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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의 심리학 - 비로소 알게 되는 인생의 기쁨
가야마 리카 지음, 조찬희 옮김 / 수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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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나이 공부라든지, 죽음, 나이드는 것 이런 책이 좋다. 나이 들수록 설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표지 띠지에 문구처럼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저자는 정신과 의사, 심리학부 교수로 30년간의 임상 경험을 살려 여러 매체에 현대인의 마음 문제와 관련한 글을 쓰고 있다.

 

여자의 정년이라고 하면 남편 회사의 정년을 떠오를 것이고 여자임을 내려놓다라는 부정적 의미로 여자의 정년을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책은 여자의 나이 듦과 정년의 의미에 관해 말하고 있다.

 

그래도 일하고 싶다, 혹여라도 예순이 넘어서 지금도 계속 일하는 나는 실패한 인생일까라며 자신을 부정하는 건 소용없는 일이다.(중략)조건이 나쁜 곳에서 일한다는 것, 나이 들어서도 계속 일한다는 것 때문에 자존감을 잃을 필요는 전혀 없다. 나는 요즘 이 말을 나 자신에게 들려주고 있다.p34

 

 

얼마 전 친구 한명이 교사로 재직하다 명퇴를 하였다. 정년까지 하지 왜 벌써 나왔어 물으니 일을 하는 사람들은 오래 해서 그만 두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럴수도 있지만 나처럼 일하다 쉬고 있는 입장에서는 정년까지 일하는 사람이 부럽던데 아깝다고 말을 하였다.

 

남편의 정년은 가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일 하던 사람이 직장을 안나가면 남자도 갱년기를 경험할 수도 있고, 상의도 없이 갑자기 시골로 가자고 하는 남편도 있다. 평소 안하든 취미에 몰두 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친구, 취미, 직업, 좋아하는 음악, 드라마, , 영화 등 나만의 아이템이 많은 사람은 남편의 정년 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든 그런 일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조언을 한다.

 

세상에는 여성이 중년이나 노년이 되어도 여성으로서희롱을 당하거나 성범죄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처럼 성희롱에 정년은 없다가 인상적이다. 지하철에서 60대 초반 여성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하니 젊은 남성들이 키득 웃었다. 이런 아줌마를 희롱하다니 바보 아니냐 비웃는 발언에 그녀는 스스로에 자신감을 잃었다. 비웃음이라는 2차 피해까지 당한 것이다. 요즘 세상은 사람이 무서운데 사람 조심 말조심을 해야 한다.

 

외모와 체력을 관리한다고 해도 속까지 젊어질 수 있는 건 아니다. 에너지를 전부 써버려서 탈진증후군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그것이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사람도 있다.

 

 

 

연애는 몇 살까지 가능한가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언젠가 보았던 TV프로그램에서 첫사랑을 60년만에 만나 결혼한 80대 노부부를 본 적이 있다. 저자의 말처럼 연애에 나이는 상관없다. 몇 살이 되었든 연애는 할 수 있고, 이성과의 교제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젊을 때처럼 체력이나 심리적으로 부담을 생각한다면 가능할 거 같다.

 

아이는 있으세요?’ 자식이나 손자가 없어서 외로울까 내 간병이나 장례식을 어떻게 해야 하나 현실적인 문제가 따라온다. 저자는 독신 혹은 아이 없는 인생을 부끄러워하거나 후회할 필요도 없고 지나치게 만족해할 필요도 없다고 한다.

 

파트너는 있어도 법적인 남편은 없고 결혼도 안 했고 아이도 없다. 의사지만 내 병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40대에는 불안했는데 50대가 되니 마음이 편해졌다.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소중한 남자 친구가 있다. 대학 동창인 야무구치, 60년생인 사토를 떠올릴 것이다. 저자의 솔직한 마음이 공감이 갔다.

 

저자는 쉰여섯 살이 될 무렵, 마음뿐만 아니라 몸도 고칠 수 있는 의사가 되기 위해 크게 마음먹고 종합진료과에서 수련을 시작했다. 20~30대 청년들 사이에서 새로운 의료기술을 익히면서, 정년을 앞두고 있던 자신이 이 나이에도 새로운 도전을 하다니 상쾌한 느낌이 계속됐으면 좋겠다.

 

 

 

중년에는 건강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질 좋은 수면을 빼놓을 수 없다. 잘 자기 위해서는 침실 환경에 꼭 신경을 쓰는 편이 좋다. 침대나 잠자리 주위에 물건을 쌓아 두지 말자. 가끔은 호텔에 묵어본다. 와우 좋은 아이디어인거 같다. 호텔은 깨끗한 침구가 정리정돈이 잘되어 있으니 이런 사소한 호사도 가끔 누리는 것도 좋을거 같다.

 

하고 싶은 걸 참는 것이 건강에 가장 안 좋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자신의 몸 상태에 연연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음식, 만나고 싶은 사람에 관심을 둬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더 나이를 먹으면 지팡이를 짚고서라도, 아니면 휠체어를 타고서라도, 약을 먹고 파스를 붙이고서라도 오래오래 가고 싶은 곳에 다니며 살고 싶다. P199

 

 

내 부모님을 생각했다. 친정아버지께서 무릎이 아파 수술을 하려고 하였지만 기력이 없으셔서 보류 했더니 무릎 통증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진거 같다. 얼마전 동생이 휠체어를 빌려서 아버지 어머니와 여행을 했다고 인증 사진을 보내왔기에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아픈 사람 나두고 자기들끼리 가면 남아 있는 아버지는 마음이 얼마나 힘들까 나도 지팡이 짚고서라도 어디든 다니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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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병동
가키야 미우 지음, 송경원 옮김 / 왼쪽주머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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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키야 미우의[결혼 상대는 추첨으로]작품을 먼저 읽어 보았다. 결혼 상대로 외모와 경제도 중요하겠지만 내면이 중요하다고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인데 후회병동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사람은 아프고 나면 생각이 바뀌고 인생을 되돌아본다. 이 소설은 인생이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한다.

 

호스피스 병동의 여의사 하야사카 루미코와 암 말기 환자들과의 소통하는 이야기이다. 분위기 파악 못 하기로 유명하고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무신경한 의사로 통한다. 열심히 해 왔다고 생각했다. 밥 먹을 시간도 변변히 챙기지도 못했는데, 좀 제대로 된 의사는 없는가 몇 번이나 귀 아프게 들어왔다.

 

그러던 어느 날 화단에서 청진기 하나를 발견한다. 청진기를 환자의 몸에 대면,환자의 마음속 목소리가 들리고 환자와 함께 후회로 남는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만약 내가 환자라면, 고작 며칠을 더 사는 것보다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즐거운 마음으로 지내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

 

dream_유명한 배우의 딸로 태어난 사토코는 유방암 말기다. 엄마는 미모로 존경까지 받지만 자신의 외모는 보잘거 없다. 사토코는 고등학생으로 되돌아가 오디션에 합격하여 연예계에 데뷔한다. 신문 기사에도 난조 지도리의 딸 치기라 사토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다른 사람에게 노출되고 구설수에 휘말리고, 결국 연예계를 그만 두었다.

 

 

 

family-가족을 위해 일만 해왔는데 췌장암이 걸린 37살 휴가게이치, 아내 야쓰코는 돈 걱정만 한다. 루미코와 청진기로 과거 여행을 떠난 그는 임대 아파트에 살던 때를 그리워한다. 교외 단독주택을 사면서 자녀와의 대화가 사라졌다. 직장을 새벽에 나가서 집에 도착하면 11시 전후가 되었다. 아내 스물, 스물둘 어린 나이에 속도위반으로 결혼을 하여 아등바등 살아왔는데 시한부 인생이라니

 

marriage-40대 중반이 되도록 결혼 안한 딸을 둔 엄마 유키무라 지토세, 20년 전 딸 마이코의 결혼을 반대한 이래 결혼을 안하겠다고 선언한다. 그 결혼을 반대했던 청년 요타로가 사업가로 성공하여 티비<성공인에게 듣는다>에 나온 것이다. 과거로 가서 딸 결혼을 성사 시켜보니 생각한대로 되지 않았다.

 

 

 

지토세 옆 병실에 여성 환자가 들어왔는데 청진기를 가슴에 댔을 때였다. ‘애초에 요타로가 시노부 같은 여자와 결혼한 게 잘못이었어? 요타로? 요타로 어머니였다. 마음을 읽어주는 의사 루미코로 소문이 났다는 것이다. 요타로가 집안 좋은 아가씨와 사귀었는데 부모님이 반대하여 헤어지고 열 살 아래인 시노부와 결혼하였다. 다음 이야기는 상상에 맡긴다.

 

friend-야에가시 고지. 건축자재회사 근무하는 회사원, 마흔다섯 살, 췌장암이 간으로 전이되어 시한부가 되었다. 스미오. 중학교 시절 단짝, 그들의 첫사랑인 소녀가 도둑질을 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친구가 뒤집어 쓰고 삶이 허물어진다. 시한부 2개월을 남겨두고 병원에서 임상 시험을 받아보라고 한다. 밑져야 본전이니 해보겠다고 하였는데 운좋게 암을 극복하였다. 중학교 때로 돌아가 스미오가 아닌 자신이 도둑질을 뒤집어 쓰면서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된다. 운명의 여신으로 예정이 어긋났지만 건강해졌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에필로그- 루미코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이혼한 아버지는 젊은 애인과 떠났다. 그 아버지가 간암으로 입원하고 있다. 아버지는 엄마와 딸을 버린 죄로 벌을 받은 거라며 용서를 빈다. 동갑내기 의사 이와시미즈가 자신을 바라보는데 눈치도 채지 못한 둔감한 루미코다.

 

네 편의 이야기는 환자들이 가장 돌아가고 싶고 가장 후회하는 그때는 언제 였을까 몸은 쇠약해졌지만 마음은 편안하게 눈을 감을 수 있었다. 야에가시 고지 한 사람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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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먼웰스
앤 패칫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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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 픽스와 베벌리 키팅 부부는 둘째 딸 프래니의 세례파티를 연다. 이웃, 친구, 교회사람들, 베벌리의 여동생, 자신의 형제들, 부모들, 관할구 전체라 해도 될 만큼의 경찰들이 모였다. 픽스는 경찰이었다. 그 중에 진을 들고 나타난 초대 받지 않은 남자 앨버트 커즌스가 있었다. 커즌스는 지방검찰청에 근무하고 있다. 이 표지에 나오는 상큼한 오렌지와 버트가 가져온 진과 섞어 술을 만들어 마신다.

 

버트는 부인 테리사가 아이스바 틀에 오렌지주스를 넣고 얼려 만든 아이스바를 먹었고 저녁에는 얼음을 넣은 오렌지주스에 보드카나 버번, 진을 따라 마셨다고 하니 파티에 온 사람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파티가 무르 익어갈 무렵, 모두가 취한 저녁 버트가 베벌리에게 키스를 한다.

 

한 번의 키스가 네명의 부부와 여섯 아이의 삶을 흔들어 놓았다. 버튼 키즌스와 베벌리 키팅은 각자의 배우자와 이혼을 하고 결혼을 해 버지나아로 떠났다. 커즌스의 아이들과 키팅의 아이들은 버지니아에서 매년 여름을 함께 보낸다. 서로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은 일일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처럼 보였다. 이들은 무엇보다 부모에 대한 환멸이라는 감정을 공유하면서 묘하지만 진정한 애정을 나누고 특별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여섯 아이가 함께 보낸 그 나날이 늘 재미있었던 건 아니고 대부분의 나날이 재미있지 않았지만, 그들은 뭔가를, 진짜인 뭔가를 하고도 결코 들키지 않으며자기들끼리의 비밀을 만들어나간다. 하지만 그렇게 끝없이 계속될 것만 같던 그 여름의 나날은 한순간의 비극적인 사고로 끝이 나고, 남은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 한편엔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모두가 조금씩 죄책감을 품고 있는 그 비극이 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 소설은 여러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2장에서는 프래니가 나이를 먹었고 픽스는 암 치료를 받고 있다. 픽스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픽스가버트는? 그 늙은이는 어떻게 지내고 있니?”묻는다. 세 번째 여자가 있었잖아. 베벌리와 헤어졌나? 버트와 헤어진 테리사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지방검찰청 비서로 일하게 되었다. 3장에서는 과거 여섯 아이들의 유년 시절을 이야기한다. 버지니아에서 여름을 보내던 아이들 여섯은 버트의 차안에서 권총을 가지고 모험을 한다. 4장에서는 시카고의 바에서 일하며 소설가 리오 포즌을 만나는 이십대의 프래니를 보여준다.

 

그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녀는 자신이 파머하우스에서 리언 포즌을 만난 이야기를 오래도록 계속하게 되리란 걸 알고 있었다. 내가 시카고에서 로스쿨에 다니다 그만두지 않았다면 바에서 일하는 일은 아예 없었을 거예요. 그녀는 훗날 자신의 아버지와 버트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p131

 

프래니가 칵테일 웨이트리스로 일하다 작가 리오 포즌을 만나 사귀게 된다. 그것도 서른 두 살이 많은 남자. 그 당시 리오는 소설가로서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프래니의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재혼, 여섯 아이가 함께 보냈던 그 사고에 대해 들려준다. 리오는 이야기를 소설 커먼웰스를 썼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커먼웰스를 읽으면서 오십년 삶의 이야기를 따라가느라 바빴다. 아이들이 여섯이고 주변 인물들의 각자 이야기를 담아서 조금 산만했지만 다 읽고 나니 이해가 되었던 소설이다. 모든 사람의 인생이 소설과 같지는 않지만 인생은 상실의 연속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커먼웰스의 작가 앤 패칫의 자전적 소설이다. 앤 패칫의 부모가 이혼을 했고 어머니가 자식이 넷 있는 남자와 재혼을 하여, 그녀 또한 어느 날 낯선 가정에 던져졌다. 앤 패칫의 어머니는 이 소설에 대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한다. 앤 패칫은 이 책에 실제로 일어났던 일은 하나도 없지만 감정은 아주 흡사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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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조창인 지음 / 산지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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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책이 나온지 20년이 되어 개정 보증판이 나왔다. 후반으로 갈수록 눈물이 흘러서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 리뷰를 쓰면서 울면 어쩌지 걱정은 되지만...부모의 사랑은 주로 어머니의 사랑이 대부분이지만 가시고기는 어머니 사랑 못지 않은 부성애 아버지의 사랑 이야기다. 아들을 살릴수만 있다면 내 한몸 내어주어도 좋은 가시고기아빠의 사랑,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엄마가시고기는 알들을 낳은 후엔 어디론가 달아나버린다. 알들이야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듯이, 아빠가시고기가 혼자 남아 돌본다. 알들을 먹으려고 달려드는 다른 물고기들과 목숨을 걸고 싸운다. 새끼들이 무사히 알에서 깨어나면 아빠가시고기는 그만 죽고 만다.

 

백혈병에 걸린 다움이는 열 살이다. 완치되었다가 재발 되어 병동을 지킨지 2년이 되었다. 엄마는 자기꿈을 찾아 멀리 떠나버리고 아빠 혼자 다움이를 간호한다. 집도 날리고 회사도 다니지 못하고 번역일로 근근히 살아간다. 아들 정다움과 아빠 정호연의 시점에서 소설은 이어진다. 아빠는 시인인데 아들이 아프고 나서 시를 쓰지 않는다.

 

 

 

선생님 얼마나 더 아파야 죽게 돼요?”모로 누워 다람쥐 꼴을 한 채 골수를 채취 당하던 날 아이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아이는 아빠의 귓불을 쥐어야 잠이 들었다. 버림받을까봐 두려운 탓이리라.

 

아빠의 아버지는 광부였을 때 사고로 다리를 잃었다. 방황하다가 엄마도 집을 떠나고, 아버지가 맛있는 외식을 하고 나서 소화제라며 쥐약을 건넨다. 죽기 싫다는 아들을 파출소 앞에서 애비로선 어쩔 수가 없으니 네 힘으로 살아가거라 말을 남긴채 떠났다.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자신도 아빠가 되었고, 아픈 아들을 살리고 싶었다. 두 번의 재발로 골수 이식만이 희망이었다. 형제가 있으면 골수가 잘 맞을테지만 친인척도 없다. 집 전세를 빼서 무작정 여행을 하기로 한다. 자신이 살던 고향쪽으로 가다가 시락골이라는 산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피노인을 만나 약초와 뱀탕으로 다움이가 회복하는 것처럼 보였다.

 

프랑스로 떠난 엄마가 돌아왔다. 화가가 되어 전시회를 열러 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다움이를 만날 생각을 안하다 산속에 들어가 있는 동안 팔방으로 찾았다고 한다. 일본 사람인 미도리라는 사람의 골수가 일치하여 이식을 하게 된다. 아빠는 이식하는 비용을 만들기 위해 장기를 팔기로 마음 먹고 검사를 하는데 간암이었다. 당장 수술을 해야 하는데 아들과 며칠 떨어질 수 없어 망설였다.

 

시집을 내면 계약금을 얼마를 받는다고 했는데 홍사장은 차일피일 미룬다. 수술 비용을 마련하는데 막막하다. 군대 후배인 원무과 직원인 송계장이 아빠는 간암이라 판정이 나서 장기는 팔수 없지만 새로운 제안을 한다. 함암제를 개발한 제약회사의 신약을 임상시험에 참여하면 큰 돈을 준다는 것이다. 사흘동안 입원해서 시험에 들어갔는데 눈에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 두 번째 투약 이후 복통으로 바뀌고 격렬한 통증이 왔다.

 

그 지경으로 어떻게 아이를 돌봤는지, 도무지 짐작조차 못하겠군요. 고통이 극심하시죠?”그는 웃고 말았다. 고통이 엄습할 때마다 이를 악문 탓에 양쪽 어금니가 주저앉았다. 내부는 이미 피투성이가 되었는지 배설할 때마다 온통 핏빛이었다.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아이가 했던 말이 떨칠 수 없는 유혹처럼 다가왔다. 버텨야 했다. 어쨌든 아이가 아내를 따라 프랑스로 가는 그 순간까지는 견뎌내야 할 몸뚱이였다.p328

 

 

 

아빠와 아이의 정을 떼기 위한 시간이 2주일이 지났다. 수술도 성공적이라서 퇴원하면 프랑스로 떠날 것이다. 아이와 떨어져 있는 동안 정리한 노트에 한자 한자 적으며 참 많이 울었다. 아이의 성격, 행동, 장점과 단점, 취미, 버릇, 좋아하고 싫어하는 음식들 이 노트는 아내에게 줄 참이다. 시집은 아들에게 주면 된다. 마지막 아들을 만나는 날 모르핀을 맞고 버티기로 한다. 부둥켜안고 싶지만 등을 보인채로 아들에게 당부의 말을 한다. 그리고 아빠는 널 잊을 거다. 너도 아빠를 잊어버려라. 아예 아빠가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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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재주 - 말 한마디로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판훙성 지음, 김경숙 옮김 / 다연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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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재주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말 한마디에 천냥빚을 갚는다는 우리의 속담이 있듯이 말은 중요하다. 저자는 말재주는 하나의 기술이자 예술이다. 말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확실히 멋진 팔다리를 지닌 사람보다 더 큰 가치를 창조한다. 말재주가 있으면 천하를 평정할 수 있고, 반대로 말재주가 없으면 역경에 처한다. 어떻게 말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해봐야한다. 이 책은 주제에 맞는 일화를 내놓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인류 공통의 언어가 하나 있으니, 바로 미소. 미소 하니 생각나는 게 있다. 직장 다닐 때 새로운 사람이 오면 인사를 시키는데 그 여사님 얼굴이 웃는 상이었다. 서로 잘 부탁한다고 하고 조금 친해지면서 내가 말을 걸었다. 어쩜 그렇게 미소가 예쁘나요? 뭘요 하면서 수줍어 하였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하는데 그 사람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났던 기억이 난다.

 

미소에는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어느 학자는 다른 사람에게 미소를 보내는 것은 고결한 사교 기교 중 하나이며 반드시 행복을 얻게 해주는 행위이다. 그렇기에 사람은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p14

 

 

 

얼굴을 마음의 거울이라 한다면 눈은 마음의 창이라 할 수 있다. 감정이 가장 잘 드러나는 눈은 그래서 영적으로 소통하는 수단이 된다.

 

신체의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로 목소리도 훈련할 수 있다. 연습을 통해 당신은 여운이 충만한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질 수 있다. 아나운서, 가수들도 모두 훈련을 통해 목소리를 만든다.

 

상대의 말과 안색을 보면 그 사람의 심리를 읽어낼 수 있다.‘집을 나설 때는 하늘의 기색을 살피고, 집에 들어와서는 사람의 안색을 살핀다는 말이 있다. 타인의 말과 안색을 자주 관찰해 그의 의도를 헤아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야기를 할 때 상대의 얼굴이 어두우면 말이 하기 싫어지는 그런 뜻으로 해석된다. 적시에 자신의 말을 조절할 수 있다면, 자신의 희로애락을 통제할 수 있다면 타인과의 관계는 분명 더 조화로워질 것이다.

 

누구나 칭찬을 받고 싶어한다. 칭찬의 말로 상대를 기쁘게 하라. 마크 트웨인은 적절한 칭찬은 사람을 두 달 동안 황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의 진심 어린 칭찬을 받으면 긍정적인 심리가 발동해 열정적인 성격으로 변화한다.

 

인간관계에서 경청은 타인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는 매우 중요한 행위다. 심리학 연구를 통해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는 사람일수록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유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말하는 데 능한 사람은 타인의 감탄을 받을 수는 있어도 호감과 신뢰를 얻기는 힘들다. 경청할 줄 알고 다른 사람을 능숙하게 격려하는 사람은 쉽게 타인의 호감과 신임을 얻는다.

 

타인을 이해하고 싶다면 상대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며 소통할 필요가 있다. 상대의 입장에서 문제를 사고할 때, 우리는 상대의 생각과 심리 상태를 더욱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역지사지는 관계를 더욱 가깝게 하고 감정을 돈독히 만들어 주는 교량이자 연결고리이다.

 

 

 

상대가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기를 원한다면 먼저 상대가 당신을 충실한 친구, 자기편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 전략은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는데 상대를 자기편으로 만들려면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쌍방의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며 상대는 경계를 늦추고 당신의 관점과 견해를 쉽게 받아들이고, 심지어 당신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 그중에서도 특히 상사와의 소통은 표현 방식이 매우 중요하다. 어디에서든 말 잘하는 사람은 종종 다른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 사람을 사귀거나 일을 할 때 말재주는 지극히 중요한 요소인 셈이다. 동료와 대화를 나눌 때는 반드시 입을 조심해야 한다. 때와 장소를 고려하지 않고 말을 내뱉어서는 안 된다. 한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방법을 강구하지 않고 무슨 말이든지 다 내뱉어버리면 결국 타인의 미움 만 살 뿐이다.

    

연설에서 가장 어려운 게 바로 첫 마디다. 음악회에서 전주를 듣고 곡 전체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연설도 첫 마디에서 모든 것이 결정된다. 연설에서 일화를 이용하면 청중이 주제에 맞는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도움되고 깊은 영향을 받는다. 연설가는 진실한 감정을 전달해야만 청중을 감동시킬 수 있다.

 

자신의 말이 상대에게 상처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에는 완벽한 것이 없고, 사람 중에도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 누구나 결점을 가지고 있고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그러므로 타인과 대화를 나누거나 함께 일할 때 절대 상대의 단점을 폭로하거나 잘못을 직접 지적해 상대를 궁지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p291~292

 

이 책은 인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말재주를 기르는 비결을 알기 쉽게 설명하였다. 말재주라고 해서 다른 방법이 있는 게 아니라 말을 조심하며 신중하게 이야기를 해야 하고,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니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말을 사용해야 성공적인 소통을 진행한다. 성공의 문을 여는 말재주와 미소를 갖추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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