

 

독서는 일이어야만 한다.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고 씨름하는 게 훨씬 가치 있는 독서라고 하였다. 말랑말랑한 책만 읽지 말고 모르는 분야의 책과 씨름하라. 저자의 경험담으로 장담할 수 있다고 전한다. 독서를 통해 해당 분야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그 분야와 관련된 직업이 내 눈앞에 닥쳤을 때 겁이 덜 난다.

 

독서는 빡세게 하는 것이다. 독서는 취미로 하는 게 절대 아니다. 기획해서 책과 씨름하는 게 독서이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글도 잘 쓰고 많이 쓴다. 많이 읽은 사람의 글이 훨씬 풍성하고 질적으로도 우수하다.

 

논문을 쓰는 수업에 들어갔는데 교수님이 쓰고 싶은 대로 쓰는 게 글이라고 하였다. 가르쳐준 적은 없지만 계속 반복하는데, 세 시간쯤 지나서 다시 읽으면 내 글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달라져 있는 것이다. 글을 정확하게 쓴다. 군더더기 없이 쓸 말만 쓴다. 근데 우아하기까지 하다는 교수님의 추천서도 받았다. 저자는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고 듣기에 약간 불편하면 가차 없이 집어던지고 다시 쓴다. 소리 내어 읽으면서 아무 불편 없이 글이 흘러갈 때까지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친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애 낳으면 얼마 주겠다가 아니라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 많은 변화가 교육에서 일어나고 있고, 여성이 가정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사회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남자 직원들에게 육아휴직을 쓰게 하여 즐거움을 겪어봐야 한다.

 

인간의 최대의 적은 바로 인간이다. 이 흐름을 깨려면 자연이 공생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이해하고 우리 삶에 적용해야 한다. 지구는 걱정 없다. 만신창이가 될지라도 지구는 살아남지만 인간이 없어지는 것이다. 아마 인간이 없어지면 지구는 좋아할 것이다. 앨런 와이즈먼은 <인간 없는 세상>에서 인간이 사라지면 매우 빠른 속도로 문명의 흔적이 붕괴할 것이고, 자연은 아주 빠른 속도로 회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저자는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고, 우리 인생은 경쟁과 협력을 잘 조율하느냐에 달려 있다. 내 주변이 함께 성공해야 나도 성공한다는 것을 깨닫고 서로 손을 잡고 가는 방법을 터득하라고 말한다. 이 책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고 지금 내가 선택한 길이 맞는지 불안한 이들에게 최재천 교수가 전하는 희망 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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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 별사
정길연 지음 / 파람북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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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 별사]안의에서 이별하는 이야기라는 뜻으로 박지원과 한 여인의 만남과 이별을 다룬 장편 역사 소설이다. 이용후생의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작가인 연암과, 안의현으로 낙향한 과수 이은용이 화자로 나선다. 이 소설은 저자가 연암에 대한 일종의 연모의 정으로부터 시작되고, 마무리된 작품이다.

 

연암이 안의 현감으로 42개월을 재직한 사실에 대해서는 상세히 알지 못하거나, 알고 있더라도 주목하지 않는다. 연암의 글이나 벗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제외하면, 오늘날의 함양군 안의면에 실체적 궤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까닭도 있다. 우울함은 남들이 알지 못하는 연암의 오랜 지병이다. 글감을 가다듬어 붓대를 잡을 때라야 겨우 숨 쉴 만했다.

 

무신년(1788)에 가족을 연달아 넷이나 잃었다. 아내와 형에 이어 맏딸과 큰며느리를 차례로 보내었는데 눈물을 참아야 하고 우는 소리를 삼켜야 했다. 안의현에 부임한 것은 쉰다섯 살때이다. 처숙부인 학사공을, 장인어른인 유안처사와 더불어 귀한 스승으로 모셨다. 열일고여덟 살 무렵 장인어른으로부터 맹자를 처숙부로부터 사마천의 문장을 배웠다.

 

이은용의 어머니 거처는 후원에 딸린 별서였다. 부모는 하늘이 정하는 것이나 신분은 사람이 정하지 않던가. 별실 소생이니 서출일 밖에. 아버지는 어머니의 가야금 연주를 들으며 검을 닦으시건, 찾아온 벗들에게 풍류를 자랑하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외갓댁으로 오게 되었다. 열일곱 살에 수동 참의댁 며느리로 들어갔다가 스무 살에 나왔다.

 

삼년 만에 홀몸이 되어 나오자 외할머니가 화병으로 몸져누우셨다. 할아버지 모르게 일사천리로 진행된 혼사였다. 본 마님은 언감생심 과분한 자리인줄 알라 하셨다. 신랑쪽이 서둘렀다는 건 나중에 알았다. 사윗감이 병이 위증하다는 사실을...아버지는 은용이 그 댁에서 나와 살 수 있게 해주면 죽은 듯이 살겠다. 양가에 누가 되지 않도록 평생 근신하여야 할 것이니라 하였다.

 

연이은 흉작으로 백성들의 시름이 깊어지는데 축하연이라니. 이름난 기생 몇을 부를까요. 묻는 예방을 물리치고, 홀로 민망하여 [자치통감강목]을 펼쳤다가 도로 덮었다. 일상이었던 관리들의 횡령을 누구도 해치지 않고 해결하였다. 위엄은 상대의 마음속에서 절로 우러나야 힘을 발한다. 불호령을 내리고 매를 쳐 하속의 무릎을 꿇리는 상전이나 관리는 소인배다.

 

책이란 읽는 즐거움이 가장 크지만 가지런히 꽂아두고 보는 즐거움도 적지 않다. 다 읽지도 못하는 책들을 다락같이 쌓아두고 흐뭇해하는 선비들이 꽤 되는데, 바라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까닭이다. 책을 읽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는 이덕무가 드디어 책을 팔아 밥을 먹고, 그의 막역지우 유득공은 한술 더 떠 책 팔아 술을 마셨다는 내용이었다.

 

안의에 내려와서 중국 여행에서 배운 바를 시험해보고자 하였다. 일일이 손으로 하는 일은 능률이 오르지 않아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늘만 올려다보고 있기보다 농사짓는 방법과 제도를 바꾸어 천수답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지혜와 의지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아무 사내 만날 마음 없고 있은들, 보따리 안고 밤도망할 인연이라면 모를까. 후실도 후실 나름이겠지만 내 흠이 자명하니 부당하진 않다. 과분하다면 과분하지요. 소실이든 작은집이든 첩 정은 길어야 삼년이란다. 조강지처에게 눈엣 가시일 테고 병실에 한 섬 보화가 무슨 소용에 닿겠나. 제 어머니는 별서를 벗어나지 못하였고 아니 하였으니 유폐나 다름없었다. 저 또한 안뜰로 난 중문을 함부로 넘지 못하였다.

 

둘째가 상투를 틀었는데 아내가 살아 있어 며늘아기를 함께 맞았으면 좀 좋았겠는가. 아내는 나의 부족함을 묵묵히 감당하고 메워준 여인이다. 장인과 처숙은 나를 만든 스승들이셨다. 처남 재성은 내 아우요, 평생의 지기지우다. 이번 혼사에 처남댁의 노고가 크다고 적었다.

 

할아버지는 자신에게 변고가 생기면 짐승과 도적이 우글거리는 세상에 청상인 손녀딸만 남기고 가니 안타까웠을 것이다. 어느 진사 댁에서 데려가고 싶다고 해도 은용은 제 마음 제 것이라며 한 발짝도 꼼짝하지 않겠다고 한다이 책은 8년 만에 세상에 나온 결실이다. 맺고 풀어지고, 잊고 잊히고 지워지는, 소멸해가는 단심을 다룬 이야기로 읽어주면 좋겠다. [안의, 별사]에서 그 시간과 공간을 구현해보고 싶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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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아빠와 떠나는 민주주의와 법 여행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양지열 지음, 박유나 그림 / 특별한서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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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는 법과 관련해 펴낸 책들과 강연을 통해 청소년을 만나고 있다. JTBC 사건반장 패널로 출연하고 있는 양지열 변호사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민주주의와 법의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책의 구성은 오전, 오후 시간 변호사 아빠와 중학생 딸이 나누는 오늘의 대화와 대화 속 장소를 탐방하는 오늘의 방문으로 이루어졌다. 책은 현실의 문제를 궁금해하는 딸 민주와 변호사인 아빠의 대화를 통해 답을 찾을 수 있다.

 

첫 대화는 민주주의와 법여행이다. 정치인들은 왜 그렇게 서로 싸우기만 하는 걸까? 그분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국민에게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을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 대화하고 타협하는 일을 한다. 그러는 와중에 토론이 격렬해지면 목소리를 높이고 싸우는 경우도 생긴다. 물론 정도가 지나치면 안되겠지만 말이다.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알려 주고 있는 헌법 제2장 첫 번째 조문이 제10조인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밝히고 있다.

 

헌법을 밝히고 있는 기본 원리, 기본권이 대한민국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려 주는 제도가 있다. 바로 헌법 재판이다. 헌법 재판소는 한옥 마을로 잘 알려진 서울 종로구 재동 북촌 입구에 있다. 헌법 재판소 별관에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다섯 가지 헌법 재판에 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그동안 헌법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국민의 삶을 바꾼 중요한 결정들은 무엇이 있는지, 다른 나라의 헌법들은 어떤지와 각종 자료를 만날 수 있다. 직접 재판관이 되어 사건에 관한 판단을 해 보고, 가상을 헌법을 만들어 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대통령이라는 권력은 국민을 위해 행사되어야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그 외에도 커다란 영향력을 가진다. 뉴스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말을 들어 봤을 것인데 능력, 경력과 상관없이 대통령 측근이라는 이유로 고위직을 차지하는 것을 비꼬는 말이다.

 

헌법 재판소는 정당을 자유로운 지위와 함께 공공의 지위를 함께 가지는 단체라고 정의했다. 국가 기관은 아니지만 국가에 필요한 공적인 일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헌법에서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알고 있는데 왜 그런 거냐고 물었다. 여러 주장을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가끔은 심하게 도로도 막고 시끄럽게 굴기도 하는데, 다양한 목소리가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게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이미 만들어진 국가에서 갖춰진 제도 아래 살고 있지만 국가나 사회를 처음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혹시라도 선출된 대표들이 잘못을 저질러 제도가 무너졌다면? 국민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집회의 자유는 필수적이다.

 

선거철이 돌아오는데 시험 기간과 비슷하다고 하면 이해가 쉽다. 더 많은 사람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정치다보니, 유권자들은 열심히 공부해 투표라는 답안을 써내고, 어떤 후보를 뽑느냐에 따라 시험 성적이, 국민의 삶이 달라지는 것이다.

 

법인은 거래의 편의를 위해서, 많은 사람과 재산으로 이루어진 회사 같은 단체를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한 것이다. 법이 사람으로 여겨 준다는 뜻에서 법인이라고 하고, 권리 능력을 가지게 된다. 법인과 구별하기 위해서 사람은 자연인이라고 한다. 산속에서 혼자 사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부모는 자녀의 법률 행위에 동의, 취소하거나 아예 대리할 수 있다. 법적으로 자녀의 금융 거래를 부모가 대신해 주는 것이다. 더 적극적으로 자녀의 재산을 맡아 관리 할 수도 있다. 청소년 역시도 근로 기준법에 따른 보호를 받아, 청소년이 근로 계약을 체결하려면 가장 먼저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 최장 근로 시간은 성인보다 적어서 하루 7시간, 일주일에 35시간을 넘을 수 없다. 임금은 성인과 똑같이 받는다. 청소년을 고용할 수 없는 업종을 정해 놓았다. 술집이나 클럽은 물론이고 PC, 노래방에서도 일할 수 없다.

 

이 책은 9장에 걸쳐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민주주의와 법의 내용을 총망라했다. 아빠와 딸이 주인공으로 만화를 삽입하여 청소년들이 민주주의와 법에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청소년과 함께 성인이 읽어도 좋은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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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의 풍경하나 - 풍경이 사람을 품고, 사람이 풍경에 기대고
이주옥 지음 / 수필과비평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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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의 풍경하나]는 저자의 세상의 당신들이어 두 번째 책이다. 사람은 서로 어울려서 살아야 한다는 것, 풍경은 사람은 껴안으면서 완전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리라. ‘풍경이 사람을 품고, 사람이 풍경에 기대고글귀는 푸근한 느낌을 받는다.

 

화단에 봉선화를 뽑은 중년 여인, 들켜버렸다. 그 여인은 봉숭아 꽃물을 들이고 싶었나보다 아니면 엄마가 그리웠을까. 꽃물이 첫눈 올때까지 남아 있으면 첫사랑을 만난다는 이야기가 남았을까 상상력이 웃음짓게 한다. 저자는 손주가 생겨 할머니가 되었다. 부모님은 당연히 증조부모가 될 것이다. 이제 막 안녕의 손짓을 배운 아이와 부모님의 헤어짐이 눈시울이 붉어지는 그림이 그려진다.

 

꽃 중에서 생기를 더하는 것은 사람 꽃? 그 중 나이 육십은 넘어 보이는 한 남자가 빨간 셔츠에 선글라스를 끼고 은빛 캐리어를 끌고 서 있다. 오랜 코로나에 가까스로 마스크 해제를 알렸지만 미세 먼지와 황사가 복병으로 다가와 여전히 입막음 신세다. 빨간색 반소매 옷을 입은 남자의 옷차림은 봄이 오고 있었나보다.

 

도로 가운데 엎어진 유모차 하나가 보였다. 유모차 옆에는 검은 비닐봉지 두세 개와 종이 봉투 한 개가 널브러져 있었다. 노인이 엎어진 유모차를 쳐다보며 허둥거리고 있었다. 넘어지는 순간을 보지 않아 알수 없지만 세워둔 유모차가 차도로 넘어졌을 것이라는 유추를 한다. 언제부턴가 노인들에게 지팡이 대신 유모차가 필수품이 됐다.

 

살다 보면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게 마음 뿐만 아니라 몸도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이 글에서 나의 엄마가 보인다. 엄마는 허리가 많이 굽으셨는데 요즘은 한발짝 떼기가 어려워 엄마의 자동차 곁에는 항상 유모차가 있었다. 그것을 밀고 마당을 가로질러 개밥을 주시기도 하고 창고에 가기도 한다. 보행기를 끌고 다니시는 엄마 마음이 짠한데 엄마의 허리를 고쳐드리고 싶은데 병원을 안 가시니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지방에 다녀오는 길에 지인의 어머니를 찾아 뵈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자신을 찾아온 사람이 있다는 것에 반갑고 흥분되셨다. 그 어머니는 호주머니에서 물렁해진 바나나를 건넨다. 서울에 놀러 온 친구와 어디를 갈까 하다 길상사를 떠올렸다. 법정 스님, 백석 시인의 이름이 함께 하는 곳,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한 남자를 사랑한 여인 김영한의 이야기는 숙연한 마음을 품게 만든다고 하였다.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거리 곳곳에 흩날리는 수북한 낙엽은 봄날의 꽃 이상으로 가을을 장식한다. 환경미화원이나 경비원들은 돌아서기 바쁘게 떨어지는 낙엽을 쓸어내며 낭만은 지나가는 개나 줘버리라고 구시렁댈지도 모른다.

 

일본 벚꽃의 유래를 처음 알게 되었다. 어느 산적 두목이 여자 한 명을 보쌈하여 왔는데 그 여자는 도무지 웃지를 않았다. 산적 두목이 사람 머리 하나를 자르자 그 여자가 설핏 웃었다고 한다. 그 산적 두목은 여자가 웃는 모습을 보려고 수많은 사람의 머리를 잘랐고 참수한 머리를 나무 밑에 묻었다. 그 나무에서는 너무나 예쁜 꽃이 피어났는데 그 꽃이 바로 벚꽃이라는 내용이다

 

커피자판기는 누구에게나 친숙한 길다방이었다. 이제는 자판기를 설치하는 곳도 드물지만 있다고 해도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커피집과 원두커피의 효능이 자판기 커피는 슬그머니 천덕꾸러기가 됐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들이는 문화인가보다.

 

지하철에 구걸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 것 같다. 객실 안에서 구걸하는 사람은 빨리 내리라는 기관사의 멘트를 들었다. 요즘은 카드만 하나 달랑 넣고 다니기에 현금이 있다손 치더라도 얼마를 줘야 되나 고민이 된다. 저자 역시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집에 돌아와 지갑을 열어보니 큰 지폐만 두 장 들어있었다. 만약 그 자리에서 지갑을 열었다가 금액 때문에 다시 닫아야 했을지 결론 내리지 못할 미묘한 헤프닝이었다.

 

이 책은 어느 곳이든 풍경이 그려진다. 특히 저자는 전철을 타면서 휴대폰을 보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들을 바라보는 게 더 재미있고 휴대폰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인 사람들의 표정들이 각양각색이라 덩달아 웃음이 나온다고 한다. 소소한 마음을 발산하며 사는 소시민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는 일은 어느 영화나 드라마보다 더 맛깔나기 때문이다.

@han_kwanghee님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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