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럭이는 세계사 - 인간이 깃발 아래 모이는 이유
드미트로 두빌레트 지음, 한지원 옮김 / 윌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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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국기를 보다 보면...

그것도 유럽의 국가들을 보면 닮은 듯하면서도 다른...!

그래서 한때 아이가 어릴 적 국기에 빠져 저에게 국기 카드를 보이면서 아이가 가르쳐 주곤 하였었는데

(그랬던 아이가 이제는 자신도 다 까먹어서 오히려 저에게 물어보는...)

그때의 추억(?)이 남아서일까! 

이 책을 보자마자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상징의 기원을 찾아 떠나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여행"


국기와 깃발.

그 속에 담긴 인류 수천 년의 역사 여행을 통해 다양한 국기와 상징의 이해뿐만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와 변화의 힘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깃발은 역사의 산증인,

역사가 바뀌면 깃발부터 달라진다


펄럭이는 세계사


여기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1994년 어느 날, 열네 살의 '드미트로 두빌레트'는 월드컵 중계 중인 텔레비전 화면 한구석에 자리한 국기에 시선을 빼앗기에 됩니다.

그래서 소년 드미트로는 세계 곳곳의 깃발을 찾아다니며 탐구하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모든 국기에는 흥미로운 역사가 숨어 있다.


그 후 그는 우크라이나의 내각 장관이 되는데 정치인이자 기업가가 되었어도 각종 국기와 깃발에 대한 탐구심과 사랑은 계속되어 이제는 깃발 아래에서 소란스럽고 치열하게 벌어졌던 인류의 여정을 한 권의 책으로 엮게 됩니다.

바로 『펄럭이는 세계사


책은 유명한 유니언잭이나 삼색기, 태극기는 물론이고 독수리, 빨간 모자, 톱니바퀴 같은 상징마다 비밀스럽게 깃든 사연을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화려한 색과 무늬 속에 깃든 인류의 뜨거웠던 지난날.

지금도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국기는 아니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깃발 '유엔기'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1945년 50개국의 대표가 캘리포니아에서 회의를 열어 세계 평화 유지를 위한 기구를 설립하면서 탄생하게 된 유엔.

처음엔 회의 주최 측이 그저 참가자 배지에 넣을 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하였지만 이 임시 표장을 영구적으로 사용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걸 깨닫고는 디자인 제작 위원회를 설립해 깃발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유엔 표장과 깃발 속 모든 디자인 요소는 이 기구의 주요한 목표인 '평화'와 '번영'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파란색은 전쟁을 상징하는 빨간색과 정반대로 선택되었는데 특히나 깃발에 쓰인 파랑의 색조를 '유엔 블루'라 불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흰색으로 표현된 부분은 방위각 투영으로 본 세계지도로, 북극에서 바라본 이 지도의 각도는 모든 국가로부터의 등거리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유엔기의 세계지도 주위엔 올리브 가지 2개가 그려져 있는데 이는 '평화'를 상징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저자는 이야기를 나아갔습니다.

유엔기의 등장 이후로 올리브 가지를 국기 도안에 적용한 키프로스, 에리트레아, 투르크메니스탄 이 세 나라에 넣었는데 그중 키프로스와 에리트레아엔 평화가 오지 않았고

특정 국가의 영토가 아니기에 공식 기가 없었던 남극은 유엔 블루 바탕에 남극 대륙 모양의 흰 지도가 그려진 도안이 대표적이었는데 2002년 남극조약에서 채택한 남극 기는 보다 어두운 바탕색이 사용되고 위도와 경도의 주요 선이 표시되었다는 차이가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이모티콘에 사용되는 남극 기는 이 도안임을

하나의 깃발은 하나로 그치지 않고 여러 곳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태극기'도 등장하게 되었는데...

평화를 상징하는 흰색 바탕에 음과 양의 태극 문양.

그 주위의 검은 사괘는 태양(천체), 불(자연 요소), 가을(계절), 남쪽(방위), 예의(덕목), 딸(가정), 화려함(성정)을 상징하며 이를 다 합치면 결실을 뜻하는 우리 국기.

사실 우리에겐 분단국가라는 아픔이 있고 지금은 각자의 국기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분단 전부터 쓰던 태극기를 계속 사용하고 싶어 했다는 북한.

그러나 태극기에 담긴 고대 불교 상징을 미신으로 여긴 소련이 이를 탐탁지 않게 여겼고, 결국 모스크바에서 오각별이 그려진 붉은색 바탕의 새 국기를 도안해 평양에 전달해 지금의 국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만약 북한도 우리와 같은 국기를 사용했더라면 이렇게나 오랫동안 분단국가로 남았을까... 란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그래도 우리에겐 남북한이 공동으로 참가할 때 사용할 '한반도기'라는 통일기가 있는데 이 역시도 이젠 개별팀으로 참가하면서 존재만 한다는 점에서...

뭐랄까...

풀지 못한 숙제로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국기는, 깃발은 조금씩 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살아있는 역사처럼 말입니다.

그 변화의 방향은 국민들의 '믿음'과 '사랑', '평화'와 '번영'이었으면 하는 바람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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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있는
문목하 지음 / 아작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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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일로...

'가치 읽기'를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5월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왠지 올해엔 흐지부지 넘어갈 것 같아서...!

이번 책 구입부터 시작해 늦게 시작하게 되었지만 이렇게 읽고 뿌듯함을 남겨봅니다.


SF와 판타지, 미스테리를 효과적으로 결합한

신인 작가 문목하의 놀라운 데뷔작!


이라 하였는데...

정말 신인 작가분이 맞나요!!!

재미를 넘어 감동이었던 이 작품.

다른 분들도 읽어보시길 바라며 짧게나마 이야기를 남겨볼까 합니다.


부패경찰과 정체불명의 불법 조직 사이에서 벌어지는 첩보와 배신,

초능력물과 누아르를 매력적인 캐릭터와 대사로 녹여낸 소설다운 소설!


돌이킬 수 있는



"도망 안 가?" 남자가 말했다.

차라리 이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떻게든 이 남자를 죽였다면 좋았을 것이다. 이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여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시간의 타래가 감길 때마다 그 생각은 퇴색되었다가 덧칠되고, 희미해졌다가 견고해지길 수없이 반복하는 변덕을 부리게 되지만.

"도망가 줘." - page 9


촉망받는 신입 수사관 '윤서리'

하지만 부패경찰을 도와 일하게 된 그녀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범죄조직 '비원'을 건드리고,

비공식 명령을 받아 어느 암살 작전에 투입됩니다.

작전구역은 대형 싱크홀 발생으로 4만여 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어 참혹한 재해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폐쇄된 유령도시 경선산성.

아무도 없어야 할 이곳에 수백 명의 사람들을 발견하게 되고, 더 놀라운 사실은 그들은 초능력을 지니고 있었는데...

윤서리가 해야 할 작업은


"비원과 경선산성이 자기들 싸움에 공멸하게 하는 것. 한쪽이 한쪽을 밟으면서 제 몸집을 깎도록 소모전을 지속시키는 것. 마지막에 비원이 이기든 경선산성이 이기든 그건 상관없어. 비원 혹은 산성이 쉽게 처치될 정도로 약해진 채 홀로 남는 게 중요한 거야.

도시 안에서 서로 계속 싸우게 만들어. 내 두더지들은 틈을 알려주고, 우리는 더 큰 틈을 만든다. 두 집단이 자주 충돌하면 충돌할수록 좋아. 나중에 처리할 머릿수가 하나라도 더 줄게 해. 그게 내 요원들이 하는 일이고, 윤서리, 네가 하게 될 일이다." - page 139 ~ 140


사실 비원과 경선산성은 하나의 집단이었습니다.

여기서 최고 실력자였던 최주상과 이경선이 변종들을 한데 모아 조용한 생존을 꾀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경선은 자기들이 지금은 숨어 살더라도 언젠간 외부에 드러나야 하고, 그 순간은 필수불가결하게 찾아올 거로 생각해 그때를 위해 안전과 독립을 보장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최주상은 존재가 외부에 드러나는 순간 집단 전체가 몰살 당할 거로 생각해 숨어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때부터 최주상에게 동조하고 최주상의 힘에 보호받으려는 변종들과, 이경선에게 동조하는 변종끼리 파가 나뉘게 되고

결국 이경선 측이 내몰리게 되면서 싱크홀이 발생하고 아무도 다가가지 않는 그 도시에 다시 들어가게 되면서 경선산성을 이루게 되고

최주상은 비원의 우두머리로 그 도시에서 아무도 나오지 못하게 하고, 만약 바깥으로 나오는 놈이 있다면 자신의 선에게 처리하겠다는...

그리고 이런 비원을 감시하는 서형우까지.


이 모든 것을 알게 된 '윤서리' 와

부패경찰 '서형우',

경선산성의 수장 '정여준'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첩보와 배신, 그 끝은 어떨지...

과거가 반복되고 멈춘 시공간이 늘어감에 따라 이들의 결말은 예상 밖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아하! 그래서 드라마 <시그널>에 비유를 했었다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정여준의 유언이었던 마지막 말을, 그러나 이제는 유언이 아닌 한 문장을, 그녀는 승리감에 가득 차 그에게 소리쳤다.

"무사해서 다행이다!" - page 403


와!

간만에 이렇게나 재미있는 책을 만나게 되다니!!!

각각의 캐릭터들이 생동감 있고 매력적으로 그려졌고

빠른 전개와 반전의 묘미,

무엇보다 초능력물과 경찰 누아르 장르의 케미가 이렇게나 좋을 줄 몰랐습니다.

왜 오랫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지 알 수 있었던 이 작품.

특히 이 대사.


"왜겠어요."


정말이지...

이 설렘 간만에 느껴봅니다.


그 뒤로 작가님의 작품을 찾아보는데...

어?!

얼마나 우리의 애간장을 녹이시는 겁니까?!!!

작가님의 신작을 기다리며...

또다시 저 대사에 심쿵 하며 책을 덮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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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부작 - 그래픽노블
데이비드 마추켈리 외 그림, 황보석 외 옮김, 폴 오스터 원작, 폴 카라식 각색 / 미메시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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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소외된 주변 인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으면서도, 감정에 몰입되지 않고 그 의식 세계를 심오한 지성으로 그려 내는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소설가

'폴 오스터'


그의 명성은 익히 들어서 알지만...

작품은 읽어보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폴 오스터의 1주기를 맞이하여 미국과 한국에서 그의 대표작을 그래픽노블로 출간하였다길래

왠지 더 흡입력 있게 그의 작품을 맞이할 것 같아 읽게 되었습니다.

고전이 그래픽노블로...

어떻게 그려나아갔을지 기대하며 읽어보았습니다.


폴 오스터와

유리의 도시로, 유령들과

잠겨 있는 방으로


뉴욕 3부작



제목처럼 세 편의 작품이 있었습니다.

포문을 열어주었던 「유리의 도시」.

첫 문장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뉴욕에 사는 소설가 '퀸'은 윌리엄 윌슨이라는 필명을 쓰면서 맥스 워크라는 사설탐정을 주인공으로 하는 탐정 소설을 쓰는 작가였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첫 문장처럼 한밤중에 걸려온,


"폴 오스터 씨인가요?

폴 오스터 씨와 통화하고 싶은데요."


"전화를 잘못 거신 것 같습니다."


"폴 오스터 씨라고,

오스터 탐정 회사를 하는 분인데요."


"여기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제 말을 이해하지 못하시는군요.

정말 급한 일입니다."


결국 피터 스틸먼의 아내라는 이로부터 피터의 아버지인 피터 스틸먼(부자의 이름이 같음)을 감시하는 탐정의 임무를 맡게 됩니다.

사실 아버지 피터 스틸먼은 아내의 죽음 뒤 자신의 아들을 9년 동안 독방에 감금해 놓고 학대를 합니다.

그런 피터 스틸먼은 감옥 생활을 하게 되었고 시간이 흐른 뒤 감옥에서 나오게 된 그.

그런 그의 등장은 어린 피터가 성인이 되었어도 두려움에 떨게 되고 아내가 폴 오스터에게, 아니 퀸에게 늙은 피터 스틸먼의 일거수일투족 감시를 의뢰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시작된 감시를 하게 되는데 늙은 피터는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고 어느 날 사라지게 됩니다.

그를 놓친 것을 스틸먼에게 알리고자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게 되자 퀸은 스틸먼의 아파트 앞에 노숙자가 되어 가면서 또다시 감시를 시작하게 되고 결국 퀸은...


솔직히 이 작품을 읽고 나서 충격적이었습니다.

낯선 이의 한 마디로 한 사람이 이렇게 무너질 수 있는 것인가...

이토록 인간이란 존재가 나약할 수 있을까...

너무 민낯을 본 것 같아 어찔했었던...


그렇게 한 이야기가 끝나고 다음 이야기였던 「유령들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앞서 읽었던 「유리의 도시」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서도 등장한 탐정 '블루'

그에게 화이트라는 이름의 남자가 원하는 기간 동안 블랙이라는 이름의 남자를 쫓아다니며 지켜보며 

매주 이러이러한 우편 사서함으로 보고서를 보내면

매주 우편으로 수표를 보낸다는 것

단, 이 일은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보고서를 보낼 것

이었습니다.


역시나 감시를 하였고 알고 보니 블랙이라는 자의 정체가 바로...


"당신은 내가 해야 할 일을 상기해 줄 사람이었다.

고개를 들면 매번 거기서 내 쪽을 바라보며 그 시선으로 나를 꿰뚫었지.

당신은 내게 온 세상이었고,

난 당신을 내 죽음으로 탈바꿈한 거야.

당신은 변하지 않는 단 한 가지, 

모든 것의 안팎을 바꿔 놓은 단 하나의 존재다."


마지막 「잠겨 있는 방」에서는 앞서 등장했던 인물들이 다시 거론되고...

그렇게 이 세 작품은 닮은 듯 다른 이야기를 하며

'뉴욕 3부작'

을 완성하고 있었습니다.


모두 누군가를 감시하고 뒤쫓지만

좇으면 좇을수록 모든 것은 흐릿해지고

종국에 가서 마주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모습이었던,

몰두가 강박관념으로 변하는 인간 군상을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잔인하지만 우리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그래서일까...

「유령들」에서의 마지막 문장이 울림처럼 남았었습니다.





고전으로 만났었다면 혼돈이었을 테지만

그래픽노블이었기에 그나마 끝까지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되짚어보게 된 이 책.

한 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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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수면과 꿈의 과학
매슈 워커 지음, 이한음 옮김 / 사람의집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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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속에 우리는

휴대폰 알람을 시작으로 일어나

커피 한 잔의 여유보다는 잠에서 깨기 위해 카페인 섭취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침대에 누워 쇼츠를 보노라면 어느새 시간은 순삭!

그렇게 반복되는 생활 속에 우리의 수면은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제 일상이 그러한데요...


젊었을 땐 금방 회복되기에 넘어갈 수 있었지만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회복 속도도 더디고

이로 인해 몸이 망가지는 것을 느끼면서 깨닫게 된

'수면'의 중요성.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3분의 1을 완벽하게 활용하는 법


이제라도 한 수 배우고자 합니다.


불면과의 사투를 벌이는 당신을 위하여!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우리 인생의 3분의 2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는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회 활동을 하고, 생존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식량을 얻고, 자손을 번식하는 등.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잠을 자는데...

마치 비생산적으로 보이는, 그럼에도 '잠'을 잔다는 것을 우리에게 엄청난 혜택을 주는데...


잠은 학습하고, 기억하고, 논리적 판단과 선택을 하는 능력 등 뇌의 다양한 기능들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우리의 정신 건강에 유익한 기여를 함으로써, 잠은 우리 감정 뇌 회로를 재조정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 날 냉철한 머리로 사회적 및 심리적 도전 과제를 헤쳐나갈 수 있다. 더 나아가 우리는 모든 의식 경험 가운데 가장 난제이면서 논쟁적인 것도 이해하기 시작했다. 꿈 말이다. 인간을 비롯하여 꿈을 꿀 수 있는 만큼 운이 좋은 종들은 모두 꿈꾸기를 통해서 독특한 혜택들을 얻는다. 편안하게 하는 신경 화학 물질에 뇌를 푹 담금으로써 고통스러운 기억을 누그러뜨리고, 과거와 현재의 지식을 뒤섞은 가상 현실 공간을 통해 창의성을 부추기는 것도 잠이 주는 선물 중 하나다.

몸의 더 아래쪽에서 잠은 우리 면역계의 병기고를 다시 채움으로써, 악성 종양과 맞서 싸우고, 감염을 막고, 온갖 질병 요인들을 물리치는 일을 돕는다. 잠은 혈액을 타고 도는 인슐린과 당의 균형을 미세하게 조정함으로써 몸의 대사 상태를 복구한다. 또 잠은 식욕도 조절한다. 무분별한 충동보다는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체중 조절을 돕는다. 게다가 잠을 충분히 자면, 영양 측면에서 우리 건강의 출발점이 되는 장내 미생물들이 번성할 수 있다. 잠을 충분히 자면 혈압이 낮아지고 심장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므로, 잠은 심혈관계의 건강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 page 17 ~ 18


하지만 우리는 어떠한가...

이렇게나 많은 잠의 혜택들에도 불구하고 잠을 줄이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세계적인 신경 과학자이자 수면 전문가인 '매슈 워커'는 이 책을 통해

카페인과 알코올은 잠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까?

렘수면 때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의 수면 양상은 왜 나이를 먹음에 따라 달라질까?

흔히 접할 수 있는 수면제는 어떻게 작용하며,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어떤 피해를 끼칠 수 있을까?

꿈은 어떻게 학습, 기분, 활력을 증진시키며, 호르몬을 조절할 수 있을까?

아이들의 성장, 노동 현장의 능률과 성취도와 생산성은 잠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

등을 설명하면서 



는 것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 책을 통해서 뿐만 아니더라도 잠에 대해서는 여기저기에서 들어보았습니다.

그래서 파편 된 정보 조각들을 가지고 있었기에 중요성이 그리 와닿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 권으로,

그것도 ''이라는 주제에 대해 

최신 과학적 발견들을 요약하고 수십 년에 걸친 연구와 임상적 성과들을 종합하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였기에 더 설득력이 있었고

왜 정재승 교수님의 추천사에


당신의 침대 머리맡에 놓아둬야 할 단 한 권의 책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 책이다.


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만성 수면 부족은 알츠하이머병, 암, 당뇨병, 우울증, 비만, 고혈압,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충분치 않다는 양, 생명의 핵심을 이루는 것까지 손상시킨다는데...

바로 유전 암호와 그것을 에워싸고 있는 구조.



무섭지 않나요?

우리 자신의 본질, 아니 적어도 자신의 DNA를 통해 생물학적으로 정의되는 본질을 조작한다
는, 마치 매일 밤 유전 공학 실험을 자기 자신에게 하도록 하는 꼴이 된다는 점에서, 
나아가 나의 자녀가 그렇게 된다면...

청소년기의 아이라면 더더욱 '잠'의 중요성을 일러주어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잠을 많이 잔다고 좋은 걸까?

아니었습니다.

잠을 더 많이 잘수록 사망 위험이 더욱더 낮아지는 것은 아니며, 사망 위험이 낮아질수록 잠을 더 많이 자게 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평균 수면 시간이 아홉 시간을 넘어서면, 사망 위험이 다시 높아짐으로써 좌우를 뒤집은 J자 모양 같은 곡선이 나온다는 것을 말하며 그렇기에

사람에게서는 평균적인 성인을 기준으로, 전반적으로 각성 약 열여섯 시간, 수면 약 여덟 시간이 균형 상태라는 것을

적당한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저자는 우리에게 질문을 건넸습니다.


당신은 몇 시간을 주무셨나요?


저는 잠을 좀 설쳤습니다만...

또다시 저자의 말을 되짚으며...


당신의 수면 시간이 곧 오늘의 당신을 이끌어갈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부터는 꼭 충분한 수면을 취하시길 저 역시도 바라봅니다.

오늘 저도 좋은 잠을 청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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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양자역학 때문이야
제레미 해리스 지음, 박병철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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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알고 싶어서 다가가지만 알 수 없는...

그래서 더 애증의 관계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물리'가 그러한데요...

특히나 '양자역학'은 도통 '이해'라는 것이 힘겹기만 합니다.

그런데...!


"책을 번역하면서

이렇게 웃어보긴 난생처음이다."

_박병철(《프린키피아》 역자)


이 말에 혹했습니다.

어차피 어렵겠지만...

그래도 조금의 희망이 엿보였다는...

저도 읽으면서 완벽한 이해까지는 바라지 않고 그 느낌만이라도, 

무엇보다 재미있게 받아들여졌으면 합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과학 이론을

불경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다!


이게 다 양자역학 때문이야!


양자역학 탄생 100년을 맞아 양자역학 해석의 정론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코펜하겐 해석'에 도전하고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 책이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옮긴이 역시도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이 책은 양자역학 자체를 다룬 책이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방법에 관한 책이다. 해석을 어떻게 하건 양자역학의 철옹성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다. 그러니 아무 걱정 하지 말고 상상의 날개를 활짝 펼치면 된다. 그것도 귀찮다면 저자가 펼친 날개에 올라타기만 해도 된다. 장담하건대, 양자역학을 이토록 재미있게 풀어낸 책은 한동안 찾기 어려울 것이다. - page 303 ~ 304


음...

뭔가 쉽게 읽히기에 마치 이해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막상 되돌아보면 아무것도 잡힌 것이 없는...

읽을 땐 좋은데 조금은 허무하다고 할까...?!

하지만 여느 양자역학을 다룬 책보다는 쉽게 다가왔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습니다.


양자 세계, 즉 원자 규모의 작은 세계는 상식을 뛰어넘는 기이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럼 이런 것을 물리학자들은 어떻게 알아냈을까?

바로 

'실험

이었습니다.

그리고 양자역학이 실험으로 얻은 데이터와 이론으로 계산된 값이 일치한 답을 내놓았기에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의 현실적인 해석에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물리학의 기본 요소 중 하나가 '인간의 의식'이라는 점에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대부분의 물리학자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고 나 역시 그랬지만, 인간의 의식을 물리학에 결부시키는 것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황당무계한 발상이 아니다.

양자역학이라는 이론 자체가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다. 미시 세계의 현상을 설명하는 정교한 이론인데도, 복잡한 수학을 걷어내고 기본 뼈대만 남기면 공상과학을 방불케 한다. 게다가 이 이론은 주변 세계에 대해 오랜 세월 동안 간직해 왔던 우리의 믿음을 뿌리째 뒤흔들었고, '현실 세계'라는 개념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 page 13 ~ 14


그렇기에 저자는 양자역학을 해석하는 다양한 대안을 제시합니다.

그러고는


각 대안이 사실이라면 이 세상의 도덕적 가치와 법률체계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에 대해 인간의 '의식'과 '자유의지'를 양자역학에 기초하여 정의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사람이 생각해야 할 일'의 상당 부분을 기계에게 떠넘기고 있으며, 그 양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인데...

저자가 지적했듯이


그 속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이에 대해 


양자역학은 '창조주'로서 인간의 책임을 해석할 때 핵심적 역할을 한다. 인간이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인공지능을 구축할 준비가 되어있다면, 그로부터 초래되는 위험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끔은 양자 메뉴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 page 287


여전히 모호함에 직관적인 이해가 힘든 양자역학.

하지만 우리에게 양자역학은 이미 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과학이 아닌 나 자신이었고 삶이었고 철학이었던 '양자역학'.

그렇기에 이해하길 포기하지 않아야 함을 이 책을 통해 되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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