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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에게 필요한 긍정심리학
류쉬안 지음, 마르코 천 그림, 임보미 옮김 / 다연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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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류쉬안의 두 번째 책이 나왔다. 이 책은 총 3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 심리학의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구성된 자아 훈련 시스템이다. 나 자신을 알아가기 위한 간단한 연습을 할 수 있게 여백이 있어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준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주변 사람들보다 못하다고, 그저 겉으로만 우수해 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거둔 성공은 모두 운이 좋아서 얻어진 거야. 그런 만큼 곧 들통이 나서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될 거야.’이런 심리 상태를 가면증후군이라고 한다.

 

마음가짐은 세상을 보는 렌즈이다. 마음가짐은 우리의 감각에 영향을 미치고, 감각은 판단에 영향을 미치며, 판단은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또다시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다.(p8)

 

이 책은 TAT 테스트를 통해 자신을 알아가고, ‘Think about yourthinking’을 실천함으로써 자신의 내면 투사를 반성해볼 수 있다. 동물은 무기력을 학습한다. 사람 역시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한 소년에게 끊임없이 너는 어쩜 이렇게 멍청하니! 이렇게 간단한 것조차도 하지 못하다니! 라고 질책했다고 하자 소년은 성년이 되어서도 시험 문제를 보면 마음속에서 불편한 기억들이 솟구쳐 무기력해지다가 이내 포기해버릴 가능성이 있다. 셀리그만은 학습된 무기력30세 이후에 나타난다고 정의하면서 낙관주의 역시 학습된다고 주장했다.

 

생각을 바꾸는 것은 결코 자신을 기만하는 행위가 아니다. 다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바꿔 일을 처리하는 것뿐이다. 이렇게 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순조롭게 일이 해결되고 뇌세포들은 죽음도 줄일 수 있다.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는 충분히 축하할 만하다.(p36)

 

행복이란 지금에 만족하는가를 의미한다. 이런 만족을 얻기 위해서는 내일도 여전히 행복할 것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모레쯤 태풍이 몰아치거나 전쟁이 터진다고 한다면 당신은 여전히 행복할까?

 

이 책에서 제일 마음에 들고 인상 깊은 글이다. 생활 속 공간을 비워라. 인생이 갑갑하다고 느껴진다면, 우선 정리 정돈부터 시작해보자. 주도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첫걸음은 생각하는 공간운영할 공간이 필요하다. 물건을 살 때는 그 제품의 미래 용도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쓸모없고, 반 정도 썼거나 아예 존재마저 잊었던 물건이 꽤 많다. 매번 정리해야만 비로소 보이는 잠재력있는 물건들은 결국 안타까움으로 변하고, 감히 버리지 못하다 보니 쌓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주변의 물건들을 치우자. 나도 실천을 해봤다. 책을 읽는 동안 책과 노트 볼펜만 두었더니 기분이 한결 좋아지는게 느껴졌다.

 

의지력 강화를 하고 싶다면 첫 번째 운동이다. 운동은 뇌의 도파민 분비를 촉진시켜 몸을 연안하게 하고 정서적 안정을 도모한다. 두 번째는 노는 것이다. 잘 놀아야 뇌의 창의성과 적응력이 올라간다. 매일 일하면서 얻는 스트레스는 업무 능력을 떨어뜨린다. 노는 즐거움이 있다면 우리의 몸은 자연스러워질 것이고, 뇌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것이다. 세 번째는 먹는 것이다. 뇌에 충분한 혈당이 공급되면 뇌는 살아난다. 매우 중요한 일을 하는 과정에서 의지력이 결핍되었을 때 약간의 당분을 섭취해주면 그 맛과 상관 없이 의지력이 일시적으로 향상된다.

 

옛말에 먼 길을 가려면 쉬어 가라고 했다. 품격 있는 휴식이란 무엇일까? 몸과 마음을 움직여 주위를 둘러보자. 하루 종일 앉아 일을 한다면 훌륭한 휴식은 운동이다. 한가지 너무 피곤해서 움직일 기력조차 없다면 눈이라도 쉴 수 있도록 영화나 SNS를 보지 말자. 충혈된 눈은 영상을 보면 볼수록 건조해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의 핵심은 마음가짐이다. 낙관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하자. 이 책을 수시로 읽어 보면 도움이 많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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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공포증
배수영 지음 / 몽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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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몽실북스에서 배수영씨가 쓴 추리 소설이 출간되었다. 매디컬 미스터리 [햇빛 공포증] 제목 만큼 강력하고 스릴 있는 이야기다. ‘검은 호수 밑바닥에 묻어둔 과거가 다시 날 찾아왔다메시지가 궁금하여 단숨에 읽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와 가족, 부모 형제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하얀 방. 내 이름은 김한준, 서른 다섯, 직업은 경비행기 조종... 남자는 의식을 잃으면 안 돼 하며 기운을 차리려 애를 쓰고 있다. 희우에게 프로포즈를 하려고 만나러 가는 중 에레베이터에 갇히게 된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림과 동시에 쏟아져 들어오는 빛에 발작 증세를 보이며 실신했다. ‘햇빛공포증이라는 병이라고 한다. 빛에 노출되면 몸에 경련이 오고 구토를 하거나 근육이 마비되기도 하는 병이다.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담당의 김주승 최면 치료를 통해 한준의 과거인지 최면제에 취해서 본 망상인지 모를 장면들이 떠오른다. 한준의 입원을 동의하는 사인과 그녀의 이별 통보는 음모였다는 것이 밝혀진다. 누가 그런 짓을 했나?

 

악몽에서 벗어나려면 괴물과 직접 대면 하고자 최면 테리피를 한준의 요구로 매일 감행되었다. 최면 상태에서 늘 같은 소년을 보았다. 어릴 적 부모님을 잃어서 스테파노 신부가 입양하여 키워 주었다. 빛에 민감해진 한준은 햇빛뿐 아니라 인공조명도 꺼리게 된다. 빛에 노출되면 동공이 조여지면서 혼나는 어린아이처럼 몸이 움츠려들곤 한다. 소년의 겁에 질린 눈동자, 소년의 엄마가 건네던 마름모꼴의 알약, 넌 누구냐..

 

천사가 소년에게 속삭인다. “넌 그때 죽었어야 해.”강력한 진정제와 사투를 벌이던 한준이 가뿐 숨을 몰아 쉬며 벌떡 일어났다.“꿈이 아니라 기억이었어,”(p81)

 

상담치료사 권소영 선생은 김주승이 치료가 아닌 실험을 한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김주승은 김한준에 대한 장기적인 플랜을 만들어 놓았다며 권 선생의 개입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한준의 빛에 대한 공포는 창고에 감금되어 문이 열릴 때 들어온 빛을 구타와 연결해서 생각하게 되고 자신을 구타하려는 그 사람이 두려웠던 것이다. 유년기에 학대 받은 것을 잊고 살았는데 엘리베이터 사고가 어린 시절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상처받고 고통스러운 유년기를 견뎌 오면서 살기 위해그 기억을 모두 지워 버렸던 것이다.

 

어린 한준이 일년 동안 복용했던 마름모꼴 약은 당뇨약, 협심증약, 여성호르몬. 어떤 종류의 약이든 열 살 어린애가 먹을 수 있는 약이 아니어서 (섭스턴스 어뷰즈) 약물 학대였다. 영준의 엄마가 영준이를 가졌을 때 초기 임신인줄 모르고 불면중이 심해서 자기 전에 습관처럼 마시곤 했다. 임신 중 알코올 섭취로 인해 태아에게 신체적 기형이나 정신적 장애가 나타나는 선천성 증후군 [태아알코올 증후군]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한준이 근무하는 G 비행학교에 성 루시아 병원의 로고가 찍힌 진단서가 도착하고 파일럿 자격을 박탈할 수 밖에 없다. 주승은 한준의 사촌 동생 김영준이었다. 한준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며 살아 온 영준은 복수할 날만 기다리며 그의 주변을 맴돌다 엘리베이터 사고를 목격하게 되고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으로 이송하게 된 것이었다.

 

최면 도중 주승의 뜬금없는 질문을 들은 한준은 정신이 들었다. ‘이건 최면 치료가 아니다. 그냥 최면이다. 내게 이상한 생각을 주입시키려는 게 분명해주승은 주사를 투입하여 한준의 기억을 조종 했던 것이다. 의사와 환자는 뒤엉켜 몸 싸움을 하였다. 서로를 알아보고 진실을 알고 나니 조금은 이해가 되지만 이 불행의 시작은 부모님, 영준의 엄마기도 한 큰 어머니의 질투와 연민이 빚어낸 결과이다.

 

매일 꿈속에서 차가운 호수로 뛰어든다. 입수와 동시에 혈관이 조여드는 고통을 느낀다. 검은 승용차가 점점 아래로 가라앉는다. 피가 날 때까지 창문을 두들긴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내게서 고개를 돌린 채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덤덤히 앉아 있다.(P257)

 

어린 영준은 더 이상 희망, 우정, 신뢰 따위의 긍정적인 가치들을 믿지 않았다. 그런 단어들을 들을 때면 영준의 눈가에 조롱과 조소가 차오르곤 했다. 지구상에서 만 년 전에 끝난 빙하기가 영준의 세계에서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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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호하게 살기로 했다 - 일, 관계, 인생 앞에 당당해지는 심리 기술
옌스 바이드너 지음, 장혜경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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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호하게 살기로 했다

 

 

우리는 더 단호해질 필요가 있다. 곤란한 부탁을 어쩔 수 없이 승낙하고 되돌아 후회한 적이 있는가? 책 첫장에 시작하는 글이다. 이 책은 직장생활에 적용을 하면 좋고,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전략도 배울수 있다.

 

저자는 10년 동안 범죄학자이자 교육학자로서 미국과 독일에서 범죄자, 경기장 난동꾼, 반체제주의자, 살인범 등의 심리를 연구했다. 모든 과정을 마쳤을 때 선량한 마음씨만으로는 인생을 살기가 너무 힘들다는 사실을 교훈으로 얻게 되었다.20

 

다른 사람과 마찰하기 싫어서, 곤란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고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아니오라고 말하지 못하면 결국 돌아오는 것은 손해뿐이다. 이용만 당하고 빈손이다.

 

부처님 마음속에도 공격성은 있다. 태어날 때부터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아기가 있는가 하면, 에너지가 넘치고 활동적인 아기도 있다. 유전적으로 좀 더 많은 에너지를 갖고 태어난 아기들이 나중에 그 에너지를 기업을 이끌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사용할지 아니면 갱단의 두목이 되어 범죄를 저지르는 데 사용할지는 사회교욱의 문제이자 당사자의 가치관 문제다. 생물학과 윤리, 사회의 영향이 모두 중요한 요인이 된다.(P48)

 

공격성과 자신감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공격성을 조절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마음이다. 분노 조절 훈련에서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연민을 느끼게 하도록 노력한다. 어떤 가해자는 남을 살리고 죽일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신이 된 기분이라고까지 말한 적이 있다. 가해자의 흥겨운 기분을 망치려는 것이 분노 조절의 훈련의 목표다. 가해자는 자신의 폭력으로 인한 타인의 고통을 고민하고 차츰 그에게 연민을 느끼다가, 폭력에 대한 재미를 잃고 죄책감과 수치심에 휩싸인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서는 이것이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단호한 태도를 갖추는 8가지 전략

매운 고추 전략의 바탕은 건강한 투지다. 3가지 성공 요인이 필요하다.

[신속성, 끈기, 용기]

1 뚜렷한 목표를 정하라

분명한 믿음이 있으면 단호하게 주장할 이유가 생긴다. , 건강, 가족의 행복, 승진 등 다양한 목표가 있을 수 있다.

2 불가능한 일에 함부로 뛰어들지 말라

싸움을 시작하기 전 승률이 50퍼센트에 가까우면 싸울 가치가 있다.

3 답이 정해져 있다는 듯 자신 있게 말하라

다른 사람이 다가와 물어보기를 기다리지 말자 기다리가만 하면 무시당할 수 있다. 용기를 내어 먼저 의견을 제시하라

4 불평꾼, 실패자, 겁쟁이를 멀리하라

그들의 고민을 아무리 열심히 들어주고 위로해주더라도 그들은 불행하고 무기력한 기존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5 불리한 상황에도 겁먹지 않는 패기를 지녀라

단호한 태도로 하다 보면 의견을 가로막는 역풍을 자주 만나게 된다. 역풍이 태풍 수준으로 격할 수도 있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역풍을 통해 앞으로 누구를 믿지 말아야 할지 확실히 알 수 있다.

6 당황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있는 언어 순발력을 키워라

언어공격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날아온다. 상대는 당신을 기습하려 승리하려 한다. 순발력 있는 응수로 시간과 여유를 얻어낸 다음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7 나쁜 소문에는 즉각 대처하라

당신에 관한 헛소문을 듣게 되면 바로 대처해야 한다. 즉각 대응에 나서야 한다.

8 정기적으로 경쟁자의 상태를 파악하라

주기적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누가 당신을 적대시하는지 살펴봐라. 앞에서는 웃고 뒤에서 사사건건 걸고넘어지는 사람이 누구인가? 그런 사람과는 최대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

 

여성은 어려서부터 남을 돕고 희생하며 얌전하고 겸손하고 어디가나 사랑받는 착한 여성이 되라고 배웠다. 그런데 이제 와서 성공을 하려니 얌전한 여성 품성이 영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를 신데렐라 콤플렉스로 나타난다. 신데렐라 콤플렉스는 수백 년 동안 학습되어 온 두려움이다. 여성이 혼자서 험한 세상으로 나서지 못하게 방해하는 독립을 향한 두려움이다. 감성과 협동심으로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착한 여성의 품성만으로는 성공의 근처도 못 가보고 밀려난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당신의 가장 깊은 곳에 숨은 상처는 그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친하고 가까운 동료라도 그런 것은 혼자서만 간작해야 할 비밀이다. 당신의 가장 아픈 곳을 아는 사람은 언제라도 그것을 이용할 수 있음을 명심하자. 살다보면 아무리 가까웠던 친구도 관계가 멀어지거나 사이가 나빠질 수도 있다. 그럴 때 당신의 비밀은 당신을 공격할 빌미가 될 수 있다. 이 말은 누구나 명심해야 한다. 차후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게 말이다.

 

아니오가 시작점이 된다. 한마디의 거절은 효과가 오래간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는데 거절의 이유를 대서는 안 된다. 상대는 당신의 거절을 무력화시킬 온갖 논리를 마련해두었다. 딱 한마디만 덧붙여라. “이유는 그쪽이 더 잘 아실 거예요.” 그말을 듣고 정말로 이유를 고민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서 깜짝 놀랄 것이다.

 

우리의 직장 생활에도 80퍼센트의 친절함과 협동심이 필요하다. 마음에 담고 있거나 교육을 통해 배운다.거기에 20퍼센트의 단호함과 공격성, 매운 고추 전략을 첨가한다면 직장 생활은 매우 건강하고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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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씽 인 더 워터
캐서린 스테드먼 지음, 전행선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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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씽 인 더 워터

 

 

캐서린 스테드먼은 이 책의 저자이고 [어바웃 타임]에 나오는 영화 배우이다. 배우로서의 경험을 살려 심리 스릴러 소설을 썼다. 책을 읽고 나니 마음이 웬지 씁쓸하다. 에린은 남편을 묻기 위해 무덤을 파고 있다. 영화에서처럼 쉽지가 않고 빌어먹게 힘들다 투덜대면서 무슨 이유로 남편을 살해 하고 묻으려고 하는 것일까? 궁금해진다.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아니, 어쩌면 나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그건 아마도 당신이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p18)

 

금융업계에 근무하는 마크와 다큐멘터리 감독 에린은 비공개 클럽에서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남을 기념하는 날 노퍽 부티크 호텔에 머물고 있다. 그러는 사이 마크는 직장에서 해고를 당한다. 결혼식이 몇 주 남지 않았고 새로운 직장을 옮기는 것도 잘 되지 않는다. 금융계에서 일하는 사람은 모두 현 직장과 새 직장 사이에 의무적으로 휴가를 가져야 한다. 내부자 거래를 막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돈 받고 즐기는 2개월간의 휴가라 할 수 있다.

 

결혼식 전 시식회를 가지면서 집을 팔아야 한다든지 아이를 곧바로 가질 필요도 없다느니 티격태격 하였지만 무사히 보라보라 섬으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둘은 그동안 힘든일 우리의 미래, 나 자신에 대해 소리 지른다. 그동안 시름을 다 잊고 즐기기로 한다. 섬에서 보트를 타고 스쿠버다이빙을 하다 가방 하나를 발견한다. 가방을 호텔쪽에 돌려주었다가 다시 되돌려 받아 가방을 갈라 보니 돈 뭉치와 다아이몬드 2캐럿 짜리 200개 정도가 있고, 휴대폰 한 대, USB와 권총이 들어 있다.

 

꿈은 계속된다. 해 질 녘의 따뜻한 모래, 유리잔 속에서 달그락거리는 얼음, 자외선 차단제 냄새, 내 책에 묻은 지문. 볼 것이 너무 많다. 할 일이 너무 많다. 닷새째 되는 날까지.(p130)

 

에린은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가 나오기 위해 사전 제작을 마쳤다. 다큐멘터리 아이디어는 세 명의 죄수를 수감 기간과 석방 후에도 대면 인터뷰로 촬영을 추적해가는 것이다. 홀리와 에디는 인명과 무관한 범죄로 4년에서 7년 사이의 형을 선고받았다. 알렉사는 가석방 있는 종신형을 선고받았기에 14년 형을 살았다. 에디는 7년 전 돈세탁 혐의로 체포될 때까지 갱단을 운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돈이 들어 있던 가방을 훼손하여 각각 가방에 담아 마크가 금융회사에 있어봐서 어렵지 않게 스위스 계좌를 개설하여 돈을 넣어 두었다. 아이폰을 켜니 누구인지 모를 사람에게 문자가 온다. 놀란 마음에 아이폰을 꺼두면서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된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고 같이 등산을 했던 신혼부부가 스쿠버 다이빙 사망 사고를 듣는다. 우리 대신 죽은게 아닐까 불안한 마음이다.

 

나는 갑작스러운 논리 비약을 알아차린다. 실수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적극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것도 너무나 쉽게. 많은 범죄자들이 바로 그렇게 시작하는지 궁금하다. 에디도 그렇게 시작했는지 궁금하다. 실수, 은폐, 그리고 서서히 목을 죄어오는 피할 수 없는 일련의 사건들, 이런 것, 즉 증거를 없애버리려는 충동 같은 것은 지금껏 내 머릿속에 스쳐간 적도 없다.(p211)

 

마크의 말대로 다이아몬드를 아이폰과 USB를 버렸으면 좋았을텐데 둘은 서로를 속여가며 아이폰을 켜고 거래를 받아들인다.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지 되돌아 볼 시간도 없다. 에린이 재소자 에디의 도움을 받아 일을 처리 하려고 하는 것은 범죄의 소굴로 직접 들어간거나 마찬가지다. 마지막장에 에린은 공허한 마음을 이렇게 표현한다. 제발 돌아와. 마크....뭔가 못할 소리를 한 거면 미안해. 그렇지만 사랑해. 당신이 상상도 못할 만큼 너무 너무 당신을 사랑하고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할 거야 그러게 있을 때 잘하지라는 소리가 나온다. 물질 앞에서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건가 느껴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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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의 윤무곡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4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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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치리 작품에 매료 되어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인 은수의 레퀴엠을 읽어 보았다. 미코시바 변호사 이야기가 재미 있어 4권을 기다리고 있는데 악덕의 윤무곡이 출판 되고 블루홀식스 서평단에 당첨이 되었다. 휴가지에서 재미있게 읽었다.

 

[은수의 레퀴엠]은 미코시바가 의료소년원에 있을 때 아버지처럼 의지한 이나미 교도관이 요양시설에서 살인을 저질러 변호에 나섰다면 [악덕의 윤무곡]은 자신이 죄를 저질러 풍비박산을 만들었던 가족, 재혼한 남편을 자살로 위장해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친어머니를 변호하는 최악의 악덕이다.

 

이 소설 첫 장은 이쿠미가 재혼 남편 나루사와 다쿠마를 밧줄에 묶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읽고 있지만 끔찍한 장면이다. 남편감으로 부족할 것 없고, 온화한 성품, 말씨가 정중하고 아내 앞에서 화를 내거나 모멸적인 말을 입에 담은 적도 없고, 손찌검을 한 적도 없다. 미워서 죽이는 건 아니다. 그럼 왜 죽여? 어디까지나 돈 때문이다. 돈이 뭐길래 살인을 한단 말인가

 

미코시바는 소노베 신이치로의 이름으로 일본 전역을 공포와 불안에 떨게 한 시체 배달부사건의 장본인이다. 이웃에 사는 다섯 살 여자아이의 몸을 토막내 각 부위를 우편함과 새전함에 배달하고 다녔다. 의료 소년원에 와서 이나미 교도관에 의해 새 사람이 되고 공부를 하여 변호사가 되었다.

 

신이치로가 살인을 저지른 후 30년 동안 인연이 끊겼던 어머니와 여동생 아즈사가 의뢰인으로 나타났다. 예전 이름 소노베 이쿠미. ‘시체 배달부소노베 신이치로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고 나면 변호하기를 꺼려 하여 미코시바를 찾아온 것이다.

 

미코시바가 사건을 일으키고 1년 뒤 남편 소노베 겐조가 자살하자 이쿠미는 손에 들어온 남편의 사망 보험금으로 손해 배상금 일부를 지불하였다. 남편의 자살 후 세상 사람들의 비난을 견디지 못해 아즈사와 집을 떠났다. 아즈사는 독립을 하고 이쿠미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구혼 파티에서 나루사와 다쿠마를 만났다. 먼저 청혼을 해온 사람도 다쿠마였고 둘다 재혼이었다.

 

미코시바는 새삼 인간 인식의 얄팍함을 떠올렸다. ‘악덕의 관을 고매한 변호사에게 씌우면 교활이 되고, 범죄자에게 씌우면 흉악이 된다. 빈곤한 상상력이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데 방해가 되는 줄도 모르고 희희낙락 떠는 모습은 우스꽝스럽다고 할 수밖에 없다.(p109)

 

친어머니를 변호하기 위해 나루사와 다쿠마의 전부인 사키코가 살았을 때, 이쿠미가 살았을 때 이웃들의 평가를 들어보려 한다. 생물학적으로 자신을 낳아주었다고는 하지만 이쿠미라는 인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게 아닐까 14년 동안 부모 자식으로 살았지만, 그뿐이었다. 그녀가 무죄인지도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시체 배달부 사건은 검사 마키노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무렵이지만 중대 사건으로 서류와 사법 연수원 강의에서 수없이 보고 들었다. 변호사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미코시바가 친 어머니 변호를 맡는다면 자신이 이길 수 있을지 다방면으로 조사를 한다.

 

정말일까. 살인자의 기질은 유전된다는 편견이 현실과 인터넷 양쪽 세계에 떠돌고 있는 것이다. 가설이어도 우생학적 사고를 견지하는 인간은 늘 어느 정도 존재하고 또 인간들은 대부분 편견을 좋아한다. 집안 계보로 사이코패스나 연쇄 살인범을 특정할 수 있다고 하면 군침을 흘리며 조사를 찬성할 것이 분명하겠다. 살인자의 기질이 유전된다는 선입견을 지니면 시체 배달부를 아들로 둔 이쿠미 역시 살인자 기질을 지녔다고 결론 내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변호 측에 매우 불리해진다.

 

마지막 공판에서 가장 걸리는 일은 미코시바가 잊고 있던 과거 사건이다. 아버지인 소노베 겐조의 죽음의 진실을 29년전 수사를 했던 현경 도모하라가 마키노에게 보고 해주는 것이다.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마치 같은 선율을 반복하는 윤무곡처럼.’ 과연 어머니 이쿠미는 살인자 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괴물 미코시바의 모습이 애달프게 여겨질 것이다. 다음 작품 [복수의 협주곡]도 기대가 된다. 빠른 시일내에 속죄의 소나타, 추억의 야상곡을 읽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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