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의 대각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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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기상천외한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을 안겨 주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정말 그의 꾸준한 집필에 독자로써는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번 신작.

책 표지를 보자마자 어?!

'배경-전경 착시' 그림이 아닌가!

체스 게임?

두 사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되었습니다.

함께하는 집단의 힘을 믿는 니콜,

뛰어난 개인의 힘을 믿는 모니카.

영혼의 숙적인 두 체스 천재가 벌이는 전 지구적 게임!

최후에 역사의 키를 쥐는 건 어느 쪽일까?

퀸의 대각선 1






영악한(?) 두 아이가 등장하게 됩니다.

늘 주변에 사람이 있어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오토포비아'를 가진 오스트레일리아 ROC 목장에 사는 열한 살 아이 '니콜 오코너'.

이게 다 선생님이 날 교실에 혼자 감금해서 벌어진 일이야.

내 경고를 듣지 않았어.

혼자 있는 걸 <못 견딘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 page 15 ~ 16

학교에서 사고를 치게 되고 목장에서 아빠와 원격 수업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같은 날,

둘 이상 모이는 순간 사람들은 바보가 돼요. 그 집단의 어리석음을 못 참겠어요. 숨이 막혀요. - page 27

혼자 조용히 있는 게 좋은 '안트로포비아'를 가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1만 6천 킬로미터 떨어진 미국 뉴욕의 한 중학교, 니콜과 동갑내기인 아이 '모니카 매킨타이어'.

모니카 역시 학교에서 사고를 치고 집에서 원격 수업을 듣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 둘은 각자의 방식으로 '체스'를 배우게 됩니다.

열두 살이 되었을 때 이 둘은 만나게 됩니다.

체스 경기에서 만나게 된 니콜과 모니카.

모니카는 평소대로 초반부터 퀸을 활용한 기습 공격을 시도하지만 니콜ㅇ이 폰을 전진 배치시켜 난공불락의 장벽을 쌓아 놓는 바람에 번번이 좌절되고 결국

체크......

메이트.

이렇게 처음 만난 순간, 두 체스 천재는 서로가 영혼의 숙적임을 알아보게 되고 점점 세계를 무대로 평생에 걸친 치열한 대결을 펼치게 되는데...

함께하는 집단의 힘을 믿으며 거시적 관점을 지닌 니콜.

전 세계 폰들의 혁명을 일으켜 킹들과 퀸들을 무너뜨릴 거예요. - page 123

뛰어난 개인의 힘을 믿으며 미시적 관점을 지닌 모니카.

보비 피셔는 왕으로 추앙받길 원하지 않았던 게 분명해. 아직 나는 피셔처럼 최고의 자리에 오르진 못했지만 언젠가 이 세계에 영향을 미칠 날이 분명히 올 거야.

그건 내가 한 개인이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야.

가능하다는 인식만 있으면 돼. 그걸로 충분해. - page 125

두 번째 체스 게임에서 만난 이 둘.

예전과 똑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니콜.

이번엔 모니카가 역습을 하게 되는데...

어리석은 중국 파수병 하나가 성문을 열어 주자 칭기즈 칸의 기병 수천 명이 밀물처럼 밀려들어 왔어.

그때부터 몽골군은 파죽지세로 중국 땅을 유린했지.

약한 고리가 있기 때문에 사슬이 강해지는 거야.

기병대...... 기병대가 칭기즈 칸의 무기였어......

...

나도 나이트를 활용해 상대의 가장 약한 고리를 타격해 보면 어떨까......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말이 나이트잖아. 나이트로 폰의 장벽을 뛰어넘는 거야. - page 199 ~ 200

진 니콜은 IRA의 폭탄 테러 협박으로 경기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이로 인해 모니카의 어머니는 목숨을 잃게 됩니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범인을 잡겠다고 혈연이 된 모니카.

시간이 흐른 뒤 범인은 다름 아닌 니콜이었고, IRA 대원들을 지시하고 있었습니다.

IRA를 잡겠다고 MI5에선 니콜과 연이 있는 모니카에게 자문을 구하지만 니콜의 작전이 성공하게 되고...

모니카는 집단적 공격성과 어리석음이 만들어 낸 종말론적 상황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며 무력감과 함께 분노를 느낀다. - page 287

과연 이 둘의 전 지구적 게임!

최후에 역사의 키를 쥐는 건 어느 쪽일까...?

정말 '체스'가 단순한 게임이 아닌 그 이상의 차원이었습니다.

세계 무대가 체스보드였고

군중을 기물 삼아

매 순간 판을 짜며 그려진 역사.

여전히 개인과 집단의 싸움이 이어지고 그렇게 인류 진보는...

두 여인의 신념을 저울질하며 독자들에게 질문을 건네고 있었습니다.

이번 작품은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기에 보다 몰입감 있게 읽었습니다.

늘 그래 왔듯 기대를 뛰어넘으며 매혹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

2권에서 이들은 우리에게 답을 알려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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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아내가 차려 준 밥상 매드앤미러 2
구한나리.신진오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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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앤미러 프로젝트'.

매드크럽, 거울과 함께 수십 개의 한 줄 아이디어를 구성한 뒤,

각 작가가 선택한 한 줄로 크루의 성향과 자신의 개성을 살린 한 쌍의 중편 소설을 기획한,

여기에 장르적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호러/스릴러적 색깔도 가미한 다채로운 매드앤미러의 이야기 세계.

이미 입문을 해서일까!

이번 역시도 기대를 안할 수 없었습니다.

공통 한 줄 :

"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사라진 아내가 식사 준비를 하고 있다."

같은 한 줄,

다른 두 편의 이야기

사라진 아내가 차려 준 밥상



두 이야기는 경계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삼인상」은 신국과 월국 경계에 있으면서, 어떤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묏말골'.

「매미가 울 때」는 이승과 저승 사이에 있는 미지의 공간, '파락'.

경계가 주는 신비로움과 긴장감으로부터 불안한 감정이 주인공으로부터 읽는 우리들에게까지 전달되었습니다.

우선 「삼인상」의 '나'는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 묏맡골로 들어오게 됩니다.

어머니는 이 고장에 살게 된 것은 천운이라며 늘 말씀하셨었는데...

이곳은 독특한 풍습이 있었습니다.

바로 '삼인상'.

한 사람을 위한 상은 차릴 수 없고, 두 사람이 있는 곳에 꼭 세 사람의 상을 차리되 삼인상의 그릇을 함께 올려야 하는 풍습.

그래야 이 그릇의 주인인 '삼인'이 집을 살피고 지켜 준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또한 묏맡골의 제를 주관하는 당골의 배우자는 대대로 후대 당골의 운명을 가진 아이가 태어나면 1년 안에 사망하게 됩니다.

'나'는 언젠지 기억나지 않을 때부터 당골의 셋째 딸 '현'을 사랑해 왔습니다.

하지만 현은 후대 당골로 여겨졌기에 어머니는 다른 이와 오랫동안 살아가기를 바라지만 현을 향한 마음을 접을 순 없었습니다.

둘은 혼인을 하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에 큰일이 생기게 됩니다.

신국과 월국 사이 전쟁으로 묏맡골에 이들이 들이닥치며 마을은 풍비박산이 나고 '나'에게도 불행이 시작됩니다.

호적이 없던 '나'는 전쟁에 역을 할 수 없자 마을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

그보다 장군이 나의 아내를 강제로 끌고 가게 되고...

왜 삼인상을 잘 모셨던 '나'에게 이런 불행이 오는 걸까...

하지만 이 둘의 연에 대해 예전 당골 어른의 말이 있었었는데...

"현이랑 네 연은, 짧고 길다. 나는 이게 무언지 모르겠다. 짧다면 그런 줄 알겠고, 길다면 안심하겠는데, 당산송께도 삼인들께도 여쭈고 기도했는데 어딜 보아도 짧고 길다 하는구나. 당골의 피는 제 운명은 못 본다. 그래서 나는 내 낭군이 그렇게 갈 줄 몰랐지. 현이도 제 운을 못 본다. 이 운이 뭔지, 이 연이 무엇인지 몰라서 나는 불안하다."

"길다는 말을 믿으시고, 절 놓지 못한 마음 그대로 절 받아 주세요. 당골 어른."

내가 말했다. 현이 당골 어른과 내 손 위로 제 손을 겹쳤다.

"그래, 현이 옆에 있으면 괜찮을 거다. 그럴 거야. 아무렴." - page 78 ~ 79

과연 이들은 어찌 될지...

다음으로 「매미가 울 때」의 '나'는 아내 승희와 여행을 가던 중 순식간에 벌어진 교통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뒤집힌 차 안에서 피 흘리는 승희의 얼굴.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승희를 구하지만 승희의 머리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겉으로 봐선 그리 심각해 보이진 않지만 부위가 머리인 만큼 빨리 치료를 받기 위해 119에 전화하려는데...

이상하게도 휴대폰 전원이, 두 사람의 핸드폰 모두 먹통입니다.

"여기서 지나가는 차를 기다리든가, 아니면 마을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 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 - page 148

짙은 회색 안개는 걷힐 줄 모르고 '나'와 승희는 걷다 어렴풋이 사람 형상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왠지 그 사람 걸음걸이가 이상한게 꺼림칙한데 다가가니 그 사람, 아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에 손바닥만 한 버섯들이 마치 나무에 기생한 것처럼 수십 송이의 버섯들이 얼굴과 상반신에 잔뜩 붙어 있는 기괴한 모습에 피하려는데, 그 존재가 '나'를 물려고 합니다.

한참을 도망치다 발견한 낡은 절 하나.

그곳엔 스님 한 분과 여러 명의 일반인이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벗어나고픈 사람들.

스님이 천천히 입을 떼는데...

"파락입니다."

...

"파락이란, 이승과 저승 사이의 중간계를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니 여긴 이승도 저승도 아닌 셈이죠. 한마디로, 두 세계 사이를 잇는 다리인 겁니다. 보통의 영혼들은 잠시 머물다 가지만, 이승의 번뇌에서 벗어나지 못한 자들은 영원히 이곳을 헤매게 됩니다. 여러분이 밖에서 본 괴물이 바로 그런 자들이지요. 몸에서 망자버섯이 자라면, 자기 자신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파락의 일부가 되어 영혼이 바스러져 먼지가 될 때까지 이곳을 떠돌게 됩니다. 어찌 보면 죽음보다도 더 무서운 형벌이라 할 수 있지요."

...

"파락은 불안정한 세계이기에 곳곳에 틈새가 존재합니다. 이 틈새를 문이라 부릅니다. 문을 통하면 이승과 파락 사이를 드나들 수 있습니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망자에 한해서지요. 산 자도 우연히 이 안으로 들어올 순 있지만, 자기 뜻대로 나갈 수는 없습니다. 파락이 그걸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죠." - page 171 ~ 172

문.

하늘에 떠 있는 검은 태양을 따라가다 매미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가면 문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곤 이곳에 왜 왔는지 잃어버렸던 기억을 되찾아야만 오직 하나만 나갈 수 있다고 하는데...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나는 또다시 죽음을 맞지만, 이제는 영원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다시 살아나서 파락을 걷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다. - page 287

이번엔 짜릿함보다 뭉클함이 더 컸던 이야기들.

모두 부부의 '사랑'을 주 소재로 삼고 있으나 여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낯선 공간' 안에서 벌어진 이들의 선택과 행동을 통해

모두가 인간다움을 잃는다고 하더라도, 당신은 그러지 말라고.

힘들겠지만, 이타심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그래야 앞으로의 삶을 계속 살아갈 수 있다고.

'관계' 속에서의 '사랑'을 지켜 나아가자고 일러주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사회 속 지위 경쟁과 불안이 심화되면서 사람들이 상냥함과 이타심을 잃은 요즘.

우리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었습니다.

이타심을 잃은 괴물은 되지 말기를...

앞으로의 매드앤미러 프로젝트가 기대되었습니다.

꼭 다른 이들도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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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 매드앤미러 1
아밀.김종일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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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한 문장이 각기 다른 작가를 만날 때 어떻게 달라질까?'

이 프로젝트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국내 대표 장르 작가 크루, '매드클럽'과 '거울'의 대격돌!

그 첫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기대되었습니다.

공통 한 줄 :

"행복한 신혼, 죽음에서 돌아온 남편이 문득 낯설게 느껴진다."

같은 한 줄,

다른 두 편의 이야기

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



행복한 신혼 생활을 꿈꾸던 두 명의 주인공은 각자의 남편을 뜨겁게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움에 관한 모든 것」에서 '은진'에게 '동우'는 사람을 사랑할 줄 알았고, 그 사랑을 자신에게 가르쳐 준 사람이었습니다.

「해마」에서 '회영'에게 '시광'은 진창과도 같은 삶을 꽃길로 만들어 준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결혼 후, 남편의 낯선 면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우선 「아름다운에 관한 모든 것」에서 친구들과 조촐한 결혼식을 하고 뒤풀이 뒤 의도치 않게 듣게 된 친구와의 통화 속 동우의 말,

"못생긴 거 알지, 누가 몰라. 눈은 단춧구멍 같지. 피부는 멍게 같지. 몸은 돼지 같지. 불 안 끄면 섹스도 못 해. 그런데도 나 같은 날건달 건져 주는 여자가 얘뿐이라서, 내가 만난 애들 중 그나마 돈 있는 애가 얘뿐이라서, 그래서 잡았다. 됐냐?" - page 23

동우로부터 평생 그녀가 좇아온 신념이 송두리째 흔드는 비난을 듣고 동우의 사랑에 의심하다 예상치 못하게 동우가 죽게 됩니다.

생각을 하자.

생각을 해야 한다.

동우가 죽었다.

내가 사랑한 남자가.

내 남편이.

친구들 앞에서 나와 결혼한 남자가.

결혼한 바로 그날 죽었다.

죽은 이유는......

사고였다.

거리에 나와 방황하던 은진에게 한 노부인이 마치 그녀를 훤히 꿰뚫어 보듯 날카로운 시선으로

"살려 줄 수는 있어. 단, 조건이 있다."

"그게...... 그게 뭔데요?"

"네 남편이 살아나면,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도, 죽게 된 이유도 기억하지 못할 게다. 그것을 절대 일깨우면 안 돼. 그 기억을 돌이키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다." - page 38

그리하여 되살아난 동우.

마냥 좋을 것만 같았지만 점점 그녀를 옥죄이게 되는데...

이제부터 내가 하려는 일은, 진실을 그 자체로 감당하는 일이었다. 그건 결코 가볍지 않을 터였다. 거짓을 계속 껴안고 사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심지어 행복하지도 않을 것이다. 설령 가짜 행복이라 해도 지금까지 내가 누려 왔던 것은 행복이기는 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알게 된 것을 모르게 할 수는 없었다.

결단을 내린 나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동우야, 너 우리 결혼식 날 기억해?" - page 95

다음으로 「해마」에서 결혼하기 1년 전 이들에겐 교통사고가 있었습니다.

교차로 맞은편에서 신호를 어기고 중앙선을 넘어 미친 듯이 내달려 오는 BMW.

BMW를 몰던 가해자는 사망, 조수석에 탄 가해자의 여자친구는 중상, 그리고 무사한 이들.

사고가 난 지 1년이나 지났지만 자꾸만 악몽이 나타나 남편이 소개해 준 정신건강전문의를 만나고 나오는 길에 느닷없이 교통사고 가해자의 여자친구가 나타나 묻습니다.

"작가님 남편분, 작가님이 아시는 분이랑은 다른 사람일지도 몰라요."

내 남편이 내가 아는 사람과 다른 사람......?

그 말의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

"그게 빙의인지, 기생인지, 또 다른 자아인지...... 아니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범주의 존재인지는 솔직히 저도 몰라요. 다만, 그게 원래 사람과 다른 존재인 것만은 확실해요." - page 166 ~ 167

희영의 의심은 이제 남편의 정체를 파헤치기로 합니다.

그러다 마주한 진실...

반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의 지극한 아내 사랑이 눈물겨웠다. 내 정체를 눈치채고 파헤치지만 않았어도 그의 말대로......

"오래오래 잘 살았을 텐데......" - page 251

읽는 내내 짜릿함을 느꼈었습니다.

닮은 듯하지만 다른...

특히나 이 책에서 주어진 미션까지!

찾아가는 재미까지 더해져 앞으로의 이 프로젝트 행보에 기대가 되었습니다.

두 이야기는 우리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갈등 앞에서 우리는 사랑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부부간의 근원적 의심, 상대방과 함께 살고 있지만 상대방의 진실을 다 알지 못한다는 불안감에 갈등이 생기더라도 서로에 대한 신뢰, 의지하기 위한 노력, 그리고 사랑으로 나아가야 함을, 머리로는 잘 알지만 참으로 어려운 숙제였습니다.

너무도 매력적이었던 이 책.

다른 이들도 꼭 느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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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의 편지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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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의 작은 부엌칼》로 친숙한 감성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

(죄송하지만... 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만...)

'편지'라는 매개에 이끌려 이 소설을 읽어보고자 하였습니다.

어떤 따스함이 우리를 맞이할지 기대하며 읽어보았습니다.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수요일의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누군가의 소소한 수요일과 계속 만나는 것만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상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진다.

수요일의 편지



가족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고 누구보다 늦게 자는 주부 '이무라 나오미'.

일찍 일어나는 건 남편과 아들들에게 아침을 차려 주고 도시락을 싸 주기 위해서고 늦게까지 깨어 있는 것은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비밀 일'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바로 일기 쓰기.

처음 일기를 쓴 건 일 년쯤 전의 일이었습니다.

직장 상사의 갑질 발언에 무진장 화가 나서 나모 모르게 욕을 쓴 것이 시작이 되어 시어머니의 심술, 남편의 둔감함, 부모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아들들에 대한 불만을 쓰고, 사회를 힐난하고, 날씨에 불평하고, 텔레비전 드라마 결말까지 트집 잡고, 그것을 문자 형태로 바꾼 것...

그녀에게 일기 쓰는 행위는 '정화淨化'였습니다.

나오미는 오랜만에 친구 이오리를 만나 근황을 나누다가

"나오미, 수요일 우체국이란 거 알아?"

수요일? 우체국?

"몰라. 그게 뭐야?"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까... 지극히 평범한 수요일에 자기가 무엇을 하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런 걸 편지에 써서 수요일 우체국 앞으로 보내는 거야."

"음..."

"그래서 그 우체국에서, 전국에서 모인 편지를 직원들이 무작위로 미지의 누군가에게 보내는 거야."

"그럼, 거기에 편지를 보내면 미지의 누군가에게 편지가 오는 거야?"

"그렇지. 요컨대 미지의 누군가와 평범한 수요일 일기 같은 편지를 교환하는 서비스지." - page 11 ~ 12

이 이야기를 듣고 나오미는 삶의 작은 변화를 꿈꾸며 편지를 보내게 되는데...

그리고 또 한 명.

그림 작가가 되는 꿈을 포기하고 앞으로 어떤 인생을 보낼지 고민하던 서른세 살의 '이마이 히로키'.

약혼자의 권유로 수요일의 편지를 쓰기로 합니다.

다 쓰고 난 뒤 우체통 앞에서...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뭐지?

머리가 아니라 마음속에 확실히 답이 있었다.

나를 행복하게 해 주고, 내가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 여성. 그리고 그 삶과 걸어갈 미래다.

비즈니스 가방 속에서 그 부끄러운 편지를 꺼냈다. 봉투는 얇지만, 그 속에는 또 하나의 내 미래가 담겨 있다.

그것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제대로 그린 미래다.

그쪽의 미래도 나쁘진 않지만, 역시 나는 현실의 미래를 선택할게.

바이바이. - page 118 ~ 119

수요일 우체국에서 근무하는 '미쓰이 겐지로'.

우체국의 규칙을 어기고 나오미와 히로키의 편지를 서로 교차해서 보내게 됩니다.

또 혼자 키우는 딸과의 친밀감을 회복하고자 나오미와 히로키의 편지를 복사해 거기에 '수요일의 편지, 아빠가'를 덧붙여 딸에게 전달합니다.

과연 딸의 반응은 어떨지...

그리고 히로키의 편지를 받은 나오미, 나오미의 편지를 받은 히로키는 어떨지...

'편지'로 인연이 되어 누군가의 인생을 새롭게 바꿔놓는 기적을 선사하는데...



요타가 웃으면 내가 웃는다.

내가 웃으면 카키도 웃는다.

사람은 웃는 것만으로 즐거워진다.

그리고 웃는 얼굴과 웃는 얼굴에서 생겨난 즐거운 기분이 이야기 속에서 파문처럼 번지고, 이어지고..., 다시 네게로 돌아온다.

네가 웃으면, 언젠가 또, 네가 웃는다. - page 276 ~ 277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었습니다.

맞아...

단지 살아 있는 것만으로 누군가와 스쳐 지나며, 이 세게에 크고 작은 영향을 주고,

그 인연이 끝없이 연쇄되어, 이 지구의 낯선 어딘가에서 낯선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우리네 세상은 이렇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나 봅니다.

오늘은 아이를 보며 미소를 지어보아야겠습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꿈을 꿔보고 싶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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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의 편지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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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따뜻해지는 기적 이야기. 덕분에 오늘 하루 미소를 머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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