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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모든 하루 - 김창완의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안부
김창완 지음 / 박하 / 2016년 7월
평점 :
'김창완'씨에 대해선 책프로그램으로 친숙해졌습니다.
<TV,책을 보다>에서 책을 읽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시는 모습은 거리감 있는 연예인이 아닌 우리 주변에 계실 듯한 아버지와 같은 포근함으로 소소하게, 꾸밈없이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느낀 점을 이야기하시는 모습은 저에게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게끔 하셨습니다.
그런 그가 책을 썼다고해서 아무런 고민 없이 읽게 되었습니다.
책의 표지에서도 그에 대한 제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김창완의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안부
그가 전하는 매일 아침마다 지치고 공허한 마음에 힘을 주는 메시지는 어떻게 표현되어 있을지 기대감을 안고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가 말하는 '일상'은 이러했습니다.
일상은 오늘이나 현재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일상은 누적딘 생활에서 풍기는 향기다.
쌓인 게 없으면 일상도 없다.
오늘이 일상이 되려면
모든 어제가 필요하다. - <프롤로그> 중에서
그가 바라본 일상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습니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말없이 살아가지만 그 위치에서만큼은 제 역할을 하는......
하지만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무심하기만 했던 것들.
그래서 그가 전하는 이야기는 마치 동화처럼 느껴지기도 하였고 한편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가 써내려간 이야기들은 하나하나가 그 의미를 지니고 있었기에 무엇하나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글들은 짧지만 많은 여운이 담겨 있던 책.
그래서 이 책은 한 번만 읽고 넘어가기엔 제 마음이, 제 손이, 제 머리가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 중에 인상깊은 구절들이 있었습니다.
하긴 생명이 있으니 걱정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전 이런 근심 어린 날씨를 좋아합니다.
절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걸 느끼니까요. - page 89
당신과 나 사이의 거리, 우연한 끌림에서 시작해 그 중력권 안에서 빙글빙글 돌며 서로 떨어지지도 않고, 더 가까이 갈 수도 없는 그런 운명 때문에 생겨나는 수많은 일과 감정들. 이 지구와 태양의 댄스를 너무나 닮았습니다. - page 142
귀에 아련한 그 노래가 들릴 때는, 코에 아스라한 그 내음이 닿을 때는 하던 것을 멈추고 해야 할 것을 잊고 잠시 그 추억 속으로 깊이 잠수합시다. - page 192
그가 써내려간 글들을 읽으면서 잠시나마 감춰졌던, 잊혀졌던 감성들이 조금씩 얼굴을 비추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가 앞서 이야기했던 일상이라는 것.
그것은 어제가 있기에 오늘이 있는 것이었고, 오늘이 있기에 다가올 미래가 존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속에서 조용히, 하지만 자신의 본분을 다 하며 살아가기에 우리는 그 일상 속에서 때론 잊혀지면서 살아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를 통해서 다시금 일깨워진 감성.
책의 뒷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맞아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오늘이 선물인 것은 당신이 계셔서입니다."
이 책의 내용이 결국은 이 문구가 맞아떨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책을 덮고 잠시 제 주변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에 대한 미안함.
그들의 고요 속의 작은 외침들에 귀를 기울여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