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조리를 향해 쏴라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5년 5월
평점 :

세상의 불확실성과 모순을 경험하는 우리들.
우리는 이런
의도치 않은 경험을 할 때마다 ‘부조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느껴지는 감정은 상실, 허무, 허탈, 좌절, 분노이다. 우리가 이런 부조리한 세상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은 현실을 부정하며 희망을 꿈꾸거나 자살로 삶을 회피하는 것이다. 그것이 삶의 공허를 마주하는 인간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길지 않았던 짧은 시간의 근대화 속에 우리는
많은 역사적 부조리의 사건들을 마주해 왔다. 군사쿠데타, 유신정권의
수립, 광주 민주화운동, 시민항쟁, 국가부도 IMF, 모건 스태리 파산, 코로나 팬더믹, 그리고 계엄 선포까지.. 소설은 이런 역사의 물결 속에 원하지 않는 상황과 모순을 접해 무너져 가는 소시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인과 관련 없어 보이는 역사의 흐름이지만 이런 일련의 부조리들이 무고한 이들에게 얼마나 고통을 주는지. 나름 치열하고 열심히 저항해 보지만 현실의 벽은 인간의 절규와 상관없이 어떤 운명을 지게 해주는지 말이다. 소설의 시작은 역순으로 상황을 묘사한다. 모순적인 상황 부조리의
삶을 말하듯 이야기 한다.
데모와 같은 대학시절의 대정부투쟁, 선포된 유신정권에 반발하는 주인공,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지만 서로
다른 이념에 헤어짐을 고하고 군복무란 의무에 군대를 가게 된다. 하지만 소 사회 같은 계급질서에 적응
못하고 불명예제대, 사회에 주도권을 쥔 계급층으로 거듭나기 위해 사법고시에 도전하지만 실패를 하여 경찰이
된다.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로 인해 붕괴된 삶 그리고 동생과 사업을 시작 하지만 모든 것을 탕진하고
카지노에 가게 된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잃고 그는 총알과 총을 가지고 동굴로 찾아가게 된다. 일제치하에 자신의 아버지를 살린 운명의 파랑새를 평생에 걸쳐 찾지만 없음에 후회하고 인생을 종을 고하고자 찾은
폐탄광의 동굴에 갔을 때 파랑새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현실과 상황만이 부조리 했던 것이 아닌 자신
또한 부조리한 삶을 갈구한 인간이었다고 깨닫게 된다.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의
신화>. 하데스를 속인 죄로 바위를 산꼭대기로 올리는 형벌을 반복해야 하는 시지프의 이야기다. 그의 선택은 끝날 수 있다는 희망, 즐기면서 하겠다는 사회적 반항, 삶의 이별을 고하는 죽음뿐 이었다. 사회적 정의를 구현하는 우리
삶도 시대의 탁류와 같은 부조리로 얽혀 흘러가는 것을 아닐까. 합리적 관점이 적용되지 않는 세상에 합리적
이해를 얻고자 하는 것은 불가능 한 것은 아닌가. 사람마다의 관점의 차이는 있지만 어떻게 세상을 대응해야
할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소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