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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222
찰스 디킨스 지음, 류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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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위대한 유산]1861년에 출간된 이후로 오늘날까지 전 세계의 독자들에게 꾸준히 읽히고 있다. 디킨스는 자신이 편집장을 맡은 주간 잡지 [연중 일지 All the Year Round][위대한 유산] 1년에 걸쳐 연재했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가 작가를 흠모할 정도였다니 이 작품이 당대의 걸작이라 평가받고 인정받을 만하다.

 

[위대한 유산]은 소년 핍이 이름 모를 사람에게서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핍은 런던으로 왔지만 그의 앞날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핍은 유산에 점점 익숙해지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특히 조에 대해 불편한 상태로 살았다. 안락한 생활로 만드는 확실한 방법으로, 상당한 액수의 빚을 지기 시작했다. 에스텔라를 리치먼드에서 자주 만났으며 그녀에 대한 얘기를 자주 들었다. 에스테라가 남자들에게 미스 해비셤의 복수를 대신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준비된 존재라는 것을 두 모녀가 다투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어느 날 예순 살가량의 낯선 남자가 찾아와서 자신이 위대한 유산을 물려준 장본인이라고 하였다. 이름은 매그위치였다. 핍은 그가 두려웠지만 마음의 문을 열고 다른 사람들에게 숙부라는 호칭으로 불렸다. 미스 해비셤이 은인이고 에스텔라를 짝으로 정해준 것인가 생각하던 핍은 얼마나 충격적일까 상상이 갔다. 하 권은 읽으면 읽을수록 숨어 있는 반전이 많았다.

 

매그위치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핍을 신사로 만들었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외치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였다. 매그위치는 종신형을 선고 받고 국외로 추방된 것이어서 이 나라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건 중죄를 짓는 것이라고 했다. 매그위치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마음을 아프게 했다. 20년 전 악당 콤피슨을 만나게 되었고 하인 겸 동업자로 일을 했다. 콤피슨의 사업이란 사기, 필체 위조, 훔친 은행권 유통, 등 비슷한 일이었다. 두세 차례 범죄혐의를 받고 체포되었지만 콤피슨은 7년 형을 받고 매그위치는 14년 형을 받았다. 알게 모르게 콤피슨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을 목격한다.

 

콤피슨의 다른 동업자는 아서라는 사람도 있었는데 미스 해비셤의 남동생이었고 콤피슨은 그녀의 약혼자였다. 사기를 치고 그녀를 미치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했다. 재거스 씨의 가정부, 에스텔라의 출생의 비밀, 핍이 미스 해비셤의 욕구와 변덕을 충족시켜 주는 하인의 대상이었다는 것은 충격이었다. 매그위치와 영국을 빠져나가기 위해 허버트와 스타톱까지 함께하여 잘 되는가 싶었지만 악당 콤피슨이 추격을 해왔기에 실패하고 만다. 그는 감옥에 갇히게 되었고 병세가 악화되어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매그위치는 자신이 신사로 만들려고 했던 꼬마 핍에게 간호를 받는다는 것이 그의 인생에서 최고의 선물이자 축복이었을 것이다.

 

핍은 장례를 치르고 며칠을 앓아 누웠고 극진히 간호한 사람은 였다. 어린 핍에게 친구라는 호칭을 하면서 한결같은 사랑으로 대하는 조가 있어 든든하다. 해외로 나갔던 핍은 11년이 지나 고향으로 돌아온다. 에스텔라는 불행한 결혼 생활을 끝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우연히 그녀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손을 잡고 우리는 친구라고 말한다. 둘이 좋은 인연으로 다가올지는 상상에 맡겨야 한다.

 

[위대한 유산]에서는 일생을 살면서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핍이 돈이 많아지면서 가족과 친지 고향 사람들을 멀리하고 건방지게 살았지만 그것도 잠시였고, 매그위치의 등장으로 진정한 신사로 거듭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좋은 작품이라는 말은 들어봤고 언젠가는 읽어봐야지 했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재독하면서 천천히 다시 읽고 싶은 멋진 위대한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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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여자
아니 에르노 지음, 김계영 외 옮김 / 레모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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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의 작품은 자신의 경험을 의도적으로 소설의 소재로 사용하는데 [얼어붙은 여자]를 출간 이후 아버지를 주제로 한 [남자의 자리]를 썼다고 한다. 남자의 자리가 인상에 남기도 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공감이 가는 글이 많았다.

 

소설은 어린 소녀가 성인 여성, 얼어붙은 여자가 되기까지의 여성의 삶을 그렸다. 소녀는 상점과 카페를 운영하는 부모님의 외동딸로 자란다. 남성과 여성의 일이 따로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어린시절을 보낸다. 어머니는 식료품점을, 아버지는 카페를 맡았다. 소녀의 아침을 아버지가 해주신다. 학교도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온다. 아버지는 1년 내내 휴가 중인 사람처럼 보였다. 어머니는 꼼꼼하게 청소하는 것과 요리를 잘 하지 못한다. 언제나 독서에 몰입하는 어머니를 존경하고 있다.

 

한쪽에는 남자들의 길이 있고, 다른 쪽에는 여자들과 아이들의 길이 있지만, 나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같은 흐름 속에서 같이 산다. 그리고 이것이 나의 세계를 형성한다.(p23)

 

외동으로 태어났지만 남자애 못지 않게 자랐다. 선생님은 나중에 뭘 하고 싶은지 말해보라고 해놓고, “너는 네 엄마처럼 식료품점을 하겠지”(p75)라고 말해 아연실색한다. 오히려 어머니는 신경 쓰지 말고 공부만 하라고 북돋아준다. 작가님은 부모님 세대인데 공부만 하라고 하는 대목에서 세상에나 이렇게 부러울수가 없다. 내가 태어나던 시절은 아이를 많이 낳았고 첫 딸이 태어나면 살림밑천이라고 좋아하셨는데 말이다.

 

그녀는 결혼을 했고, 하루 종일 냄비 앞에 혼자가 된다. 어머니 치마폭에 요리를 도운 과거가 없기에. 스스로 요리를 잘하지 못한다고 인정한다. 남편은 헌법을 공부하는 동안 나는 설거지를 해야 하는가? 시어머니는 자연과학 학사 학위를 받았고, 강의도 하였는데 시아버지를 만나서 아이가 셋이 생겼고 그렇게 되었다고 말한다. 아들들과 며느리 자식들의 교육과 남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시어머니를 존경했다.

 

만약 내가 혼자 아이를 돌본다면, 내 공부는 끝장나고 엄청나게 많은 계획을 품었던 이전의 그 소녀는 죽어버리는 것이다.(p199)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아이와 외출하고 산책도 하고, 아이 엄마들과 공유도 해야 한다. 자신의 공부와 일을 하고 싶은 그녀가 안타깝다. 요즘 같으면 공동육아를 할텐데 이 때만 해도 옛날이어서 스스로 육아를 맡아주지 않으면 힘들 것이다. 남편은 여름이면 테니스 치러 가고, 겨울이면 스키 타러 가면서 아이 보는 데 두 명이 필요가 있을까?라고 말을 한다니 너무 심한 것 같다.

 

개학하기까지 한 달 남짓 남은 시간 그가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안 훌륭한 엄마 노릇을 해야 한다. 옷 상태를 살피고 아이를 미끄럼틀에 데려가고, 아보카도 요리를 만들어 볼 시간을 갖는다. 아이가 낮잠 자는 조용한 시간에, 독서를 즐기고, 시를 써본다.

 

에르노처럼 1960~70년대에 청춘을 보냈거나 그 시기를 살아온 여성들은 곳곳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찾아내리라는 생각이 든다. 얼어붙은 여자는 모든 여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같은 경험이라고 해도 풀어내는 방식은 각기 다르다. 에르노는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몽롱하게,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세밀하게 기억을 끌어 올린다. 이 책을 커플이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여성은 공감을, 남성은 여성에 대한 이해를 얻을 수 있고 상대편의 관점에서 서로를 바라볼 기회를 얻게 되리라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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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
심선혜 지음 / 판미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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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병치레가 없던 저자가 서른두 살에 암에 걸렸다. 악성 림프종, 혈액암 1기라고 했다. 2년 반 동안 치료를 마치고 암세포는 사라졌지만 마음은 시들어 갔다. 이 책은 암 치료과정을 다룬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글이 아닌 제목처럼 나를 먼저 돌봐주고 부디 우리가 더 건강한 어른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쓴 글이다.

 

저자는 언론사에서 기자로 일하다가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긴 뒤 전업 엄마로 지냈고, 아이를 3년 만 키워 놓고 내 일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암 판정을 받았을 때, 밖으로 나가려 했던 문 앞에서 좌절했다. 쉽지 않았지만 내 몸에 생긴 변화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게 먼저였다고 했다. 암이 축복이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비극이라고 푸념하지도 않는다. 암은 그저 암일 뿐이라고. 세상으로 나가는 문이 닫혀 좌절했지만, 돌이켜보면 그 안에서 보낸 시간들이 오히려 나에게 기회를 줬다고 했다.

 

2년 전, 정기검진에 갔던 날 진료를 기다리던 중 자원봉사 할머니를 만난다. 할머니는 완치 판정을 받고 7년이 지난 유방암 환우였다. ‘젊은 사람이 어쩌다가..’로 이어지는 위로를 들으며 속마음을 털어놓게 됐다. 할머니는 저자의 손을 쓰다듬어 주시며 몇 번이나 너를 위해 살라고 하셨다. 나를 막내딸이라고 생각하고 아이 보다 나를 더 먼저 돌봐주라고 하셨다. 나를 막내딸처럼 돌보자.

 

저자는 암에 걸리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를 걱정하는 사람,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누군가의 엄마가 되어서도 엄마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누구에게도 곁을 주지 않는 깍쟁이었다. 자신도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이고, 혼자서 버틴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도움을 받는다는 건, 주변에 폐를 끼치는 게 아니었다. 곁을 내주는 것이었다.

 

겪어보지 않은 아픔을 위로로 건네는 말이 때로는 상처가 될 수 있다. 몸이 아프고 마음이 힘들면 좋은 말도 곱게 들리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즘에 암은 병도 아니라더라 이런 말은 위로가 되지 못한다. 그러니 위로를 하고 싶을 땐 차라리 점이라도 찍을 힘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 주면 어떨까? 라는 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양귀자 소설 [모순] 속에서 이런 구절을 발견했다. “나의 불행에 위로가 되는 것은 타인의 불행뿐이다. 그것이 인간이다.”

이 구절이 오랫동안 나를 안아 줬다. 남의 불행을 보고 행복해지려 했던 못난 나를 토닥여 줬다.p122

 

진짜로 원하는 게 뭘까 생각해 낸 게 글쓰기였다. 혼자 울고 불고 아무 말이나 쏟아낼 수 있는 곳. ‘대나무 숲으로 블로그가 딱이었다. 이제는 억지로 눈물을 참지 않는다고 했다. 슬프고 힘들면 글을 쓴다. 하소연할 누군가를 찾는 대신 마음을 담아 쓴다. 몸과 마음이 힘든 나에게 따뜻하게 말을 건네는 방법은 좋은 것 같다. 그렇게 자신을 달래며 글을 썼을 저자가 대단하다.

 

저자는 신문에 부고를 읽는 습관이 생겼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낯선 산을 혼자 헤매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지만, 이미 이 길을 걸어간 사람들의 발자국이 보여서 앞으로 걸어갈 수 있었다. 누군가 살아가는 흔적들이 나를 일으켜 준다고 하였고, 아이를 끌어안을 때 순간의 행복을 확인한다고 하였다. 아프다고 다 죽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너무 앞선 생각일지 모르지만 나만의 생각은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매일 아침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나 자신을 사랑할 힘을 얻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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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토끼를 따라가라 - 삶의 교양이 되는 10가지 철학 수업
필립 휘블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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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앨리스는 토끼를 따라가다가 이상한 나라에 도착한다.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가 하얀 토끼를 따라가라는 메시지를 본다. 어깨에 토끼 문신을 한 여자가 네오를 초대하고, 정체 모를 남자를 만나고, 빨간색 알약을 선택하고 녹색의 우아한 가상 세계에서부터 어둡고 잔혹한 현실로 돌아온다. ‘하얀 토끼는 철학의 새로운 은유다. 이 책에는 느낌, 언어, 믿음, , 행동, 지식, 행복, 생각, 감각, 인생 등 모두 10가지의 이상한 나라가 등장한다.

 

이 책은 현대철학 입문서다. 일반적인 정보를 늘어놓은 것이 아닌 흥미로운 논쟁이 중심을 이루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람이 감정 없이 살 수 있을까? 신은 존재할까? 우리는 과연 진정으로 자유롭게 결정을 내리는 걸까?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하는 말은 어떻게 의미를 갖는 걸까? 의식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는 우리 몸을 어떻게 경험할까? 죽음에도 의미가 있을까? 이런 질문들을 각 장에서 설명이 되어 있다.

 

윌리엄 제임스의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두려워서 몸을 떠는 게 아니라 몸을 떨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다. 슬프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니라 눈물을 흘리기 때문에 슬픈 것이다. 제임스는 우리를 사고실험으로 이끈다. 그러나 이론에는 함정이 있다. 이론에 따르면 신체감각이 약할 때는 감정도 약해야 한다. 정반대 사례를 보여준 이가 저널리스트인 장 도미니크 보비다. 그는 왼쪽 눈꺼풀을 제외한 신체 부위를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임상심리사의 도움을 받아 왼쪽 눈의 깜박임만으로 알파벳을 나열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보비는 <잠수종과 나비>라는 책을 썼고, 영화화되었다. 이 책을 감명 깊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주인공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헬렌 켈러는 19개월 때 이름 모를 병에 걸려 눈과 귀가 멀었다. 독자적인 수화를 만들었지만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앤 설리번이 손으로 단어의 철자를 표현하는 법을 알려주자 영어를 익히고 손을 상대방의 입술이나 후두에 대는 방식으로 단어를 파악했다. 켈러의 예시는 우리의 언어능력이 선천적이라는 증거다.

 

렘수면 단계에서 우리는 전형적인 꿈을 꾼다. 렘수면 단계는 전체 수면 단계의 20퍼센트를 차지한다. 우리 몸의 거의 모든 근육이 마비된다. 즉 축구하는 꿈을 꿔도 실제로 다리가 버둥대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렘수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근육이 마비되지 않는다. 이들은 산책하는 꿈을 꿀 때 걷는 박자에 맞춰 온몸을 움직인다. 혼자 침대에서 떨어지기만 하면 다행이지만, 심각한 경우 예를 들어 복싱하는 꿈을 꾼다면 같은 침대에서 자는 상대방에게 매우 위험하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숙고하면서 스스로의 의지를 아무런 제약 없이 계속해서 관철할 수 있을 때 우리에게 의지의 자유가 있다고 본다. 반대로 행위의 자유는 어떤 사람이 자신의 소원, 흥미, 성향 등에 따라 아무런 장애물 없이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약물중독자들은 의지의 자유는 물론 행위의 자유 또한 제한되는데, 예를 들어 법적으로 구류된다면 약물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소개한다. 뉴욕에 갔을 때, 심한 감기에 걸렸고 2주 동안 머물면서 그 도시를 보고 들을 수 밖에 없었는데, 코 스프레이를 뿌리고 나자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지하철역 구석, , 공사 현장의 타르, 거리의 가판대의 고기 냄새 등 모든 것이었다. 그때까지 뉴욕이 온전한 것이 아니라 결핍이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하였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소설 <모든 인간은 죽는다>에 불사의 몸으로 수백 년 동안 떠돌아다니는 주인공 레몽 포스카를 등장시킨다.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 궁금한 책이기도 하다. 만약 인간이 불사의 몸이 되어 평생 늙지도 죽지도 않으면 축복이 아니라 저주받은 기분일 거라는 생각을 해봤다.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은 철학이 더 이상 변화할 것이 없을 때가 되어서야 뒤늦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 책을 읽으시라. 우리가 따라가야 할 하얀토끼는 먼동이 틀 때쯤 이미 잠에서 깨어 해가 질 때쯤 뛰어오른다. 한번 읽고 철학을 이해할 수는 없으니 자주 읽고 사유하라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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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21
찰스 디킨스 지음, 류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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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1861년에 출간된 이후 전 세계의 독자들에게 꾸준히 읽히고 있다. 유명한 고전을 이제라도 읽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핍이라는 소년이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으면서 겪는 이야기를 핍이 회상하는 서술 형태이다.

 

소설은 부모님과 동생 다섯 명의 묘비에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웬 남자가 족쇄를 차고 나타나 줄칼과 먹을 것을 요구하였다. 핍은 스무살 차이가 나는 누나와 대장장이 조 가저리와 살고 있고, 누나가 <손수> 키웠다는 이유로 이웃들에게 좋은 평을 받지만 매형과 핍에게 손대는 습관이 있어 조심스럽게 먹을 것을 훔쳐서 남자에게 가져다 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감옥에서 탈출한 죄수였다.

 

어느 날 엄청난 부자이고 무서운 부인인 미스 해비셤이 핍이 거기에서 놀아 주기를 바랐고, 조의 도제로 들어가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녀의 양녀 에스텔라가 핍에게 비천한 아이라고 말했을 때 한번도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은 하층민 생활을 가슴속에 새겼다. 그럼에도 예쁘고 도도한 그녀를 처음 본 순간 사랑하게 된다. 또한 저택에 놀러 온 어린 신사가 한판 붙자고 말했고, 승리했음에도 씁쓰레한 만족감만 느꼈다.

 

핍은 저택의 영향으로 직업을 혐오하고 집을 창피하게 여겼지만 노동자의 삶을 천직으로 알고, 매형과 동업자가 되어 비디와 결혼한다고 마음먹곤 했다. 그러나 미스 해비셤 댁에 아가씨 때문에 신사가 되고 싶다고 비디에게 고백했었다. 재거스라는 변호사가 나타나 핍에게 엄청난 유산 상속이 이뤄지게 되었다고 전했다핍의 꿈이 실현된 것이었다. 공상이 오히려 생생한 현실로 실현된 것이었다.

 

후견인은 핍에게 행운을 준 은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라야 하는 중대한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친척이나 이웃 사람들은 핍에게 갑자기 공손해지고 친애하는 도련님이라는 호칭을 하는 것을 보니 돈이 지닌 위대함이 대단하게 여겨진다. 핍은 신사 교육을 받기 위해 런던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청년을 만났는데 바로 저택에 놀러 왔던 어린 신사인 허버트 포켓이었다. 둘은 친구가 되었고, 허버트에게서 미스 해비셤의 집안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핍은 스스로 생계를 책임지는 허버트의 성실함과 겸손함에 감탄하고 있었다. 핍은 돈을 물 쓰듯이 쓰고 사치스러운 생활에 젖어 들고 있었다. 매형 조가 런던으로 찾아와, 에스텔라가 돌아왔다고 전했다. 그녀를 만나러 갔던 날 미스 해비셤은 핍과 에스텔라를 짝을 지어주려는지 <저 애를 사랑해라!>를 몇 번을 되풀이하였다.

 

[위대한 유산]에서 유산을 상속 받은 후 핍은 매형을 사랑하지만 그가 못 배운 것을 창피해하고, 진정한 친구를 져버리려는 생각이 못 마땅하다. 고향에 가서 누나와 매형을 포함하여 누구와도 만남을 꺼려 하는 것은 심장에 온기가 없다던 에스텔라를 닮아 가는 것인지 염려가 되었다. 신사 교육을 받고 어른이 되어가는 핍과 부모님의 결혼이 적합하지 못하다고 여기면서 빨리 결혼하고 싶어하는 허버트의 앞날이 궁금해진다. 하권을 빨리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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