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컬러 명화 수록 무삭제 완역본) - 명화와 함께 읽는 현대지성 클래식 63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소설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한동안 언급이 많이 되었습니다.

다름 아닌 2019년 겨울, 전 세계를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 팬데믹'.

마치 그의 20세기 작품이 예언적이었을 정도로 닮은 듯한 모습에......

그래서 이 작품을 읽지 않아도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것이 있어 마치 읽은 듯 하지만...

그래도 듣고 아는 것과 읽어서 내것으로 만드는 것은 다르기에...

미루고 있다가......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학부의 명예교수인 유기환 교수의 원천에 충실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번역

에 더해

뭉크부터 클림트까지 삶과 죽음을 다룬 명화 15점

과 함께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이건 무조건 읽어야 했습니다.

고전의 매력은 직접 읽어야 하기에!

알베르 카뮈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의미를 저도 찾아보고자 합니다.

21세기 팬데믹을 비춘 20세기 카뮈의 예언적 작품

종교도 이성도 힘을 잃은 절망의 시대,

희망을 향한 평범한 사람들의 연대

페스트



4월 16일 아침, 의사 베르나르 리외는 진료실을 나서다가 층계참 한가운데서 죽은 쥐 한 마리를 보았다. 그때는 별다른 생각 없이 발로 쥐를 옆으로 밀어놓고 계단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거리로 나서자 쥐가 나올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발길을 돌려 문지기에게 알려주러 갔다. - page 19

알제리 해안에 있는 프랑스 도청 소재지에 지나지 않는, 평범한 도시 '오랑'

194X년 갑자기 이곳에서 죽은 쥐들이 발견됩니다.

사소한 장난으로 여겼지만 며칠 사이에 출몰하는 쥐의 수도 점점 많아졌고, 수거량도 매일 아침 늘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갑자기 병에 걸려 죽어나가는 시민들...

그때까지만 해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환자와 사망자 수가 급격히 늘어가면서

"페스트 사태를 선언하라. 도시를 폐쇄하라."



질병의 갑작스러운 침략.

격리와 죽음, 물자 부족, 사랑하는 이들과의 생이별......

시민들은 병을 이겨내기 위해 미신에 의지하기도 하고 뜬소문에 휘둘리기도 합니다.



특히 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극한의 상황에 내몰리자

이 상황에서 묵묵히 환자를 치료하면서 관찰하고 기록하는, 냉철하면서도 인간적인 의사 '리외'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는 신문기자 '랑베르'

선의를 실천하는 '타루'

신의 뜻을 고민하는 '파늘루 신부'

다양한 인간 군상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현실을 마주하고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불완전하지만 결국 공동체의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투신하는 이들.

그리고 전한 메시지...!



마지막 문장을 보는 순간 소름이...!

왜 '고전'인지 명백히 알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문구를 뽑자면

타루는 자신의 말대로 승부에서 졌다. 그러나 리외는 무엇을 얻었는가? 그가 얻은 것은 단지 페스트를 겪었고 페스트를 기억한다는 사실, 우정을 경험했고 우정을 기억한다는 사실, 애정을 경험하고 언젠가 애정을 기억하리라는 사실뿐이었다. 기실 페스트와 삶의 내기에서 인간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인식과 기억뿐이었다. - page 345

인식과 기억뿐이라는 말이...

오랫동안 맴돌았었는데...

지금의 우리는 어떠한지 새삼 되돌아보게 되었었습니다.

'리외'를 바라보면서 우리에게도 고군분투를 했던 의료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그들을 향해 건넸던 존경심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남겨봅니다.

카뮈는 이 소설을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문제와

'반항의 철학'

을 제시했다고 하였습니다.

삶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사실,

그 부조리한 삶에 대한 최선의 방책이 자살이나 종교가 아니라 반항이라는 사실을,

이 소설에서는 특히 집단적 반항으로 확대해 우리에게

부조리한 시대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에 대해 사유하게 해 주었습니다.

'페스트'

이는 책처럼 질병일 수도 있고, 전쟁일 수도 있는, 결국 우리를 위협하는 상황 속에서 '연대'와 연합'만이 헤쳐나갈 수 있음을 시사해 주었던 소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 20분 한줌영어
강하영(제이미쌤) 지음 / 길벗이지톡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매번 다짐하게 되는 다짐.

'영어 공부'

매년 영어 관련 책을 사놓았었고...

첫 페이지는 열심히 필기와 노트도 준비해 적으면서 공부(?)를 했다가...

어느 순간 책은 책장에 꽂히게 되면서...

그렇게 일 년을, 이년을 보내게 되었었는데...!

이번엔 기필코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이유는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기에...

아이들에게 그렇게 영어 공부하라고 잔소리했지만 막상 같이 여행 갔을 때 저에게 다가올 핀잔과 제 자존심이 바닥을 칠 것 같아서 반드시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영어 중에서도 제게 필요한 건 '영어회화'였기에 이와 관련된 책을 찾다가 발견하게 된 이 책!

2000만 뷰!

화제의 쇼츠 출간

100%

현지에서 공수된 실전회화

60일 완성

저자 직강 특별 제공

이 정도면 이 책으로 공부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영어회화의 자신감이 채워질 그날을 향해~

지금부터 시작해 봅니다.

하루 20분 짧지만

강력한 영어 루틴

하루 20분 한줌영어



영어는 두 시간 바짝 몰아서 공부하는 것보다, 20분씩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책은 '하루 20분 쇼츠'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INPUT(학습) → 유용한 회화 표현 익히기

OUTPUT(훈련) → 말하기 훈련으로 표현을 내 것으로 만들기

이 두 단계로 나누어 60일 동안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솔직히 같은 뜻이라도 상황에 따라 다른 영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만 있었는데 제이미쌤이 명확하게 구분해서 알려주니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짧은 영상만으로도 원어민이 실제로 사용하는 표현을 익힐 수 있어 '진짜' 회화가 어떤 건지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는 점!

왜 많은 이들이 '제이미쌤 한줌영어'를 구독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저도 이참에 구독을 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저 역시도 'Can I get~'만 알면 웬만한 건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여겼었는데 다양한 표현을 알게 되니 뭔가 회화에서 upgrade된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그리고 책 속에 여러 상황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회화에 여러 번 강의를 들었었습니다.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여러 번 따라 하다 보니 어느새 귀가 뚫리고 비록 떠듬거리더라도 입이 떨어지니...

영어가 내 것이 되어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영어회화는

인풋&아웃풋의 조화가 너무나 중요하다!

는 사실을 일러주었던 제이미쌤.

지금은 책을 받자마자 어떤 느낌인지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보았다면

이제부터 책장을 펼치면 나오는 다짐과 함께



열심히 입을 괴롭히며 영어회화의 자신감을 조금씩 높여보도록 하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구리구리 냄새 폭탄 - 냄새를 뒤집어쓴 아이
백혜영 지음, 김현정 그림 / 겜툰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직도 초딩인 아이가 까르륵~하며 웃음 포인트가 있었으니...

바로 '방귀'였습니다.

그런데 이 책.

방귀로 끝나는 것이 아닌 '똥방귀'라고 하니 아이의 눈빛이 반짝입니다.

(이걸 노렸다는 건 비밀...!)

슬며시 책을 건네니 냉큼! 받아들고는 방에서 읽기 시작하는데...

응?!

초반부터 웃는다고??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저도 한 번 읽어보았습니다.

구리구리 폭탄 송이 울리면~♬

구리구리 냄새가 솔솔~ 솔솔~♬

구리구리 냄새 폭탄


행운 초등학교 뒤에는 아주아주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습니다.

그 밑에 굴이 있는데...

"킁킁, 아직 부족한걸"

그곳에 너구리 '구리구리'가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무언가를 하고 있습니다.

말똥, 개똥, 새똥......, 뱀 똥, 개구리 똥, 토끼 통......

삐쭉빼쭉 제멋대로 자란 잡초와 썩은 열매에

마지막 킥! 인 구리구리의 방귀까지 합쳐지자

구리구리 얼굴을 쏙 빼닮은, 주먹만 한 폭탄이 만들어졌습니다.

바로 '구리구리 폭탄'


오늘도 혼자 오도카니 않자 아이들을 힐끔힐끔 살피는 '이소이'.

누구라도 다가와 말을 걸어 주길 바라지만 늘 그렇듯 먼저 다가오는 아이는 없었습니다.

그런 소이는 학교에서 아주아주 커나란 느티나무가 있는 곳을 가장 좋아하는데...

"앗, 깜짝이야!"

구리구리와 마주치게 된 것입니다.

소이는 구리구리의 기분이 상할까 조심스레 살피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구리구리를 보니 마음 놓고 교실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게 됩니다.

"사실 말이야...... 난 친구가 없어...... 후유, 오늘 무슨 일이 있었냐면......"

그러다 학원 갈 시간이라 돌아가던 소이.

그런 소이의 뒷모습을 구리구리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바라보는데...

다음 날, 소이의 사물함에 너구리 얼굴 모양의 장난감이 보였습니다.

뒤에 놓인 황금색 카드엔

'응? 무슨 내용이 이래? 폭탄은 뭐고, 미션은 또 뭐람?'

3일 안에 <나와 공통점을 가진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말 걸기!>라는 미션이라니!

설마 터지기라도 하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어디선가 이상한 냄새가 소이에게서 나는데...



벌써 하루가 지났고, 내일 또 폭탄이 터지면...

'미션을 얼른 해결해야 하는데......'

과연 소이는 미션을 해결할 수 있을까...?!

그런데 책 속엔 두 번째 폭탄 이야기도 있었으니...

그 아이는 어떤 미션이 주어졌을까......!

똥들이 모여 똥똥똥~

너구리가 만드는~ 구리구리 폭탄~

한 번 맡으면 잊을 수 없는~

꼬릿꼬릿 꾸릿꾸릿~ 구리구리 폭탄~♬

'구리구리 폭탄 송'이 들리지 않나요?!!



은근히 중독성 있는 '구리구리 폭탄 송'.

실제로 있으면 아이들이 더 좋아할 듯한데...

(만들어 주시면 좋겠네요... 아이가 흥얼거리는데... 박자가 영~ 안 나온다고... ㅋㅋㅋ)

책을 읽고 나서 아이에게

"넌 어떤 미션이 올 것 같아?"

라고 하니...

"난 '목소리 크게 발표하기'일 것 같은데......

하기 싫은데......"

생각지도 못했던 답변이었습니다.

집에서, 특히 동생에게는 더 큰소리로 외쳐 매번 제가 하는 말이

"목소리를 낮추자... 목이 간다... 그리고 층간 소음도 생각해야지......"

했었는데...

학교에선 발표하는 것이 두렵고 시키면 목소리가 작아지다니......

오히려 제 숙제가 생겨났습니다.

구리구리야~

도와줘!!!

마지막 구리구리의 모습을 보니...

또 다른 친구들을 찾아가겠지요?!

다음 편도 챙겨읽겠습니다.

읽으면서 우리 아이도 스스로 용기를 갖고 극복해 나가길...

간절히 빌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은 왜 동물보다 잘났다고 착각할까 - 자신만이 우월하다고 믿는 인간을 향한 동물의 반론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다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심리학자이자 인문과학 저널리스트, 그리고 세계적인 멍청이 권위자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

『내 주위에는 왜 멍청이가 많을까』, 『바보의 세계』, 『거울 앞 인문학』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바보 삼부작'은 우리에게도 큰 반향을 불러왔었는데...

저도 그의 책들을 읽으며 가지각색으로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유머러스하지만 따끔한 일침에 놀랍지만 재미나게 읽었었습니다.

그런 그가 이번에 새로이 던진 질문이 있었으니

"도대체 무엇이 인간을 예외적이고 특별한 존재로 만들까?"

이 답을 찾기 위해 동물의 세계를 탐험하며 우리에게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통쾌하게 일러준다고 하였습니다.

인간만이 특별하다는 착각.

낱낱이 파헤쳐 봅니다.

웃음, 언어, 잔혹함, 즐거움 등이

인간만의 것이라 믿은

이들에게 날리는 일침

인간은 왜 동물보다 잘났다고 착각할까



프랑스 인문주의 거장인 프랑수아 라블레는 '웃음은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라고 했다. 천만의 말씀! - page 9

첫 문장이 이러했습니다.

그러곤

언어가 인간의 고유한 특성일까?

기분에 따라 나쁜 짓을 저지르는 건 인간뿐일 테니, 과연 그런가?

놀이가 이 위대한 인간종만의 특성인가?

타인의 의도를 해독하는 능력이 인간만의 특성이라고?

...

인간만의 것이라 믿어왔던 언어, 잔인함, 공감 능력 등이 얼마나 많은 동물 종에 존재하는지

30여 명의 심리학자, 과학자, 생물학자, 철학자, 인간학자, 행동학자, 동물심리학자, 동물행동학자, 역사학자 등이

오랫동안 인간 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던 동물에 대한 갖가지 오해를 깨부수며

인간의 특성이 모든 걸 망치는 일이 없도록

'우리'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의인화는 유용하다. 인간에게도, 과학에도, 동물에게도 말이다. 그러나 의인화는 비판적으로 행해야 한다. 우리가 동물에게 공감할 때는 각 동물 종의 역사, 행동, 진화에 대한 객관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그 공감을 제어할 줄 알아야 한다. - page 352

동물들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지혜를 얻어 왔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더불어 살아왔는지

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는 동물에게서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그렇기에 인간과 다른 동물 사이에 위계질서를 세우거나 우월한 위치를 설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인간도 동물계의 일부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히려 우리가 연구하는 영장류의 메커니즘을 과학적 방식으로 파악하고, 영장류가 어떻게 언어 없이도 복잡한 사고를 발달시킬 수 있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

인간 외의 동물들은 그들의 환경과 관련해 특정 형태의 인지를 발달시켰습니다. 인간의 인지보다 우월하지도 열등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다를 뿐입니다. - page 221 ~ 222

그럼에도 우리가 동물보다 구별되는 점을 찾는다면...

'상상력'

이때 상상력은 정신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능력이라는 넓은 의미로 이해해야 하는데

상상력은 인간을 보이지 않는 세계로 이끈다. 종교, 유토피아, 내면의 생각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집단적 이상, 법과 금지, 계약과 약속의 세계로 말이다. 상상은 우리를 새로운 차원 속으로 던져 놓는다. 날개가 있기에 새가 하늘을 정복할 수 있었던 것처럼, 상상력이 있기에 인류는 새로운 차원을 정복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모든 공상과 발명의 원천인 정신적 여행을 정복할 수 있었다. 상상하는 힘은 우리 인간을 아주 독특한 동물로 만들었다. - page 361

그렇다고 우월하다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자!

이번 책은 개인적으로 전작들보다는 그다지...

어느 정도 결론은 알 수 있는...

그리 임팩트 있게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 속에 존재하는 편견을 꼬집어주었다는 점에서 한번은 읽고 짚어가야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동물을 안다는 오해와 편견을 털어버리고

그들을 이해한다는 것이 곧 우리를 이해한다는 것임을

서로 동등한 관계에서 존중을 바탕으로 유대를 맺어야 함을

잊지 말고 자꾸만 되새겨봅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데뷔 이래 단 네 권의 소설로 프랑스 주요 문학상 19개를 수상한, 지금 가장 뜨겁게 주목받는 작가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이 작품은 세계 3대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했다기에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조심스레 책장을 펼쳐봅니다.


수도원 지하에 누구도 볼 수 없게 가둬진 피에타

그 조각상에 숨겨진 신비롭고도 가슴 아픈 비밀


그녀를 지키다




1986년 가을날, 사크라 수도원.

서른두 명이 기거하지만 몇 시간 뒤면 그 수가 하나 줄 터였습니다.

그는 다른 수도사들과 같지 않은, 뭔가 비밀을 지니고 있는데...

여러 설 중 그녀를 지키려고 여기에 있다는 설이 있었습니다.

협소한 그 독실로부터 몇백미터 떨어진 곳에서 대리석의 어둠에 갇혀 기다리고 있는 그녀, 

40년 전부터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는 그녀를...

피에타 석상......

대체 이 석상에는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1904년 프랑스에서 왜소증으로 태어나


「얘는 조각가가 될 거야.」 어머니가 장담했다.

아버지는 툴툴거리며 손과 등과 눈이 돌보다도 더 빨리 닳게 되는 고약한 직업이니, 만약 미켈란젤로처럼 되지 못한다면 그 모든 일을 피해 가는 게 차라리 낫다고 응수했다. - page 18


이리하여 얻게 된 이름 '미켈란젤로 비탈리아니'

1914년 아버지는 전장에 징병되었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어머니는 그를 조각가인 삼촌 알베르토에게 보내게 됩니다.


「난 저 아이 필요 없는데.」 알베르토가 말했다.

이번에도 또 한 번 자질구레한 사실 하나를 잊고 있었다. 그렇다, 그건 그런 거, 자질구레한 사실이니까.

「무슨 말인지. 안토넬...... 아니, 비탈리아니 부인이 미리 편지를 보내어 합의한 거라고 생각했소만.」

「편지를 쓰긴 했소. 하지만 난 원치 않는데, 저런 도제는.」

「아니, 대체 이유가 뭐요?」

「난쟁이라는 얘기를 아무도 해주지 않았으니까.」 - page 29


그럼에도 만약 알베르토가 자신의 이름 대신 오래전에 부모님이 붙여 준 별명 '미모'로 불러주길 원했고 그렇게 그의 이름은 70년 동안 사람들이 미모로 불리게 됩니다.

아무튼, 석수장이 알베르토와의 생활이 시작된 미모.


알베르토의 술주정과 걸핏하면 폭력을 휘두르고 미모는 그런 석수장 밑에서 도제로 일하며 굶주림과 외로움을 겪지만 스스로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알베르토를 따라 이탈리아 명문가인 오르시니 가문에 일을 하러 갔다가, 창백한 피부에 새빨간 입술을 가진 아름답고 지적인 소녀 '비올라 오르시니'를 만나게 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비올라는 한 번 본 것은 뭐든 외울 수 있고 앉은 자리에서 국제 정세를 꿰뚫을 정도로 천재적 두뇌를 소유하고 있지만 귀족 아녀자이기에 책 한 권 볼 자유조차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자유를 갈망하게 되고

미모는 미켈란젤로보다 위대한 조각가가 되길 원하며

이 둘은


「오, 나도! 혹시 우리가 한날에 태어났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우주적 쌍둥이일 텐데.」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가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서, 우리를 능가하며 그 무엇도 절대 부술 수 없는 힘에 의해 서로 연결되어 있을 거란 말이지. 자, 셋까지 센다, 셋에 다 같이 자신의 생일을 말하는 거야. 하나, 둘, 셋...... 」 - page 113


자신들을 억압하는 사슬을 끊고 꿈을 이룰 수 있게 서로 힘을 모으기로 다짐하게 됩니다.


한편, 이탈리아는 무솔리니 치하에서 파시즘이 득세하면서 혼란에 빠지게 되고 이들 역시도


「너와 나. 우리의 우정이. 하루는 서로 좋아하다가, 그다음 날이면 서로 미워하고...... 우리는 두 개의 자석이야. 서로에게 다가갈수록 서로를 밀어내지.」

「우리는 자석이 아니야. 우리는 심포니야. 그리고 음악조차도 침묵의 순간을 필요로 해.」 - page 488 ~ 489


혼란한 세상 속 지키고자 고군분투를 해 나가는데...

과연 그 끝은 어떨지...?!


「그 누구도 나에 대해 아무 짓도 할 수 없어. 난 모든 걸 겪었어. 누가 나를 가장 아프게 한 줄 알아? 야. 나도 그들 식으로 해보려고 애쓰다가, 그들이 옳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다가. 내가 지붕에서 뛰어내렸을 때, 미모, 내 추락은 고작 몇 초가 아니었어. 그건 26년 동안 계속됐지. 이제야 그게 끝나는거야.」 - page 595 ~ 596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습니다.

미모와 비올라.

비올라는 자신을 옭아매는 가족과 사회에 투쟁했지만 원치 않은 결혼과 죽음으로 패배하게 되었고

미모는 왜소증으로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지 않은 사회에 투쟁에 결국 승리를 하게 된.

이 둘의 '투쟁'으로부터 


내가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단 한 가지는 무엇일까...?

그러기 위해선 어떻게 살아야 할까...?


에 대해, 특히나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은 요즘 우리에게 던진 화두가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한 편의 영화와도 같았던 이야기.

왠지 며칠 동안은 이 여운에서 헤어 나오질 못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