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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가들 -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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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만 보내준다는 말에 얼른 신청을 하였다. 완성본이 아닌 가제본으로 왔는데 책을 펼쳐보고 한 번 놀랐다. 가제본에는 4부까지 실려있다. 신기하게도 읽다보니 재미도 있다. 불운했던 시대의 법조인들의 이야기지만, 한국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 읽다가 그만 두었던 태백산맥을 완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저자 소개: 김두식》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군법무관,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 변호사로 일했다. 코넬대 로스쿨에서 석사학위(LL.M.)를 취득한 후 한동대 법학부 교수를 거쳐 2006년부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형법, 형사소송법, 형사정책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은 『헌법의 풍경』을 비롯해 『평화의 얼굴』 『불멸의 신성가족』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불편해도 괜찮아』 『욕망해도 괜찮아』 『공부 논쟁』(공저) 등 몇권의 책을 썼다.

 

프롤로그
한국 현대사에 정통한 독자들이라 하더라도 지금까지 나온 이름의 태반은 금시초문일 것이다. 이들은 해방을 전후한 시절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인재들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철저하게 망각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법조계만큼 종사자들의 자서전이 많은 직역도 드물다. 그러나 해방공간에 관한 기록은 놀라울 정도로 적다. 좌익과 중도에 속한 사람들이 거의 사라졌으니 그나마 남아 있는기록도 일방적일 수밖에 없다. 좌익경력을 가지고도 살아남은 사람은 자기 과거에 대해 철처히 함구했다.(중략)이 책은 바로 그 껄끄러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방후 우리나라 법조 직역의 형성과정을 복원하려는 시도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매우 간단하다. 김영재 강중인 조평재 윤학기 백석황 이정남 같은 사람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들은 누구였고, 일제시대 무엇을 했으며, 해방공간에서 어떤 꿈을 꾸었고, 그 꿈은 왜 좌절되었나? 초창기 혼란 속에서 만들어진 법조계의 기본틀은 우리에게 어떤 유산을 남겼나?

1부는 1937년 합격자들을 중심으로 일본 고등시험 사법과 제도를 탐구했다. 바로 제1법률가군 이야기다. 안동지역 유수의 독립운동가 가문과 친일 가문이 선명하게 구분되지 않는 당시 현실을 잘 보여준다. 다들 빈곤한 시절이었으므로 합격자라면 누구라도 자신을 역경의 승리자로 포장하고 싶었겠지만, 객관적인 자료들을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고등시험 합격자 중에는 유난히 면장집 아들이 많다. 당시 기준으로는 사회경제적으로 최상층부에 속했다. 부잣집 출신일수록 상급학교에 진학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시대다. 재력은 거의 그대로 학력에 반영되었다. 개천에서 난 용은 허상일 뿐 실체가 아니었다.

2부는 일제시대 '이류' 법률가로 취급 받았으나 해방이후 고등시험 사법과 출신과 함께 법조계의 가장 중요한 뼈대를 형성한 조선변호사시협 출신들의 삶을 다뤘다.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허헌 변호사의 인생을 살펴보았다. 판검사를 거치지 않은 순수변호사의 아버지 격이던 허헌은 해방후 좌익과 중도진영의 지도자로 변신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김일성종합대 총장 등을 지냈다. 그가 왼쪽으로 기울게 된 뿌리를 탐구하는 것은 해방공간 좌익진영의 형성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3부는 해방으로조선인 법률가들에게 벼락처럼 찾아온 새로운 기회를 이야기한다. 남한을 점령한 미군정은 일본인 판검사를 재판에서 배제하고 조선인 법률가로 그 자리를 채웠다. 고등시험 사법과 출신들과 조선변호사시험 출신들은 이른바 자격자로서 가장 먼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미래가 보장되었던 이들의 임용과정에서 친일경력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인맥과 운이었다. 삼팔선 이북지역에서 해방을 맞이한 판검사들은 월남시기에 따라서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했다.

4부는 해방공간에서 합법적으로 활동하던 조선공산당 등 좌익세력을 일거에 불법화시킨 1946년 5월의 조선정판사 '위조지폐'사건을 이야기 한다. 조선정판사'위조지폐'사건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단일사건이 아니었다. 조선정판사 사건에 앞서 우리 법조계는 '김계조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김용무 대법원장, 이인 대법관 등 한민당 세력이 장악한 법원과 검찰은 첫 판검사 임용 때부터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았다. 오승근 판사, 백석황 검사로 대표되는 좌익 또는 중도성향의 법률가들은 '김계조 사건'을 계기로 이 상황을 바로잡고자 했다.

5부는정부수립을전후해 법조계에서 벌어진 각종 좌익 관련 사건을 다룬다. 1947년 12월 '사법기관 내의 남로당 프락치'로 구속된 남상문 홍승기 서범석 등 이른바 '적색 사법관' 사건, 1948년 10월 여순반란사건 진압의 한복판에서 군경에 학살된 순천지청 박찬길 검사 사건, 1946년 7월의 서울지방검찰청 김영재 차장검사 사건, 그해 12월의 2차 '법조프락치'사건, 1950년 3월의 이홍규 검사 사건 등은 좌익을 박멸해야 한다는 극우세력의 편집증적 집착과 권력욕구가 만들어낸 '관제 빨갱이'의 대향연이었다. 이 책은 남쪽 출신과 북쪽 출신의 지역적 갈등도 이 사건들의 조작과 과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추정한다.

6부는 한국전쟁이라는 쓰나미가 법조계에 끼친 영향을 분석한다. 한국전쟁이 터지자 김병로 대법원장, 김갑수 내무부차관 같은 극소수의 고위직 법조인들은 비교적 빨리 피란길에 올랐다. 유병진 판사, 오제도 선우종원 검사 같은 월남민 출신들도 본증적으로 위기를 감지하고 한강을 넘었다. 피란 중에 김갑수, 오제도는 '비상사태하의 범죄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령'과 그 '처리요령'을 만들어 부역자 처벌을 준비했다.

7부는 이른바 '이법회'또는 '의볍회' 문제를 발굴함으로써 초창기 법조계 5년의 역사가 오늘에 끼친 영향을 설명한다. 1945년 해방 당일에 시행 중이었던 조선변호사시험의 응시자들은 일본의 항복으로 시험을 끝마치지 못했다. 4일간 치러질 예정이었던 시험이 2일차 정오의 항복방송과 함께 중단되고 일본인 시험관들이 사라져버린 까닭이었다. 응시자들은 궁지에 몰린 일본인 시험위원회를 압박해 합격증을 받아냈다. 응시사실만 있으면 모두 합격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결성된 이법회 구성원들은 해방후 각종 시험에서 필기시험을 면제받아 초창기 법조계의 가장 중요한 인력풀이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법회 구성원들이 그경력을 감췄기 때문에 전체적인 규모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누구나 그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조직이었다.

 

프롤로그만 간단하게 적어도 많은 분량이다.1932년도 월급에 대한 대목만 옮겨 보았다.

 

국내 독립운동이 혹한기를 맞아 지하로 들어간 대신, 경성을 중심으로 '모던'의 시대가 꽃피기 시작했다. 1932년 4월 경성제대를 졸업한 김영재는 일단 취업부터 해야 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재학시절에 이미 결혼한 김영재에게는 아내와 아들이 딸려 있었다. 화려한 학벌이었지만 대공황 직후의 조선에서는 그럴듯한 일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그해 5월 15일 김영재가 찾아 들어간 직장은 경기도청이었다. 월급 65원을 받는 '고원(雇員)' 자리였다. 관청에서 임금을 받고 사무를 돕는 고원으로 일하다보면 판임관에 해당하는 '속(屬)'이 될 수 있었고 오래 근무하면 고등관 승진도 가능했다.

 

실제로 경성 제대의 많은 졸업생들의 법원의 서기나 지방관청의 하급관료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1920년대에는 관립대학을 졸업하면 바로 하급관료인 판임관이 될 수 있었지만, 1930년대에는 학력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행정부로 갈 경우에는 고원부터 시작해야 했다. 똑같은 고원이라도 학력에 따라서 초임월급이 달랐기 때문에 경성제대 출신 김영재가 받은 65원은 동일직급에서 최고수준이었다. 중등학교를졸업한 조선인의 고원초봉은 30원, 전문학교를 졸업한 조선인은 40원, 일본의 사립대를 졸업한 조선인은 45원에 불과했다. 월급 65원의 경기도청 고원은 당시 조선 상황에서 결코 나쁜 자리가 아니었다. p49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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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법 - 생존을 위한 두 가지 요건에 관한 이야기
장혜영 지음 / 궁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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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7년 동안 검사로 일한 저자가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변사, 책임, 사기, 학대, 합의, 중독, 시효라는 주제로 묶었다. 타인의 삶을 보면서 내 삶에 대해서 생각하고, 내 삶이 타인의 삶과 완전히 분리될 수 없음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사랑과 법은 사람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하다. 그러나 사람들의 삶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과는 별개로, 사랑과 법은 추상적인 개념이다. 각자 생각하는 사랑과 법의 모습은 모두 다르다. 자주 법이 개정되고 새로운 법이 제정되는 이유도 사랑과 법에 대해서는 저마다의 정의와 이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처를 때려 상해를 입혀 구속된 피의자를 조사하면서 입장을 묻는데 제가 죽일 놈이지요라고 했다. ‘잘못한 건 처벌받고, 앞으로 안 그러면 되죠라고 말했다. 다음 날 피의자가 자살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의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의문에 답은 해소되지 않았다. 변사란 그 사망이 범죄에 기인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는 부자연사로서, 변사체는 그러한 사체를 의미한다. 변사 기록은 통상의 결재판과는 달리 빨간색 결재판에 끼워져 오는데, 시각적으로도 다른 업무에 우선하여 처리되어야 함을 환기시킨다. 저자는 검사로 일한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살로 인한 변사 기록이 증가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알코올중독자에 종종 처와 자녀들을 때렸다던 남자의 죽음을 알려왔다.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죽을 결심을 하자 아이가 난 아직 일곱 살밖에 안 됐는데 조금 더 살면 안 될까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못 죽겠더라고. 그래서 아이들하고 또 살았다. 아이들 중 한 명이 결혼을 앞두고 있었는데 그래도 아비라고 아이가 결혼하기 전 자신의 소식을 알려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녀가 계속 살 수 있었던 것은 사랑의 존재 덕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가끔 책임능력이 문제되거나 피의자 스스로 책임능력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건이 있었지만, 책임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한 기억은 별로 없다. 책임능력의 필요성에 대해서 개인적인 확신을 갖지 못했지만, ‘책임은 검사에게 그 필요성을 부인할 수 없는 중요한 요건이다. 수사와 공소유지가 주된 업무인 검사에게는 공소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이 가장 중요하다.

 

누구나 속을 수 있기 때문에 속은 사람이 아니라 속인 사람을 비난해야 한다는 원칙은 착오가 한 단계에서 끝나는 경우는 비교적 지키기 쉽지만 속은 사람이 그 상태로 또 다른 사람을 속이게 될 경우, 착오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다른 착오를 일으킨 경우, 원칙을 견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에 대해서는 피해자이면서 다른 사람의 피해에 대해서는 가해자가 되는 사건을 착오의 사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다단계 사건이나 유사수신 사건에 많이 존재한다.

 

검사였고, 아동학대를 주제로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저자도 구체적인 사건에서 아동학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했다. 어려움을 느낀 경우 중 하나로,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사람들 중 때린 건 맞지만 학대한 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최근 아동학대 판결에서는 체벌이라는 용어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데,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체벌이 부정적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입양한 딸을 성폭행한 사건은 여덟 살이던 때 처음 발생했는데 꼭 10년 전이었다. 첫 번째 범행은 공소시효가 완성되었을 상태였다. 해자가 성년이 될 때까지 공소시효가 정지될 수 있게 되어 당시 공소 시효로 인한 문제는 없었다. 피의자를 구속할지 여부에 관하여 고민했다. 시간이 피해자와 가해자에게 동일한 속도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사실이 불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성년이 될 무렵 집을 나와서 피의자를 고소하고, 최대 10년 전의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진술할 수 있었던 것은, 피해자가 그 10년 동안 원했든 아니든 과거를 기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사용했음을 의미한다.

 

이 책을 읽고 사랑의 책임능력은 범죄의 성립요건인 책임능력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피해자는 고통에서 회복하지 못하여 과거에 머물러 있는 반면에 가해자는 완전한 면책을 얻어 과거에 머물 필요가 없어지기도 한다니 유효기간을 정하지 않는 것은 어떨까 싶은 저자의 생각과 같은 생각을 해보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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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CC스토어 특서 어린이교양 2
이재은 지음, 진성훈 그림 / 특서주니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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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낯선 개념인 기후 위기를 재미있게 설명하기 위해 딸기, 김치, 감자칩, 미역국, 쌀밥, 초코바 등 우리가 평소 즐겨 먹는 음식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야기 속에서 30년 뒤의 상황을 가상으로 꾸며 놓은 메타버스에서 쇼핑하면서 지금의 기후 위기에 대해 알게 된다.

 

TV 채널 요리 프로그램에서 딸기 디저트를 만드는 방법을 메모했다. TV 화면에 큰 큐알 코드가 떠 있고 [지구를 사랑하는 어린이를 위한 메타버스 쇼핑, 지금 경험하세요]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CC 스토어 가입 선물로 100만 원을 준다고 했다. CC 기후 위기 상품을 선택했는데 지금으로부터 30(2054)이 흘러 있었다.

 

딸기 한 알에 10만 원?이라고 한다. 이는 기후 변동성 때문이란다. 날씨의 기분은 변하면서도 질서가 있었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고, 봄에는 이 정도 따뜻해야 하고, 가을에는 이 정도 서늘하고. 이런 규칙이 깨지고 이상한 날씨가 자주 나타나서 변화가 생기면, 기후 변동성이 커졌다.





CC스토어 안내서를 읽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기후 위기 상품을 찾아내 사는 것뿐이다. 정답을 맞히면 적립금을 주는 ‘CC스토어 퀴즈를 풀고, 기후 위기 키워드와 관련한 지식을 알려 주는 지식의 방’, CC 스토어 상품과 기후 위기 키워드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 주는 의문의 방’, 기후 위기로 인해 사라질 위험에 처한 상품에 대해 알려 주는 소멸의 방’, 기후 위기로 인해 사라질 위험에 처한 상품을 살리기 위한 방법을 알려 주는 부활의 방을 하나씩 통과하며 기후 위기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된다.

 

30년 뒤에 김치는 사라졌고 메타버스에는 김치 맛 가루를 팔고 있었다. 생물 다양성의 감소로 인해 김치가 사라지면서 개발된 김치 맛 가루를 개발할 수 밖에 없다. 그밖에 지구 열탕화, 해양 산성화, 탄소 중립 등 기후 위기와 관련한 문제로 이어진다. 파리 협정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기로 약속했다는데, 온실가스가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인간 때문이다.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 연료를 쓰고 무분별한 개발을 하면서 온실가스를 쉼 없이 뿜어낸다. 지금부터라도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만 지구가 더 뜨거워지지 않게 막을 수 있다.

 

해양 산성화가 심해진 바다에서 해조류는 요오드 함유량이 많이 증가하게 되어 많이 먹으면 우리 몸의 갑상샘에 병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바다도, 인간도 함께 살 수 있도록 해양 산성화의 속도를 늦추고 건강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환경 오염으로 인한 지구 열탕화 현상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아지면 대기가 따뜻해지고, 따뜻해진 대기는 더욱 땅을 건조하게 해서 사막화가 일어난다. 물 발자국, 생태 발자국, 탄소 발자국이란 것이 있다. 다년생 벼를 기르니까 물 발자국까지 줄어들게 된다. 다년생 벼 개발은 아직도 진행 중인데 꾸준히 좋은 품종을 개발하면, 물 발자국은 줄이면서 더 맛 좋은 쌀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탄소 중립을 이루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개인은 일상생활에서 탄소를 만드는 행동을 되도록 하지 않아야 한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하고, 재활용품을 쓰고, 소비를 줄이고, 까까운 곳은 걸어 다니기, 고기를 덜 먹는 것도 탄소를 덜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곤충이 탄소 중립을 실천한다고? 이 대목에서는 충격적으로 읽었다. 지구에는 사람 한 명당 먹을 수 있는 곤충의 양이 50톤이나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2013년부터 식용 곤충을 작은 가축이라고 부르면서 미래의 중요한 식량 자원으로 여긴다. 우리도 머지않아 곤충을 아무렇지 않게 먹을 날이 다가올지 모른다.

 

저자는 코로나 시대 온라인으로 장을 보곤 했는데 제철이었던 딸기 가격을 보고 놀랐다. 뉴스를 찾아보니 이상 고온 현상과 빠른 한파 때문이라는 분석이었다. 감자 농사가 흉년이라는 것도 기후 위기 때문이었다. 국민 과일인 사과는 너무 비싸서 금사과라는 별명을 얻었고, 장바구니 물가가 오르며 기후 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책 속의 메타버스 쇼핑 공간인 CC 스토어의 곳곳을 보면서 기후 위기에 대해 조금 더 생생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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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장의 시대
이슬아 지음 / 이야기장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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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가부장이 있었다. 지금은 가녀장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슬아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보는데 제목과 내용이 신선하고 매력이 있다. 이 소설은 가부장도 가모장도 아닌 가녀장이 주인공이다.

 

할아버지가 집안의 가장으로 열한 식구를 다스렸다. 슬아의 엄마는 식구들 밥을 챙겨야 하는 맏며느리였다. 할아버지는 손녀인 슬아에게만 붓글씨를 가르쳤고 손녀와 외식을 즐겼다. 너는 커서 뭐가 될 거니? 물었을 때 사장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슬아는 글쓰기로 가세를 일으킨다. 출판사를 열게 되면서 작가이자 사장님이 되었다. 쉰다섯 살 웅이와 복희는 슬아의 모부인데 직원이 되었다. 웅이가 하는 일은 청소와 운전, 배달, 택배 발송, 세금 처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복희는 기사식당에 취업할지 말지 고민중이었는데 딸이 같이 일을 하자고 했다.

 

 대표님, 수고하셨습니다.”

 역시 성공한 애는 달라.”

 이 대사는 그들 사이의 유행어다.

 

그들이 일하는 회사 이름은 낮잠출판사다. 아무리 바빠도 낮잠은 꼭 챙긴다. 부모를 모부라고 칭한다. 해가 뜨면 모부는 도서 주문을 확인하고 발주를 넣고 재고 파악하고 파본도 회수하고 독자 문의 메일에 답장도 쓰고 회계 장부도 적는다. 모부가 일을 맡아주는 덕분에 슬아는 창작에 집중할 수 있다.

 

복희는 시부모로부터 독립했다. 열한 명이 먹을 밥을 삼시 세끼 차리는 수고에서 벗어나 자식 둘을 먹이기 위한 수고 정도는 누워서 떡 먹기였다. 가부장제 속에서 며느리의 살림 노동은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다. 슬아는 복희의 살림 노동에 월급을 산정한 최초의 가장이다.

 

웅이가 주로 청소와 빨래를 하고 복희가 부엌일을 책임진다. 복희의 월급은 웅이 월급의 두 배다. 잊을 만하면 시아버지에게 안부 전화를 건다. 매일 아침 운동하는 건 여전하시다고 한다. 복희는 자신에게도 남편에게도 없는 기질을 딸이 가졌다고 느낀다. 슬아는 요가도 하고 야식은 절대 먹지 않는다.

 

가녀장을 차로 모시는 일을 하는 웅이는 타투를 했다. 슬아의 사촌들과 슬아 친구 미란이는 곤란한 일이 생기면 웅이한테 전화를 건다. 글로 읽어도 웅이는 자상한 아빠이면서 척척박사인 것 같다. 슬아는 아빠가 다사다난한 노동의 역사를 물어보면서 어떻게 그런 걸 잘하냐고 물으면 살다보니까 알게 됐다고 말한다. 이런 대답이 뒤에도 몇 번 나와서 웃음 지으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슬아는 학부생 시절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과외 선생님이었다. 다니는 대학과 별것 없는 경력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가 아이들 필력은 매주 성장하였고, 모부들은 자녀가 작문 천재임을 자신들의 무심함에 통탄했다. 그 이후 이슬아 글방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낮잠 출판사에도 상여금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설날, 추석, 여름휴가, 성탄절, 생일을 맞이한 직원에게 보너스를 지급한다. 된장을 좋아해서 복희네 모부로부터 된장을 배우러 가기 위해 일박 휴가를 신청하면 슬아는 출장으로 인정했다. 일년에 세 번 정도 가는데 된장 보너스와 겨울이 되면 김장 보너스도 지급된다.

 

웅이는 주말마다 투잡을 뛴다. 이벤트 렌털 업자로서 일한다. 철이를 고용했는데 사장님에게 골똘히 일을 배웠다. 일을 마치고 철이에게 저녁을 먹고 가라고 한다. 철이는 이 시간을 좋아한다. 출판사에 왔을 때 어른들이 슬아에게 존댓말을 써서 놀랐다. 웅이가 자신의 사장님은 슬아라고 소개했다. 사장님의 사장님인 셈이다.

 

가장이자 대표로서 직원들 월급을 결정하고 책 제목을 결정한다. 또한 책값을 결정한다. 슬아가 가격을 표기할 때 0을 하나 빼먹어서 모든 배송 취소하고 전권 회수하는 일이 생긴다. 3쇄가 유통되던 날 책의 페이지가 뒤바뀌었다는 제보를 받고 전부를 회수하고 새 책으로 교환해줘야 한다. 글쓰기와 출판이라는 작업이 갈수록 어렵게 다가온다.

 

딸에 의해 강제로 요가원에 다닌 일년 동안 복희의 몸이 유연해졌다. 막상 오면 열심히 할거면서 왜 안오려고 하는 건지 슬아는 생각한다. 엄마에게 어울리는 책도 권한다. 슬아의 초대 손님들이 들어오면 복희는 추가 수당을 받는다.

 

저자는 아직 본 적 없는 모양의 가족드라마. 늠름한 아가씨, 아름다운 아저씨와 경이로운 아줌마가 서로에게 무엇을 배울지 궁금했다. 실수와 만회 속에서 좋은 팀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TV에서 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썼단다. 새로운 방식으로 관계맺는 가족 이야기는 신선하게 다가왔고 즐겁게 읽게 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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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순간, 치트키 독서 - 실패의 순간에 나를 일으켜준 것은 언제나 ‘책’
이혜주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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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실패의 순간에 일으켜준 것은 언제나 책이었다고 했다. 직장에서 업무 실수로 주눅이 들었을 때 팟캐스트를 듣기 시작했고 한 권씩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실패의 순간, 길을 잃고 헤맬 때 힌트가 되어줄 본격 독서 의욕 증진 에세이다.

 

책은 네 개의 파트로 나누었다. 무능한 나를 마주할 때 글에는 공무원이라는 직업임에도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안쓰러운 마음이 생겼다. 책에는 허우적거림이 많은 사람, 청소하는 사람,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 직장에서 적응하지 못한 사람 등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어도 그대로의 삶을 감당하고 있었다.

 

저자가 자투리 시간까지 모아 책을 읽는 것은 도피하고 싶어서였다. 하루에 6~7시간 책을 읽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싶었다. 아이를 키우며 할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일은 독서였다. 책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새로운 꿈도 찾아보자 싶었다. 육아서도 읽었지만, 육아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내 삶과 공통점, 차이점을 찾기 시작했다.

 

블로그는 결혼식을 준비하며 모아둔 정보를 비교 분석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육아 아이템 협찬과 체험단 등 혜택을 누렸다. 수많은 의심과 자기 비하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8번이나 도서 인플루언서에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은 책이 정말 나를 변화시켰기 때문이라고 했다.

 

네이버 인플루언서가 어떻게 되었는지 과정을 설명한다. 검색 시장에서의 위치, 진행하고 있는 챌린지를 생각하면 네이버는 정확한 정보, 양질의 콘텐츠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은 읽었다면 기록해야 한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이 나지 않으니까. 기록은 결과물이다. 누구든 결과물을 마주하면 뿌듯해질 것이다. 문장에 머무르는 시간을 당연하게 생각하자 조금 어려운 책도 집어 들 용기가 생겼다. 책을 읽은 후 책, 감정, 3가지 기록만으로 달라졌다.

 

독서 모임을 준비하면서 좋아하는 책을 읽어 내려갈 때는 힘든 줄 몰랐지만, 모임을 이끈다는 생각을 하면 귀찮아져서 감당하는 순간이 많았음을 고백한다. 생각보다 책 읽는 시간이 많지 않아 놀랄 수도 있는데 저자의 독서 핵심은 병렬 독서였다. 책을 고를 때 목차의 전개가 마음에 들면 뒤표지를 살펴본다. 쟁쟁한 사람들의 추천사가 있지만 추천사를 그리 신뢰하는 편은 아니어서 무엇보다 책을 읽는 태도,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했다.

 

읽고 생각하고 질문하고 답을 찾으면(기록), 실천한다. 완벽한 독서의 흐름이다.p190

 

많은 독서가들이 책을 지저분하게 본다고 하지만, 깨끗하게 보려고 노력한다. 책 사진을 찍어두면 블로그에 리뷰를 쓸 때도 유용하게 쓰인다고 했다. 질문을 품고 책을 읽는다. 필사를 하면 책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서 눈으로만 읽을 때는 하지 않았을 저자의 마음도 헤아려 보면서 나의 마음을 만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필사를 해야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좋은 문장이 있으면 필사도 해봐야겠다.

 

무엇을 지속하게 하는 힘은 다양하다. 재미, , 의미, 성장 등 무리하지 않아야 지속할 수 있다. 주어진 삶을 잘 이해하고 기록해서 나와 같은 질문을 품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 먼저 내 삶을 잘 살아야 하기에 좋아하는 책을 도구 삼아 배운다고 한다.

 

저자는 독서 모임을 만들면서 이런 저런 시행착오를 겪었고 책에 기대어 감상과 생각을 적다 보면 반복되는 말을 발견할 것이라고 했다. 타인의 행복을 마음대로 재단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삶, 다른 세계, 여러 가능성을 책을 통해 제시하고 싶은 마음으로 독서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독서 모임을 가입하고 여섯 권의 책을 읽었다. 혼자서 많은 책을 읽어와서 모임 쯤이야 생각했다가 큰코를 다쳤다. 책을 읽는 행위나 모임을 한다는 것은 체력이 받쳐줘야 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삶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내 삶의 주인이 된다는 말이 공감이 되었다. 저자가 책을 택하고 다른 삶을 발견하는 재미를 얻었듯 자신만의 시선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를 찾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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