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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는 뇌, 망각하는 뇌 - 뇌인지과학이 밝힌 인류 생존의 열쇠 서가명강 시리즈 25
이인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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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는 뇌, 망각하는 뇌]는 서가명강 시리즈 25번째 도서이다. 서가명강 도서는 항상 믿고 읽는다. 뇌인지과학이라는 낯선 개념을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고 [서가명강 유튜브]에서 출간 기념 무료 라이브 강연을 먼저 시청하고 책을 읽으니 이해가 잘 되었다. 치매,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뇌의 학습과 관련된 우리 주변의 갖가지 이슈와 뉴스에서 다루고 있는 사례들에서 핵심이 무엇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뇌인지과학은 뇌과학과 인지과학의 합성어이다. 뇌가 학습한다는 것은 생명체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 때문에 우리는 학습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도 있지만 굉장히 협소한 의미의 학습이다. 경험한 것은 모두 뇌에 변화를 일으킨다. 그 변화는 기억되며 미래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 경험하지 않으면 뇌는 학습을 하지 않을까?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집에서 멍하게 누워 있는 것도 일종의 경험이기 때문에 생존해 있는 한 경험을 멈춘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고, 경험하는 뇌는 자동으로 학습한다.




생존의 법칙 중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해로운 것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팔라와 치타의 경우에서 어린 임팔라의 뇌가 경험적 학습이 미숙하기 때문에 위험 감지에 더디고 우왕좌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잡기 쉽다. 자연계에서 포식자와 피식자의 뇌는 서로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경쟁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비슷한 경쟁에 대한 경험적 학습이 얼마나 되어 있는가이다. 두 번째는 이로운 것을 적극 취하는 것이다. 이로운 것을 취하고자 하는 뇌의 속성은 에드워드 손다이크라는 심리학자가 20세기 후반에 고양이를 데리고 행동 실험을 하면서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일화기억이라는 종류의 기억과 이를 위한 학습에 대해 알아보는데 <메멘토>라는 영화의 주인공 레너드는 불운한 사고를 당해 뇌 손상을 입게 되는데, 아마도 뇌의 해마 및 해마와 관련된 영역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메멘토>는 우리 뇌의 해마가 담당하는 일상적 학습과 기억이 정상적으로 일어나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매우 신랄하게 보여준다.




뇌세포는 다른 장기의 세포들과 상당히 모양과 기능도 달라서 뉴런이라고 부른다. 우리 뇌에는 거의 850~860억 개의 뉴런이 있다고 한다. 거의 1000억 개다. 세 개의 뉴런 중 특히 오른쪽의 두 뉴런은 마치 나무의 뿌리에 해당하는 밑 쪽의 가지가 서로 맞닿은 것처럼 보인다. 뉴런은 이 부분을 통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맞닿은 것처럼 보이는 부분을 시냅스라 부른다.

 

기저핵은 우리 일상 생활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기억의 인출에 의존하는 행동들을 모두 가능하게 하는 고마운 뇌 영역이다. 이 기저핵에 문제가 생기는 뇌질환이 파킨슨병이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부드럽게 움직이지 못하고 손이나 몸을 계속 떠는 것이다.

 

치매는 학습과 기억, 사고, 인지 등 우리가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뇌의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치매와 같이 뇌질환으로 이상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나이가 들면 다른 장기와 같이 우리 몸속 모든 부분의 기능이 젊을 때 비해 저하된다.




해마가 학습과 기억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본격적으로 연구를 처음 시작할 수 있게 한 사람은 헨리 몰레이슨(1926~2008)이다. 이 사람은 뇌인지과학을 연구한 연구자가 아니고 유명한 환자다. 몰레이슨이 죽기전까지 환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HM이라는 영문 머리글자로 불렸다. 그는 일화기억의 장애로 인해 자신이 어떤 실험에 참여했는지 기억하지 못했지만, 학계의 발전을 위해 반복되는 실험에도 성실하게 참여하는 아주 모범적인 환자였다고 한다.

 

인간이 만든 모든 기술은 항상 이처럼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는 상반된 면이 있다. 기억을 조작하는 것은 인류에게 큰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해롭게 쓰자면 한이 없다. 영화 속에 펼쳐진 미래가 우리에게 도래하기 전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이다.

 

뇌의 학습과 기억의 원리를 완벽하게 아는 것은 공학적 기술로 구현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완전한 기억을 소유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다. 윌리엄 제임스라는 심리학자가 했던 말을 잊지 말자. “잊어버리는 일은 기억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능력이며, 벌어진 모든 일을 기억하는 것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 같을 수 있다.”(p232) 책을 읽으며 기억이 인간다움을 만드는 비밀이라는 것이 흥미로웠다. 망각하는 것도 적응적 학습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도 새삼 깨닫는다.

 

본 리뷰는 21세기 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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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클럽연대기 - 조용한 우리들의 인생 1963~2019
고원정 지음 / 파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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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최후의 계엄령],[빙벽]의 작가가 15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조용한 우리들의 인생 1963~2019 부제를 달고 있다. 저자는 [샛별 클럽 연대기]와 함께 [조용한 나의 인생] 이라는 시집을 펴냈고 공부와 메모를 계속했고, 등산, 산책 등으로 7년 동안 걸은 거리가 37000킬로미터가 된다고 한다. 시집이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다. 소설은 주인공 문인호가 산책길에서 우연히 미혜를 만나게 된다. 삼십 년이 더 지나 예순이 넘었지만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요섭이라 부르며 인호를 찾아달라고 한다. 그 세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1963년 문창국민학교 2학년 교실에서 급장선거를 하는데 한요섭을 추천했다. 사진관 딸 송미혜는 를 추천하였다. 그러나 인호는 공표였다. 처음 개최하는 학예회에서 말이 없고 늘 아픈 아이였던 인호였지만 오페레타에서 죽는 왕자 배역을 맡았다. 맹호부대나 청룡부대 노래를 행진곡으로 부르게 할 만큼 반공교육이 투철한 5학년 담임이던 강창성 선생님은 6학년이 되면서 전학을 가는 친구가 있으니 사진관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샛별클럽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10명의 친구들에게 남매처럼 잘 지내라고 하였고 십년마다모임을 하기로 정했다.

 

어느 날 총소리와 함께 강창성 선생님과 주민 몇 명은 자취를 감추었고 아이들은 클럽을 결성했다는 이유로 문창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조사를 받고 반성문과 결의문을 매일 써야 하는 고역을 치렀다. 친구 중 한 사람이 밀고를 하였고 누구는 깡패, 건달이 되었다. 인호는 똑똑하고 무엇이든 똑부러지게 잘하는 요섭을 좋아했다. 천재였던 요섭은 문제아로 낙인을 받지만 도내의 모든 백일장을 휩쓸기도 하였다. 아이들은 강창성 선생님이 진짜 간첩일까? 물었지만 인호는 클럽에도 끼워준 선생님이라 간첩이라 해도 밉지 않다고 했다.

 

반공소년으로 알려진 친구의 혈서가 신문에 실렸다. 이제는 유신소년이 되려는 모양이었다. 소설에 황순원과 조병화 눈에 띄는 이름이 나와서 신기했다.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를 진학하면서 이야기는 폭 넓게 이어진다. 인호는 아버지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원서를 넣으라고 했지만 단 둘이 사는 엄마와 같이 있으려고 지방대학에 가게 되었다. 고대룡이라는 친구가 인호에게 글은 안쓰냐는 물음에 국어교사로 나날을 보내고 있다가 언젠가는 교과서에 요섭의 글이 실리는 날도 오겠지. 그 글을 내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정희 정권은 유신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었고 대통령이 죽었다. 인호는 스물여섯 살에 군에 입대했다. 부대에서 이름이 비슷한 문인오는 내무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여 몇 차례나 탈영을 시도했고 급기야 무장탈영하여 다방 아가씨들을 인질로 잡고 대치중이었다. 인오는 살아오는 동안 처음으로 도움을 청했던 유일한 사람이었는데 살리지 못한 죄책감마저도 그게 마지막도 아니었다.

 

샛별클럽 십년마다세 번째 모임에 온 사람은 셋뿐이었다. 친구 누구의 죽음 뒤에는 아무개가 있다더라 말을 들으면 씁쓸할 것 같다. 인호는 끝내 오지 않은, 아마 소식도 모르고 있을 그 한 사람을 생각했다. 그리고 마지막 인호야...”(p355) 소설을 다 읽고 난 후 눈물이 맺히면서 마음이 찡해온다. 이 소설은 파란만장한 한국 현대사가 그대로 묻어나고, 50년을 드러내지 못하고 마음에 품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다. 한 편의 순정만화를 본 듯한 느낌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인호의 다음 이야기도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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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공감의 기술 아우름 55
권수영 지음 / 샘터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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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관계에도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는 과거 상처와 적절하게 거리두기를 할 때, 현재의 관계에서 나와 너의 관계를 연습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 책 [공감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은 인문교양 아우름의 쉰다섯 번째 주제로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공감의 기술이다.

 

상담학의 권위자 권수영 교수의 [공감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는 우리는 왜 공감 능력을 키워야 하는지 물음으로 시작한다. 저자가 제일 많이 요청받았던 강연 주제는 의사소통의 기술이다. 어떤 기업이나 단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다. 세대 차이를 불통의 원인이라고 보는 편견부터 버려야 한다. 젊은 세대들이 만들어내는 인터넷 신조어를 잘 몰라서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아아뜨아를 못 알아듣고 의아해한 적도 있었다.





저자는 베이비붐 세대와 같은 부모 세대만 꼰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꼰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이나 성별 때문에 꼰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과 대화할 때 자꾸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일은 어쩌면 우리 모두를 꼰대스럽게만드는 대화 방식이다. 꼰대 이미지를 묻는 조사를 해보면 고집 센 아저씨, 권위적인 남성이 많이 등장하기 마련인데 방송프로그램에서 20,30대 직장인을 상대로 꼰대 실험을 진행했다. 눈을 가리고 출발선에 선 참여자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는데, 실험을 하기 전에는 40대 초반 남성이 유력한 후보였는데 안대를 벗고 보니 30대 여성 참여자가 맨 앞에 서 있었다. 선정된 여성에게 소감을 물으니 가끔 후배들에게 꼰대 같다는 평을 들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부모들이 질병처럼 진단하는 2에 대해 부모 스스로는 무엇이 병의 원인이라고 여기는지가 궁금했다. 갑자기 신경이 예민해진다는지, 뭘 물어도 대답을 안 한다든지, 영화 주인공인양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든다든지 등을 증상으로 꼽았다. 많은 부모들은 중2병을 무뇌증이라고 부른다. 마치 뇌가 없는 것처럼 생각 없이 사는 것 같다고 했다.

 

유학생 중 한 명은 자신이 겪은 따돌림의 경험을 어렵게 전화로 부모님에게 털어놓았다. 부모님은 학생의 호소는 무시하고 공부에만 전념하라는 말을 하셨다. 학생은 하늘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수면제를 구입해 놓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위기였다. 다행스럽게도 심리적 위기를 스스로 잘 극복했다. 하지만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그와 부모님 관계는 크게 달라졌다. 부모님과 대화에서 절대로 자신의 감정을 꺼내놓지 않는다고 말한다. 몹쓸 병인 별주부 신드롬을 앓고 있다고 예상했다. 자신의 상처 입은 마음과 감정에는 전혀 관심 없는 듯 말하는 부모가 타인처럼 멀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별주부 신드롬은 생각만으로 소통하는 것이다.





-구나 대화법이 있다. 상대방이 어렵사리 감정을 표현하면 우리는 그것을 자신과 모두의 문제로 일반화하고 싶어진다. -구나 대화법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미러링 대화법이다. 피하지 않고 그랬구나라고 그대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암에 걸린 친구 병문안을 갔을 때, 자신이 가진 경험을 친구와 공유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을 다루는 일이다. 친척의 암 투병기를 자세하게 설명하는 일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라 암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 주변의 심리적 충격, 치료 과정에서 겪게 되는 환자의 고통과 가족들의 불안 등을 공유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자가 중학교 때 영어 과외 수업을 해주던 대학생 형에게 들었던 대화법은 에코 기법이라 이름 붙였다. 상대방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그대로 메아리처럼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에코 기법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성급하게 일반화로 빠지지 않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 에코 기법처럼 내담자의 정서적 상태를 그대로 거울 비추듯이 반영하는 것이 심리상담사가 주로 사용하는 미러링이다. 어떤 경우라도 심리상담사는 내담자의 감정을 미러링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하도록 훈련받는다.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소로 꼽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는 음식이다. 인간은 맛난 음식을 먹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바로 사람들이다. 좋은 사람과 함께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 공감은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기에 공감력의 중요성, 공감의 기술을 상세하게 담아낸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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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고생크림케이크 - 간혹, 눈은 마음을 속입니다 마음으로 보아야 진실이 보입니다
조명연 지음 / 파람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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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고생크림케이크]는 빠다킹 조명연 신부의 새벽 묵상 글을 추린 책이다. 종교적인 글보다 심리학 실험 사례가 담겨 있다. 책 제목인 '맘고생크림케이크'는 조 신부가 '망고생크림케이크'를 잘못 읽은 경험에서 나왔다. 부정적인 마음은 '망고생크림''맘고생크림'으로 읽게 할 만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자신의 마음 상태에 제각기 해설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내가 겪은 역경의 시간은 오히려 축복이었다.p17

 

외모 콤플레스를 이겨내고 포기하지 않고 자기 경험을 살려 동화를 쓰게 된 안데르센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가장 큰 것은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지금의 말과 행동에 대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올바른 길로 나아가지 못한다.

 

2000년 캐나다의 한 대학에서 인간의 집중력에 대해 실험을 했다. 인간이 집중력을 지속하는 시간을 평균 12초라고 발표했다. 금붕어가 집중력을 지속하는 시간은 9초라고 한다. 인간이 금붕어보다 낫구나 싶었는데 2013년 다시 했던 실험을 통해 인간의 집중력이 8초로 떨어진 것이 확인되었다. 인간이 금붕어보다 못할 수도 있다는 놀라운 결과였다. 대화하면서도 계속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모습을 떠올리면 인간의 집중력이 얼마나 낮은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심리학자 멜 로빈슨은 행동하려는 본능이 생기는 순간과 뇌에서 행동을 막는 순간 사이에는 5초의 간격이 있다고 말한다. 뇌는 편안함을 즐기고 게으름을 추구하려는 속성 때문에 해야 할 일이 떠오르면 그것을 방해할 만한 구실을 찾아낸다. 5초 이내에 행동하면 뇌는 자동으로 따라오게 된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삶이라 할 수 없다. 곧바로 행동하는 모습은 나 자신을 위해서도 유익하다.

 

호기심이 많으면 외로울 수 없고 매순간 즐겁게 살 수 있다. 그런데 어른이 되면서 호기심을 잃어버린다. 혼자 하는 놀이도 즐거움도 사라진다. 어린이와 같은 순수함과 호기심을 성인이 되어서도 간직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일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틀린 것과 다른 것에 가끔 헷갈릴 때가 있는데 다른 것을 틀린 것처럼 생각한다. 다른 맞춤법이야 틀려도 괜찮지만, ‘다르다틀리다는 정확하게 사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전거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갔을 때가 생각났다. 배낭에 모든 짐을 담고 들었을 때는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어깨에 짊어지니 무거웠다. 대전의 한 우체국에 들어가 배낭을 집으로 보냈고 짐이 간소해지니 자전거 여행에 온전히 집중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많은 것을 가질수록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드는 법이다. 소유는 결국 또 다른 소유물로 불러들이게 되어 있다. 이제 내 인생의 배낭을 정리해야 한다. 무엇을 버려야 하고 어떻게 하면 가벼운 발걸음으로 앞으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아이를 보면 웃는 모습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아이들은 왜 이렇게 잘 웃을까 어른이 되어가면서 우리는 점점 웃음을 잃어간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을 뒤덮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더 웃을 일도, 웃음을 대할 일이 없다. 성인이 되면서 왜 웃음을 잃어갈까 생각하니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게 나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와서 가장 놀라는 것은 사람들이 함부로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음료를 주문한 뒤에 찾으러 갈 때, 자기 자리에 노트북과 가방을 그냥 두고서 간다는 것이다. 심지어 값비싼 스마트폰까지도, 다른 나라에서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한다. 누구나 친절한 것, 저렴한 외식과 무료 화장실, 인터넷, 편리한 대중교통과 재미있는 밤 문화에 놀랐다고 이야기한다.

 

평생 일만 했던 어느 형제님의 이야기는 퇴직 전까지 가족이 화목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시간이 많아진다고 해서 저절로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을까? 가난해도 화목하며 서로에 대해 사랑을 주고받는 가정과 부유하지만 서로 불목하며 사는 가정 중에 어느 쪽이 더 행복할지는 굳이 질문할 필요가 없다. 사랑이 늘 먼저이고 사랑이 진리다. 나중 말고 지금 사랑하라고 말한다. 이 세상 안에서 혼자서만 살아갈 수는 없다. 함께 살기 때문에 웃을 수 있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함께 하는 사랑이 더욱 기쁜 것처럼 저자의 글을 읽으며 깨달음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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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 살려고 받는 치료가 맞나요
김은혜 지음 / 글ego prime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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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한방병원을 4차 병원으로 소개한다. 4차 병원이란 단어는 없지만 동네 의원부터 대학병원 같은 3차 병원까지 다 돌고 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의사를 찾는다고 하였다. <999명이 필요 없다 말해도, 1명의 환자가 살려달라는 걸 들어주는 의사> 이런 의사가 되고자 평생을 노력하다 세상 떠난 부친의 영향으로 암 환자를 보는 한의사의 길을 선택했다. 한방 병원에서도 암 환자를 치료 하는구나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편집하며 울다가 출간이 늦어진 도서라고 띠지에 써 있어서 마음을 단단히 먹었는데 표지와 제목을 보고 울컥 하였다. 40대 초반 암전단계라는 진단을 받고 암 환우들과 병동에서 지낸 적이 있었다. 아마도 가끔 병원 신세를 질때가 많은 나여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시도 가능한 항암 치료 없음. 본인에게 설명함. 기대 여명 6개월 이하

 

암 환자들은 겉으로는 병을 잘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수많은 약과 수시로 찾아오는 고통에 일그러지는 얼굴을 보다 보면, 사실은 매 순간 끙끙 앓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암을 진단받은 순간부터 내가 얼마나 살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을 감당해온 사람들이 버티고 버티다 내뱉은 깊은 절망이었을 것이다.

 

고통에 몸부림치며 허공을 바라보고 대화하는 환자와 살려달라는 보호자의 모습. 신경안정제를 놓고 진통제를 늘리면서 환자는 어느새 잠들어 있었다. 며칠을 반복하다가 환자가 말했다. “선생님, 이제 그만, 제발,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는 심장이 툭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힘들어서 그러시는 거죠? 더 도와드릴 수 있는 방법 찾아볼게요 했지만 환자의 대답은 같았다. 3주가 지나고 선생님 덕분에 편하게 있다며 처음으로 청명한 눈동자가 거기에 있어 보호자분이 지금 모습 보면 좋아하실 텐데라고 했는데 그와의 마지막 대화였다. 포기해 달라는 말도, 편하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도 다 진심이었을까? 만약 포기할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자식들의 손에 이끌려 입원한 할아버지는 치료에 관심이 없었다. 빨리 퇴원하고 싶다고 하여 물으니 오토바이를 탄다고 한다. 2주 뒤에 퇴원시켜 주겠다고 약속을 받고 치료를 했다. 효과가 없다는 판단되었고 퇴원을 한 할아버지는 하늘로 승천할 때도 오토바이 타고 갈 거라고 했다.

 

죽음 앞에서 더 안타까운 일은 어리거나 젊은 사람들이 아프거나 사고로 죽는 것이다. 14살에 암을 진단받은 아이가 권유받은 치료는 장루 수술이었다. 어른들도 힘든 부작용이 잦은 약이어서 기록을 읽은 후 아이의 목소리는 울지 않겠다는 다짐을 흔든다. 커리우먼으로 경력이 빛나기 시작할 무렵 암에 걸린 젊은 여성은 치료를 안 받는 대신 여행도 많이 다니면 여한이 없다고 했다. 3개월마다 검사만 받았는데 퇴원을 하고 3개월 뒤의 예약도 없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70대 환자의 의무기록지에는 보호자 없음. 더 이상 시도 가능한 항암 치료 선택지 없음. 이라고 적혀 있었다. 시골에서 서울로 올 때 보자기 하나 달랑 갖고 와서 이제 좀 자리 잡았는데 일만 억수로 했드만 폐암이 걸리삐고. 암은 모르겠고 남은 건 새끼뿐이라고 말했다. 그 새끼는 그 집이었다. 몇 년째 암이 커지지 않아 검사만 받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보내고 있다니 정말 다행 중 다행이고 제일 인상 깊은 사연이다.

 

말기암 선고를 받은 젊은 여성이 입원을 했는데 보호자는 예쁘게 죽게 해주라고 부탁을 한다. 어릴 때부터 꾸미는 걸 좋아하던 아이여서 입원하는 동안 아이 원하는 대로 하게 해주라고 하였다. 눈물을 흘리며 딸을 떠나보낼 준비를 하는 보호자의 모습에, 아버지를 떠나보내던 저자 어머니의 모습이 겹쳐지는 슬픈 날이었다. 회사 경영을 해오던 50대 환자는 저자에게 고맙고 미안해서 줄 수 있는 건 내 작품들뿐이라고 한 벌 줘도 될까요 했는데 환자 회사에서 제작한 에코퍼 코트가 택배로 왔고 환자는 며칠 전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 글은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인지한 사람들의 마음을 적은 기록이다. 글 속의 환자들과 함께한 순간을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되묻곤 한다. 죽음이 다가온다면 나는 어떻게 받아들일지, 원하는 모습으로 받아들이려면 어떤 생을 살고 있어야 할지, 누군가의 죽음이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는 저자의 마음이 전해지는 듯하다. 바쁜 일상에 슬픔과 감동을 주는 에세이를 읽어보기를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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