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찬기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작품은 괴테가 25세 때 14주 만에 완성하였고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쓰였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실연과 상실을 토대로 쓴 작품이다. 연애 소설의 최고봉, 이 소설로 베르테르효과라는 말이 생겼다.

 

베르테르는 어느 무도회에서 샤로테라는 아가씨와 파트너가 되어 춤을 추게 된다. 그녀에게 약혼자가 있으니 홀딱 반하지 말라고 전한다. 그러나 베르테르는 한눈에 반하게 되고 내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아가씨는 다른 어떤 남자와도 왈츠를 못추게 해야겠다고 마음으로 다짐하기도 한다.

 

약혼자 알베르트는 아주 점잖고 씩씩하고 잘난 신사이므로 누구나 호감을 갖는다. 자신이 로테를 사랑하는 것을 질투해서 로테를 괴롭힐지 모른다고 생각은 하지만 약혼자를 부러워 하는 마음이 드러난다.

 

알베르트는 로테의 고지식한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었다. 로테의 어머니는 임종의 자리에서 집안일과 어린아이들을 로테에게 부탁하고 로테는 알베르트에게 맡겼다고 한다. 그때부터 로테의 마음가짐은 완전히 달라졌고 활기를 띠기 시작했으며 정말 어머니처럼 열성으로 집안일을 걱정하고 돌보게 되었다는 것이다.(p75)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자 베르테르의 마음도 가을다워진다. 내가 떠나려고 나왔을 때, 그녀가 사랑하는 베르테르 씨라고 부른 말이 나의 골수에 사무쳤다. 자나깨나 그녀의 그림자가 마음을 완전히 점령하고 있다. 후반으로 갈수록 읽는 독자까지 힘이 빠지는 대목들이다. 젊은데 꼭 이렇게 까지 해야 했나 싶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베르테르는 집으로 돌아와 젊은 하인보고 다음날 아침 자기가 부를 때까지는 방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일러둔다. 로테에게 편지를 써 놓는다. 드디어 결심을 하였습니다. 로테, 나는 죽으려고 합니다 나는 이 편지를,

어떤 이웃 사람이 화약의 불빛을 보았고, 총소리를 들었다. 하인이 방으로 들어가니 주인은 방바닥에 쓰러져 있고 그 옆에 권총이 떨어져 있었다.

 

괴테가 법학 공부를 마치고 법무 실습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그곳의 법관 부프 집에 자주 드나들면서 그 집 딸 샤로테를 사랑하게 되지만 그녀는 16세밖에 안 되었고 외교관 케스트너의 약혼자였다. 소설 속의 알베르트가 점잖고 괜찮은 남자였듯이 케스트너도 점잖은 신사였고 젊은 괴테의 마음만 타격이 컸으며 상심한 마음의 편지를 두 사람에게 남기고, 도망치다시피 고향으로 돌아와버렸다. 반년쯤 지나 서기관이던 예루살렘은 친구의 부인에게 연정을 품고 자살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괴테는 큰 충격을 받는다. 이런 이야기들이 괴테 자신의 체험과 연결되어 작품이 나온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쿄 타워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 살까지의 기억, 나와 엄니와 아부지, 세 사람의 가족이 한 집에서 함께 살았던 때의 기억을 하는 릴리 프랭키의 이야기이다. 본명은 나카가와 마사야 엄니의 일생을 다룬 이야기라고 해도 틀린말은 아니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주던 어머니가 암에 걸려 세상을 뜨기 직전에 쓴 자전적 소설이다.

 

이 소설은 우는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다면 지하철 안에서 읽는 건 위험하다라는 입소문만으로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중간쯤 읽어 가면 이 말의 뜻을 알 수가 있다.

 

가족관계란 몹시 신경질적인 것이다. 무신경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일수록 실은 세심한 신경이 필요하다. 금이 간 거실 벽, 가령 이미 눈에 익어버려서 그것을 웃음거리로 바꿀 수 있다 해도 거기서 확실하게 바람은 들이닥친다. 웃고 있어도 바람은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p37

 

폐광이 멀지 않은 치쿠호에서 나는 엄니와 단둘이 살았다. 가난하지만 정다운 이웃들 친구들과 유년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 채 언제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런 인물이었다. 풍족한 생활은 아니지만 갖고 싶은 것은 항상 사주는 편이라 궁핍한지 모르고 지냈다.

 

오이타현에 미술학교를 진학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아직 불안도 외로움도 알지 못했지만 특별한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작은 자립을 이루었다는 기쁨인지 폐광촌에 매몰될지 모른다는 공포감에서 벗어난 데 대한 안도감이 일었다. 그렇게 엄니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왔다. 생각보다 학교 생활에 충실하지 못하였지만 담임 선생님과 엄니 뒷바라지 덕분에 졸업은 할 수 있게 되었다.

 

대학시험을 치러보기로 했다. 시험운이 좋은지 아빠 말대로 어릴 때부터 운이 좋았다니께 그래서 그랬는지 도쿄 서부의 무사시노 미술대학에 합격을 하였다. 그 당시 청년들에게 동경의대상이던 도쿄에서 빈둥거리다 졸업도 하지 못하고 빚만 쌓여 간다. 그 모습도 닮고 싶지 않았던 책임감 없던 아버지와 닮아 있었다.

 

어느 날 엄니는 갑상선 암이라고 하였다. 수술을 마치고 병실에 온 엄니는 창문으로 보이는 도쿄 타워를 손끝으로 바라보며 참말로 아름답다야라며 미소를 지었다. 회복 단계에서 이모들과 마지막 여행을 하게 되고 다행히 몸이 좋아졌다. 엄니의 거주지가 일정하지 않자 도쿄에서 같이 살게 된다. 통원 치료 하기도 좋아서였다. 윗층이 볼링장이어서 소음이 있을지라도 식당 구석방, 폐원한 병동, 친척집 다양한 곳을 전전하며 살았고 늘 눈치를 보았지만 이곳이 우리집이라고 편안하게 살게 되었다

    

5월에 어느 사람은 말했다.

도쿄에서 살다 보면 그런 뻔히 다 알만한 일을 이따금 알 수 없게 된다고 그 사람은 말했다.p105

 

 

엄니가 도쿄에 나온 뒤 7년이 흘렀다. 몸에 이상이 생겨 병원을 찾아가니 스키루스 암으로 위암이라고 한다. 암이 완전히 퍼져 있어 수술 할 수도 없다는 엄니는 내가 죽은 뒤에 열어보라며 상자를 내밀고 부조회 서류도 보여준다. 한 달에 3천 엔씩, 수십 개월 적립되어 있었다. 앞으로 2, 3개월이라고 하였다. 따스한 봄날 이모들과 숙소에서 하룻밤 묵으려던 그날 응급실로 돌아왔고 상태가 악화 되었다. 엄니와 도쿄 타워 전망대에 가보자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칠순을 한달 남겨 두고 엄니는 돌아갔다. 마사야는 엄니의 장례를 마치고 아버지에게 왜 별거를 했냐고 물어본다. 여자 때문에? 네 할머니여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궁금했던 내용인데 고부간의 갈등이 있었구나 엄니는 자기와 같은 갈등을 겪지 않으려고 아들의 여자 친구에게 잘해주고 사이가 좋았던 거였다.

 

이제껏 고생만 시키고 그저 받기만 하고 내내 걱정만 끼쳤던 것, 그 모든 것을 언젠가는 갚을 거라고 생각하며 미뤄두었다. 결국 은혜를 갚기는커녕 고맙다는 감사의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엄니를 보내고 말았다.p455

 

상을 받고 책이 많이 팔린 것보다 한참이나 목소리도 듣지 못했던 부모에게 전화를 걸게 되었다거나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자고 불러냈다는 독자들의 반응이 더 기쁘다는 릴리 프랭키의 수상 소감이다. 도쿄타워2006년 서점 대상 수상작이고, 영화화 되었고 12년만에 개정판으로 나왔다. 릴리 프랭키의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한 각박한 세상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느껴 보실 분은 읽어보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깃털 도둑 - 아름다움과 집착, 그리고 세기의 자연사 도둑
커크 월리스 존슨 지음, 박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는 박물관에서 죽은 새를 도둑질한 에드윈 리스트 이야기를 듣고 범죄의 진실을 찾기 위해 5년의 시간을 쏟아 부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어떤 결말을 초래하는지 담담하게 다가 온다. 저자의 생생한 논픽션, 소설처럼 술술 읽힌다.

 

인간은 아름다움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좀처럼 만족하지 못하고 반드시 소유하려 한다.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는 모든 생물의 이름을 파악하기 위해 목록을 만들고 식물을 채집해 표본을 만들기 시작했다. 식물에서 곤충으로 이어지며 찰스 다윈의 책을 읽고, 탐험가의 꿈을 키웠다. 곤충학자 헨리 베이츠와 친분을 맺고 원정 계획을 세우고 파라에서 아마존강으로 들어가서 표본을 수집한다. 새로운 종을 발견하기 위해 경쟁하는 입장이었다. 몇 달간 황열에 시달리기도 하여 탐험을 끝냈다. 배에서 불이 나서 윌리스가 목숨을 걸고 수집한 수만점의 가죽, , 물고기 표본들이 다 타버리기도 하였다.

 

월리스가 싱가포르에 도착하여 1000마리에 달하는 700여 종의 딱정벌레를 표본으로 만든 것을 영국 박물관은 모두 사들였다. 윌리스는 5년 동안 말레이제도의 열대 섬을 돌며 수개월씩 집중적으로 탐험을 하고 동물을 잡아 가죽을 벗기고 표본을 만들고 이름표를 붙여서 종들 간의 미세한 차이도 연구했다. 8년이 넘는 기간 동안, 포유류 310, 파충류 100, 조개류 7500점 나방과 나비 13100, 딱정벌레 83200, 기타 곤충 13400점의 조류 표본이었다. 박물학자 월리스의 업적이 나온다.

 

 

 흐름출판에서 카드를 별도로 제작하여 보내주었다.

 

학문적인 집안 분위기에서 자란 에드윈은 홈스쿨링이라는 자유로운 교육 방식 덕분으로 플루트 연주자로서 집중력을 보인다. 어느 날 아버지가 글을 쓰기 위해 가져온 낚시에 대한 비디오를 보는 순간 플라이 매력에 빠진다. 곤충 전문가이고 낚시 애호가인 조지 후퍼에게 플라이 기술을 배우게 된다. 에드윈 형제는 대회에 나가게 되고 [플라이 타이어] 표지에 실리면서 인정을 받는다. 플라이 잡지나 책에서 본 플라이들과 똑같이 만들기 위해 연습을 하지만 자신이 만든 것은 모조품으로밖에 보이지 않아 고민을 하다 진짜 깃털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다. 타이어들이 우상하는 깃털은 집까마귀, 푸른채터리, 케찰이었다.

 

채터리라는 플라이 하나를 만들기 위해 최소 150~120개의 푸른채터리 깃털이 필요하다. 쿠튀리라는 고수에게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메일을 주고 받는 것은 미켈란젤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답장을 받은 것처럼 기뻤다. 에드윈이 열여섯 살이 되어 미국 자연사박물관 파충류관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되면서 관리하는 방법을 배웠다.

 

2007년 에드윈은 영국 왕립음악원에 합격을 한다. 쿠튀리에한테 영국에 가면 트링 자연사박물관에 꼭 가보라는 메일을 받는다. 조류 표본은 트링에 있는 박물관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가기도 한다. 플라이타이어에게 희귀 깃털이 로망이듯, 플루티스트들도 좋은 플루트로 연주하고 싶어한다. 에드윈은 새 플루트를 사기 위해 박물관 새를 훔치기로 마음을 먹는다.

 

 

  흐름출판 서평단 서포터즈로 첫 책을 받았다. 책을 사랑하는 당신께 너무 기분 좋은 글귀다.

 

런던 트링역. 에드윈 리스트는 바퀴 달린 여행가방에 라텍스 장갑, LED 손전등, 철사 절단기, 다이아몬드 날이 달린 유리 커터를 담았다. 에드윈이 훔친 새는 모두 299마리였다. 인터넷이나 이베이 사이트에 글을 올려 판매를 하였다. 박물관은 도난 사건 한달 후 새의 표본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되지만 단서도 찾지 못하다가 시간이 한참 지난 뒤 에드윈이 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의 집을 방문했을때 299마리 중에 온전한 상태는 174마리였고, 그중 이름표가 붙어 있는 것은 102마리였다.

 

최종 선고 법정에서 에드윈은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박물관의 새를 가져가는 것이 그렇게 나쁜 일인줄 몰랐다거나 자신이 잡힐 줄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일종의 자폐증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며 아스퍼거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내려 집행유예 12개월을 받았다.

 

저자 존슨은 죽은 새를 훔친 도둑 이야기에 흥미를 느껴 자료를 모으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에드윈에게 인터뷰에 응해달라고 요청한지 3년만에 답장이 왔다. 질문지 284개 중에 단 두 가지만 질문을 하게 되었다. 감옥에 가지 않게 해준 아스퍼커증후군이 있는지? 사라진 새들은 롱이 가져 갔는지? 에드윈은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가 수집한 새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다뤘다고 했다. 자기가 한 짓이 범죄라는 것을 알지만 도둑이 아니라는 말이 놀라웠다.

 

 

이 책은 2009년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쓴 범죄 다큐멘터리이다. 영화에서 봤던 여성들의 옷과 모자를 장식하는 깃털, 연어 낚시에 사용되던 플라이 타잉의 이야기도 처음 알게 되었다. 패딩 한 벌에 들어가는 깃털만 수십 마리의 오리나 거위가 희생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인간의 안녕과 아름다움을 위해 동물이 치르는 희생이 가혹하다. 수백개의 새 가죽을 훔치고 죄책감 없이 법망을 빠져나간 에드윈과 빅토리아 시대 연어 플라이타잉을 만들며 예술을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향한 집착과 욕망에 빠진 그들의 모습이 꼭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0
하인리히 뵐 지음, 김연수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인이 어쩌다 살인범이 되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미카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5
아모스 오즈 지음, 최창모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카엘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 재미 있을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