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묘묘 방랑길
박혜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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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담과 설화, 추리와 모험이 빚어낸 압도적 몰입!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재밌는 거에 또 재밌는 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읽어야 했습니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모험과 미스터리.

그 속으로 저도 빠져보려 합니다.

전국 팔도를 떠도는 조선판 셜록과 왓슨의 등장

기이한 사건의 중심엔 늘 상처받은 사람이 있었다.

사건을 해결한다는 것은 그 마음을 이해하고 껴안는 일.

기기묘묘 방랑길



원래 기상 시간보다도 한참은 이른 시각.

세도가의 서자 '효원'은 무언가 재미난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최 대감댁 금두꺼비가 사라졌다 합니다."

최씨 가문에 대대로 내려오는 가문의 보물 금두꺼비가 글쎄! 스스로 움직여 도망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무슨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건지...

그래서 호방한 성격을 지닌 효원은 그의 오지랖으로 최 대감댁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됩니다.

그런데 문전박대를 당하게 된 효원.

그런 효원 옆으로 한 사람이 다가왔는데 바로 친우인 오윤이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애정 섞인 감시 아래 제 뜻을 다 펼치지 못한 효원과 달리 오윤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재미난 이야기를 듣고 효원에게 전해주곤 했었는데...

"얼마 전 약선의 집에서 하인 여럿이 원인 모를 병에 걸렸던 것 아는가?"

"그럼, 알다마다."

...

"하여튼 그때 그 일을 해결해 준 자가 아직 마을에 있다기에 이번 일도 그에게 물어볼까 하는데...... 내 공사다망하여 말이야."

"고, 공사가 다망하다면야 내 대신 물어봐 줄 수도 있네."

...

"뭐 하는 자라 하던가?"

"글쎄...... 이름이 사로라 했던가."

"더 재미있는 건 말일세."

"여우의 자식이라 하더군."

호기심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효원은 사로를 만나러 가게 됩니다.

호리호리한 체형에 새하얀 얼굴, 길게 묶어 내린 붉은 머리까지.

듣던 대로 범상치 않은 모습인 '사로'.

사로와 함께 이 사건을 해결하는데...

이번 사건은 생각과 다른 사실에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효원은 떠나려는 사료에게

"나도 데려가 줄 수 없겠나?"

저도 모르게 이 말을 내뱉게 되고...

그리하여 서로 다른 성격과 외모를 가진 두 사람이 조선 팔도를 떠돌며 기묘한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날개를 숨긴 채 살아가는 아이, 목각 인형으로 돌아온 어머니, 사람 흉내를 내는 쥐, 마셔도 계속 채워지는 술잔, 빠지지 않는 비녀못, 도깨비불이 감도는 집 등 기묘하고도 애틋한 이야기 이면엔 숨겨진 인간의 감정과 진심.

"가끔은 진실이 오히려 더 힘든 법입니다. 차라리 모르는 척하는 게 나을 정도로." - page 134

그리고 시간을 거듭할수록 드러나는 두 사람의 과거가 그려지곤 하는데...



"사람이란 게 원래 그렇다. 자기랑 다르면 다르다고 싫어하고, 같으면 또 같은 대로 흠을 잡어." - page 289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은' 사로.

그럼에도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치유하게 된' 사로.



이리저리 얽히고설킨 세상 속에서 각자의 생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 그 안에서 엉켜버린 크고 작은 매듭을 자신이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기를. 그것이 자신의 사명이자 살아가는 의미일 것이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 page 327

'사람'이란 존재에 대해 이야기였던 이 소설.

우연한 만남에 의미를 부여해 인연을 이야기하며, 묻지도 않은 마음 속 진실을 나누다가도, 서로를 물어뜯기도 하지만 결국 또 '서로' 살아가는 걸 보면...

이것이 '인간미'라는 걸까...?!

아무튼 단 한 가지 확실한 건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역시나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조선판 셜록과 왓슨이라 불릴 만큼 유쾌하고 신비로운 주인공 콤비였던 효원과 사로.

"세상이란 참 알 수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

대답을 바라지는 않은 듯 효원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아마 이 방랑이 끝나도 여전히 알 수 없겠지. 그래도 나는 이 방랑길이 즐겁네." - page 191

이들의 방랑이 계속 이어지길 저 또한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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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초대륙 - 지구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판구조론 히스토리
로스 미첼 지음, 이현숙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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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후 위기의 시대.

이 말이 넘쳐나기 전까진 무심코 넘어갔었는데...

이제는 직접 보고 느끼게 되니 그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촉망받는 지질학자 '로스 미첼'이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실에서 지구 전체의 물리적 구조와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지질학에 대한 이해 없이 기후변화에 대응할 만한 의미 있는 논의를 진척시키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그 어느 때보다 '지질 문해력'이 필요하다고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지구과학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꾼 판구조론의 역사

쉽고!

명쾌하게!

설명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 책을 읽으며 '지질 문해력'을 높여보려 합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질 문해력이다!

다가올 초대륙



지금은 흩어져 있지만 한때 서로 꽉 맞물려 있었던 대륙.

판구조론의 창시자 알프레트 베게너가 '모든 땅'이라는 의미로 '판게아'라 명명하였지만 이는 초대륙이라고 불리는 반복되는 현상의 최신판이라 합니다.

지구가 존재해온 45억 년 동안 붙었다 떨어지며 적어도 두 개의 초대륙이 있었고,

다음 초대륙이 형성되기까지 앞으로 2억 년은 걸릴 테지만, 대륙이 충돌 경로에 있다고 전망하였는데...

저자는 이 책에서 다음 초대륙 지형을 노리는 주요 후보들을 제시하고,

판구조 운동에 여전히 남아 있는 현대 미스터리를 탐구하며,

대륙이 움직이는 원리를 예측하는 데 필요한 과학을 설명하며

우리에게

인간이 등장하기 전까지 판구조 운동은 주로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조절했는데, 이는 화산활동으로 이루어진다. 이 같은 화산활동은 지구의 판들이 움직이면서 발생한다. 따라서 판구조 운동이 과거에 어떻게 온실 기후와 냉실 기후를 번갈아 일으켰는지 제대로 이해한다면 우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떻게 온난화를 완화할 수 있을지 깨닫게 될 것이다. - page 16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어야 그 일부가 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 page 340

며 이로부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의 위기에 대응할 방안을 모색하게 해 주었습니다.

베게너가 모은 판게아와 대륙 이동에 관한 모든 증거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대륙을 이동하게 할 이치에 맞는 물리적 기제를 알아내기 전까지는 '대륙 이동'이라는 개념이 받아들여지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잠수함이 등장하고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판구조 혁명에 박차가 가해졌고

지질학계에서 판게아보다 훨씬 오래된 변성암을 발견하면서 다른 시기에 대륙 충돌이 있었음을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훨씬 오래전 판게아 이전에 초대륙이 존재했음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판게아' '로디니아' '컬럼비아'

이 초대륙들에 관련된 연구와 논쟁들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던 것 중 인상적이었던 '퇴적암'.

퇴적암은 지구 역사의 기록 보관소에 가장 근접한 존재다(귀중한 화성암과 변성암을 무시하는 게 아니다). 퇴적암은 층층이 쌓이는 특성 덕분에 당시 발생한 사건을 상세히 기록해놓는다. 물론 화성암과 변성암도 연대를 측정할 수 있지만, 수십억 년 전에 형성된 암석의 나이를 가장 정확하게 측정한다고 해도 수백만 년만큼 오차가 생길 수 있다. 반면에 퇴적물의 각 층은 이전 층 위에 쌓이기 때문에 위층이 아래층보다 더 젊다고 보는 것이 당연하다. 이 같은 상대적 시간의 개념인 '중첩'의 법칙은 지질학에서 기본 개념이 되어 퇴적암에서 시간을 측정하는 데에 큰 이점을 제공한다. - page 196

그리고 먼 미래의 새로운 초대륙을 예견하였습니다.

오늘날의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가 각각 동쪽과 서쪽 해안을 마주 보도록 회전할 것이며

두 아메리카 대륙은 북극에서 아시아와 충돌할 것이며

오스트레일리아는 유라시아와 합류하게 되며 형성될 초대륙을

'아마시아'

라 명명하며 이로 인해 불러올 변화를 예측하였었는데...

정말 간만에 '지구과학'을, 그것도 '판구조론'을 마주했습니다.

학창 시절에 잠깐 배웠던 내용이 이렇게나 방대했음에 놀랍고 또 배우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만약 이 내용을 학창 시절에 배웠다면 싫어했겠지만...)

그리고 마지막에 먼 미래이지만, 약 2억 년 후에 형성될 초대륙 '아마시아'.

우리가 아무리 기술적으로 발전하더라도 우리의 생활 방식을 크게 뒤흔들 것이라 하였습니다.

과연 우리는 아마시아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과학은 시간이 걸린다. 이는 좌절감을 주는 면이 있지만 동시에 구원하는 면도 있다. 과학은 이제 전 세계에 걸쳐 상호 연결된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로, 작은 네트워크가 광대한 규모로 확장됐다. - page 340

여러 세대가 횃불을 이어받아 아직 남아있는 '희망'의 불씨를 키우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의 초대륙에서 다음 초대륙으로의 이동.

이 과정을 밝히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중요한 이야기였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가 사는 이 땅에 대해, 지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책을 덮고 나서는 지적 갈증이 생겨났습니다.

앞으로도 과학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품고 관련 책들을 읽으며 안목을 넓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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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 - 포기하지 않으면 만나는 것들
김호연 지음 / 푸른숲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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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불편한 편의점》 《나의 돈키호테》

18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 '김호연'

저도 그의 작품을 소장하며 재독까지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책이 의미 있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불편한 편의점》, 《나의 돈키호테》의 집필 비하인드를 담았다고 하는데...

밀리언셀러 작가가 되기 이전, 우리가 잘 모르던 '무명작가' 시절의 김호연은 어떨지 한 번 읽어보았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돈키호테'가 있다

어둠 속에서도 나아가게 할,

포기할 수 없는 꿈과 희망에 관하여

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



데뷔작 《망원동 브라더스》가 독자들의 사랑을 얻고 영화와 연극으로 제작되면서 경제적 여유를 찾으며 이제 소설가로 마음껏 살면 되겠다고 싶었었고

두 번째 소설 《연적》을 호기롭게 출간했지만 부진했기에

절치부심 작업해 완성하게 된 세 번째 소설 《고스트라이터즈》는 카카오페이지에서 선연재 했을 때 여러 차례 조회 수 1위를 기록해 기대를 했지만 역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고

네 번째 소설 《파우스터》는 그동안 작품 성향과는 다른 스릴러 장르에 도전, 그동안 쓴 소설 중 가장 많은 시간과 공력을 투자했지만 대형 서점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보며 그는...

내년이면 20년 차가 되는 전업 작가가 평일 오후 아이들이 뛰노는 동네 공원에서 품는 고민치곤 어지간히 볼품이 없었다. 물론 그 볼품없는 고민 속에도 소설의 자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 page 9

더는 생계를 위해 소설을 쓰지 않겠다고,

소설가의 길을 포기하려던 찰나!

"내가 3개월간 먹여 주고 재워 줄 테니 자네가 제안한 대로 《돈키호테》를 한국식으로 다시 써 보지 않겠나?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자네밖에 없을 걸? 왜냐하면 자네 사는 꼬라지가 《돈키호테》를 쓴 그때의 세르반테스 꼴과 똑 닮았으니까. 목 디스크 재발? 금전적 보상? 베스트셀러 등극? 그 따위 시답잖은 걱정, 투정, 기대 따위 죽 쒀서 개나 주고 당장 스페인으로 떠날 채비하게. 소설 속 시골 기사의 여정처럼 멀고 험한 길이 펼쳐질 테니 단단히 준비하고."

해외에 나가서 소설을 써 보라는 신의 외침.

그리하여 그의 모험이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스페인에서 나 홀로 돈키호테를 쫓는 모험'

쉽지 않았습니다.

돈키호테의 흔적을 찾는 것도 영감을 좇는 것도...



마치

돈키호테를 찾았지만 돈키호테를 볼 수 없었다. 언제나 찾고자 하는 건 발견하기 힘들고 희망하는 곳엔 다다르기 힘들다. - page 52

그렇다고 마냥 주저앉지 않았기에.

꾸준히 걷고, 읽고, 보고, 대화하면서

이곳에서의 3개월은 내가 다시 소설을 쓰도록 만들어 줬다. 돈키호테를 찾으며 배운 건 그 대책 없는 용기와 신념이었다. 세르반테스를 쫓으며 느낀 건 생을 향한 불굴의 의지와 어떤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는 집필욕이었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손에 잡히지 않는 이익을 믿지 않으려 하지만 결국 《돈키호테》에 담긴 수많은 무형의 가치들은 우리를 뒤흔들었다. 그래서 그 책은 인류의 고전이 됐다. 나는 스페인에 와서 그 가치들을 온몸으로 받아들였고 다시 모험할 용기를 획득했다. - page 236 ~ 237



그리하여 불과 5년 전, 소설가 폐업을 마음먹었던 그가

스페인에 와 다시 소설을 쓸 힘을 얻게 되었고

밀리언셀러를 만들어 내며

해외에 판권이 팔리며 출간을 하게 됩니다.



그는 우리에게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간 꼭 이루어진다는 것을 일러주었습니다.

모험, 도전, 용기...

어른이 되어가면서 잊혔던 것들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도 자극을 주었던 이 책.

포기하지 않으면 만나는 것들.

이제부터 저도 돈키호테를 좇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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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알프스 5개국 자동차 여행 - 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신영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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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산맥은 매우 거대해 8개국에 걸쳐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책에서는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북부, 스위스가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알프스 산맥‘이라는 공통점 아래에서도 저마다의 특성을 지닌 나라들을 보면 다양한 재미에 어느새 흠뻑 빠져들고만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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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돌아오다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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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 편 한 편 읽어가며 캐릭터와 수수께끼를 켜켜이 쌓아가는 특유의 기법으로 '본격 단편의 고수'라는 수식어를 지닌

'사쿠라다 도모야'

드디어 한국 독자들을 만나러 왔습니다.

바로 이 책을 가지고!

다른 건 모르겠고 심사평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왓더닛What done it 이란 무엇인가?

이 책에서 그 답을 확인할 수 있다! - 노리즈키 린타로

왓더닛 미스터리?!

뭔가 벌써부터 흥미로웠습니다.

과연 왓더닛이 무엇인지 직접 만나보려 합니다.

복잡하고 불가사의한 세상 속에서

나만의 풀 수 있는 미스터리가 있다

나만이 건져올릴 수 있는 마음이 있다

매미 돌아오다



전국을 방랑하며 곤충을 관찰하는, 그러고는 누구도 사건이라 생각하지 않은 순간 속에서 미스터리를 발견하는 아마추어 탐정 '에리사와 센'

책 속의 다섯 가지 에피소드

지진이 지나간 자리에서 마주친 유령의 정체 <매미 돌아오다>

교통사고와 상해 사건, 두 사건의 상관관계 <염낭거미>

관광지에서 사망한 외국인 청년 <저 너머의 딱정벌레>

과학잡지 작가의 실종과 빛나는 밤 <반딧불이 계획>

버림받은 병을 둘러싼 미스터리 <서브사하라의 파리>

에서 곤충의 생태를 알아차리는 예리한 '관찰자'가 되었다가 마음의 무게까지 함께 짊어지는 '동행자'가 되기도 하는,

여느 명탐정과는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첫 이야기였던 <매미 돌아오다>를 읽고 어? 혼란스러웠었습니다.

그동안 읽었던 미스터리 소설과는 사뭇 다른 느낌에...

마치 슴슴한 평양냉면과도 같다고 할까...

지극히 제 느낌이었는데 점점 읽으면서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뀌면서 그 매력에 빠져들어 책을 덮는 순간 왠지 모를 뜨끈함이 느껴졌다고 할까...

묘한 매력에 앞으로의 작가님의 작품이 기대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곤충으로부터 인간을 엿보게 되니...

그 시선 자체도 새로웠습니다.

우화를 위해 땅에서 나오는 '매미'에게서 죽은 자의 부활을 떠오르게 하는 것이라든지, 매미를 먹는 건 죽은 자를 기리는 공양의식의 하나로 여겨지는 것으로부터 해묵은 진실과 남겨진 자들의 슬픔을 마주한다는 것이

'애어리염낭거미'의 어미는 새끼에게 자신의 몸을 먹이로 제공하며 생을 마치는 모습을 엄마와 딸의 이야기로 연결하는 것이

똥을 태양으로 비유, 몸속에 특별한 나침반을 가진 '쇠똥구리'의 신비한 능력을 토대로 인간의 악의와 진심을 그려낸 것이

'반딧불이'의 빛을 내는 물질처럼 빛나는 것을 쫓아 이어진 사건들의 진실이

아프리카 수면병의 매개체가 되는 '체체파리'로부터의 병에 둘러싼 미스터리까지.

마냥 작은 생명체라 여겼던 곤충이 새삼 달리 느껴지곤 하였습니다.

'왓더닛 What done it'

'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났는가'

'무엇이 사건인가'

를 파헤치는 그의 추리 끝에 도달했던

'무엇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가'

란 묵직한 울림 속에 저자는 우리에게

'무엇이 인간을 살게 하고 또 죽게 하는가?'

에 대해 넌지시 질문을 던지곤 하였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관습, 인간의 악의 등으로 우리를 죽게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건 인간미가 있기에, 그리고 나를 이해해 주는 이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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