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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를 찾아서 - 한스 로슬링 자서전
한스 로슬링.파니 헤르게스탐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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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로슬링은 스웨덴 국경없는의사회를 공동으로 설립하고 세계보건 기구와 유니세프 등의 구호기구에서 고문을 지냈으며 세계경제 포럼 세계 어젠다네트워크의 회원으로 활동했다. 아들 올라와 며느리 안나와 함께 갭마인더재단을 세웠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평생을 헌신해온 그는, 췌장암 진단을 받고 아들과 며느리와 함께 쓰기로 했다. <팩트풀니스>를 집필하는 데 몰두하던 중 201727일 세상을 떠났다. <팩트풀니스>는 왜 사람들이 세계적 규모의 발전을 이해하는 걸 어려워하는가에 관한 책이고, <팩트풀니스를 찾아서>는 내가 어떻게 그것을 이해하게 되었는가에 관한 것이다. 이 책은 한스 로슬링의 회고록이다.

 

1948년 스웨덴 웁살라에서 태어난 한스 로슬링은 문맹인 조부모, 노동자인 아버지,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한 어머니를 보며 자신이 더 넓은 세계의 발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하였다. 항상 세계에 호기심이 많아 유럽의 동쪽과 서쪽 대부분을 여행한 뒤 집착은 더 넓은 곳 유럽 밖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의학 공부를 하면서 독립한 모잠비크 해방전선 프렐리모를 위해 뉴욕 대학의 교수직을 버리고 아프리카로 돌아간 에두아르도 몬들라네를 만나게 된다.





12년 전, 모잠비크 독립운동을 이끈 첫 지도자에게 언젠가 그의 나라에 가서 의사로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1년 전 약속을 지킬 준비가 되었지만 고환암이 제동을 걸었다. 치료를 하고 모잠비크 나칼라에서 2년간 근무하게 되었다. 항구에 시골 지역인 나칼라에는 의사와 간호사가 절실히 필요했다. 열악한 의료 지원으로 깨끗한 환자, 불결한 환자를 나눠야 하고, 모든 간호조무사가 문맹이라는 사실이었다. 산모를 살리려면 아기를 죽여야 하는 상황이 오면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병원에서 사망한 아이들과 집에서 사망한 아이들의 수를 비교하는 것은 아무리 끔찍해도 꼭 해야 하는 일임을 인정했다. 병원에 오는 아이들 대부분이 말라리아, 폐렴, 설사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앓았다. 외딴 지역 카바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루치아 수녀의 편지가 그를 변화시켰다. 30명 어린이들의 다리가 마비 증세로 입원하게 되었고 감염병이 아닐까 조사하게 되었다. 현지인들은 그것을 콘조konzo라고 불렀는데, 그들의 언어로 묶인 다리라는 뜻이었다.

 

신경 손상은 영양실조와 비정상적으로 많은 천연 독소의 섭취가 합쳐진 결과였다. 가뭄으로 먹을 게 부족한 시기에 식량을 얻을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었다. 훗날 한 사회를 극심한 가난에서 건져내려면 반드시 작동해야 하는 다양한 요소를 더 깊이 이해하고자 그런 붕괴한 시스템을 연구했다. 콘조에 관한 새로운 논문의 마지막 문장으로 인해 다시 15년 동안 그 병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게 되었다.





스웨덴으로 돌아와 저개발국의 보건 의료강좌를 맡았다. 쿠바에서 낮에 자료를 수집하고, 밤에는 알아낸 내용을 취합해서 표로 작성했다. 쿠바에서 유행한 마비 질환이 소련 붕괴 후의 식량 부족이 초래한 단조로운 식생활과 분명한 관련이 있음을 증명했을 때 우리의 조사는 종결되었다. 물방울 도표에 결정적 반응을 보인 사람은 카롤린스카연구소 교수들도 학생도 아닌 아들 올라와 며느리 안나의 반응이었다. 올라는 프로그래밍을 독학했고 최초의 움직이는 그래프를 위한 코드를 작성했다. 안나는 링크를 디자인했다. 스웨덴 업계 대표들에게 처음 프레젠테이션을 한 지 3년 만에 첫 번째 테드 강연에 초청받았다. 물방울 그래프의 코드를 안나와 올라와 함께 작성한 것을 이야기했고 갭마인더재단은 움직이는 물방울의 소스 코드를 구글에 팔았고, 안나와 올라는 3년 동안 그 회사의 실리콘밸리 건물에서 일했다.

 

20149월 아프리카의 에볼라 유행을 진지하게 걱정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해야 할 새로운 일은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아, 무엇이 무지를 그토록 끈질기게 만드는지 이해시키는 것이어야 했다. 올라와 안나는 팩트풀니스(사실충실성)’라는 개념을 구상했다. 이 책을 집필 작업을 한 파니 헤르게스탐은 한스 로슬링을 웁살라에서 첫 대면한 날 즉흥적으로 눈물을 흘렸듯이 예전에 일어난 다른 일들과 자신이 만난 사람들을 떠올릴 때도 울컥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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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끝없는 이야기 특서 어린이문학 1
이상권 지음, 전명진 그림 / 특서주니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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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특서주니어 [호랑이의 끝없는 이야기]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꿈을 찾아 가는 백호의 여정을 담았다. 호랑이 이야기 너무 재미있고 감동일 줄이야. 아이와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다.

 

5백 년 전부터 내리 세 번이나 호랑이족이 산신령이 되었다. 그것도 백호이다. 검은 늑대 반달족은 백호를 모두 없애버리려고 하고 있었다. 봉래산 백 번째 봉우리에 우뚝 솟은 바위 밑에서 백호가 태어났다. ‘눈꽃이 피다어미는 백호를 민가 토방에 맡기고 돌아오다 검은 늑대에게 쫓겨 죽게 되었다. 허절구 집에는 쌍둥이 큰 아들이 죽었다. 백호에게 아들 이름인 허산으로 부르며 보살피게 된다. 백호는 갓 낳은 새끼를 잃은 누렁이 젖을 먹고 자란다. 허산 앞에서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였고 허산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었으며 한결같이 네 마음이 가는 대로 해.”라고 말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 주려면 참을성이 있어야 하고, 상대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있어야만 해, 상대가 설령 험한 말을 하더라도 그를 믿어 주고 지지해 주어야만 해. 그래야만 상대가 진실을 말한다는 것을 허산은 잘 알고 있었어.p45

 

귀신도 허산 앞에서 하소연을 하거나 역병도 지나가버리는 신비함이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백호를 숭배하는 전통이 있어 백호 그림 한 점만 집 안에다 걸어 놓아도 나쁜 귀신이 오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백호 뼈를 대문에다 걸어 두는 것도 그런 믿음 때문이라고 했다.

 

황부자라는 사람은 백호를 죽은 형님이라며 데리고 갔다. 백호의 신비로움을 알고 관직하고 바꾸자는 사람들도 나타난다. 왕을 꿈꾸는 수성 대사와 곡마단의 동물들의 고민을 들어 주고 허산이 하는 대답은 언제나 하나였다. 당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마음이 가는 대로 따라가면 된다고 말했다. 황부자는 허산이 시키는 대로 해서 관직도 얻었지만 사망하게 되었고, 수성 대사는 왕족의 집안으로 조상님들의 한을 풀고자 왕이 되었지만 얼굴이 흉하게 변하게 된다. 모든 것은 욕심이 과해서 생긴 일이다.




허산은 섬을 벗어나자 허절구 내외가 떠올랐다. 허산의 부모였던 것은 분명하니까.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과거 길에 오른 아들이 한양에서 돌아오지 않자, 아비가 아들을 찾아 나섰다가 도적들에게 맞아 죽었고, 어미도 앓다가 죽었다고 한다. 허산은 부모님 무덤 앞에서 무릎을 끓고 운명이 인간에게 묶인 호랑이라서 부모님 살아생전에 맘대로 찾아뵙지도 못했다고 심정을 고백하듯이 털어놓았는데 잠시도 쉬지 않고 말을 했다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호랑이도 은혜를 알고 이렇게 하는데 동생 허강은 형에게 대리 시험을 보든지 도와달라고 하다니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구나.

 

책에서 주는 교훈은 경청하는 것과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지 말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고 내가 뭘 싫어하고 뭘 좋아하는지도 알게 되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도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백호도 산신령이 되어 부와 명예를 다 가질 수 있었지만, 결국은 마음의 소리를 듣고 꿈을 찾아서 자유롭게 떠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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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면접
박정현 지음 / 블랙페이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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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서평단을 많이 줄였고 리뷰 제안은 몇 건 받았다. 리뷰를 잘 쓰는 편도 아니고 책을 성실히 읽고 리뷰를 작성한다. 이 책 [자살 면접]은 솔직히 말하면 내 취향은 아니었다. 어지간하면 다 읽는 편이고 제일 좋아하는 장르가 소설이어서 제안을 받았던 것 같다. 이 책은 5가지 이야기 단편 소설로 되어 있는데 제일 인상이 남는 작품 [세희에게]이다.

 

[세희에게] 예쁜 글씨는 아니지만 한 글자 한 글자에 심혈을 기울인 듯한 러브 레터를 받았다. 대체 이 편지의 필자는 누구일까? 나는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나는 남자 친구가 없는데. 며칠 전부터 이런 편지들은 식탁에 식탁에 소파에서 어느 날은 침대 머리맡에서 우리 집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대체 누가 어떻게 편지를 보내는 거지? 그이는 이미 오래전에 죽었는데 그와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알고 있는 걸까. 내가 세희인데. 반전은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웬지 슬퍼진다.

 

[자살면접]“죽고 싶은 이유에 대해 말하세요.”p50

우리 사회엔 자살을 도와주는 단체가 생겨났다. 단체를 줄여서 자시단이라고 불렀다. 자시단은 면접을 통해 합격한 자에게만 자살을 도와주었다. 대학을 졸업한 지 4년 된 취준생은 욕심 부리지 않으면 힘들 것 없이 살 수 있었지만 이 세상이 욕심을 부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서 억울한 일이 많았고 이제 그만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면접관에게 합격 여부라도 알려주라고 하였다. 합격이라고 했다. 추후에 약속을 다시 잡는다고 했다. 이제 죽으러 간다. 10시 정각, 죽기 전까지 두 시간 남았다. 자살 하는 것도 면접을 본다면 건수가 줄어들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알루미늄]곧바로 우주선이 작동하는 것 같은 기계음이 들리며 양쪽에서 빛이 나와 돔 형태로 그녀를 감쌌다. 동시에 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인간의 피부조직이 사라지며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가벼우면서도 강한 알루미늄 덩어리로. 우리는 현재 AI에게 많은 것을 빼앗겼다.p102

과거에는 인간이 대부분의 일을 했지만 미래는 로봇 AI가 할 것이라는 것이다. 가끔 뉴스에 호텔 룸서비스를 로봇이 해준다는 것을 보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사람이 해야 할 일이 더 많지 않을까. 소설에서 AI도 계급이 나뉜다는 것이 기발한 발상이다.

 

[호셰크]&[오르] 두 단편은 연장선상에 있다. 나쁜 마음은 호셰크, 착한 마음은 오르라고 한다. 나는 신이 되어 썩어 빠진 세상에서 힘들어 하는 이들을 구하고 싶었다. 그때부터 무언가 선한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을 보면 비슷한 종류의 것들이 보였다 이것을 오르라고 불렀다. 그것은 천사의 형상이었다. 남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도 들을 수 있었는데 보통 호셰크들은 위협을 오르들은 조언을 해주었다.

 

[1,478,629,972] 그녀와 매주 같이 사서 당첨되면 반띵 하자고 했다. 둘 다 꽝이었고 다시 회의감에서 벗어나 각자의 삶을 살면서 로또 구매하는 것을 잊어버린 적도 있었고 두 배로 구매한 적도 있었지만 아직 한 번도 된 적은 없었다. 처음 5등에 당첨 5천원 이었다. 소문 난 복권 집에 가보기로 했다. 지갑에 보관 하여 일주일을 보냈다. 로또를 시작한 지 두 달만에 1등에 당첨되었다. 유튜브에 로또 1등을 당첨 시 해야 할 요령에 대해 검색한다. 여기도 반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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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이상하든
김희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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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이상하든] 소설은 삶에 대한 이야기다. 등장 인물들은 어딘가 이상한 점이 있지만 내면에는 상처를 안고 살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지인의 결벽증도 강박증이 심해서 일어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주인공 정해진은 봄날 불의의 사고로 친구와 선배의 죽음을 목격하고 강박증에 시달린다. 이름처럼 정해진 규칙과 순서에 따라 양치질과 세수를 해야 하고, 2층으로 올라갈 때 목조계단 가장자리를 딛는다. 맨홀을 피해 다니기도 하고 맨홀을 밟은 날은 주위 사람들이 다친다고 믿고 있다. 불면증 편의점 사장은 6년 째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4호점까지 열었다. 한국 여행 왔다가 공황장애로 비행기를 못 타고 눌러 살게 된 영국 남자 마크는 편의점에서 컵라면 두 개로 끼니를 때울 때가 많았다. 귀울림이 더 큰 소음을 만나야 잠잠해져서 시계를 모으는 극작가 백수진은 근처에 살면서 배달을 시키며 비번까지 알려주며 물건을 냉장고에 넣어달라고 하는 게으른 여자다.

 

해진은 앞집 여자를 훔쳐 보면 마음이 편해졌다. 여자가 속옷 차림으로 창가에 있는 모습을 행운의 여신으로 정했는데 그녀의 직업을 알아채고 이상형이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입학한 김다름은 편지를 안 넣으면 우체통이 사라질까봐 이틀에 한 번꼴로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는다. 네 살때 길을 잃었는데 집 근처 우체통의 고유번호가 111이라는 것을 알고 엄마 아빠를 만날 수 있었단다. 어느 날 수녀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안승리를 만나서 2년간 지킨 철칙이 깨져버린다. 승리가 해진의 자전거를 빼앗아 맨홀을 밟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동갑이라지만 생판 남인데 해진의 빈방 붙박이장에서 며칠 살게 되면서 승리는 배우 지망생이고 해진은 작곡가 지망생이라며 서로의 꿈을 이야기 한다. 엄마 아빠가 만두와 초밥집을 운영하는 데 팔고 남은 만두와 초밥을 해진과 승리가 다 해치운다.

 

그러고 보면 우리 또래는 모두 비슷비슷한 고민과 절망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비등한 실패 뒤에 우리는 비등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게 될지도 몰랐다. 그런 우리에게는 아직 인내와 시간이 필요했다.p79

 

검은 실루엣이 말을 걸었다. 목이 말라 그러는데 음료수 좀 사 먹을 수 있을까요? 그후로 해진은 검은 물체와 친구가 되었다. 그에게 만두와 초밥의 줄임말인데 김만초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림자는 최근에서야 음식을 먹어봤는데 햄버거랑 콜라라고 했다. 해진은 사고 이후 학교를 다닐 수 없어서 스스로 그만두고 편의점 알바하면서 많이 좋아졌다.

 

부모님은 곡 만드는 건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었지만 진전이 없었다. 꽃순이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해진에게 듀퐁 라이터를 유품으로 남겼다. 작곡 작업이 끝나면 <그녀의 듀퐁 라이터>라는 제목으로 가사를 써 내려갈 생각이었다. 할머니의 유품이 음악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림자가 한동안 나타나지 않았는데 생각 정리 중이었다고 한다. 남에게 도움도 안 되는 존재가 한심하고 자기에게도 죽음이란 게 있다면 어떤 형태일까 궁금해졌다고. 스물은 젊은 나이지만 승리와 해진이 두려운 건 미래가 결국은 노력과 상관없는 방향으로 정해져 있을까 봐 두려운 것이다.

 

[얼마나 이상하든]은 이 세상엔 나와 다른 것도 존재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예를 들면 만초 씨를 잘 생긴 남자 같다거나 먹구름 같은 사람, 희멀건 놈, 사람들 각자 다르게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작가는 고통과 고독, 슬픔과 상실을 들어주고 싶을 때가 있었고 저자 역시 울 수밖에 없었을 때, 누군가가 내 옆으로 다가와 물어봐주길 바란 적이 많았다고 했다. 얼마나 이상하든. 책을 읽으며 따뜻한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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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이해하지 않아도 다 껴안을 필요도
달밑 지음 / 부크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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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낸 오랫동안 기다려 온 작가달밑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책을 읽으면 어쩜 다 내 이야기 같네 싶을 정도로 공감 되고 따뜻한 글들이 많다. 사람 때문에 아플 때 스스로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글처럼 연애, 사랑, 우정에 대한 글을 담았다.

 

포기하고 손 놓았다면 돌아설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니 자신을 의심하지 말자고 한다. 나를 많이 사랑해 준다는 이유로 연애를 시작했는데 먼저 손을 놓는 일이 많았다면 내가 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매번 상대가 알아서 눈치채 주기를 바라고 속내를 얘기하지 않다가 그대로 멀어진 경험이 있다면, 마음이란 건 밖으로 드러내야 상대에게 닿는 것임을 깨달을 것이다.

 

저자는 과거 서운함이 많았던 해결책을 고민하다가 남을 바꾸는 것보다 내가 변하는게 쉬울 뿐 아니라 이해가 좁으면 아무리 무례한 관계에서 굽히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더 성숙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게 된다고 한다. 이것을 마음 확장 공사라고 부른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기억되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먼저 자신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이 있다면 행여 그와 반대로 평가하는 의견을 마주하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부탁이 어려운 것은 내 일을 내가 여기는 만큼의 무게로 대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사실때문이다. 내게는 촉박한 일이 그간 바빠서 잊었다며 사과만 덩그라니 한다면 그런 마음이 깊어진다. 섬세하고 엄격한 사람은 자기 일을 타인에게 부탁하지 말고 스스로 하는 게 더 적합하다.정리하지 못해 늘어나는 짐의 부피처럼 연애도 마찬가지로 적절하게 정리해야 하는 시기가 있는데 놓치면 불행이 행복을 압도한다. 한번 등을 돌린 사람은 차갑기만 하고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을 이용하여 여지를 주면서 정을 흘린다면 미련을 버리기가 어렵다.

 

저자가 처음 죽음을 생각해 본 건 사랑이 끝났을 때다. 그것도 많이 다투며 상대방이 던진 나를 깎아내리던 말들도 한몫을 했다. 그 사람이 주던 애정은 사라지고 비난의 말만 가슴에 남다 보니 스스로 쓸모없는 존재 같았다. 한 사람과 나란히, 오래 걷기 위해서는 마냥 내 보폭만 고집할 수는 없고 상대방을 위해서 오래 멈추거나 때로는 허겁지겁 뛰기도 해야 할 것이다. 과거 연애를 거울삼아 다가올 연인에게 좋은 동행이 될까 고민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

 

마음이 나아질 수 있었던 건 생각하던 사랑이 나를 이루는 전부가 아니라 하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였다. 떠난 사람은 알아서 잘 산다. 나와 함께 있는 것보다 더 잘 살고 싶어서 안녕을 고했을 테니까 남은 사람도 잘 살아야 한다. 이렇게 마음을 정리하며 살면 되지 않을까.살다 보면 누군가에게 어려운 얘기를 꺼내는 것도, 그 이야기를 불편하지 않게 들어 주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 속마음을 꺼낼 만큼 믿을 수 있다면 상대는 이미 따뜻한 존재이다. 아마도 보석 같은 사람.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기다림과 인내, 그리고 현실을 직시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걸 모르고 혼자만 앞서 나가고 헛되이 마음을 쓴다면 의미 없는 서운함만 늘어날 것입니다.p147

 

저자는 어머니를 홀로 나는 새라고 표현했다. 엄마 삶에는 엄마가 없고 가족과 일밖에 모르는 인생이라고 했다. 어떤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자기 자식에 대한 건 잘 알면서 부모님 취향은 답하지 못하더라는..요즘 삶이란 빠르게 돌아가고 바쁘게 살다보니 부모 자식이라도 서로의 취향을 모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끔 울 딸이 엄마 먹고 싶은 것을 정해보라고 해도 매번 아무거나 말하는 것 같다. 이쯤에 내 취향이 뭘까 생각해나야겠다.

 

사랑하는 도중 이별에 처했을 때는 내가 아픈 게 먼저라 상대방이 어떻게든 미웠지만, 마무리를 하고 갔던 사람은 뒤늦게라도 고마웠다. 시작할 때의 열정과 용기처럼 마무리도 잘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지난 인연은 마지막 모습으로 강하게 기억 남을테니. 이별하는데 다른 이유를 붙이지 말자. 상대는 그 이유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미련을 가지니까. 이 책은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자 마음을 혹사하지 말고 불편한 인연에 애쓰지 말자고 한다. 아주 오랜만에 감성적인 글에 푹 빠져 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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