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엘리 위젤 지음, 김하락 옮김 / 예담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삶이 일곱 겹으로 봉해진 하나의 긴 밤으로 되어버린 그날 밤,

수용소에서 맞은 첫날밤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그 연기를 결코 잊지 않으리라.

몸뚱이가 고요한 하늘 아래 연기로 화해버린 어린이들의 얼굴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내 믿음을 영원히 불살라버린 그 불꽃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살고자 하는 마음을 영원히 앗아간 밤의 침묵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하나님과 나의 영혼을 살해하고 내 꿈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린 그때,

그 순간들을 나는 결코 잊지 않으리라.

하나님만큼 오래 산다 하더라도 이것들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결코 잊지 않으리라.

<나이트>는 198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루마니아 태생의 유대계 미국 작가 엘리 위젤(1928~2016)의 자전 소설이다. 위젤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15세 때 가족과 함께 나치 수용소로 끌려가 아우슈비츠, 부나 모노비츠 , 부헨발트 수용소를 전전하며 겪은 참상을 이 작품에서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는 수용소에 맞이한 첫날 밤 '살고자 하는 마음을 영원히 앗아간 밤의 침묵'(p.77) 에 절망하고, 수용자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해 13살 어린 소년을 교수대에 매다는 장면을 보면서, '하나님은 어디에 있는가?' 물으며 신의 침묵에 분노한다. 


아우슈비츠에 도착하자마자 어머니와 여동생은 바로 가스실로 끌려갔고, 위젤은 아버지와 함께 아우슈비츠 제3수용소인 부나 수용소로 이송된다. 

1945년 1월 27일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해방되기 이전 위젤은 '죽음의 행군'을 하여 부헨발트 수용소로 이송되는데 이곳에서 아버지마저 잃게 된다. 


종전 후, 혼자 살아남은 위젤은 프랑스 고아원으로 보내진 뒤 소르본 대학에서 공부, 1958년 증언 문학인 <나이트>를 출간한다. 그 후 미국으로 이주, 시민권을 취득한 후 보스턴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세계 인권 증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나갔고 이런 모든 공로로 1986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다. 위젤은 노벨상 수락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립은 가해자만 도울 뿐 희생자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침묵은 결국 괴롭히는 사람 편에 서는 것입니다. 인간의 목숨이, 인간의 존엄성이 위협받을 때는 소극적인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엘리 위젤은 이 책을 통해 나치의 잔혹한 만행과 수용소의 참상을 고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침묵하는 것도 범죄임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증언하는 용기를 가져야 함을 말한다. 


대표적인 홀로코스트 문학인 <나이트>, 스콧님의 추천으로 읽은 책인데, 다른 홀로코스트 문학에 비해 쉽게 읽혀 청소년들에게 특히 추천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11-26 15: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제가 중딩 시절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부모님에게 받은 책 중 한권으로
이런 저런 명작 동화 영어 세트 완독 기념으로 부모님이 이 책을 원서로 헤세의 싯다르타(외삼촌이 사줌) 원서 이렇게 받아서 위젤의 나이트만 완독한 뿌듯했던 추억이 담긴 책입니다 ㅎㅎ
영문 문장도 명료해서 당시 감동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


홀로코스트 문학 중에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 >사알짝 추천 합니다 ^ㅎ^

coolcat329 2021-11-26 16:50   좋아요 5 | URL
네 이 책은 증언문학 입문용으로 청소년이 읽으면 좋을 책이란 생각이 들어요.

<운명>은 읽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임레 케르테스와 위젤 두 분다 15살에 아우슈비츠로 끌려갔네요.ㅠ
두 분이 돌아가신 해도 2016년으로 같고 태어난 해도 1년 차로 비슷한 점이 있네요.

새파랑 2021-11-26 17: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우슈비츠 관련된 책들은 다 슬픈거 같아요 ㅜㅜ 맞습니다. 침묵하는것도 범죄같아요. 저도 그런면에서 좀 찔리긴 하는데 한번 반성해 봐야 겠습니다~!!

역시 스콧님의 추천작~!!

coolcat329 2021-11-26 17:54   좋아요 3 | URL
네 저도 반성합니다~😅
 
윌리엄 트레버 - 그 시절의 연인들 외 22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15
윌리엄 트레버 지음, 이선혜 옮김 / 현대문학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으로 정이 가는 현대문학 단편선 시리즈. 

<대프니 듀 모리에>,<플래너리 오코너>,<그레이엄 그린>에 이어 네 번째로 읽은 책은 <윌리엄 트레버>이다. 

2년 전 구입한 책으로 반 정도 읽다가 내려놓은 책을 이번에 마음 먹고 하루에 한 편씩 읽었다. 총 23편을 담고 있는데, 어쩌면 하나같이 다 그렇게 쓸쓸하고 애잔한지, 마음에 와닿지 않은 작품이 단 하나도 없었다. 23개의 이야기 속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다 손에 잡힐 듯 느껴지고, 그들이 느끼는 외로움, 후회, 욕망, 두려움, 슬픔 등이 나에게도 전달되어 그 아픈 마음들을 어루만져 주고 싶었다.


윌리엄 트레버(William Trevor 1928~2016)는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20대 중반까지 살다가 재직 중이던 학교가 파산하자 1954년 영국으로 이민을 간다. 카톨릭교도가 90%나 되는 아일랜드에서 개신교도로, 영국에서는 아일랜드인으로 살면서 늘 차별받는 이방인으로 살아야 한 그이기에 그의 작품에는 한결같이 소외당하고 외로운 인물들이 나온다.  


첫 이야기 <욜의 추억>에서는 부모의 사고로 불운한 어린 시절의 상처를 지닌 남자가, <탁자>에서는 돈과 일에 매여 살며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 속에서 자위하며 공허한 삶을 사는 가구 중개인이, <펜트하우스>에서는 지나친 양심과 교양에 사로잡혀 고스란히 덤터기를 쓰는 한 순진한 노처녀가, <탄생을 지켜보다>에서는 우연히 어떤 부부를 만나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노부인이,  <호텔 게으른 달>에서는 하이에나 같은 젊은 부부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노부부와 늙은 하인이, <학교에서의 즐거운 하루>에서는 부모의 무관심과 짓궂은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그 어디에도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은 데가 없는 외로운 사춘기 소녀가, <마흔 일곱 번째 토요일>에서는 50대 능구렁이 같은 남자의 거짓 사랑에 속아 젊음을 허비하고 있는 한 20대 여인이, <로맨스 무도장>에서는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도저히 벗어날 길이 없는 안타까운 여인이, <오, 뽀얀 뚱보 여인이여>에서는 자기기만에 빠져 수동적 삶을 살다 주변인들로부터 무시당하는 여인이, <이스파한에서>에는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외로운 두 남녀가, <페기 미한의 죽음>에서는 어린 시절에 겪은 어떤 사건으로 인해 평생을 죄책감을 갖고 독신으로 사는 남자가, <복잡한 성격>에서는 자신을 누군가가 이해해주길 바라는 인간미가 없다는 컴플렉스를 가진 남자가, <오후의 무도>에서는 오랜 친구의 죽음으로 혼자 남아 공허함 속에서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은 한 중년 여인이, <또 한 번의 크리스마스>에서는 국가간의 분쟁으로 수십년간 이어져온 집주인과의 우정에 금이 간 부부가, <결손 가정>에서는 늙어서 남들에게 피해주고 싶지 않아 할 말도 제대로 못하고 피해를 입는 가엾은 노인이, <토리지>에서는 통쾌한 복수극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외로워 보이는 토리지가, <예루살렘의 죽음>에서는 평생 어머니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해 외롭게 살아가는 남자가, <그 시절의 연인들>에서는 냉혹한 현실과 로맨틱한 사랑 사이에서 결국 각자의 길을 가게 된 쓸쓸한 두 연인이, <멀비힐의 기념물>에서는 존재감 없는 한 남자가 남긴 어떤 물건으로 인해 와르르 망신살 뻗치는 돈 많고 잘난척 하는 인간들이, <육체적 비밀>에서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 의기투합하여 결혼한 외로운 중년 남녀가, <또 다른 두 건달>에서는 자신의 도덕적 나태함을 후회하는 한 청년이, <산피에트로의 안개나무>에서는 사람이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의미를 주는 사람들과 장소를 추억하며 그 소중함을 깨닫는 남자가, <삼인조>에서는 돈 때문에 모욕과 경멸을 참고 살아야만 했던 젊은 부부가 나온다.


이렇게 23편의 이야기를 다 나열한 이유는 정말 모든 작품이 다 나나 내 주변 사람들, 아니면 어딘가 반드시 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키의 말대로 '칼같이 예리하지만 동시에 불가사의한 부드러움을 지닌 소설적 시선'을 모든 소설에서 느낄 수 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는 대체로 암울하고 슬픔을 동반하지만 트레버는 거리를 두고 묘사할 뿐 감상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을 향한 그의 눈빛엔 그 어떤 냉소도 조롱도 없다. 무심한듯 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이 그의 사진 속 모습처럼 소설 속에서도 느껴진다.


<축복받은 집>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줌파 라히리는 "윌리엄 트레버 단편집은 내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나는 이 책에 실린 작품에 견줄 만한 이야기를 단 한 편이라도 쓸 수 있다면 행복하게 죽겠노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다. 


노벨 문학상만 빼고 수많은 상을 받은 아일랜드 작가 윌리엄 트레버, 이 가을에 정말 잘 어울리는 훌륭한 단편집이다.


이 소설에서 베스트 5를 뽑아본다. (정말 어려운 선택...)


1.로맨스 무도장 

2.결손 가정

3.산피에트로의 안개나무

4.그 시절의 연인들

5.이스파한에서

(보너스 재미보장 2편 - 토리지, 멀비힐의 기념물)


<그 시절의 연인들>에서 노먼과 마리가 사랑에 빠졌던 1960년대, 영국의 술집에서 들리던 비틀즈의 'Eleanor Rigby'...가사가 트레버의 소설집과 어쩌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을까...


Ah, look at the all the lonely people

아, 저 외로운 사람들을 보세요


All the lonely people, where do they all come from?

저 외로운 사람들은 다 어디서 왔을까요?


All the lonely people, where do they all belong?

저 외로운 사람들은 모두 어디에 속해 있는 걸까요?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1-11-18 17: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이 단편집 넘 재미있게 읽었어요 *^^* 전 로맨스무도장이 참 좋았어요. 쿨캣님 리뷰 읽으니 다시 감동이 ㅎㅎ 넘 좋습니다 *^^*👍

coolcat329 2021-11-18 17:30   좋아요 3 | URL
앗! 미니님도 로맨스 무도장이시군요! 저는 2년만에 다시 읽어도 역시 이 작품이 계속 마음에서 떠나질 않더라구요.

새파랑 2021-11-18 18: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싶어요~!! 장바구니에 담아놨는데 아직 못샀는데 쿨캣님 리뷰 보니 필수각이네요 ^^ 노벨상 빼고 다 받은 작가네요~!

coolcat329 2021-11-18 21:47   좋아요 3 | URL
네~단편소설의 정석같아요~새파랑님 감상평도 기대하겠습니다🙂

잠자냥 2021-11-18 2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가을에 읽어서 더 좋은 윌리엄 트레버! ㅎㅎ

coolcat329 2021-11-18 22:20   좋아요 2 | URL
🍂 네~100프로 공감합니다~

페넬로페 2021-11-18 23: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현대 문학 단편집은 표지도 넘 마음에 들어요. 그런 이유로 읽지도 않고 책만 사놓고 있어요.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집도 좋다고 했는데 다시 찜합니다^^
근데 내년 가을에 읽어야하나요?
잠자냥님 권유로 올 가을엔 소세키를 읽었거든요^^

coolcat329 2021-11-19 09:38   좋아요 2 | URL
네~표지도 참 구매욕을 자극합니다😍
제 생각엔 겨울에 읽어도 좋을거 같습니다.☺
저야말로 소세키를 내년 가을에 읽어볼까싶습니다.

페크pek0501 2021-11-25 15: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단편집을 장바구니에 담겠습니다. 올해 마지막 구매에 고려해 보려고요. ^^

coolcat329 2021-11-29 07:45   좋아요 1 | URL
네~^^ 단편의 정석으로 추천합니다😉
 
슬픈 카페의 노래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열림원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슬픈 카페의 노래>는 윌리엄 포크너와 함께 20세기 미국 남부를 대표하는 작가, 카슨 맥컬러스(Carson McCullers 1917~1967)가 1951년 발표한 책이다. 그녀는 1940년 첫 장편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을 발표하여, '미국 문단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혜성처럼 등장, 그 후 많은 사랑을 받으며 1967년 뇌출혈로 죽을 때까지 작품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카슨 맥컬러스는 평생을 병과 싸우며 글을 썼다. 15살 때 류머티즘 열을 앓는 것을 시작으로 30세에 두 차례의 심각한 뇌졸중을 겪은 후 왼쪽이 완전히 마비되어 휠체어 생활을 해야했고, 45세에는 유방암 수술까지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고통에 시달렸다. 설상가상으로 결혼 생활도 평탄하지 못해 사랑도 그녀에게 고통을 안겨주었음을 유추할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외로운 사람들의 엇갈린 사랑을 다룬 이 소설은 독자에게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마을은 황량하기 짝이 없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의 배경은 남부 조지아 주의 어느 작은 마을이다. 

사팔뜨기, 190센티 장신의 미스 어밀리어. 웬만한 남자보다 힘이 세고 돈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만들어 팔며 벽돌로 옥외 변소 하나쯤은 거뜬히 짓는 그녀지만 사랑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어느 날 어밀리어 앞에 나타난 꼽추 라이먼. 그 역시 사랑하기는 쉽지 않다. 어밀리어의 전남편 마빈 메이시. 180센티의 훤칠한 키에 잘생겼지만 사랑을 하기엔 성정이 사악한 남자이다. 

근데 이 세 인물이 사랑을 하게 된다. 어밀리아는 꼽추 라이먼을 라이먼은 메이시를 메이시는 어밀리어를 사랑하는 기이한 삼각관계. 이들이 보여주는 일방적이면서도 엇갈린 사랑의 모습은 굉장히 파격적이고 이해하기가 힘들지만 사랑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사랑이란 두 사람의 공동 경험이다. 그러나 여기서 공동 경험이라 함은 두 사람이 같은 경험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랑을 주는 사람과 사랑을 받는 사람이 있지만, 두 사람은 완전히 별개의 세계에 속한다. 사랑을 받는 사람은 사랑을 주는 사람의 마음속에 오랜 시간에 걸쳐 조용히 쌓여온 사랑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는 것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사랑을 주는 사람들은 모두 본능적으로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는 자신의 사랑이 고독한 것임을 영혼 깊숙이 느낀다. 이 새롭고 이상한 외로움을 알게 된 그는 그래서 괴로워한다. (p.50,51)


사랑은 각기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두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따라서 두 사람 사이에 거리감이 존재할 수밖에 없고 그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기에, 사랑은 기본적으로 고통과 외로움이 수반됨을 내포하고 있다. 

왜 어밀리어가 라이먼을 사랑하는지, 왜 메이시가 어밀리어를 사랑하고, 왜 라이먼은 메이시를 사랑하는지 소설에서는 그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랑에는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목사가 타락한 여자를 사랑할 수 있고, 사랑받는 사람이 배신자일 수도 있으며, 머리에 기름이 잔뜩 낀 사람도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랑이든지 그 가치나 질은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 자신만이 결정할 수 있'(p.52)고 '신 외에는 그 누구도 이 같은 사랑, 아니, 다른 그 어떤 사랑에 대해서도 최종적인 판결을 내릴 수는 없다'(p.65)고 말한다. 


사랑은 둘이 되고 싶어 시작하지만 결국 남는건 나 혼자임을 깨닫는 외로운 행위일까?

결국 사랑을 하려면 외롭고 고통받을 각오를 해야하는 걸까?


쓸쓸한 가을에 읽기 좋은 책이지만 사알못인 나는 참 어렵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아 2021-11-17 19: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삼각관계는 또 처음입니다. 너무 궁금하네요!!
앙드레지드가 극찬했다는 대목도 솔깃해요. 사알못ㅋㅋㅋ

coolcat329 2021-11-18 07:12   좋아요 2 | URL
앗! 앙드레 지드가 극찬한건 몰랐는데 표지에 쓰여있네요 미미님 덕분에 알았네요.ㅋ ㅋ

mini74 2021-11-17 19: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독특한 인물들의 외로운 사랑이야기인가요. 쓸쓸한 가을에 사알못인 쿨캣님이 읽은 책이라니 저도 막 궁금해집니다 *^^*

coolcat329 2021-11-18 07:09   좋아요 2 | URL
가을에 잘 어울리는 책이에요. 얇아서 카페 테라스 같은 곳에서 읽어도 좋구요~

새파랑 2021-11-17 19: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라이먼이 메이시를 사랑한다는 내용을 보고 응? 이랬습니다.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거군요 😅 제가 성인지감수성이 좀 떨어지나 봐요 ㅋ 역시 사랑은 어려운거 같아요 ^^

coolcat329 2021-11-18 07:07   좋아요 3 | URL
아무리 사랑이 당사자들만 아는 거라해도 이들의 사랑은 참 쇼킹합니다.ㅎ

잠자냥 2021-11-17 21: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이거 읽으셨군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이 가을에 어울리는 쓸쓸하고 황량한 사랑 이야기.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도 추천드립니다~

coolcat329 2021-11-18 07:04   좋아요 3 | URL
잠자냥님 글 읽은 기억나네요~가을에 어울리는 책이죠~^^ 사냥꾼도 읽어보겠습니다 ~^^

얄라알라 2021-11-17 23: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제 [원수들, 사랑 이야기] 리뷰 읽었는데 하루 사이 또 새로운 소설. 쿨캣님 매일매일 이렇게 한 권씩 리뷰 올리신다는 건, 매일 매일 책을 놓지 않고 사신다는 말씀!

coolcat329 2021-11-18 07:03   좋아요 3 | URL
이 책은 130쪽 조금 넘는 얇은 책이에요~^^
 
원수들, 사랑 이야기 열린책들 세계문학 14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지음, 김진준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수들, 사랑 이야기>는 197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Isaac Bashevis Singer 1902~1991)의 대표작이다. 폴란드 출신의 유대인으로서 싱어는 '해방된 유대인들마저 멸시하는 언어'인 이디시어로 글을 씀으로써, 이디시어를 세계에 알리는데 큰 공을 세운 작가이다. 1935년 그의 나이 33세의 나이에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가 1943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 50여년을 미국 시민으로 살지만, 동유럽 유대인들의 언어, 망명자의 언어인 이디시어를 포기하지 않았다. 싱어는 노벨상 수상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디시어는 아직 숨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이디시어는 지금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보물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디시어는 순교자들과 성자들, 그리고 몽상가들과 신비주의자들의 언어였으며, 그 속에는 인류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수많은 기억과 풍부한 유머가 담겨 있습니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이디시어는 지혜롭고 겸손한 언어이며, 그것은 우리 모두의 언어, 즉 두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인류 전체의 언어입니다." (노벨 문학사 수상 연설 중, p.305)


<원수들, 사랑 이야기>는 1972년 출간된 작품으로, 1940년대말 뉴욕을 배경으로 나치의 박해를 피해 폴란드에서 뉴욕으로 건너 온 헤르만 브로데르와 그의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만 놓고 보면 꽤나 심각하고 우울한 상황인데, 작가의 문장이 유머로 가득차 있어 슬프다가도 웃기고 주인공이 한심하다가도 애처로워 보이기를 반복하게 된다. 


어느 부유한 랍비의 대필 작가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헤르만은 과거 자신을 목숨 걸고 나치로부터 숨겨줬던 순박한 폴란드 시골여인 야드비가와 독일 난민수용소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 온 후, 결혼하여 부르클린에 살고 있다. 그러나 그는 브롱스(Bronx)에 사는 마샤라는 여인과 불륜 관계이다. 마샤는 폴란드 게토, 강제 수용소를 거쳐 역시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은 홀로코스트 생존자인데, 헤르만은 아내 야드비가에게 책을 팔러 다른 도시로 출장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마샤와 함께 밤을 보내곤 한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나치에게 처형 당해 죽은 줄 알았던 첫 아내 타마라가 나타나고 설상가상으로 마샤는 임신을 했다며 결혼을 요구한다. 


헤르만이라는 남자는 우유부단하며 '쯧쯧...'소리가 나올 정도로 한심하고 답답한 사람이다. 야드비가와의 결혼은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것에 대한 보답일 뿐 사랑은 없다. 그가 몸과 마음으로 사랑하는 여인은 마샤인데, 촌뜨기와 이혼하고 자기랑 결혼하자는 그녀의 요구를 야드비가가 불쌍해서 받아들이지도 못한다. 대필 작가로서 수입은 빠듯한데 주제 넘게 두 집 살림을 해야하니 그 쩔쩔매는 모습은 애처롭다가도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내 타마라까지 나타나니 헤르만의 삶은 단순히 복잡함을 넘어서 하루하루가 아슬아슬하고 고단하기 이를 데 없다. 


'헤르만 이 남자는 왜 이렇게 한심하게 살까' 싶지만 전쟁 때 헤르만의 삶을 돌아보면 정상적으로 살기가 힘들어 보인다. 잠에서 깰 때마다 여기가 미국인지 수용소인지, 3년 동안 숨어 지내던 건초 더미 다락인지 헷갈린다. 나치들의 고함 소리, 나치들이 총검으로 건초 더미를 푹푹 찔러 대는 꿈을 꾼다. 거리를 걸으면서도 '나치가 뉴욕에 쳐들어올 경우에 대비하여 끊임없이 은신처를 물색'하고, 목욕을 하면서도 자신은 지금 나치가 뉴욕을 점령하여 화장실에 숨어있다고 상상한다. 

헤르만에게 이 세상과 인류는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곳이기에 그에게 삶은 피로함 그 자체이다. 그 고단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순간은 오직 마샤와 사랑을 나눌 때뿐이다. 그는 '자살 직전의 우울한 기분으로 살아가는 숙명론적 쾌락주의자'(p.40)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종교는 거짓말만 늘어놓는다. 철학은 처음부터 무력한 것이었다. 진보라는 이름의 헛된 약속은 모든 시대의 희생자들을 모독하고 그들의 얼굴에 침을 뱉는 짓에 지나지 않았다. (...) 스스로 삶을 끝맺을 용기도 없는 자들이 이런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다. 자신의 의식을 마비시키고 기억을 질식시키고 마지막 한 가닥 희망마저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p.40,41)


헤르만 뿐만아니라 그의 주변 인물들의 삶도 고단하기는 마찬가지다.

'육체와 마찬가지로 영혼도 너무 많이 두들겨 맞으면 더 이상 고통을 느낄 수 없게 된다'(p.53)고 말하는 마샤의 어머니 시프라 푸아는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늘 시달린다. 또한 게토와 수용소에서 죽은 가족들을 애도하기위해 늘 검은 옷을 입고 있다. 

신경과민에 히스테릭한 마샤는 늘 악몽을 꾸고, 헤르만의 부인 야드비가를 향한 증오와 질투심은 병적이다.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줄담배를 피워대며 쉽게 화를 내지만 헤르만을 꼼짝 못하게 할 정도로 대단한 매력과 미모의 소유자이다. 두 모녀에게 대학살의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선명해지며 그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다. 

나치에게 두 발의 총을 맞고 극적으로 살아난 헤르만의 첫 부인 타마라. 그녀의 왼쪽 골반에는 여전히 총알이 박혀있다. 소설에 나오는 인물 중 가장 정상적인 사람같지만 그녀는 과거에 대한 기억을 많이 상실했다. 너무나 많은 일을 겪은 그녀는 "바람에 날려 산전수전 다 겪으며 이리저리 떠돌아다닌 모래 한 알은 자기가 지나온 곳이 어디어디였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법이야." 라고 헤르만에게 말한다. 

헤르만의 생명의 은인 야드비가는 또 어떤가...헤르만을 사랑하고 헤르만만 믿고 미국으로 따라와 헤르만의 아내로 성실히 생활하는 그녀는 너무나 착한 여자이다.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헤르만도 가끔은 너무나 착한 야드비가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비록 바람을 피울지언정 그녀를 버리지 않는 걸로 미안한 마음을 대신한다. 헤르만같이 무능력하고 바람피며 거짓말만 해대는 남편을 둔 야드비가가 책을 읽는 내내 안스럽게 느껴져 '헤르만! 제발 정신 좀 차려요. 야드비가가 너무 불쌍하잖아요' 외치고 싶었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인들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아 저 지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얼마나 행운이고 대단한가. 남은 생은 마음껏 먹고 물질의 풍요를 누리며 편히 살겠지...' 이런 것이었다. 

물론 생존자들의 삶이 결코 순탄하지 않음은 알고 있었으나, 나는 이렇게 생각함으로써 그들이 빼앗겼던 소중한 삶을 이제라도 누리며 살기를, 또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던거 같다. 그러나 이런 나의 생각은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한 너무나 쉬운 생각이었음을 이 소설을 읽고 깨달았다.


이 소설은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아 미국으로 망명한 유대인들의 삶을 보여준다. 그 삶은 정상적일 수가 없다. 살아남은 사람으로서 견뎌내야 하는 상처와 고통은 그것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영원히 알 수 없는 것이다. 어쩌면 헤르만의 생각처럼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각자의 외로움과 피할 수 없는 죽음의 운명을 잠시나마 잊어버리는 것'(p.106)일지도 모른다. 

헤르만은 브롱스 동물원에서 갇혀있는 동물들을 보며 '스스로 죽을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는 자의 절망'을 마주한다. 그것은 '세계 각지에서 이곳으로 끌려와 끝없는 고독과 권태에 시달리고'있는 유대인들의 모습이며, 그 어디에서도 뿌리를 내릴 수 없는 사람들의 슬픈 현실이다. 

이들에게 '나는 누구일까? 내가 왜 이곳에 있는 것일까?'(p.134)라는 질문은 공허하기만 한다.


인간이 경험할 수 가장 참혹한 상황을 목격하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온 생존자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이 죽을 구덩이를 파야했던, 가족이 가스실로 끌려가는 것을 봐야만했던, 부모와 자식의 시신을 화장장에서 태워야했던, 가축용 수송열차에서 내리자마자 가족과 헤어져야했던 그들이 무엇을 믿고 의지해 살 수 있을까? 


요 전에 읽었던 <소피의 선택>에서 아우슈비츠 생존자 소피와 정신병이 있는 네이선이 섹스에  광적인 집착을 보이며 서로가 없이는 살 수가 없는 관계로 묘사되는데, 이 책에서도 주인공 헤르만이 유일하게 마음의 평안과 위로를 받는 순간은 마샤와 함께하는 밤이다. 야드비가가 아무리 착하고 헤르만을 잘 챙겨줘도 마샤와의 사랑을 뛰어 넘지 못한다.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일들을 겪은 이들에게는 사랑도 믿을 수 없기에 그토록 광적으로 집착하고 매달릴 수밖에 없는 건 아닐까...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1-11-16 17:2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문장 하나 하나가 주옥같아요. 쿨캣님 글도 좋고 *^^*영혼도 너무 두들겨맞으면 고통을 느낄 수 없게 된다 ㅠㅠ 참 슬프네요. 이 책 찜입니다 *^^*

coolcat329 2021-11-16 17:26   좋아요 6 | URL
이디시어로 쓴 소설인데 참 웃기면서도 슬프고 따뜻하면서 춥고 ...뉴욕의 겨울 무지 춥거든요ㅠ
꼭 읽어보셔요~감사합니다 😊

scott 2021-11-16 17:5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작가의 유머 좋아 합니다!
작품이 한국에 많이 번역 되지 않아서 아쉽지만

그레이스 페일리 작가의 단편들속에 아이작 싱어의 부조리 같은 유머를 맛볼 수 있습니다!!

뉴욕은 가을이 쵝오!!

coolcat329 2021-11-16 21:25   좋아요 2 | URL
네 번역된 작품이 많진 않더라구요. 그레이스 페일리는 모르는 작가인데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페넬로페 2021-11-16 18:0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에 다른 책을 통해 이디시어의 존재를 알았어요. 용케 홀로코스트에서 살아 남았어도 트라우마가 그 뒤의 인생을 지배할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유대인들의 얘기가 쏟아져 나오는 그들의 저력이 대단해 보여요^^
아이작 싱어의 유머도 궁금합니다**

coolcat329 2021-11-16 21:38   좋아요 3 | URL
휴 저도 살았으니 참 다행이다. .라는 생각만 했지 그 후의 삶은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는거 같아요. 웃기고 슬프고 또 이 난관을 도대체 어떻게 해결 하려고 저러나 싶고...ㅋ 재밌습니다~

Falstaff 2021-11-16 19:2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읽으셨네요! ㅎㅎㅎ 반갑습니다.
저도 무척 재미나게 읽었답니다. 그래 곧바로 이이의 다른 책을 검색해서 헌책이나마 <쇼샤>도 읽었는데 그것도 이 책만큼 재미있었습니다. 기회가 되면 <쇼샤>도 기억을 해두세요. 아름다운 책입니다. ㅋㅋㅋ
저도 분명히 이 책 읽고 독후감 올린 거 같은데 우째 없습니다. 기껏 올려놓고 술 마시고 지웠을까요? 아, 오리무중. 오리 고기 먹으면 중량이 나가지 않는다, 즉 살찌지 않는다? ^^

잠자냥 2021-11-16 20:55   좋아요 3 | URL
폴스타프 님 알라딘 서재 난리났을 때 사라진 거 아닌가요? 저도 읽은 기억이 나는데…

coolcat329 2021-11-16 21:41   좋아요 3 | URL
사실 이 책 폴스타프님이 예전에 쓰신 열린책들 추천 리스트에서 알게 되어 찍어둔 책이에요~
<소피의 선택>읽다가 이 책이 생각나서 이번에 읽었는데 저도 다 읽고 싱어의 작품 다 찾아봤답니다. <쇼사> 꼭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새파랑 2021-11-16 20:0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노벨상 작가인데 처음들어보는 작가에요 😅 부인이 그럼 세명인건가요? 헐~ 과거 홀로코스트의 충격적인 경험이 현재를 압박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이야기인가 봐요~ 이디시어로 쓰였다니 인상적이네요. 왠지 웃기면서 슬플거 같아요~!

coolcat329 2021-11-16 21:43   좋아요 3 | URL
네 ㅋ 부인이 세 명 ㅋㅋ 돈도 없는데 말이죠.
여자들이 이 무능력하고 우유부단한 남자를 또 좋아한답니다. 새파랑님 좋아하실거에요~^^

얄라알라 2021-11-17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쿨캣님 이 리뷰 읽을 땐, 이디시어의 (낮은) 위상과 이디시어의 존엄을 보여주고 지키는 노벨상 수상작가! 이렇게 정리되었다가

댓글 좌르륵 읽다보니 폴스타프님 추천 기억하셨다가 쿨캣님 읽으셨구나,

그런데 무서운 기억이 시간이 갈수록 몽롱하게 흐려지는 게 아니라, 선명해진다고 하신 부분이 리뷰 다시 읽었을 땐, 가장 크게 다가옵니다. 시간이 지나가면 조금이라도 흐려지는 게 작은 위안이겠는데, 도리어 무서운 기억이 선명해지다니...

 

희생자들은 사람이었다. 그들과 진정으로 동일시되고 싶다면, 그들의 죽음만 볼 게 아니라 그들의 삶을 봐야 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얄라알라 2021-11-11 2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리뷰대회로 뜨거운 중심에 있던 이 책, 저도 오늘 <전쟁과 농업> 다시 읽는데 반 페이지를 할애해 소개되었길래 그냥 지나가서는 안 될 책이겠군. 했는데 쿨캣님께서 밑줄긋기로 다시 자극해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