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과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눈 후 나는 약간의 실망을 느꼈다. 애초에 그를 대단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의 지적 한계가 뚜렷이 드러났다. 그가 신봉한는 마르크스주의는 다소 편협했고, 작은 악마 같은 잔인한 일면마저 엿보였다. - 145쪽
인생에 대해 내가 알았던 것은 무엇인가. 신중하기 그지 없는 삶을 살았던 내가. 이긴 적도, 패배한 적도 없이, 다만 인생이 흘러가는 대로 살지 않았던가. 흔한 야심을 품었지만, 야심의 실체를 깨닫지도 못한 채 그것을 위해 섣불리 정착해버리지 않았던가. 상처받는게 두려웠으면서도 생존력이라는 말로 둘러대지 않았던가. - 24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