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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천사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4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원정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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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월리스의 미스터리 걸작선 수선화 살인사건을 재밌게 읽었다. 공포의 천사를 펼치는 순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이 소설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마라는 지혜를 담았고 놀라운 반전과 시원한 결말이 좋았다.

 

제임스 메레디스는 약혼녀 진 브리거랜드의 위증으로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사형을 언도받는다. 메레디스 친구이자 변호사인 잭 글로버는 브리거랜드가 엄청난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음모를 꾸민 것이라고 믿는다. 법원 입구에서 천사처럼 아름다운 얼굴에는 창백하고 슬픈 표정이 서리어 있지만 그 얼굴은 내려진 블라인드 뒤로 사라졌다.

 

3년 전 가장 사랑하는 친구이자 동반자였던 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리디아는 혼자가 되었다. 당시 아버지에게 빚이 있었는데 어느 정도인지 잘 알지 못하고 채권자들에게 아버지 빚을 떠맡아 책임지겠노라 선언한 것이다. 리디아 베일은 데일리 메가폰제작사의 직원으로 괜찮은 보수를 받고 있었지만 매달 쇄도하는 빚 독촉에 시달렸다.

 

메레디스는 서른 살이 되는 다음 주 월요일까지 결혼하지 않으면 아버지 유언대로 전 재산 60만 파운드가 진 브리거랜드에게 넘어간다. 약혼녀 진 브리거랜드는 메레디스의 사촌뻘 친척이다. 잭 글로버는 그것을 막기 위해 빚더미에 힘들게 생활하는 리디아 베일을 찾아가 메레디스와 혼인을 해줄 것을 제안한다. 살아 있는 동안 매년 5천 파운드를 지불한다는 말에 이게 꿈은 아닌가 생각하다 제안을 받아들인다. 결혼식을 마친 후 메레디스는 살해를 당한다. 누가 살인을?

 

메레디스 가의 상속녀 리디아는 잭이 마련해준 저택으로 이사를 한다. 재그스라는 경호원을 한 명 두는데 나이가 많고 몸도 약간 불편하다니 경호를 얼마나 할까 싶었지만 리디아가 위험할 때마다 나타나 구해준다. 진 브리거랜드가 리디아를 살해하려고 한다. 잭 글로버가 말을 한다. 그것도 네 번이나 당하고도 리디아는 그럴리 없다고 믿으려 하지 않는다. 진은 천사 같이 예쁜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신을 구해준 남자를 확인하고는 엄숙한 그의 두 눈을 마주 바라보았다. 구부정한 허리에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남자로, 뾰족한 흰 턱수염과 흰 눈썹이 매를 연상케 하는 얼굴이었다. 남자는 오른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왼손으로 낡은 모자를 가볍게 만지며 인사를 건넸다. “실례.” 상당히 쉰 목소리였다. “재그스이올시다! 오늘부터 일을 맡게 되었습죠.”p88

 

잭이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나는 진 브리거랜드와 똑같은 범죄자의 심리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내겐 법을 향한 건전한 존경심이 있고 옳고 그름에 대한 건강한 감각도 있습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갖게 되면 행복할 수 없는 부류가 있는 반면, 그것이 진짜 돈이기만 하면 돈을 많이 가진 것을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나는 전자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브리거랜드 양은, 글쎄, 과연 무엇에 행복해하는지를 잘 모르겠단 말입니다.”p218

 

진 브리거랜는 소설을 쓰는데 자신의 손목이 아프니 리디아에게 대필을 해달라고 한다. 유언장 목적으로 쓰일터였다. 몇 명의 남자들도 천사가 시키는대로 하다가 죽임을 당하기도 한다. 진 부녀가 살인 계획을 이야기 할 때는 화가 났다가 재그스의 정체를 알고 나니 웃음이 났다. 현재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연인 의자에 앉으면, 미래에 짝이 될 연인 이름이 당신에게 나타난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믿고 국경을 넘으려 길을 떠나는 리디아. 너무 착하고 순진해서 브리거랜드에게 끌려 다니는게 못 마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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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혁명 - 행복한 삶을 위한 공간 심리학
세라 W. 골드헤이건 지음, 윤제원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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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혁명]은 미국을 대표하는 건축평론가인 세라 윌리엄스 골드헤이건이 하버드 디자인스쿨 교수직을 내려놓고 7년간의 탐구 끝에 탄생한 역작이다. 우리가 건축하고, 살아가는 환경은 우리는 물론 자녀들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 100장이 넘는 사진과 함께 건축 환경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서울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혁신적이고 수준 높은 건축물과 도시 디자인을 수용하는 도시였다. 조경가이자 환경예술가인 김미경이 디자인한 청계천 복원 프로젝트의 아름다운 공원만 보아도 그렇다.<한국 독자 여러분에게>

 

 

 

우리가 사는 공간에 만연한 빈곤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유감스런 공간이 있다. 슬럼의 판잣집은 디자인을 고려하지 않은 건축 환경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자금이 더 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지붕이 건축에서 쓰는 금속, 플라스틱 조각, 지푸라기, 썩어가는 합판, 널빤지가 아닌 천으로 된 방수포라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도시 경관과 건물, 조경에 관심을 두지 않는 이유는 건물과 거리, 광장, 공원이 인간의 의식 경험에 영향을 주지 않아서다. 의식 경험은 변화해도 속도가 매우 느려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 인간이 신경학적으로 정적이고 변화가 없고 위협적이지 않으며 어디에나 존재하는 대상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도록 설계된 동물이기 때문이다.

 

 

 

인간 마음의 존재와 기능 방식은 뇌와 신체의 구조에 따라 달라지며 인간의 뇌에 신체는 함께 힘을 합쳐 마음이 잘 기능하도록 돕는다. 인간의 인지 작용은 이 지구, 이 공간에 살고 있는 물리적 신체 안에서 일어난다. 나아가 우리가 신체를 지닌 존재라는 사실은 때로는 놀라운 방식으로 우리의 인지 형성에 영향을 준다. 폐쇄된 공간(내부가 아니라)밖에서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P113

 

인간은 유전적으로 자연을 필요로 한다. 문화적, 개인적으로 다를 수 있겠지만 인간은 생물 친화적종으로 진화해왔다. 그래서 자연에 마음이 끌리고 집과 사무실, 공동체가 자연과 연결된 느낌을 갖기 원하는 것이다. 수술 후 녹지가 보이는 병실에 머문 환자가 벽돌이 보이는 병실에 머문 환자보다 고통을 덜 느끼고 회복이 빨랐다는 사실도 설명된다.

 

우리는 공간안에서 행복한가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집이라는 특정 공간에 깊은 애착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자와 지리학자들이 장소 애착이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동물이 자신의 영역을 주장하는 행위와 유사한 인간의 기본적 욕구로도 볼 수 있다. 어릴 때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보낸다. 생후 10개월만 되어도 낯선 공간과 익숙한 공간을 쉽게 구별한다. 집에서 살아가며 형성한 이야기를 평생 동안 쓰고 또 고쳐 쓴다.

 

디자인을 할 때는 패턴에 반드시 복잡성을 가미해야 한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아테나 니케 신전 같은 소규모 건축물에서 보이는 단순한 빛, 그림자, ,그림자의 반복은 신전의 상징적인 콜로네이드를 더 멋져 보이게 만든다. 반면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재무부 건물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대규모의 단순 반복 패턴은 지루할 뿐아니라 보는 사람의 기력마저 빼앗는다. 그래서 건축도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다.

 

 

 

    

 

좋은 디자인을 지지하고 추구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좋은(조경,도시,건축)디자인은 모든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풍성한 환경에 사는 쥐는 쳇바퀴만 있는 환경에서 사는 쥐보다 더 잘 지낸다.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높고 공간을 탐색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학습 능력, 노화에 따른 뇌 인지 저하도 더 낮게 나타난다. 인간도 풍성한 환경이 제공하는 다양한 기회와 이익을 누릴수록 삶의 질이 향상된다. 디자인이 뛰어난 풍성한 환경은 인간의 역량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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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예찬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로버트 디세이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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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여가 시간이 생겨도 어떻게 쓸줄을 모른다.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자신 할 수 있어야 한다. 기차를 타고 어디를 다녀 올 수도 있고, 서점 또는 도서관에서 책을 볼 수도 있다.

 

여가란, 결코 물질적 이익을 바라지 않고 순전히 그 즐거움을 위해서 자유로이 선택한 것, 빈둥거리고, 깃들이고, 단장하고, 취미 활동을 하는 등 광범위한 영역을 두루 아우를 때 쓰는 단어다. 여가를 누릴 때에는 가치보다는 기교가 훨씬 중요하다. 현명하게 선택한 여가는 아무리 짧은 삶에도 깊이를 준다._들어가는 말

 

저자는 쉰을 넘긴 나이에 그랜드 호텔인 인도 다르질링의 메이페어 호텔에 묵고 있다. 며칠째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란 말의 의미를 콕 집어 설명하기는 힘들다. 그것은 바쁜 것을 접고 쉬면서 방금 바쁘게 하던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부터 모든 것을 의미하는 듯하다. 무슨 이유에선지, 대부분의 사람은 늦잠 자는 일에 죄책감을 느낀다. 늦잠 자기는 언제나 빈둥거릴 수 있다는 권리 주장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어디에선가 누군가는 지금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점은 톰 호지킨슨이[게으름을 떳떳하게 즐기는 법]에서 짚어내지 않았던 내용이다. 과거 젠트리 계충의 저택에서 그랬듯이, 다른 누군가 습관적으로 일찍 일어날 때에만 당신은 습관적으로 늦잠을 잘 수 있다.p62

 

요즘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는 대체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다. 꼼짝도 하지 않은 채로 모험을 하기 위해서.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이 되어보기 위해서라고 말할 생각이었지만, 아마도 더 많은 측면에서 나 자신이 되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 같다. 더 과감하고, 더 다채롭고, 더 솔직하고, 더 교활하고, 더 깊고 더 다면적인 나 자신 말이다.p75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무언가 한다는 느낌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것은 걷기다. 걸을 때 어렴풋이 무한을 명상하는 행위에서 확실하게 멀어지게 된다. 저자의 고향인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해변에서 편안히 쉬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요즘 햇볕 아래 누워 몸을 태우고 있으면 정신 나갔다고 오해 받기 십상이다. 해변은 서핑을 위한 곳이고, 서핑은 여가활동이니 빈둥거리기가 아니다. 그것은 스포츠다.

 

우리는 집을 지어야 한다. 그다음엔 집에 깃들어야 한다.

 

깃들이기는 버리는 것부터 해야 한다. 잡동사니, 헌옷 버리기부터 하려고 한다. 저자는 깃들이기에서 정욕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다라고 생각을 한다. 목욕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무언가 하는 완벽한 방법이다. 편안하게, 집의 가장 안쪽에 있는 방에서 거품에 감싸여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어떤 종류의 여가를 즐기느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이 자신의 취미 목록을 내놓곤 한다. 쇼핑은 취미가 아니다. 운동이나 텔레비전 시청, 백화점 쇼핑에는 그런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 않다. 그럼 뭐가 취미이고 놀이는 무엇인지 단정짓기가 어렵다.

 

저자는 여행은 나머지 모든 형태의 여가를 훌쩍 능가한다. 관광이란 우리가 집 떠나서 보내는 시간을 한 업체에 넘겨주고 돈을 지불할테니 대신 관리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덧붙이고 싶은 건, 집을 잘 떠나기 위해서는, 무엇을 떠나고 있는지 충분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경고의 말도 있다. 우리의 정신 함양을 위해서 여행해서는 안 된다.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거나 이런저런 강좌를 들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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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열면 대화가 달라진다 - 호감을 주고 마음을 얻는 42가지 듣기 기술
김범준 지음 / 유노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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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감을 주고 마음을 얻는 42가지 듣기 기술

 

 

말하는 것은 배웠지만 듣는 것을 배우지는 못했다. 그 사람은 자기 말만 하고 들을 줄을 몰라, 내말을 듣고 하는 말이야? 말 좀 끊지 말았으면.. 일상생활에서 이런 경우가 자주 발생하리라 본다. 이 책은 제목이나 표지 그림에도 나왔듯이 말을 잘 듣는 것을 이야기한다.

 

<래리 킹 라이브>를 진행했던, 대화의 신이라고 불린 래리 킹은 대화에서 첫 번째 지켜야 할 규칙은 듣기다라고 강조했다. 어제와 다른 내가 되고 싶다면 일단 상대의 말을 들어야 한다.아무 판단도 하지 않고 내 마음의 공간을 적극적으로 내주겠다는 태도로 상대방을 받아들여야 한다.

 

자기 말만하는 사람을 만나느니 외로워도 집에서 혼자 라면이나 끓여 먹는 게 낫다. 저자는 언제부터인가 자기 말만 하는 사람은 일단 거르고 본다. ‘만나고 싶지 않은 1순위 인간형이라고 한다.

 

듣기의 기술은 배울 수 있지만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눈을 마주치고 적절하게 끄덕이고 감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느낄 것이다. 이런 경우가 한두 번이지 세 번, 네 번씩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지루하기 이를 데 없겠다. 그래서 방법과 훈련이 필요하다. 평소에 사소하더라도 생대방의 표정과 나의 감정을 모두 체크하는 훈련을 해야 언제 어느때든 잘들을 수 있다.

 

상대방이 나로 인해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착각을 버리는 순간, 상대방에 무조건적으로 긍정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갖는 순간, 그때부터 온전한 인간관계가 시작된다.

 

듣기가 중요한 것을 알면서도 잘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표현한다. 누군가의 말을 잘 듣는 사람에게는 용기가 있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것보다 잘 듣는 사람이 이기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누군가의 말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들을 보면 내 마음도 안타깝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해 왔고, 지금도 의도치 않게 내뱉고는 한다. 이것도 뒤늦게나마 깨닫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이상으로 누군가의 말에 상처를 받기도 많이 받아왔다. 이렇듯 우리는 말로 상처를 주고받는다.p63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자기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 타인의 마음에도 귀 기울일 줄 안다. 상대방의 말을 조심스럽게 들을 줄 알고 그에 맞춰 대응할 수도 있다. 잘 들을 줄 아는 사람, 타인의 소리를 받아들이기 위해 안테나를 높이는 사람은 섣불리 대화에 끼어들지 않는다. 인간은 집중력이 8초라고 한다. 언젠가는 8, 80분을 집중해 들을 수 있도록 훈련한다.

 

 

 

버나드 쇼의 최고의 명언은 내 언젠가 이 꼴 날 줄 알았지가 의역돼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로 알려졌다. 대화할 때 상대방의 말에 즉각 반응하는 대신에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으며 우물쭈물해 보자. 그럼 말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고 중요한 것은 우물쭈물하면 버나드 쇼처럼 될지도 모른다.

 

명창 중에 명창은 귀명창? 귀명창은 다순히 자신만 즐기고 끝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경청은커녕 그냥 듣는 것조차 못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남들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다. 적을 만들고 싶다면 상대방보다 우월하다고 우쭐거리면 된다. 잘 듣는다는 것은 겸손한 태도다. 당신이 내가 말할 때 잘 들어 준다면 나는 당장 당신가 친구가 되고 싶다. 잘 듣는 사람에게 먼저 인간관계가 찾아온다.

 

어떤 사람은 누군가의 한마디로 인생이 좋은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상대방에게 딱 맞는 조언을 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본다. 섣부르게 목소리를 내려 하면 안된다. 대신 가능하면 들어 주기로 한다. 상대방의 말을 들어 주기만 해도 관계가 개선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언젠가 입원을 하였을때 친구와 통화를 하는데 너 뭐 때문에 아프게 되었다면서 생각지도 않은 말을 들을때는 기분이 안 좋다. 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순간이었다.

 

라이언이 곰인 줄 알았다. ‘라이언이 사자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나도 곰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라이언은 카카오가 만든 캐릭터 중에서도 선두 자리에 서 있다. 폭발적인 인기가 있는 것은 첫째,갈기가 없어 부끄러워하는 수사자의 앙증맞음 둘째, 자유로운 삶을 표현하기 위해 누구에게도 잡히지 않도록 짧게 만든 꼬리의 소박함이라나

라이언은 말하지 않는다. 무표정인 듯, 미소를 지었는지 알 듯 말 듯, 우리를 바라보는 라이언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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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과거
은희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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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하여 학교 기숙생활의 경험은 없지만 그 시절 주인공인 것처럼 이야기속으로 빠져들었다. 시대상은 몇 년 차이가 나는데 회사 생활할 때 기숙사에 있어봐서 학교기숙사는 이렇구나 상상하게 되었다.

 

이야기는 중년 여인 김유경이 김희진의 소설 [지금은 없는 공주들을 위하여]를 읽으며 시작된다. 그들은 대학 동창이면서 가장 친하지도 않고 끊어진 사이도 아닌 묘한 관계의 오랜 친구이다. 같은 시대를 살았는데 전혀 다르게 묘사된 소설 속 기숙사 생활을 읽으며, 기억을 더듬어본다. 1977년과 2017년을 무대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첫날을 기억한다. 기숙사 철문으로 들어서자 오른쪽에 수위실이 나타났고 눈앞으로 넓은 잔디밭이 펼쳐졌다. 3월의 잔디는 아직 누런색이었다. 잔디가 끝나는 곳에는 앙상한 등나무 퍼걸러와 벤치가 있었는데 그 뒤로 날카로운 가시철망을 두른 높은 담장이 눈에 들어왔다. 그 맞은편에 베이지색과 자주 색이 배합된 4층 기숙사 건물이 남쪽으로 난 수많은 창문으로 거느리고 세련된 자태로 서 있었다.p28

 

40년 전 1977년 지방에서 올라온 김유경은 서울 여자 대학교에 입학 하여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된다. 기숙사에서 중요한 것은 룸메이트다. 네 명이 한방을 쓰는데 국문과 1학년 김유경이 배정 받은 322호는 3학년 최성옥, 2학년 양애란, 1학년 오현수가 있다. 최성옥과 절친인 송선미의 417호는 2학년 곽주아, 1학년 이재숙, 불문과 김희진. 두 방 사람들은 종종 모이기도 한다.

 

회사를 처음 입사 할때 낯설고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기숙사도 마찬가지다. 먼저 들어온 선배가 군기를 잡고 기숙사의 규칙을 말해주기도 한다. 기숙사로 걸려 오는 전화를 사무실에서 받아 메모를 해준다. 방 룸메이트가 대신 받아주기도 하고, 점호 시간이 가까워지면 기숙사가 소란스러워진다. 사무실 창문 앞에 붙어 있는 메모지를 확인한다. 점호 시간에 늦으면 혼자만 벌을 받는게 아니라 같은방 룸메이트 모두가 사감실로 불려 간다. 꾸지람을 듣고 벌칙으로 청소를 해야 한다. 귀가증을 끊어 나갔다가 새벽에 여관길에서 남자와 팔짱을 낀 모습이 목격돼 사생들의 입방아를 견디지 못해 퇴사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내가 기숙사 생활을 할 때 제일 기억나는 일은 세탁이었다. 일이 끝나면 좋은 자리(일명 빨래터)를 맡아 빨래를 해야 했다.

 

대학생활의 꽃인 5월의 축제가 열리고, 이성 친구도 만날 수 있는 미팅도 주선한다. 주인공 김유경에게는 말을 더듬는 약점이 있다. 심한 말더듬이는 아니라서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대개는 눈치를 채지 못했다. 매사에 튀지 않고 모범생으로 된 것도 말더듬증이다. 고등학교<교련>시간에 구령 외치기를 강요당하고부터 트라우마가 생겼지만 친구들은 소극적인 모범생에서 소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지금은 없는 공주들을 위하여]는 몰랐겠지만 세 번째 공주를 다방에서 뛰쳐나가게 한 것은 무엇보다 그런 두려움과 불안이었다. 약점에 대처해왔던 방식 그대로 나는 노력하고 준비해야만 나를 드러낼 수 있었고,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반사적으로 몸을 숨겼으며, 그리고 피해버렸다.p179

 

소설 속 사생들을 공주로 지칭하며 이름은 영어 알파벳 대문자로 표시하였다. 예를 들어 양애란은 Y공주, 곽주아는 K공주. 김유경은 어느 대목에서 책을 덮었다. 익숙한 이야기였지만 읽기 쉬운 글은 아니었기에 소설 속의 많은 이야기가 김유경이 공유한 경험에서 나왔다는 점도, 그 중에서 미쳐 보지 못했던 쪽을 조망하고 있다는 점도 불편하긴 마찬가지였다. 김희진의 낭독회에 참석을 하였는데, 30대로 보이는 여자가 색이 바랜 책을 내밀며 이름은 적을 필요 없고 사인만 해달라고 말했던 독자가 궁금했었다. 독자는 작년 겨울에 돌아가셨고 딸이 엄마의 유품이라며 가지고 나온 것이다. 어렴풋이 그 사람이 누구라는 것을 짐작하게 된다.

 

이 소설을 읽는 연령층은 다양하겠지만 젊은 사람들은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고 중년으로 가는 사람들은 과거로부터의 소환 학창시절의 추억들을 되새기게 될 거 같다. 새의 선물이 나오고 은희경 작가님을 좋아하게 되면서 작품 전부는 아니라도 출간 즉시 읽었다. 오래 전 이경자, 신달자, 양귀자 작가님의 소설이나 산문집을 읽다가 신경숙, 공지영, 김형경, 은희경 작가님으로 옮겨 가면서 책을 읽던 생각이 난다. 빛의 과거를 읽으면서 나의 소실적 추억들도 가만히 꺼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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