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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여 안녕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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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 ‘슬픔이여 안녕을 많이 들어봤고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읽었을까 안 읽었을까 기억이 안 난다. 열여덟 살의 대학생이 두세 달 만에 완성한 작품으로 그 당시에 천재작가로 사강 신드롬을 일으키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다. 이 작품이 나온지 40년이 되었는데 사강이 타계 한지 15주기를 맞아 김남주 번역가의 번역으로 정식 출간되었다. 사강이 [슬픔이여 안녕]을 쓰던 때를 돌아보며 쓴 사강의 에세이도 같이 실려 있다.

 

그해 여름 슬픔, 전에 없던 감정, 권태와 후회를 알기 전까지 열일곱 살이던 나는 행복했다. 아버지는 마흔 살, 십오 년 전부터 홀아비로 지내오고 있었다. 이 년 전 기숙학교에서 나오면서 아버지가 여자와 동거 중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아버지는 육 개월마다 여자를 바꾼다는 사실을 받아 들이는데 시간이 걸렸다. 아버지는 경박하고 사업적으로 유능하며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도덕 의식이 없는 아빠지만 나에게는 선하고 너그럽고 유쾌하고 애정이 가득한 좋은 친구였다. 아버지는 동거녀 엘자 마켄부르와 여름 휴가를 같이 보내도 괜찮겠는지 물어왔다. 지중해의 해안가에 하얀 별장을 빌렸다.

 

우리의 몸이 건강한 황금빛으로 그을리기 시작했다. 엿새째 되는 날 시릴이라는 남자를 보았다. 법대생이며 자기 어머니와 옆 별장으로 휴가를 보내러 왔다. 엄마의 친구인 안 라르센이 별장으로 온다는 말을 듣는다. 안 라르센은 부녀와 어울리는 사람들이 달랐다. 세련되고 지적이고 신중한 사람들과 사귀었고, 우리의 경박한 취향 때문에 아버지와 나를 경멸했던 것 같다. 현재 애인인 엘자의 의향도 묻지 않고 초대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별장을 두 달간 빌렸지만, 안이 도착하면 휴식은 불가능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버지는 딸에게 연애 행각을 과시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연애를 숨기지 않았다. 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파티에도 데려가고 파티가 끝나면 아버지는 집에 데려다 준 다음 대개는 여자 친구를 바래다 주러 갔다. 엘자는 스물아홉 살이었다. 안보다 열세 살이나 어렸다.

 

 

 

어느 날 파국이 닥쳤다. 모두 칸에 가서 저녁나절을 보내기로 결정 했다. 카지노에 도착한지 얼마 안되어 안과 단둘이 자취를 감추었다. 다음날 둘은 결혼을 결심했다고 말을 한다. 실망한 엘자는 별장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안은 시릴 청년을 만나지 말라고 한다. 열일곱 살이고 현재는 공부만 해도 오후가 모자란다고 충고한다. 세실은 황금빛 해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시릴을, 요트의 부드러운 출렁임을, 시릴과 나누는 입맞춤의 느낌을 떠올렸다.

 

안이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위험한 인물이라는 생각, 우리의 앞길에서 떼어놓아야 한다는 생각, 나는 조금 전 점심 식사를 거르며 이를 악문 채로 앉아 있던 것을 떠올렸다. 원한으로 깊이 상처받은 나, 내가 나 자신을 경멸하고 조롱하면서 느꼈던 감정, 그렇다. 나는 바로 그 점 때문에 안이 미웠다. 그녀는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없게 만들었다. 행복과 유쾌함, 태평함에 어울리게 태어난 내가 그녀로 인해 비난과 가책의 세계로 들어왔다.(p79)

 

두 사람이 결혼을 하면 세 사람의 삶은 파괴되고 아버지는 몸만 컸지 아이라면서 엘자에게 도와달라고 한다. 세실의 계획은 무엇이었을까? 대학 입학 자격시험 공부를 해야 하는데 온통 아빠의 재혼을 막는 일만 생각했다. 안은 마지막으로 고통이 뚜렷이 새겨진 얼굴, 배신당한 사람의 얼굴로 나가서 사고가 잦은 곳에서 오십 미터 아래로 굴렀다는 소식을 듣는다. 장례도 치루고 세실은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한 달 동안 아내를 잃은 홀아비와 엄마를 잃은 아이처럼 둘이서만 살았다.

 

, ! 나는 어둠 속에서 아주 나직하게 아주 오랫동안 그 이름을 부른다. 그러면 내 안에서 무엇인가가 솟아오른다. 나는 두 눈을 감은 채 이름을 불러 그것을 맞으며 인사를 건넨다. 슬픔이여 안녕.(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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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 - 쉽게 읽고 깊게 사유하는 지혜로운 시간 하룻밤 시리즈
토마스 아키나리 지음, 오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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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책을 읽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철학이 삶 곳곳에 배어 있다고는 하는데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지 막막할 때 이 책을 만났다. 저자는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데 흥미가 있는 분이라면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철학가들의 생각을 시대 순으로 탐구해보라고 권한다. 1장 고대 중세 사상, 2장 근대 사상, 3장 현대 사상으로 되어 있어 읽다 보면 재미있는 철학자도 만날 수 있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소크라테스는 자신에게 내려진 독약을 마신다. 민주정의 폭정으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소크라테스를 본 플라톤은 정치가가 되려던 꿈을 접고 사상가가 된다. p27

 

철학은 혼을 보살피는 것이며 이는 죽음에 대한 훈련이라고 말한 소크라테스, 상대적인 세계를 초월한 곳 어딘가에 있는,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존재를 이데아라고 부른 플라톤, 이데아는 개체와 분리되어 존재하는 게 아니라 개체에 내재해 있다고 생각했던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비판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이 현실에서 떼어놓은 이데아를 형상이라는 눈앞의 사물로 되돌려놓았다. 형이상학을 완성했다.

 

당장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아마 누구나 알고 싶을 것이다. 방법이 뭘까 생각해봅시다. 바로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다. 처음에 유대교가 있었다. 유대교의 경전이<성서>. 유대교를 믿고 있던 이스라엘 사람 중 하나인 예수가 설파한 가르침이 나중에 그리스도교가 되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리를 인식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를 철학의 제1원리로 삼았는데 인간은 이성을 이용하여 참된 것을 판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데카르트 이후 스피노자, 라이프니츠가 흐름을 이어갔다고 하니 좋은 현상이다.

 

니체의 영겁회귀 사상은 우리에게 이 순간의 황홀함을 가르쳐주고 고통속에 있어도 인생을 긍정하려는 웅대한 운명애의 입장을 표현한다. 니체 인생도 괴로운 인생을 보냈는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칸트는 루소의 저서 <에밀>을 읽고 깊이 감동했다. 인간의 자율 정신, 스스로 자신을 제어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좋은 일과 나쁜 일은 반드시 번갈아 찾아오기 때문에 어느 것이 옳은 상태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모순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갈수 있는데, ‘모든 일은 모순 대립하면서 나아간다는 것을 헤겔의 변증법이라고 한다.

 

 

 

 

프로이트의 억압이란 불유쾌한 체험이 무의식이라는 감옥으로 넣어버린다. 그와 제자들에 의해 방어기제로서 체계를 갖춰나갔다. 프로이트는 잠재의식을 제어하는방법으로 자율훈련법을 제시한다. 우리 현대인들은 의사에게 정신분석을 받을 시간적 여유도 금전적 여유도 없다. 신경증 같은 경향이나 성격에 대한 고민을 간단하게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바로 독서를 하는 것이다. 독서는 무의식에 강한 설득력을 가져다준다. 이 책을 여러번 숙둑하기 바란다. 정말 이 책을 가까이 두고 수시로 읽으면 좋을거 같다.

 

믿는다는 마음을 얼마나 믿나요. 1929년에 시작된 세계 공황 때도 미국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적극적인 연설을 통해 국민 모두로 하여금 희망을 갖게 했다. 미디어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흘려보내는 노력을 이어갔다. 제임스의 <믿는 의지>신념을 가지자.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고민과 근심이 있나요? 이 책이 쉽게 읽고 깊게 사유하는 지혜로운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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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참던 나날
리디아 유크나비치 지음, 임슬애 옮김 / 든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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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인생을 제대로 조져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바친다고 썼다. ‘조져본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강한 메시지가 있을거라 상상을 했다. 저자는 살면서 겪은 고통을 글로 승화시켰다. 소설 인줄 알았는데 에세이인 것이 조금 아쉬웠다.

 

이 책은 물 안에서 숨 쉬던 사람, 생을 혐오할 조건을 타고났으나, 이제 자신의 힘으로 동족을 만나 부족을 이루고 사랑을 노래하는 사람, 삶을 통해 삶을 이겨낸 사람으로 소개 되는 리디아 유크나비치의 회고록이다. 숨을 참던 나날은 펜 센터 USA상 크리에이티브 논픽션 부문에서 최종 후보에 올랐고, PNBA상과 오리건 도서상의 리더스 초이스 부문에서 수상했다.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직접 감독을 맡아 영화화 작업 중이다.

 

딸 아이를 사산하였다. 시간이 흘러 2년이 흐른 뒤에도 아는 사람이 딸의 소식을 물으면 굉장한 아이에요. 제 삶의 빛이죠. 거짓말을 하고 다녔다. 영혼까지 털린 기분이었을거 같다. 어머니는 한쪽 다리가 다른 쪽보다 15센티미터 짧았기에 자매를 재왕절개로 낳았다.

 

집에서 언니의 벌거벗은 엉덩이에 가죽이 닿는 소리가 났고 그 소리가 내 목구멍에서 목소리를 앗아가 몇 년 동안 돌려주지 않았다. 먼저 태어난 언니 몸에서 나는 철썩 소리, 동생이 태어나기 전 모든걸 참아낸 언니, 언니의 살갗을 때리는 벨트 소리에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때로는 박자를 맞추며 머리를 벽에 찧기도 했다. p32

 

 

 

리디아와 언니는 여덟살 차이다. 저자가 열 살이었을 때 언니는 학대에 못 이겨 집을 나갔다. 어머니는 방관자였다. 훗날 어머니를 원망하였다. 어릴때부터 수영을 배웠다. 어머니는 부동산 중개인으로 건물을 팔았다.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은 소녀는 노트에 시도 쓰고 집에 홀로 지냈다.

 

아버지라는 인간이 딸에게 남자는 아버지뿐이라고 했다. 읽는데도 화가 나고 마음이 미어진다. 짐승만도 못한 애비네 휴 한숨이 나온다. 열여덟 살에 집을 벗어나 텍사스주에 있는 러벅으로 갔다. 제임스 테일러를 닮은 필립을 만나 몇 년을 함께 했다. 리디아는 열일곱 살에 10대를 위한 마약 중독센터에 등록을 했다. 그후로 알콜과 마약에 중독이 되었다. 대학에서 몇 번이나 쫒겨난 퇴학생이 되었다.

 

결혼 생활이 파탄 나면, 새로운 자신을 창조하라. 성장기를 보낸 가족이 별로였다면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라. 세상에 얼마나 사람이 많은가. 거기서 고르면 된다. 지금 같이 사는 가족이 상처를 준다면, 짐을 챙겨 떠나라. 지금 당장.

내 말은, ‘관계결혼이니 가족같은 단어들을 깨부수고 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뜻이다. 결혼해서 살다 보니 사랑에 빠졌다는 미친 사람들 이야기는 꺼내지도 마라. 그러면 총을 꺼낼 것이다. 맙소사. 어쨌든. 중요한 점은, 뭐든 만들라는 것이다. 살아낼 수 있는 이야기를 발견할 때까지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라. 나는 그것을 글쓰기를 통해 배웠다. 글쓰기는 그런 것도 할 수 있다. 글쓰기로, 단어의 끝부분에 섬세한 꿈을 불어넣을 수 있고, 거기에 입 맞출수 있고, 그 위에 뺨을 올려놓을 수 있다. 글쓰기로, 입을 벌려 몸에 몸을 불어넣고 자아를 소생시킬 수 있다. (p408~409)

 

화목한 가족처럼 해변으로 놀러갔던 날 아버지는 물에 빠졌다. 아버지의 입에 숨을 불어 넣었고 응급으로 살아나기는 했지만 물속에서 숨이 막혀 저산소혈증이 생겼고 저산소혈증으로 기억을 잃었다. 이제 성적 학대는 끝난 거로군. 외조부모님이 이혼한 이유는 외할아버지가 이모들을 추행했기 때문이다. 다리와 골반 수술을 받던 시기의 소녀 시절 어머니의 사진을 보며 리디아는 어머니의 내면에 슬픔이 보일 것만 같다.

 

 

 

오리건주립대학교 대학원의 소설 창작 워크숍에서 작가 이창래가 저자의 글을 두고 진부하다라고 하여 문학 박사 학위를 따는 계기가 되었다. 리디아는 대학원 다닐 때 해나를 만났고 그녀와 사랑에 빠졌다. 첫 소설집은 박사 논문보다 먼저 발표되었다. 두 번째 남편은 수억 명의 여자들과 외도를 하여 이혼하게 되었다. 그 후로는 책을 읽고 싶었고, 글을 쓰고 싶었다. 또 한권의 완전한 책을.

 

석사과정, 강사직에 합격하고 지원금 3000달러를 받게 되었다. 같은 달에 일어난 일이었다. 문예창작과 입학 대신 일자리를 선택했다. 문예창작과 학생 하나가 배우처럼 리디아 삶으로 걸어 들어왔다. 오 멋진 표현이다. 10살 연하인 앤디 밍고는 세 번째 남편이 되었다. 앤디는 결혼한 상태였는데 문학창작과를 졸업하고 이혼 서류를 접수했다. 스승과 제자로 만나 결혼하고 아들 마일스가 태어났다. 책을 덮고 난 후에도 저자의 묵직한 삶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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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면 불혹인 줄 알았어
마스노 슌묘 지음, 이해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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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한국의 법륜 스님같은 일본 겐고지의 주지스님 마스노 순묘 스님이다. 마흔이면 불혹이라는데 불혹은커녕 하루도 마음 흔들리지 않고 고민과 걱정 없는 날이 없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심플하게 살 수 있는지, 삶의 주인공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해답이 있다. 한 권의 책이 인간의 고민을 다 해결해줄 수는 없겠지만 읽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마음은 끊임없이 변한다. 흔들리는 마음에 고민할 필요는 없다. 마음의 변화에 몸을 맡기고 솔직하게 삶을 살아가는 길이다. 마음대로 안되는게 세상 이치인데 다른 사람을 절대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해서도 안된다. 심플하게 산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살든 자기다운 삶을 사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인간이 두 번 죽는다고 한다. 첫 번째는 수명이 다했을 때, 두 번째는 살아 있는 사람들 기억에서 지워졌을 때이다.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살아서 다른 사람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게 살아야겠다. 어려운 일 같지만 잘 살아야겠다.

 

인생에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있는데 나쁜일이라고 회피하지말고 정면으로 받아들이자. 매사를 주체적으로 받아들이려 노력을 해보면 노력이 쌓일수록 자신을 인정하는 마음이 단단해진다. 사람은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 무리한 제안은 거절하고, 허세를 내려놓고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거의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다가 생긴다. 이런 말도 있다. 나이가 많은 사람 예를 들면 부모님을 바꿀 수 없다. 살아온 세월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좋은 방법은 내가 달라지면 된다.

 

 

색안경을 쓴다는 것은 상대방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는데 나의 시선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대인관계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란 주변의 평가나 소문에 연연하지 않는다. 색안경을 벗자. 선입견을 버리면 인간관계는 심플해진다.

 

나도 돈타령을 하고 사는데 저자는 절의 주지로서 부처님 말씀을 따르는 사람이고 필요 이상의 돈을 바라지는 않는단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는 게 맞는 거 같다. 물욕은 가지면 가질수록 더욱 커지는 법이니 물건에 대한 욕심을 버리라고 한다.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소중한가? 사노라면 무언가를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이 오고,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둘다 쥐고 있다가 몸과 마음이 망가질 수도 있으니 자신의 건강, 마음만큼은 절대로 해쳐서는 안 된다. ‘기브 앤 테이크라는 표현이 있다. 서로 주고 받는 것이 균형을 이루어야 인간관계가 잘 유지된다. 자기가 가진 돈을 모조리 다른 사람에게 쓰라는 소리가 아니지만 약소하게나마 타인을 위해 사용하는 마음을 갖자는 뜻이다.

 

고민과 불안, 불만이 생기거나 일상에 의욕이 없을 때가 있는데 왜 그럴까? 우리는 매사를 복잡하게 생각하고, 무언가를 채우고 싶어 한다. 중요한 것은 채우기가 아니라 비우기다. 내면에 존재하는 욕망과 허영을 비우고 넘쳐나는 물건을 비울수록 또렷이 보인다. 심플하게 사는 지름길은 자기 마음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다.

 

행복으로 가는 최고의 지름길은 당연한 일에 감사하는 것,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사람에게 행복의 길이 열린다. 남이 알아주기만 바라지 말고 스스로 인정해주자. 남의 평가에 연연해 하지 말고 스스로를 인정할 줄 알면 어떤 일이든 좋아지게 마련이다. 이 말이 참 좋은거 같다. 매일 똑같이 반복하는 듯 보여도 하루하루 차이가 있다. 국일미디어 출판사에 감사 드린다. 손글씨 서포터즈로 이 책을 받고 3회에 걸쳐 업로드를 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필사를 하니 내용이 쏙쏙 들어오는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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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그 섬에서
다이애나 마컴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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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시작되는 열 번 째 섬, 아조레스

 

 

이 책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취재기자이면서 퓰리처상 수상자 다이애나 마컴의 자전적 에세이다. 저자는 아조레스 제도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조차 없었다. 동료 사진기자가 책상에 올려놓은 한 장의 사진 속 남자를 보고 두 주 지난 뒤 인터뷰를 위해 남자의 집으로 차를 몰았다.

 

모라이스는 아만테와 브릴리안테라는 이름의 수소를 키우고 있는데 트랙터로 45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면적을 소 두 마리를 데리고 세 시간을 들여 작업을 하고 시원한 맥주 한 병을 홀짝이며 휴식을 취한다. 모라이스는 아조레스 고향에 대해 어찌나 애착이 강한지 여름이 끝나고 섬을 떠날 때가 되면 발걸음이 무거워진다고 했다. 아조레스 이민자들이 고향을 그리워 하는 마음을 사우다지라고 하는데 포르투갈 언어이고 다른 나라의 언어로는 온전히 옮길수 없다.

 

아조레스 제도는 화산섬으로 자연재해를 겪어왔다. 아조레스 제도는 1300년대에 지도에 표기되었으나 정확하게 표기가 된 건 아니었다. 용과 바다 괴물이 출몰하는 신화 속 등장하는 섬이었는지도 모른다. 수백 년이 흐르고 포르투갈에서 아조레스 제도를 발견하면서 대항해시대의 첫 번째 행선지가 되었다. 투우를 개최하는 마을에 초대장이 없는 손님은 허락을 구하는게섬의 관습이 될 정도로 투우 관람도 중요시 한다.

 

 

나는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방파제 끝까지 걸어가서 항구의 바위에 올라가 자리 잡고 앉아 어둠 속에서 부드럽게 반짝이는 도시를 바라보았다. 누군가 걸어가는 발소리가 들려도 걱정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에 있을 때는 항상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 이를테면 자동차로 걸어갈 때마다 나쁜 사람이 나타나면 눈알을 도려내버리겠다는 마음으로 열쇠를 주머니 밖으로 꺼내 손에 들고 다녔다. 그것은 그저 일상적인 행동일 뿐이었다.p65

 

알베르트는 아조레스제도를 열 번째섬이라고 한다. 모든 게 떨어져 나간 뒤에도 남아 있는 우리들 같은 사람들은 열 번째 섬을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우리 섬을 떠난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민자 도표 공부를 하고 화산학이나 아조레스 사회구조와 관련된 책을 읽었다. 언젠가 책을 쓰리라는 계획이 있었고 책을 쓰려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 정도의 노력은 해야 할 것 같아서다.

 

오디는 아르메니아 남자들은 과잉보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여자에게 아름답다는 말을 통 할 줄 몰라. 여자들은 말랑말항하고 달콤한 말은 듣고 싶어 하잖아. 지구상의 여자들은 그런 말을 듣고 싶어 한다. 그런데 남자들은 보통 나 좋아하니 물으면 그걸 말로 해야 아남 이렇게 말을 하지 않는가?” 아르메니아 남자들의 장점을 물어보니 여름에 나오는 어떤 멜론처럼 특정한 멜론이 먹고 싶다고 하면 아르메니아 남자들은 한밤중이라도 가서 구해 올 거야 가정에 아주 충실하기도 하다.

    

 

저자가 포르투갈계 미국인 교사 부부의 집에 얹혀 지내는데 호기심의 대상이 되었다. 책을 볼까 샤워를 해볼까 싶다가도 손님이 왔다는 신호인 -소리가 들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 우리나라 헛기침 정도로 이해하면 될거 같다. 프롤로그에도 나오는 머피는 저자와 같이 사는 개 이름이다. 머피와 함께 하는 인생은 사냥감을 찾아 헤매는 곰과 한방을 쓰는 것 같다. 보이는 대로 먹어치우는 개다. 루이스는 미국에서 실력 있는 뮤지션으로 인정 받았지만 고향으로 돌아와 떠나지 않았다. 단짝 친구의 죽음 이후 아조레스로 돌아온 매니,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상실감을 잊기 위해 투우사가 된 도널드, 미국에서의 삶이 더 익숙해졌지만 자기 안에서 아버지의 흔적을 찾는 로마나 여사 등 사람들의 이야기는 웃음과 애잔함을 자아낸다.

 

아조레스 사람들은 저자가 가족도 남편도 아무도 없다는 얘기까지 하니 혼자서 세상을 살아간다는 건 그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저자는 아조레스에서 낯선 문화와 사람들 속에서 머물며 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아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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