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 그리고 치유 - 슬픔을 건너는 매일 명상
M. W. 히크먼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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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예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 받아서 쓴 서평입니다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에는 어떻게 마음을 추슬러야 할까. 인생에서 어렵고도 힘든 문제이다. 이 책 ‘상실 그리고 치유’는 독자에게 다가서기 쉬운 형식과 내용을 취하고 있고, 슬픔의 심연에 빠진 이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한다. 


작품의 구성 방식이 신선했다. 날짜별로 하루에 한 사람의 문장들을 읽게 되어 있다. 인생을 먼저 살아본 선배들의 경험이 포도에서 포도주로 변화된 듯 잘 발효된 문장으로 남았다. 선배들의 개별 경험에서 나에게 해답이 되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에는 하나의 정답은 없지만 다양한 해답의 예시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루에 한 구절씩 문학과 명언에서 발췌한 문장들 365개를 읽다 보면, 독자에게 스며드는 지혜가 있을 것이다. 마치 친한 지인이 곁에서 얘기를 해주듯이 조곤조곤 말을 걸어주는 듯한 말투여서 부담이 없다. 에세이를 읽는 듯한 느낌으로 저자의 생각과 사례가 담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딱딱한 학문과 종교의 어조가 아니어서 좋았다.


두 가지가 마음에 와 닿았다. 우선, 일종의 연대의식이었다. 슬픔을 겪는 이들은 동시대의 사람들과는 공감을, 선배들로부터는 위로를, 후배들에게는 받은 사랑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죽음을 주제로 말하지만, 사실은 귀한 우리의 삶과 소중한 우리의 사랑을 어떻게 더 빛나게 할지에 관한 사유가 보였다. 

또한, 세상을 살면서 겪는 강렬한 감정 중에서 사랑의 기쁨과 상실의 슬픔, 결국 이것들은 나의 변화를 위한 과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경험이어서 충격이지만, 우리의 인식이 달라지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내가 겪는 인생이 폭과 깊이가 더 넓고 깊어지며 성숙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극단적인 비관주의에 빠지지 않고 균형을 잡고 일어서려는 방향성과 회복탄력성이 있기에,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준다면 다시 일상의 삶을 꾸려가는 데 있어서 많은 힘이 될 것이다. 이 책이 그 작은 손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진정성 있게 씌여진 이 책의 문장들과 함께라면, 시간이 걸릴 수는 있겠지만, 격렬한 폭풍우 같은 감정을 진정시키며, 삶과 죽음에 관한 이 세상의 섭리를 깨닫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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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자연 -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한가
엔리크 살라 지음, 양병찬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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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책들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쓴 서평입니다 >

저자 엔리크 살라는 해양 생태학자이자 환경 운동가이다. 행동하는 사람으로서의 저자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몇권의 환경에 관한 책을 읽었지만 저자만큼 행동하는 환경운동가, 보호가는 없었던 것 같다. 젊은 시절의 그의 뒤를 따라 붙다보니 “실험실에서 조류를 분류하면서, 게, 새우모양의 단각류..... 달팽이, 갯민숭달팽이 등 수천 종의 작은 생물이 조류의 가지 사이에 살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p20)”는 그 역시 그 사이의 한 종으로서 그 우듬지에 살고 있는게 아닐까 싶었다. 

“치료법은 제시하지도 않으면서 어떻게 죽게 될 것인지를 극도로 자세히 설명하는 의사 같다” (p21)고 자신을 바라본 그의 자기객관화된 시선을, “학계를 떠나 황폐화된 바다를 복구하는 데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한” 그의 행동력이 이 책의 진정성을 뚜렷이 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 대한 감사, 야생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필요한 이유를 납득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며, 생태계의 흐름과 구성, 그리고 수십년간 그가 찾아다닌 세계 곳곳의 생태환경이 살아 숨쉬는 책 인듯하다. 과학적인 데어터와 생태학적인 통찰을 독자들이 보기 쉽게 풀어내고 있고, 읽는 독자들이 자연의 '가치'와 '필요성'을 보다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자연과 생명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고 싶다거나, 환경 문제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을 원하셨던 분들이 보면 좋을 꺼같다.

P165.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되고 땅에 대한 지배권을 부여박은 것이 다른 피조물에 대한 절대적 지배를 정당화한다>>는 개념을 강력하게 거부해야”한다고 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은 뉴질랜드의 마오리 부족의 조상으로서의 “황가이누 강”이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갖게된 사례는 이에 맞닿아 있다. 경제적 가치에 비중을 둔 채 논의를 하는 것의 불합리성을 논하는 그의 의견에 감사하다. 이전에 읽었던 몇 권의 책에서 기업의 입장이나 각국의 이익에 따라 비중을 달리는 제안에 불편했던 나로서는 저자의 관점과 논의의 반향에 깊은 동의를 가질 수 있었다. 책상 앞에서의 환경과 행동하고 그 안에서 숨쉬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의 차이는 명백하다.

노트르담대성당과 코로나19등의 내적외적 위기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 역시 독자에게 환기하는 부분이 있었다. (약간의 불편함도 느낄 수 있다)

그가 먼저 가서 보여주는 그곳을 우리는 함께 하면 된다. 환경운동가인 가이드가 안내해주는 생태환경의 설명, 제2의 행성을 찾아 떠날 생각하지 말고 완벽한 “바이오피어스1”으로서의 지구생태계를 보존하는데 힘을 쓰고 보존의 영역을 30퍼로 높이는데 함께 하자고 그는 우리를 그의 배에 태운다.

좋은 책이기도 하지만 표지가 너무너무 이쁘게 출판해 준 “열린책들” 편집자에게 칭찬의 박수를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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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 글리코
아오사키 유고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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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드비 출판사로 부터 도서지원 받아 쓴 서평입니다 >

이 책은 제37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수상을 했고, 나오키상 후보에도 올랐으며 일보 ㄴ미스터리 4대 랭킹을 제패 하였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출간 일주일만에 3개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하고, 대중소설이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상을 수상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표지가 눈에 확! 띈다. 서점에서 이 책이 진열 되있는 걸 봤는데 단연코 이 책에 눈이 간다.

이 책은 게임소설,청춘소설,청소년소설? 이렇게 분류를 해야할까? 배경이 학교이기 때문이다. 왜 일본은 이렇게 학교물을 좋아하는 것일까?^^

작가는 어린 시절 즐겼던 단순한 놀이를 소재로 삼아 이야기를 썼다고 한다. 안쪽에 보면 일러스트도 있는데, 이것도 작가가 직접 그렸다고 한다.

어린 시절의 놀이를 소재로 했다고 하니 뭔가 떠오른다, 바로 '오징어 게임' 이다. 우리나라에 오징어게임이 있다면, 일본에는 지뢰글리고가 있다? ㅎㅎ 책에 나오는 게임들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게임도 있고 생소한 게임도 있다. 익숙한 것은 익숙한 데로 어린시절 우리도 하던때가 생각나고 새로운것은 새로운 대로 신박하게 다가온다. 다소 일본식 블랙 코미디 적인 요소가 섞여있어서 심각한 느낌의 미스터리 소설이 아닌 조금은 유쾌한 미스터리 소설로 보여진다.

이야기는 '글리코' 라는 게임을 강제로 하게 된 학생들 사이의 심리전과 고도의 전략이 눈에 띤다. 지뢰글리코 라고 하지만 간단하게는 우리도 어린시절 계단에서 가위 바위 보를 하던 그 게임이다. 추억돋는다. 이렇듯 게임 하나하나가 한 챕터 한 챕터에 등장하면서 이야기 되는 방식인데, 게임이라는 익숙한 것들을 통해서 재미도 있지만 사회 풍자도 녹아져 있다. 단순한 게임을 넘어서 사람이 극한의 상황에 몰렸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날카로운 점을 잘 표현해낸것 같다. 단지 게임으로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게임 자체가 시스템이고 인간 관계를 규정하는 룰이기도 한다는 점을 흥미롭게 이야기 하고 있는거 같다. 아마도 일본만화나 영화도 이런 형식의 작품들이 많이 나온걸로 알고 있다. 재목은 생각 안나는데 많이 봤던 기억이 난다. 요즘 우리나라 넷플릭스에서도 이런 게임 예능이 많이 나오고 있는 걸 보니 이런 게임 소재의 책도 인기가 있으리라 본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위에는 장점만 써놓았으나, 그 장점들이 오히려 단점일 수도 있겠다. 다소 어디에서 본 듯한 소재이기 때문에 기대하고 본다면 식상할 수 있고, 학원물 처럼 느껴지는 것 때문에 나처럼 너무 커버린 으른이 보면 유치 할 수도 있고, 나처럼? 계산이 빠릿빠릿 하지 않는 사람들이 본다면 여기 나오는 계산법에 어리둥절 할 수도 있을꺼다. 이렇듯 이 작품은 책보다는 아마도 영상물을 기대하고 만든 작품은 아닐까 합리적? 의심은 해본다. ^^ 너무 기대하지 않고 나처럼 가볍게 킬링 타임용으로 읽는다면 충분히 즐겁게 읽을 수 있을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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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유
리처드 바크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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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 받아 쓴 서평입니다>

리처드 바크의 『나는 자유』.
'자유로운 나'라는 뜻일까, '날고 있는 나'라는 뜻일까, 어느 쪽에 가까울까, 이렇게든 저렇게든 날면서 자유를 더욱 만끽하는 이야기겠지만 제목이 책 속으로 쉽게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원제는 I AM FLYING 이다))

리처드가 수상경비행기를 타고 플로리다에서 워싱턴주까지 5000km를 횡단하면서 겪은 여정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에피소드마다 유머와 재치, 용기와 응원, 위로와 메세지가 있어, 비행기가 아니어도, 횡단이 아니어도, 미국이 아니어도 공감하고 이해하게 되는 그런.

비행기, 퍼프와 함께 지나는 지형들, 산과 호수와 바다와 황무지. 그리고 변화무쌍한 하늘과 공기와 날씨. 노년의 소설가가 퍼프와 함께 매일 새로운 도전을 해내는 모습을 보면 단순 여행기나 에세이로 기억하기에는 좀 더 나를 자극하는 면이 있었다. 그리고 책 속에 120컷이 넘는 사진들은 리처드와 내가 퍼프와 함께 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지형들을 보는 즐거움도 컸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만의 체스판과 놀이터를 고를 수 있다. 어디에서 뛰어놀지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p.17)
물롬 수상비행기를 타고 비행하든 평범한 일상을 살든, 침대를 나서는 순간부터 위험에 처할 가능성은 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살아가야 한다. (P.213)
우리가 무언가에 열정을 갖고 있지 않다면 어쩔 수 없이 지루한 삶을 살게 된다. 하고 싶어 죽겠는 일이 있다든가, 어디에 꼭 있고 싶다든가, 무언가에 흠뻑 몰입해 있는 게 없다면 열정을 가진 이가 쓰고 남긴 찌꺼기를 주워 먹으며 살 수 밖에 없지 않을까? (p.283)

조나단 리빙스턴처럼 날개가 생긴 구순의 작가에게, 그래, 하늘은 한계가 아니라 시작이었다. 나는 문득 면허취득을 위해 운전연습을 하던 때, 장롱면허를 어찌어찌 구슬려깨워 다른 차들과 함께 달리기 위해 도로에 진입하던 때, 어떤 조건의 공간라도 기어코 주차해내고 마는 때를 떠올렸다. 그때는 '너무나 고독하다' 느낄 정도로 오롯이 내 것인 시련과 책임들을 지나고 나니, '아, 리처드는 그렇게 지금 날고 있구나!' 하는 깨달음에, 어쩌면 나도 비행기를 타고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도 있겠다고, 내 주변이 그렇게 축소되고 때로는 광활해지며, 멀고도 구체적인 "미지"를 찾을 수 있겠다는 설렘을, 상상을, 꿈을 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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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와 왕국 알베르 카뮈 전집 개정판 4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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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와왕국 #책세상서포터즈 #알베르 카뮈 #책세상 #도서지원 #북스타그램


<해당도서는 책세상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책세상의 알베르 카뮈 전집 중 4권인 <<적지와 왕국>>이란 명료하면서도 어울림없는 두 단어가 주는 느낌은 책을 읽는 내내 조용히 따라다녔다. 6편의 단편집으로 묶였으며 후면에는 번역가 김화영님의 카뮈의 생애와 작품을 다룬 후기가 붙어있다. 이는 내가 읽은 감상을 번역가와 나누는 장이기도하며 언급된 다른 작품들에 관해 충분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 <간부>, <요나 혹은 작업 중인 예술가>였다. 어렵지 않은 전개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삶이 녹아들어 있으며 그 안에 작가 카뮈의 내면 또한 느낄 수 있었다면 과할까? 별이 쏟아지는 어둠속에서 요새를 향해 내달리는 자닌의 달음박질이, 요새 위에 올라 목마른듯 바라보던 지평선이 아름답고 슬퍼서 울음을 터트린 자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곳을 데려가 준 자닌에게 카뮈에게 고맙기도 했다. 요나가 다락에서 ”감사에 넘친 마음으로“ 별을 알아본것처럼.


”전체가 하얗게 비어있는 화폭 한가운데 요나는 아주 작음 글씨로 단어하나를 써놓았는데, 알아볼 수는 있었지만 과연 그것을 ‘솔리네르solitaire(고독)’라고 읽어야할지 ‘솔리데르solidaire(연대)라고 읽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고독과 연대라는 단어는 적지와 왕국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편한 무게감을 준다. 그 무게감을 카뮈는 항상 안고 삶을 살아갔던 것은 아닐까.


ps: 시지프신화, 반항하는인간 도 북펀드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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