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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살 것인가 -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을 바꾸다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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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의 저자, <알쓸신잡2>의 건축가 유현준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TV프로그램 <알쓸신잡>을 안 본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인기였다. 못 본 날은 다시보기 해서 볼 정도였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와서 유익하게 봤다. 집 하면 콘크리트와 벽돌로 지어지는구나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지나쳤는데 이 책을 통해 건축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이제라도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

 

    

저자:유현준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 및 ()유현준건축사사무소(Hyunjoon Yoo Architects) 대표 건축사, 미국 건축사. 하버드 대학교, MIT, 연세대학교에서 건축 공부를 했다. 하버드 대학교를 우등으로 졸업 후 세계적인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 사무소에서 실무를 하였다. MIT 건축연구소 연구원 및 MIT 교환교수(2010)로 있었다. 2013 올해의 건축 Best 7, 2013 김수근건축상 프리뷰상, CNN이 선정한 15 Seoul’s Architectural Wonders, 2010 건축문화공간대상 대통령상, 2009 젊은 건축가상 등을 수상했으며, 국제 현상 설계에서 다섯 차례 수상하였다. 2011 한국현대건축작가 16인 아시아전 요코하마 전시, 2010 한국현대건축작가 17인 아시아전 상하이 전시, 2015 멜버른 대학교 한국현대건축작가 초청 전시를 가졌다.

 

 

저자는 스머프 마을 같은 학교를 꿈꾼다. 중고등학교 운동장을 가운데에 위치한 숲 공원으로 옮기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면 방음벽 옆에서 축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숲속 나무에 둘러싸여 뛰놀 수 있게 된다. 방과 후에 자연스레 지역 주민들도 사용할 수 있다. 보통 12년을 같은 건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지옥 학교를 다니는 것이다. 학교 건물은 저층화되고 분절되어야 한다. 1학년 때는 삼각형 모양의 마당에서 놀다가, 2학년이 되면 연못 있는 마당에서 놀고, 3학년이 되면 빨간색 경사 지붕이 있는 교실 앞마당에서 놀 수 있어야 한다.

 

건축에서 경계의 모호성은 층간 구분이 모호해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하나의 큰 공간에 여러 개의 다른 기능이 중첩된다. 지금은 공간에 벽이 없어서 복도와 방의 구분이 모호하다. 경계의 모호성은 기계와 인간의 구분에서도 드러난다. 오늘날은 동물을 인간과 비슷한 급으로 바라보는 가치관이 지지를 받아서 동물이 우리에 가두는 동물원을 비판하고 동물의 권리도 주장한다.

 

어떤 거리를 걷고 싶은 마음이 들려면 거리의 이벤트 밀도가 높아야 한다. 서울의 유명한 거리 다섯 개를 조사해 본 결과 걷고 싶다고 하는 거리에는 1백 미터당 30개 이상의 선택 가능한 가게 입구가 있다. 다양한 선택권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가게 입구가 많은 곳이 다채로운 경험을 주는 걷고 싶은 거리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6백 미터에 입구가 하나, 그것도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라면 당연히 걷고 싶지 않은 거리가 된다. 이유는 아파트 단지 코너에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상가건물이 있기 때문이다. 이 상가에 들르면 만사가 해결되고 지하 주차장에 가서 차를 타고 나가서 다른 상가로 이동하면 되니까 아파트에 담장도 있어 걷고 싶지도 않고 걸을 수 없는 거리가 되어 버린 것이다.

  

  

 

고인돌을 지은 이유가 재미 있다. 그 지역에 없는 멀리서 구할 수 있는 바위들이고 그 시대에는 수레바퀴도 없어서 바위를 옮겨 오려면 수십 명의 사람이 나무를 베고 통나무를 만들어 바위 앞으로 가지고 와서 통나무 위에 바위를 얹어 밀고 끌면서 고인돌을 세울 곳으로 이동을 한다. 땅을 파고 작은 돌을 기둥으로 세우고 흙으로 덮고 엄청나게 힘이 드는 건축 과정이다. 이것을 볼 때 돈이 없으면 지을수도 없기 때문에 대단한 권력자만이 지을 수 있는 고인돌이다. 고인돌의 주인은 경제적으로 힘이 있는 부족의 우두머리다.

 

도심 속 자연의 대명사인 뉴욕의 센트럴 파크와 5번가의 만남을 예를 들어 준다. 5번가는 센트럴 파크의 동측 면에 위치하고 있다. 공원과 접한 면에 세계적인 미술관인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고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고급 상권 가로가 된다. 센트럴 파크를 벤치마킹해서 만든 서울숲과 과거 대한민국 대표 상권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란다. 그런데 서울숲은 자연은 있지만 도로에 둘러 싸여 있어 접근하기가 어렵고 로데오 거리는 상권은 있으나 자연이 없어서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다. 이 둘을 연결하는 보행자 다리를 만든다면 서울의 새로운 성장 축이 될 것이다.

 

건축가의 시선으로 벽, 창문, 기둥, 지붕, , 다리 같은 각각의 건축 요소를 통해 공간에 대한 생각들을 이야기 한다. 자연에는 담장이 없다,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동물들은 벽을 쌓지 않는다. 인간만이 종교적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선을 긋고 벽을 세우고 공간을 나눈다.

 

시원하게 뚫린 가로로 긴 창을 좋아하는 사람들, 창은 너무 노출되어 불안하다며 세로로 된 창을 선호하는 사람들 여러분은 가로 창과 세로 창 중 어느 쪽인가? 세로 창이 보기에도 시원해서 좋지 않을까요. 징검다리는 물이 불어나면 사라지는 다리다. 물이 불어나도 항상 물 위에 군림하는 다른 다리와는 다르다 그래서 자연에 양보하는 겸손한 다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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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죽어감에 답하다 - 죽음에 관해 가장 많이 묻는 질문들에 답하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지음, 안진희 옮김 / 청미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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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죽어감에 답하다

 

이 책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가 죽음과 죽어감이 출간된 1969년 이후 5년 동안 죽어가는 환자를 돌보는 일에 관한 약 700회의 워크숍, 강연, 세미나에 참가하여 청중들이 가장 많이 던진 질문들과 이에 대한 자신의 대답을 모아 1974년에 출간한 책이다. 청중들에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재활훈련사 등 의료 서비스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한 일반인들도 포함되어 있다.

 

 

죽음과 죽어감에 답하다는 죽어가는 사람들을 돌보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에게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또한 죽음과 죽어감에 관한 상담 심리학의 분야의 훌륭한 입문서이기도하다. 이 책에는 시한부 환자, 불치병과 자살, 갑작스러운 죽음, 연명의료, 유족의 문제, 장례식, 노년기, 의료진의 문제 등 죽음과 죽어감에 대한 많은 논점들을 다루고 있다. ‘죽음과 죽어감의 과정은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들며 많은 상처를 남기기도 하지만 그것은 삶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책을 읽고 있지만 말처럼 쉬운 것은 없다. 막상 내가 아프든지 가족 중에 불치병에 걸렸다면 어떻게 대처할지 막막할 거 같다는 생각이다. 이 책은 죽음과 죽어감에 대한 답이다.

 

모든 환자가 자신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아서는 안된다. 환자가 준비되지 않았을 때 자신의 죽음을 대면하도록 강요하지 말라고 권한다. 그냥 병이 위중하다고 전하면 된다. 환자가 의사에게 자신이 왜 죽어가고 있는지 알고 싶다고 한다면 저도 모른다고 말하고 나서 제게 진짜로 묻고 싶은 게 뭔가요?”대답을 하면 환자 옆에 앉아서 귀 기울여주면 된다고 한다.

 

환자를 돕는 사람(간호사, 의사, 사회복지사)은 자기 자신을 통제할 수 없을 때도 있는데 환자를 돌보는 모든 사람에게는 통곡의 방이 필요하다. 간호사실 옆에 있는 작은방이나 병원 예배당일 수도 있겠으니 마음 놓고 울 수 있는 어떤 방이라도 좋다. 환자를 돕는 사람들도 사람이니 감정이 격할 때가 있으니 그걸 풀어라는 뜻이다.

 

신체적으로 말할 수 없는 상태인 환자에게는 비음성 의사 소통 방법과 음성 의사소통 방법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 환자가 들을 수 있다면 환자에게 말을 걸고 음성으로 이야기한다. 장기간 동안 의식이 없는 상태인 시한부 환자에 대해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한다. 사람을 죽일 수는 없고 안락사에 대해 완전히 반대한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생명을 연장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리고 혼수상태인 환자라도 자신의 주변 사람들의 손길, 말들을 다 기억하니 함부로 하는 건 삼가야 한다. 의식이 돌아왔을 때 환자 옆에서 나눴던 말들을 당시에 들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ㅎㄷㄷ

 

많은 전문가들은 환자가 중병에 걸리거나 불치병에 걸리면 자살을 고려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한다. 자살은 암의 마지막 단계에서 훨씬 더 자주 발생한다. 마지막에 자기 자신을 돌볼 수 없고 고통도 견디기 힘들고 치료 비용도 높아지기 때문에 결단적 선택을 한다고 한다. 환자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죽어가는 환자에게 중요한 인물이 사망하는 일은 가장 힘든 일 중 하나이다. 800명의 시한부 환자들을 인터뷰한 병원에서 한 사람이 죽었고 가장 충격적인 경험 중 하나였다. 가족이 갑작스럽고 돌발적인 죽음에 직면한 경우, 고인의 시신을 보지 못하도록 막지 말아야 한다. 가족이 죽음이라는 현실과 대면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갑작스러운 비극을 겪은 사람이나, 급성 질환이 발병하여 곧 죽게 된 사람들은 충격과 부정의 단계에 계속 머무를 때가 많다.

 

우리가 자기 자신의 죽음과 대면할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리의 삶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 음악, 드라마, 미술 등 다양한 형식 안에서 우리에게 제시되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숙고해봐야 한다.

 

환자들에게 불치병이라거나 그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해서는 안된다. 대신 이렇게 말해야 한다. 그가 중병에 걸렸지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그를 편안하게 하고 그를 도울 것이라고 말이다. 그 다음에 회복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물을 때 담당 의사는 환자에게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하고 희망을 제시하면서 적절하게 표현한다면 환자 자신의 현실과 훨씬 더 잘 대면할 수 있다.

 

만약 박사님이 불치병에 걸렸고, 작가를 두고 하는 말 곧 죽게 되었다면 그 사실을 자녀들에게 어떻게 말하겠는가에 대해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각각 따로 만나서 내가 몹시 아프다고 말한다. 그런 다음 아이들의 질문에 귀를 기울이고 질문에 마음을 터놓고 솔직하게 정직하게 대답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하루하루를 살아야 하고 우리가 함께 있는 모든 순간을 즐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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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나라로 간 소신
이낙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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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기록이 만난 에세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느낌은 일기를 쓰든 메모를 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 책이다. 어린 시절, 청년 시절, 아이들 크는 이야기들 누구나 그런 이야기들이 있겠지만 기억해내는 건 한계가 있다. 달나라로 간 소신에 있는 글들 중에는 칼럼을 읽는 것 같다. 이 책은 저자의 기억과 기록이다.

 

제목에서 달나라가 나오니까 혹시 우주를 간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면 틀렸다. ㅋ 소신所信, 사전에는 굳게 믿는 바또는 생각하는 바라고 나온다. 저자는 소신에 대한 소신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칼럼집을 준비하고 있었다. 시골집에 갔다가 <선원속보> 저자의 족보가 들어있는 책인데 딸들에게 난해한 책을 알기 쉽게 가계도를 그려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신칼럼은 잠시 접어두고 정리를 하였다. 글들을 모아 10년이 지난 2018년에 책으로 펴낸 것이다. 책을 읽다가 이 선생이 나오는데 저자의 와이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저자: 이낙진1968년 충주 소태면에서 태어나 강원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한국교총이 발행하는 [한국교육신문] 편집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여러 기관·단체에 이런저런 위원 등으로 이름을 올려놓거나 교육전문가들과 함께 책도 몇 권 냈지만 딱히 에세이집에서 내세울 이력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에 시사일기 쓰는 숙제가 있었다. 텔레비전 라디오가 흔치 않았던 시절인데, 지금도 그렇지만 텔레비젼만 보고 있으면 공부해라 하는데 저자는 텔레비전 덕을 봤다.

 

동무 집 마당에서 나무칼을 들고 놀고 있다가, 그 집 큰형이 숫돌에 낫을 갈고 있다가 낫을 떼었는데 그 순간 저자가 넘어지는 바람에 다리 무릎 위가 반쯤 잘려지는 사고를 겪었다. 두달 동안 병원 신세를 지고 얼마나 아팠을까 소름이 돋았다. 퇴원을 하려고 깁스했던 다리를 우악스럽게 한 번에 오므리는데 고통이 장난 아니었겠지만 그때 알고 있는 모든 욕을 의사에게 퍼부어댔다 글에 나는 웃음이 났다. 내 경우도 고관절 수술 하고 난 후 엑스레이 찍을 때 손만 대도 고통이 말도 못하는데 그걸 눌렀을 때 기분이었을거 같다.

 

부모의 경제적 지원 없이 수도권에 집을 마련해 산다는 것은 얼마나 근면하게 살았는지 보인다. 한 푼도 안 쓰고 살 수는 없는 일이기에 택시 탈 일 생겨도 버스 타고, 소갈비 대신 삼겹살을 먹어야했고, 아이들 옷은 주로 얻어 입히고 물려 입혔다. 백화점은 멀리하고 할인매장을 가끔 갔다.

 

 

딸 키우는 재미, 참 재미있다, 갓난아이가 자라며 눈을 맞추고, 뒤집기를 하고, 기어 다니고, 앉고, 서고, 뛰는 것을 보면 나도 저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고 하였다. 두 딸을 키우는 자상한 아빠로 보인다. 동화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책이 없을 때는 구연동화를 해주기도 하였다. 아빠가 아이들에게 시간을 내서 놀아주기가 쉽지 않은데 딸들에게 모범적인 아빠가 되어 준거 같아 나도 딸 둘을 키워본 엄마로서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다.

 

아빠라는 나는 시도 때도 없이 뽀뽀를 해주겠다고 달려들더니 조금 큰 후에는 오히려 뽀뽀해 달라고 난리다. 딸들은 재우고 깨우는 것도 재미있다. 아기 때는 시간이 되면 잠들었는데 커갈수록 재우는 수고가 더 따라야 한다. 동화책을 읽어주면 쌔근쌔근 잠이 든다. 은이와 윤이는 내가 들려주는 창작동화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p96

 

19876월 전두환 정권의 ‘4.13 호헌조치에 맞선 민주화 투쟁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었을 때 나는 직장을 다녔고 결혼하는 해이기도 하다. 저자는 경찰서 유치장에 갇히게 되었다. 그때 생각만 하면 최루탄 냄새에 한 여름에 창문을 꼭꼭 잠그고 회사에 있었던 기억이 난다. 대학가 근처도 아닌데 최루탄 가스는 멀리 날아 다니는가보다.

 

저자는 어릴 때부터 라면을 좋아했다. 라면은 누구나 좋아하는 거 같다. 얼마 전에 저녁을 먹으려고 김치찌개, 순두부찌개를 시켰다. 옆 테이블에 아빠와 아들들이 앉아서 메뉴를 한참을 고르고 있었다. 신계치 하렴 하기에 신 메뉴인가 하고 돌아보니 메뉴판에 신계치(신라면+계란+치즈)나 짜계치(짜파게티+계란+치즈)적혀 있었다. 나도 먹어보지 않았는데, 저자 역시 아직 먹어보진 못했다고 한다. 이 글을 본 김에 한 번 먹어볼까 생각중이다.

 

 

이 책은 에세이집이지만 다른 에세이와는 조금 다르다. 뒷장에 가서 박인기 교수님의 해설을 보면 자신의 성장과 더불어 생애 경험들을 내러티브 양식으로 쓴 글이다. 일반적인 용어로 자서전이라고 쓰지만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자서전의 보편적 양식을 그대로 쓴 것은 아니다. 작가의 글쓰기에는 항상 읽기가 들어 있다. 어떤 소소한 일상의 구체적 사건, 어떤 은밀한 감정의 서술에도 읽기는 늘 따라붙는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습관화된 독서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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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8
헨릭 입센 지음, 안미란 옮김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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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발표된 최초의 페미니즘 희곡

 

 

인형의 집은 전체 3막으로 구성된 희곡으로, 187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에서 공연되고 있다.남성 중심 사회에서 자아를 발견하려는 여주인공 '노라'를 등장시켜서 최초의 페미니즘 희곡으로 불리워지는 이 희곡은 결혼과 남녀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다.

 

세 아이의 어머니인 아내 노라, 남편인 헬메르는 변호사이다. 노라에게 철없는 아이처럼 낭비벽이 심하다며 낭비꾼새, 종달새라고 부른다. 노라의 학창 시절 친구인 크리스티네 린데 부인이 찾아온다. 친구인 린데부인은 노라에게 어릴 때도 낭비가 심했다고 말을 한다 이에 발끈한 노라는 비밀을 털어놓는다. 몇 년 전 남편이 죽을병이 걸려 남쪽으로 가서 무조건 휴양을 가야했을 때 아버지의 서명을 위조하여 경비를 빌렸다. 노라는 바느질, 서류작업으로 돈을 조금씩 모아 그 돈을 갚아 왔다.

 

새해가 되면 남편이 은행 총재로 부임할 것이고 빌린 돈을 다 갚을거라는 희망이 생긴다. 헬메르는 자신 눈에 거슬리는 크로그스타드를 해고 한다. 크로그스타드는 노라의 비밀을 알고 있고 남편에게 폭로한다고 하고 실제로 편지를 우편함에 넣고 나간다. 그런 와중에 오래된 지인이고 남편의 친구인 랑크 박사는 노라에게 그동안 사랑했다고 고백을 한다. 그는 병이 들어 곧 죽을 사람이기도 하다. 노라는 남편을 위해서라면 목숨을 바칠 각오까지 한다.

 

나는 당신의 인형 아내였어요. 친정에서 아버지의 인형 아기였던 것이나 마찬가지로요. 그리고 아이들은 다시 내 인형들이었죠. 나는 당신이 나를 데리고 노는 게 즐겁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놀면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요. 토르블, 그게 우리의 결혼이었어요.p116

 

크로그스타드의 편지를 개봉하는 순간 비밀이 드러나고 헬메르는 노라를 비난하며 당신 아버지의 경박한 성향을 당신도 물려받았지. 당신은 나의 행복을 나의 미래를 당신이 망가뜨렸다고 경박한 여자라고 노라를 모욕한다. 그때 한 통의 편지가 온다. 크로그스타드가 린데 부인에 말을 듣고 차용증서를 돌려보내자 헬메르는 노라를 용서한다고 한다. 하지만 노라는 깨닫는다, 그들의 결혼은 한 번도 진실한 적이 없었다는 것을. 그리고 아내나 어머니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찾아 허위와 위선뿐인 인형의 집을 떠난다. 세 아이를 두고 떠나는 노라를 누가 비난 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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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예습
김형석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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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예습

 

 

지금 나는 100세를 앞두고 있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책을 쓰고 있다. 60여 년 동안 독자들과 함께 살아왔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십시오라는 마음이다. 이 책 서문에 나오는 글이다. 웬지 마음이 쓸쓸하다. 작년에 출판된 책이기에 김형석 교수님은 올해 100세라고 한다. 철학자로서 교단에서 강의를 하였지만 그동안 책도 꾸준히 썼기에 본인을 수필가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새해 시작하자 첫 강의자로 kbs 아침마당에 나오시는 걸 봤다. 그 연세에 강의도 하고 책도 쓴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시고 책을 쓰려면 책도 읽어야 한다는 뜻이니 본받아야 한다.

 

<저자 김형석>

1920년 평안남도 대동에서 태어났다. 일본 조치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 시카고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의 연구 교수를 역임했다. 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인 저자는 철학 연구에 대한 깊은 열정으로 많은 제자를 길러 냈으며, 끊임없는 학문 연구와 집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1960~70년대에는 사색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고독이라는 병, 영원과 사랑의 대화외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했으며, 건강한 신앙과 삶의 길을 제시한 예수, 어떻게 믿을 것인가, 백 년을 살아보니, 인생의 길, 믿음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선하고 아름다운 삶을 위하여, 행복 예습등도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는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 교수로, 10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방송과 강연, 집필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장수가 누구에게나 영광이며 행복은 아니라고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 건강문제가 생기는데, 그 중에서 제일 염려 되는 것은 치매라고 한다. 90이 넘으면 치매기가 없는 사람은 드물다고 하니 50이 넘어서도 아픈데가 생기는데 90, 100세라니 존경하는 마음이 생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이 먹은 사람이 젊은이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간단한 방법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감사와 고마움의 뜻을 갖고 표현하는 일이다. 어려운 일도 아니다. 가까운 가족 내 아이들에게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다.

 

소유가 인생의 목적일 수 없다. 소유욕은 자신과 사회에 불행을 초래한다. 잘못된 정치적 사건이 그 때문에 발생했고, 과도한 명예욕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와 고통을 안겨준 일이 허다하다. 무소유의 삶의 가치는 나를 위해서는 적게 소유하고 사회에 많은 것을 베풀면서 살자는 말이다.

 

교수님은 90이 넘어서 비로소 행복을 생각했다고 한다. 96세가 되는 해 정월, 올해와 똑같이 아침마당에서 1시간 동안 행복에 관한 주제로 강의를 하였다. 시청자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다면서 언젠가부터 행복전도사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물음에 저자인 교수님은 행복은 삶의 일생일 수도 있고 몇 해일 수도 있다. 하루 이틀이 될 수도 있으나 결론은 일을 하더라도 즐겁게 하며, 운동을 할 때도 즐길 줄 알고 즐거운 마음을 갖고 살면 현재가 행복이라고 한다.

타고난 성격이 선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저자는 최선의 삶을 살다간 여러 인물들을 존경한다고 하였다. 김익두 목사, 도산 안창호, 고당 조만식 등 역사적 사명을 다했던 사람들 덕분에 우리가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한다.

 

가장 마음의 무거운 짐이 되었던 것은 90을 넘기면서 동년배 가까운 친구들이 다 곁을 떠난 일이었다. 특히 김태길 교수와 안병욱 교수와의 이별은 내 인생이 한 부분을 상실한 것 같은 충격을 남겼다고 한다. 중년의 나이가 되면서 한 두명의 친구들이 내 곁을 떠날 때 상심이 컸는데 교수님도 그런 마음 이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누군가 힘드시기는 해도 행복하세요?” 물으면 나는 자신 있게 , 행복합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가는 페이지에 글이 인상적이다. 사랑했으므로 행복했노라. 인생은 시련이 있어도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나에게 가장 적절한 인사는 오래 사시느라고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라는 말이다. 대답은 고맙습니다. 그래서 행복했습니다라는 것이다. 행복도 예습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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