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가제본]

 

 

엄마는 꽃도 있고 열매도 있는 명과 실을 겸비한 인생을 살라는 바람을 담아 이름을 하나미라고 지었다. 엄마는 남편은 물론 부모 형제 친척도 없어 혼자 병원에 가서 하나미를 낳았다고 한다. 아빠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엄마는 공사장에서 일한다. 식탐이 많아서 먹는거에 집착한다. 떡을 제일 좋아해서 일년 내내 즐겨 먹는다. 아주 가끔 길에 사탕이나 과자가 떨어져 있을 때 주워서 먹는다. 그렇게 하지 말라고 부탁을 해도 막무가내다. 신기하게도 열량이 높은 음식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엄마와 하나미 단둘이 살고 있다.

 

엄마가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했더니 육교 아래 사는 노숙자 아저씨라고 한다. 20년 넘게 혼자 그렇게 살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실외에서 열사병에 걸리지도 않고, 눈이 내려서 얼어 죽을 것 같아도 동사하지 않고 예방주사도 맞지 않았는데 독감에도 안걸리고 등등 뭐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하는지 모를 일이다.

 

엄마가 맞선을 본다.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맞선남이어서 좋아한다.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다는 상상을 했는데 돌연 거절을 당한다. 혹시 자신이 걸림돌이라면 사라질 테니 엄마를 받아주라고 말을 한다. 12살 짜리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니 철이 들었구나 눈물이 핑 돈다.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남자들과 섞여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엄마. 여름이면 흙먼지 때문에 시커먼 구슬땀을 흘리고, 겨울이면 사정없이 휘몰아치는 북풍 때문에 빰이 갈라져서 센베이처럼 금이 가기도 한다. 엄마는 그만큼 돈을 잘받아라고 말하지만, 그 잘 받는다는 돈으로 우리 집이 잘사는가 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p118

 

 

엄마는 몇 년이나 자기 옷을 사지 않는다. 닳아 떨어질 때까지 똑같은 옷을 세탁해서 입는다. 친구들이 사립중학교를 가게 되면 헤어지게 된다. 놀이동산에 가고 싶지만 돈이 필요하다. 자판기 아래 떨어진 동전을 긁어 모은다. 하나미는 D랜드에 갈 수 있을까?

 

스즈키 루리카는 열네 살에 소설을 썼다. 글 쓰는데 나이는 상관이 없다를 증명한다. 가제본으로 두 편이 실려 있어 뒷 이야기가 너무 궁금한 소설이다.

   

 

 

스즈키 루리카(鈴木るりか)

2003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문학상의 상금을 모아 좋아하는 잡지를 사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타고난 재능으로 일본 문학계에 유례없이 초등학교 4, 5, 6학년에 걸쳐 일본 대표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에서 주최하는 ‘12세 문학상대상을 3년 연속 수상했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빛을 남기는 소설가가 되는 것이 작가의 꿈이다.

 

반나절 만에 쓴 열한 장의 자필 원고에서 시작된 소설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은 열네 살에 출간한 첫 소설집이며, 출간 직후 10만 부 이상 판매되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출처]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의 첫 번째 독자를 찾습니다!|작성자 다산북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케 -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비밀
마이크 비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휘게 라이프]의 저자인 마이크 비킹은 코펜하겐 행복연구소의 CEO이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행복의 공통분모는 무엇일까? 행복연구소에서는 행복, 만족감,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비밀이 무엇일까 궁금하여 읽어보았다.

 

<세계 행복 보고서>에는 공동체 의식, , 건강, 자유, 신뢰, 친절 여섯 가지 항목이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리케라는 말은 덴마크어로 행복이라는 뜻이다. 가장 행복한 나라들은 공동체 의식이 강하고, 가장 행복한 사람들에게는 유사시에 기댈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히는 덴마크 국민들이다. 그들은 친구나 가족과 자주 만난다는 통계 보고서가 있다.

 

 

 

행복의 요소 중 공동체 의식은 덴마크 아이들은 독특한 조합 속에서 성장한다. 어린아이를 키울 경우 공동 식사를 하면 장을 보고 저녁을 준비하느라 아등바등할 필요가 없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이다.

 

공동체를 조성하는 다섯 가지 방법은

1.이웃 주민의 전화번호부를 만든다.

2.도서 대여 코너를 만든다.

3.완층 지대를 활용한다.

4.공동 텃밭을 만든다.

5.공구 같이 쓰기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돈은 행복과 연관이 있지만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필요 없는 물건을 사느라 있지도 않은 돈을 쓰고 있기도 한다. 사치품에 대한 욕심을 자제하면 우리 모두 더 잘 살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금욕주의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가진 게 많은 사람이 아니라 원하는 게 적은 사람이 부자라고 했다. 행복의 토대가 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어느 문화권이든 건강해야 행복을 추구 할 수 있다. 가장 행복한 나라 북유럽 국가에서는 누구나 무상으로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정말 부러운 나라이다. 이 책을 입원해서 읽어보고 집에서 절반을 읽었지만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코펜하겐에서는 출퇴근 시간을 자전거로 이용한다. 자전거를 타면 수명이 늘고 허리둘레가 줄어들 뿐 아니라 교통 체증과 대기 오염, 소음 공해가 줄어들어 도시의 경제 상황이 개선된다.

 

자유란 일과 삶의 균형이 잡힌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말한다. 덴마크는 정부차원에서 아이 1명당 52주의 유급 출산휴가를 주고 배우자와 나눠서 쓸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된다면 아이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잘 할 거 같다. 직장에서 한달에 한 번 정도 전화, 회의, 이메일 전면 금지하고 오직 침묵만 고수하며 업무를 처리한다.

 

신뢰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코펜하겐의 길거리를 뒤덮은 자전거 숫자와 야외 세워놓은 유모차에서 잠자고 있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회사에서는 동료들끼리 칭찬함으로 서로 신뢰를 쌓는다. 칭찬을 통해 근무 의욕을 유발하고 이 주의 직원을 선정해 꽃다발을 수여했고 이후 병가 신청이 감소했다. 잃어버린 지갑 실험을 통하여 회수 되는 지갑 수를 보고 공감, 협동 신뢰를 바탕으로 모두가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공감능력을 키우고 경쟁보다 협동을 가르치면 단기적으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 신뢰와 행복을 끌어올리는 방법은 우리 가족의 안부뿐만 아니라 이웃집 아이들의 행복도 내 행복을 좌우하는 요소라는 것이다.

 

 

 

행복의 요소 마지막으로 친절한 마음씨이다. 좋은 일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타심은 다른사람의 행복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대가를 바라지 말고 남을 돕고 싶은 순수한 마음으로 모르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어보자.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행복하다. 짧은 병원 생활이지만 같은 병실에 환자를 도와준 일이 있는데 기분이 좋았다. 작은 일이지만 상대방에게는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행복지수가 높은 덴마크 사람들은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다닐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행복한데도 표정이 상냥하고 싹싹하지 않다 악명이 높다고 하여 의아했다. 조사에 의하면 웃는 얼굴로 걸어다니는 행인 1위는 말라가였다. 아시아권 나라에서는 웃는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이 지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웃음이 가벼워 보일수도 있지만 미소를 머금고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자. 미소는 돈이 들지 않는다.

 

리케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도 덴마크처럼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고민하는 분들께 인문 교양 이 책을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선화 살인사건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3
에드거 월리스 지음, 허선영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부터 끌림이 있다. 수선화 하면 정호승 시인의 시 수선화에게 생각이 난다. 아름다운 꽃으로 살인 사건이라니 제목에서부터 표지, 내용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재미있는 추리소설이다.

 

시인이자 백화점 사장인 손튼 라인은 여직원 오데트 라이더에게 구애를 하지만 거절당한다. 회사 공금에 손을 대고 있는 백화점 매니저 밀버그를 조사하기 위해 탐정 잭 탈링을 고용한다. 밀버그는 연봉으로 9백 파운드를 받는데 생활은 연봉 5천 파운드 수준으로 살고 있어 의심이 간다. 그러다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오데트 라이더에게 횡령죄를 씌우기로 한다.

 

교도소를 출소하는 샘 스테이에게 자신에게 큰 잘못을 저지른 여자에게 고통을 안겨주자고 계획을 세운다. 샘은 교도소 장기복역중일 때 자신을 돌봐주는 손튼 라인을 흠모하고 있다.

 

손튼 라인은 다음날 하이드파크 공원에 시신으로 발견이 된다! 가슴에 난 상처는 피 묻은 여자 실크 잠옷으로 묶여 있고 가슴 위에는 두 손이 가지런히 모인채 올려져 있었고 수선화 한 다발과 주머니 속에 네 글자 자화번뇌사자성어가 적혀 있는 쪽지가 들어 있다.

 

상하이 형사과에서 근무했던 탈링은 손튼의 사생활에 아는 바는 없지만 깨끗한 삶을 살지는 않았다는 것을 짐작했다. 손튼 살인의 용의자로 오데트 라이더, 밀버그, 샘 스테이가 지목이 된다.

 

지역 형사들과 탈링 탐정, 조수 링추는 오데트 집에서 손튼이 살해 되었다고 그녀의 집을 수색한다. 그녀도 같이 사라져 유력한 용의자로 생각이 되지만 오데트는 같은 시간대에 열차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고 있었다. 이 책을 잡은 순간 놓을수가 없다. 탐정이 가는 곳은 나도 같이 따라 가는 듯 책에 몰입이 되었다.

 

탈링은 조수 링추를 의심하며 그의 가방을 열어보고 신문을 발견한다. 링추 경위의 여동생인 오링이 호한찻집 뒷마당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있다. ‘작은 나르시스’ ‘작은 수선화이 사건에 손튼 라인이 연관이 있으니 복수를 하려고 링추가 범인일까 생각할 수도 있다.

 

사건을 조사하면서 오데트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에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하는 탈링이 진정으로 사랑하는구나 행복한 모습이 영화를 보는 것처럼 상상이 되기도 한다. 탈링은 손튼의 먼 친척이 되어 많은 재산의 상속자가 되었고, 오데트가 수수하게 생활을 하는 반면, 오데트 엄마는 호화롭게 살았던 이유도 공금 횡령자 밀버그가 새 아버지였다는게 큰 반전이었다.

 

라인 씨는 그동안 자신이 돌봐준 한 젊은 여인이 언짷게 하고 그 젊은 여자는 매우 예쁘다고 말했을 때 제가 대신 복수를 해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분을 사랑했다는 눈물의 진술서를 읽는다. 범인이 누구라는 걸 알게 되니 조금 허탈하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곳곳에 발견되는 수선화가 무슨 의미일까 궁금하다면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수선화 살인사건]을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찬기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작품은 괴테가 25세 때 14주 만에 완성하였고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쓰였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실연과 상실을 토대로 쓴 작품이다. 연애 소설의 최고봉, 이 소설로 베르테르효과라는 말이 생겼다.

 

베르테르는 어느 무도회에서 샤로테라는 아가씨와 파트너가 되어 춤을 추게 된다. 그녀에게 약혼자가 있으니 홀딱 반하지 말라고 전한다. 그러나 베르테르는 한눈에 반하게 되고 내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아가씨는 다른 어떤 남자와도 왈츠를 못추게 해야겠다고 마음으로 다짐하기도 한다.

 

약혼자 알베르트는 아주 점잖고 씩씩하고 잘난 신사이므로 누구나 호감을 갖는다. 자신이 로테를 사랑하는 것을 질투해서 로테를 괴롭힐지 모른다고 생각은 하지만 약혼자를 부러워 하는 마음이 드러난다.

 

알베르트는 로테의 고지식한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었다. 로테의 어머니는 임종의 자리에서 집안일과 어린아이들을 로테에게 부탁하고 로테는 알베르트에게 맡겼다고 한다. 그때부터 로테의 마음가짐은 완전히 달라졌고 활기를 띠기 시작했으며 정말 어머니처럼 열성으로 집안일을 걱정하고 돌보게 되었다는 것이다.(p75)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자 베르테르의 마음도 가을다워진다. 내가 떠나려고 나왔을 때, 그녀가 사랑하는 베르테르 씨라고 부른 말이 나의 골수에 사무쳤다. 자나깨나 그녀의 그림자가 마음을 완전히 점령하고 있다. 후반으로 갈수록 읽는 독자까지 힘이 빠지는 대목들이다. 젊은데 꼭 이렇게 까지 해야 했나 싶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베르테르는 집으로 돌아와 젊은 하인보고 다음날 아침 자기가 부를 때까지는 방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일러둔다. 로테에게 편지를 써 놓는다. 드디어 결심을 하였습니다. 로테, 나는 죽으려고 합니다 나는 이 편지를,

어떤 이웃 사람이 화약의 불빛을 보았고, 총소리를 들었다. 하인이 방으로 들어가니 주인은 방바닥에 쓰러져 있고 그 옆에 권총이 떨어져 있었다.

 

괴테가 법학 공부를 마치고 법무 실습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그곳의 법관 부프 집에 자주 드나들면서 그 집 딸 샤로테를 사랑하게 되지만 그녀는 16세밖에 안 되었고 외교관 케스트너의 약혼자였다. 소설 속의 알베르트가 점잖고 괜찮은 남자였듯이 케스트너도 점잖은 신사였고 젊은 괴테의 마음만 타격이 컸으며 상심한 마음의 편지를 두 사람에게 남기고, 도망치다시피 고향으로 돌아와버렸다. 반년쯤 지나 서기관이던 예루살렘은 친구의 부인에게 연정을 품고 자살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괴테는 큰 충격을 받는다. 이런 이야기들이 괴테 자신의 체험과 연결되어 작품이 나온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쿄 타워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 살까지의 기억, 나와 엄니와 아부지, 세 사람의 가족이 한 집에서 함께 살았던 때의 기억을 하는 릴리 프랭키의 이야기이다. 본명은 나카가와 마사야 엄니의 일생을 다룬 이야기라고 해도 틀린말은 아니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주던 어머니가 암에 걸려 세상을 뜨기 직전에 쓴 자전적 소설이다.

 

이 소설은 우는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다면 지하철 안에서 읽는 건 위험하다라는 입소문만으로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중간쯤 읽어 가면 이 말의 뜻을 알 수가 있다.

 

가족관계란 몹시 신경질적인 것이다. 무신경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일수록 실은 세심한 신경이 필요하다. 금이 간 거실 벽, 가령 이미 눈에 익어버려서 그것을 웃음거리로 바꿀 수 있다 해도 거기서 확실하게 바람은 들이닥친다. 웃고 있어도 바람은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p37

 

폐광이 멀지 않은 치쿠호에서 나는 엄니와 단둘이 살았다. 가난하지만 정다운 이웃들 친구들과 유년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 채 언제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런 인물이었다. 풍족한 생활은 아니지만 갖고 싶은 것은 항상 사주는 편이라 궁핍한지 모르고 지냈다.

 

오이타현에 미술학교를 진학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아직 불안도 외로움도 알지 못했지만 특별한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작은 자립을 이루었다는 기쁨인지 폐광촌에 매몰될지 모른다는 공포감에서 벗어난 데 대한 안도감이 일었다. 그렇게 엄니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왔다. 생각보다 학교 생활에 충실하지 못하였지만 담임 선생님과 엄니 뒷바라지 덕분에 졸업은 할 수 있게 되었다.

 

대학시험을 치러보기로 했다. 시험운이 좋은지 아빠 말대로 어릴 때부터 운이 좋았다니께 그래서 그랬는지 도쿄 서부의 무사시노 미술대학에 합격을 하였다. 그 당시 청년들에게 동경의대상이던 도쿄에서 빈둥거리다 졸업도 하지 못하고 빚만 쌓여 간다. 그 모습도 닮고 싶지 않았던 책임감 없던 아버지와 닮아 있었다.

 

어느 날 엄니는 갑상선 암이라고 하였다. 수술을 마치고 병실에 온 엄니는 창문으로 보이는 도쿄 타워를 손끝으로 바라보며 참말로 아름답다야라며 미소를 지었다. 회복 단계에서 이모들과 마지막 여행을 하게 되고 다행히 몸이 좋아졌다. 엄니의 거주지가 일정하지 않자 도쿄에서 같이 살게 된다. 통원 치료 하기도 좋아서였다. 윗층이 볼링장이어서 소음이 있을지라도 식당 구석방, 폐원한 병동, 친척집 다양한 곳을 전전하며 살았고 늘 눈치를 보았지만 이곳이 우리집이라고 편안하게 살게 되었다

    

5월에 어느 사람은 말했다.

도쿄에서 살다 보면 그런 뻔히 다 알만한 일을 이따금 알 수 없게 된다고 그 사람은 말했다.p105

 

 

엄니가 도쿄에 나온 뒤 7년이 흘렀다. 몸에 이상이 생겨 병원을 찾아가니 스키루스 암으로 위암이라고 한다. 암이 완전히 퍼져 있어 수술 할 수도 없다는 엄니는 내가 죽은 뒤에 열어보라며 상자를 내밀고 부조회 서류도 보여준다. 한 달에 3천 엔씩, 수십 개월 적립되어 있었다. 앞으로 2, 3개월이라고 하였다. 따스한 봄날 이모들과 숙소에서 하룻밤 묵으려던 그날 응급실로 돌아왔고 상태가 악화 되었다. 엄니와 도쿄 타워 전망대에 가보자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칠순을 한달 남겨 두고 엄니는 돌아갔다. 마사야는 엄니의 장례를 마치고 아버지에게 왜 별거를 했냐고 물어본다. 여자 때문에? 네 할머니여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궁금했던 내용인데 고부간의 갈등이 있었구나 엄니는 자기와 같은 갈등을 겪지 않으려고 아들의 여자 친구에게 잘해주고 사이가 좋았던 거였다.

 

이제껏 고생만 시키고 그저 받기만 하고 내내 걱정만 끼쳤던 것, 그 모든 것을 언젠가는 갚을 거라고 생각하며 미뤄두었다. 결국 은혜를 갚기는커녕 고맙다는 감사의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엄니를 보내고 말았다.p455

 

상을 받고 책이 많이 팔린 것보다 한참이나 목소리도 듣지 못했던 부모에게 전화를 걸게 되었다거나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자고 불러냈다는 독자들의 반응이 더 기쁘다는 릴리 프랭키의 수상 소감이다. 도쿄타워2006년 서점 대상 수상작이고, 영화화 되었고 12년만에 개정판으로 나왔다. 릴리 프랭키의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한 각박한 세상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느껴 보실 분은 읽어보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