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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한다는 것은
김보미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5월
평점 :

기타, 피리, 태평소, 거문고, 드럼, 베이스 그리고 해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악기의 조합이지만 포스트록 밴드 ‘잠비나이’의
밴드 구성이다. 부조화와 형식에 맞지 않는 악기들, 그리고
나레이션 없이 교향곡과 같은 타임의 곡들, 즐거움과 신명남이 아닌 비장함과 애한이 서린 것 같은 음조들. 하지만 이런 창의적인 만남과 시도들은 우리가 외면할 때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었다. 전 세계 국제 페스티벌과 세계적 무대와 행사에서 유일하게 콜을 받고 이름을 올린 것은 한국의 ‘잠비나이’가 유일무이하다.
이는 무형문화유산 해금 연주자 저자의 음악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에세이다.
남들이 선호하지
않는 악기로 어떻게 음악의 세계를 이해하고 인정받으며 새로운 것과 융합을 통해 전통과 미래속에 어떻게 자신의 음악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글로 그리고
있다. 글이라서 음악이 주는 감수성을 충만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지적 할 수도 있지만 사색적인
언어와 감정의 깊이, 번뇌의 흔적들을 들여다 본다면 전통이 주는 음악이 미래로 어떻게 나아갈 수 있는지
그 여정에 편승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작은 초등학교 5학년때 본 ‘서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영화를 보고 난 이후로 마음을 이끌었던 판소리, 느림의
미학, 정악. 좋았던 음에 대해 다양한 길이 있었지만 아무도
선택하지 않던 해금을 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침잠이 뭉뚱그려진 혼돈의 터널을 관통하며
지나갔다. _ p.18> 쉽지 않은 선택과 길의 어려움 회의만 느껴질 때 한 선생님을 만나 쉼을
통해 역으로 나아갔고 무사히 진학했으며 해금을 진지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삶을 다스린 정신의
시간 밀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며 잘 하는 사람이 남는 것이 아닌 시간과 경험이 축적 사람이 남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전통과 창작, 그 중간에서 무형 인간 문화재의 전승을 받고 해금에 깊이를 두었으나 길에 대한 회의가 아닌 예술과 인생의 입장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자신만의 음악적인 해석, 제도권을
벗어난 현실과의 융합을 통해서 말이다. 그리고 주변인들의 이해와 동의,
자신의 소신 속에 ‘잠비나이’는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기존의 틀을 벗어난 음악이 사람들에게 이해 받기 위해서는 많은 고난과 과정이 있었고 현실의 껍질을 탈피
했어야 한다고 한다. 마치 우리네의 삶이 그런 것처럼. 음악도
현실을 배워가며 공유하며 감정을 다스리는 것임을 저자는 삶의 과정과 느낌을 통해 말하고 있다.
고루하고 소수의 계승적 정신이 강했다고 생각하는
문화 유산. 현실과 전통을 잇는 저자의 이야기가 기존의 관념과 틀을 벗어나게 해준다. 방탄소년단과 서태지도 말하는 그들의 음악, 음악과 인생은 무엇이고
자신의 일이 과거와 미래를 잇는 그 과정에서 음악은 무엇인지 우리 삶은 어떻게 나아가야 충만한지 생각케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