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전선 이상 없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67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지음, 홍성광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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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의 문화,예술을 통해 1차 세계대전 전후를 들여다 본 모드리스 엑스타인스의 <봄의 제전>에는 1920년대 말 '전쟁 붐'을 일으키며 출판 시장에 큰 활력을 가져다 준 소설 <서부 전선 이상 없다>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온다. 당시 레마르크의 성공은 실로 엄청나서 출판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고 한다. 레마르크의 대성공은 당연히 전쟁 문학의 붐으로 이어져 전쟁 소설과 회고록이 쏟아져 나오는 계기가 되었고, 대중의 전쟁에 대한 의식을 고조시킨, 전쟁 문학으로서 매우 의미있는 작품이다. 


전쟁 문학을 좋아해서 읽고 싶었음에도 불구하고 열린책들 번역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읽기를 미루다가 <봄의 제전>을 읽고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이번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역시나 중간중간 오타가 많아 아쉬웠지만, 일인칭 현재형 시점에 전쟁터의 생생함을 담은 간결한 문장이어서 읽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레마르크(Erich Maria Remarque 1898~1970)가 1929년 발표한 소설로 '가장 위대한 전쟁 문학'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반전(反戰) 문학의 대명사로 꼽히는 작품이다. 작가의 제1차 세계 대전 참전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파울 보이머와 그의 동기생들이 담임 선생의 권유로 군에 입대해 전쟁에 나가 겪게 되는 참혹한 전장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레마르크는 이 소설의 목적을 처음에 다음과 같이 밝힌다.


"이 책은 고발도 고백도 아니다. 비록 포탄은 피했다 하더라도 전쟁으로 파멸한 세대에 대해 보고하는 것일 뿐이다."


18살에 군에 지원, 10주간의 혹독한 훈련을 받고 전선에 투입된 파울은 전장에서 죽어나가는 동료들을 보며 어른들이 늘 강조했던 애국심이 얼마나 허황된 말이었는지 깨닫는다. '국가에 대한 충성'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가지고 전쟁에 참가한 어린 병사들은 고통 속에서 무의미하게 죽어 나가는 전우들을 보며 자신들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된다. 확신은 의심으로 바뀌고 어른들로부터 배운 세계관은 무너져 내린다. 이들은 그저 쏟아지는 포탄 속을 뚫고 달리면서 그저 살인을 저지르는 '감정이 없는 죽은 사람'(p.127)일 뿐이다. 


이들은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와도 다시 예전처럼 살아갈 수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파울의 친구 알베르트는 "전쟁이 우리 모두의 희망을 앗아가 버렸어."(p.98) 라고 말한다. 

이들에게 외부 세계는 실체가 없는 허상일 뿐, 이제는 더 이상 그 세계에 발 붙이고 살 수 없다.

왜 죽이고 왜 죽어야 하는지 모르는 어린 병사들, 그러나 전장 밖 외부 세계는 이들의 죽음을 알지 못한다. 너무나도 헛된 죽음 앞에서 파울은 '행방불명되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어린아이처럼 버림받은 상태에 있고, 나이 든 사람들처럼 노련하다. 우리는 거칠고 슬픔에 잠겨 있으며 피상적이다. 나는 우리가 행방불명되었다고 생각한다. (p.134)]


전쟁은 인간의 정신을 마비시킨다. 파울은 적의 기관총을 피해 포탄 구덩이에 숨어 있다가 자신의 몸 위로 떨어지는 병사를 '미친 사람처럼' 칼로 푹 찌른다. 겨우 정신이 돌아온 파울은 그로부터 멀리 떨어져 그곳을 빠져나가려고 하지만 구덩이 위로는 기관총 총알이 쉭쉭 지나간다. 날이 밝아 오고 계속되던 병사의 신음도 멈추지만 파울은 죽어가는 그의 눈 속에서 '끔찍한 공포'(p.230)를 본다. 파울은 프랑스 병사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안심 시키고 물을 주며 상처 부위에 붕대를 감아 준다. '찔린 상처는 세 군데', 파울은 자신에 의해 죽어가는 사람을 지켜보는 것이 괴롭다. 날이 밝고 오후 3시가 되자 병사는 숨을 거둔다. 자신이 죽인 시체와 한 구덩이에 있으면서 파울의 죄책감은 점점 더 심해지고 생각은 끊이지 않는다.


["전우여, 부디 나를 용서해다오! (...) 전우여, 어째서 자네가 나의 적이 되었던가. 우리가 이런 무기와 군복을 벗어 던지면 카친스키나 알베르트처럼 자네도 나의 벗이 될 수 있을텐데. 전우여, 나의 목숨에서 20년을 떼어 가서 일어나 다오. 아니 더 많은 햇수라도 가져가 다오. 내가 살아 있다 한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야." (p.235)]


파울은 죽은 병사의 군인 수첩을 펴본다. '제라르 뒤발, 인쇄공' 

국적만 다를 뿐 자신처럼 전쟁터로 내몰린 젊은 청년이고 누군가의 아들이자 남편이다. 

파울은 '제라르 뒤발'에게 약속한다. 그러나 너무나 비참한 전장의 현실은 이런 파울의 약속도 공허한 자기 연민으로 느껴질 뿐이다. 


["전우여, 오늘은 자네가 당했지만, 내일은 내가 당할 거야. 하지만 내가 용케 살아남게 되면 우리 둘을 망가뜨린 이것과 맞서 싸우겠네. 자네의 생명을 앗아가고, 나의 생명도 앗아 가는 이것에 맞서서 말이네. 전우여, 자네에게 약속하겠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이네." (p.238)]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전쟁의 무의미함과 기성 세대의 허위 의식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파울 보이머라는 한 병사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전장의 경험을 묘사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전쟁을 일으킨 세상에 대한 분노가 담겨있다. 

이 소설이 세상에 나온지 거의 10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전쟁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현재 러시아가 일으킨 우크라이나 전쟁만 해도 전장에서 싸우는 군인은 물론이고 수많은 민간인들이 폭격과 학살로 죽어가고 있다. 또한 세계는 전쟁으로 인한 경제 위기와 식량 문제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왜 이런 전쟁이 일어나는 것일까?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왜 몇몇 권력자들을 위해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 나가야 하는가?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울화가 치밀어 올라 몇 번이나 숨을 깊게 쉬었는지 모른다.

자국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정치인들에 의해 일어나는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의 꿈과 미래를 짓밟는 괴물과도 같은 것이다. 전쟁으로 얻는 그 이익이 과연 한 사람의 목숨과도 바꿀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인가? 


레마르크의 소설은 <사랑할 때와 죽을 때>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인데, 이번 작품도 나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무엇보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위의 물음에 대한 분명한 답을 주는 소설이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제목을 읽으면 그렇게 슬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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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7-16 20: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쟁에 참여해서 누군가를 죽이고, 동료가 죽는 모습을 보면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릴 것 같아요~~오래 전 정말 좋아했던 작가가 레마르크였어요.
다시 그의 작품을 읽고 싶고 봄의 제전도 읽어야겠네요^^

coolcat329 2022-07-16 22:39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이번에 읽으면서 전쟁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삶을 못 살게 될 군인들이 참 안타까웠어요.
<봄의 제전> 강추합니다.

Falstaff 2022-07-16 21: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다음주 화요일에 올릴 독후감에서도 1차 세계대전에 나갔다가 왼쪽 발가락 세 개를 자른 인물이 등장합니다. 포탄이 떨어져 자신은 발가락 세 개, 옆에 있던 친한 동료는 그만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했고, 그 경험 이후에 신경쇠약에 걸려 가족들과 좋지 않은 관계를 맺어가는 영국인입니다.
하여튼 전쟁은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할 수 없는 범죄입니다!!!!!
레마르크.... 우..... 청소년 시대를 지배했던 작가 가운데 한 명입지요. 지금도 사 놓고 안 읽은 책이 책장에서 절 빤히 꼬나보고 있네요. 그의 마지막 작품 <그늘진 낙원>입니다. 얼른 읽어야 하는데. ^^;;

coolcat329 2022-07-16 22:43   좋아요 2 | URL
아 다음 주 올리실 작품 무엇일지 기대됩니다.😆
1차 세계대전 참호전의 끔찍한 무모함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한 개인의 이야기로, 문학으로 만나니 훨씬 마음의 울림이 컸습니다. 되풀이되는 전쟁이 참 이해할 수 없고 슬픕니다.
마지막 작품도 번역되어 있군요. 골드문트님 리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바람돌이 2022-07-17 06: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고등학교때 엄청난 감동과 함께 읽었었는데 지금 다시 읽는다면 훨씬 더 좋아질것 같네요.

coolcat329 2022-07-17 13:06   좋아요 0 | URL
아 고등학교때 읽으셨군요! 👍다시 읽어도 좋을 작품입니다.😊

새파랑 2022-07-17 1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명작을 드디어 완독하고 리뷰까지 쓰셨군요~!!! <봄의 제전>에 좋은 책이 많이 나오나봅니다. 너무 담담하게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어서 더 와닿더라구요.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언제나 피해는 젊은이들의 몫인거 같아요 ㅜㅜ

coolcat329 2022-07-17 13:11   좋아요 1 | URL
네 화자의 그 담담한 어조가 잊히질 않네요. 읽으면서 참 한숨을 많이 쉰 작품이었습니다.

레삭매냐 2022-07-19 2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려서 이 책을 산 기억은 나는데
당최 읽었는지 그렇지 않은지 기억
이 가물가물합니다.

세상의 모든 전쟁을 끝낼 전쟁이라고
하고서도 또 전쟁이 벌어졌으니 그것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coolcat329 2022-07-27 16:52   좋아요 1 | URL
제가 글을 남긴 거 같은데 사라졌네요. 레삭매냐님 당연히 읽으셨을거라고요~^^

scott 2022-07-27 16: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마르크 전쟁 문학 중에서 가장 빛나는 작품을 써 낸 분

죽도로 독일을 미워했던 프랑스에서도 전후 사랑받았던 작가 라고 합니다 ^^

coolcat329 2022-07-27 16:54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도 사랑을 받구요~~^^
 


그들이 아직도 글을 쓰고 떠벌리는 동안 우리는 야전 병원과 죽어 가는 동료들을 보았다. 이들이 국가에 대한 충성이 최고라고 지껄이는 동안 우리는 이미 죽음에 대한 공포가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반역자가 되거나, 탈영병이 되거나, 겁쟁이가 된 것도 아니었다. 어른들은 걸핏하면 이런 표현들을 쓰곤 했다. 우리들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고향을 사랑했다. 그리고 우리는 공격이 시작되면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이제 우린 다른 사람이 되었고, 대번에 눈을 뜨게 되었다. 어른의 세계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게 된 것이다. 우린 어느새 끔찍할 정도로 고독해졌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고독과 싸워 나가야 했다. - P21

사실 그의 말이 옳다. 우리는 이제 더는 청년이 아니다. 우리에겐 세상을 상대로 싸울 의지가 없어졌다. 우리는 도피자들이다. 우리 자신으로부터, 우리의 삶으로부터 도피하고 있다. 열여덟 살이 되었을 때 우리는 세상과 현존재를 사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것에 대고 총을 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으로 터진 유탄은 바로 우리의 심장에 명중했다. 우리는 활동, 노력 및 진보라는 것으로부터 차단된 채로 살았다. 우리는 더 이상 그런 것의 실체를 믿지 않는다. 우리가 존재한다고 믿는 것은 오직 전쟁밖에 없는 것이다. - P98

포탄에 맞는 것도 우연이듯이 내가 살아 있는 것도 마찬가지로 우연이다. 포탄으로부터 안전한 엄폐부에서도 나는 당할 수 있다. 그리고 엄폐물이 없는 전쟁터에서 열 시간 동안 포탄이 비 오듯 쏟아져도 상처 하나 없이 무사할 수 있다. 어떤 군인이든 온갖 우연을 통해서만이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 그리고 군인이면 모두 이런 우연을 믿고 신뢰하는 것이다. - P111

우리는 어린 아이처럼 버림받은 상태에 있고, 나이 든 사람들처럼 노련하다. 우리는 거칠고 슬픔에 잠겨 있으며 피상적이다. 나는 우리가 행방불명되었다고 생각한다. - P134

느닷없이 어떤 끔찍한 미지의 감정이 내 마음속에 용솟음친다. 나는 돌아가는 길을 찾을 수 없으며, 외부로부터 완전히 차단되어 있다. 내가 아무리 부탁하고 애를 써보아도 아무것도 꼼짝하지 않는다. 나는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처럼 망연자실해서 슬픈 표정으로 우두커니 앉아 있다. 그리고 과거는 나를 외면하고 저버린다. 이와 동시에 나는 과거의 추억을 너무 되살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러다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한 명의 군인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P185

하나의 명령으로 이 조용한 사람들이 우리의 적이 되었다. 하나의 명령으로 이들이 우리의 친구로 변할 수도 있으리라. 우리가 모르는 몇몇 사람들이 어딘가의 탁자에서 어떤 서류에 서명했다. 그리하여 몇 년 동안 우리의 최고의 목적은 평상시 같으면 세상의 멸시를 받고, 최고형을 받을 일을 하는 것이다. 누가 이곳에 와서 어린이 같은 얼굴과 사도 같은 수염을 지닌 이 조용한 사람들을 직접 본다면 누가 이들을 우리의 적이라고 생각하겠는가! 그들이 우리에게 적인 것 이상으로 하사관이 신병에게, 고등학교 선생이 학생에게 더욱 고약한 적이다. 그런데도 만일 이들이 풀려난다면 우리는 다시 이들을, 이들은 우리를 쏠 것이다. - P205

"전우여, 부디 나를 용서해 다오! 우리는 이러한 점을 늘 너무 늦게야 깨닫곤 하지. 왜 우리에게 일러 주는 사람이 없단 말인가. 자네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불쌍한 개란 사실을, 자네들 어머니들도 우리의 어머니들처럼 근심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죽음과 고통을 똑같이 두려워하며 똑같이 죽어 간다는 사실을 말이야."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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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7-13 2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명작을 읽으시는군요 ^^

coolcat329 2022-07-14 09:25   좋아요 1 | URL
20살도 안 된 청년들이 어른들이 벌인 전쟁에서 허무하게 죽어가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이렇게 문장을 적어봤습니다.
 
패싱 - 백인 행세하기
넬라 라슨 지음, 서숙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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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늘 궁금했어. 더 많은 흑인 여자애들, 너나 마거릿 해머, 에스터 도슨과 같은 애들이 왜 절대로 백인 행세를 안 하는지 말이야. 그건 정말 엄청나게 쉬운 일이거든. 그럴 수 있는 유형에 속할 경우 약간의 용기만 있으면 되거든.(p.47)


미국 시카고에서 서인도제도 출신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넬라 라슨(Nella Larsen 1891~1964)은 1920년에 뉴욕으로 이주, 흑인 문화 예술을 꽃피운 '할렘 르네상스' 시대에 많은 예술가들과 활동하며 글을 썼던 흑인 여성 작가이다. 넬라 라슨은 단 두 권의 소설을 발표하고 잊혀졌는데, 1980년대 이후 흑인 여성 작가들을 발굴하는 작업에서 다시 주목을 받게 되었고, 2021년에는 원작 <패싱>이 영화로도 제작되어 현재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다. 


<패싱>은 아이린과 클레어라는 두 여성의 이야기이다. 소설은 어릴 적 친구였던 두 여성이 시카고의 고급 백인 전용 호텔에서 우연히 만나면서 시작된다. 

아이린은 의사 남편과 두 아들을 둔 뉴욕 맨해튼 할렘에 사는 중산층 주부이다. 흑인 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가정의 평안와 일상의 안정을 최고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흑인이지만 엷은 피부색을 가진 그녀는 필요할 때 가끔 패싱(백인 행세)을 하지만 흑인으로서 정체성을 지니며 살고 있다. 


한편 클레어는 고아로 고생하며 자랐지만 거의 백인에 가까운 아름다운 외모로 패싱하여 부유한 백인 남자와 결혼, 상류 백인사회로 신분 상승을 한 여성이다. 그녀의 남편은 심각한 인종차별주의자로 아이린은 처음 만난 자리에서 클레어 남편이 클레어에게 '검둥이'라고 하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란다. 물론 남편은 클레어의 몸에 흑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끔찍한(!) 사실은 모르고 단지 클레어의 피부가 점점 검어지는 것을 놀리는 것으로 "난 당신이 검둥이가 아닌 걸 아니까. 거기까지는 괜찮아. 하지만 내 가족에 진짜 검둥이는 안 돼.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절대 없을 거야."(p.78)라고 한다.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린은 뜻하지 않게 갑자기 자신의 삶으로 들어온 클레어에게 끌리면서도 어딘가 불안하다. 남편과 뉴욕을 방문한 클레어는 할렘 흑인 사회에 관심을 보이며 남편이 출장을 갈 때마다 흑인들의 사교 파티에 등장한다. 아이린은 이런 클레어의 위태로운 행동에 불안해하며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니 "제발, 이성적으로 생각해"(p.142)라며 충고하지만 클레어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그럴 수가 없단 말이야. 넌 몰라, 내가 얼마나 흑인을 보고 싶어 하는지, 다시 그들과 함께 있고 싶은지, 그들과 이야기하고 그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지, 넌 알 수가 없어."(p.142)]


흑인이라는 소수자의 삶을 살고 있는 아이린에게는 '안정이야말로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바람직한 가치'(p.216)이다. 아이린은 평온함을 원하고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아이들과 남편의 삶을 그들에게 최선의 방향으로 통제할 수 있기를'(p.217) 바란다.

그러나 클레어는 흑인 혐오주의자 남편에게 발각될 위험을 무릅쓰고 흑인 공동체 사회에 드나들며 다시 흑인 사회에 속하고 싶은 욕망을 드러낸다. 

아이린은 흑인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패싱을 통해 백인 사회로 들어갔던 클레어가 뒤늦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흑인들과 교류하며 즐기는 모습이 마음에 안들지만, 한편으로는 자신과 다른 삶을 사는 그녀가 부럽기도 하다. 

이러한 감정의 혼란 속에서 남편 브라이언과 클레어의 관계가 아이린을 결정적으로 뒤흔든다. 이제 클레어는 아이린의 안정된 삶을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가 된다. 


[조용한 거실에 혼자 앉아 편안하게 난롯불을 쬐던 아이린은 난생 처음 흑인으로 태어나지 않았기를 바랐다. 처음으로 그녀는 흑인이라는 짐이 너무 무거워 고통스러웠고 반항심이 들었다. 인종 때문이 아니더라도 그녀는 여자로서, 그리고 다른 개인적인 일들로 고통받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소리 없이 부르짖었다. 잔인하고 부당한 일이었다. 정말이지 검은 피부를 지니고 태어난 흑인들만큼 저주받은 존재는 없었다.(p.196)]



<패싱>은 일종의 생존 전략인 패싱을 이용해 자신의 정체성을 감추고 살아야 했던 클레어와 흑인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지만 때때로 자신의 편의를 위해 패싱을 하며 혹시나 자신의 실체가 드러날까 전전긍긍하는 아이린을 통해 인종 차별이 빚어내는 불행과 비극을 보여준다. 또한 계층과 계급, 중산층의 야망과 위선 등도 다루면서 외적인 모습의 패싱뿐만이 아니라 백인 중산층의 삶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내면의 패싱을 아이린의 위선적인 삶을 통해 보여준다.  


차별받는 흑인 하층민의 삶을 다룬 소설은 읽어봤지만 흑인 중산층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은 처음이었기에 참으로 흥미롭게 읽었다.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삶은 얼마나 슬프고 고달픈가...' 책을 덮고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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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7-12 16: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클레어가 패딩을 하는 것도 또 자신이 태어난 흑인사회를 그리워하는것도 이해가 가네요. 물론 결국 파국에 이를 선택이겠지만 그녀 역시 어쩔수 없었을듯요. 이 책도 읽자 해놓고 또 밀려 있던 책이네요. ㅠㅠ 다시 보관함에서 앞쪽으로 꺼내야겠어요

coolcat329 2022-07-12 18:55   좋아요 1 | URL
패싱을 통해 신분상승은 했지만 자신의 흑인 정체성을 버리기란 참 힘들었을거에요. 안 두꺼운 책이니 도서관에서 빌려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얄라알라 2022-07-12 16: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할렘 르네상스˝...덕분에 들어보고 갑니다^^ 쿨캣님

신선하게도 이 책은 흑인 중산층이라하시니, 조라 닐 허스턴 소설에서도 주인공 남편이 중산층이었나? 책 다시 찾아볼까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쳤습니다. ~

coolcat329 2022-07-12 18:57   좋아요 2 | URL
저도 이번에 할렘 르네상스 알게 되었습니다.😁
조라 닐 허스턴도 할렘 르네상스 시대 활동했던 작가라네요. 비교해서 읽어도 좋을 거 같아요.

페넬로페 2022-07-12 16: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패싱을 영화로 봤는데 심리적인 묘사가 뛰어나더라고요.
위태롭기도 하면서 그들이 이해되기도 했어요.
소설로 읽으면 훨씬 더 섬세함을 느낄 수 있을듯요^^

coolcat329 2022-07-12 19:02   좋아요 3 | URL
영화 보셨군요. 영화보다 책에서 아이린의 클레어를 향한 분노와 경멸이 더 강하게 느껴졌어요.
상황 설정이 조금 다르지만 흑백영화 좋더라구요~

물감 2022-07-12 17: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나요.
쉽고 편하게 살 수 있는데 왜 고생을 하느냐 vs 나에게 주어진 본분을 지켜야 한다,의 대결...

coolcat329 2022-07-12 19:05   좋아요 3 | URL
물감님 별5리뷰 잘 읽었어요. 저도 참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백인 행세하는 클레어도 보통이 아니지만 소수 흑인 중산층으로서 자기 가정과 삶을 지키려는 아이린의 집착이 더 인상적이었어요.

새파랑 2022-07-12 19: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책이랑 약간 비슷한 자매품으로 필립 로스의 <휴먼 스테인>이 있습니다 ^^ 이 책 볼까 말까 고민하다 안읽었는데(내용을 이미 알아서? ㅋ) 다시 고민되는군요~!!

coolcat329 2022-07-12 19:16   좋아요 3 | URL
아 그렇군요! 휴먼 스테인 있는데 삼부작 순서대로 읽으라 하셔서 오랜 시간 계속 대기 중 입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mini74 2022-07-13 0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쉬운 길인것 같지만 쉽지 않은 길, 자신이 아닌 타인종이 된다는건 자신을 잃는 일. 자신을 지워버리는 일 이라 자멸할듯 위태위태한 마음으로 읽은 기억납니다 *^*

coolcat329 2022-07-13 20:12   좋아요 1 | URL
뭐든지 속이고 사는 건 참 힘든 일 같아요. 속이고 살 수밖에 없는 사회를 탓해야 할까요? 앏고 잘 읽히는 책이지만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책입니다.

레삭매냐 2022-07-13 1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감정선을 자극한 영화 패싱의
느릿한 재즈 선율이 떠오르는
어느 비 오는 저녁의 단상이네요...

소설도 영화도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coolcat329 2022-07-13 20:14   좋아요 2 | URL
영화,책 둘 다 보셨군요~^^
흑백영화에다 재즈까지 저도 비오는 오늘과 잘 어울리는 영화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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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를 선택한 나라>의 원제는 <The Death of Democracy>로 '인류 문명의 한 정점'을 보여준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어떻게 히틀러와 나치가 권력을 잡을 수 있었는지, 민주주의가 얼마나 허무하게 붕괴할 수 있는지를 수많은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명쾌하게 보여준다. 

저자 벤저민 카터 헷(Benjamin Carter Hett)은 당시 독일이 처한 국내외 정세, 경제 위기, 기성 정치인들의 오만과 이기주의 그로 인한 실책, 정치 권력 싸움, 사회 계층 간의 갈등, 독일인들의 정신을 잠식해 간 비합리성 등 여러 요인들을 파헤치며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았던 1930년대와 오늘날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히틀러가 유일한 해결책으로 등장했던 1932년과 1933년 초의 위기와 교착 상태는 국민의 절반 이상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을 배제하고, 가장 가벼운 타협조차 하지 않으려고 했던 우파 정치인들 때문에 빚어졌다. 결국 보수적인 정치인들(후겐베르크, 브뤼닝, 슐라이허, 파펜과 힌덴부르크)은 그들 입맛에 맞는 조건으로 권력을 유지할 유일한 방법으로 나치를 끌어들였다. 히틀러 정권은 그 결과였다.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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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7-07 15: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궁금했는데 원제가 전혀 다른 의미였네요? 쿨캣님 별5개 주셨으니 꼭 읽어보겠습니다 ^^

coolcat329 2022-07-07 15:39   좋아요 2 | URL
이 책 산 거 돈이 하나도 안 아깝습니다.😅
이 책에서 제가 가장 좋았던 점은 바이마르 공화국 당시 여러 정당의 정치인들, 특히 우파 정치인들에 대한 세세한 설명입니다. 강추입니다.
독후감이 빈약한 점이 참 죄송합니다.😞
저도 지금 심신이 방전 상태라서요.
미미님도 화이팅하세요!

레삭매냐 2022-07-07 15: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난 달에 희망도서로 보다가
아 이 책은 사야겠다 싶어서
사서 열심히 읽다가 이러저러한
책들이 나오는 통에 뒷전으로
밀려 버렸습니다.

다시 도전해봐야겠습니다 ~!

coolcat329 2022-07-07 15:39   좋아요 2 | URL
네 ~분량도 적당하고, 나치가 권력을 장악하게 된 배경과 관련 문제적 우파 정치인들 묘사가 아주 좋았습니다.

페넬로페 2022-07-07 17: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즘 에밀 졸라의 ‘나는 고백한다‘를 읽고 있는데 정치가나 언론이 우매한 대중을 동원하고 선동하는 방법이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더라고요.
히틀러의 방식도 같았을거라 생각됩니다^^

coolcat329 2022-07-07 18:10   좋아요 2 | URL
˝나치의 선동은 인간 내면의 저열한 부분에 끊임없이 호소한다˝고 당시 슈마허라는 사회민주당 의원이 한 말이 참 와닿았어요.
폭력이 일상화되는 시대에는 국민들도 폭력에 무감각하게 되고 비이성적으로 되는게 분명한 거 같습니다.

새파랑 2022-07-07 2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히틀러를 선택한 나라라니 제목부터 민주주의의 위기를 잘 표현한거 같아요. 역시 극단과 선동은 사람을 비이성적으로 만드나 봅니다 ~!

mini74 2022-07-08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지금의 우리나라 이야기같아요. 나라보단 정권유지가 우선인 ㅠㅠ이 책 찜만 해두고 고민중이었는데 쿨캣님 별 다섯개라니 저도 필독서로 *^^*

coolcat329 2022-07-11 13:17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정치인들이 당장의 정권 획득과 유지를 위해 어떤 큰 실책을 벌이는지 보고있으면 참 답답합니다.
결국 그게 자기를 죽이는 것임을 깨달았을 때는 늦죠.
미니님 이 책 참 재밌습니다.
 
내가 죽인 소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6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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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사립탐정 '사와자키'를 주인공으로 하는 일본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이다. 작가는 재즈 피아니스트로 활동하기도 한 규슈 사가현 출신의 하라 료(1946~)이다. 하드보일드 소설하면 레이먼드 챈들러나 대쉴 해미트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우연히 '필립 말로'와 비견된다는 탐정 사와자키를 알게 되었고 도서관에 신청해 이번에 읽게 되었다.(책을 꽂을 데가 없어 책 구매를 극도로 자제하는 중)


<내가 죽인 소녀>는 사와자키 시리즈 두 번째로 1989년 발표되었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102회 나오키상을 수상하고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에 오르면서 일본 하드보일드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하였다. 특히 하라 료의 나오키상 수상은 미스터리 소설이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고 대중 문학상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초여름 어느 날, 가족이 실종되었다며 집으로 방문해 달라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의뢰인을 찾아가는 탐정 사와자키. 그러나 의뢰인은 6천만 엔이 든 돈 가방을 건네며 납치한 딸을 돌려달라고 부탁한다. 이에 사와자키는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감을 느끼지만 잠복해 있던 형사들에게 납치범으로 몰려 붙잡히고 경찰서로 끌려가게 된다. 사와자키는 조사 끝에 유괴범이라는 의심은 벗지만, 진짜 유괴범에게 몸값을 전달하는 일을 맡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유괴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사와자키는 유괴범들의 요구에 따라 돈가방을 가지고 여러 장소를 전전하지만 도중에 불량배들에게 습격을 당해 기절하고 돈가방은 사라진다. 유괴범은 지정한 시간과 장소에 몸값이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든 교섭을 중단하고 종적을 감춘다.

돈은 사라지고 유괴된 소녀의 행방은 모르는 가운데 사와자키는 소녀의 외삼촌으로부터 사건과 관련된 의뢰를 받게 되고 이야기는 사와자키의 동선을 따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급박하게 전개된다. 


33년 전에 발표된 소설이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탐정이 의뢰인의 전화를 받고 찾아간 곳에서 얼결에 유괴범으로 몰리게 되는 설정부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블루버드를 타고 다니며 필터 없는 담배를 피운다는 점 외에는 사와자키에 대한 정보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사와자키라는 성 외에는 이름도 나오지 않는다. 다만 소녀가 자기 때문에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으로 '유일하게 기억하는 여자의 전화번호'를 돌리는 모습은 인간 사와자키에 대해 독자가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장면이다. 

비정한 도시 뒷골목을 누비며 다니는 쓸쓸한 탐정은 자신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다만 행동으로만 보여줄 뿐. 그렇기에 독자는 비정하고 거친 세상 속, 고독한 탐정의 모습에 알 수 없는 슬픈 매력을 느끼고 빠져들게 된다. 

과작인 탓에 하라 료의 작품은 국내에 총 6권이 나와 있는데, 천천히 다 읽어 보기로 했다.


서양에 필립 말로가 있다면 동양엔 사와자키가 있다. 이왕이면 도쿄의 신주쿠가 아닌 한국의 종로3가나 서울역 근처를 누비고 다니는 탐정이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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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4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oolcat329 2022-07-04 11:52   좋아요 2 | URL
아날로그적 풍경! 맞네요. 휴대폰 없어서 공중전화에서 기다리고~
저도 좋았습니다😁

레삭매냐 2022-07-04 15: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이 새로 나왔나 보네요.

왠지 제목이 익숙해서 기록
을 뒤적여 보니 13년 전에 읽
은 책이네요. 기억은...

왠지 올디스 굿디스가 마음
에 듭니다.

coolcat329 2022-07-04 16:38   좋아요 3 | URL
아 예전에 읽으셨군요. 13년 만에 개정판이 나온거라네요. 미공개 단편도 하나 수록해서요.

새파랑 2022-07-04 2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필립 말로 어디서 들어본거 같은데... 이 책 표지는 언제봐도 섬뜩합니다 ㅋ
역시 명작은 세월이 흘러도 촌스럽지 않나 봅니다~!!

잠자냥 2022-07-04 22:05   좋아요 1 | URL
아니 새파랑! 프로필은 샛누리끼리!

새파랑 2022-07-04 22:18   좋아요 1 | URL
닉네임을 바꿔야 할까요? ㅋ 오아시스 노래 듣다가 요 표지가 노르망디 같아서 바꿨습니다 ㅋ (근데 노르망디는 프랑스인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